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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강곰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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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등바등 살아 봤자 형편이 나아질 구석 하나 보이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실직, 도망간 아버지의 빚, 동생의 등록금, 어머니의 수술비. 이채는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했다. 비록 그곳이 깡패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더라도. 비록 그가 제게 원하는 다른 것이 있다 하더라도. “씹은 좋아하나?” “네?” 남자는 아주 고상하고 침착한 말투로 다시 물었다. “떡치는 거 좋아하냐고.” 남자는 좋은 것만 타고, 좋은 것만 차고, 좋은 것만 입으면서 말본새는 폐급에 가까웠다. 그렇게 근사한 겉모습을 하고선 왜 자신의 본성을 숨기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태오에 대한 느낌을 정의했다. 고상하게 천박한 인간. “돈 필요해서 일하는 거 아니야?” “……” “돈이 없는데 동생 공부가 무슨 소용이고 어머니 병 수발을 어떻게 하나.” 그런 인간 밑에서 일하게 된다. 고작 돈 때문에. 못 배우고 무식한 인간 밑에서 기어야 한다니. 그녀의 갈등을 그는 간단히 매듭지었다. “빨아도 마른걸레 자지 빠는 것보단 낫잖아?”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1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44.39%

👥

평균 이용자 수 107

📝

전체 플랫폼 평점

7.6

📊 플랫폼 별 순위

2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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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nail

스파이야 사이코야

이가 갈리는 원수 같은 선후임 사이인 두 사람. 3년차 견원지간 특수 요원 콤비 헤일러와 팅커벨. 본부의 ‘개미놈’ 헤일러를 몇 년간 고스란히 버텼다. 그러나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은 다 옛말. 화살같이 쏟아지는 온갖 구박에 그녀가 드디어 터져버렸다! “뭘 봐!” “네 상판이요!” “팅커벨 요원.” “왜요.” “돌았나?” 그 와중에 의뭉스러운 구석이 한두 개가 아닌 새로운 임무는 예상치 못하게 엎어지고 연이은 위기에 이제는 뛰고 구를 일만 남았는데. 몸도 마음도 치열한 액션 로맨스! 스파이야 사이코야 ※본 작품은 시리즈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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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 투 서바이브(Loving to Survive)

성원 그룹 회장의 수행기사로 몸을 바쳤던 아버지와 그의 딸 안지오. 그러나 아버지는 갑작스러운 퇴직 이후 비관적인 태도로 세상을 등지고 지오를 떠난다. 지오는 그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유와 내막을 묻고 싶어도 방법이 없던 날들이 이어진다. 삶과 죽음, 시체와 육신 그 사이에 걸쳐 살아가던 안지오. 숨만 겨우 붙어 있는 몸뚱이를 찾아온 회장의 아들 차지열. “너는 죽은 거냐 산 거냐.” 그는 지오가 제 옆에서 숨쉬길 바라는 유일한 이였다. * * * “그런 거 아니라고 했어. 나 너 없으면 회사 못 다녀.” “그냥, 저보다 더 잘 맞는 비서 구하시면…….” “나 너 아니면 안 돼.” “왜요?” “뭐?” “왜 제가 아니면 안 되는데요?” “몰라. 그냥 내 몸이 그래.” “그게 무슨…….”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냥 너만 보면 내 몸이 이렇다고.” 지열은 생각했다. 그렇게 살 거면 차라리 자신의 옆에 있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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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며

신이 있다면 내게 이럴 수 없을 것이다. 신이 있다면 날 이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지만 더 이상 지옥은 아니겠지. “너도 우리 애비랑 그렇고 그런 사이야?” “아니요. 그런 거 아니에요.” “그래? 그럼 내가 너 따먹어도 상관없겠네. 하긴 그런 사이라고 해도 상관은 없지.” 긴 시간을 견뎌 온 나에게 서해성, 그 새끼가 다가왔다. 그런데 죽여주는 허물 속에는 똬리를 튼 뱀이 있었다. “다 좆같이 시시하고 재미없어. 사는 게 너무 쉽잖아.”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거예요?” “문제의 시초는 네가 말을 안 들어서야. 결국 내가 행동하게 만들잖아.” 그의 눈에 불길이 일고 있었다. 절제라는 회로가 고장 난 사람처럼. 아니면 아예 그럴 의지도 없는 사람처럼. “그러니까 쉽게 가자고. 더 밉보이지 말고.” 지금껏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노골적인 얼굴이었다. 눈가에는 욕정이 감돌았다. 마치 맹독을 품고 언제든지 나를 휘감을 뱀 같았다. “난 네 신이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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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어 훔친

국가도 버린 최악의 구역, 로시티에서 좀도둑으로 살아 가는 태리. 그녀는 동네의 유일한 ‘깨끗한 여자’이자 ‘더러운 쥐새끼’였다. 어느날 로시티의 막강한 절대 권력자 매도우가 그녀를 탐내게 되고. 동시에 매도우를 전복시킬 의문의 세력이 침투하며 내전이 시작되는데. 내전의 중심에서 목줄이 매인 태리는 발버둥치지만. 도망치면 도망칠수록, 헤일러의 가장 깊숙한 품으로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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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의 혀처럼

