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화상 흉터 때문에 황궁의 괴물이라 불리는 이르. 사람들의 경멸과 혐오를 받지만 가족 같은 9기사단의 동료들이 있어 행복했다. 성검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얻는 자가 황제가 된다는 전설이 있는 성검의 등장에 황실은 발칵 뒤집히고 9기사단 역시 성검 회수의 임무를 받고 동원되었다.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에게 기습을 당하고, 이르는 죽기 전 마지막 힘을 다해 성검을 쥐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이르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흉터라고는 하나도 없는, 아프지 않은 아름다운 몸으로. ‘복수할 거야. 그놈들이 누군지 찾아내 목을 베어 버리겠어.’ 하지만 새로 얻은 몸은 아직 나약하며 당장 노예 경매장에서 팔려 갈 신세가 된다. 손님으로 황족이 와 있다는 말에 어떻게든 그 사람에게 팔려 황궁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는데…. “이 여자, 얼마지?” 이르는 경악하며 올라온 남자를 바라보았다. 제 몸값을 묻는 남자는 절대로 이곳에 있을 리 없는, 5황자 네르갈이었다. 어린 시절의 짧은 인연이자 황궁에서 가장 그녀를 꺼려 하는 그 사람이. *** 네르갈은 잠든 그녀를 바라보았다. 보는 순간 그녀가 이르임을 알아차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어릴 적, 그녀를 보며 시간이 흐르면 어떤 모습을 할까 셀 수도 없이 상상했었으니까. 훈련을 위해 짧게 잘랐던 머리카락이 길어지면 어떨지, 또 괴롭히는 거냐며 흘겨보던 보라색 눈동자가 얼마나 더 짙어질지, 또래보다 길다 자랑하던 팔과 다리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 커서 훌륭한 기사가 되겠다 조잘대던 그녀보다 그가 더 자주 그녀의 미래를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는 제가 상상하던 그 미래를 볼 기회를 영영 잃어버렸다. 그의 잘못 때문에. 이르를 끌어안은 네르갈의 눈이 번뜩였다. 성검의 힘이든 다른 삿된 것의 힘이든 상관없다. 그는 되찾은 것을 죽어도 놓을 생각이 없었다. 일러스트: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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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삶이었다. 마기를 정화할 수 있는 힘을 가졌지만, 최하급이라 판정을 받은 이렌느는 짧은 생 동안 그 누구의 환영도, 사랑도 받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에도 홀로 외롭게 죽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과거로 돌아왔다. 그것도 자신이 망쳐버린, 남편 미카엘을 만나기 직전으로. '이번 생에서 가장 먼저 바로 잡아야 할 실수. 그건 바로……. 미카엘과 엮이지 않는 거야.’ * 그런데 미카엘이 이상하다. “저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저를 정화해 주십시오." 먼저 정화를 부탁하질 않나. 사제와 다름 없는, 성기사인 그가 밤마다 나를 찾아온다. "이렌느. 나의 페어. 나의 아내. 오늘 밤, 당신의 정화를 받고 싶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느릿하게." 당신, 분명 전생에서는 나와 손가락 하나도 닿기 싫어했던 성기사였잖아? 백설홍 로맨스판타지 소설 *페어 : 서로 계약에 동의한 정화자와 기사를 부르는 말
*이 소설에는 강압적 관계 등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가 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고등학교 2학년 늦봄, 연서의 반에 전학생이 왔다. 강인욱. 연서가 살아왔던 세상과 전혀 다른 곳에서 온 아이. 툭툭 가슴을 찌르는 말을 내뱉고 겁박하며 귀찮게 구는 인욱과 더 얽히기 싫다고 생각했건만. 무더운 여름, 오직 서로의 숨소리만 들리는 고요함 속에서 결국 두 사람은 입을 맞추고 말았다. 하지만 즐거웠던 시간도 잠시, 첫사랑은 처참하게 깨어져 상처만을 남긴 채 끝났다. 7년 후. 그사이 연서의 세상이 바뀌었다. 집안은 몰락하고 가족도 친구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남은 것이라고는 막대한 빚과 무기력, 공포. 그리고 우울함 뿐. 빚 대신 제안받은 결혼의 상대는 악몽 그 자체였다. 그 악몽에 붙잡혀 끌려가던 순간 인욱이 나타났다. 인욱은 연서에게 속삭였다. 자신이라는 악몽을 선택하는 건 어떻겠냐고. * * * 인욱은 연서의 뺨 가득히 남아 있는 눈물 자국을 손으로 닦아 주더니 연서의 귓가에 속삭였다. “연서야, 나도 너한테 박고 싶어. 저 새끼 이상으로.” “……!” “내가 오래전에 너랑 그걸 못 했잖아.” 다정한 손길이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그러니까 네가 골라. 저놈이랑 할래, 아니면 나랑 할래?” “인욱아….” 연서는 대답 대신 애원하듯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인욱은 그대로 연서를 내려놓고는 제 방 앞으로 갔다. “네가 결정해, 유연서. 네가 나를 선택하고 싶다면….” 오만한 비웃음이 쏟아졌다. “이쪽으로 와. 기어서.”
