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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령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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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하자!” 정원은 앞에 앉아 있는 주훈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29년 동안 한 많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농담은 처음이었다. “네가 하고 싶은 건 다 못하고 살잖아. 그걸 내가 이루게 해줄 수 있단 말이야. 돈이라면 걱정 없으니까.” “네가 원하는 건?” “남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말자는 거야. 서로 각자 연애 따로. 허나, 집안일은 같이. 그냥 한 집에서 지내는 것뿐이야.” 주훈이 내민 조건은 정말 달콤할 정도로 황홀했다. “야. 너한테 시집가면 가정부 쓰는 거냐?” “당연하지.” “나도 골드카드 하나 나오는 거냐?” “약혼하자마자 만들어 줄게.” “결혼반지는 당연히 다이아겠지?” “세트로 맞춰줄게.” “차도 한 대 뽑아 줄 거야?” “나가서 계약하자.” 결국 그녀는 그의 감언이설에 넘어갔다. 정원이 순진무구한 얼굴로 환히 웃었다. “좋아. 이 한 몸. 강주훈의 영원한 카사노바 인생을 위해 희생한다.”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1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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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nail

다정의 소망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은 예전과 달랐다. 허리까지 길었던 머리카락은 댕강 잘려 컷도, 단발도 아니었지만 그는 거짓말처럼 저 앞에 서 있는 여자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소망의 목소리가 단번에 가라앉았다. “윤다정.” 4년 전 공항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던 여자였다. “4년 전에 왜 그냥 갔어?” 드디어 묻고 말았다. 다정을 다시 만난다면 꼭 묻고 싶었다. 그때 왜 그냥 갔냐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야 했냐고. “그럼요?” “뭐?” “무슨 말을 해야 하는데요?” “야, 인마.” “서로 술에 취했다. 그래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섹스를 했다. 그것 말고 더 뭐가 필요한데요?” 소망은 마치 커다란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 멍해졌다. 최정화(령후)의 로맨스 단편 소설 『다정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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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할 정도면 이미 사랑

“내가 기억에 잘 남는 인상은 아닌데, 어떻게 기억을 하고 있네.” “뒤통수를 그렇게 맞았는데 기억 못 하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8년 만의 조우, 교양 수업에서 만난 대학 동기가 아니라 출판사 편집자과 대작가님의 관계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남자와의 계약, 따 내야만 한다! 그가 내민 황당한 내용의 종이 한 장만이 덩그러니 세진 앞에 놓여졌다. ‘원고가 나올 때까지 모든 집안일을 도맡을 것.’ *** “아니, 우리가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럼 사귀면 되는 거잖아. 간단하네.” 말투는 마치 ‘배고프면 밥 먹으면 되잖아, 간단하네’와 같았지만 정우의 표정은 그게 아니었다. 정말, 그는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녀의 착각이나 환상 같은 게 아닌 것이다. “뭐?” “사귀자고.” 세진은 눈동자를 크게 굴렸다. 절로 숨이 턱 막히는 것 같다. 그리고 누군가가 심장을 피가 통하지 못하게 꽉 쥐는 것 같기도 했다. 입 안이 턱턱 마르고 호흡이 멋대로였다. “저기, 내가 지금 사귀자는 사전적 정의가 헷갈려서 그런데….”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 가까운 사람으로 만들다. 혹은 서로 친하게 지내다. 그런 게 박세진이 말하는 사전적 정의고.” “어?” “내가 말하는 건 남녀가 만나는 것. 즉, 연애를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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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블럼 (Problem)

흉부외과 전문의 ‘오정윤’ 태어나 처음으로 2등이라는 숫자를 맛보게 해 준 그가 유독 신경 쓰인다. 불우한 가정환경에도 늘 웃으며 다니는 흉부외과 인기남 ‘하연우’ 늘 위로가 되어주는 그녀가 고맙다. 일상적인 안부를 묻듯 툭- 내뱉어진 정윤의 첫 번째 청혼. “그럼 우리 결혼할래?” 듣지 못한 대답. 그리고 5년 뒤, “오정윤.” “응?” “같이 살까?” 무표정한 얼굴 뒤 진심을 감춘 연우의 제안은 정윤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데……. *** “오정윤.” “또 왜?” “네가 싫지 않다면…….” 아주 잠시 주변이 고요해졌다. 두 사람은 마주 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탐색전을 벌이는 것처럼 보던 두 사람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결혼할까?” “사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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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셀라 증후군

<강추!>무드셀라 증후군(Mood cela syndrome) 추억은 항상 아름답다고만 하며 좋은 기억만 남겨두려고 하는 증후군.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에는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잊고, 좋은 기억만을 남기려 한다. 그녀는 좋지 않은 과거는 혼자서 모두 짊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부모님, 친척, 친구. 그 어느 하나도 자신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웃고 살려고 노력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마저도 안 된다. 신경 쓰이는 남자가 하나 있다. 아니, 신경을 자꾸 건드니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만 싶었다. “내 구역에 그만 침범하지?” 그는 뭐든 잘난 인간이었다. 키 크고, 얼굴 잘생기고, 집안 좋고, 예술적 기질도 풍부하기까지 했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친절했고, 그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다. 그런 그에게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다. 짜증나서 쳐다보기 싫으면서도 자꾸 눈길이 간다. 화를 내보기도 하고, 타일러도 보고, 무시하려고도 해봤다. 그런데 무시당하는 건 정말 싫었다. “좋아하는 건 아니고, 관심, 그 정도?” 령후의 로맨스 장편 소설 『무드셀라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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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짝사랑

일명 용의 눈동자가 사라졌다. 경매에 낙찰 받은 용의 눈동자를 맡긴 대리인 부부는 차 사고로 실종. 부부의 큰딸인 문형이 찾아와 봉투를 내던지고. “이것저것 다 정리해 봤지만 10억이 모자라요, 취직해서 갚겠습니다.” “치매 노인이 있어. 1년에 1억. 10년 채우면 이자 붙지 않고 계약 종료.” “하겠습니다.” “못 버티고 나가면 그 10억, 내 식대로 받지.” “대신 조건이 있어요.” 기가 막히다는 듯 태진이 웃었다. “갚으러 온 주제에 조건? 배짱 하나는 마음에 드네. 뭔데?” “제대로 된 계약서를 써 주세요.” “계약서?” “안전 이별 청구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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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여름 안에서

“반갑습니다. 제일통상 우재영입니다.” 잠시 머리가 멍했다. 어떻게 무려 1년이나 사귀었던 여자를 10년 만에 만나면서 처음 보는 사이처럼 대할 수 있는 것일까. 저도 모르게 초조해서 입술을 슬쩍 깨물었다. “버릇은 여전하네. 그 여름, 잊었어?” * “너 취했어.” “안다니까?” “난 안 취했고.”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 지금 술을 마신 건 이수 혼자였다. “그런데 왜 이상하게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지금 서이수가 먼저 꼬신 거잖아.” “이건 네 탓이야. 냉장고에 맥주만 채워놓은 네 탓.” 그 말에 재영이 픽 소리가 나게 웃었다. “자세히 보고 없으면 다른 선택을 했어야지.” “뭐야, 지금 책임을 나한테 돌리는 거야?” “돌리는 거 맞아.” “왜?” “나는 지금 고민 중이니까.” “무슨 고민?” 살짝 눈이 풀린 채 재영을 올려다보았다. 알코올 기운이 점점 더 올라오며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목덜미에 재영의 시원한 입술이 닿았다. 무슨 의미일까? 앞으로 우리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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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FAKE) (외전포함)

보석, 조각, 동양화, 서양화를 가리지 않는 유일무이한 감정사, 신강우. 대외적으로 알려진 일명은 ‘혼을 읽는 감정사’. 그러나 실상은 돈밖에 모르는 자본주의의 최고봉이다. 일본에 빼앗겼다가 프랑스를 통해 건네받은 300년간 잠들어 있던 겸재의 유일한 백두산 산수화의 공개를 불과 이틀을 남겨 놓고 언제나 그렇듯 새벽에 박물관으로 향한 강우. 그림을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인 강우의 얼굴이 산수화를 본 순간. 구겨지고 말았다. “이거 뭐야.” 모사화(模寫畵)였다.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골동품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미술을 전공했고, 특채로 경찰이 된다. 대통령 표창까지 받을 정도로 우수한 경찰인 그녀는 살아생전 약탈된 국가 보물을 최대한 다시 가져오는 것이 꿈이다. 그렇게 모사화 사건을 맡게 되었다. 수사를 위해 만난 ‘혼을 읽는 감정사’ 신강우는 승효의 생각처럼 움직여 주지 않아 답답하다. 그런데 이 남자, 왜 자꾸 모호하게 말을 하지? 처음 만났을 때 던지던 돌직구는 어디 간 걸까? 자꾸 신경이 쓰인다. -본문 중에서- “키스해도 돼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물음에 승효가 두 눈을 크게 떴다. 계속 섹스 타령만 해서 이런 걸 물을 거라곤 생각을 하지 못했다. “확인해 보면 되잖아.” “뭘…… 확인해요?” “키스하면 답 나오잖아. 섹스가 가능한지, 가능하지 않은지.” “정말 꼭 그 섹…….” “합니다.” 입이 부딪치자마자 뜨거운 혀가 들어왔다. “하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강우의 목소리엔 웃음이 묻어 있다. 그리고 입술이 완전히 떨어진 것도 아니라 말하는 그대로 입술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승효는 자신의 가슴이 무척이나 빠르게 오르내리는 것도 느끼지 못한 채 강우의 입술만 바라보았다. “이승효 씨.” 왠지 침이 고이는데 입 안이 메말라 딱 달라붙은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승효는 말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지금 내 입술만 보고 있는 거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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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독차지해도 되나요?