“내가 제일 좆병신이지.” “왜, 또. 뭐가.” “좋다는 년들 다 물리치고 너같이 재수없고 덤덤한 년이나 보러 오고.” 이 작은 마을에 유일한 룰이 하나 있다면, 마을의 온갖 땅과 돈을 쥐고 있는 서 사장네 앞에서 바짝 굽혀야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권력을 등에 업고 마을을 휘젓고 다니는 서정주는, 미워만 하기에는 지나치게 잘났다. “도망치면 안 돼.” “…….” “가지 마. 나 두고 가지 마.” 서정주는 은재 앞에서만 자꾸 매달리고, 부탁하고, 처연해진다. 은재만 아는 다정함, 은재만 아는 따뜻함, 그 감정이 쌓일수록 은재의 발걸음이 자꾸 서정주에게로 향하게 된다. *** 신음이 무색할 정도로 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몸이 흔들리며 눈앞이 번쩍이는 감각이 쏟아졌다. 나는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한 채 느끼고 있었다. 말도 안 된다. 이런 느낌이 있다는 게 말도 안 된다고. “만져 봐.” 그가 내 손을 가지고 끌고 가 더듬게 시켰다. 나는 칭얼거리며 손을 빼려고 했으나 서정주는 크게 웃으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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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대리

엉망진창 근태와 일은 하는 둥 마는 둥. 신입사원도 안 하는 실수과 사고는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 볼썽사나운 차림새와 구부정한 자세, 얼빵한 태도. 사내 꼴통, 그저 대리가 된 게 기적인 ‘기저귀 대리’ 신 대리. 거슬려 죽겠고 방해만 되는 이 비호감과 술김에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이 남자 회사 밖에서 보니 내가 알던 신 대리가 아니다. 저, 저기요, 제가 알고 있던 그 남자 맞나요? “되게 잘생겼네….” 술이 덜 깨서 그런가. 이상하다. 사무실에선 되게 못나고 그랬는데. “이리 와 봐.” 옷 벗고, 안경 벗고, 모조리 벗은게 더 나은데. 왜 그렇게 다니는 거지? 이 본판을 왜 그렇게 쓰는 거야? “아 안, 되는데.” “된다고요?” 회사 안에선 컴퓨터 천재 거지꼴로 일 시키기도 무서운 기피 대상이지만. 회사 밖에선 자체발광 미친 미모의 능구렁이로 변하는 남자. 지킬 앤 하이드도 아니고, 사람이 앞뒤가 이렇게 달라도 되나요? 꽃 같은 외모에 멍뭉미까지 장착한 신 대리의 무작정 당기기와 30년 외길 인생, 대쪽 같은 정 대리의 무작정 밀어내기. 과연 정 대리는 신 대리의 고백을 방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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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투(Perfect Two)

‘난 다음 시즌이지만 넌 오늘이야! 백날 천 날 일 등만 할 줄 알아? 어?’ F1계의 천재 드라이버. ‘승리의 여신 니케’의 아들이라고 불리던 유이안은 유나가 홧김에 던진 말처럼 한순간의 사고로 무너져 버리고 만다. 3년 후.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사고 트라우마와 뭘 해도 불길한 정비사 김유나라는 징크스에 정면 돌파를 결심한다. “키스하자.” “뭐라고?” “시팔, 들었잖아! 네 껍데기 더럽게 섹시하니까 한 번 하자고!” 발리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술에 취해 하룻밤을 보내고 헤어지지만 얼마 뒤 한국 신생 블루골드 팀에서 재회하게 되는데. “설마 또 하고 싶다고 어필하는 거야?” “……뭐?” “물론 그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야. 그래도 다신 그런 짓 하지 말아 줬으면 해.” “야, 걱정 마. 유이안! 줘도 안 먹어!” 과연 F1의 간판스타였던 이안은 ‘불행의 여신’ 유나를 넘어 다시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까? *** “저기, 밑에…….” “왜? 만져 봐.” 샤워기 헤드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그 소리가 그녀를 재촉하는 초침처럼 느껴졌다. “괜찮아. 흔들어.” 유나가 이안의 말에 용기를 얻어 잔뜩 성난 그의 페니스를 쥐었다. 살갗으로 느꼈던 단단함은 여전했다. 유나가 손을 떼려 하자 그가 자신의 손 위로 겹쳐 잡으며 대신 움직였다. 커다랗고 단단한 손, 기다랗지만 마디가 단단한 손가락, 손등 위로 선명한 핏줄까지 모두 완벽했다. 이안이 유나의 얼굴을 보며 조금 인상 쓰자 그녀가 놀라 물었다. “아파?” 그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꼴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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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와 구원

