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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반민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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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으….” 타액으로 범벅된 입술을 벌린 희조가 흐트러진 얼굴로 헐떡거렸다. 입술을 뗀 이윤이 입꼬리를 늘어뜨렸다. “오늘도 과인을 실망시킬 셈인가.” “소, 송구하옵니다.” 혀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희조는 예를 갖추려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왕은 그대로 희조의 옷소매를 풀기 시작했다. 당황한 희조의 입이 벌어졌다. 지존께서 어찌…. “저, 전하. 소신이 하겠습니다.” 어느새 저고리를 벗겨낸 왕은 그녀의 여린 목덜미와 봉긋 부푼 앞가슴을 내려다봤다. 욕정 어린 시선이 닿자 흰 피부에 열이 올랐다. 왕의 손이 천천히 백옥과도 같은 살결을 매만졌다. “흣….” 처음 받아보는 사내의 손길에 희조는 부푼 입술을 꾹 물었다. “너는 부푼 꽃망울 같구나.” 아…. 희조의 눈이 흠칫 커졌다. 왕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 벚나무 아래에서 만났던 자신을…. 왕은 천천히 입술을 뗐다. “나는 너의….” 봄이 되고 싶었다. 왕은 차마 말을 맺지 못했다. 좀 더 굳어진 얼굴과 달리 눈빛에 열기가 일었다. 어차피 자신의 것이다. 그러니 이제 상관없었다.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3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65.22%

👥

평균 이용자 수 9

📝

전체 플랫폼 평점

6.6

📊 플랫폼 별 순위

60.05%
N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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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 (Lemon)

“저희 엄마가 욕심이 많은 사람인 거 알아요. 제가 어떻게든 엄마를 데리고 나가볼게요. 저희 모녀 때문에 앞으로 회장님과 이사장님께서 신경쓰일 일 없도록 할게요.” “네가 날 좋아하면 쉽게 해결될텐데. 우리가 떡치는 사이면 부모들이 어쩌겠어.” “꼭 이 방법 밖에 없….” “이미 홀딱 벗고 구멍이란 구멍은 다 비비고 빨아댔잖아요. 문제될 것 있습니까.” 주 회장의 모든 것을 물려받을 은열과 주 회장의 재산을 노려 후처가 되려는 희주의 모친. 은열은 그녀를 처리하기 위해 집 안에 굴러들어 온 불량품 연희주를 이용하기로 한다. 하지만 완벽하던 그의 계획에도 변수가 생긴다. 제 늙은 아비의 돈을 바라고 들어온 여자의 딸, 고작 그깟 여자애한테 반응해 버렸으니까. 어미로부터 부정당한 이 여자는 어차피 불량품일 뿐, 그러니 부서져도 괜찮을 테지. “월수금 1교시, 화목 5교시. 이사장실로 와.” * “뭔가 오해하는 것 같은데.” 은열의 건조한 시선이 희주를 곧게 향했다. “선택이 아니야.”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긴장한 허리가 딱딱하게 굳어졌다. 숨이 할딱거리며 입 언저리를 맴돌았다. 은열이 상체를 희주 쪽으로 기울이는 순간, 희주의 고개가 강제로 들려졌다. 은열이 희주의 턱을 붙잡아 저쪽으로 올린 것이었다. 가까워진 눈동자가 짙고 탁했다. 암막이 쳐진듯 속을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희주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피던 눈동자가 야만적이었다. 여전히 권태롭고 오만한 표정으로 은열이 심드렁하게 중얼거렸다. “연희주 선생은 나랑 계속 떡칠 겁니다.” “….” “학교든, 집이든.” “….” “연희주 선생이 나를 좋아하니까.” 마치 자비라도 내려주는 듯한 말투였다. 그의 위압감에 온몸이 뭉개질 것 같았다. 고작 눈빛만으로도 희주는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의 길고 매끈한 손가락이 희주의 입술을 쓸었다. 당연한 수순처럼 입술에 열이 화륵 일었다. 희주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밥 먹고 가. 1교시 끝나기 전에.” 말을 마친 은열이 차갑게 돌아섰다. 정말 희주를 부른 이유가 고작 밥인 것처럼. 은열에게서 자유로워진 희주가 숨을 헐떡거렸다. 백미터 달리기라도 한 듯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이사장님, 전….” “밥이 싫으면 좆이라도 물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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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궤도

