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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기담’은 인외플레이를 주제로 하는 단편 시리즈입니다. ※ 본 작품은 ‘환상기담’ 시리즈로서, 인외플레이 단편집 6편입니다. [#크라켄, #문어남주, #인외물, #촉수플, #야외플, #수치플] 습하고 시체만 가득한 곳. 난파된 배 안에서 우리는 쫓기고 있었다. 겨우겨우 도망쳤을 때, 사람들은 공포에 광분했다. 앞은 짐승이고, 뒤는 괴물이었다. 어두운 배 안, 부서진 조각들. 자꾸만 들리는 진동과 철이 우그러드는 소리. 나는 또다시 도망쳤다. 그리고 손전등의 흐릿한 빛이 나를 붙잡은 상대를 비추었다. 거대한 무언가. 까만 무언가. 꿈틀거리며 배를 누르고 있는 무언가. “그럼 부부의 의무를 다해볼까요?” 괴물이 웃으며 말했다. “그, 그게 무슨…….” “당연히 잉태지요.” 날짜는 2042년 10월 2일. 우리는 표류했다. 그곳에서 내가 마주한 것은 거대한 문어 괴물이었다.
※ ‘환상기담’은 인외플레이를 주제로 하는 단편 시리즈입니다. ※ 본 작품은 ‘환상기담’ 시리즈로서, 인외플레이 단편집 5편입니다. [#학교괴담, #노상방뇨, #화장실플, #야외플, #수치플, #스팽, #피스팅] 담력 시험을 위한 폐교, 그곳을 답사하던 나를 붙잡은 것은 귀신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가혹한 괴담의 귀신. 「쉬이.」 “……언니, 방금 무슨 소리 못 들었어?” “무슨 소리? 나무 소리? 바람 소리?” 괴상한 소리는 자꾸만 들려왔다. “언니, 여기 화장실도 되나……?” “산에서 못 참고 볼일 보는 것보다 여기가 낫지.” 그래, 산속에서 못 참는 것보다 낫지. “……그럼 밖에서 계속 말해 주라.” “알았어, 얼른 들어가.” 폐교의 화장실은 불빛 하나 없이 어두웠고 불길함이 감돌았다. 「빨간 휴지 줄까,」 목구멍이 잔뜩 녹슨 것처럼 거칠었다. 작은 틈새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 소리처럼 흐려서 금세 사라질 것 같기도 했다. 두 소리가 뒤섞인 기이한 목소리였다. 나는 바들바들 떨면서 붙잡은 치맛자락 속에 얼굴을 묻었다. 「―파란 휴지 줄까.」 그런 나를 두고 목소리가 문장을 끝마쳤다.
내가 있던 곳은 울지도, 웃지도 않는 곳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적어도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세상은 그러했다. 싸우는 것도, 납치같은 것도 없었다. 안드로이드 로봇들은 무엇이든 원하는 걸 만들어주었고, 세상은 인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러면 사람은? 사람은 무얼하지? 사냥도 하지 않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안 해.” “그렇다면 무얼 위해 살지?” “아무것도.” 내가 살던 세상은 그러했다. 그래서 테무진의 많은 감정이 신기했다. “그건 어떤 표정이에요? 알고 싶어.” 고작 웃는 얼굴 따위에 속여도 된다고 하고, 심지어 화내지도 않았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화냈으면서. 나는 아직까지 모르는 것이 많았다. 이제까지 몰라도 상관없는 것들뿐이었다. “나, 당신이 알고 싶다.” 그러니 지금은 이 남자를 알고 싶었다. “…좋아 미치겠다는 표정, 당장에 여진, 너를 집어삼키고 싶다는 표정, 정말로 돌아버리겠다는 표정…!” *본작품은 강압적 관계 및 노골적인 표현 등 자극적인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이용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너 뭐야.” “질문의 의도가 어떤 의미인지 불분명한데 제대로 이야기해 주었으면 해. 내 이름을 묻는 거야? 아니면 내가 어떤 인간인지 묻는 거야?” 벨피른에 버려진 에단. 그리고 그를 주운 이상한 여자. “지금 인류는 머리가 좋진 않구나.” “하, 용병 따위가 머리가 좋아봤자 얼마나 좋……잠깐, 지금의 인류라고? 그럼 너는 다른 인류라는 거야, 뭐야?” “굳이 말하자면 ‘고대 인류’라고 해야 할까. 한 번 문명이 멸망했으니까.” 바람 한 점 없는데도 흘러가는 구름. 지금의 기온과 어울리지 않는 푸른 하늘. 에단은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하늘이……. 가짜잖아.” “입체 스크린이야.” 차라리 죽어서 저승길이라도 간 게 나으면 나았지. 여기 계속 있다가는 머리가 돌아 버릴 게 분명했다. *** “살아있어서 사는 건데 다른 게 필요해?” 그의 삶은 발악이었고, 그녀의 삶은 포기였다. 미래도 없고 과거도 없이 현재가 전부인 삶. 현재를 살면서 모든 걸 포기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인형의 삶. 밑창에서 구른 하찮은 놈이 세상이 우러러 보는 여자에게 연민을 느꼈다. 주제도 모르고.