“나랑 같이 가고 싶어? 내가 어떤 새끼라도 상관없어?” 내가 쾌감의 여운에 헐떡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말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른 채. 시궁창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릴 계기인 줄도 모르고. “나 잡아. 꽉 잡아.” 무주영 대한민국 최고 시청률 시사 프로그램 메인 프로듀서. 방송 하나로 대법원장을 끌어내릴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 남자.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도피생활도 주저하지 않을 만큼 단단한 신념을 가진 일 중독자다. 언론 탄압으로 프로그램이 잠시 휴방되고 파업 종료 후 다시 방영될 방송을 준비하기 위해 너남에 내려간다. 그곳에서 정희를 만난다. 정희 작은 촌동네 너남에 팔리듯 입양되어 왔다. 어릴 적부터 갖은 학대를 당해 왔고, 18살 때부터 나이를 속여 가며 다방 레지를 해 왔다. 성인이 되어서도 너남에서 나가지 못하던 여자. ‘외지인’과 ‘배운 사람’에 대한 막연한 호감과 호기심을 가지고 일평생 살았다. 희망은 잊었고, 구원을 바라지 않으며 살았던 여자.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남자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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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명령

부친과 조부의 사업 실패로 곤두박질쳐 버린 인생, 거대한 빚과 아픈 엄마, 할 줄 아는 건 악기 조금 다루는 것. 그게 나재이의 전부였다. 맨손으로 시작해 승승장구하는 스타트업의 실질적 대표, 수십억 원의 자택과 건물들, 수퍼카. 그게 성기주의 일부였다. 공주가 거지가 되고, 거지가 왕이 되었다. 도저히 끊어지지 않는 지독한 인연, 업보의 늪에서 둘은 서로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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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 투 서바이브(Loving to Survive)

성원 그룹 회장의 수행기사로 몸을 바쳤던 아버지와 그의 딸 안지오. 그러나 아버지는 갑작스러운 퇴직 이후 비관적인 태도로 세상을 등지고 지오를 떠난다. 지오는 그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유와 내막을 묻고 싶어도 방법이 없던 날들이 이어진다. 삶과 죽음, 시체와 육신 그 사이에 걸쳐 살아가던 안지오. 숨만 겨우 붙어 있는 몸뚱이를 찾아온 회장의 아들 차지열. “너는 죽은 거냐 산 거냐.” 그는 지오가 제 옆에서 숨쉬길 바라는 유일한 이였다. “야…… 단추 있는 거 많은 거 개 같다고 했어, 안 했어.” “있는 걸 다 빨아서요.” “사서 청구하던가. 안엔 뭐 입었어.” “묻지 말고 직접 보세요.” “씨, 발. 맞아. 그러면 되지.” 지열은 생각했다. 그렇게 살 거면 차라리 자신의 밑에서 헐떡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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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

#현대물 #계약 #전문직물 #화가 #모델 #오해/착각 #잔잔물 #성장물 #무심공 #천재공 #미인공 #순진수 #소심수 #헌신수 #상처수 '나'는 원래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에다, 군대에서의 가혹 행위가 얽혀지면서 심한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있는 어둠 속 삶을 산다. 제대 후 알바 자리를 찾던 '나'는 친구의 소개로 유명한 화가인 이미주의 모델 겸 집안 잡일을 시작한다. 사진보다 더 사실적이면서도, 온갖 감정을 녹여내는 풍경화로 유명한 이미주. 그는 세련되고 말끔한 미모를 가진 화가이지만, 평상시에는 라면만 끓여 먹으면서 거적때기 같은 것만 걸치고 사는 은둔 생활자이다. 인물화라고는 발표한 적이 없는 이미주가 '나'를 모델로 선택한 것도 이상하지만, 1년 간 일하는 내내 이미주는 '나'를 두고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그저 스케치북을 들고 크로키 정도만 끄적일 뿐이다. 그래도 높은 급여와 편한 일에 '나'는 아무 불평 없이 정기적으로 이미주 앞에 마주 앉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복학을 위해서 일을 그만두겠다는 '나'에게 이미주가 던진 말은 '돌아오게 될 거야. ' 인간들 사이가 제일 어색한 소심한 모델과 압도적 카리스마를 가졌지만 은둔 생활을 하는 화가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세밀하면서도 잘 읽히는 필체로 그려진 단편. 푸치니의 아리아 Nessun Dorma를 틀어 놓고 읽는다면, 소설 마지막 문장의 울림이 더욱 커질 듯.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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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과 황금

전쟁과 내란의 반복으로 혼란스러운 시절, 부모로부터 일찍이 버림받은 니케는 독재자 루크에게 바쳐질 날을 두려워하며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독재자가 가장 아끼는 장남의 살해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이후 후계 구도에 큰 변화가 생긴다. 차기 시장으로 나타난 인물은 다름 아닌 루크의 사생아, 나한. 그러나 니케는 천사같이 아름다운 그의 비밀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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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의 연애