“파혼하자.” 순간 적막이 흘렀다. 결혼이 한 달 남은 시점이었다. 신혼집, 신혼살림은 물론 청첩장까지 모두 돌리고 난 뒤였다. “선배.” 낮고 진중한 저 목소리를 좋아했다. “응.” “그러고 싶어?” 마음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차마 우진의 얼굴을 보고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응.” 우진은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마음은 정말 죄인처럼 계속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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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작 (외전포함)

“이혼해.” 낮고 무거운 음성이 거실 공간을 울렸다. 그녀가 왼손 약지에 끼워져 있는 다이아를 빼내 탁자 위로 올려놓았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것쯤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그동안 힘들었죠? 나 때문에.” 아주 잠깐 목소리가 멈췄다. “좋아요. 이혼해요, 우리.” -본문 중에서- 긴 세월은 그를 피해 간 듯했다. 정갈할 정도로 깔끔한 얼굴선도, 이목구비도 그대로였다. 살이 조금 더 빠져 얼굴이 날카로워 보이는 것만 뺀다면. 잠시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던 도화가 고개를 들었을 때 놀란 듯 눈이 커진 신혁과 시선이 마주쳤다.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을 한 채 앞으로 걸어오는 그를 보며 도화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오랜만이야.” 심장이 쿵,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도화는 순간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눈앞이 눈물인지, 뭔지 모를 것으로 흐려진다. “박도화?” 그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깊고, 진중하고 낮다. 그리고 가슴을 서걱거리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손끝이 차게 식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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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최은경, 령후, 진선경 지음 더 큰 사랑을 위해 작지만 뜨거운 제 마음을 당신께 보냅니다. 사랑해 주신, 그리고 사랑하게 해 주신 분들을 위해 최은경․령후․진선경 작가가 전하는 조금은 특별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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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리다

[강추!]눈을 떴을 때 재인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태경의 얼굴이 주먹 하나가 들어갈까 말까한 거리에 있었다. 서로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중략) 태경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다. 재인은 주먹을 쥐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목덜미에 열감이 느껴진다. 뜨겁고 축축한…. ---------------------------------------- “오랜만이다.” 기가 턱 막혔다. 무려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정확히는 11년 만이던가? 재인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 망할 소꿉친구는 강산이 변할 시간이 훨씬 넘어서 나타난 주제에 마치 몇 주 혹은, 몇 개월 만에 만난 사람처럼 인사를 건넸다. 정말 사람이 기가 차고, 화가 나면 머리 회로가 망가지는 모양이다. “우재인, 정말 오랜만이야.” “이 멍청아.” “보고 싶었어.” 그 말 한마디에 11년의 화가 풀렸다. 최정화(령후)의 로맨스 중편 소설 『되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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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기억

바라볼 순 있어도 닿을 수 없는 퇴폐적이고 섹시한 서재혁. 한눈에 반할 정도로 예쁘게 생겼지만 알고 보면 덜렁이에 패션 테러리스트 한태희. 그녀의 첫 키스를 훔쳐 간 남자 서재혁이 돌아왔다. “여기에 반지를 끼워 주는 남자가 나였으면 좋겠는데.” “네?” “굳이 결혼반지가 아니라도, 이 여자는 남자가 있다고 해 놓고 싶은 거야.” “커, 커, 커플링요? 하지만 사귄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또 선배님 약혼도 아직 진행 중이고…….” 그 말에 재혁이 픽 웃었다. 순식간에 태희의 얼굴에서 긴장감이 사라졌다. 웃어? 지금 그건 웃을 일이 아니었다. 아직 그는 약혼 중에 있는 남자였고, 옆에서 보면 그녀는 약혼녀가 있는 사람을 꼬드긴 천하의 나쁜 년으로 매도될지도 모르는데. 말 그대로 불륜녀라는 오명을 쓸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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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어요

“조복만이. 네가 없어서 외로웠다. 너 없으니까 나 왕따더라, 왕따. 이 잘난 이나민이 왜 왕따가 되어야 하냐고. 넌 평생 내 친구 해줄 거지? 평생 옆에 있을 거지?” “그래.” “조복만이. 우리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 맹세해. 혈서 쓰자, 혈서!” 역시나 취하긴 거하게 취한 모양이다. 피만 봐도 기겁하는 주제에 어떻게 혈서라는 말이 나왔을까? 그 동안 10대들과 생활하더니 꽤 과격해진 것 같았다. 혈서 타령하던 나민이 잠이 들었는지 일정한 숨소리를 내며 그의 허벅지를 베고 잠이 들어 있었다. 그는 따뜻한 손으로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나도 외로웠어. 이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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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把異): 다름을 잡다

사람들은 언젠간 헤어질 걸 알면서도 사랑을 한다. 사람들은 언젠간 잊힐 걸 알면서도 사랑을 한다. 사람들은 언젠가 죽을 걸 알면서도 사랑을 한다. 그래서 외롭고, 힘들고, 지친다. 그러면서도 사랑을 한다. 스산한 바람이 귀를 스치고, 손을 스치고, 이마를 스치고, 목을, 팔을, 다리를, 눈을 스친다. [바람 속에 언제나 있어.] 그 바람이구나. 찾아왔구나. 절로 눈물이 맺혀 흐른다. 피해 갈 방법도, 선택의 여지도 없었던 그 인연이 결국은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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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튼 캔디

집, 회사가 그저 일상인 월화수목금금금을 살고 있는 카피라이터 여해주. 모토는 데카르트의 말을 인용한 우리는 회의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외치며 살고 있는 광고회사 직원. 남들 다 들으면 아는 대학 나오고, 유학까지 다녀와 조건 좋다는 회사까지 입사했지만 여기저기 치이는 인생. 집에서는 동생에게 치이고 회사에서는 팀장에게 치인다. 그것뿐이겠나, 이제는 후배들까지 우습게 본다. 그저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라고 외치며 여기서도 하하, 저기서도 하하 웃고 다닌 게 화근이었다. 그래도 이런 불경기에 밥줄이라도 잡고 있는 게 다행이라고 여기며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당당한 회사원. 대학시절 신병을 앓다 결국 신 내림을 받게 된 무속인 친구는 그녀에게 무조건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갔다 와야 한다며 해주에게 비행기 티켓을 끊어준다. 덕분에 해주는 시드니에 떡하니 떨어지고 중고등학교 동창이자 국민 배우인 이든과 우연히 만난다. 그러나 고장난 캐리어를 가져간 이든의 뺑소니에 시드니 여행은 최악의 추억으로 남는데.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여전히 월화수목금금금을 보내는데 동기 강주원이 돌아왔다. 그녀의 고백에 빙긋 웃으며 우린 동기잖아를 시전하고 해외지사로 갔던 그 강주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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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작가령후

“나 질투도 엄청 심하고, 내 손에 한번 들어온 건 절대 안 놓는 성격이야. 알지? 내 별명 미친개였던 건. 한번 물면 안 놔. 스스로 굴러 들어온 건 모이다니까 알아서 잘 견뎌봐.” 형사과 강력 3팀 모이다, 5년 전 지구대에서 같이 근무했던 태산하 경감을 다시 만났다. 그와 티격태격하면서도 그를 짝사랑하고 있는 이다는 우연찮게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내비치게 되는데……. 사람의 정을 모르고 자란 남자와 넘치는 사랑 속에서 자란 여자의 사랑 이야기! “경감님, 제가 가르쳐드릴게요. 일반적인 사람들이 하는 평범한 사랑이요.” “모이다, 위험성이 안 느껴지나 봐?” “뭐가요?” “내가 이렇게 발정 난 개처럼 달려드는데.” 그녀의 얼굴이 그의 가슴에 폭 안겼다. 그제야 이 남자가 내 거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다. “더 나갔으면 성추행으로 신고할 뻔했습니다. 하지만 발정이 난 건 저도 마찬가지였으니, 이쯤에서 물러나준 걸 고마워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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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으론 부족해

“제가 위로해 드리죠.” 남자는 그녀의 앞으로 커다란 손을 내밀었다. “태승하입니다.” 남자가 이름을 밝혔을 때 희재의 머릿속으로 승하가 누구인지 선명히 스쳐 지나갔다. * “기다리게 해 죄송합니다. 기획 팀 서희재 과장입니다.” 서둘러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앞을 보는데 희재는 순간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했다.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의 뒷모습이 무척이나 위협적일 정도로 위험하다 생각하는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리는 것을 보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 공기가 사라진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그 단 하룻밤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남자친구와 제일 친한 친구의 바람을 알게 된 후 태어나 처음 해본 짓이기도 했다. 승하는 고개를 살짝 왼쪽으로 기울였다. “서희재 씨?” 표정을 읽지 못할 정도로 승하가 묘한 웃음을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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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간다. 13년

〈강추!〉 홍은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길어진 해가 느릿느릿 산 사이로 사라져간다. 그런데 그 석양빛이 너무나도 강렬해 눈에 온전히 박혀들었다. “장태하 너에겐 정말 고마운 게 많아. 나도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걸 깨닫게 해줘서 고마워. 심장이 뻐근하게 울리는 느낌을 가르쳐 준 것도, 누군가가 그리워질 수 있는 마음을 느끼게 해줘서 고마워.” “최홍.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 “네가 마음에 들어왔어.” 당혹스런 표정을 지속 있던 태하의 얼굴이 점점 굳어 가는 게 보였다. 그녀는 웃었다. “널 좋아하게 됐어.” 13년 후. 마스크를 고쳐 쓰던 그녀의 시선이 한곳에서 멈췄다. [장태하(만 30세)] 들고 있던 차트를 그대로 떨어트렸다. 서둘러 짚으려는데 커다란 손이 더 빨랐다. 심장이 가슴을, 갈비뼈를 뚫을 듯이 뛴다. 향이, 그대로이다. 세월이 흘렀지만 모든 게 그대로인 듯하다. “괜찮으세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들었을 때 시선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살짝 웃고 있던 그의 눈매가 그녀의 왼쪽 가슴에 새겨진 이름을 확인하자 그대로 굳었다. “최홍.” 차트를 들고 있던 그의 팔이 툭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시선이 그의 얼굴에서 손으로 자연스레 옮겨갔다. 스스로 긴장을 하는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깟 첫사랑이 뭐라고. “며칠이.” 고개가 절로 올라갔다. 그의 그 단 한마디가 무슨 말인지 그녀는 바로 알아챌 수가 있었다. “13년이 넘었어.” 그는 첫사랑이자, 그녀의 유일한 사랑이었다. 최정화(령후)의 로맨스 장편 소설 『네게 간다. 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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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적령기

결혼적령기(結婚適齡期) - 결혼을 하기에 알맞은 나이가 된 때. 이성에 별관심도 없고, 결혼이라는 제도엔 더더욱 관심 없는 남자 이도욱. 그에게 결혼적령기가 찾아왔다. “가짜 신부 구하기가 어디 쉽나?” “우리 동생!” “뭐?” “시골 가서 땅 파고 있는 내 동생. 강해원!” 해준이 코앞으로 지갑을 가져다 대었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지갑을 낚아챘다. 사진을 보던 그가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야, 생긴 거 상관없다면서. 그냥 생물학적으로 여자! XY염색체만 아니면 된다고 했잖아!” 잠시 입술을 깨물던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추진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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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할까요?

