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골방엔 누구나 그렇듯 따듯한 손길이 찾아오길 마련이었다. 생각의 끝에 다다를 즘, 큼직한 그의 손이 효원의 정수리를 따듯하게 쓰다듬었다. “서울에 돌아온 걸 환영해.”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사적인 자리가 아닌 공적인 자리에서 그를 다시 마주한 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사 식당에서였다. “우리 월급 주는 사람 그리고 그의 친구들.” 직상 상사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예민한 얼굴을 발견했다. 그때의 다정함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보지 못할 냉정함과 절제된 표정으로 우연히 효원과 눈이 마주친 신주호였다. 그와 마주칠수록 하루가 온통 실수투성이였다. “부사장님.” “네?” 그가 장난스럽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얼굴에 세상 피곤함은 다 끌어안고서 말이다. “헷갈리게 하시면 안 돼요.” “뭐를요.” 초콜릿을 팍 움켜쥐고 회의실 문고리를 잡아당기려던 순간이었다. “싫은데.” 각이 잘 잡힌 슈트를 입고 사무적인 온도와 동네 오빠의 온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에 대해 온전히 휘둘려 그런 것뿐이라고 여겼다. (15세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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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한테 그랬다며. 원하는 아내상이 되어 주겠다고.” 차가운 겨울바람처럼 남자는 예고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한테도 그래 줄 수 있나? 말 잘 듣는 아내, 벗으라면 벗고 입 다물라고 하면 다물고.” 차갑고 싸늘한 시선이 말하는 내내 시선을 마주쳐왔다. 그리고 안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명함과 수표 몇 장이 쉽게 떠밀려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시키는 대로만 해. 너도 다시 일으키고 싶잖아. 꼴사나운 네 집안.” 냉기가 가득한 시선에 얼어붙을 것만 같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온몸은 화상을 입은 것처럼 화끈거렸다.
“구해 줬으면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지, 꼬맹아.” 을왕산 아래 작은 동네. 범죄의 소굴이자 무법지대인 이곳에 낯선 이가 들어왔다. “자, 해 봐.” “생색내는 거예요? 아까 고맙다고 인사 했잖아요.” “정중하게 안 했잖아.” “…….” “이렇게 고개 숙여서. 고맙습니다아-” 위험 속에서 그녀를 구해 준 남자, 기현태.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남자는 시궁창 같은 인생을 살던 주아에게 희망을 알게 해 주었고, 주아는 거침없이 다가오는 현태에게 마음을 뺏기고 만다. “도망가려면 거기로 가.” “…….” “혹시 모르잖아.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지.” 그를 마음에 담은 대가로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도 모르고서.
동창회에 참석한 솔은 갑작스러운 이태훈의 등장에 멈칫했다. “안녕.” “안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기다란 손가락 끝에 걸려 있는 담배가 반쯤 타들어 가고 있었다. 태훈은 재킷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열었다. 남자가 필요했다고 말하면, 이 상황에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넥타이를 끌어당기는 그의 모습이 눈에 아찔하게 감겼다. “너 돈이 필요하다며. 난 여자가 필요한데.” “…….” “누가 먼저 씻을까. 너? 아님 나?” 이제 와 동창과의 풋풋한 재회를 상상하는 것조차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황당한 얼굴로 기약 없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얼굴. 