위험한 일만큼, 위험한 연애가 시작된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연애까지 목숨 걸고 해야 하나요? 한국의 종갓집 손녀로 태어나 어쩌다 돈 세탁업자가 된 어설픈 빌런. 로맨스 보다 돈에 더 심장이 떨리던 여자. 쉽게 버는 돈을 사랑하고, 편하게 사는 게 최고의 인생이라 생각하는 여자. 치열함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위험한 남자들을 만나고, 그들과 얽히게 되는데! 그 중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웬수는 덤이요. 연애와 로맨스 사이 위험한 줄다리기 중 살아남기 위한 배신과 속임수까지. 인생에 뭐 하나 쉬운 게 없네. 달라도 한참 다른 악당들의 일과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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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사이에 아귀가 있다

*작품 내 호불호가 나뉘는 키워드(미성년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하루아침에 오빠가 생겼다. 주제를 모르는 아귀 새끼 같은.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채 들러붙은 거머리 같은 자식. “우리 집엔 왜 왔냐고 거지새끼야. 무슨 콩고물을 얻어먹으려고!” “너랑 가족이 되려고.” 그때부터였다. 평화로웠던 내 인생이 시궁창으로 처박히기 시작한 건. 무남독녀 외동딸인 나 대신 부모님의 관심을 독차지한 놈.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나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새끼. 그러다 문득 더 무서운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언젠가부터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건 서기하밖에 없다는 걸. 하지만 그의 모순적 실체를 알고 있는 건 나뿐이었다. “내가 네 오빠가 아니면 누군데.” “미친 소리 하지 마! 네가 왜 내 오빠야.” “서재이. 상대를 봐 가면서 까불어.” 이대로 당하고만 있기 싫었다. 순간적으로 그의 옷가지를 틀어잡고, 무작정 입술을 박았다. 당황한 서기하는 나를 거칠게 밀쳤지만, 부드러운 입술은 선명하게 느껴졌다. “누가 오빠야. 남매끼리 키스도 해?” 짜릿하다는 말 정도로는 설명하지 못한다. 드디어 그에게 한 방 먹였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재이야. 왜 나를 나쁘게 만들어. 내가 이렇게까지 말할 정도로 멍청한 년 아니잖아. 내 동생, 착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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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지경

※작품 내 SM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상사로서도 인간적으로도 비호감을 벗어나지 못하는 김주원 과장. 두꺼운 돋보기안경과 매사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애매한 태도, 조직 생활에 어울리기엔 지독한 외골수 성향까지. 사내 평판의 불모지 같은 남자. 물론 윤도희 역시 똑같이 생각했다. 그의 숨겨진 진짜 모습을 보기 전에는 말이다. “재미있는 거 해볼까?” 회의실 안, 안경을 벗어 던진 그가 그녀의 허벅다리를 벌리고 속옷을 벗겨냈다. “벌려봐. 구멍 잘 보이게.” 양보 없이 고압적인 말투. “한번 볼까? 응?” 애액으로 젖은 음부를 느긋하게 헤집는 그의 손길. “남자를 가리긴 하는지 뭘 넣어도 좋아 죽는지 한번 시험해봐야겠어.” 얼음장 같은 예쁘장한 얼굴로 속삭이는 그에게서 거대한 위압감을 느꼈다. 도희는 벼락같은 자극에 몸서리치며 생각했다. 뭔가 잘못되었다. 이런 건 내 취향이 아니었다고. 분명 그랬지만,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들게 된다. 대체…… 이 새끼 정체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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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하소서

“은진아. 너 진짜 문제 있는 거 알지?” “뭐?” “다음에는 너랑 맞는 남자 만나.” 은진은 불감증을 앓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성욕구장애. 이 남자는 바람을 피우는 자신의 행동을 그녀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그렇게 그 자식에게 헤어짐을 고했다. 그런데 어느 날, 생판 모르는 남자가 다가왔다. 그것도 아주 잘생긴. “내가 좀. 이상한가 봐.” “어떤 게?” “내가 잘……못 느껴. 왜 불감증이라고 하는 거 있잖아.” 희성은 턱을 괴고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별다른 대꾸 없이 정적만 흐르자 은진이 쭈뼛거리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희성이 입을 달싹였다. “은진아.” 건조한 목소리는 끝이 허스키했다. 그녀는 그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긴장되었다. 그에게는 윽박지름과 으름장 없이도 사람을 압도시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응?” “나한테 키스해 봐.” *** “좋다고 엉덩이나 흔들고. 불감증 아닌 거 같은데.” 희성의 손은 이미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본인의 음부에서 애액이 이만큼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항상 러브젤을 이용해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곤욕스러운 시간들이 아득한 과거처럼 느껴졌다. “내가 뭐라고 했어. 나랑 하면 괜찮아.” “아, 아응!” 그녀가 딴생각을 하고 있는 걸 눈치채기라도 한 듯 그가 손가락 개수를 늘려 가며 점점 속도를 붙였다. 은진이 고개를 젖히고 헐떡였다. 한번 음부로 느끼게 된 쾌감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다. 사람을 끝없이 욕심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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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꽃은 다시 핀다

