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식을 무시하고 앞서 나가는 천재. 모두 백영인을 보며 피아노에 선택받았다고 찬탄한다. 그 애정의 대가로 영인이 무엇을 감당하게 될지 모르고. “영인아, 아빠가 실수를 했어. 어떻게든 아빠가…….” 영인이 아버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 날. 이해할 수 없는 마지막 말과 한 소년을 납치했다는 혐의만 남긴 채, 그녀의 아버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현하 도련님이 영인 씨를 꼭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요.” 성라 그룹의 적통, 그리고 납치 사건의 피해자. 최현하가 영인의 연주를 들어야 한다며, 그녀를 불러들이는데…. “기억나? 네가 나 구해 줬었던 거.” 고백처럼 달콤하게까지 느껴지는 속삭임과. “이번에는 내가 널 구해 주려고.” 피부를 바늘같이 찌르는 악의. 최현하는 백영인을 싫어한다. 그럼에도 최현하는 백영인을 흉포하게 갈구한다. 어쩌면 이 질긴 운명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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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질 것 같아…….” 중얼거리자 위에서 남자가 거칠게 숨을 뱉었다. “안 찢으려고 빨아 줬는데 그것도 안 된다, 이것도 안 된다.” 태헌이 상체를 숙이자 말랑한 가슴이 그의 흉부와 맞닿았다. 실컷 빨린 젖꼭지가 뭉개져 예인이 어쩔 줄 모르며 상체를 틀었다. 역시나 가슴을 문질러 댄 꼴이었다. 이렇게 아래 깔린 채로는 뭘 하든 그에게 닿을 수밖에 없다. “왜 이렇게 애를 태워.” 태헌이 소곤거렸다. 목이 긁히는 그르렁거림이 더해지자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어리광 다 받아 주다가는 해 뜰 때까지 박지도 못하고 있겠네.” ---------------------------------------- “이혼해요.” 이토록 쉽다니. 뱉어져 나온 목소리를 들으며 예인은 가벼운 충격을 받았다. 처음에는 은밀하게. 나중에 가서는 열렬히. 그와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어리석은 기대를 했었다. 믿음이 배반당하고 기대가 짓밟히는 게. 언제나 예인의 삶이었던 걸 잊은 채. “다시 말해 봐. 잘못 들은 것 같으니까.” 분노는커녕 살얼음 같은 무표정만이 태헌의 얼굴을 뒤덮고 있었다. “당신 하고 싶은 대로 이용했으니 이제 난 놔줘요.” “날 사랑하잖아. 나 없이 어쩌려고?” 검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 남자의 눈동자가, 확신 어린 어조가. 깊은 상실감을 불러왔다. “사랑했죠.” 이제는 아니어야 한다. 가족이 되어 줄 아이에게 절대로 예인이 겪은 모욕과 고통을 겪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