“결혼 필요한 게이 어디 없나?” 결혼은 부조리 그 자체라 여기던 여자, 윤보라. 그녀의 앞에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남궁현이 나타났다. “우리, 할까요?” 같은 듯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던 두 사람. 그들이 결혼으로 이어지기까진 단 두 번의 만남이면 충분했다. 그렇게 시작된 3년간의 계약 결혼. 그녀는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 그저 형식적인 관계이고 싶었다. 하지만 쿵쾅대는 심장 소리를 그에게 들키고 마는데……. “이제 와서 도망가긴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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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그만하자, 우리.” “그래.” 2년을 사귀었던 윤아와 태영은 그렇게 이별했다. 같이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술을 마시고 잠을 자고. 남들과 똑같은 연애를 한 것 같은 두 사람이지만 같이 여행을 한 적도 서로의 집에 가본 적도 없다. 잠자리를 같이해도 같은 침대에서 아침을 맞이한 적은 없다. 윤아는 뒤늦게 자신의 인생에 태영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됐는지 깨닫고, 태영은 자신이 채울 수 없을 것 같았던 윤아의 공허함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알게 되었다.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알게 된 두 사람. 태영과 윤아는 다시 함께할 수 있을까? “한윤아.” “우리 헤어졌잖아. 나 태영 씨 안 붙잡고 싶어.” “붙잡아볼 생각은 해봤어?” “아니.” “왜?” “붙잡혀줄 거야?” “아니.” “그래. 태영 씨는 좋은 여자 만나서 좋은 사랑 해.” “그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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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게 조여 오는

“쿵!” 범퍼가 부딪치는 소리에 심장이 떨어졌다. 그야말로 정신이 없는 날이다. 중요한 클라이언트의 ‘반’협박과 같은 부탁에 선 자리에 나간 태희는 오는 길에 자신이 접촉 사고를 낸 상대 차주를 다시 만나게 된다. “괜찮으시면 토요일에 점심 같이 하시죠.” “네. 토요일에 점……, 네?” “세 번은 만나봐야죠.” 세 번은 만나 보자던 재하는 그녀의 눈앞에 다시 나타난다. 회사의 상사로. 그리고. “우태희 씨 월급에 손 안 댈 수 있는데.” “제 월급이요?” “내 월급도 줄 수 있고.” “차장님?” “우태희 씨에게 제안하는 겁니다, 결혼을.” 도망칠 수 없는 강력한 결혼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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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짝사랑

이게 말로만 듣던 연애계약인가요? 모범생 중 모범생 공유현에게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 차승재는 곤란하기 짝이 없다. 회사 사주의 아들이면서 자신의 부사수. 이것보다 더 껄끄러운 일이 있겠는가? 게다가 공유현이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류정환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차승재는 류정환과의 경쟁의식에 가득차 공유현에게 괴상한 제안을 하는데. 차승재나 류정환이나 모두 하늘의 별같은 존재일 뿐인데, 이상한 관계에 휘말려 버렸다. 하지만 이제 거절도 할 수 없다. “너 어제 가글도 삼키더라.” 어젯밤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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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게 조여 오는

끝내고 싶었다. 6년간 그녀를 괴롭힌 이 지독한 짝사랑을. “오랜만이야. 잘 지냈지?” “잘 지냈지. 어느 날 갑자기 이민서가 연락이 안 됐던 것 빼고는.” 윤진하, 그를 지운 채 2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다시 나타난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의 일상을 뒤흔들었다. “왠지 허무하네. 난 꽤 이민서가 보고 싶었는데.” 그를 지우려 노력한 시간이 무색하게도. “너무 늦은 것 같다. 나중에 제대로 보자.” “이민서.” 뜨거운 진하의 손. “자고 가.” 지겨웠던 그 감정에 다시 휘말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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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할 정도면 이미 운명

유학을 마친 뒤, 조건이 좋아 수락한 회사. 출근 첫 날, 경원은 이대로 땅으로 꺼져버렸으면 아니, 하늘로 솟아버리고 싶었다. 내 눈 앞에 있는 저 인간, 설마 성정혁인가? 7년 전 그녀의 고백을 무참히 짓밟은 남자, 성정혁. “잘 부탁드립니다, 과장님.” 못 알아보겠지 싶어, 건넨 존댓말에. “오랜만이다, 강경원.” 젠장……. 원리원칙주의자, 곧 죽어도 FM. 7년 전 그녀를 설레게 한 해맑은 성정혁이 아니었다. 의대생이었던 그가 제약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유. 따사로운 봄바람처럼 부드러웠던 남자가 시베리아 동토처럼 딱딱해진 이유. 의문투성이, 성정혁. 모른 척 하려다 찍힌 건지, 아니면 이놈이 날 퇴사 시키려고 하는 건지. 7년 전 고백이 아직도 고까운지. 미친 워커홀릭 성정혁 때문에 야근에 야근을 거듭하던 어느 날, 이어지는 야근에 마치 망치를 두들기듯 키보드를 치는데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드니 책상에 걸터 앉아있는 정혁이 보였다. 야근하는 거 처음 보냐, 말을 하려던 순간. “너, 과장님 너 지금…….” 방심한 순간 당했다. “왜요?” 성정혁 과장에게. “무슨 짓이야? 아니, 무슨 짓이세요?” 그것도 사무실에서. “입 맞췄습니다. 안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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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천천히

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사랑하는 사람 없고, 편히 살 거면 대충 사귀는 척하다가 결혼하죠? 평상시에 가정을 갖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었지만 부모님과의 의절은 할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네?” 정하가 기겁하는 것도 당연했다. “편한 시간을 갖고 상견례 시간을 잡죠? 전 아이도 가질 생각도 없고, 어차피 사랑해서 하는 결혼도 아니니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더라도 전혀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물론 부부생활에 따른 성생활도 전혀 없을 겁니다.” 그의 말에 그녀의 입이 더욱 크게 벌어졌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누군가가 저에게 터치하는 것은 병적으로 싫어합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사랑 없는 결혼이 가능하기나 할까요?” “물론 가능합니다.” 세륜의 표정은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결혼이 무슨 꼭 장난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신세륜 열아홉 살 때 이름있는 콩쿠르는 모두 석권했던 천재 피아니스트 겸 바이올리니스트. 자신에겐 취미에 불과했던 바이올린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걸 대상이었음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기나긴 방황을 시작한다 이정하 세상만사 다 귀찮은 귀차니즘 환자. 대타로 나간 맞선 자리에서 그녀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 세륜을 만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는 상처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소박한 따스함은 그 남자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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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행자

<강추!>[외전이 추가되었습니다.] 봄이란, 반드시 겨울이 끝나야 오는 것……. 오로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의사가 된 한 남자 동현. 고아인 탓에 정을 주지 않은 그는 주변에 사람 하나 없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기계처럼 살아가는 그가 안타까운 한 여자, 우희. 봉사활동을 하러 간 천사원에서 인연을 맺은 지 벌써 십 년, 그녀는 그에게 유일한 친구였다. 그런데 그녀가 더 이상 친구이길 거부했다! “동현아." “너, 앞으로 여자 친구도 생기고 또 결혼도 하고 그럴 거잖아.” “그게 왜?” “또 네가 아이를 낳고, 늙어가고. 눈을 감게 되잖아.” 동현은 잠시 분간이 되지 않았다. 지금 우희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무래도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았다. “그렇게 네 옆에 있는 게…… 나였으면 좋겠어.” 봄을 맞이하기 위해 겨울을 함께하는 두 남녀의 사랑 여행, 지금 시작됩니다. 령후의 로맨스 장편 소설 『겨울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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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할 정도면 이미 사랑

‘원고가 나올 때까지 모든 집안일을 도맡을 것.’ 출판사 사활을 걸고 대한민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대학 동창인 성정우를 찾은 세진은 그의 작품만이 살 길이기에 그가 원하는 것을 들어 주기로 하는데……. 그가 원하는 건 바로 ‘원고가 나올 때까지 모든 집안일을 도맡을 것.’ 하지만 진짜로 그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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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지다

“나, 그 사람 싫어.” 진심이었다.처음부터 그는 위험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거기다 오늘 그 낯 뜨거웠던 밀회까지. 그리고어떻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 앞에서 '섹스파트너'라는 말을 내뱉을 수 있단 말인가? 그는 마치 늪처럼 사람을 헤어나오지 못하게 했다. “신하원이 김혜석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 말이야.” “매니저님.” “그래,그런데 딱 그 선이 좋겠어. 같은 직장의 상사와 부하직원. 내게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 같거든.” 측은해 보이는 그의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혜석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원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기회요?” “내가 누군가를 마음에 지닐 수 있는 기회.” 그녀는 철옹성 같은 그의 심장을 열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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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남자

작가령후

“저요, 원래 운명이라는 거 안 믿었어요. 그런데 이제 믿을 것 같아요. 사람에게 한눈에 반한다는 것도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국회의원의 고명딸로 언제나 혜택받은 삶을 누린 혜석. 우연히 보게 된 레스토랑 구인광고에 이끌려 일을 시작한 그녀는 상큼한 사과 향 가득한 매니저, 신하원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와 사장 미나와의 관계를 오해한 혜석은 하원을 피하기만 하고, 하원은 왜인지 그녀의 오해를 풀어주지 않는다. 우수한 성적으로 사법연수원을 나와 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하원은 자신을 도와줬던 미나를 돕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일을 시작한다. 그때 그의 눈앞에 나타난 눈부신 그녀, 혜석. 복수에 대한 집념 아래 고통 받던 그를 구원해준 혜석에게 하원은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보여주는데……. “매니저님은 운명이라는 게 있다고 믿어요?” “운명? 그런 게 존재한다고는 생각했지만 나하고는 상관없는 거라고 느꼈는데.” 다소 차가운 말투에 혜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괜히 헛기침을 했다. “뭐가 묻고 싶은 건데?” “언제부터 날 좋아하게 됐나요?” 아주 잠시 뜸을 들이던 하원이 자세를 똑바로 고쳐 잡고 앉았다. “언제부터 널 알게 되었냐고 묻는 게 먼저이지 않아?” “네?” “삼 년 전쯤 책을 주웠어. 그 책을 주웠을 때 꼼꼼하게 채워진 메모를 읽고 궁금하긴 했지. 이름이 조금 특이하잖아? 혜석이라는 이름이 많지는 않을 테니까. ‘푸르른 날이 시작될 너에게’라고 써져 있었는데 내가 듣고 싶은 말이었을 거야. 그 시기의 난 무척 위태롭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라서.” “이것저것 너무 말도 안 되는 거 많이 적혀 있어서…….” “그게 좋았어. 정말 닳도록 읽은 것 같아. 동글동글한 글씨체도 좋았고 낙서처럼 써져 있는 글귀도 좋았고. 그냥 그 푸르른 날이 시작될 너에게…… 그 말이 잊히지 않아서. 쉬웠어, 혜석이라는 이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학에 딱 한 명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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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법

강추![종이책2쇄증판]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천천히 눈을 떴을 때, 혜영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정말 뭔가 이상했다. 슬쩍 하얀 시트를 들어 그 안을 보니, 맙소사,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었다. 담당교수이자 사이가 좋지 않던 옆집 오빠 한영진과 이런 사태를 벌이다니!! 조용히, 정말 조용히 도망가려는 하혜영.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녀의 왼쪽 팔목을 턱하고 잡은 건 아직도 눈을 감고 있는 한영진. 그리고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하혜영, 책임져.” 뭘? 대체 뭘 책임지라는 건가? 세상에 잠 한 번 잤다고 책임지라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나 총각이야.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총각이었지. 그러니 하혜영이 날 책임져야겠어.” 악몽이다! 이건 지독한 악몽이었다! 령후의 로맨스 장편 소설 『거짓말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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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할 예정입니다