돈줄이 마르는 것도 두렵지 않은 재벌가의 놈팡이로 살아왔다. 부모의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힐난도 어쩐지 싫지 않을 정도로 막돼먹은 인간, 성지원. 그런 그의 부인이자,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맡겼던 여자가 이제 떠나겠다고 한다. “…언젠간 제가 같이 일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아니면 누구 밑에서 일할 건데. 어떤 새끼의 부인으로 살 건데!” “죄송합니다.” “웃기지 마.” “상무님.”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이건 명령이야. 날 사랑하도록 해.” * * * “얼마 필요해? 고급 인력이고 상황이 어지러우니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어.” “괜찮습니다, 상무님. 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결할 건데. 한두 푼 아닌데 대출받아 이자 내 가며 갚으려고? 아님 창창한 미래 걷어차고 퇴직금 받고 경단녀 될 거야?” “…….” “이직하면 되겠지, 그런 단순한 생각을 한 거라면 실망이야. 내 성질머리 좆같은 거 네가 가장 잘 아니까.” 정확히 어젯밤, 뜬눈으로 퇴직금을 계산해 보았던 은재가 뜨끔 놀랐다. 도지원의 성질머리가 더럽다 못해 잔인한 건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건 일종의 으름장이었다. 저렇게까지 말했다면 이직도 녹록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원에게 막무가내로 돈을 받을 수는 없었다. 그건 은재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정 내키지 않으면 나랑 거래 하나 하지. 나는 네가 필요하고, 너는 돈이 필요하잖아.” “무슨 말씀이신지…….” “결혼하자. 돈 필요하지? 그딴 거 내가 줄게.” 은재는 대답 대신 눈을 내리깔았다. 해쓱한 얼굴에 촘촘한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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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정의 사계절

나이는 서른. 마음의 고향은 사이버 세상. 일평생의 사랑은 원로 아이돌 카일뿐인 홍도희 앞에 원수 같던 고교 동창, 성수하가 회사의 막내로 들어온다. “성수하 씨. 이게 뭐예요?” “뭐가요?” “아니, 바탕화면에…… 그거 뭐냐구요……!” “카일 빨통이요.” “…….” “좋아하실 거 같아서.” 아니나 다를까 사사건건 자신을 곤란하게 만드는 일만 벌이는 수하에게 참다못한 도희는 회사 선배이자 사수로서 따로 자리를 마련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고자 하는데……. “아응, 아, 아, 잠, 잠시만, 아!” “못 멈추겠잖아. 좋으면서 울어. 계집애들은 다 그래.” 이야기는커녕 도희는 어느샌가 그의 아래 깔려 울고 있었다. 꼼짝없이 그에게 약점을 잡혔다고 생각한 순간. “사귀어.” “뭐?” “사귀자고. 분해서 못 견디겠으니까.” 수하의 미친 소리에 도희는 그만 정신이 아득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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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주의

정지호 약사 집안의 3대 독자. 약대 수석. 이연주의 동네 남사친. 누가 보면 공부와는 담 쌓을 것 같은 껄렁하고 날티나는 얼굴에 까칠한 말투로 누가봐도 쉽지 않은 첫인상. 가지가지 한다고 세상에서 제일 쉬운 건 공부라는 재수 없는 놈. 어릴 적부터 꾸준히 해 온 운동과 우월한 유전자 덕에 184cm 75kg의 퍼펙트 바디의 소유자. 모자란 게 없어서 진짜 재수 없는 놈. 길고 시원하게 찢어진 눈이 트레이드 마크다. 생긴 것만큼이나 한 성격 하는 게 유일한 흠이지만 이연주에게만은 예외다. 이연주 남들보다 좀 작은 키에, 남들보다는 조금 통통한 체형. 적당히 아싸 기질이 있으며 특별한 꿈도 없고, 특출난 재주도 없다. 한 다혈질 하고 속으로 욕도 잘하지만 차마 겉으로는 표출하지 못하는 겁이 많고 소심한 성격. 누가 봐도 평범한 이연주의 인생 중 남다른 게 있었다면 소설 속에나 나올 법한 남사친의 존재. 어디 내놔도 십점 만점에 십점이 외쳐지는 그 애와 친구인게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동시에 그 남사친에게 본인은 둘도 없는 사람인 걸 모를 때가 많다. 내가 전지현 송혜교는 안되도 더 나은 이연주는 될 수 있다는 긍적적인 세뇌를 하며 사는 평범한 사람이다. 줄거리 너희 도대체 무슨 사이야? 어릴 적부터 숱하게 들었던 말. 유치원 동기부터, 고등학교 동기까지, 동네 친구에서 애인까지, 뽀뽀에서 섹스까지. 친구보다는 가깝고 형제보다는 멀었는데, 이제 무슨 사이인지 모르겠다. 그저 재수없는 새끼인 줄 알았는데. 길에서 마주치면 눈이 가고, 고개가 돌아가고, 잠시 발길을 잡힐 만한 남자가 되었다. 갖은 갈등과 위기를 극복하며 함께 나이드는 처지. 피 튀기게 싸우고, 맹렬하게 사랑했다.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사이. 대체될 수 없는 원앤온리. 지겹지 않냐고 묻는다면, 전혀요? 아직 안 해 본 섹스가 많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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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사이즈

