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아버지 사인, 자살 아닙니다.] 가족을 버리고 간 아버지를 찾아 그가 임원으로 있는 세경 그룹에 입사한 유지아. 그러나 지아가 이유를 묻기도 전에 아버지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장례식날 날벼락처럼 떨어진 메시지. 아버지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것. 그가 실은 지아를 억지로 떠나야 했다는 것. 그리고……. “그러니까 씨발, 장례식장까지 와서 시체 둘 치워야겠어요?” 장례식장의 주차장에서 사고처럼 만난 남자, 세경 그룹 하세현 전무. “돈 안 필요해요?” “…….” “조서 써 주면 보상금은 넉넉히 쳐줄 텐데.” “됐습니다.” “그게 싫으면 다른 제의도 할 수 있고.” “…….” “언제든 환영이니까. 그쪽이 내 취향이거든.” 날벼락처럼 떨어져 내린, 입은 더러우면서도 얼굴만큼은 아름다웠던 그가. “하세현 전무 짓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배후라는 것. 반신반의하던 지아는 결국 미련을 털어 내기 위해, 그리고 나름의 이유와 알량한 복수를 위해 하세현 전무에게 접근하고. “그때 하셨던 다른 제의, 아직 유효한가요?” “왜요? 이제 관심이 생겼습니까?” 그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꼬이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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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촌 동네의 유일한 인쇄소집 딸로, 어릴 때부터 삽화에 관심을 가지고 가업을 이어받는 꿈을 꾸었던 아넬리 헤이츠, 넬리. ‘딱 이대로만 되면 좋겠다.’ 그런 넬리의 소박한 소원은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사그라들고, 넬리는 무너진 가업을 다시 일으키려 공부를 위해 예술의 도시 테반트로 향하게 되는데. “내 지갑!” “하하! 꽁돈 고마워, 아가씨!” 그러나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는 도시의 삶은 녹록지가 않고. 넬리는 준비했던 학비를 잃고 선정적인 기사를 찍어 내는 가십지 신문사에서 일하게 된다. 그렇게 팍팍한 삶을 보내던 그녀의 앞에 우연히 스쳐 지나가게 된 아름다운 테반트 공작. 넬리가 호기심에 그렸던 공작의 그림은 자신이 모르는 사이 음란 풍자화로 둔갑해 가십지에 오르게 되고. “허위 사실 유포부터 시작해 볼까.” “네에?” “사람을 그렇게 말도 안 되게 그렸으면 책임을 져야지.” 하루아침에 명예 훼손으로 고발당할 위기에 처한 넬리와 그런 넬리에게 방문한 공작. 여기서 더 망할 순 없다. 넬리는 충동적인 승부수를 던지는데. “그게, 공작님께서는 얼굴도 아름다우시고, 그러니까. 그러니 몸도 좋으실 거고.” “그래서?” “다, 당연히, 거기도.” “까 봐, 그럼.” “…네?” “까 봐서 아니면.” “…….” “그다음은 이미 알겠지.” 명예 훼손만 피하려던 아넬리 헤이츠는 이 아름답고 까칠한 공작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부디 내게 미친개에게서 태어난… 하자 있는 아이를 낳아 주겠나, 공녀?” “…기꺼이요.” 선택지는 없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미친개라 불렀고, 가문은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마지막으로 믿고 있던 약혼자는 여동생과 눈이 맞았다. 남은 선택지는 이 남자뿐이었다. “조언이라도 해 줄까, 공녀.” “공녀가 퍽 효율이 나지 않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가당찮은 노력을 한다고 해야 하나.” 요청하지도 않은 조언을 내뱉고, “혼처가 급하시다 들었습니다. 모자라고, 평판 나쁜 혼처가 필요하시다고.” “그래. 평판이야 나쁘군. 온갖 추문으로 얼룩진 미친개라.” “실제로 미친 것은 아닙니다. 혹시 후사가 걱정되신다면…….” “아니. 오히려 정말로 미친 쪽이 좋은데.” “…….” “생각해 보니, 미친개에게서 태어나 광증을 물려받은 후계자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이 남자 외에는. 어차피 필요에 의한 만남. 때가 되면 깨어질 약속이었다. “이혼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가 말을 바꾸며, “유감이지만 그대는 어디로도 못 가.” 타오를 듯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전까지는.