다음 생애 또 만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자신있게 외쳤건만 운명의 장난 아니, 믿지 못할 일에 걸리고야 말았다. “함께해서 힘들었고, 제발 다신 보지 말자. 민제이.” 19살. 만으로 18세가 되자마자 결혼해서 정확히 10년 만에 이혼 도장을 찍은 민제이와 윤태검. 겨우 지겨운 결혼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 첫날, 비행기 창 너머로 보이는 건 곧 추락 직전인 바다. 신의 종인지 저승사자에게 겨우 빌어서 다시 살아났다. 그런데 하필 19살이라니! 민제이의 이혼하기 고군분투가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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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타 봐요

윤소는 차가 고장나 무작정 목적지로 가는 남자를 붙잡아 얻어 타게 되고. 이런 위험한 짓은 하지 말라며 충고를 하면서도 자신의 회사 자동차를 영업하는데……. 한태주 – 우성 유나이티드 수비형 미드필더. 실력 때문인지, 얼굴 때문인지 많은 루머를 몰고 다니는 선수. 노력하는만큼 실력이 늘지 않아 스스로를 의심 중이다. 강윤소 – 사람들에게 기대가 없는 사람. 가정환경이 그래서인지 사람에게 딱히 기대가 없다. 주변이 시끄러워지는 건 싫은데 스캔들 메이커와 정말 우연히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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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감의 표식

평생 부모님의 뜻대로만 살았던 시현. “일단 내 목표는 레지던트 마치기 전까지 구하는 거야.” “뭘?” “남자를.” 처음으로 반항하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에, 마침 적당한 남자가 있었다. "아빠, 보기보다 눈치 빠르네? 우리 사귀는 사이야."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제 막 시작한 관계고, 천천히 만나면서 인사드리려 했습니다.” 다정하고 상냥하지만 선은 확실한 남자, 남태주. 그가 허락해 준 고작 1년간의 짧은 거짓말이었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 “원래 누구에게나 이렇게 해?” “무슨 뜻이야?” “사귀었던 남자들에게도 이렇게 헌신적이었냐고.” 그건 아니다. 그동안은 상대가 좋다고 해서 받아줬던 것뿐이었다. 태주와도 필요에 의한 가짜 연애일 뿐이었는데. “은시현.” “어?” “키스해도 돼?” “뭐?” 태주가 몸을 수그리더니 점점 더 가까워졌다. “눈 좀 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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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친을 관찰 중입니다

나름 베테랑 기자인 재희는 유난히 머피들이 따라붙는다. 무슨 세상의 머피의 법칙이란 법칙은 모두 재희에게만 오는 것 같다. 갑작스런 부산 출장 행에서 만나야 할 회사의 대표이사가 무려 그녀의 첫사랑이자, 인정사정없이 찼던 남자다. 두 번 다시, 죽을 때까지, 우연이라도 만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그녀는 그를 의대생에 김도현이라 알고 있는데 그는 아니라고 한다. 자신은 김우현이고 법대생이었다고. 이건 기억의 오류인 걸까? 덕분에 우현의 앞에선 실수만 연발하고……. 자꾸만 부딪치는데 어라, 생각보다 김우현이 괜찮은 남자 같기도? 재희는 12년 전의 첫사랑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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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박하얀나래 경사와 신훈민 경장은 무려 28년이나 우정을 쌓고 지내온 남매보다도 더 가까운 사이. 하지만 하루아침에 그 관계가 뒤틀리게 됐다. 그건 바로 인간에게 있어서 백해무익이라는 그놈의 술. 탈무드를 인용하자면 악마가 인간에게 준 유일한 선물이라는 그 술! 이 모든 게 술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바로 그 술 때문에 그녀는 지금 머리가 돌아버리다 못해 미쳐버릴지도 모를 상황에 도달하게 됐다. 그녀의 나이. 방년이라는 말을 쓰기 뭣하지만. 정확히 스물여덟. 완벽한 어른이라기에도, 그렇다고 어리다고 하기에도 어정쩡한. 아니, 어떻게 보면 딱 좋겠다도 싶은 이 나이에 그녀가 미치겠다, 생각한 건 바로 자신의 침대. 그것도 옆 자리에 백설기처럼 새하얀 알몸으로 떡 하니 누워있는 청년 때문이었다. 최정화(령후)의 로맨스 장편 소설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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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튼캔디

집, 회사가 그저 일상인 월화수목금금금을 살고 있는 카피라이터 여해주. 모토는 데카르트의 말을 인용한 우리는 회의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외치며 살고 있는 광고회사 직원. 남들 다 들으면 아는 대학 나오고, 유학까지 다녀와 조건 좋다는 회사까지 입사했지만 여기저기 치이는 인생. 집에서는 동생에게 치이고 회사에서는 팀장에게 치인다. 그것뿐이겠나, 이제는 후배들까지 우습게 본다. 그저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라고 외치며 여기서도 하하, 저기서도 하하 웃고 다닌 게 화근이었다. 그래도 이런 불경기에 밥줄이라도 잡고 있는 게 다행이라고 여기며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당당한 회사원. 대학시절 신병을 앓다 결국 신 내림을 받게 된 무속인 친구는 그녀에게 무조건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갔다 와야 한다며 해주에게 비행기 티켓을 끊어준다. 덕분에 해주는 시드니에 떡하니 떨어지고 중고등학교 동창이자 국민 배우인 이든과 우연히 만난다. 그러나 고장난 캐리어를 가져간 이든의 뺑소니에 시드니 여행은 최악의 추억으로 남는데.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여전히 월화수목금금금을 보내는데 동기 강주원이 돌아왔다. 그녀의 고백에 빙긋 웃으며 우린 동기잖아를 시전하고 해외지사로 갔던 그 강주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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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고백

회장의 딸이지만 쥐 죽은 듯 회사를 다니는 DM 백화점 홍보실 대리 서이경. 아버지의 강요로 인해 나간 자리에서 만난 DM 유나이티드 코치 차선우는 무척이나 건방졌다. 두 사람은 과연 연애를 시작할 수 있을까? -본문 중에서- “차선우 씨 인기 많지 않아요?” “없진 않습니다.” “집안 좋고, 예쁘고, 싹싹한 여자들도 많을 것 같은데.” “네.” 이거 또 너무 쉽게 인정하니 할 말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왜 서이경 씨와 약혼을 하고 싶은가?” 이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우는 팔을 뻗어 아직 뜯지도 않은 나무젓가락을 잘 나누어 그녀의 손에 쥐어 주었다. 그리고 퉁퉁 불어 버린 라면을 잘 저어 주기까지 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간단?” “나는 서이경 씨가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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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3년 전 헤어졌던 옛 연인을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만났다. 3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씨, 씻어야…….” “상관없어.”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마구잡이로 삼키고, 그의 혀는 무자비하게 입안을 핥고 그것만으로는 모자란 건지 그녀의 혀를 이끌어 깨물기까지 했다. 그의 단단한 허벅지가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손은 그 틈새를 타고 움직였다. 두 눈을 똑바로 마주본 채로 그의 손을 느끼던 도연이 슬쩍 입술을 깨물었다. “신도연, 난 여전히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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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널 좋아해

작가령후

“성인하. 오늘도 널 좋아해!” 평소와 같이 무감한 얼굴로 스쳐 지나가는 인하를 보면서 지원은 속도 없이 웃었다. 친구들은 지원을 보고 어떻게 저렇게 한결같을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없었다. 지원이 인하를 보고 좋아한다고 쫓아다닌 것도 벌써 2년이 넘었다. 2년 전 그날 지원은 한 마디로 완전히 인하에게 반하고 말았다. “석지원.” “응?” “오늘은 안 해?” “뭘?” “늘 하는 말.” 순간 어리둥절했다. 설마……. 놀리는 건가? 하지만 지원의 입에선 버릇처럼 그 말이 흘러나왔다. “오늘도 널 좋아해, 성인하.” #성인하. 오늘도 널 좋아해! #이 말은 인사 같은 거야. #오늘은 안 해? #계속 볼 거라면 어쩔 수 없지. #인내심이 바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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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기억

작가령후

그녀의 첫 키스는, 아메리카노와 복숭아 향이 섞인 맛이 났다. 동아리 선배로 알게 돼 제법 친분을 유지했던 서재혁. 5년 전 자신의 결혼소식을 알리던 그 여름, 후배였던 한태희에게 4년간 짝사랑했노라 고백을 하고는 첫 키스를 남기고 떠난 남자였다. 원인 모를 불면증을 남기고 떠난 그 선배, 그 남자를 5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그게 그러니까 선배가 싫은 거 절대 아니고. 좋아요, 좋은데……. 우리 사귀기 전부터 키스 몇 번이나 한 줄 아세요?” “세 번?” 정확히 알고 있는 남자가 지금 이렇게 나오는 건가? 어쨌거나 그녀는 육체적으로는 순결한 몸이었다. “제, 제가 보기와 달리 좀 순진해서……. 그러니까 좀 차근차근…….” “어쩌지, 난 한태희만 보면 조급해져서 완급 조절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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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남자

덜컥거리는 소리와 야릇한 신음소리. 이건 남녀가 정사를 나누고 있는 소리라는 걸 경험이 없는 혜석도 쉽게 알 수 있었다. 거기다 여자 탈의실에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사람이 하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거기다 그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다름 아닌 미나였다. 혜석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지금 여기서 나가자니 왠지 두 사람의 밀회를 볼 것 같았던 것이다. 잠시 고민하며 서 있는데 갑자기 탈의실이 적막으로 가득 찼다. 재빨리 손을 뻗어 진동모드로 바꾸었지만 이미 늦은 듯했다. 혜석의 시야에 익숙한 구두가 들어왔다. 그건 바로 하원의 구두였다. 입술을 질끈 깨물던 혜석이 고개를 들자 하원과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그는 전혀 당황한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로 혜석이 이곳에서 그런 행위를 하다 들킨 것처럼 얼굴이 붉어졌다. 액정의 반짝거림이 사라졌다. 하지만 다시 손바닥에서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때 언제 다가왔는지 하원이 바로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혜석의 입술을 살짝 벌렸다. 그러자 왠지 모르게 그의 손가락에서 비릿한 냄새가 확 풍기는 느낌이 들어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아 입을 막고 문 바로 옆에 있는 세면대로 뛰어가 헛구역질을 해댔다. “애송이.” 그는 그 말 한마디를 남긴 채 탈의실을 빠져나갔다. 다리에서 힘이 풀린 혜석은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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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낙원

