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줄타기의 법칙
작가노현재
0(0 명 참여)
지인우는 평범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평범하게 살았어야 했다. 지금 그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그 빌어먹을 외로움과 단 한 번의 호기심만 아니었다면, 여전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을 터였다. “이제부터 돈이 준비될 때까지는 내가 부르면 무슨 일이 있어도 당장 와. 안 그러면 사진 회사 사람들한테 다 뿌릴 테니까.” 그것이 지옥의 시작이었다. 약점을 잡힌 이후, 이렇게 화장실로 불려와 장진혁의 성욕처리를 하게 된 것이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행위는 언제나 일방적이었으며 거부권은 없었다. 언제까지 그의 손에 휘둘려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더욱 막막하기만 했다. “솔직히 말할게요. 인우 씨랑 친해지고 싶다고 말한 건 거짓말이었어요.” “네?” “사실… 처음 본 날에 너무 쓸쓸하게 버려진 사람 같아서, 그래서 따듯하게 밥 한 끼 같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건방지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이건 정말 진심이에요.” 그 지옥에서 나타난 한 남자, 최태림. 솔직하고 구김 없는, 그래서 누구에게나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었다. 자신과는 너무도 다른 사람. 이성이 말한다. 그는 네가 가까이 할 수 없는 사람이야. 지금은 호기심 때문에 가까이 있고 싶어 한다고 해도 결국엔 지겨워서 떠날걸. “내가 인우 씨의 세상을 망칠 수 있게 허락해 주면 안 될까요?” 그럼에도 놓을 수 없었다. 유일한 빛이었다.
이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는 작품
전체 리뷰0 개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