마물 토벌단을 전문으로 육성하는 성기사와 성녀들의 고향 성국 로벨. 그곳에서도 가장 귀한 성기사 후보로서, 성국의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라이오넬 프렌데리크를 오랫동안 쫓아다닌 거머리 영애 아리엘. 모두 그녀가 평생 그를 따라다닐 거라 생각했다. “당신은 나를 좋아했잖아.” “…….” “나를 좋아해서, 그런 짓까지 했었잖아.” ‘그러니까, 그게 문제라니까.’ 아리엘이 몇 가지 사건 이후 그를 정리하고, 해외로 튈 생각을 하기 전까지는. “…미안해요, 라이오넬.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라이오넬을 좋아하던 때를 흑역사로 여기고 도망가려는 아리엘과 이제 와 그녀가 도망가는 것을 봐줄 수 없는 라이오넬. 결국 라이오넬은 그녀를 곁에 두기 위해 뒤늦은 수작질을 부리는데.
남편이 죽었다. 지병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자식도 보지 못한 젊은 영주의 죽음에 영지민 모두가 슬퍼했다. 그러나 대외적인 이유 아래. “매춘부들을 끼고 놀다 복상사라니.” “…이게 다 대공비가 정실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해 벌어진 일 아닌가.” 엘리오페는 끔찍한 진실 속에서 고통스러워했다. “내가 원한 건 네가 아니야, 황녀.” 사기 결혼을 당했다며 결혼 이후 그녀에게 손대지 않고 그녀를 모욕해 온 남편은, 다른 여자들과 뒹굴다 죽었다. 엘리오페에게 남은 길은 많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금 황실로 돌아가 다른 남자에게 또다시 팔려 가느니 죽기를 택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대공비 저하.” 타인의 어설픈 친절로, 죽기 직전 몸이 맞아버린 남자. 3년의 세월을 거슬러 되돌아온 엘리오페에게, 남자는 불쑥 다시 찾아왔다. 그래서 엘리오페는 속삭였다. 충동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내 순결을 빼앗아요, 칼리안 아이스릭.” 그리고 늘 자신을 혐오하듯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던 남자가……. 저를 보는 남자의 눈동자에 불티가 타올랐다. “그렇다면 이제, 당신은 내 아내야. 엘리오페 카르탄.”
마적단의 아이인 칼에게는 밤마다 꾸는 꿈이 있었다. “아이를 가졌다면서요?” “이대로라면 제국의 혈통을 지닌 아이가 시에리프 저하를 이어 왕이 되고 말 텐데…….” “그 애가 정말 왕세자 저하 자식이겠어요? 시종들 말로는 고작 하룻밤이었다던데.” “왕세자비가 2왕자 저하께 추근대고 있는 건가요?” 그리 속삭이는 사람들의 말을 피해 도망다니고, “나는 그대에게 그런 걸 기대하고 아내로 맞이하지 않았어, 칼.” “사람들이 속삭이는 말을 들은 적이 없나? 그대의 평판을 깎아내리고 아이의 아버지를 의심하는 말들을.” “제국이 이제는 그리 지시하던가? 2왕자 역시 염두에 두라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남편인 시에리프가 저를 사랑해 주길 바라며 시들어 가는,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사는 꿈. “완전, 개꿈.” 현실에서는 그저 막돼먹은 길바닥 출신 여자아이일 뿐인 칼. 그녀는 자유로운 삶을 위해 마적단을 도망치기로 마음먹지만……. “…시에리프?” “시에리프가 누구야, 칼?” “…그냥 나온 말이야.” “난 또. 너한테 나 말고 다른 남자가 생긴 줄 알았어.” “…뭐라고?” “내 이름은 지크야.” 꿈속 남편을 닮은 붉은 눈이 나타나 그녀를 바라본 순간. “무엇이건,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오래된 꿈이 그녀를 다시금 추격해 오기 시작했다.