※ 이 소설에는 강압적 관계 등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가 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고등학교 2학년 늦봄, 연서의 반에 전학생이 왔다. 강인욱. 연서가 살아왔던 세상과 전혀 다른 곳에서 온 아이. 툭툭 가슴을 찌르는 말을 내뱉고 겁박하며 귀찮게 구는 인욱과 더 얽히기 싫다고 생각했건만. 무더운 여름, 오직 서로의 숨소리만 들리는 고요함 속에서 결국 두 사람은 입을 맞추고 말았다. 하지만 즐거웠던 시간도 잠시, 첫사랑은 처참하게 깨어져 상처만을 남긴 채 끝났다. 7년 후. 그사이 연서의 세상이 바뀌었다. 집안은 몰락하고 가족도 친구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남은 것이라고는 막대한 빚과 무기력, 공포. 그리고 우울함 뿐. 빚 대신 제안받은 결혼의 상대는 악몽 그 자체였다. 그 악몽에 붙잡혀 끌려가던 순간 인욱이 나타났다. 인욱은 연서에게 속삭였다. 자신이라는 악몽을 선택하는 건 어떻겠냐고. * * * 인욱은 연서의 뺨 가득히 남아 있는 눈물 자국을 손으로 닦아 주더니 연서의 귓가에 속삭였다. “연서야, 나도 너한테 박고 싶어. 저 새끼 이상으로.” “……!” “내가 오래전에 너랑 그걸 못 했잖아.” 다정한 손길이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그러니까 네가 골라. 저놈이랑 할래, 아니면 나랑 할래?” “인욱아….” 연서는 대답 대신 애원하듯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인욱은 그대로 연서를 내려놓고는 제 방 앞으로 갔다. “네가 결정해, 유연서. 네가 나를 선택하고 싶다면….” 오만한 비웃음이 쏟아졌다. “이쪽으로 와. 기어서.”
델란 왕국의 아름다운 공주, 엘로이즈. 그런 엘로이즈의 시녀이자 전쟁 포로였던 이즈. 이즈는 야만족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 공주를 대신해 사막의 왕과 결혼해야만 한다. 얼음보다 차가워 보이는 새파란 눈동자를 가진 사막의 왕, 바르카. “그대가 나의 아내가 되기 위해 이곳에 온 사람인가?” 가짜 공주라는 사실을 그에게 들키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이즈는 필사적으로 비밀을 숨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도 없던 제 곁에 항상 있어 주는 그에게 점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이대로 공주인 척하며 평생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던 때 몰래 듣게 된 바르카의 목소리가 이즈의 가슴을 찔렀다. “내가 그 가짜 공주를 진심으로 아낀다고 생각했나?”
정령력이 약하다고 천대받는 왕녀 라니아케아. 그녀는 언제나 자신을 향한 멸시로부터 벗어나기를 꿈꿨다. 그러던 어느 날, 제국으로부터 혼담이 들어왔다. 상대는 지지 기반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1황자 히페리온. 라니아케아는 기꺼이 그 혼담을 받아들였다. 자신의 나라를 떠날 수 있다면 상대가 누구라도 좋았다. * 결혼하기 전, 라니아케아는 제게 내밀어진 결혼 계약서를 보았다. [두 사람은 __에 __ 번 후계 생산을 위한 잠자리를 한다.] 다행히 그 조항은 빈칸으로 남겨진 채 결혼을 하게 되었다. 예상한 대로 남편은 1년에 몇 번 식사만 함께 했을 뿐, 황궁에 머물지도 않고 국경으로 돌아갔다. 그러기를 3년. 이대로 조용히 살다가 다른 황자 중 누군가가 황위에 오르면 그때 황궁을 나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 “2, 3 ,4 황자 죽음!” 모두가 경악하는 사이 황궁으로 돌아온 히페리온은 순식간에 혼란을 정리하고 황위에 오른다. 이제 막 즉위한 황제에게 필요한 것은 황권을 강화에 도움이 될 든든한 황후. ‘그러니 나랑 바로 이혼하고 세력 있는 집안의 영애와 재혼하시겠지.’ 그렇게 생각했는데…. “저를 찾으셨다고….” “네. 당신께 부탁할 게 있기 때문입니다.” 결심했다는 듯,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히페리온의 모습에 라니아케아는 마른침을 삼켰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무엇을 원하시는지는 알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전하께서 원하시는 대로 따를 생각이니까요.” “…그렇습니까?” 둘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어서 이혼 합의서에 서명을 하죠.” “아들딸은 상관 없으니 어서 아이를 가집시다.” 그제야 라니아케아는 알게 되었다. 그녀의 남편은 전혀 다른 것을 바라고 있었다는 사실을.