유배지 같은 하찮은 섬, 사죽도에 자발적으로 내려온 도우영. 신선놀음이나 하다 갈 생각이었는데, 웬 여자를 만났다. “우영 씨가 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눈길을 사로잡는 외모에 백지처럼 순수한 성격, 그리고 빨고 싶을 만큼 촉촉한 눈망울을 가진 여자를. “오해하게 하지 말아요. 친구 할 거면 친구답게…….” “미치겠네. 두고두고 아껴 먹으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지루하기만 할 줄 알았던 삼 개월의 섬 생활. 하지만 서달아를 본 순간 기존의 생각도, 계획도 바뀌었다. “내가 실수했네. 착각하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내가 달아 씨랑 하고 싶은 건, 같잖은 친구 따위가 아니거든요.” 갑작스러운 우영의 말에 달아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반듯한 코끝이 닿을 듯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흐린 달빛이 비치는 어둠 속, 남자의 눈이 요요하게 빛났다. “나, 달아 씨를 핥고 싶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몽땅.” 따뜻한 입김이 귓바퀴를 타고 흘렀다. 분명 닿는 건 온기였는데, 목뒤부터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누가 친구한테 그러고 싶겠어요.” 몸이 그대로 굳어 버린 그녀의 귓가에 우영이 마저 속삭였다. *** “우영 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아뇨. 나는 나쁜 사람이에요.” 달아의 손을 잡은 우영이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이제부터 나쁜 짓 할 거거든요. 나쁜 짓, 같이 할래요?” 우영이 유혹하듯 속삭였다. 입술에 잔뜩 묻은 타액이 눈에 띄게 번들거렸다. 잠시 그를 바라보던 달아가 입을 천천히 열었다. “……네. 할래요.” 그의 입매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어차피 참을 생각 없었는데, 다행이네요.” 그녀가 거부한다면 달래고 꼬셔서라도 어떻게든 할 생각이었다. 더는 참고 싶지 않았다. “중간에 안 멈출 거니까 멈추라는 말은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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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동생을 뒷바라지하며 살아가는 지안. ‘사람이 있어도 없는 것처럼 일하고 가시면 됩니다.’ 가사 도우미 일을 시작한 지안은 고용주의 대리인으로부터 기묘한 지시를 받는다. ‘어떤 걸 보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외부로 발설해도 안됩니다. 저희가 드리는 액수가 다른 곳의 세 배인 이유입니다.’ 출근 첫날,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집. 어두컴컴한 침실에서 지안은 홀로 수음하는 젊은 남자와 마주친다. “그때도 은혜를 모르더니 지금도 똑같네.” 뜻밖에도 지안을 알아보는 남자의 정체는, 한때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배우였지만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칩거한다는 톱스타 ‘지우’. 흐릿한 기억을 되짚던 지안은 뒤늦게 기억해낸다. 눈앞의 그가 학창 시절 같은 반이었던 ‘지승우’였음을. 어색한 재회도 잠시. 승우는 지안에게 입주 가정부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날카롭고 기이한 집착을 드러내며 시시각각 지안을 압박해오는데……. *** “돈 얼마 필요한데. 쉽게 벌 수 있는데 씨발, 답지 않게 고상을 떨어.” 지승우 너…. 믿을 수 없다는 듯, 눈물이 차오른 지안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너 진짜 망가졌구나.” 사람의 온기 하나 느껴지지 않는 황량한 저택,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실내에 엉망으로 굴러다니는 쓰레기들, 그 속에서 다 죽어가는 버석한 눈으로 수음하던 지승우.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모두 망가진 게 확실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말을 함부로 내뱉을 수 없었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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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리밋(OFF LIMIT)