마적단의 아이인 칼에게는 밤마다 꾸는 꿈이 있었다. “아이를 가졌다면서요?” “이대로라면 제국의 혈통을 지닌 아이가 시에리프 저하를 이어 왕이 되고 말 텐데…….” “그 애가 정말 왕세자 저하 자식이겠어요? 시종들 말로는 고작 하룻밤이었다던데.” “왕세자비가 2왕자 저하께 추근대고 있는 건가요?” 그리 속삭이는 사람들의 말을 피해 도망다니고, “나는 그대에게 그런 걸 기대하고 아내로 맞이하지 않았어, 칼.” “사람들이 속삭이는 말을 들은 적이 없나? 그대의 평판을 깎아내리고 아이의 아버지를 의심하는 말들을.” “제국이 이제는 그리 지시하던가? 2왕자 역시 염두에 두라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남편인 시에리프가 저를 사랑해 주길 바라며 시들어 가는,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사는 꿈. “완전, 개꿈.” 현실에서는 그저 막돼먹은 길바닥 출신 여자아이일 뿐인 칼. 그녀는 자유로운 삶을 위해 마적단을 도망치기로 마음먹지만……. “…시에리프?” “시에리프가 누구야, 칼?” “…그냥 나온 말이야.” “난 또. 너한테 나 말고 다른 남자가 생긴 줄 알았어.” “…뭐라고?” “내 이름은 지크야.” 꿈속 남편을 닮은 붉은 눈이 나타나 그녀를 바라본 순간. “무엇이건,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오래된 꿈이 그녀를 다시금 추격해 오기 시작했다.
남편이 죽었다. 지병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자식도 보지 못한 젊은 영주의 죽음에 영지민 모두가 슬퍼했다. 그러나 대외적인 이유 아래. “매춘부들을 끼고 놀다 복상사라니.” “…이게 다 대공비가 정실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해 벌어진 일 아닌가.” 엘리오페는 끔찍한 진실 속에서 고통스러워했다. “내가 원한 건 네가 아니야, 황녀.” 사기 결혼을 당했다며 결혼 이후 그녀에게 손대지 않고 그녀를 모욕해 온 남편은, 다른 여자들과 뒹굴다 죽었다. 엘리오페에게 남은 길은 많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금 황실로 돌아가 다른 남자에게 또다시 팔려 가느니 죽기를 택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대공비 저하.” 타인의 어설픈 친절로, 죽기 직전 몸이 맞아버린 남자. 3년의 세월을 거슬러 되돌아온 엘리오페에게, 남자는 불쑥 다시 찾아왔다. 그래서 엘리오페는 속삭였다. 충동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내 순결을 빼앗아요, 칼리안 아이스릭.” 그리고 늘 자신을 혐오하듯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던 남자가……. 저를 보는 남자의 눈동자에 불티가 타올랐다. “그렇다면 이제, 당신은 내 아내야. 엘리오페 카르탄.”
세계를 망가뜨리는 마석 ‘대지의 심장’ 토벌전. 왕국의 영웅 일로드 하인즈는 빛나는 존재였다. 모두들 그가 토벌에 성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난 더는 못 하겠어.” 영웅은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며 병사1, 실리아의 심장에 칼을 꽂아 넣었다. “왜 내게…?” 다시 깨어난 실리아는 자신이 칼에 심장을 찔려 죽은 게 아니라, 6년 전으로 회귀했음을 자각했다. 그것도 영웅의 능력을 계승받은 채로! 깨달은 것은 단 하나의 사실이었다. “XX, 이 새끼 튄 거야?”
남편이 죽었다. 지병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자식도 보지 못한 젊은 영주의 죽음에 영지민 모두가 슬퍼했다. 그러나 대외적인 이유 아래. “매춘부들을 끼고 놀다 복상사라니.” “…이게 다 대공비가 정실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해 벌어진 일 아닌가.” 엘리오페는 끔찍한 진실 속에서 고통스러워했다. “내가 원한 건 네가 아니야, 황녀.” 사기 결혼을 당했다며 결혼 이후 그녀에게 손대지 않고 그녀를 모욕해 온 남편은, 다른 여자들과 뒹굴다 죽었다. 엘리오페에게 남은 길은 많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금 황실로 돌아가 다른 남자에게 또다시 팔려 가느니 죽기를 택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대공비 저하.” 타인의 어설픈 친절로, 죽기 직전 몸이 맞아버린 남자. 3년의 세월을 거슬러 되돌아온 엘리오페에게, 남자는 불쑥 다시 찾아왔다. 그래서 엘리오페는 속삭였다. 충동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내 순결을 빼앗아요, 칼리안 아이스릭.” 그리고 늘 자신을 혐오하듯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던 남자가……. 저를 보는 남자의 눈동자에 불티가 타올랐다. “그렇다면 이제, 당신은 내 아내야. 엘리오페 카르탄.”