※ ‘환상기담’은 인외플레이를 주제로 하는 단편 시리즈입니다. ※ 본 작품은 ‘환상기담’ 시리즈로서, 인외플레이 단편집 7편입니다. [#귀신남주, #사혼식, #수치플, #촉수플, #골든플] “요새 자꾸 이상한 꿈을 꿔.” 새벽 두 시만 되면 찾아오는 한밤중의 손님. 정확히는 부른 적 없는 불청객이었다. “그러면 이 방법은 어때? 그 남자, 집에 찾아오는 거잖아.” 친구의 말에 나는 집으로 찾아오는 한밤중의 손님을 피하기 위해 친구의 집에서 자기로 했다. 평소 때와 다른 꿈. 나는 그대로 성공할 줄만 알았다. [버릇없는 부인이네요. 설마 혼인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외박이라니.] 친구의 집까지 쫓아온 귀신만 아니라면. [그래도 부인의 교육은 남편의 몫이니 어쩔 수 없군요. 초반에 잡아두어야 다시는 외박할 엄두를 못 내지요.] 자아, 다리를 벌리세요. 훈육을 해야 하니까요. 귀신은 나를 부인이라 칭하고, 스스로를 남편이라 칭하며 웃었다.
※ 본 작품에는 욕설과 폭력 등 개인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건을 훔쳐 달아난 놈을 뒤쫓은 차일우. 막다른 덫으로 몰아넣었건만, 정작 그가 마주한 것은 갈기갈기 찢긴 처참한 시체였다. ‘주먹으로 패서’가 아니라 칼로 난도질을 해 놓은. 이건 살인이 아니라 살육이었다. “그 계집― 어쩐지 피 냄새가 짙더라니.” 서늘한 밤바람 사이로 맡아지던 냄새는 지긋지긋하리만치 익숙했다. 피 냄새. 늦은 저녁. 폐허나 다름없는 재개발 지역에 어울리지 않는 촌스러운 뿔테 안경을 낀 여학생. 자신을 보고 도망치던 그 계집에게 피 냄새가 났다. “그년 내 앞으로 끌고 와. 나를 병신 새끼로 만든 비싼 낯짝 좀 봐야지.” *** “시발년아, 내가 네년을 얼마나 찾았는지 아냐?” 피로 물든 여자의 손이 까만 재킷을 벌리고 하얀 셔츠 위를 더듬었다. 얼룩덜룩 남은 붉은 손자국이 정확히 붕대 감은 복부를 눌렀다. 본인이 남긴 상처를 두고 여자는 웃었다. “여기.” “…….” “흔적 남겨 주니까 나랑 재미있게 놀아 줬잖아.” 사르르 휘어지는 눈매가 참 음염했다. 차일우는 피식 웃으며 가는 목을 움켜잡았다. 도마뱀. 단서 하나 남기지 않는 연쇄 살인마. 그의 먹잇감을 가로챈 여자는 타고난 쾌락주의 살인마였다.
