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
작가서루
0(0 명 참여)

황실 도서관의 사서인 아이샤는 그곳에 매일같이 찾아오는 기사, 레이모어 경과 나누는 지적이고도 다정한 대화가 하루의 소중한 단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샤는 누가 떨어뜨리고 간 미약 향수를 치우다가 그만 그에 중독되고야 만다. 그리고 그녀를 발견한 사람은. “……레이모어 경?” 그걸로 끝나면 다행이었겠지만. “한 번쯤은 나도 해 보고 싶었어요. 키스라는 걸.” 아이샤 인생 최대의 흑역사 생성. 한데 그건 레이모어 경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랑, 제가 드려도 될까요.” 그렇게 시작된 연애 고자들의, 아니 기사님과 사서양의 비밀 교제가 되시겠다. 미리보기: “그래서 저랑 어쩌시려고요?” 쉽게 흔들리지 않으려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약간,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금세 다시 눈을 번뜩였다. 미소도 더욱더 짙어지는 것만 같았다. 점점 평소의 신사적인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는 그는 이질적이었다. 아이샤는 물어봐 놓고, 오히려 자신이 부추기고 말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제 입으로 분명하게 듣고 싶으신 겁니까.” “정확하게는, 분명하게 따져 보고 싶은 거예요. 그날 약속이…… 어찌 되었든, 경이 제게 원하는 게 뭔지…….” “섹스요.” 콜록. 간신히 붙들었던 정신 줄을 그만 놓치고 말았다. 아이샤는 벙벙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미목수려한 저 얼굴로 지금 뭐라고 한 거지? “일단 지금은 당신과 섹스하고 싶습니다.” “…….” “그리고 내일 오전에 청혼서를 보내겠습니다.” “네?!” “오후에 직접 방문해서 답을 들을 거고요.” “아니, 잠깐.” “그저 건드려 보는 것이 아니란 소립니다.”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1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판 소설 중 상위 27.80%

👥

평균 이용자 수 1,101

📝

전체 플랫폼 평점

8

📊 플랫폼 별 순위

5.14%
N003

🏆명작의 제단

✔️이 작품은 명작👑입니까?

* 100명이 선택하면 '명작' 칭호가 활성화 됩니다.

'명작'의 태양을 라이징 해보세요.

서루작가의 다른 작품15

thumnail

한 배를 탄 사이

사랑에 미친 악녀 연기는 이제 끝났다. 대금만 받으면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자유를 찾아 떠나려던 레이시의 계획은 완벽했다. 현상금-천만 골드. 생사 불문 그러나 레이시의 손에 쥐어진 것은 수표가 아닌, 그녀의 얼굴이 떡하니 박힌 수배 전단지였다. 의뢰주가 세게 때리고 간 뒤통수에 얼얼함을 느낄 새도 없이 서둘러 이 나라를 떠야만 했던 레이시는 빗속을 틈타 낯선 배에 몰래 숨어들게 되고. “밤손님으로 찾아온 건가, 아니면 도피를 위한 밀항인가?” 악녀 시절 줄곧 앙숙이었던 이국의 황태자, 할리드와 마주치는데……. “희대의 악녀를 해내었으니, 세기의 신부도 가능할 테지?” “……네?” “내가 바라는 역할은 간단해.” 창가에 기대선 그가 싱긋 미소 지었다. “내가 한눈에 반해 이국에서부터 데려온 정비.” 누구요? 뭘 하라고? 딱 그런 눈으로 얼어붙은 레이시를 향해 그가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누가 봐도 납득할 만한 연기를 기대하지.” 악녀의 가면 대신, 희디흰 면사포를 쓸 시간이었다. *** “잊지 마세요. 이제 우린 한 배를 탄 사이란 걸.” “한 배를 탄 사이…… 라. 그건 그 배에 타고 나서 말해야지.” “……지금 타고 있잖아요?” 그녀를 올려다보며 그가 입술을 느릿하게 핥았다. “그 배 말고 다른 배.” “…….” 그녀의 시선이 한곳에서 멈췄다. 아, 레이시는 뒤늦게 깨닫고 탄식했다. 그의 욕망을 이용해 먹을 수 있겠다고 좋아만 하긴 일렀다. “이리 올라와 봐, 내 신부.”