제가 원했던 일도, 계획했던 일도 아니었는데 왜 주눅이 드는 기분일까. “네가 하려고 했던 선택은?” “지우려고 했어요.” “입 닫아. 말 쉽게 한다.” 도심을 등지고 앉아있는 그의 얼굴에 서서히 감정이 드러났다. 화가 난 것인지, 혹은 흥미로운 건지 모르겠는 묘한 표정이었다. “낳아.” “뭐라고요?” “지금, 이 순간부터 내 눈에 보이는 곳에서만 움직여.” 차가운 목소리가 심장을 손에 쥔 듯, 뻐근해지는 착각이 일었다. “이건 부탁이 아니라…, 경고야.” 강열은 이상한 취미와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빤히 알면서도, 그녀가 곤경에 처하거나 버티기 힘들 정도의 상황이 도래하기를 기다린다. 자신을 찾아와 결국 손을 뻗어 흔들 때를.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것은 태어나 느껴본 적 없는 희열이었다. “울지 마. 너 우는 거 보면 아주 기분이 엿 같아지거든. 근데 동시에 기분이 좋기도 해.” (15세 개정판)
고개를 들자 어느새 턱을 괸 그가 무료한 얼굴을 하고 눈을 마주쳐 왔다. “나랑 결혼하면 지켜야 할 게 딱 세 가지가 있어.” “…….” “첫 번째, 거짓말하면 안 돼. 두 번째, 숨기는 게 있어서도 안 돼. 세 번째, 방금처럼 머리 굴리는 티.” “…….”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내서도 안 돼.” 남자는 다정함으로 포장된 야수 같았다. 어릴 적 아버지가 사다 준 동화책에서 보던, 그런 야수 말이다. 두 번째 만남이었다. 결혼 날짜를 상의, 아니. 통보받은 날이었다. (15세이용가)
“잘래? 아니면 잘못했다고 빌래.” *** 의약품 상자에서 익숙하게 이것저것을 꺼내 세팅해 놓고 그의 옆구리 쪽으로 손을 뻗었다. 저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온 장미의 이목구비를 자세히 관찰했다. 남자의 말대로 상처는 그리 깊지 않았다. 탄탄하게 자리 잡은 복근에 자상이 보였다. 강우진은 손을 들어 장미의 얼굴 여기저기를 허공에서 재는 듯 그려댔다. “…왜요?” “많이 컸어.” “네?” “이렇게 조막만 하고 애기 같기만 해서, 불쌍해 거둬 키운 거였는데. 대가리가 이렇게 클 줄은 예상 못 했지.” 무거운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내려앉아 있는 걸 둘 중 하나 쉽게 깨지 않았다. “잘래? 아니면 잘못했다고 빌래.” 그 무거운 공기를 깰 수 있는 건 바로 오직 강우진이었으니까.
“네가 임신하고도 내 그늘 안에서 탈출을 감행할 수 있는 대범한 여자라는 거.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 온몸을 관통하는 듯한 시선을 버틸 재량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한마디에 머리채 잡혀 시선이 본능적으로 올라갔다. 마구잡이로 흔들리는 동공에 남자는 더더욱 확신하기 이르렀다. “설마 제 안에 있는 아이가 전무님 아이일 거라고 생각하신 거예요? 그런 거라면 돌아가세요. 잘못 짚으셨어요.” “아니야?” “아니에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정수기 곁으로 다가섰다. 짐승과 마주했을 때 등을 보이지 말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한테 그렇게 좋다고 병신처럼 굴었던 게 나야. 아닐 리가 없잖아.”
사람은 생긴 대로 논다는 말이 있다. 기수한 대표는 딱 그런 상이다. 그러니까 생긴 대로 논다는 말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인물 중에 하나라는 뜻이다. “혹시.” “…….” “결혼도 해 줘요?” 솨아-. 장대비가 쏟아졌다. 마치 공포영화 속 한 장면처럼 ‘우르릉, 쾅!’ 천둥·번개까지 쳤다. “난 취향이 좀 공격적인데. 감당할 수 있겠어?” 그 순간 남자가 더욱 사나워 보였던 건 착각이었을까. 순식간에 그의 눈빛이 돌변했다. “애당초 너한테 왜 끌렸는지 알 것 같아. 남자 새끼들은, 요망하게 이딴 식으로 기회를 주면.” 반쯤 열린 현관문이 그의 구둣발로 인해 활짝 열렸다. 작은 체구를 목에 매단 채로 결국 그녀의 집안 현관까지 침입한 남자는 끝끝내 참아왔던 말을 터트렸다. “돌 거든.” 그의 고개를 기울이더니, 이윽고 그녀의 입술을 한껏 부드럽게 빨아들이며 키스를 퍼부었다.
