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에서 조력자인지 방해자인지 아리송했던, 능글뺀질이 한태주 그런 한태주에게 약점이 잡혀 친구의 사진을 몰래 찍어야 했던 포토그래퍼 고승현 앙숙이었던 그들의 밑도 끝도 없는 레토르트 러브스토리 당신, 좋은 3분 짜장이었어. 승현이 말은 한마디도 안 하고 햇반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레토르트 짜장을 뜨거운 물에 데우더니 낮은 테이블 위에 척척 올렸다. 일회용 숟가락을 놓고서야 태주에게 말했다. “먹어.” 그러더니 먼저 숟가락을 들고 햇반 위로 짜장을 부어 비벼 먹고 있다. “나가자. 맛있는 거 사 줄게.” 태주가 말했다. 승현이 말도 없이 다섯 입쯤 먹더니, 우물거리며 말했다. “빠르고, 편하고, 적당히 맛있고, 허기도 면하고.” “영양가 없고, 몸에 안 좋아.” “당신, 좋은 3분 짜장이었어.” 승현의 말에 태주는 얼음처럼 굳었다. 3분 짜장? “근데 맞아. 영양가 없고, 몸에도 안 좋지.” 승현이 옆에 둔 가방을 들더니 무심하게 일어서며 말했다. “먹고, 가. 자동으로 잠기니까 문만 잘 닫고.”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 태주는 승현을 올려다보았다. 승현의 눈빛에 장난기가 하나도 없었다. “고생했어.” 자신이 말해 놓고도 웃긴지, 승현이 처음으로 웃었다.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15.90%
평균 이용자 수 1,096 명
* 100명이 선택하면 '명작' 칭호가 활성화 됩니다.
'명작'의 태양을 라이징 해보세요.
너는 나에게 십 년을 들었던 노래. 십 년을 읽었던 책. 십 년째 꾸지 못했던 꿈. 취한 밤이니까.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나는 용감해질래. 시도 때도 없이. 가짜 연애 속 진짜 마음. 진심과 거짓이 어지럽게 뒤섞인 가짜 연애. 진짜처럼 리얼하고 진짜보다 아찔하다. “키스해도 돼?” 서원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재혁이 서원의 얼굴을 바라본다. 천천히 오래도록.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물론이지.” 대답과 동시에 다가오는 재혁의 목을 팔로 감으며 서원은 눈을 감았다. 감은 눈 안에서 오렌지 빛의 별들이 부서진다. 멈추었던 노래가 다시 들리고, 가라앉았던 세상이 핑글핑글 돌았다.
『시도 때도 없이』에서 조력자인지 방해자인지 아리송했던, 능글뺀질이 한태주 그런 한태주에게 약점이 잡혀 친구의 사진을 몰래 찍어야 했던 포토그래퍼 고승현 앙숙이었던 그들의 밑도 끝도 없는 레토르트 러브스토리 당신, 좋은 3분 짜장이었어. 승현이 말은 한마디도 안 하고 햇반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레토르트 짜장을 뜨거운 물에 데우더니 낮은 테이블 위에 척척 올렸다. 일회용 숟가락을 놓고서야 태주에게 말했다. “먹어.” 그러더니 먼저 숟가락을 들고 햇반 위로 짜장을 부어 비벼 먹고 있다. “나가자. 맛있는 거 사 줄게.” 태주가 말했다. 승현이 말도 없이 다섯 입쯤 먹더니, 우물거리며 말했다. “빠르고, 편하고, 적당히 맛있고, 허기도 면하고.” “영양가 없고, 몸에 안 좋아.” “당신, 좋은 3분 짜장이었어.” 승현의 말에 태주는 얼음처럼 굳었다. 3분 짜장? “근데 맞아. 영양가 없고, 몸에도 안 좋지.” 승현이 옆에 둔 가방을 들더니 무심하게 일어서며 말했다. “먹고, 가. 자동으로 잠기니까 문만 잘 닫고.”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 태주는 승현을 올려다보았다. 승현의 눈빛에 장난기가 하나도 없었다. “고생했어.” 자신이 말해 놓고도 웃긴지, 승현이 처음으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