양화 유통의 금지옥엽 장녀, 설재연. 설재연의 개, 소우진. “소우진, 나랑도 해. 명령이야.” 재연의 일방적인 마음이어도 좋았다. 소우진은 그녀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사라졌던 그가 복수를 위해 되돌아왔던 날. 모든 것이 뒤집혔다. “빚이 어마어마한데, 어떻게 갚을 생각이지?” “내가, 뭐든 다 할게.” “그 말 잊지 마. 뭐든 다 하겠다는 말.” 재연에게는 갈 곳도, 도망칠 곳도 없었다. 우습게도, 그녀에게 남은 것은 우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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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간다. 13년

홍은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길어진 해가 느릿느릿 산 사이로 사라져간다. 그런데 그 석양빛이 너무나도 강렬해 눈에 온전히 박혀 들었다. “장태하 너에겐 정말 고마운 게 많아. 나도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걸 깨닫게 해줘서 고마워. 심장이 뻐근하게 울리는 느낌을 가르쳐준 것도, 누군가가 그리워질 수 있는 마음을 느끼게 해줘서 고마워.” “최홍.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 “네가 마음에 들어왔어.” 당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던 태하의 얼굴이 점점 굳어가는 게 보였다. 그녀는 웃었다. “널 좋아하게 됐어.” 13년 후 마스크를 고쳐 쓰던 그녀의 시선이 한곳에서 멈췄다. [장태하(만 30세)] 들고 있던 차트를 그대로 떨어트렸다. 서둘러 집으려는데 커다란 손이 더 빨랐다. 심장이 가슴을, 갈비뼈를 뚫을 듯이 뛴다. 향이, 그대로다. 세월이 흘렀지만 모든 게 그대로인 듯하다. “괜찮으세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들었을 때 시선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살짝 웃고 있던 그의 눈매가 그녀의 왼쪽 가슴에 새겨진 이름을 확인하자 그대로 굳었다. “최홍.” 차트를 들고 있던 그의 팔이 툭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시선이 그의 얼굴에서 손으로 자연스레 옮겨갔다. 스스로 긴장을 하는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깟 첫사랑이 뭐라고. “며칠이.” 고개가 절로 올라갔다. 그의 그 단 한마디가 무슨 말인지 그녀는 바로 알아챌 수가 있었다. “13년이 넘었어.” 그는 첫사랑이자, 그녀의 유일한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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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把異): 다름을 잡다

사람들은 언젠간 헤어질 걸 알면서도 사랑을 한다. 사람들은 언젠간 잊힐 걸 알면서도 사랑을 한다. 사람들은 언젠가 죽을 걸 알면서도 사랑을 한다. 그래서 외롭고, 힘들고, 지친다. 그러면서도 사랑을 한다. 스산한 바람이 귀를 스치고, 손을 스치고, 이마를 스치고, 목을, 팔을, 다리를, 눈을 스친다. [바람 속에 언제나 있어.] 그 바람이구나. 찾아왔구나. 절로 눈물이 맺혀 흐른다. 피해 갈 방법도, 선택의 여지도 없었던 그 인연이 결국은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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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강추!]3년 전 헤어졌던 옛 연인을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만났다. 3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씨, 씻어야…….” “상관없어.”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마구잡이로 삼키고, 그의 혀는 무자비하게 입안을 핥고 그것만으로는 모자란 건지 그녀의 혀를 이끌어 깨물기까지 했다. 그의 단단한 허벅지가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손은 그 틈새를 타고 움직였다. 두 눈을 똑바로 마주본 채로 그의 손을 느끼던 도연이 슬쩍 입술을 깨물었다. “신도연, 난 여전히 너야.” 최정화(령후)의 로맨스 단편 소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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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사용 설명서

대영건설 대리 강사랑. 30세. 자칭 타칭 미모의 커리어우먼. 구정을 일주일 남겨둔 어느 날, 갑자기 교육을 떠맡게 된 신입사원이 누구라구?! “잘 부탁해요, 선배.” 신강윤. 그는 대학 시절 최고의 킹카였고, 부동의 절대자였다. 그리고 그녀에 대해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고 있는 남자였다. 강윤의 입가에 묘하게 걸린 미소, 사랑은 모든 걸 포기한 얼굴로 그 손을 잡았다. “저 인기 많은 거 알죠? 그게 꽤 피곤해서요.” 이 녀석 왕자병도 있었나? 대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선배가 날 좋아하고 있었다고 사람들은 알고 있고 그래서 재회한 뒤 사귀게 되었다, 이런 패턴으로 가면 될 것 같은데.” “그게…… 무슨 소리야?” “애인인 척하죠?” 강사랑. 그녀를 처음 보았던 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누구보다 해맑고 웃음이 많은 사람이었다. 어쩌면…… 나는 그때 선배를 잡고 싶었던 게 아닐까? “선배가 좋아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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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박하얀나래 경사와 신훈민 경장은 무려 28년이나 우정을 쌓고 지내온 남매보다도 더 가까운 사이. 하지만 하루아침에 그 관계가 뒤틀리게 됐다. 그건 바로 인간에게 있어서 백해무익이라는 그놈의 술. 탈무드를 인용하자면 악마가 인간에게 준 유일한 선물이라는 그 술! 이 모든 게 술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바로 그 술 때문에 그녀는 지금 머리가 돌아버리다 못해 미쳐버릴지도 모를 상황에 도달하게 됐다. 그녀의 나이. 방년이라는 말을 쓰기 뭣하지만. 정확히 스물여덟. 완벽한 어른이라기에도, 그렇다고 어리다고 하기에도 어정쩡한. 아니, 어떻게 보면 딱 좋겠다도 싶은 이 나이에 그녀가 미치겠다, 생각한 건 바로 자신의 침대. 그것도 옆 자리에 백설기처럼 새하얀 알몸으로 떡 하니 누워있는 청년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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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간다. 13년

작가령후

그는 첫사랑이자, 그녀의 유일한 사랑이었다. 찬란한 고교시절, 빛나는 시간을 공유했던 태하와 홍. 하지만 그 시간은 너무나도 짧기만 했다. 13년 후 재회한 두 사람. 하지만 태하의 곁에는 이미 다른 여자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최홍.” 차트를 들고 있던 그의 팔이 툭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시선이 그의 얼굴에서 손으로 자연스레 옮겨갔다. 스스로 긴장을 하는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깟 첫사랑이 뭐라고. “며칠이,” 고개가 절로 올라갔다. 그의 그 단 한마디가 무슨 말인지 그녀는 바로 알아챌 수가 있었다. “13년이 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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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을 위하여

작가령후

“날 대할 때 진심인 건 알겠어요. 그런데 날 알려고 하긴 하는데 자신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아요. 내가 그랬죠? 달은 내 태양이라고. 그런데 난 박태인 씨가 태양처럼 느껴져요.” 어린 시절의 상처로 세상을 관조할 수밖에 없었던 여자 류란. 오직 바이올린만이 세상의 전부였던 남자, 박태인. 8년 만의 재회는 란에게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주었지만, 언제나 웃음 짓는 그를 보면 불안해진다. 이 남자를…… 사랑해도 될까. “누군가를 신경 쓰는 것도 싫고, 들이는 것도 싫어요.” “미안한데. 난 너한테 타인으로 머물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어.” 왜 그는 자신의 곁에 머무르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이 내심 궁금하면서도 듣고 싶지가 않았다. “앞으론 다른 사람들 신경도 쓰고, 마음도 좀 내어주면서 살아. 혼자 사는 인생이라고 해도 더불어 사는 세상이잖아.”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그는 무시할 생각인 것 같았다. “나요, 박태인 씨 안 좋아해요.”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했다. “나도 너 안 좋아해.” 가볍게 웃으며 컵에 물을 따르는 태인의 모습은 무척이나 여유로워 보였다. “이봐요!” “그래도 싫어하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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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길을 잃다

“2년 만인가?” “그런가 보네요.” “여전하군.” 두 사람의 사이는 불과 1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그녀에겐 그 거리가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는 크레바스처럼 느껴졌다. 눈으로 살짝 덮여 그 밑은 끝을 알 수 없는 낭떠러지처럼 두렵고 아득한 느낌. “다시 시작해.” 남경은 황량한 그 공간 속에서 또다시 염증을 느꼈다. 할 수만 있다면 그의 얼굴에 찬물이라도 부어버리고 싶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짜증이 일었다. 아니, 갑자기 웃음이 튀어나왔다. 마치 앞의 이 남자는 자신의 화를 돋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2년 전 이혼을 결심하고 이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도 유하는 덤덤하게 알겠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저 간단한 인사를 하듯. 그리고 두 사람의 시작이 그랬듯 끝도 잔잔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다시 시작하고 싶다니……. “내가 당신을 위해 날 포기했었듯, 이번엔 당신도 날 위해 당신을 포기해봐.” 최정화(령후)의 로맨스 장편 소설 『사랑에 길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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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물지 않는다

작가령후

“친구도 싫다, 그럼 어쩌자는 거야? 그냥 친구인 척하면서 섹스나 하는 사이가 되자고?” 태주를 보는 순간 젖었다. 그리고 역시 다시 한 번 하고 싶다. 몸이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이성은 친구이니 이러면 안 된다고 외치고 있다. 본능에 지고 싶지 않은 이성은 지금 겨우 끈을 잡고 있었다. “애초에 이 관계를 깨트린 게 누군데!” 심장이 당장이라도 뜯겨 나갈 것 같다. “싫으면 피해.” 태주의 입술이 귓가를 스쳤다. #개태주 #어쩌면 그 때부터 좋아한 것일지도 #꿈에 네가 나왔거든 #나 받아 줄 사람은 너 뿐 [미리보기] 재영은 반쯤 잘라 먹은 떡을 태주의 입으로 넣어 주었다. 자연스럽게 입을 벌린 태주는 떡을 씹으며 손을 뻗어 재영의 입가를 닦아 주었다. “맛있어?” 고개를 끄덕인 태주는 또 자연스럽게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 핥았다. “뭐야, 더럽게.” “뭐가?” “내 입에 묻은 걸 닦아서 왜 먹어.” “그게 뭐가 더러워.” 물티슈를 뽑던 재영이 저도 모르게 놀라 태주를 보았다. 그 전엔 한 입 베어 문 아이스크림도 절대 먹지 않았었다. “와, 옛날엔 나한테 무슨 병이라도 있는 것처럼 입 댄 건 먹지도 않더니. 난 세상 깔끔 다 떠는 사람인 줄 알았거든?” “아, 그거.” 태주가 픽 웃고는 샌드위치를 들고 입으로 넣었다. “그런데 지금은 뭐야, 너 너무 자연스럽다?” “온몸을 다 물고 빨았는데 그 정도야 뭐.” “어?” 갑작스러운 태주의 말에 재영이 얼이 빠진 얼굴이 되었다. “기억 안 나? 오늘도 다리 사이로 들어가서 개처럼 핥아 먹었는데.” 어떻게 저런 말을 하는데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오히려 재영이 당장이라도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붉어졌다. “야, 개태주!” “그래서 내 별명이 갠가 보지.” “뭐?” “한 번 맛보니까 발정 난 새끼처럼 침만 질질 흘리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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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법