“네가 왜 여기서 나타나?” “안 될 이유 있나.” 새엄마의 닦달에 못 이겨 등을 떠밀려 나오게 된 맞선자리, 그곳에서 마주한 은밀한 사생활 파트너 권희재.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 침대에서 격정적으로 뒹굴다가 아침에 헤어졌는데. 오후에는 일식집에서 식사를 두고 나란히 마주 앉아 있는 우리 둘. 어째서, 무엇 때문에, 권희재가 나의 맞선 상대가 되어 있는 걸까. 1년 전 그날 밤부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자, 결혼.” “난 안 해.” “하게 될걸.” “확신하는 이유가 뭐야?” “이제 몰래 안 만나도 되고, 침대에서 대놓고 굴러도 누가 뭐라 할 사람 없잖아.” “…….” “그러니까 너한텐 나랑 결혼하는 게 무엇보다 남는 장사인 거야.” (15세개정판)
비가 쏟아지는 날, 소하는 머리채가 잡힌 채로 한 남자를 보았다. 장우산 하나를 펴 들고 선 남자는 언젠가부터 이 동네의 안녕과 치안을 담당하고 있었다. “도, 와 주세요.” 그때부터였다. 잘생기고 싸움 잘하는 의심스러운 남자 고한열과 엮인 것은. “너 내가 그렇게 한가해 보여?” “그게 무슨 말이에요.” “예전에도 말했지만, 어린애한테 흥분 안 한다고.” “안 그래도 그거 말하려고 온 거예요!” “말해.” “아니, 저 그쪽이랑 자고 싶다고 말한 게 아니고, 저기 출입문 옆에 붙어 있는 아르바이트 구함이라고 적혀 있는 종이 가리키면서 ‘하고 싶다’고 말한 건데 혼자 오해하신 거라고요.” 소하는 고마움을 핑계로 그의 곁을 알짱거렸다. 취기에 시작된 고백은 그를 도발했고 한결은 소하의 유혹을 거부할 수 없었다. (개정판)
“네가 임신하고도 내 그늘 안에서 탈출을 감행할 수 있는 대범한 여자라는 거.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 온몸을 관통하는 듯한 시선을 버틸 재량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한마디에 머리채 잡혀 시선이 본능적으로 올라갔다. 마구잡이로 흔들리는 동공에 남자는 더더욱 확신하기 이르렀다. “설마 제 안에 있는 아이가 전무님 아이일 거라고 생각하신 거예요? 그런 거라면 돌아가세요. 잘못 짚으셨어요.” “아니야?” “아니에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정수기 곁으로 다가섰다. 짐승과 마주했을 때 등을 보이지 말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한테 그렇게 좋다고 병신처럼 굴었던 게 나야. 아닐 리가 없잖아.” (15세 개정판)
"그날 일 생각하면, 터질 것 같으니까." * * * 그가 텀블러를 들고 하얗게 질려 있는 여자를 진득하게 바라봤다. 무거운 침묵이 탕비실 안에 가득했다. “일 잘하는 건 알겠는데 잔머리 굴리고 눈치 빤한 거. 순수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너’ 같은 스타일 제일 별로.” 마치, 난 보기 좋게 그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여자가 되어 있었다. 입이 떡 벌어졌다. “평소에 사심 있었다고 고백하니?” “그만하시죠.” 쥐고 있던 커피믹스 잔이 조만간 손에서 떨어져 땅에 뒹굴기 직전이었다. “가짜 스캔들을 만들어 주겠다고 하면서, 자는 건 가능하다?” “공태석 부장님!” “어디서 이런 모순덩어리 같은 게 불쑥 나타났지.”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데, 그는 자신도 인정하지 못하는 어떤 감정들을 이미 꿰뚫고 있었다. “그 톤 높은 목소리로 내 이름 좀 그만 불러. 그날 일 생각하면, 터질 것 같으니까.” (15세 개정판)
사람은 생긴 대로 논다는 말이 있다. 기수한 대표는 딱 그런 상이다. 그러니까 생긴 대로 논다는 말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인물 중에 하나라는 뜻이다. “혹시.” “…….” “결혼도 해 줘요?” 솨아-. 장대비가 쏟아졌다. 마치 공포영화 속 한 장면처럼 ‘우르릉, 쾅!’ 천둥·번개까지 쳤다. “난 취향이 좀 공격적인데. 감당할 수 있겠어?” 그 순간 남자가 더욱 사나워 보였던 건 착각이었을까. 순식간에 그의 눈빛이 돌변했다. “애당초 너한테 왜 끌렸는지 알 것 같아. 남자 새끼들은, 요망하게 이딴 식으로 기회를 주면.” 반쯤 열린 현관문이 그의 구둣발로 인해 활짝 열렸다. 작은 체구를 목에 매단 채로 결국 그녀의 집안 현관까지 침입한 남자는 끝끝내 참아왔던 말을 터트렸다. “돌 거든.” 그의 고개를 기울이더니, 이윽고 그녀의 입술을 한껏 부드럽게 빨아들이며 키스를 퍼부었다.