thumnail

영웅은 성녀의 추락을 원한다

‘신의 실수’라 불렸던 성녀 엘제. 끝내 세상의 멸망을 막지 못한 채 죽고, 성녀가 되기 전의 시절로 회귀한다. ‘나만 없으면 이번에야말로 모든 게 올바르게 흘러갈 거야.’ 하지만 과거를 기억하는 한 사람이 그녀를 찾아오는데. “가장 강한 신성력을 가진 여사제. 그게 성녀의 조건이지.” 한때 엘제에게 세상을 맡기고 떠났던 구국의 영웅 네이선. 그리고 그녀가 남몰래 사랑했던 남자. “정말로 단정할 수 있어? 여기에… 또 한 번 성흔이 새겨지지 않을 거라고?” “…….” “정말 성녀가 되고 싶지 않다면 제대로 추락해.” “…추락할게요. 이 힘을 잃어, 제대로 미래를 바꿀 수만 있다면.” 신성력은 신의 사랑을 받는 증거이고, 그것을 잃는다는 것은 죄를 지어 신의 실망을 샀다는 뜻. “대체 무슨 죄를 짓겠다는 거야?” “무슨 짓이 됐든 꼭 저지를 테니 비켜 주세요!” “그럼 지금 해.” “…네?” “무슨 나쁜 짓이든 저지르겠다면서. 그건 상대가 누구여도 상관없단 뜻이잖아.” 네이선이 그녀의 손을 자신의 몸으로 이끌었다. 가슴, 흉골, 전거근……. 적나라하게 만져지는 그의 몸은 강인하고, 단단했고… 무섭도록 무방비했다. “나로 증명해 봐.”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

thumnail

마녀의 저주

작가서루

“무, 무슨. 아하앗, 아아……!!” 비몽사몽 한 와중에 닥쳐온 뜻밖의 절정은 너무도 강렬했다. 후끈하고 뜨거운 쾌감이 아랫배를 휩쓸자 가장 은밀한 샘에서 액체가 왈칵 흘러나왔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그 질척한 애액을 빨아들이는 이가 있었다. “좋은 아침, 내 마녀.” 하얀 다리 사이를 파고들고 있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어슴푸레한 새벽빛 속에서 유달리 짙게 보이는 푸른 머리카락과 순도 높은 황금을 그대로 박아 놓은 듯한 눈동자. 입술을 태연하게 핥아 올리는 혀끝이 야살스러웠다. 잠자는 그녀의 다리를 벌린 채 멋대로 탐하고 있었던 사람치고는 아주 뻔뻔하기 그지없는 작태였다. “나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기에.” “이, 이……!” “행복하게 눈을 뜬 것 같아 다행이야. 그렇지?” *** 여느 때처럼 평화로운(?) 아침을 맞이한 리린에게 수상한 초대장이 날아왔다. 초대장의 발송지는 신의 은총이 닿는 나라, 마녀사냥의 발원지이기도 한 신성제국 라트리아. …에 마녀 마을(Witch Town)있다고? ‘…이거, 누가 봐도 함정 아니야?’ 꺼림칙한 마음을 애써 감춘 채 용, 늑대 그리고 마녀는 여정을 떠난다. 과연 리린은 온갖 역경을 이겨 내고 다시 평온하고 야릇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친절하지만 사악한 용, 아에기르. 행동은 거칠어도 마음만은 따뜻한 늑대, 라이칸. 그들과 함께 여행하는 마녀, 리린의 마지막 이야기 《마녀의 저주》

thumnail

로즈 홀릭

“어서 오십시오, 가든에.” 가든(garden)이라고 불리는 마담 파파베르의 살롱에는 아리따운 숙녀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향기에 취해 자신을 꺾어줄 단 한 명의 신사를. "가증스러워.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그리고 나 자신이 가장." 화려하고 향기로운 정원에 피어난 장미 한 송이, 로사. 그리고 그녀를 지켜보고 있던 화가, 리카르도. “……오늘, 보러 오겠습니까? 당신의 그림.” “난 곧 결혼해요. 당신이 그리고 있는 저 그림을 그분께 보낼 거예요. 그러니까…….그때 그 일은 잊어줘요.” “하.”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헛웃음에 로사는 바짝 긴장했다. 그런 말을 듣고도 그의 팔은 전혀 힘을 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날 보는 내내 안달이 난 얼굴을 하고서는 지금 그 말을 믿으라고?” 그는 세상의 진창을 보는 사람이고, 그녀는 진창에 빠져있던 꽃이었다. “마치 중독된 것 같아요. 당신이라는 꽃에.”

thumnail

소복소복

새하얀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눈보다도 흰 범이 그녀를 찾아왔다. “그대는 볼 때마다 늘 젖어있군.” “제가 젖어있을 때마다 늘 찾아오시는군요.” 평범한 인간 출신 신녀와 고귀한 신족의 장군. “벗으라, 하오시면 벗겠습니다. 안겨라, 하시면 안기겠습니다. 그저 한마디 명령하시면 되는 것을.” “그 한마디 명령으로 그대의 진심 역시 얻을 수 있소?” “보잘것없는 진심 따위를 얻어 무엇 하시려고요?” “보잘것없이 여기는 것을 알기에, 대신 귀히 여겨주려고.” 하늘에서 나리는 눈송이가 소복소복 쌓여갈 때, “그대, 혹 아프다면…….” “아프다 말하면 그만두어 주십니까?” “…아니.” 어느새 그를 향한 마음도 켜켜이 쌓여갔다. “참지 말고 울라고 한 소리였소. 도중에 멈출 일은 없으니.”