작가령후

“키, 키, 키스는 좋아하는 사람이랑 해야 기분이 좋은 거잖아요. 교수님 저 싫어하시잖아요.” 적성에 안 맞는 공무원을 관두고 미술 공부를 하고 싶어 편입해 미대에 들어간 하혜영은 그곳에서 사춘기 적 지독하게 싫어했던 옆집 오빠 한영진을 담당교수로 만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술자리 후 영진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그는 혜영에게 황당한 요구를 해오는데……. “하혜영, 못 들었어? 책임지라고.” 대체 뭘 책임지라는 건가? 설마 지금 술 먹고 실수를 했다고 책임을 지라는 건가? 요즘 같은 세상에 잠 한번 잤다고 책임지라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 총각이야.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총각이었지. 그러니 하혜영이 날 책임져야겠어.” 악몽이다. 이건 지독한 악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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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봐요

별명은 좆노아, 성격은 세상 겁 없는 개. 태어나 못 가져본 게 없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송우리에게는 다가가는 게 메달을 따는 것보다 어렵다. * “안고 싶어요, 당장.” “어, 얼굴 보이잖아. 못 하겠어. 너무 떨려.” “엎드려 봐요.” “안 돼, 못해.” 하지만 노아가 가볍게 그녀의 몸을 돌려 무릎을 꿇고 엎드리게 만들었다. “그거 알아요?” 지금,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하루 종일 넣고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미리보기] ”맛보는 게 취미라.“ ”뭐라구요?“ ”이게 싫다면 핥을까요?“ ”네?“ ”난 그쪽이 마음에 드는데.“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만나 보는 건 어떻게 생각해요?“ 나름대로 똑똑하다 자부하고 살았다. 그런데 훅 들어오는 이 남자의 말을 이해하는 게 어려웠다. ”사귀자고 하는 건데, 송우리 선생하고.“ 두 사람은 지금 얼굴을 마주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호감을 느낄 만한 일도 더더군다나 없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의사면서 연구 결과도 안 봤어요? 10초 만에 결정 된다던데.“ ”10초요?“ ”첫인상.“ 언젠가 한 번 스쳐 지나가듯 기사를 읽은 적도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사귀고 싶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이봐요, 조노아 선수.“ ”정확히 말해서 자고 싶다고, 그쪽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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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행자

〈강추!〉편견 없이 사람을 바라 본 적이 있나요? 장신의 그는 포대기 같은 흰 가운을 걸치고 있어도 모델 같았다. 조금은 까무잡잡한 피부에 선이 고운 얼굴선. 꽤 잘생겼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남자였다. 천사원에서 그는 늘 공부만 했었다.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부모도, 형제도. 이 사회에서 무시당하지 않고 살기 위해서 그는 오로지 공부만 했었다. 타고난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노력 끝에 돈을 잘 벌기 위한 수단으로 의대에 입학한 것이었다. 깨어있는 시간에 그는 늘 공부를 했었다. 학교는 장학금으로 다니고 있었지만 생활비도 필요했다. 그래서 방학 때는 과외도 꼭 2개씩 맡아서 하는 건 일상다반사였다. 다행히 명문 의대생이라는 이유로 과외는 무척이나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여름방학만 투자한다면 1년간의 생활비는 해결이 될 정도였다. 그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의대를 지원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응당 안과나, 성형외과를 택했어야 했다. 하필이면 마음이 따뜻한 ‘그녀’를 만나 정신이 나가 있었던 것이다. 1년간의 수련 기간을 마치고 전공을 택할 때 사람들은 ‘김동현’이라는 인물이 흉부외과를 선택한 것에 모두 놀라워했었다. 최정화(령후)의 로맨스 장편 소설 『겨울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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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도 쉴 수 없는

이 관계를 시작한 건, 그가 아닌 그녀였다. 그녀는 느껴지는 시선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그 자리엔 방금전 갔어야 했던 그가 서 있었다. 다시 몸이 긴장으로 굳어져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짙은 남색의 슈트를 입은 그가 그녀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문 채 차마 그를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네 것은 내 것이 아니었나?” 가을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 3년 전. 그때부터 그녀는 그에게 갔고, 또한 미래를 포기했었다. “내게 다 주겠다면서……. 이제 와 벗어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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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짝사랑

이게 말로만 듣던 연애계약인가요? 모범생 중 모범생 공유현에게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 차승재는 곤란하기 짝이 없다. 회사 사주의 아들이면서 자신의 부사수. 이것보다 더 껄끄러운 일이 있겠는가? 게다가 공유현이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류정환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차승재는 류정환과의 경쟁의식에 가득차 공유현에게 괴상한 제안을 하는데. 차승재나 류정환이나 모두 하늘의 별같은 존재일 뿐인데, 이상한 관계에 휘말려 버렸다. 하지만 이제 거절도 할 수 없다. “너 어제 가글도 삼키더라.” 어젯밤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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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혹은 사랑

은우는 이제야 이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이건 명백한 질투였다. 인정해야 할 것 같았다. 그토록 하기 싫었던 그 ‘사랑’ 비슷한 것에 빠지고 만 것을. 그것도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여자에게. “시작이 잘못 됐다는 거…… 알고 있어.” “네?”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는 건데……. 미안하다.” “이혼을 또 말씀하시는 거라면 안 들은 걸로 할게요. 전 절대 이혼 못 해요. 아니, 하기 싫어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채 한 걸음도 가지 못했다. 은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세웠기 때문이었다. “이젠…… 널 인정하려고해.” 그가 나지막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이젠 널 인정하고 싶어. 내가 상처를 받게 되더라도 처음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렇게 무서워서 피하려고 했는데 너에 대해선 그게 안 돼. 두려워지더라도 지금은 이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걸 알아. 만약 너도 나와 마음이 같다면…… 피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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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열다

1. 박하얀나래는 경찰시험을 본다. 2. 보지 않을 시 신훈민의 평생 종이 된다. 3. 또한 취직한 뒤 월급 3분의 1을 신훈민의 통장에 자동이체한다. 4. 이 계약은 각자 정년퇴임을 할 때까지 계속된다. 어느 날 장난스럽게 유치한 각서를 쓰게 된 훈민과 나래. 그 탓에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만담부부로 오해할 정도로 오랫동안 별난 우정을 나누고 있던 두 사람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경찰이 되었다. “경찰 된 거 후회하냐?” “좋아.” “야…… 박하.” “그래, 맞아. 좋아하는 것 같아. 확실해.” 그리고 더 상상도 하지 못한, 아주 잠깐이었지만 마음이 열렸다. “박하, 왜 주어를 빼 먹어. 이 오빠 착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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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혹은 사랑

작가령후

은우는 이제야 이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이건 명백한 질투였다. 인정해야 할 것 같았다. 그토록 하기 싫었던 그 ‘사랑’ 비슷한 것에 빠지고 만 것을. 그것도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여자에게. “시작이 잘못 됐다는 거…… 알고 있어.” “네?”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는 건데……. 미안하다.” “이혼을 또 말씀하시는 거라면 안 들은 걸로 할게요. 전 절대 이혼 못 해요. 아니, 하기 싫어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채 한 걸음도 가지 못했다. 은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세웠기 때문이었다. “이젠…… 널 인정하려고해.” 그가 나지막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이젠 널 인정하고 싶어. 내가 상처를 받게 되더라도 처음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렇게 무서워서 피하려고 했는데 너에 대해선 그게 안 돼. 두려워지더라도 지금은 이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걸 알아. 만약 너도 나와 마음이 같다면…… 피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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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기 100일 전

작가령후

74:6의 비율로 건축학부에서 살아남은 여자, 강유하. 대기업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한 소장의 설계가 좋아 ‘나무’에 입사를 했다. 그러나 회사는 대기업 ‘대하건설’로 흡수되고. 동창이자, 실질적인 회사 차기 총수인 이태준과 부딪친 것도 모자라, 결혼이라니. 결혼 기간은 3년, 이제 이혼까지는 100일이 남았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었던 남자, 이태준 허나. ‘대하건설’을 물려받으려면 결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질척이지 않을 여자가 필요하지만 그런 여자는 세상에 없다. 선 회장의 후계 지목을 받으려면 본부장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결혼을 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동창회에서 ‘강유하’를 만났다. “내가 결혼이 필요하거든.” 이 결혼에 가장 적합한 여자, 그래서 결혼을 했고 이혼을 향해 달려간다. “거절해도 상관없어.” “뭘?” “나와 결혼하지 않을래?” 유하는 눈을 크게 깜빡였다. “3년 동안만.” # 결혼하자, 3년 동안만. # 우리 이혼하지 않는 건 어떻게 생각해? # 몸으로라도 계속 꼬셔 볼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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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해요? (외전포함)

강동하-대한민국 최고의 타자. 18세에 프로 입단. 신인 최고의 계약금. 타석에 들어서면 최소 안타. 10년 계약 기간으로 내년이면 메이저리그행이 유력하다. 김현나-정치부의 꽃 기자에서 스포츠 기자로 좌천. 차기 대선 주자로 유력한 국회의원 뒤를 쫓다 좌천을 당하고. 스포츠에 관심이 없지만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서를 옮긴다. *** 차기 대선주자로 유력한 국회의원 뒤를 쫓다 좌천을 당한 현나. 사표를 낼 수는 없어 스포츠부로 자리를 옮기고. 문제는 평생을 스포츠에 대해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 일단 야구라도 파보자 싶어 야구장으로 향했다. “스트라이크 존은 압니까?” “모르는데요.” 뒤에 있던 남자는 눈치가 없는 건지, 아니면 진정한 야구광인 것인지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었다. 그런데 남자가 알려주는 야구가 의외로……재밌다? 열심히 받아 적고 있는데 키스 타임이 시작되었다. 멍하니 전광판을 보는데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남자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말했다. “나랑 잘래?” 대낮에 술을 마신 것도 아니다. 그저, 오늘 처음으로 맛보는 좌절감에 그저 정신이 나간 것뿐이었다. 어차피 한 번 살다 갈 인생. 살다가 한 번쯤 충동적인 게 뭐가 어때서? 남자의 손에 잡힌 채 끌려 간 곳은 지하주차장이었다. 과연 이 충동이 어떤 결말을 불러 올 것인가! 몸이 움찔 거리며 그녀의 움직임이 일순 멈추자 살짝 풀렸던 남자의 검은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왔다. “왜?”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외쳤다. “우리 여기서 해요?” -본문 중에서- 공수전환이 이루어지며 로맨틱한 음악이 장내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가볍게 입만 맞추는 커플도 있었고 진하게 키스를 해서 카메라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 보이는 젊은 커플은 정말 혀가 보일 정도로 노골적으로 키스를 하고 있었다. 멍하니 전광판을 보고 있는데 뒤통수에 닿는 눈빛이 따갑다. 현나는 괜히 헛기침을 하며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맥주를 마신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싶은 것일까. 남자는 계속 그녀를 쳐다보고 있던 모양이다.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남자는 여전히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현나도 남자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말했다. “나랑 잘래?” * “왜?” “저기, 그쪽이 유부남일지도 모르고. 여자친구가 있을 지도 모르는데 제가 잠깐 미쳐서. 그러니까 회사 잘려서 정신이 반쯤 나갔던 여자가 헛소리 했던 것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해서요.” “유부남도 아니고, 여자친구도 없어. 병도 없으니까 걱정 말고.” “네?” “난 김현나 씨와 하고 싶어졌거든.” 이름을 어떻게 알았냐고 말을 할 틈도 없이 몸이 당겨지고 순식간에 모자를 벗은 남자와의 입술이 맞부딪쳤다. 생각해보니 승민이 그녀에게 다가올 때 이름을 불렀던 것이 떠올랐다. 그때 아랫입술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 물렸다. 놀란 현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키스할 때 헛생각 하니까.” 입술이 맞닿은 채로 남자가 말하자 그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겁이 난다고 뒤로 물러 설 수는 없다. 짙은 눈썹이 치켜 올라간 채 붉은 입술을 바라보며 현나는 이제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 페니스에 자극을 주고 있었다. 남자의 입이 살짝 벌어지고 붉은 혀끝이 보였다. 조금 전까지 그녀의 입안을 들쑤시던 그 혀다. 현나는 다시 키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려다 장소를 확인했다. 이곳은 누구나 오갈 수 있는 지하주차장이다. 게다가 차 안이기도 하다. 그녀의 움직임이 일순 멈추자 살짝 풀렸던 남자의 검은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왔다. “왜? 조금 더 움직여.” “우, 우리, 여기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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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요