남자의 얼굴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와 다름 없었다. 그러나 온몸 위에 자리 잡은 흉터는 지옥에서 간신히 버틴 훈장 같았다. “타락하는 천사…….” 여은은 남자를 발견했던 순간, 얼굴과 가슴 위로 성호경을 그었다. 지옥 불에서 간신히 꺼내 올린 거라 착각했지만, 그는 어느 날부턴가 짐승처럼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가끔 너를 짐승처럼 보는데, 넌 어때?” 그가 검지로 그녀의 볼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밤하늘 위로 떠 있는 별만이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상에 남자의 온도는 큰 위로가 되었다. 그에 대한 감정을 자각하기 시작할 때쯤, 그는 흉포한 포식자가 되어 있었다.
의약품 상자에서 익숙하게 이것저것을 꺼내 세팅해 놓고 그의 옆구리 쪽으로 손을 뻗었다. 저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온 장미의 이목구비를 자세히 관찰했다. 남자의 말대로 상처는 그리 깊지 않았다. 탄탄하게 자리 잡은 복근에 자상이 보였다. 강우진은 손을 들어 장미의 얼굴 여기저기를 허공에서 재는 듯 그려댔다. “…왜요?” “많이 컸어.” “네?” “이렇게 조막만 하고 애기 같기만 해서, 불쌍해 거둬 키운 거였는데. 대가리가 이렇게 클 줄은 예상 못 했지.” 무거운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내려앉아 있는 걸 둘 중 하나 쉽게 깨지 않았다. “잘래? 아니면 잘못했다고 빌래.” 그 무거운 공기를 깰 수 있는 건 바로 오직 강우진이었으니까.
추운 겨울 골방엔 누구나 그렇듯 따듯한 손길이 찾아오길 마련이었다. 생각의 끝에 다다를 즘, 큼직한 그의 손이 효원의 정수리를 따듯하게 쓰다듬었다. “서울에 돌아온 걸 환영해.”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사적인 자리가 아닌 공적인 자리에서 그를 다시 마주한 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사 식당에서였다. “우리 월급 주는 사람 그리고 그의 친구들.” 직상 상사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예민한 얼굴을 발견했다. 그때의 다정함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보지 못할 냉정함과 절제된 표정으로 우연히 효원과 눈이 마주친 신주호였다. 그와 마주칠수록 하루가 온통 실수투성이였다. “부사장님.” “네?” 그가 장난스럽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얼굴에 세상 피곤함은 다 끌어안고서 말이다. “헷갈리게 하시면 안 돼요.” “뭐를요.” 초콜릿을 팍 움켜쥐고 회의실 문고리를 잡아당기려던 순간이었다. “싫은데.” 각이 잘 잡힌 슈트를 입고 사무적인 온도와 동네 오빠의 온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에 대해 온전히 휘둘려 그런 것뿐이라고 여겼다.
*본 도서는 의 외전증보판입니다. “유지안, 네가 사는 세상을 보여 줘. 넘어가게 허락해 줘.” 항상 감정을 속이는 순간들만 존재했다. 사람들은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 흔히들 그렇게 말했다. 인생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고,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걱정과 애정이 담긴 여운들이 남았다고. 인생의 순간도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여운도 없었다. 다만 그 사람이 떠올랐다. 애매한 감정들을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미련이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이었다. “그러니까. 부탁이에요. 제가 사는 세상으로 넘어오지 마세요. 제발.” 불분명하고 애매한 관계엔 정확한 매듭이 필요했다.
“형한테 그랬다며. 원하는 아내상이 되어 주겠다고.” 차가운 겨울바람처럼 남자는 예고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한테도 그래 줄 수 있나? 말 잘 듣는 아내, 벗으라면 벗고 입 다물라고 하면 다물고.” 차갑고 싸늘한 시선이 말하는 내내 시선을 마주쳐왔다. 그리고 안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명함과 수표 몇 장이 쉽게 떠밀려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시키는 대로만 해. 너도 다시 일으키고 싶잖아. 꼴사나운 네 집안.” 냉기가 가득한 시선에 얼어붙을 것만 같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온몸은 화상을 입은 것처럼 화끈거렸다.