이복동생의 대출을 대신 갚기 위해 찾은 회사에서 송은새가 마주친 것은 십 년 전에 마지막으로 보았던 강해원이었다. 자신으로 인해 누명을 쓰고 떠나야 했던 소년은, 어느새 오만하게 저를 내려다보는 남자가 되어 있었다. 해원을 마주한 순간 은새의 마음을 오래도록 짓누르던 죄책감, 그리고 그와 함께 숨겨 두었던 오래전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고, 스스로조차도 인정하지 않았던 마음이 새어 나올까 봐 은새는 그의 모든 제안을 거절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은새는 몰랐다. 이 모든 순간이 해원이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해 온 자신을 향한 덫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은 처음 마주친 그 순간부터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을. * 본문발췌 “네 가족은 나야.” 어째서 해원의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안심이 되는 건지. 은새는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가…….” 진짜 가족일까? 가족일 수 있을까?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은새는 이미 지쳤다. 단번에 저를 내친 새엄마와 연재의 눈빛이 선명했다. 언제든 달면 삼키고 쓰면 뱉을 관계라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아팠다. 은새의 눈앞이 희붐하게 흐려졌다. 뜨겁게 느껴지는 걸 보니 눈물이라도 차오른 걸까. 우는 건 질색인데. 일순 해원이 은새의 눈가를 매만졌다. “아프지 마.” 그 말이 진심 같아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너 때문에 아파.” 눈물이 흐른 궤적을 살살 매만진 해원이 나직이 속삭였다. “미안.” 이렇게 엉망진창인 관계로도 가족이 가능할까? 은새와 해원의 관계는 너무나도 구부러지고 휘어져 버렸는데 말이다. “너 때문이야.” 은새를 지그시 바라보던 해원이 낮게 읊조렸다. “알아.” 곧 입술이 삼켜졌다. 마치 저를 위로하는 듯, 입술을 부드럽게 머금는 느낌이 따뜻해서 은새는 그만 눈을 감아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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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스캔들

술자리 내기로 친구 동생을 과외하게 된 대혁. 어릴 적 한 동네 살던 기억에 대수롭지 않게 시작했지만, 훌쩍 커버린 은별을 마주한 대혁은 그녀에게 반응하는 자신의 성기에 당황하는데. *** “과외 학생이랑 이래도 되나.” “과외 쌤이랑 이래도 돼요?” 은별이 대혁의 말을 장난스레 따라 했다. 피식 웃은 대혁이 은별의 부푼 입가를 매만졌다. “지금이라도 싫으면 말해. 아직까지는 이성이 남아있으니까.” “…….” “당장 꺼지라고 소리 지르거나 발로 차.” “그러면요…?” “그럼, 이대로 일어나서 바로 서울로 꺼질 거야.” 대혁이 차분하게 읊조렸다. “정말요?” “더는 실수 안 해. 네가 싫어하는 짓도 하고 싶지 않고.” “그럼, 좆은요….” 생각지 못한 질문에 대혁의 눈동자가 일순 굳었다. “섰잖아요. 이대로 서울까지 갈 수 있어요? 전에는 분명히 안 가라앉으면 아프다고….” “너 진짜….” 대혁이 못 말린다는 웃음을 지었다. “아파도 갈 거야.” “가지 말아요.” 은별이 조금 다급히 외쳤다. 대혁이 없는 집은 싫었다. 오늘 하루 겪었던 감정을 떠올린 은별이 대혁의 옷자락을 더 꽉 쥐었다. “저도 쌤이 보고 싶었어, 읍.” 은별은 말을 끝낼 수 없었다. 처음보다 급하게 덮쳐온 입술이 은별의 말을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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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맛

※폭력적인 장면, 강압적인 관계, 선정적인 단어, 비도덕적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구매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뭐, 좋아해.” 남자의 사근거리는 목소리가 귓가에 나지막이 울렸다. 마치 동굴에 있는 것처럼 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목뒤의 솜털이 쭈뼛 섰다. 데이트하는 연인처럼 다정한 말투에 괜스레 치기가 올랐다. “빚 받으러 왔다면서요.” 앞으로 이 남자와 섹스를 얼마나 해야 될까. 얼마나 해야 빚을 완전히 갚을 수 있을까. 자신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남자와 데이트라니. 그는 제 일만 하면 된다. 저 또한 그랬다. “그러니까 그냥 섹스나 해요.” 일순 남자의 눈매가 날렵하게 번득였다. 기분이 상한 듯 시현의 한쪽 눈썹이 비죽 치켜 올라갔다. “그래. 시발.” 그 뒤로 어이없다는 듯한 조소가 따랐다. “섹스나 하자.” 방금까지 다정한 연인 같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되었다. 남자의 말과 달리 그의 표정이 살벌해졌다. 동시에 아랫배를 선회하던 남자의 손이 소하의 옷자락을 거칠게 파헤쳤다. 방금 전과 완전히 달라진 손길에 소하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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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물