거대 오아시스 도시 우르탈리브. 그곳에서 황자 아시브는 노예 아실라를 만났다. 10살과 13살. 어린 황자가 저보다 세 살 많은 노예를 찾을 때만 해도 모두가 도와준 공을 치하할 뿐이고 곧 흥미를 잃을 거라 생각했다. 그로부터 13년 후. 여전히 황자는 노예를 찾아왔다. 물장구를 치고 나무 그늘에서 함께 낮을 보냈던 두 사람은 이제 서로의 숨을 삼키고 쾌락을 느끼며 함께 밤을 보내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노예란 본디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는 법. 그러하기에 아실라는 그가 자신을 계속해 소유해 주기를 바랄 뿐, 감히 제가 황자를 가지고 싶다 바라지 않았다. 그가 제게서 즐거움을 얻는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 여자와 혼인을 할 것이다.” 언젠가 다가오리라 생각했던 끝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 * * “저하…….” 어느새 아실라의 목소리에 물기가 배어 있었다. 긴 속눈썹에 물방울이 방울지기 시작했다. 상대는 입술로 그 눈물을 삼키며 아실라에게 속삭였다. “이름으로 부르라 했었잖아.” “하지만…….” “가르침이 부족했나?” 아시브의 말에 아실라는 흠칫 몸을 떨었다. 제가 저하라고 부를 때마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제 입에서 그의 이름을 뱉어 내게 만들었는지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키워드: 현대물, 신분차이, 소유욕, 독점욕, 질투, 재벌남, 오만남, 상처녀, 당당녀, 인외인간, 고수위 새어머니를 돌보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진아. 어느 날, 갑자기 낯선 변호사가 찾아왔다. 진아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그녀의 유언대로 상속을 위해 찾아왔다 말하며. 상속의 조건은 진아가 물려받을 저택에 어느 누구의 출입도 허가하지 않을 것. 어렵지 않은 일이기에 수락했고 새로운 출발이 가능한 돈을 얻게 되었다. 모든 일이 잘되어 갔다. 사업은 번창하고 서먹했던 새어머니와의 관계도 돈독해졌다. 새어머니가 돈을 횡령하고 잠적하기 전까지는. 쌓이는 빚에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낯선 이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들은 할머니의 저택을 촬영하고 싶으니 허가를 부탁한다고 했다. 진아는 그들의 부탁을 거절했다. 그래야만 매달 신탁에서 지급되는 돈을 받을 수 있으니까. 그랬더니 찾아온 오만하고 천박한 남자는 진아의 앞에서 돈을 흔들며 말했다. “허가해 주면 이거 몇 개 더 줄게. 내가 한 번 쌀 때마다 한 개씩, 어때?” 욕설과 함께 거절한 진아는 그들의 존재를 잊었다. 그들이 멋대로 저택에 들어가 사고를 당했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기 전까지는. 사망 1명, 부상 4명. 자신조차 가 본 적 없는 저택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 구조된 이는 이상한 소리를 했다. “아니야! 밑에 한 명 더 남아 있어! 우린 여섯 명이라고!” * “당신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 이해합니다. 작년까지의 나는…… 집안의 돈과 권력을 믿고 개짓거리나 하고 다니는 재수 없는 새끼였겠지요.” 굳이 첨언할 말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설명이었다. “크노 디어그 저택이 저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때 이후로 좀 많이 변해야 할 것 같다고 느꼈거든요.” 기이하리만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남자는 진아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예전의 이안 아일스퍼드는 죽었다고 생각하세요.” * 먹고 싶다. 저것을 먹고 싶어. 그래서 다가가서 붙잡았다. 놀라 저를 바라보는 모습에 배 속 깊은 곳이 요동쳤다. 주변에 인간들이 있건 말건 이것을 그대로 머리카락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삼켜 버리고 싶었다. 그는 정성을 들여 냄새를 묻혔다. 내 것. 내가 먹을 것. 허기를 참고 있던 혀가 달콤한 것이 가득한 입 안을 휘저었다. 그는 알게 되었다. 이것은 안쪽이 더 맛있다는 사실을.
죽기 전 읽었던 책 속으로 들어왔다. 여주인공 이리스를 괴롭히던 책 속의 악역, 타락한 성녀인 이벨리나의 몸으로. 2년 후에 화형당해 죽을 운명인 이벨리나. 그렇게 죽을 수는 없었다. 지금이라도 노력해서 잘못을 수습하고 이벨리나를 죽음으로 내모는 남자주인공들과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면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일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몸의 주인인 이벨리나는 계속해서 이 몸에 남고 싶으면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라며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내건다. 타의에 의해서, 때로는 자의에 의해서 책 속의 남자주인공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데…. *** 잘 알고 있다. 모두가 내가 ‘성녀’이기에 잘 대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그러니 이제 곧 내가 성녀가 아니게 되는 순간이 오면 이 모든 관계가 끝난다는 사실도. 일러스트: SUKJA