※ ‘환상기담’은 인외플레이를 주제로 하는 단편 시리즈입니다. ※ 본 작품은 ‘환상기담’ 시리즈로서, 인외플레이 단편집 8편입니다. [#인형남주, #존댓말남주 #인외물, #수치플, #감금플] 인형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대체 왜 나였느냐고, 무엇을 하려는 거냐 말하는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나를 인형으로 만든 진짜 ‘인형’은 갸우뚱 고개를 기울이며 대답했다. “이상하네요. 당신이 데려왔잖아요.” 그저 나무로 된 딱딱한 관절인형이었다. “데리고 왔으니 책임져야지요.” 인형은 나에게 책임을 요구했다. “인형은 관리를 해줘야 하니까, 당사자인 저는 얼마나 관리를 잘하겠어요. 당신도 꼼꼼히 관리해 줄 테니 걱정 마세요.” 그러면서도 진짜 인형은 나를 인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 항문 성교, SM플레이, 구속플, 기구플, 약간의 자보드립 등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성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찻잔을 경계하던 상대가 결국 찻잔에서 손을 떼고 다과를 집었다. 바삭. 과자가 부드럽게 깨물렸다. 오물오물 씹던 상대는 이내 입가에 과자 부스러기를 묻히고 그대로 책상에 이마를 박으며 쿵, 쓰러졌다. ……왜 찻잔은 경계했으면서 다과는 경계하지 않은 건데? 남자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대체 이 머저리는 뭘까. *** “흑, 아, 안 들어가요, 아, 안돼…….” 두려움에 퐁퐁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흐릿한 시야 끝으로 로만 씨에게 애원했지만, 그는 입꼬리를 씨익 올리기만 했다. 머리 위에 올라가 있던 부피가 큰 쿠션이 그의 손에 끌려와 내 등을 받쳐 하반신을 높게 들어 올렸다. “내가 아까도 말하지 않았나?” ―네 녀석 우는 얼굴, 취향이라고. 퍽―! 깊숙한 곳까지 쳐올리는 것에 나는 허리를 꺾으며 경련했다. 손가락이 들어왔던 곳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깊고 깊은 곳을 파고든 무언가에 숨을 들이켠 그대로 호흡이 멈췄다. “젠장, 아프잖아. 힘 좀 풀어.” “아, 안돼, 안돼, 아, 안 들어가요……흐읏!” “다리 더 벌려.” “아, 안돼, 안돼요……. 못 움직, 이는데……. 힉!” “하아?” “흐, 보, 보지 마세요…….” 목까지 붉게 타오르는 느낌이었다. 나는 붕붕 고개를 저으며 로만 씨의 아랫배를 꾹꾹 밀었다. “이것 참, 거기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남자한테 하지 말아야 하는 짓도 안 가르쳐줬나?” 로만 씨의 한쪽 입꼬리가 비죽 올라갔다.
내가 있던 곳은 울지도, 웃지도 않는 곳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적어도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세상은 그러했다. 싸우는 것도, 납치같은 것도 없었다. 안드로이드 로봇들은 무엇이든 원하는 걸 만들어주었고, 세상은 인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러면 사람은? 사람은 무얼하지? 사냥도 하지 않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안 해.” “그렇다면 무얼 위해 살지?” “아무 것도.” 내가 살던 세상은 그러했다. 그래서 테무진의 많은 감정이 신기했다. “그건 어떤 표정이에요? 알고 싶어.” 고작 웃는 얼굴 따위에 속여도 된다고 하고, 심지어 화내지도 않았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화냈으면서. 나는 아직까지 모르는 것이 많았다. 이제까지 몰라도 상관없는 것들뿐이었다. “나, 당신이 알고 싶다.” 그러니 지금은 이 남자를 알고 싶었다. “…좋아 미치겠다는 표정, 당장에 여진, 너를 집어삼키고 싶다는 표정, 정말로 돌아버리겠다는 표정…!”
