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닫자, 신음소리는 사라졌다. “에효, 어느 집인지 몰라도, 이 한밤중에 욕실에서 난리니, 난리는.” *** 예진은 삿대질을 하며 한 소리 하던 중간, 문을 두드리던 남자가 뒤를 돌아보는 바람에 눈이 마주쳤다. 예진은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딱딱하게 경직되었다. 잠시 굳어있던 예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잽싸게 뛰어 집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얄팍한 철문이 예진을 조금이나마 믿기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심장이 벌렁벌렁 뛰어 정신이 없었다. “내가, 뭘 본 거지?” 예진은 자신이 잘못 본 것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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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구미호로 태어난 은휘에게 두 형이 들려주는 부모님의 러브 스토리. 부모님의 러브 스토리는 선녀와 나무꾼의 모티브였다? 시니컬하고 시크한 구미호 은설과 생활능력 무능력자 인간 김상식이 엮여, 어느새 사랑에 빠지는 코믹 러브 로맨스 이야기. 인간도 흥, 사랑도 흥, 심지어 구미호도 흥, 인 구미호 은설은 사고처럼 만난 많이 모자란 인간과 어쩔 수 없이 함께 살게 된다. 그런데 이 인간은 무능력의 극치를 달리는, 있는 건 은설에 대한 절절한 애정만 있는 모자란 상식이 은설의 마음에 파고들었다. 인간이 되어 혼인을 하고자 하니, 왜 이리 방해물들이 많단 말인가. 사랑하는 사람과 소소한 삶을 살다 함께 죽는 것이 꿈이 이 부부의 미래는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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