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인이 그랬지? 삶이 너를 사기칠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말라고 말이야. 남들은 분냄새 폴폴 날리는 여자애들하고 신날지 몰라도 말이야. 난 홀로 삶과 사기를 생각해 본다 이 말씀이야. 어쨌든 그 시가는 사기야. 이 세상에 어떤 골빠진 친구가 남이 사기치는데 화내지 않겠어? 우리 솔직해 지자구… 삶이 너를 사기치거든 적당히 손봐주란 말이야.
순결한 봉헌의 제물은 배부른 종말처럼 느리게 들어간다. 죽은자 만의 귀에 들릴 것 같은 투명한 샘물. 투명한 샘물은 고요한 본능으로 방울 소리가 맑아지도록 탄원하는 것일까? 유유자적하며 비워진 은배는 늘상 차가운 적의를 드러내 보였다. 광란을 목전에 둔 조용한 향기… 이 쓰레기 같은 세상에 질서를 잡아주마.
당신에게 배웠습니다. 인생은 그토록 가치가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분노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사랑은 그만한 가치가 없다해도 증오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이제 어둠이 없는 그 수많은 밤의 행복과 시들지 않는 한송이 꽃의 아름다움을 모두 함께 죽입니다. 오늘 또 하나의 당신이 죽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핏속에 핏방울의 냄새를 가졌다. 밤의 털로부터 올라오는 냄새를. 썩어가는 내 두발에 지는 그늘을 따라 살아서 나는 부식토로 돌아간다. 그리고 물에 눌려진 나뭇잎에 영혼까지도 해파리처럼 말랑거린다. 나는 좋아한다. 진흙같은 나의 죽음을 물을 만드는 내 발걸음에 고독이 달라 붙음을…
나는 핏속에 핏방울의 냄새를 가졌다. 밤의 털로부터 올라오는 냄새를. 썩어가는 내 두발에 지는 그늘을 따라 살아서 나는 부식토로 돌아간다. 그리고 물에 눌려진 나뭇잎에 영혼까지도 해파리처럼 말랑거린다. 나는 좋아한다. 진흙같은 나의 죽음을 물을 만드는 내 발걸음에 고독이 달라 붙음을…
언제부터 모여들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육십만을 헤아리는 재일 한국인 중에도 어떤 이유로든지 밝은 세상에 살 수 없게 된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 들었다. 행정구역으로는 도쿄시 아다치구 아라카와 101번지. 속칭 조센징 빈민가라 불리우는 이 음습한 골목길은 일년이 지나도록 햇살 한번 제대로 스며들지 않는 곳이었다.
삶에 절망한체 살아가는 사람에겐 광기가 있다. 그 광기는 시간과 함께 조금씩 마모되어 간다. 그것은 성숙이기도 하고 굴복이기도 하다. 의리와 사랑 때문에 무방비 도시 속을 질주하는 거친 사내의 비하인드 스토리! 우리는 모든 것을 부수고 싶었다! 꿈도 사랑도 미래도... 그리고 삶도...
그는 떠났다... 그를 죽인 것은 로 불리웠던 저 끔찍한 재앙이라기보다, 독사보다 차갑고 교활한 인간들의 오만과 이기심이었다. 그가 싸운 것은 비인간들이었던 것이다. 이제 나는 이야기를 시작해야만 하겠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아름다웠던 한 사내의 이야기를... 불타는 지옥의 대지에서 홀로 일어나 위대한 생존의 깃발을 휘날렸던 거인의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