※ ‘환상기담’은 인외플레이를 주제로 하는 단편 시리즈입니다. ※ 본 작품은 ‘환상기담’ 시리즈로서, 인외플레이 단편집 3편입니다. 세상은 온통 회색빛이었다. 새까만 연기가 사방에서 피어오르고, 수도는 고층 빌딩 하나 남지 않은 폐허가 되었다. “반가워요, 지구 생명체들.” 서커스에서나 보던 피에로는 갑자기 세상에 나타나 모든 것을 파괴했다. ‘괴물’은 이 모든 것을 ‘놀이’라고 말했다. “엄마, 차라리 이게 나을지도 몰라. 이렇게 괴롭게 죽느니, 뭐라도 해볼래.” 나는 가족을 살리기 위해 인간 제물로 괴물에게 걸어 들어갔다. “해보고 싶었답니다. 애완동물 키우기!” 나는 괴물의 장난감이 되었고, 애완동물이 되었다.
#말할줄아니남주 #한참연상남주 #돌진하다못해벽에박는여주 #깨발랄여주 “이렇게 수련하고도 단전(丹田)이 안 생기는 녀석은 내 평생 처음이다!” 어느 날, 사부는 참다 참다 나를 내쫓았다. 무지에 가까운 지식으로 풀이나 뜯어 먹던 내가 가긴 어딜 가. 그렇게 결국 흘러 들어간 곳은 마교(魔敎). 나는 조상님뻘 교주님의 시중을 들게 되었는데. *** 좀 더, 좀 더, 좀 더. 꽉 찬 몸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양기가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 빈속을 채우는 음기는 뜨겁게 달아오른 양기를 차갑게 식혔다. 나는 울상을 지으며 힘껏 교주님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어떻게 좀 해 봐요, 교주님.”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여밈은 내 손에 주르륵 흘러 허리 부근으로 떨어졌다. 언제 풀었는지 옷들을 고정시키던 끈들이 없었다. 그 사이를 파고든 손이 맨살을 헤집었다. “아……!” 손길에 허리가 절로 들썩거렸고, 몸에는 자꾸 힘이 들어가서 잡은 교주님의 옷을 놓을 수도 없었다. 거기에 자꾸만 말이 막히자 갑갑했고, 대신 자꾸 튀어나오는 신음은 내 목소리인가 싶을 정도로 이상했다. 맛있어. 맛있어. 맛있어. 쫓겨나 취업한 마교에서 발견한 음식은 다디달았다.
※ 본 작품에는 욕설과 폭력 등 개인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건을 훔쳐 달아난 놈을 뒤쫓은 차일우. 막다른 덫으로 몰아넣었건만, 정작 그가 마주한 것은 갈기갈기 찢긴 처참한 시체였다. ‘주먹으로 패서’가 아니라 칼로 난도질을 해 놓은. 이건 살인이 아니라 살육이었다. “그 계집― 어쩐지 피 냄새가 짙더라니.” 서늘한 밤바람 사이로 맡아지던 냄새는 지긋지긋하리만치 익숙했다. 피 냄새. 늦은 저녁. 폐허나 다름없는 재개발 지역에 어울리지 않는 촌스러운 뿔테 안경을 낀 여학생. 자신을 보고 도망치던 그 계집에게 피 냄새가 났다. “그년 내 앞으로 끌고 와. 나를 병신 새끼로 만든 비싼 낯짝 좀 봐야지.” *** “시발년아, 내가 네년을 얼마나 찾았는지 아냐?” 피로 물든 여자의 손이 까만 재킷을 벌리고 하얀 셔츠 위를 더듬었다. 얼룩덜룩 남은 붉은 손자국이 정확히 붕대 감은 복부를 눌렀다. 본인이 남긴 상처를 두고 여자는 웃었다. “여기.” “…….” “흔적 남겨 주니까 나랑 재미있게 놀아 줬잖아.” 사르르 휘어지는 눈매가 참 음염했다. 차일우는 피식 웃으며 가는 목을 움켜잡았다. 도마뱀. 단서 하나 남기지 않는 연쇄 살인마. 그의 먹잇감을 가로챈 여자는 타고난 쾌락주의 살인마였다.