얼굴 예쁘고, 직업 번듯하고,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지만 성격은 안하무인인 여자, 이나민. 남들은 그녀를 석재의 주인이자 여왕이라고 불렀다. 착하고, 예의 바르고, 매너까지 좋은 남자, 조석재. 남들은 그를 나민의 봉이자 종이라고 불렀다.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이웃이자, 친구였다. 평생 그와 떨어질 일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가 말도 없이 유학을 떠나고, 떨어져 지낸 지 7년. 천지개벽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 평생 친구였던 그가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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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할까요?

“결혼 필요한 게이 어디 없나?” 결혼은 부조리 그 자체라 여기던 여자, 윤보라. 그녀의 앞에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남궁현이 나타났다. “우리, 할까요?” 같은 듯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던 두 사람. 그들이 결혼으로 이어지기까진 단 두 번의 만남이면 충분했다. 그렇게 시작된 3년간의 계약 결혼. 그녀는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 그저 형식적인 관계이고 싶었다. 하지만 쿵쾅대는 심장 소리를 그에게 들키고 마는데……. “이제 와서 도망가긴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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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목적

작가령후

“당장 맞선 준비시켜.” 술과 파티에 몇 년째 빠져 있는 막내딸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특단의 조치가 내려졌다. “아빠!” “벌지도 않는 자 쓰지 말라. 결혼을 하든, 아무 것도 쓰지 말든 둘 중 하나 결정해.” “결혼하면 정말 나 자유로워지는 거야?” “당연하지. 결혼하고 나면 그때부턴 네 보호자는 우리가 아니라 남편이니까.” 그러니까 문 회장은 이젠 주하의 보호자 자격을 벗고 싶다는 뜻이었다. “할게, 결혼.” * “결혼하라고 하면 하시겠네요?” “나쁘진 않은 자리죠.” 주하는 이 남자가 들어올 때부터 쉽지 않은 상대일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었다. 그래도 이제껏 그랬듯 대화를 하다 보면 속마음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완전히 틀린 모양이었다. “잘 부탁할게요, 서원우 씨.” “잘 부탁드립니다. 문주하 씨.” #결혼하라고 하면 하시겠네요? #전 결혼이 급하거든요. #안 씻어도 상관없는데 난. #이야기는 내일 해도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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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히게 해줘

작가령후

위재화는 해성의 도련님이다. 부모에게 버림 받은 뒤 이곳에 들어오기 전 같은 반 친구였던 위재화를 그녀는 모셔야 한다. “송해성 내 따까리야. 그리고 앞으로 계속 그래야지.” * “다리 벌린 건 아닌가 보네.” “네.” “입 벌려.” 해성이 그저 재화를 바라보자 손이 올라왔다. 길고 두꺼운 재화의 손가락이 바로 해성의 입으로 들어와 혀를 헤집었다. “입을 벌릴 수도 있잖아.” 손가락 특유의 짠맛이 느껴졌지만 해성은 인상을 찌푸리지도, 그렇다고 혀를 움직이지도 않았다. 재화의 손가락이 마치 혀를 쓸 듯이 천천히 빠져나갔다. “절대 내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다른 인간에게 벌릴 생각 하지마.” 참 모순적이다. 무슨 짓이든 하라는 듯이 굴어놓고 이렇게까지 확인을 하는 인간이라니. #괴롭히게 해줘 #그럼 덜 억울하겠네. 나도 오늘이 처음이니까. #난 그냥 꼴리면 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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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타 봐요 외전

윤소는 차가 고장나 무작정 목적지로 가는 남자를 붙잡아 얻어 타게 되고. 이런 위험한 짓은 하지 말라며 충고를 하면서도 자신의 회사 자동차를 영업하는데……. 한태주 – 우성 유나이티드 수비형 미드필더. 실력 때문인지, 얼굴 때문인지 많은 루머를 몰고 다니는 선수. 노력하는만큼 실력이 늘지 않아 스스로를 의심 중이다. 강윤소 – 사람들에게 기대가 없는 사람. 가정환경이 그래서인지 사람에게 딱히 기대가 없다. 주변이 시끄러워지는 건 싫은데 스캔들 메이커와 정말 우연히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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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사용 설명서

대영건설 대리 강사랑. 30세. 자칭 타칭 미모의 커리어우먼. 구정을 일주일 남겨둔 어느 날, 갑자기 교육을 떠맡게 된 신입사원이 누구라구?! “잘 부탁해요, 선배.” 신강윤. 그는 대학 시절 최고의 킹카였고, 부동의 절대자였다. 그리고 그녀에 대해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고 있는 남자였다. 강윤의 입가에 묘하게 걸린 미소, 사랑은 모든 걸 포기한 얼굴로 그 손을 잡았다. “저 인기 많은 거 알죠? 그게 꽤 피곤해서요.” 이 녀석 왕자병도 있었나? 대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선배가 날 좋아하고 있었다고 사람들은 알고 있고 그래서 재회한 뒤 사귀게 되었다, 이런 패턴으로 가면 될 것 같은데.” “그게…… 무슨 소리야?” “애인인 척하죠?” 강사랑. 그녀를 처음 보았던 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누구보다 해맑고 웃음이 많은 사람이었다. 어쩌면…… 나는 그때 선배를 잡고 싶었던 게 아닐까? “선배가 좋아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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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사랑이잖아

작가령후

도헌은 앞에 서 있는 남자를 천천히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결혼 전 유진이 사귀었던 남자였다. 3년을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던. “돌려주세요.” 도헌의 손이 허공에서 그대로 멈췄다. “뭘 돌려 달라는 겁니까?” “유진이요.” “하.” 도헌이 낮은 웃음을 터트렸다. “유진 씨가 물건입니까?” “두 사람 그냥 정략결혼 같은 것이라는 거 압니다. 유진이도 그냥 포기하고 결혼했다고 알고 있어요. 그건 그쪽도 마찬가지일 것 아닙니까. 유진이 집안을 보고 결혼한 거 아닙니까? 그쪽 정도 실력이라면 더 좋은 여자 만날 수 있을 겁니다.”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남자 앞에서 도헌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혼란스러운 거 이해합니다. 차재원 씨는 잠깐 자고 일어났는데 강제로 헤어진 느…….”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의 결혼생활, 그쪽도 행복할 리 없잖아요.” 약간의 웃음기가 얼굴에서 사라졌다. “누가 그래요?” 도헌이 살짝 삐딱하게 자세를 고쳐 앉았다. 사무실 안의 공기가 긴장감으로 팽배했다. “내가 유진 씰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잖아, 연애. #꿈 아닌데. #당장, 하고 싶어. #왜 나하고 결혼했어? #난 도헌 씨가 첫 번째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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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으론 부족해

작가령후

“제가 위로해 드리죠.” 남자는 그녀의 앞으로 커다란 손을 내밀었다. “태승하입니다.” 남자가 이름을 밝혔을 때 희재의 머릿속으로 승하가 누구인지 선명히 스쳐 지나갔다. * “기다리게 해 죄송합니다. 기획 팀 서희재 과장입니다.” 서둘러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앞을 보는데 희재는 순간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했다.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의 뒷모습이 무척이나 위협적일 정도로 위험하다 생각하는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리는 것을 보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 공기가 사라진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그 단 하룻밤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남자친구와 제일 친한 친구의 바람을 알게 된 후 태어나 처음 해본 짓이기도 했다. 승하는 고개를 살짝 왼쪽으로 기울였다. “서희재 씨?” 표정을 읽지 못할 정도로 승하가 묘한 웃음을 띠었다. #현대물 #몸정맘정 #원나잇 #한번으론 부족해 #태승하가 한 번 먹고 버려질 만큼 별로였나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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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블러(Gambler)

작가령후

“몸매가 죽인단 말이야.” “얼굴은 화려하진 않은데 가슴이 화려하지.” 다들 이경을 보고 음담패설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녀는 승현의 허울뿐인 약혼녀였다. 승현은 위스키를 다시 한 모금 삼켰다. “그나저나 침대에서 그렇게 장난이 아니라는데. 신승현 넌 어때?” “뭐가?” “그대로 끝낼 거야? 남자가 자존심이 있지. 명색이 약혼잔데 그래도 한 번은 넘어뜨려 봐야 하지 않겠어?” “신승현이 우이경 침대로 끌고 가기까지 3개월에 이거 건다.” “난 4개월.” “우리 다 물 먹었거든? 난 6개월.” 각자 카드를 꺼내 테이블로 던지기 시작했다. 카드 한도는 아마도 최소 억대는 될 것이다. 묘하게 흥미가 당기긴 했다. “우이경과 자는 건 별론데.” 승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지갑에서 보라색 카드를 꺼내 테이블 위로 던졌다. “한 달.” #오늘은 집에 가지 마. #물론 안 씻어도 난 크게 상관없는데. #앞으로 더 한 것도 할 건데. #장소가 뭐가 중요해. #재미있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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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히게 해줘

위재화는 해성의 도련님이다. 부모에게 버림 받은 뒤 이곳에 들어오기 전 같은 반 친구였던 위재화를 그녀는 모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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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거짓말을 한다