#판타지물, #서양풍, #왕족/귀족, #첫사랑, #소꿉친구, #소유욕/독점욕/질투, #조신남, #능력남, #직진남, #계략남, #다정남, #절륜남, #순정남, #동정남, #평범녀, #다정녀, #순정녀, #순진녀, #달달물 무엇 하나 특별할 것 없는 벨포드 남작가의 둘째 딸 아리엘 벨포드. 그녀의 약혼자이자 헤이스팅스 공작가의 후계자인 아르시온이 기사가 되어 곁을 떠난 지 3년이 흘렀다. 드디어 아르시온이 돌아온다는 소식과 함께 들려온 소문은 그가 성기사가 되려 한다는 것! ‘그렇게 놔 둘 순 없어!’ 어떻게 하면 아르시온이 성기사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아리엘은 우연히 밤에 하는 일이라는 성교육 책을 손에 넣게 된다. “시온, 내가 밤에 하는 일을 가르쳐 줄게.” 성기사는 오직 몸과 마음이 순결한 남자만이 될 수 있는 것. 그렇기에 아리엘은 아르시온을 타락의 길로 이끌어 그가 성기사가 될 수 없도록 하려 하는데……. ‘그런데 이 다음에는 어떻게 하는 거지?’ 문제라면 아리엘 역시 ‘밤에 하는 일’을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 * * “리엘.” 아르시온은 깍지를 낀 손에 힘을 주며 다정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맞물린 아리엘의 몸이 움찔거리며 그의 것을 꽉 조여 왔다. 그 강렬한 쾌감에 아르시온은 낮은 신음을 흘리며 다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아, 읏, 흐읏! 시, 시온!” 제 것을 뿌리까지 물은 채 눈물 흘리는 그녀의 모습에 아르시온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예전이라면 당장 눈물을 닦고 몸을 일으켜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계속해서 아리엘을 울리고 싶을 뿐이었다. “하……. 리엘.” “아, 아!” 아르시온은 느릿하게 제 것을 그녀의 가장 깊숙한 곳에 박아 비벼 대었다. 자지러지는 소리와 함께 아리엘의 아래가 음란한 물을 쏟아 내었다. 여섯 살 때 처음 만난 이후, 평생을 함께 해 왔던 아리엘이다. 그녀가 커 가면서 아르시온은 점점 이유를 알 수 없는 갈급함을 느꼈다. 무엇을 해도 달래지 못했던 그것을 어떻게 해야 달랠 수 있는지 아르시온은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의 갈급함은 오직 그녀가 흘리는 물로만 달랠 수 있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낙원 이든허스트. 그곳에 유일하게 허락받지 못한 자, 아나스타샤. 변하지 않을 미래를 꿈꾸며 삶의 끝을 기다리던 아나스타샤의 앞에 낯선 이가 나타났다. 그녀의 신을 능멸하고 그녀의 낙원을 파괴하며 그녀를 삼키려 하는 새로운 주인이. *** “…데려가 주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미하일은 눈물을 흘리며 저를 붙잡는 여자를 만족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래야 했다. 아나스타샤는 제게 이렇게 매달리고 애원해야 했다. 그녀를 소유하는 자에게 마땅히 바쳐야 할 복종이었다. “내가 그걸 지킬 의무는 없지.” 약속이란 평등한 관계에서나 성립할 수 있는 것. 그가 먹이고, 그가 가르치며, 그가 안는 아나스타샤는 그에게 약속을 요구할 수 없다. 아나스타샤는 그의 아름다운 소유물이기에. 미하일은 아나스타샤를 뒤로 하고 다른 여인의 손을 잡았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일러스트: 안즈
외로움에 지쳐 호문쿨루스(마법으로 만든 인간)를 만들기로 결심한 루루. 가장 중요한 재료인 ‘인간의 씨앗’을 구하기 위해 인간 남자를 납치하러 간다. 실패하고 돌아오는 길, 자신을 공격하는 남자를 만나고 엉겁결에 그에게 ‘복종의 마법’을 걸고 마는데…… 생각해 보니 놓아줄 이유가 있을까? 이 남자에게 씨앗을 얻어 내면 되는데. 문제라면 씨앗을 어떻게 꺼내는지를 모른다는 것. 알아낼 때까지 데리고 있어야 하는데, 이 인간. 더럽다고 하더니 몸을 씻고 집을 청소한다. 게다가 맛있는 음식까지도 만들어 준다. 무엇보다 밤이 되면 파고드는 그의 품이 따뜻해서 좋다. 루루는 더욱 인간이 갖고 싶어졌다. 그를 닮은 인간으로. 그러던 중 어떻게 씨앗을 채취하는지 알게 되는데…….
반역을 일으킨 공작의 딸 실리에는 볼모처럼 황태자 페르센과 결혼한다. 남편의 차가운 외면과 허울뿐인 결혼 생활에 그녀는 점점 메말라 간다. 그러던 중, 페르센은 사고로 오직 실리에에 대한 기억만을 잊게 되는데…. 아주 오래전과 같은 다정한 모습에 그녀의 마음은 흔들린다. “이젠 울어도 멈출 수 없어요.” “아, 으, 으응!” 미치도록 난폭한 입맞춤이었다. 페르센은 무자비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조금 남아 있던 뿌리까지 그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몸에 박아 넣었다. 실리에는 자신을 가만히 놔둬 주기를 바랐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사랑받지 못하는 그런 황태자비로 남겨 주었으면. 익숙한 비참함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지만 그의 다정함은 너무나 달콤해서 외면할 수 없었다. 자신을 먹어 치울 생각이라면 머리카락 하나도 남기지 않은 채 모조리 삼켜 주기를 원했다. “사랑합니다, 실리에.” 아니.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그를 되찾을 기회일까,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일까.
델란 왕국의 아름다운 공주, 엘로이즈. 그런 엘로이즈의 시녀이자 전쟁 포로였던 이즈. 이즈는 야만족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 공주를 대신해 사막의 왕과 결혼해야만 한다. 얼음보다 차가워 보이는 새파란 눈동자를 가진 사막의 왕, 바르카. “그대가 나의 아내가 되기 위해 이곳에 온 사람인가?” 가짜 공주라는 사실을 그에게 들키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이즈는 필사적으로 비밀을 숨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도 없던 제 곁에 항상 있어 주는 그에게 점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이대로 공주인 척하며 평생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던 때 몰래 듣게 된 바르카의 목소리가 이즈의 가슴을 찔렀다. “내가 그 가짜 공주를 진심으로 아낀다고 생각했나?” * * * “흑!” 밤바람에 식어 버린 것이 펴 발라지는 느낌에 힘없이 늘어져 있던 몸이 움직였다. 이즈는 그가 다시 제 아래에 자리 잡은 것을 알아차렸다. “왜, 왜…. 또….” 조금 전에 겨우 이 짐승 같은 교합이 끝난 터였다. 그런데 다시 하려 하다니? 시녀들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냥 한 번만 참으면 된다고. 그러면 끝난다고 했는데…. “왜라니.” 바르카는 조금씩 제 것을 다시 밀어 넣었다. “워낙 맛있게 먹으니 또 먹여 주려 하는 것뿐인데.”