※ 본 작품에는 강압적 관계, 가학적인 장면 및 가스라이팅과 자해 등 개인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떨어진 곳은 사람이 사는 평범한 곳이었다. 다만, 왕과 신이 있다는 점에서 내가 살던 곳과 달랐다.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세 가지. 내가 떨어진 터널, 터널을 지나기 위한 티켓, 그리고 이곳 사람과 정을 통하지 않은 청결한 몸. 그곳에서 나는 피엘과 멘테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이 세상에서 적응해 나갔다. 이대로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이곳의 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 왕좌 뒤에서 무언가가 빛났다. 희미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이곳에 비하면 탁한 공기. 이곳에 올 때는 보지 못했지만 본능이 속삭였다. ‘터널……!’ 나는 급하게 몸을 돌리며 팔을 뻗었다. 하지만 터널을 앞에 두고 얼음처럼 굳어버린 몸은 제자리에서 바들바들 떨렸다. “그렇구나. 웬 벌레가 날아왔다 했더니…….” 등 뒤에서 뻗어 나온 손이 내 몸을 옭아맸다. 단단한 비늘로 뒤덮인 손이 느리게 올라와 내 턱을 쥐었다. “너였구나. 그 날파리가.” 소름이 돋았다. 날카로운 손톱이 스치자 아릿한 통증 뒤로 빨간 실선이 그어졌다. 작은 핏방울을 보던 괴물이 새까만 혀를 빼어 그 위를 훑었다. “아주 달콤한 맛이야.” 이것은 그냥 보내기 아깝지. 괴물이 웃었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구나.” 시체로 한가득 쌓였던 곳에서 괴물은 입을 벌렸다. 이 괴물은 인간과 닮았으나 인간이 아니었다. 그러나 인간의 약점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피엘, 그 녀석을 먹으면 이 굶주림도 좀 나아지겠지.” 앞에는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터널. 뒤에는 피엘의 목숨. 한쪽으로 기우는 저울 위에 서서 나는 절망했다.
“힘이 없잖아요……. 저런 무서운 손에 맞으면 저 큰일나요…….” 그게 겁먹긴 한 거였어? 그의 반응은 눈치 못 챈 그녀는 큰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영화처럼 고아였는데 어느 날 끌려와 보니 할아버지가 재벌 회장님이었다던가 조폭 두목님이었다던가, 그런 출생의 비밀이 있으면 이러고 안 살 텐데……. 근데 아쉽게도 제 할아버지는 몸 건강히 농사지으시며 잘살고 계시거든요.” 어느 부분에서 아쉬운 건지 묻고 싶었지만 서신재는 현명하게 침묵을 지켰다. 출생의 비밀 하나 있었다가는 여기서 더한 막장 인생이 될 것 같은데. “영화처럼이라……. 지나가는 조폭의 생명의 은인이면 영화에 비벼볼 만할 텐데요.” “그래도 생명의 은인으로 몇 번이나 얻어먹겠어요.” 노아가 한숨을 푹 내쉬자 서신재는 어처구니가 없어 대꾸했다. “……많이 해 드셨잖아요?” “치사하게 그런 걸로 눈치 주지 마세요.” “……아, 눈치는 있으셨다?” 표지 디자인: 유르아
※ ‘환상기담’은 인외플레이를 주제로 하는 단편 시리즈입니다. ※ 본 작품은 ‘환상기담’ 시리즈로서, 인외플레이 단편집 1편입니다. “그러니까, 이곳에서 괴수가 발견되었다는 말씀이시죠?” “네, 네.”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어떤 괴수였습니까? 탐색계인 ‘서치’ 씨가 위치를 발견하지 못하다니.” “그, 그게…….” 나는 난감함에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 순간 아래에서 찰싹, 가느다란 줄기가 자궁구를 때리는 울림이 느껴졌다. 요도구를 막듯 꽉 차지한 가느다란 줄기가 슬금슬금 안으로 더 파고 들어갔다. 액체로 꽉 찬 방광으로 들어간 줄기가 헤엄치듯 액체 사이를 흔들었다. 이곳은 히어로와 괴수가 싸우는 세상. 나는 그 많은 히어로 중 겨우 5년의 경력을 가진 평범한 햇병아리 히어로였다. 물론 이 폐가에 걸려들기 전까지는. 찰싹! “힉―!” 다른 생각하지 말라는 듯 줄기가 엉덩이를 후려쳤다. “예쁜이만을 사랑해 줄 거야.” 그 괴수는 사랑을 속삭이고, “예쁜이를 아프게 하는 건 모두 없애줄게.” 또 평화를 속삭였다. 하지만 평화를 바란다는 줄기들은 다시 내 안을 파고들며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터질 듯 터지지 않는다. 망가질 듯 망가지지 않는다. 이건 지옥같은, 절정이다.