고등학교 시절, 짝꿍으로 시작한 연주와 석민의 인연은 성인이 되어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던 중 일어난 한 사건으로 인해 두 사람의 사이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석민과 연주는 긴긴 세월을 함께하지만, 어느새 사랑은 책임감과 죄책감으로 변질하고, 두 사람은 그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석민과의 사랑에 위태로움을 느끼던 연주의 앞에 나타난 직장상사 강재는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지켜보기 시작한다. 그는 흔들리는 연주에게 응원은커녕, 더 큰 갈등을 일으키고 마침내 세 사람은 각각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
“가는 길 같으면 좀 얻어 탈 수 있을까요?” 차가운 가을비가 내리던 날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수정은 그 밤, 인적 없는 시골에서 한 남자의 도움을 받았다. 표정 없는 얼굴의 남자는 옆집의 이웃이었고, 게다가 그녀의 동창이라고 했다. 그제야 수정은 기억 속의 앳된 시골 소년을 떠올리게 되는데……. “아, 뭐야! 옆집 살았어?” 가을이 끝일 것만 같았던 계절, 그리고 또 다른 계절이 시작되는 이 시점에 어느새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겨울의 문턱을 넘어가고 있었다.
“타 부서 지원 신청했더라고.” “…죄송합니다.” “갈 거야?” 갑을 관계가 확실한 사이. 불과 어젯밤에도 배상혁 전무는 그녀가 자신의 것인 양 독식하기 바빴다. 침대 위에서 그를 데울 순 있어도 거기까지였다. “나랑 한 것 때문에 그래?” 남자는 감정도, 어떠한 동요도 없이 고요했다. 감정적으로 구는 건 오직 지현뿐이었다. “곧 공석이 될 비서실장 자리에 널 올릴 생각인데.” “…….” “왜, 내가 연애라도 하자고 할까 봐?” 지현은 종이 주인을 사랑하면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아냐고 물었던, 절친의 질문이 떠올랐다. 역시 폐기 처분일 것 같았다.
“딱 한 번 만나고 몇 번 밥 먹은 사람이랑 결혼 어떻게 해. 넌 그런 사람이랑 키스하고 배꼽 맞추면서 살 수 있어? 난 못 해.” “그런 사람이 선 자리는 왜 나갔어요?” 여태껏 약자이기만 했던 은람은 비로소 이제는 지훈의 위에 올라가 절대적으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지훈은 깊은 한숨으로 현실을 인정했다. “독립 꼭 할 거예요. 집 안 구해 줄 거면 키스해 줘요.” 첫눈이 내렸다. 밤송이만 한 포근해 보이는 눈이 은람의 눈꺼풀 위로 사뿐히 내려앉아 차갑게 녹아 사라졌다.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소리, 여학생들이 지나가며 재잘거리는 소리, 붕어빵 장수가 차례대로 쇠붙이를 넘기는 소리, 정오에만 쬘 수 있는 볕. 그리고 이상하게 시간이 멈춰 있는 두 사람이 서 있는 곳. 그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마른침을 삼켰다.
폭풍이 휘몰아치기 전에 느껴지는 전야다. 나쁜 예감이 정확하게 들어맞을 것만 같은 이런 기분은 달갑지 않다. “그만해도 된다고. 그 말도 안 되는 연기.” 누군가 처음으로 꼬집었다.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완벽하게 오류였다는 걸. “이제 그런 연기는 집어치우고, 완벽하게 그 여자 역할을 대신해야 할 거야.” “…못 해요. 못 하겠어요.” 남자가 코웃음을 쳤다. 그가 보여줬던 다정한 미소 따윈 없다. 이제야 깨달았다. 서늘한 눈매 아래에 그리고 있던 웃음이야말로 진짜 연기였다. “결혼 준비 완벽하게 잘해 왔잖아. 심지어 침대에서까지. 우리가 마치 격정적으로 사랑하는 연인인 것처럼. 그것도 연기였나?”