“야, 이삭아, 한번 하자.” 세상에 이런 물건이 다 있나. 눈이 번쩍 뜨이는 페니스의 주인은 어릴 적 첫사랑 김이삭이었다. 그의 물건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 이후로 윤조는 잠도 오지 않고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인데. “……넌 나랑 자려고 만나?” 풋내기 연애 중에 처연한 눈빛으로 묻던 이삭의 모습이 떠오르자, 그때 더 밀어붙여서 침대로 갔어야 했다는 아쉬움만 남는다. “너 한 번만 더 그러면 그냥 버리고 갈 줄 알아.” “나 6년이나 못 했어. 한 번만 뜨자. 싫으면 한 번만 넣어 보자…….” 결국 호텔 로비에서 자자고 매달리는 윤조에게 이삭은 질색팔색하지만, 아련하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윤조의 목소리에 끝내……. *** 이삭이 점점 그녀의 엉덩이를 붙잡고 천천히 내렸다. 윤조는 시시각각 달라지는 느낌에 음부를 움찔거리며 감각에 집중했다. 벌려진 입이 차마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 아, 아……!” 얼마나 들어간 건지 모르겠다. 깊숙한 곳에 닿자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설마 너무 커서 다 안 들어가는 거야? 윤조가 새삼 놀랐지만 그는 그럴 여유도 주지 않았다. 그녀의 엉덩이를 터트릴 듯 쥐로 천천히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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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야 사이코야 외전

이가 갈리는 원수 같은 선후임 사이인 두 사람. 3년차 견원지간 특수 요원 콤비 헤일러와 팅커벨. 본부의 ‘개미놈’ 헤일러를 몇 년간 고스란히 버텼다. 그러나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은 다 옛말. 화살같이 쏟아지는 온갖 구박에 그녀가 드디어 터져버렸다! “뭘 봐!” “네 상판이요!” “팅커벨 요원.” “왜요.” “돌았나?” 그 와중에 의뭉스러운 구석이 한두 개가 아닌 새로운 임무는 예상치 못하게 엎어지고 연이은 위기에 이제는 뛰고 구를 일만 남았는데. 몸도 마음도 치열한 액션 로맨스! <스파이야 사이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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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야 사이코야

이가 갈리는 원수 같은 선후임 사이인 두 사람. 3년차 견원지간 특수 요원 콤비 헤일러와 팅커벨. 본부의 ‘개미놈’ 헤일러를 몇 년간 고스란히 버텼다. 그러나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은 다 옛말. 화살같이 쏟아지는 온갖 구박에 그녀가 드디어 터져버렸다! “뭘 봐!” “네 상판이요!” “팅커벨 요원.” “왜요.” “돌았나?” 그 와중에 의뭉스러운 구석이 한두 개가 아닌 새로운 임무는 예상치 못하게 엎어지고 연이은 위기에 이제는 뛰고 구를 일만 남았는데. 몸도 마음도 치열한 액션 로맨스! 스파이야 사이코야 ※본 작품은 시리즈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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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 조련 일지

강곰곰 장편 로맨스 소설 #현대물 #사제지간 #대형견남 #연하남 #로맨틱코미디 #난선생이고넌학생이야 없는 집에 빚이 생긴 건 한순간이었다. 가진 거라곤 줄도 빽도 없이 성실함과 남들보다 똑똑한 머리뿐. 애인에게는 차이고, 집안에는 우환이 생겼다. 내 나이, 스물일곱. 결국 취업 전선 대신 부잣집으로 내몰리고 말았다. 문제아이자 애물단지 막내아들을 개과천선 시켜야 한다나 어쩐다나. 그런데 이놈, 보통이 아니다. “뭐하는 거예요.” 정색하고 쏘아붙였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얼굴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원래 이렇게 제멋대로 하고, 엉망이에요? 완전 놈팡이같이.” 내 비난 세례에 그가 인상을 조금 찌푸렸다. 하지만 기분이 상해서 그랬다기보다 ‘이게 나한테 까부네?’ 하는 심경의 단순한 표정 변화였다. 심지어 내 말과 행동에도 타격을 입은 기색이 없다.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약 올라 죽을 거 같았다. 밖에서 만난 사람이라면 물고도 남는데. “진짜 내 멋대로 하는 게 뭔지 보고 싶어?” 아니요. 큰일났다. 어쩌다 보니 맹수를 길들이게 생겼다. * * * 정달래 27세 가세가 기울어진 집안의 막둥이. 지독한 노력파. 하지만 인생이 투자한 만큼 나오진 않기에, 인생의 쓴맛 단맛을 보며 사는 이 시대 평범한 청춘. 안 되면 될 때까지 덤비는 그녀에게도 안 되는 게 딱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연애다. 우원 21세 미래 계획도 실천도 없는 인생. 집안의 골칫덩어리. 자극적이고, 즉흥적인 걸 좋아한다. 깊이 생각하는 건 딱 질색. 살면서 결핍을 느낀 적도 없고, 느껴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 젊음을 마음껏 누리고 사는 놈. 두문불출해도 가족들이 찾지 않을 만큼 내놓은 자식. 남을 골탕 먹이는 건 그의 소소한 취미. 겉으로 봐도 속으로 봐도 한결같은 문제아에게 적수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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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사정