*본 도서는 백설홍 작가님의 [밤에 하는 일] 작품의 연작으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해당 작품을 먼저 감상하신 후 [낮에도 하는 일]을 읽어 주시면 더 큰 재미를 느끼실 수 있사오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판타지물, #서양풍, #왕족/귀족, #첫사랑, #소꿉친구, #소유욕/독점욕/질투, #조신남, #능력남, #직진남, #계략남, #다정남, #절륜남, #순정남, #동정남, #평범녀, #다정녀, #순정녀, #순진녀, #달달물 ‘아리엘이 이상해.’ 아리엘과 아르시온의 결혼식으로부터 3개월 후, 아르시온은 아리엘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낀다. 갑자기 밤에 채찍을 들고 나타나질 않나, 생전 입에 올려 본 적이 없을 과격한 단어를 말하지 않나……. 물론 그런 모습도 전부 다 사랑스럽기에 아르시온은 더욱 열심히 아리엘을 사랑했다. 그러던 중 아르시온이 영지 시찰을 떠나게 되고 수도에는 수상한 남자가 아리엘을 만나고 싶다며 찾아오는데……. * * * “……리엘?” 시온은 흐릿하게 보이는 아리엘의 모습에 중얼거렸다. 그럴 리가. 아리엘이 여기 있을 리가 없다.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헛것을 보는 모양이다. ‘심각하네.’ 2주일 못 봤다고 이런 환상까지 보게 될 줄이야.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아르시온은 아리엘에게 손을 뻗었다. 손 가득히 잡히는 부드러운 뺨. 제가 닿자 사르르 휘어지는 눈매. 작고 붉은 귀여운 입술까지. 넌 어떻게 환상마저도 이렇게나 예쁜지. 아르시온은 목이 타는 것을 느꼈다. 지금 자신은 아리엘이 고팠다. 그녀를 제 안 가득 물고 핥으며 이 갈급함을 달래고 싶었다. 그렇기에 아르시온은 망설임 없이 아리엘의 옷을 끌어 내렸다. “시온!” 놀란 아리엘의 목소리가 어찌나 생생한지. 마치 진짜 아리엘 같았다. 그래서 아르시온은 더욱 바삐 손을 움직였다. 능숙한 손길이 빠르게 옷을 풀었고 밝은 햇살 아래 아리엘의 흰 가슴이 드러난 순간 그는 미소 지었다. 환상이라도 좋아. 나는 언제나 너와 이러고 싶었거든. 밤에 하는 일을 낮에도 하고 싶었다고.
델란 왕국의 아름다운 공주, 엘로이즈. 그런 엘로이즈의 시녀이자 전쟁 포로였던 이즈. 이즈는 야만족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 공주를 대신해 사막의 왕과 결혼해야만 한다. 얼음보다 차가워 보이는 새파란 눈동자를 가진 사막의 왕, 바르카. “그대가 나의 아내가 되기 위해 이곳에 온 사람인가?” 가짜 공주라는 사실을 그에게 들키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이즈는 필사적으로 비밀을 숨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도 없던 제 곁에 항상 있어 주는 그에게 점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이대로 공주인 척하며 평생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던 때 몰래 듣게 된 바르카의 목소리가 이즈의 가슴을 찔렀다. “내가 그 가짜 공주를 진심으로 아낀다고 생각했나?”
#판타지물, #서양풍, #왕족/귀족, #라이벌/앙숙, #정략결혼, #선결혼후연애, #능력녀, #능력남, #동정녀, #동정남, #마법사여주, #기사남주 주인을 잃은 헤센가드 공국. 그곳을 노리던 두 나라는, 각자 왕족을 보내 결혼시켜 그 후계자가 공국을 다스리기로 협정을 맺는다. 그렇게 헤센가드로 와서 결혼을 하게 된 에르나와 칼리온. 그들의 첫인상은 최악이었다. “뭐지, 이 호박은.” “뭐래, 말린 지렁이 같은 게.” 처음부터 틀어져 시작된 결혼. 그들은 10년이 넘도록 서로에게 이를 드러내지만, 착실하게 공국을 위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에게 친서가 도착한다. ‘1년 내로 후계자를 가질 것.’ 10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자 각 나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1년 내로 아이가 안 생기면 둘을 고국으로 불러들인다고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 * * * “어차피 대단한 거 없잖아. 그것도 못 한다면…….” 그 순간 칼리온이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쿡 찍어 눌렀다. 그러자 일어나 있던 에르나의 몸이 힘없이 침대 위로 넘어졌다. 제가 칼리온의 손가락 하나에 쓰러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그녀가 눈을 깜빡일 때, 거대한 몸이 그녀의 몸 위로 올라왔다. “그래, 대단한 거 없지.” 칼리온이 이를 갈며 말했다. “그러니 얼른 해치우자고.” * * * “으음…….” 그의 품 안이 만족스러웠던 것일까. 에르나의 입가에는 그에게 좀처럼 보여 주지 않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칼리온은 그 입술에 자신도 모르게 손을 가져가려다 제가 무엇을 하려는지를 깨닫고 급히 손을 내렸다. 그러면서도 품에 안긴 에르나를 놓지 않았다. ‘왜 이렇게 된 거지?’ 언제나 그의 속을 긁는 여자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예쁜 소리라고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사사건건 트집 잡기가 일쑤이며 단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되받아치는, 그가 가장 초라했던 순간을 보았던. 그가 원하지 않았던 그의 아내. ‘그런데 왜…….’ 칼리온은 제 품 안에서 조용히 잠든 에르나를 끌어안았다. 그의 얼굴에 에르나의 입가에 떠오른 것과 같은 미소가 어려 있었다.