남자의 얼굴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와 다름 없었다. 그러나 온몸 위에 자리 잡은 흉터는 지옥에서 간신히 버틴 훈장 같았다. “타락하는 천사…….” 여은은 남자를 발견했던 순간, 얼굴과 가슴 위로 성호경을 그었다. 지옥 불에서 간신히 꺼내 올린 거라 착각했지만, 그는 어느 날부턴가 짐승처럼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가끔 너를 짐승처럼 보는데, 넌 어때?” 그가 검지로 그녀의 볼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밤하늘 위로 떠 있는 별만이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상에 남자의 온도는 큰 위로가 되었다. 그에 대한 감정을 자각하기 시작할 때쯤, 그는 흉포한 포식자가 되어 있었다. (15세 개정판)
고등학교 시절, 짝꿍으로 시작한 연주와 석민의 인연은 성인이 되어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던 중 일어난 한 사건으로 인해 두 사람의 사이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석민과 연주는 긴긴 세월을 함께하지만, 어느새 사랑은 책임감과 죄책감으로 변질하고, 두 사람은 그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석민과의 사랑에 위태로움을 느끼던 연주의 앞에 나타난 직장상사 강재는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지켜보기 시작한다. 그는 흔들리는 연주에게 응원은커녕, 더 큰 갈등을 일으키고 마침내 세 사람은 각각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 (15세 개정판)
동창회에 참석한 솔은 갑작스러운 이태훈의 등장에 멈칫했다. “안녕.” “안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기다란 손가락 끝에 걸려 있는 담배가 반쯤 타들어 가고 있었다. 태훈은 재킷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열었다. 남자가 필요했다고 말하면, 이 상황에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넥타이를 끌어당기는 그의 모습이 눈에 아찔하게 감겼다. “너 돈이 필요하다며. 난 여자가 필요한데.” “…….” “누가 먼저 씻을까. 너? 아님 나?” 이제 와 동창과의 풋풋한 재회를 상상하는 것조차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끈적거리는 눈이 불편한지 힘겹게 나를 바라보는 게 마치 길가 위에서 혈흔이 가득한 고양이를 보는 기분이었다. 엉덩이를 살짝 들어 쇼파 가까이 다가갔다. 드디어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손목을 들어 자신이 저질렀던 흔적 위에 깔끔하게 둘러진 붕대를 보며 인상을 썼다. 긴긴 잠에서 깨어났지만, 결국 악몽이었다. “네 솜씨야?” 대답 없이 미묘한 표정으로 제나를 바라봤다. “어.” 유감이라는 듯 눈썹을 한번 치켜 올리곤 유하게 대답했다. “하...” 절망적인 표정이었다. 화가 나지 않고 오히려 이상한 전율에 휩싸였다. 밤새 고생한 보람도 없이 배려를 받은 상대의 반응이 마음에 들었다. 반대쪽 멀쩡한 팔목을 들어 손목 위치에 손톱을 가져대고 꾹 눌렀다. “다음에는 꼭 성공해라. 여기야.” “...” 손목 위의 동맥을 정확하게 집은 손톱자국이 하얗게 내려앉았다.
잊으려고 힘들게 노력하며 지냈던 시간을 허무하게 마주해 버렸다. “데뷔를 안 했던 건 내가 선택한 거야. 못 한 게 아니라.” 불합리한 걸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미래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줄은 몰랐다. 남자는 한류스타가 되어 있었고 여자는 다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있었다. 생각의 끝에 다다랐을 때 여러 사람의 환호성으로 백화점 안이 떠나가라 울렸다. “팬이에요.” “팬이요?” 강훈의 눈썹 한쪽이 삐딱하게 올라갔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건지, 정말 그녀의 말대로 그때의 기억이 지금까지의 나를 지배하고 있는지 그 어느 쪽도 확실한 것이 없었다.
“구해 줬으면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지, 꼬맹아.” 을왕산 아래 작은 동네. 범죄의 소굴이자 무법지대인 이곳에 낯선 이가 들어왔다. “자, 해 봐.” “생색내는 거예요? 아까 고맙다고 인사 했잖아요.” “정중하게 안 했잖아.” “…….” “이렇게 고개 숙여서. 고맙습니다아-” 위험 속에서 그녀를 구해 준 남자, 기현태.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남자는 시궁창 같은 인생을 살던 주아에게 희망을 알게 해 주었고, 주아는 거침없이 다가오는 현태에게 마음을 뺏기고 만다. “도망가려면 거기로 가.” “…….” “혹시 모르잖아.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지.” 그를 마음에 담은 대가로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도 모르고서.