생애 모든 순간이 치열했던 나쁜 놈 래생. 그냥 나쁜 놈도 아닌 밑도 끝도 없이 나쁜 놈. 그럼에도 생색은 지겹고 자기연민은 역겨워하는 칼날 같은 남자. 손에 쥘 수도 없고, 쉽게 다룰 수도 없는 존재다. 그와 반대로 스물여덟에 부모를 잃은 백수 임서진의 정체성은 사회의 부유물.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등에 짊어진 서진은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스스로를 괴롭히며 보낸다. 이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꿈도, 희망도, 의욕도 없다. 그러던 중 서진은 여행을 간 곳에서 뜻밖의 사건과 맞닥뜨리게 되고 1,000억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숫자의 돈을 손아귀에 쥘 기회를 얻는다. “1,000억이라는 큰돈이 있으면 진짜 사는 재미를 찾을지도 모른다. 이 끔찍한 자기혐오와 트라우마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빛바랜 그녀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쯤 문제의 1,000억 주인, 래생이 서진을 쫓게 되는데. “찾아봐. 이년 뒤가 구리다.” 접점이라고는 없이 각자의 인생을 살던 두 남녀가 얽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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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에 핀 꽃

버려진 아이가 자라 저승사자가 되었다. 자신의 키만큼 거대한 악심을 품고. 피도 눈물도 없는 영감이 죽는 순간까지 고이 숨겨 둔 손녀 윤서를 만나고. “아저씨 진짜…… 개 쓰레기예요. 밤길 조심하세요.” “덕담 고맙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야.” 그는 영감의 유산이자 보물인 윤서를 친히 망가트리려 하지만 윤서는 고요했던 재원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아저씨랑 제가 왜 남이에요?” “내가 호랑이 새끼를 거둬 먹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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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포말

작가강곰곰
CPB&M

천재 시인이자 작가, 황해욱이 죽은 지 2년. 사람들은 여전히 그의 글에 울고 웃었다. “때 묻지 않은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그 아래서 10년을 지낸 하나뿐인 제자 서해민. 그리고 연예인만큼 인기를 누리는 스타 작가 정재이. “보고 들은 대로 느끼고. 느낀 대로 사랑하고.” 그에게 영혼까지 사로잡혔던 두 문학도는 질시, 연민, 애증, 원망…… 수없는 감정에 휘말려 황해욱이 만든 바닷속으로 서서히 침잠하고 있었다. “그 사랑에 못 이겨 글을 쓰는 사람이다.” 고작, 노친네 하나를 두고. 사랑하던 스승이 죽은 뒤. 가난하지만 순수하게 문학에 미쳐 있던 문학도, 해민은 지독한 상실감과 우울에 빠진다. 해민은 줄곧 스승에 집에 문하생으로 머무르며 때 묻지 않은 상태로 글만을 바라보는 이였다. 문단에는 이미 해민이 스승의 첩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 그렇다고 재능이 뛰어나 알아주는 문호인 것도 아니었다. 그저 문학을 사랑하기만 했다. 해민은 여태 스승의 지도하에 현실을 외면한 채 글에만 빠져 살 수 있었다. 그런 스승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었다. 애초 10년을 펜을 잡고 있었음에도 제 이름으로 단편집 하나밖에 낸 게 없는 무명 작가였다. 도피하듯 한때 열정 가득한 문학도였던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그는 여전히 가정과 돈에는 관심이 없었다. 아내만이 문학을 잃고 찌들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인기 작가 재이가 말을 걸었다. 스승이 ‘선물’이라고 말했던 상을 감히 ‘전리품’이라 칭하는 그는 젊은 나이에 소설로 등단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예쁘장한 외모 덕에 TV에도 여러 차례 출연하면서 연예인 못지 않은 입지를 다졌다. 그런데 해민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알 수 없는 적의가 가득했고, 그는 해민이 결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건넨다. 스승의 유작을 보여 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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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한 존재

고 사장의 얻어 온 보물, 사모의 아들이자 애인 같은 존재. 어느 날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나타난 그 새끼는 시은을 자꾸만 들쑤신다. “어디까지 주고 왔어.” “아무것도…….” “젖통은? 내가 먼저 쥐었잖아.” 몇 번을 밀어내도 그는 무력한 시은을 곤란케 하고, 위험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 “밟으면 찍소리도 낼 줄 알고.” “야. 고윤주.” 몹시 유독한 그 존재를 떨쳐 내듯 경고해도 소용없다. “더 이상 나 궁금해하지 마.” 그의 안광이 멈추지 않을 듯 번뜩였다. 집요히 좇는 그 시선은 사냥감을 주시하는 포식자의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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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보호자

