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말이야. 두 종류의 남자가 있어.” 그는 섹시했으나 퇴폐적이며,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였다. 곁을 쉽게 내주지 않아 사람을 안달하게 하는 재주를 가졌음에도 무심한 남자였다. 그런 남자가 정의 내리는 남자란 무엇일까. “첫 번째는 네 몸을 탐하는 새끼.” 일순간, 모두의 시선이 경직된 듯 멈췄다가 이내 여자에게 향했다. 가치를 평가하듯, 스위치가 켜진 수십 개의 눈이 여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었다. 정작, 무리에게 먹잇감을 던져 준 당사자는 눈길 한번 내주지 않았다. “두 번째는 네 마음을 원하는 새끼.” 이번에는 야유가 터졌다. 지원의 시선이 백 이사의 눈으로 향했다. 술잔을 내려다보는 긴 속눈썹이 조명에 의해 그늘졌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사내새끼 데리고 놀 재주 있으면 네 몸만 탐하는 놈을 만나고, 그게 아니라면 네 마음을 원하는 놈을 만나.” 충고를 가장한 독액 같은 말이었다. 다른 이에게 하는 말이었으나 어쩐지 지원은 자신에게 하는 말인 것 같았다. 비수가 되어 날아오는 말이 그의 혀끝을 타고 허공에서 부서졌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하는 순간, 지원은 몸이 굳었다. 정중한 무관심 속에 피어 있는 성욕 짙은 눈동자. 자신을 벗어날 수 없게 옭아맨 바로 그 눈이 그녀를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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