※ 본 작품에는 더티토크, 배뇨플 등 개인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은 공평하다. 한차준은 온몸으로 그 말을 증명하는 존재였다. 모든 걸 다 가진, 미친놈. 재력, 외모, 몸매, 우수한 머리와 신체 능력. 그렇게 잘난 미친놈에게 걸린 불운한 여자가 윤도아였다. 그럭저럭 평화로운 결혼 (감금) 생활이 이어지던 어느 날. 미친놈이 다른 방향으로 미쳐가기 시작했다. “나 다른 세상에 있다가 이제 귀가한 거거든.” 이미 180도 돌아 있는 놈이 더 돌면 정상인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냥 분리불안 집착병자가 되었다. * * * 이세계에 도착한 도아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었다. “용사요? 걔가요?” 용사란 무엇인가. 흔히 말하는 히어로, 악한 세력으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영웅. “이상하다, 걔가 그런 걸 할 리가 없는데.”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하으, 쌀 것 같아, 여보야……. 좀 더 밟아 줘, 응?” 그런 걸 하기엔 좀, 너무 많이, 또라이였다.
※ ‘환상기담’은 인외플레이를 주제로 하는 단편 시리즈입니다. ※ 본 작품은 ‘환상기담’ 시리즈로서, 인외플레이 단편집 4편입니다. 『당신은 이 세계로 불려온 영웅입니다. 지금부터 이 세계를 구해 주세요.』 보상은 소원 세 개. 갑자기 등장한 여신은 제멋대로 남의 인생을 바꿔치기 했지만, 보상으로 주는 것은 그것을 관대하게 넘어갈 정도로 아주 좋았다. *** 다리를 오므려 안쪽을 닫고 싶어도 힘을 줄 때마다 슬라임은 더 넓게 내 다리를 벌렸다. 뒤쪽과 앞쪽, 그리고 이제까지 아무 것도 넣어보지 못한 곳까지. 배설물이 나올 곳마저 차지한 슬라임의 행태에 나는 벌벌 떨리는 입술을 잘근 씹었다. [“맛있네. 닥치고 다리나 더 벌려볼래?”] 거칠기 짝이 없는 말인데도 어투는 아이를 달래듯 부드러웠다. “시, 싫어, 싫어….” [“이상한 소리를 하는구나, 너. 먹이의 의견이 필요할 리 없잖아.”]
※ ‘환상기담’은 인외플레이를 주제로 하는 단편 시리즈입니다. ※ 본 작품은 ‘환상기담’ 시리즈로서, 인외플레이 단편집 2편입니다. 어느 날, 돌아온 집에 유령이 있었다. 그 유령은 내 일상에 사사건건 간섭하기 시작하는데... * -자, 오늘의 추첨번호는요― 나는 활짝 웃으며 굴러떨어지는 공에게 시선을 주었다. -16― 좋아! 숫자는 연이어 이어졌다. 내 입꼬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올랐다. 그리고, 마지막 숫자― -8입니다! “……?” ……다른데? -보너스는― 네, 31이군요!! 최종 당첨자 번호는― ……다른데? 물론, 당첨 번호 다섯 개로 당첨되기는 했다. 물론, 이것도 완전 푼돈은 아니지. 나는 떨떠름하게 3등이 찍힌 핸드폰 화면을 내려다보았다. 2,617,031원. 아까 저 유령이 장바구니에 담았던 금액을 떠올렸다. 뭐, 그래. 하루 몸살에 방 더럽히는 거에서 백육십만 원 정도면 나쁘지 않지. 오히려 많은 돈이긴 했다. 그래, 이거라도 어디야. 그래도 기대했던 금액이 있어 조금은 떨떠름하게 마우스 소리가 멈춘 책상 앞에 앉은 나는 장바구니의 스크롤을 내렸다. “…….” 내렸다. “…….” 내렸다. “……하나만 묻자. 낄 것도 없는 게 콘돔은 왜 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