외로움에 지쳐 호문쿨루스(마법으로 만든 인간)를 만들기로 결심한 루루. 가장 중요한 재료인 ‘인간의 씨앗’을 구하기 위해 인간 남자를 납치하러 간다. 실패하고 돌아오는 길, 자신을 공격하는 남자를 만나고 엉겁결에 그에게 ‘복종의 마법’을 걸고 마는데…… 생각해 보니 놓아줄 이유가 있을까? 이 남자에게 씨앗을 얻어 내면 되는데. 문제라면 씨앗을 어떻게 꺼내는지를 모른다는 것. 알아낼 때까지 데리고 있어야 하는데, 이 인간. 더럽다고 하더니 몸을 씻고 집을 청소한다. 게다가 맛있는 음식까지도 만들어 준다. 무엇보다 밤이 되면 파고드는 그의 품이 따뜻해서 좋다. 루루는 더욱 인간이 갖고 싶어졌다. 그를 닮은 인간으로. 그러던 중 어떻게 씨앗을 채취하는지 알게 되는데…….
반역을 일으킨 공작의 딸 실리에는 볼모처럼 황태자 페르센과 결혼한다. 남편의 차가운 외면과 허울뿐인 결혼 생활에 그녀는 점점 메말라 간다. 그러던 중, 페르센은 사고로 오직 실리에에 대한 기억만을 잊게 되는데…. 아주 오래전과 같은 다정한 모습에 그녀의 마음은 흔들린다. “이젠 울어도 멈출 수 없어요.” “아, 으, 으응!” 미치도록 난폭한 입맞춤이었다. 페르센은 무자비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조금 남아 있던 뿌리까지 그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몸에 박아 넣었다. 실리에는 자신을 가만히 놔둬 주기를 바랐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사랑받지 못하는 그런 황태자비로 남겨 주었으면. 익숙한 비참함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지만 그의 다정함은 너무나 달콤해서 외면할 수 없었다. 자신을 먹어 치울 생각이라면 머리카락 하나도 남기지 않은 채 모조리 삼켜 주기를 원했다. “사랑합니다, 실리에.” 아니.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그를 되찾을 기회일까,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일까.
* 8월 23일 외전이 오픈됩니다. 많은 이용부탁드립니다. #판타지물, #서양풍, #왕족/귀족, #라이벌/앙숙, #정략결혼, #선결혼후연애, #능력녀, #능력남, #동정녀, #동정남, #마법사여주, #기사남주 주인을 잃은 헤센가드 공국. 그곳을 노리던 두 나라는, 각자 왕족을 보내 결혼시켜 그 후계자가 공국을 다스리기로 협정을 맺는다. 그렇게 헤센가드로 와서 결혼을 하게 된 에르나와 칼리온. 그들의 첫인상은 최악이었다. “뭐지, 이 호박은.” “뭐래, 말린 지렁이 같은 게.” 처음부터 틀어져 시작된 결혼. 그들은 10년이 넘도록 서로에게 이를 드러내지만, 착실하게 공국을 위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에게 친서가 도착한다. ‘1년 내로 후계자를 가질 것.’ 10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자 각 나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1년 내로 아이가 안 생기면 둘을 고국으로 불러들인다고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 * * * “어차피 대단한 거 없잖아. 세워서 넣고 싸면 된다며. 그것도 못 한다면…….” 그 순간 칼리온이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쿡 찍어 눌렀다. 그러자 일어나 있던 에르나의 몸이 힘없이 침대 위로 넘어졌다. 제가 칼리온의 손가락 하나에 쓰러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그녀가 눈을 깜빡일 때, 거대한 몸이 그녀의 몸 위로 올라왔다. “그래, 대단한 거 없지.” 칼리온이 이를 갈며 말했다. “그러니 어디 한번 참아 봐.” * * * “으음…….” 그의 품 안이 만족스러웠던 것일까. 에르나의 입가에는 그에게 좀처럼 보여 주지 않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칼리온은 그 입술에 자신도 모르게 손을 가져가려다 제가 무엇을 하려는지를 깨닫고 급히 손을 내렸다. 그러면서도 품에 안긴 에르나를 놓지 않았다. ‘왜 이렇게 된 거지?’ 언제나 그의 속을 긁는 여자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예쁜 소리라고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사사건건 트집 잡기가 일쑤이며 단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되받아치는, 그가 가장 초라했던 순간을 보았던. 그가 원하지 않았던 그의 아내. ‘그런데 왜…….’ 칼리온은 제 품 안에서 조용히 잠든 에르나를 끌어안았다. 그의 얼굴에 에르나의 입가에 떠오른 것과 같은 미소가 어려 있었다.
