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안셔스 공작가의 후계자를 꼬셔 버렸다. 그가 은근슬쩍 내 손을 잡는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잡힌 손을 비틀어 빼냈다. "친구끼리 이러는 거 아니야." "겨우 손 한번 잡았다고 부끄러워하는 거야, 리엔?" 아무리 생각해도 저 말은 '겨우 손 하나 잡았다'고 얼굴 전체가 벌게진 카르시온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난 리엔과 더한 것도 할 수 있는데." 말은 번지르르했지만, 갈 곳 잃은 푸른 동공은 내 눈 하나 못 맞춰오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수줍은 얼굴로 말해봤자 설득력 없다고. 이 자식아. *** 공작부인이 품속에서 주머니를 하나 꺼냈다. “돈이 필요했던 거니? 그럼 이 돈 받고 카르시온과 헤어지렴. 섭섭지 않게 넣었단다.” 나는 공작부인이 내민 두툼한 주머니를 아무 말 없이 응시했다. 그러고는 깍지 낀 손으로 턱을 괴며 진중한 눈빛을 했다. “사귀는 건 아니고 친구인데. 오늘부터 카르시온과 교우관계를 끊으면 될까요?” 공작부인이 부들부들 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뺨을 때리시려나. 아니면 물을 뿌리시려나. “합격!” “……네?” 내 얼굴이 당혹감으로 인해 서서히 썩어들어갔다. 뭐지. 이런 건 예상에 없던 반응이었는데. #능력 여주 #무심 다정 여주 #여주 한정 댕댕이 남주 #하지만 진도 뺄 땐 직진 하겠지 #는 수줍어서 불가능 #본의 아니게 예비 시부모님에게 점수 따는 여주 #아카데미 일러스트 By 해시(@Haesi29) 타이틀디자인 By 타마(fhxh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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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으로 태어나, 기적적으로 인간화에 성공했다. 문제는 나를 키워 준 마탑주가 수인을 혐오한다는 것. 수인임이 발각될까 두려워 가출했는데……. 어쩌다 보니 자칭 펭귄 애호가에게 내 정체를 들켜버렸다. 웨일가의 범고래 수인, 스우라델. 그가 제 머리카락을 거칠게 쓸어올리며 나를 바라봤다.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른 눈가가 색정적이었다. “하……. 너의 그 광기 어린 눈, 정말 최고야.” 그거 눈이 아니라 그냥 흰색 털인데요. “내가 감히 네 뱃살을 만져봐도 될까?” 되겠냐? 내 소중한 뱃살을 만지고 싶다는 말에 화가 나서 부리로 마구 쪼았더니……. 이상하게도 어딘가 벅찬 표정이 되었다. “세상에. 방금 나한테 뽀뽀한 거야?” ……아무래도 펭귄 애호가가 아니라 미친놈에게 잘못 걸린 것 같다. *** 마탑주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스우라델을 응시했다. “벗어보십시오, 스우라델님.” 명령과도 같은 어조에 스우라델의 눈동자가 옅게 흔들렸다. “……죄송하지만 제 취향은 포악한 암컷 펭귄입니다.” 당신 같은 인간 남성이 아니라요. 그가 작게 덧붙인 말에 마탑주의 눈이 한층 더 험악해진다. “그래서 옷 속에 가출한 펭귄을 고이 품고 계십니까.” 뭣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스우라델에게 숨겨달라고 부탁하는 게 아니었는데. #아델리펭귄 여주 #범고래(?) 남주 #인성파탄조합 #어류 같지만 사실 #조류x포유류 #로코 #눈 덮인 숲속 마을 #꼬마 펭귄 나가신다 #진짜 나감 #가출 펭귄 #깡펭 #여주 처돌이 남주 표지 일러스트 By 무규 타이틀 디자인 By 도씨(@US_DOCCI)
나를 딸처럼 키워 준 아저씨가 살해당했다. 나는 시점을 저장하고 언제든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세이브&로드 능력을 이용해, 시간을 돌리기로 했다. 문제는 4개의 저장 슬롯 중, 아저씨가 살아있는 유일한 시점이 7살 무렵이라는 거다. 별수 있나. 인생 그까짓 거 다시 시작하지 뭐. * * * 엘리시온이 나를 따로 불러내 무언가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인생을 리셋하기 전부터 친했던 친구였다. 지금이니? [현재 시점을 시점 1에 덮어씌웁니다.] “사랑해, 타니아. 오래전부터 너를 좋아하고 있었어.” “하, 드디어 고백 받는구나……!” 나는 잔뜩 흥분한 채, 그의 고백을 다시 들으려 곧바로 저장한 시점을 불러왔다. [시점 1로 로드합니다.] [시점 1로 로드합니다.] [시점 1로 로드합……] [시점 1로…….] 고백을 몇 번 돌려봤을까. 엘리시온이 터질 듯 붉어진 얼굴로 곤란하다는 듯 입술을 뗐다. “타니아. 네가 원한다면 몇 번이고 다시 말해 줄 수는 있지만, 고백에 대한 답변 먼저 줄 수 있을까?” “뭐……?” 놀랍게도, 그는 내가 했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일순간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의 앞에서 행동했던 것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걸핏하면 그의 얼굴을 보며 잘생겼다고 중얼거린 것도. 그가 보고 싶을 때마다 찾아가서 스킨십하며 애간장을 태웠던 것도. 결정적으로,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내 맘대로 돌려버린 것도. 모두 그가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 한 행동이었는데. #뽀뽀튀 #먼치킨여주 #구원물 #가족물 #육아?물 #죄송합니다 #애기표지가 #가지고싶었어요 #하지만 #울여주 #귀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