서무해가 나타났다. 제 죄를 대신해 감옥에 들어갔던 그 서무해가, 이 좁아터진 구정리의 시골 동네에. 만약 서무해를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대할지 생각해 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진짜 다시 재회할 줄은 몰랐다. “……나, 난.” 목이 절로 졸아들었다. “너랑 할 말 없으니까,” 당장 사라지라고 말하려던 여진의 귀에 무해의 나른한 음성이 벼락처럼 울렸다. “네가 네 아버지를 죽였지.” 수려한 외모, 매혹적인 미소를 그린 입매, 그에 비해 웃음기 하나 없는 눈매. 여진은 전신의 피가 모조리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 * * “콘돔 없어. 그러니까 그만 조여.” “으, 아아아.” 엉덩이가 철퍽철퍽 흔들렸다. 다물리지 않는 입술 사이로 연신 타액이 줄줄 흘렀다. “아래위로 흘려 대네. 아깝게.” 무해가 혀를 가볍게 찼다. 마치 망치질을 하듯 여진의 몸을 무작스레 내리꽂았지만 목소리만은 퍽 다정했다. “서무해…….” 품에 얼굴을 묻은 여진이 작게 중얼거렸다. 무해는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 데리고…… 도망가.” “내가 데려가면 안 놔줄 건데.” “여기만, 아니면 돼…….” 그녀의 반질거리는 머리에 입을 맞춘 무해가 까맣게 가라앉은 눈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그래. 같이…… 가자.” 그곳이 어디든. 이미 잠이 든 여진의 귓가에 사내의 대답이 나지막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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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

언젠가 맡았던 지독한 피 내음이 파고들었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장면들이 스멀스멀 떠올랐다. 제멋대로 널브러진 스카프, 괴로워하는 설아 앞에 단정한 모습으로 서 있던 남자. 제게 손 내밀던 그 남자가 천천히 겹쳐졌다. 매끈하고 긴 손가락, 남자답게 굳은살이 박인 단단한 손바닥은 제 것보다 훨씬 컸다. 하지만…. “지금은 안 먹고 싶어….” 설아는 그의 손을 외면했다. “그럼 섹스 할까.” 당연한 수순처럼 들려온 목소리에 설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완전한 어둠이 깔린 방에 달빛이 스며들었다. 그래서일까. 우뚝 선 진건에게서 위압감이 느껴졌다. “난 그냥 쉬고 싶어.” 설아는 반사적으로 배를 가렸다. 그와 또 할 수 없었다. “왜 오늘따라.” 진건의 한결 낮아진 목소리에 설아는 무력하게 진건을 바라봤다. 밥도, 섹스도 싫었다. 그리고 진건도. “우리 설아가 왜 이리 애기처럼 굴까.” 진건이 나직하게 읊조리며 내민 손을 거뒀다. 단지 그것만으로 설아는 마음을 놓았다. 잘하면 이대로 쉴 수 있을지도 몰랐다. 바짝 긴장된 몸과는 달리 눈꺼풀은 여전히 무거웠다. 자도 자도 잠이 달아나지 않았다. 이내 진건의 손길이 느껴졌다. 설아의 뺨을 쓰다듬던 그의 손이 천천히 미끄러졌다. 여린 맥박이 뛰는 목덜미, 풍만한 가슴골을 지나 그대로 내려간 손바닥이 어느새 아랫배에 닿았다. “애새끼를 배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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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첩