#판타지물, #서양풍, #왕족/귀족, #라이벌/앙숙, #정략결혼, #선결혼후연애, #능력녀, #능력남, #동정녀, #동정남, #마법사여주, #기사남주 주인을 잃은 헤센가드 공국. 그곳을 노리던 두 나라는, 각자 왕족을 보내 결혼시켜 그 후계자가 공국을 다스리기로 협정을 맺는다. 그렇게 헤센가드로 와서 결혼을 하게 된 에르나와 칼리온. 그들의 첫인상은 최악이었다. “뭐지, 이 호박은.” “뭐래, 말린 지렁이 같은 게.” 처음부터 틀어져 시작된 결혼. 그들은 10년이 넘도록 서로에게 이를 드러내지만, 착실하게 공국을 위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에게 친서가 도착한다. ‘1년 내로 후계자를 가질 것.’ 10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자 각 나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1년 내로 아이가 안 생기면 둘을 고국으로 불러들인다고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 * * * “어차피 대단한 거 없잖아. 그것도 못 한다면…….” 그 순간 칼리온이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쿡 찍어 눌렀다. 그러자 일어나 있던 에르나의 몸이 힘없이 침대 위로 넘어졌다. 제가 칼리온의 손가락 하나에 쓰러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그녀가 눈을 깜빡일 때, 거대한 몸이 그녀의 몸 위로 올라왔다. “그래, 대단한 거 없지.” 칼리온이 이를 갈며 말했다. “그러니 얼른 해치우자고.” * * * “으음…….” 그의 품 안이 만족스러웠던 것일까. 에르나의 입가에는 그에게 좀처럼 보여 주지 않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칼리온은 그 입술에 자신도 모르게 손을 가져가려다 제가 무엇을 하려는지를 깨닫고 급히 손을 내렸다. 그러면서도 품에 안긴 에르나를 놓지 않았다. ‘왜 이렇게 된 거지?’ 언제나 그의 속을 긁는 여자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예쁜 소리라고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사사건건 트집 잡기가 일쑤이며 단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되받아치는, 그가 가장 초라했던 순간을 보았던. 그가 원하지 않았던 그의 아내. ‘그런데 왜…….’ 칼리온은 제 품 안에서 조용히 잠든 에르나를 끌어안았다. 그의 얼굴에 에르나의 입가에 떠오른 것과 같은 미소가 어려 있었다.
델란 왕국의 아름다운 공주, 엘로이즈. 그런 엘로이즈의 시녀이자 전쟁 포로였던 이즈. 이즈는 야만족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 공주를 대신해 사막의 왕과 결혼해야만 한다. 얼음보다 차가워 보이는 새파란 눈동자를 가진 사막의 왕, 바르카. “그대가 나의 아내가 되기 위해 이곳에 온 사람인가?” 가짜 공주라는 사실을 그에게 들키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이즈는 필사적으로 비밀을 숨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도 없던 제 곁에 항상 있어 주는 그에게 점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이대로 공주인 척하며 평생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던 때 몰래 듣게 된 바르카의 목소리가 이즈의 가슴을 찔렀다. “내가 그 가짜 공주를 진심으로 아낀다고 생각했나?”
#판타지물, #서양풍, #왕족/귀족, #첫사랑, #정략결혼, #소유욕/독점욕/질투, #능력남, #계략남, #절륜남, #집착남, #순진녀 “에일라, 잊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부인이 있어. 바로 당신이.” 12년 만에 제대로 마주한 레온은 단호한 목소리로 에일라에게 말했다. “그러니 내가 말하는 후계자라는 것은 당신과 나 사이의 아이를 말하는 거야.” 레온의 길고 굵은 손가락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그러고는 가볍게 얼굴을 쓸어내리나 싶더니 그의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입술을 어루만졌다. 살짝 벌어진 입술 너머로 새하얀 치아와 붉은 혀가 드러나자 그는 황홀한 듯 바라보며 말했다. “그동안 미뤄 왔던 이 결혼의 의무를 이행해 주길 바라, 에일라.” * * * “에일라.” 찾는 이가 품 안에 있음에도 레온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에일라는 알고 있을까? 자신이 얼마나 이날을 기다려 왔는지. 레온은 한참이나 그녀를 품에서 놓지 않았다. 가슴에 닿는 부드러운 몸의 감촉과 쿵쿵거리는 작은 심장의 고동이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제 품에 안겨 있는 그녀가 믿겨지지 않는다는 듯 그의 손이 몇 번이고 그녀의 머리카락과 어깨를 쓸었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보물을 만지는 듯한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그가 몇 번이고 욕망을 쏟아 낸 흔적이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허옇게 넘쳐흘렀다. 그는 잠시 그곳에서 흘러내리는 제 흔적을 바라보았다. 제 몸은 오직 한 사람에게만 발정한다. 바로 품 안에 있는 그의 아내에게만.