눈을 반짝이며 손바닥만 한 조약돌 모양의 외장 하드를 내밀었다. 매주 금요일이면 외장 하드를 교환하느라 일하는 사무실 층으로 올라오는 이나의 성실함은 횟수로 8년 차였다. 말이 교환이지, 자료를 모아서 자신의 외장 하드에 넣어 달라는 것과 다름없었다. “몇 년째냐. 우리 이러는 거. 그 외장 하드 안에 얼추 천 개 이상은 나라별로 잘 정리되어 있을 건데 그냥 돌려 보지그래? 명작일수록 재탕해야지. 얘는 작품에 대한 예의가 없어. 쯧.” 도화술은 그녀의 주특기, 취미는 어른들만 즐겨 본다는 유일한 야구 동영상. 영어, 러시아어, 일본어, 스페인어까지 포함해 4개국어를 하는 엄청난 스펙을 둔 회사 동료이자 소꿉친구를 둔 덕이다. 성인이 된 이후로 딱히 남자친구가 필요 없는 완벽한 인생에 어느 날부터 묘한 감정이 비죽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자막도 넣었어?” “야….” 희일은 눈을 위로 굴렸다. 연말까지 야근은 당첨인데, 이나의 묘한 도발에 자꾸만 완벽한 커리어에 실금이 가고 있었다. “날 뭐로 보고…. 당연한 거 아니야?” 그래도, 네가 좋다면 다 해주고 싶다. 희일은 속에서 치미는 감정과 따로 노는 입에 오늘도 그녀 앞에서 자괴감을 느낀다.
폭풍이 휘몰아치기 전에 느껴지는 전야다. 나쁜 예감이 정확하게 들어맞을 것만 같은 이런 기분은 달갑지 않다. “그만해도 된다고. 그 말도 안 되는 연기.” 누군가 처음으로 꼬집었다.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완벽하게 오류였다는 걸. “이제 그런 연기는 집어치우고, 완벽하게 그 여자 역할을 대신해야 할 거야.” “…못 해요. 못 하겠어요.” 남자가 코웃음을 쳤다. 그가 보여줬던 다정한 미소 따윈 없다. 이제야 깨달았다. 서늘한 눈매 아래에 그리고 있던 웃음이야말로 진짜 연기였다. “결혼 준비 완벽하게 잘해 왔잖아. 심지어 침대에서까지. 우리가 마치 격정적으로 사랑하는 연인인 것처럼. 그것도 연기였나?”
“타 부서 지원 신청했더라고.” “…죄송합니다.” “갈 거야?” 갑을 관계가 확실한 사이. 불과 어젯밤에도 배상혁 전무는 그녀가 자신의 것인 양 독식하기 바빴다. 침대 위에서 그를 데울 순 있어도 거기까지였다. “나랑 한 것 때문에 그래?” 남자는 감정도, 어떠한 동요도 없이 고요했다. 감정적으로 구는 건 오직 지현뿐이었다. “곧 공석이 될 비서실장 자리에 널 올릴 생각인데.” “…….” “왜, 내가 연애라도 하자고 할까 봐?” 지현은 종이 주인을 사랑하면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아냐고 물었던, 절친의 질문이 떠올랐다. 역시 폐기 처분일 것 같았다.
잊으려고 힘들게 노력하며 지냈던 시간을 허무하게 마주해 버렸다. “데뷔를 안 했던 건 내가 선택한 거야. 못 한 게 아니라.” 불합리한 걸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미래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줄은 몰랐다. 남자는 한류스타가 되어 있었고 여자는 다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있었다. 생각의 끝에 다다랐을 때 여러 사람의 환호성으로 백화점 안이 떠나가라 울렸다. “팬이에요.” “팬이요?” 강훈의 눈썹 한쪽이 삐딱하게 올라갔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건지, 정말 그녀의 말대로 그때의 기억이 지금까지의 나를 지배하고 있는지 그 어느 쪽도 확실한 것이 없었다.
