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사이에 빠져든 깊은 잠이었다. 긴긴밤 그를 괴롭게 했던 그 꿈 속. ‘폐하, 제가 용서하는 날까지 절대 용서받지 마세요.’ 그녀의 입에서 쏟아져나오는 말은 모두 저주였다. ‘용서를 구하지도, 제가 당신을 용서하길 바라지도 마세요. 그 지옥에서 제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계속, 계속 살아가세요.’ 분명 그가 촬영한 드라마 의 작가, 이유현이었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한 사람처럼 미소 지었다. 무척이나 슬픈 행복이었다. *** “내가 왜 좋아요?” “좋으니까?” “진지하게 묻는 거예요. 첫인상이 좋은 것도 아니었잖아요. 오히려 나빴으면 나빴지. 그런데도 내가 왜 좋아요?” “예뻐서.” 손바닥에서 심장이 뛰는 기분이었다. “나한테만 쌀쌀맞고 못되게 구는데도 예뻐서.” “……못된 걸 예쁘다고 하면 어떡해요. 강준영 씨 취향 이상해.” “이상해도. 작가님이 나한테 못되게 굴고 거리 두고 무서워해도. 그래도. 안 무섭고 싶을 만큼.” “……이렇게 빨리,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러니까. 작가님은 시간이 중요하다고 했으니까.” 죽어 몇 번을 다시 태어나는 동안, 당신은 세상을 내려다볼 줄만 알았는데. “좋다고 고백해 놓고 당신이 내민 손만 겨우 잡고 있잖아요.” “……” “그러니 자각 좀 해 줘요.” 이제 무릎을 굽히고 나를 올려다봐 주기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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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저승이라네. 망자들의 땅 말일세.” “저승이라니 무슨 그런 농담을…….” “농담이 아닐세. 황천 입구를 지나 이리로 들어왔지? 삼도천, 극락정토, 서천 꽃밭으로 향하는 세 갈래 길에서 극락정토로 왔을 테고.” “그럼 여기가 테마공원이 아니라, 진짜 저승이라고요? 죽어서 올 수 있는?” “그렇다네.” 민혜는 아찔한 기분에 머리를 짚었다. ‘이곳이 진짜 저승이라고?’ 그때까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 부부의 신혼집을 인테리어해 주게.” “신혼집이요?” 잘못 들은 거겠지? “그러니까, 두 분의 ‘신혼’집이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되묻는 물음에 염라대왕과 옥황상제가 답했다. “그렇다네. 이왕이면 앙큼 발랄한 신혼집이면 좋겠어!” 현직 인테리어 디자이너 고민혜. 저승의 인테리어 담당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