제국의 권세가 라인하르트 공작가의 답도 없는 민폐 악녀. 입양아면서 주제를 모르고 날뛰고, 사교계에 재를 뿌리고 다니는 여자. 공작가의 친딸로 돌아온 아리아 라인하르트를 독살하려던 여자. 그게 나, 민디아 라인하르트였다. “살려 주세요!” “네가 죽일 뻔했던 아리아에게도 빌어 보아라!” 목이 베이던 순간 깨달았다. 이곳은 내가 읽었던 소설 속이고, 나는 작품 초반에 죽는 조무래기 악역이라는 걸. 돌아온 뒤 이번 생에는 그렇게 살지 말자고 다짐했다. 아무 남자나 잡아 결혼해 공작가를 벗어나려 했다. “아까 파티장에서 다른 남자한테 눈웃음친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렇게 결심한 두 번째 삶은 학대로 막을 내렸다. 그다음 생에는 아예 도망치자 결심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떠나 자유롭게 살고자 했는데. “반역자, 민디아 라인하르트는 나와라!” “저 계집이 혼자 꾸민 일입니다!” “우리는 관계없습니다!” 공작가가 저지른 죄악은 어느새 나의 죄악이 되어 있었다. 자유를 꿈꾸었던 세 번째 삶은 꿈결처럼 녹아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네 번째. 더 이상은 당해 주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사람이 있었다. “도움이 될게요. 그리고 적절한 때에 각하를 떠나 드릴게요.” “떠나겠다고요.” “네. 흔적도 없던 여자처럼요. 반드시 그렇게 해 드릴게요.” …분명 그렇게 할 예정이었는데. “이제 와서 대체 어딜 가겠다는 겁니까.” “저는…….”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제 곁에 설 라인하르트는, 제 연인은 당신 하나로 족하다고.” 왜 나를 붙들고 있는 손은 이다지도 강하고 뜨거울까.
제국의 권세가 라인하르트 공작가의 답도 없는 민폐 악녀. 입양아면서 주제를 모르고 날뛰고, 사교계에 재를 뿌리고 다니는 여자. 공작가의 친딸로 돌아온 아리아 라인하르트를 독살하려던 여자. 그게 나, 민디아 라인하르트였다. “살려 주세요!” “네가 죽일 뻔했던 아리아에게도 빌어 보아라!” 목이 베이던 순간 깨달았다. 이곳은 내가 읽었던 소설 속이고, 나는 작품 초반에 죽는 조무래기 악역이라는 걸. 돌아온 뒤 이번 생에는 그렇게 살지 말자고 다짐했다. 아무 남자나 잡아 결혼해 공작가를 벗어나려 했다. “아까 파티장에서 다른 남자한테 눈웃음친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렇게 결심한 두 번째 삶은 학대로 막을 내렸다. 그다음 생에는 아예 도망치자 결심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떠나 자유롭게 살고자 했는데. “반역자, 민디아 라인하르트는 나와라!” “저 계집이 혼자 꾸민 일입니다!” “우리는 관계없습니다!” 공작가가 저지른 죄악은 어느새 나의 죄악이 되어 있었다. 자유를 꿈꾸었던 세 번째 삶은 꿈결처럼 녹아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네 번째. 더 이상은 당해 주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사람이 있었다. “도움이 될게요. 그리고 적절한 때에 각하를 떠나 드릴게요.” “떠나겠다고요.” “네. 흔적도 없던 여자처럼요. 반드시 그렇게 해 드릴게요.” …분명 그렇게 할 예정이었는데. “이제 와서 대체 어딜 가겠다는 겁니까.” “저는…….”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제 곁에 설 라인하르트는, 제 연인은 당신 하나로 족하다고.” 왜 나를 붙들고 있는 손은 이다지도 강하고 뜨거울까.
세계를 망가뜨리는 마석 ‘대지의 심장’ 토벌전. 왕국의 영웅 일로드 하인즈는 빛나는 존재였다. 모두들 그가 토벌에 성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난 더는 못 하겠어.” 영웅은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며 병사1, 실리아의 심장에 칼을 꽂아 넣었다. “왜 내게…?” 다시 깨어난 실리아는 자신이 칼에 심장을 찔려 죽은 게 아니라, 6년 전으로 회귀했음을 자각했다. 그것도 영웅의 능력을 계승받은 채로! 깨달은 것은 단 하나의 사실이었다. “XX, 이 새끼 튄 거야?”