※본 작품에 등장하는 특정 인물, 기관,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음을 알립니다. “재이는 제가 데리고 있을 겁니다. 그게 재이 팔자입니다.” 일찍이 가족을 잃고 혼자가 된 재이. 그녀는 오랫동안 짝사랑해 왔던 남자, 해준의 손에 맡겨져 그를 부모처럼 의지하고 따르며 또 다른 가족이 되어 자랐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이제 보호자가 필요한 나이는 지나 버렸다. 이제 자신의 남자가 필요하다. 모델 같은 실루엣의 긴 팔다리, 떡 벌어진 어깨, 훌륭한 신체 비율. 그리고 가까이서 보면 더 잘나고 수려한 이목구비와 서늘한 분위기까지. 쉽게 대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위압감과 그에 걸맞은 행동 양식은 어떤 여자도 흔들릴 정도였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둘은 단단한 결속으로 묶여 있었고, 서로의 옆에 다른 사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이때까지는 그랬다. “그 애가 네 혼삿길을 막는다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순 없어.” 참다못한 유 회장은 엄포를 놓았다. 그룹 후계자라는 무거운 짐을 든 해준에게는 많은 책임이 요구되었다. 그 책임이 재이의 안전까지 짓누르는 순간, 해준은 선택해야 했다. “5년 안으로 부회장 자릴 달면?” 상사의 질문에 권 비서는 물끄러미 해준을 바라보다 어렵게 입을 뗐다. “……재이 씨가 안전해지겠죠.”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그의 답은 정해져 있었다. 재이를 지켜야 한다. * * * “……결혼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래.” 여태까지 불확실하게 대답하던 그가 이번에는 확답을 내렸다. 얼음이 된 재이의 심장을 그가 망치로 내리치는 충격이었다. “하지 마세요.” 작은 얼굴에서 결국 눈물이 툭 터졌다. “약속했잖아요. 나랑 약속했었잖아요.” 재이는 자신을 욕심내지 않는 해준을 가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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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면 커지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품어야 하는 그 여자. 고난과, 굴욕, 수치 모두 직접 선사해 주고 싶어 손 안에 두었다. “바지는 발목까지 붙는 거로 입어. 숨이 막힐 정도로 타이트한 거로. 치마 기장은 무릎 밑으로 내려오지만 트임이 깊은 거로. 속옷은 검은색이 제격이지. 항상 위아래 맞춰서 입고 나와. 천박하게 용쓴다고 가터벨트 같은 건 하지 말고.” 굴욕감에 몸을 떠는 주연아에게 남긴 성재원의 한마디. “네가 출근 전에 해야 할 건 단 한 가지. 주제 파악이야.” 그러나 주연아를 보란 듯 망가트리겠다며 이를 갈던 성재원은 정작 그녀가 눈앞에 있으면 정신없이 탐하게 된다. “…몸에 무리했을 때 먹는 보약 같은 거 없나?” 만지면 상할까, 쥐면 터질까……. 잡지도, 놓지도 못하는 머저리가 될 줄이야. 그가 죽어도 놓지 못할 이 불분명한 관계는 그들에게 득이 될까, 독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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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된 신부

모두가 입양될 수 없을 거라 예상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떠나게 된 보육원. 그렇게 도착한 곳은 담장이 마치 성벽처럼 높은, 외관을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거대한 저택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상냥한 어머니는 은재에게 또박또박 말했다. “은재는 커서 주원이 오빠랑 결혼할 거야.” 천진함, 욕심, 억지. 이러한 것들을 모르고 자란 은재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자신이 이 집에 오게 된 이유와 앞으로 해야만 하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 고등학교 3학년. 남들보다 늦게 입학한 탓에 이미 성인인 은재에게 수능은 이 집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한 마지막 관문 중 하나였다. 안 그래도 복잡한데, 결혼 상대인 자신을 두고 보란 듯이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 주원. 은재는 자신을 거들떠보지 않는 그를 어떻게 해서든 흔들고 싶었다. “예뻐 보이고 싶은 거야 아님 옷이 예쁘다고 자랑하려는 거야. 전자라면 그럴 필요 없어.” “왜?” “벌거벗고 있어도 여자로 안 보여.” “안 보이면 왜?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래도 결혼은 할 건데.” “누구 맘대로.” 딱딱하게 굳은 주원의 얼굴, 형형한 눈빛. 은재는 자신이 당했던 굴욕을 고스란히 갚아 줄 작정이었고,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거짓말하지 마.” 은재가 주원의 허벅다리에 손을 올려놓았다. “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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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어 훔친

국가도 버린 최악의 구역, 로시티에서 좀도둑으로 살아 가는 태리. 그녀는 동네의 유일한 ‘깨끗한 여자’이자 ‘더러운 쥐새끼’였다. 어느날 로시티의 막강한 절대 권력자 매도우가 그녀를 탐내게 되고. 동시에 매도우를 전복시킬 의문의 세력이 침투하며 내전이 시작되는데. 내전의 중심에서 목줄이 매인 태리는 발버둥치지만. 도망치면 도망칠수록, 헤일러의 가장 깊숙한 품으로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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