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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를 적(敵)으로 삼은 한 위대한 무인, 그가 몸을 일으켰다. 그는 철저하게 스스로를 지워버린 그림자 인간, 그는 어둠속에서만 존재하며 그 어둠속에서 뛰쳐나올 때마다 누군가의 죽음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결국 천하는 그로 인해 전율하는데····
한 사내가 죽었다. 밤하늘에 명멸하는 유성(流星)처럼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무인들이 야망과 열혈을 묻은 채 산화해 가는 것이 강호일진데, 한 무부(武夫)의 죽음이 무어 그리 대수로운 일이겠는가. 허나 운명이 그에게 백마소령 종리옥이라는 이름을 준 사내의 죽음은 결코 평범할 수 없었다. 그렇다! 풍운(風雲)은 그렇게 평범하게 시작되었다. 그것은 처음에는 그저 소문처럼 왔을 뿐이었다. 그리고 결국 천하의 모든 무림인들 앞에 그렇게 난세(亂世)가 불쑥 도래하였다. 물과 기름처럼 결코 서로 융화될 수 없는 흑백 양도의 최고 기남기녀 사이에서 태어난 주인공 종리군악. 그는 부친 종리옥의 죽음과 함께 난세의 핵이 되어 천하를 종횡하는데···.
여기, 문(文)의 아홉 개 하늘(九天)라 불리는 구대서고(九大書庫)가 있다. 광활한 중원대륙에 글(書)이 생긴 이후 만들어진 모든 서책들이 모여 있는 아홉 개의 대서고, 진시황제(秦始皇帝)의 분서갱유라는 참화 속에서도 이 구대서고만은 그 서책들을 잃지 않았다. 해서 그 안에 쌓여진 엄청난 분량의 책들 중에는 천하의 운명을 판가름을 온갖 비서(飛書)조차 즐비했는데.... 이 이야기는 구대서고를 주유(周遊)하는 한 소년, 옥천기로 부터 전개된다. 그는 결국 구대서고의 진정한 힘(力)과 신비를 파헤치며 중원에 존재하는 십대무맥(十大武脈)을 총괄하는 십교종사(十敎宗師)가 되어 천하위에 군림하는데....
여기······, 밝은 세상을 볼 수 없는 천하의 온갖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하나의 단체가 있다. 지하무림(地下武林). 이른바 천하의 공적(公敵)이 되어 기는 악인(惡人)들과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범하고 몸을 감춘 죄인들,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너무도 추악한 용모를 지녀 결코 자신의 모습들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인 어둠의 단체······. 제왕의 길을 걷는 주인공 검천령은 결국 이 지하 무림의 대종사가 되어 지상의 모든 무림단체인, 지상 무림과의 대회전(大會戰)을 벌이게 되는데······.
광활한 중원대륙을 무대로 세 명의 영웅이 펼쳐 나가는 야망(野望)과 사랑, 그리고 복수(復讐)와 피(血)그린 정통무협소설. 여기··· 세 명의 영웅이 있다. 그들을 특징지을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들의 세가지 미소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각기 독특한 미소가 있다.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조소하 듯 웃는 미소가 있는가 하면, 항상 부드럽고 화사한 관능적(官能的)인 미소도 있다. 그리고 또한 어쩌다 싱긋이 천진한 동심(童心)이 남아있는 것같이 머금는 미소도 있다. --운명은 결코 세 사내를 그냥 두지 않았다.
기원전 265년, 촉한 제갈량(諸葛亮)의 북벌을 막아낸 사마의의 손자인 사마염(司馬炎)이 진(晉)을 건국한다. 건국 초기 무황제 사마염은 안정적인 정치로 새로운 나라의 기반을 다져갔으나, 말년에 사치에 빠져 온 나라가 향락의 도가니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국정의 문란이 더해가던 혜제, 원강(元康) 원년(元年)에 이르러 제위 계승 문제로 여남왕(汝南王) 사마량(司馬亮), 초왕(楚王) 사마위(司馬瑋), 조왕(趙王) 사마륜(司馬倫), 장사왕(長沙王) 사마애(司馬乂) 등 여덟 명의 왕들이 내란을 일으켜 국운이 기우고 만다. 결국 팔왕의 난으로 진은 멸망에 이르렀고, 이후 중국은 수나라가 전국을 통일할 때까지 무려 약 250년간 전란의 시대를 보내게 되니 바로 오호십육국(五胡十六國) 시대의 개막이었다.
어느 한 가지라도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용의주도하게 계획된 것이다. 동정호의 호반에 살던 한 학자(學者)가 검은 그림자들에게 살해당한 일도... 이름 없는 한 전장에서 그리 많지 않은 은자를 강탈당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도···, 그리고 장안 북단의 허름한 주루의 주인이 철저한 왼손잡이이고 그 아내가 역시 왼손잡이이며, 그를 찾아온 사내역시 왼손잡이라는 사실도···. 제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돌발적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용의주도하게 계획된 치밀한 음모(陰謀)인 것이다.
여기 이른바 천세학련(千歲學聯)이라는 이름을 지닌 일곱 개의 학교가 있다. 비밀의 장 깊숙한 곳에 묻혀 있으며, 보이지 않는 힘과 권위를 악마의 숨결처럼 흘려내는, 그로 인해 야망과 풍운의 강에 몸을 띄운 모든 이들의 뇌리에 동경과 공포를 아울러 심어주는 신비의 일곱학교. --만병학교. --팔황의숙. --야학당. --살인대학. --태극천도학회. --금상벌. --뇌학문. 알려진 것은 없었다. 알려진 것이 있다면 천세학련을 끝까지 통과한 사람이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뿐이다. 하나 악마의 일곱학교인 천세학련이 탄생된 지 일천삼백여 년이 흐른 오늘에 이르러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