작가령후

민신우. 효진 화학의 상무로, 명실상부한 효진 그룹의 후계자 한시원. 재벌 3세란 이름을 내걸지 않고, 작곡가로 커리어를 쌓고 있는 그녀. 겹치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인생이 선 자리에서 하나로 만났다. 효진 그룹의 후계자라는 위치는 모두가 탐내는 사윗감이었지만, 민신우에게는 유일한 단점이 있었다. “제 딸이 이 결혼에 방해가 되는 겁니까?” 하지만 시원은 오히려 그 사실을 반기며 그와 결혼을 하겠다 결심하는데. 아무도 몰랐던 딸을 가진 남자. 그런 남자와의 결혼을 원하는 여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어느 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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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거짓말을 한다

민신우. 효진 화학의 상무로, 명실상부한 효진 그룹의 후계자 한시원. 재벌 3세란 이름을 내걸지 않고, 작곡가로 커리어를 쌓고 있는 그녀. 겹치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인생이 선 자리에서 하나로 만났다. 효진 그룹의 후계자라는 위치는 모두가 탐내는 사윗감이었지만, 민신우에게는 유일한 단점이 있었다. “제 딸이 이 결혼에 방해가 되는 겁니까?” 하지만 시원은 오히려 그 사실을 반기며 그와 결혼을 하겠다 결심하는데. 아무도 몰랐던 딸을 가진 남자. 그런 남자와의 결혼을 원하는 여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어느 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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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강추!〉꽃 같은 14살 그녀 강지원, 천사의 탈을 쓴 악마 19살 그 류승하와 만나다. 새로 옆집에 이사온 킹카 류승하.첫날부터 평범한 그녀 강지원을 놀래키는데…….그와 얽히면 모든 상황이 그녀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드디어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지원에게도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그런데 유학갔다던 그가 우리 회사 기획 실장이 되어 나타날 줄이야.사사건건 부딪히는 승하와의 악연으로 지원은 그와 관련된 일이라면 치를 떠는데……. “제발 아는 체 하지 말란 말이야. 너와 얽히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 지원 “널 사랑하고 있었어. 처음부터 계속. 그건 앞으로도 변함없을 거야.” - 승하 최정화(령후)의 로맨스 장편 소설 『내가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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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반한다는 건

강추!“아마, 내일부터 못 볼 거야. 다시 만나는 건…… 빨라도 5년 후쯤일 것 같다.” “5년?” “잘 지내. 제때 졸업 잘 하고. 이기적인지도 모르겠는데…… 그때도 날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너 진짜 이기적이다. 언제 나 좋다고 제대로 표현한 적이라도 있었어?” 억울함에 그녀의 언성이 높아지고 말았다. 식당 안의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어도 아무 상관없었다. “5년 뒤에 보자. 그땐 너도 나에게 반하게 될 거야.” 령후의 로맨스 장편 소설 『누군가에게 반한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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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빠지다

작가령후

"나, 그 사람 싫어." 진심이었다. 처음부터 그는 위험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거기다 오늘 그 낯 뜨거웠던 밀회까지. 그리고 어떻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 앞에서 '섹스파트너' 라는 말을 내뱉을 수 있단 말인가? 그는 마치 늪처럼 사람을 헤어나오지 못하게 했다. "신하원이 김혜석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 말이야." "매니저님." "그래, 그런데 딱 그 선이 좋겠어. 같은 직장의 상사와 부하직원. 내게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 같거든." 측은해 보이는 그의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혜석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원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기회요?" "내가 누군가를 마음에 지닐 수 있는 기회." 그녀는 철옹성같은 그의 심장을 열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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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가 안 돼

작가령후

“결혼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이서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앞에 있는 상대는 유치원부터 시작해 중학교까지 같이 나온 친구이자 동창이기도 한 윤강하였다. “지금 뭐라고 그랬어?” “가정 이루면 좀 여유도 찾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강하의 누나인 세하에게 이런 부탁을 받았을 때 당황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 그래서 오랜 인연인 이서에게 이런 부탁을 하지 않았을까? “…좋아.” “그렇지? 역시 잘 생각했어.” “하자, 결혼.” 적당한 관계, 적당한 결혼, 적당한 신혼여행. 하지만……. “정이서.” “어?” “입 벌려.” “왜?” “왜긴. 혀 넣을 거야.” 역시 이건, 적당히가 안 돼. #하자, 결혼 #왜 키스부터 해? #결혼은 원래 이런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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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타 봐요

윤소는 차가 고장나 무작정 목적지로 가는 남자를 붙잡아 얻어 타게 되고. 이런 위험한 짓은 하지 말라며 충고를 하면서도 자신의 회사 자동차를 영업하는데……. 한태주 – 우성 유나이티드 수비형 미드필더. 실력 때문인지, 얼굴 때문인지 많은 루머를 몰고 다니는 선수. 노력하는만큼 실력이 늘지 않아 스스로를 의심 중이다. 강윤소 – 사람들에게 기대가 없는 사람. 가정환경이 그래서인지 사람에게 딱히 기대가 없다. 주변이 시끄러워지는 건 싫은데 스캔들 메이커와 정말 우연히 만나게 됐다. 태주가 고개를 올리자 그 자리에 붉은 생채기가 남았다. “할 때마다 남기고 싶은데.” “하, 할 때마다?” “다 붉게 물들었으면 좋겠어요.” 반쯤 풀린 눈으로 고개를 든 태주가 멍하니 윤소를 보았다. 윤소는 그에게 닿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궁금하면, 올라타 봐요.” “네?” 놀라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태주가 씩 웃고 있었다. “이제 진짜 섰는지, 아닌지. 확인해 보면 되겠네.” [미리보기] 허벅지에 닿진 않았지만 묘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손을 놓으면 될 텐데 이상하게 본드라도 붙여 놓은 것처럼 그게 되지 않는다. 그런데 손이 움직인다. 그녀의 의지가 아니었다. 결국 태주의 손목을 놓치고 말았다. 윤소의 손이 의지를 잃은 것처럼 허벅지 위로 툭 떨어졌다. 방금 마셨던 와인의 향이 다시 코를 스쳤다. 태주의 손가락이 그녀의 입술을 살짝 벌렸다. 혀를 저도 모르게 입 안으로 당겨 숨겼다. 침을 삼키고 싶은데 태주의 손가락이 잇새를 벌리고 들어와 그것도 힘들었다. 그때 입가로 와인이 주르륵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태주의 눈동자가 그녀의 입가로 향했다. 투둑, 떨어진 와인은 그녀의 흰 셔츠를 금세 적셨다. 그때 가까이 다가온 태주의 얼굴을 보며 반사적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입을 맞추려는 건 아니었는데.”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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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법 (외전포함)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천천히 눈을 떴을 때, 혜영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허전한 느낌에 슬쩍 하얀 시트를 들어 그 안을 보니, 맙.소.사.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고 있었다. 담당교수이자 사이가 좋지 않던 옆집 오빠 한영진과 이런 사태를 벌이다니! 조용히, 정말 조용히 도망을 가려고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녀의 왼쪽 팔목을 턱하고 잡은 건 아직도 눈을 감고 있는 영진이었다. 그리고 이내 들려오는 나지막한 목소리. “하혜영, 책임져.” 뭘? 대체 뭘 책임지라는 건가? 세상에 잠 한 번 잤다고 책임지라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요즘 같은 세상에? “나 총각이야.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총각이었지. 그러니 하혜영이 날 책임져야겠어.” 악몽이다. 이건 지독한 악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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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유 (Only You)

〈강추!〉민선우. 21살의 여대생. 그녀는 결코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10살 때 옆집 남자, 김재희를 만난 뒤로 그녀의 세상 모든 것이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제 아저씨 나한테 장가와도 돼. 그게 무슨 말이야? 오늘 너 왜 이러...... 나 지금 프러포즈 하는 거야. 김재희. 31살의 평범한 7급 공무원. 재희는 전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월요일 날 있었던 그 황당한 키스 사건과 프러포즈 때문이었다. 전혀 예상도 못한 상대에게 키스를 받는 것도 정신없는 일인데 난데없이 결혼하자니. 거기다 상대는 다름 아닌 10년이 넘도록 자신의 모든 치부를 보여왔던 옆집 꼬맹이였다. 그것도 자신보다 무려 10살이나 어린. 최정화(령후)의 로맨스 장편 소설 『온리 유 (Only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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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댕 (Love Thang)

〈강추!〉“커피 제조하는 거 나 좀 가르쳐 줄 수 있어요? 수강료는 꼬박꼬박 낼게요.”“이태림, 너 진짜 미쳤어? 여기 부산이야. 부산까지 와서 배우겠다고? 너 돌았어? 제정신이야?” “하하하. 어쩌죠? 여기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라서 바빠요. 가르쳐 줄 수 있는 시간은 더더욱 없고. 정 배우고 싶으시다면 제가 본사에 따로 연락은 해드릴 수 있는데.” “한 달에 얼마나 받아요? 이거 체인점인가? 내가 차릴 테니까 와서 일 좀 해요. 수익 배분은 5:5로 하죠. 어때요?” 사실 어쩌면 이 기회는 무척이나 좋은 기회였다. 우선 배우 이태림이 [커피 요람] 하나를 차렸다고 하면 홍보 효과도 상당할 테고, 순풍을 탄 듯 사업이 더욱 활성화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준에게 졌던 빚도 갚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거기다 수익 배분이 반반이라니... “팔 좀 내봐요. 네임 펜 없나?” 시온은 네임 펜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다짜고짜 태림이 그녀의 팔을 잡아 유니폼 위에 사인을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일주일 뒤에 올게요. 여기 정리하고 있어요. 그동안 난 본사 사장을 만나볼 테니까.” 그렇게 얼렁뚱땅 계약이 성립되었다. 최정화(령후)의 로맨스 장편 소설 『러브댕 (Love T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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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모릅니다

〈강추!〉“우리 결혼하자!” 정원은 앞에 앉아 있는 주훈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29년 동안 한 많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농담은 처음이었다. “네가 하고 싶은 건 다 못하고 살잖아. 그걸 내가 이루게 해줄 수 있단 말이야. 돈이라면 걱정 없으니까.” “네가 원하는 건?” “남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말자는 거야. 서로 각자 연애 따로. 허나, 집안일은 같이. 그냥 한 집에서 지내는 것뿐이야.” 주훈이 내민 조건은 정말 달콤할 정도로 황홀했다. “야. 너한테 시집가면 가정부 쓰는 거냐?” “당연하지.” “나도 골드카드 하나 나오는 거냐?” “약혼하자마자 만들어 줄게.” “결혼반지는 당연히 다이아겠지?” “세트로 맞춰줄게.” “차도 한 대 뽑아 줄 거야?” “나가서 계약하자.” 결국 그녀는 그의 감언이설에 넘어갔다. 정원이 순진무구한 얼굴로 환히 웃었다. “좋아. 이 한 몸. 강주훈의 영원한 카사노바 인생을 위해 희생한다.” 최정화(령후)의 로맨스 장편소설 『그대는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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