상위 클래스의 고객만 받는 클럽 ‘드뷔시’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구비해주는 특별한 그곳. “이름이 뭐지?” “제인입니다.” “아니. 네 진짜 이름.” 대한민국을 쥐고 흔들 만큼 막강한 권력의 소유자, 오진환. 돈과 명예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가, 그녀를 찾아왔다. “본명이 알고 싶어서 여기온 거예요?” “……그런 것쯤, 마음만 먹으면 알아낼 수 있었겠지.” 한시도 눈을 떼지 않으며 소유욕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그 눈빛에 소원은 입술을 질끈 물어야 했다. “당신에 대해서 알고 싶었어.”
“너 돈이 필요하다며.” 달콤하고 위험한, 관계 시리즈 [달콤한 관계] “남자랑은 친구 못 하죠. 파트너면 몰라도. 주제넘지 마세요. 직장 상사라도 선 지켜 달라고요.” “…….” “그거 좋아해요. 그래서 남자랑은 친구 안 하거든요.” 술기운을 빌어 숨도 안 쉬고 내질렀다. 어쩐지 그간 받았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럼, 한 번 할래?” 후덥지근한 바람이 발목을 타고 올라와 허벅지를 쓸었다. [오아시스_위험한 관계] 동창회에 참석한 솔은 갑작스러운 이태훈의 등장에 멈칫했다. “안녕.” “안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기다란 손가락 끝에 걸려 있는 담배가 반쯤 타들어 가고 있었다. 태훈은 재킷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열었다. 남자가 필요했다고 말하면, 이 상황에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넥타이를 끌어당기는 그의 모습이 눈에 아찔하게 감겼다. “너 돈이 필요하다며. 난 여자가 필요한데.” “…….” “누가 먼저 씻을까. 너? 아님 나?” 이제 와 동창과의 풋풋한 재회를 상상하는 것조차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우아한 관계] 잊으려고 힘들게 노력하며 지냈던 시간을 허무하게 마주해 버렸다. “데뷔를 안 했던 건 내가 선택한 거야. 못 한 게 아니라.” 불합리한 걸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미래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줄은 몰랐다. 남자는 한류스타가 되어 있었고 여자는 다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있었다. 생각의 끝에 다다랐을 때 여러 사람의 환호성으로 백화점 안이 떠나가라 울렸다. “팬이에요.” “팬이요?” 강훈의 눈썹 한쪽이 삐딱하게 올라갔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건지, 정말 그녀의 말대로 그때의 기억이 지금까지의 나를 지배하고 있는지 그 어느 쪽도 확실한 것이 없었다.
★ 19세 작품을 15세로 재 편집한 도서입니다. 사랑을 믿지 않아 마음이 메말라 버린 여자, 한서유. 사랑은 단지 성가실 뿐인 남자, 우요한. “왜 울어요?” 의아하게 묻는 남자의 목소리가 어쩐지 다정하게 들려 서유는 뒤로 돌아섰다. “궁금해요...?” “네. 궁금해요.” 비틀거리며 중심을 잡지 못하자 남자는 서유의 허리를 잡아 벽으로 살며시 밀며 그녀를 지탱했다. “제가 우는 게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그렇게 예쁜 얼굴을 하고 울면 어떡해요.” 비 오는 날, 처연하게 울고 있는 서유에게 요한은 운명 같은 끌림을 느낀다. "그쪽이 먼저 두드린 거니까, 이건 합의한 거고 당신은 승낙한 거예요." 서유의 충동적인 제의는 서유와 요한, 단조로웠던 둘의 삶에 조금씩 파장을 일으키기 시작하는데......
상위 클래스의 고객만 받는 클럽 ‘드뷔시’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구비해주는 특별한 그 곳. “이름이 뭐지?” “제인입니다.” “아니. 네 진짜 이름.” 대한민국을 쥐고 흔들 만큼 막강한 권력의 소유자, 오진환. 돈과 명예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가, 그녀를 찾아왔다. “본명이 알고 싶어서 여기온 거예요?” “……그런 것쯤, 마음만 먹으면 알아낼 수 있었겠지.” 한 시도 눈을 떼지 않으며 소유욕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그 눈빛에 소원은 입술을 질끈 물어야 했다. “당신에 대해서 알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