마물 토벌단을 전문으로 육성하는 성기사와 성녀들의 고향 성국 로벨. 그곳에서도 가장 귀한 성기사 후보로서, 성국의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라이오넬 프렌데리크를 오랫동안 쫓아다닌 거머리 영애 아리엘. 모두 그녀가 평생 그를 따라다닐 거라 생각했다. “당신은 나를 좋아했잖아.” “…….” “나를 좋아해서, 그런 짓까지 했었잖아.” ‘그러니까, 그게 문제라니까.’ 아리엘이 몇 가지 사건 이후 그를 정리하고, 해외로 튈 생각을 하기 전까지는. “…미안해요, 라이오넬.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라이오넬을 좋아하던 때를 흑역사로 여기고 도망가려는 아리엘과 이제 와 그녀가 도망가는 것을 봐줄 수 없는 라이오넬. 결국 라이오넬은 그녀를 곁에 두기 위해 뒤늦은 수작질을 부리는데.
잠자리 매너만 좋고 결혼 상대로는 꽝이라는. 돈 많고 능력 좋으며 잘생긴, 문란한 쓰레기. 텔로이언의 탕아, 헤르만 텔로이언. “제가 할게요.” “도대체 뭐라는 건지 모르겠는데, 에시나 레히어.” “필요하시다면서요. 숙녀답지 못한, 아주 악랄한 여자가.” “…….” “지긋지긋한 가문에서 어디서 이딴 걸 데려왔느냐며 당신과 절연해 주고도 남을, 악독하고 게으르며 허영심 넘치고 재물이나 밝히고 부인의 의무 따위는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린…….” 그리고 그런 그를 잘 알면서도 결혼하기로 결정한. “그런 악처요.” “…….” “그 결혼 저랑 해요. 헤르만을 오랫동안 좋아했어요.” 에시나 레히어. “결혼한다고 버릇 고칠 생각 없어, 나는.” “…….” “정말로 나랑 결혼하고 싶다면, 품고 있는 감정이 뭐든지 간에 죽여.” “죽일게요.” “…….” “당신을 속박하지 않을게요. 그게 제 방식의 사랑이에요.” 에시나는 그런 그에게 만족했다. 이 결혼은 정확히 그녀가 꿈꾸었던 결혼이었으며 헤르만은 그녀가 고른 쓰레기 중 최고의 쓰레기였다. 그러니 불만이 생길 리가 없었다. “거짓말.” “…….” “날 사랑한다며, 에시나.” 그러나 뜻밖에도, 문제의 문란한 쓰레기는 불만이 생긴 모양이었다.
시골 촌 동네의 유일한 인쇄소집 딸로, 어릴 때부터 삽화에 관심을 가지고 가업을 이어받는 꿈을 꾸었던 아넬리 헤이츠, 넬리. ‘딱 이대로만 되면 좋겠다.’ 그런 넬리의 소박한 소원은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사그라들고, 넬리는 무너진 가업을 다시 일으키려 공부를 위해 예술의 도시 테반트로 향하게 되는데. “내 지갑!” “하하! 꽁돈 고마워, 아가씨!” 그러나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는 도시의 삶은 녹록지가 않고. 넬리는 준비했던 학비를 잃고 선정적인 기사를 찍어 내는 가십지 신문사에서 일하게 된다. 그렇게 팍팍한 삶을 보내던 그녀의 앞에 우연히 스쳐 지나가게 된 아름다운 테반트 공작. 넬리가 호기심에 그렸던 공작의 그림은 자신이 모르는 사이 음란 풍자화로 둔갑해 가십지에 오르게 되고. “허위 사실 유포부터 시작해 볼까.” “네에?” “사람을 그렇게 말도 안 되게 그렸으면 책임을 져야지.” 하루아침에 명예 훼손으로 고발당할 위기에 처한 넬리와 그런 넬리에게 방문한 공작. 여기서 더 망할 순 없다. 넬리는 충동적인 승부수를 던지는데. “그게, 공작님께서는 얼굴도 아름다우시고, 그러니까. 그러니 몸도 좋으실 거고.” “그래서?” “다, 당연히, 거기도.” “까 봐, 그럼.” “…네?” “까 봐서 아니면.” “…….” “그다음은 이미 알겠지.” 명예 훼손만 피하려던 아넬리 헤이츠는 이 아름답고 까칠한 공작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