#판타지물, #왕족/귀족, #첫사랑, #신분차이, #능력남, #절륜남, #순정남, #동정남, #존댓말남, #연하남, #평범녀, #다정녀, #순진녀 전장의 사신. 왕국의 수호자. 왕녀 이브비엔이 어린 시절 데려온 칼렌은 누구보다 강한 존재가 되어 왕국을 지키는 대장군이 되었다. “그래 봤자 전쟁이 끝나면 버려질 왕실의 사냥개일 뿐입니다.” 그를 시기하는 자들은 그를 왕실의 사냥개라 부르며 멸시했지만 이브비엔은 언제나 그를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며 아꼈다. 그러던 어느 날, 칼렌을 국서로 삼겠다는 황제의 친서가 도착하고. 이브비엔은 왕국과 그의 미래를 위해 황제에게 가 달라 그에게 부탁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명령이라면 무엇이든지 따르겠습니다.” 생각과 달리 너무도 쉽게 떠나겠다 말하는 칼렌. 아쉬움을 느끼기도 전에 그가 이브비엔에게 말했다. “대신 제가 원하는 것 한 가지를 들어주십시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해 줄게요.” 그때 이브비엔은 몰랐었다. 청렴하고 올곧으며 오랜 시간 그녀의 곁을 지켜 온 그가 자신에게 무엇을 요구할지를. * * * “무엇이든 해 준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언제나처럼 평온한 칼렌의 목소리에 이브비엔은 소름이 돋았다. 그래, 분명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브비엔이 대답하지 못하는 사이 칼렌은 발목을 붙잡은 손에 힘을 주어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다물려 있던 틈이 벌어지고 그가 몇 번이나 쏟아부었던 욕정이 하얗게 흘러내렸다. 칼렌은 그 어떤 승리를 거두었을 때보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을 떠나 황제를 섬기라 말씀하셨지요.” 칼렌은 굳은살이 박인 큰 손으로 그녀의 배를 어루만지다 그녀의 몸을 뒤집었다. 잔뜩 발기한 그의 것이 이번에는 뒤에서 그녀의 아래를 벌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몇 번이고 품었던 것이지만 그 크기에 이브비엔은 다시 몸을 떨며 숨을 헐떡였다. “저는 당신의 개.” 퍽! 한 번에 끝까지 들어온 칼렌의 것이 그녀의 가장 깊숙한 곳을 찔렀다. 그럼에도 칼렌은 만족을 모르는 짐승처럼 더욱 깊이 몸을 묻으며 그녀에게 속삭였다. “그러니 개답게 박아 보도록 하지요.”
"라이언이라고요?" 원인 모를 불명의 병 때문에 사교계를 포기하고 시골 펠트햄에서 살고 있는 엘로이즈. 번잡스러운 도시 대신 자유롭고 공기 좋은 이 시골을 너무나도 사랑했다. 어느 날, 아버지가 관리하는 '블리스버리 저택'에 새로운 관리인이 찾아온다. 지금껏 그녀가 동경하고 흠모해온 '라이언 윌그레이브' 중령과 같은 이름이지만 전혀 다른 같은 자가. 남자는 경멸감 가득한 얼굴로 엘로이즈를 바라보았다. “그냥 도둑인 것도 모자라 아주 변태적이고 음탕한 자였군. 이런 그림으로 혼자 은밀한 밤을 즐기는 건가?” 그의 손에 들린 것은, 라이언 윌그레이브의 초상화 속 얼굴을 본딴 누드화! 엘로이즈는 확신했다. 더러운 꼴, 천박한 말, 그리고 여성을 대하는 무례한 태도까지. 이자는 분명 블리스버리에 좋지 못한 목적을 갖고 들어온 부랑자가 틀림없었다. 그게 아니면 불명예스러운 탈영병이거나! “모델을 실제로 본 적이 없군요, 엘로이즈 양.” 그는 제 아래를 흘긋 바라보더니 말했다. “그렇게 작진 않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서양풍, #왕족/귀족, #오해, #소유욕/독점욕/질투, #절륜남, #집착남, #나쁜남자, #후회남, #순정남, #다정녀, #상처녀 에델린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저에게 씌워진 더러운 누명,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사망, 그리고 존경하던 교수의 배신까지. 지옥의 바닥에 떨어졌을 때, 갑자기 나타난 그가 에델린에게 물었다. “너, 얼마야?” 그렇게 다가온 아드리안. 그는 재미있다는 듯 에델린의 입술을 마음껏 탐한 다음 다른 것도 팔고 싶다면 찾아오라 말하고 금화를 그녀의 앞에 던졌다. 제 무릎 앞에 떨어진 금화를 보며 에델린은 두 번 다시 저 악마 같은 사내와 자신이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 * * “아흑……!”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아드리안이 그녀의 안으로 들어가자 에델린의 입에서 힘겨워하는 신음 소리가 흘렀다. 하지만 아드리안은 조금도 그녀의 사정을 봐주지 않은 채 거칠게 움직였다. “아, 으, 으응!” 흠뻑 젖은 살점 안으로 그의 것이 빠르게 드나들 때마다 물이 튀는 소리와 함께 에델린은 교성을 내질렀다. 아드리안은 자신을 받아들이며 헐떡이는 그녀가 미치도록 사랑스러움과 동시에 혐오스러웠다. 에델린 힐스테드. 한없이 고고하고 올곧아 보이던 여자. 하지만 그를 찾아와 저를 사 달라 말한, 몸을 파는 여자. 아드리안은 다른 새끼들이 감히 넘볼 수 없을 만큼 큰돈을 그녀에게 지불할 생각이었다. 그녀가 오직 저만을 찾아 올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