시집온 첫날부터 지아비에게 무시당한 아내, 연희. 불임이란 이유로 집안에서 모진 구박과 냉대를 받는 연희는 소박당하기만을 바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어느 날, 그 사내를 만난다. 역모죄로 하루아침에 지체 높은 양반에서 노비가 된 사내, 백이겸을. “천한 노비라 그런지 예의를 모르는구나.” “버릇없는 하찮은 노비를 손수 가르쳐 주시는 건 어떨지요.” 한때는 양반이었을지라도 이제는 하찮디 하찮은 사내종이거늘. 이겸은 점차 주인과 노비라는 아슬아슬한 선을 침범해 오고. 노비 주제에 상전을 우습게 보는 놈이다. 매타작을 해도 부족한 불손한 놈이라 생각하지만 연희의 시선은 자꾸만 그에게 향하는데. “이제 당신은 제 것입니다.” 연희를 바라보는 사내의 눈빛이 뜨겁게 일렁거렸다. “내가 당신을 주웠으니까.” 눈빛만큼 뜨거운 목소리에 연희는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이미 백이겸에게 사로잡혔다는 걸 깨달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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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맛

※폭력적인 장면, 강압적인 관계, 선정적인 단어, 비도덕적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구매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뭐, 좋아해.” 남자의 사근거리는 목소리가 귓가에 나지막이 울렸다. 마치 동굴에 있는 것처럼 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목뒤의 솜털이 쭈뼛 섰다. 데이트하는 연인처럼 다정한 말투에 괜스레 치기가 올랐다. “빚 받으러 왔다면서요.” 앞으로 이 남자와 섹스를 얼마나 해야 될까. 얼마나 해야 빚을 완전히 갚을 수 있을까. 자신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남자와 데이트라니. 그는 제 일만 하면 된다. 저 또한 그랬다. “그러니까 그냥 섹스나 해요.” 일순 남자의 눈매가 날렵하게 번득였다. 기분이 상한 듯 시현의 한쪽 눈썹이 비죽 치켜 올라갔다. “그래. 시발.” 그 뒤로 어이없다는 듯한 조소가 따랐다. “섹스나 하자.” 방금까지 다정한 연인 같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되었다. 남자의 말과 달리 그의 표정이 살벌해졌다. 동시에 아랫배를 선회하던 남자의 손이 소하의 옷자락을 거칠게 파헤쳤다. 방금 전과 완전히 달라진 손길에 소하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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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한 귀부인

지독히도 까만 밤, 제네비에브는 클로타리우스 대공의 세 번째 부인으로 팔려갔다. 앞선 두 명의 부인 모두가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해, 더는 아무도 시집가지 않는 대공에게로. 그러나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출정을 나간 대공은 시신으로 돌아오고 갓 스물이 된 제네비에브는 남편이 관 속에 눕고 나서야 그 얼굴을 처음 보게 된다. 남편이자, 남편이 아닌 이의 장례식. 애매한 위치의 그녀 곁에 선 것은, “형수님.” 남편의 배다른 동생 레오였다. 그녀를 부르는 차가운 저음이 눅진하게 들러붙었다. * * * “너무 혼란스러워요….” “저를 좋아하는 거예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요.”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는 고개를 살짝 숙여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제니만 보면 좆이 서요.” 새로운 북부 대공, 레오 로베르 클로타리우스. 그런 그가 밤마다 그녀의 침실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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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궤도 외전

유배지 같은 하찮은 섬, 사죽도에 자발적으로 내려온 도우영. 신선놀음이나 하다 갈 생각이었는데, 웬 여자를 만났다. “우영 씨가 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눈길을 사로잡는 외모에 백지처럼 순수한 성격, 그리고 빨고 싶을 만큼 촉촉한 눈망울을 가진 여자를. “오해하게 하지 말아요. 친구 할 거면 친구답게…….” “미치겠네. 두고두고 아껴 먹으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지루하기만 할 줄 알았던 삼 개월의 섬 생활. 하지만 서달아를 본 순간 기존의 생각도, 계획도 바뀌었다. “내가 실수했네. 착각하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내가 달아 씨랑 하고 싶은 건, 같잖은 친구 따위가 아니거든요.” 갑작스러운 우영의 말에 달아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반듯한 코끝이 닿을 듯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흐린 달빛이 비치는 어둠 속, 남자의 눈이 요요하게 빛났다. “나, 달아 씨를 핥고 싶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몽땅.” 따뜻한 입김이 귓바퀴를 타고 흘렀다. 분명 닿는 건 온기였는데, 목뒤부터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누가 친구한테 그러고 싶겠어요.” 몸이 그대로 굳어 버린 그녀의 귓가에 우영이 마저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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