thumnail

사하소서

본래 아름다웠지만, 전염병에 걸려 죽다 살아난 이후 자국이 흉측하게 남아 추녀가 된 부잣집 윤씨 가문의 서녀, 선화. “네 죄를 네 스스로 사(赦)하여라.” 세 해나 연속으로 흉년이 들고 인심 나쁘지 않았던 마을이 흉흉해지는 와중에 선화는 자신을 경원시하였던 윤씨 가문 정실부인의 흉계로 산 제물로서 자살을 강요받는다. 혼례를 치른 신부가 타는 사인교에 떠밀려 들어갔으나 가마를 드는 이는 없다. 그저 자결하라는 겁박과 함께 작게 열린 창문 틈새로 은장도가 떨어질 뿐. 많은 사람의 염원과 누군가의 악의로 희생될 처지가 된 선화는 별안간 자신을 덮치는 수마에 이기지 못하여 눈을 감고……. 가마꾼이 없는 가마가 기우뚱 움직이기 시작한다. * 선화의 얼굴이 부끄럼과 공포로 범벅되었다. 사내의 손을 탄 적 없는 순결한 몸이 불손한 손아귀에 틀어 쥐어져 가엾이 떨었다. “하.” 그가 영문 모를 탄성을 내뱉었다. 두 번 다시 그의 눈을 마주할 엄두를 내지 못한 선화로서는 볼 수 없었다. 불길한 금빛 눈동자에 드리워진 광기와 희열을. “기껏 참고 있는데.” 위험하게 번뜩이는 눈동자와 달리 목소리는 처음처럼 부드럽고 상냥했다. “신부께서 먼저 안달을 내시면 곤란하지.” “……신, 부?” 그의 손을 피할 수도, 벗어날 힘도 없는 그녀로서는 멍하니 머리를 굴리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그가 한 말을 무심코 따라 되뇐 선화의 눈이 깜빡여졌다. 제 혀가 발음한 말이 그렇게도 낯설었다. “꽃가마를 타고 내게 왔잖아. 벌써 잊었나?”

thumnail

안광은 재앙을 쫓는다

작가서루

"열지 마. 아니, 열어. 들어오지 마. 아니, 어서 들어와." 왕국의 모든 이가 추앙하는 전쟁 영웅, 에곤. 검은 재앙이라 불리며 인외의 힘으로 전장을 폭풍우처럼 휩쓸던 그의 삶이 사실 가장 전쟁이었다. 고작 열셋의 나이에 맞닥뜨린 삶의 끝자락에서 생의 빛이 되어 줄 에곤을 만난 힐데. 그의 옆자리에 당당히 서기 위해 그녀는 붉은 안광의 괴물이 되었다.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만들었다.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도록. 가장 솔직한 진심으로. 미리보기: “날 쫓아오지 말았어야지. 들어오라고도 하지 않았는데 멋대로 들어오지도 말았어야지. 천천히 마시라고 할 때 말을 들었어야지. 몇 번이고 내게 실망할 기회를 주었으면 이 방을 나갔어야지.” 하지만 그가 하는 말은 절대 느긋한 의미가 아니었다. 어느덧, 힐데의 뒤에 문이 닿았다. 더 이상 뒤로 물러설 곳이 없었다. 더듬거리며 손잡이를 찾는 그녀의 손을 그가 붙잡았다. 그의 숨결이 노골적으로 피부에 닿아 올 정도로 가까웠다. “내가 왜 술을 먹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했지.” 그녀의 눈앞에서 그가 웃었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나운 웃음이었다. “난 술만 들어가면 자제가 안 되거든.” 끝맺는 목소리가 그녀의 입술 사이로 파고든 것은 순식간이었다. 힐데는 뜨거운 숨결이 입 안 가득 파고드는 순간에조차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러다 혀가 뿌리째로 뽑힐 것 같은 아릿한 고통에 작게 비명을 질렀다. “흡, 단, 으웃……!!” 도망갈 구석이 없는 그녀를 그가 사정없이 밀어붙였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를 삼킨 그의 입술은 게걸스럽기 짝이 없었다. 제대로 호흡을 할 수 없는 그녀가 그의 팔을 밀고, 내리쳤지만 소용없었다. 단련한 그녀의 힘으로도 그의 악력엔 당해 낼 수가 없었다. 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동안 열이 몰리고 있던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를 몸이 거부하는 듯했다. 흐릿해지는 시야에 마지막으로 담긴 것은. 야생 동물처럼 샐쭉한 동공의 눈동자였다.

thumnail

황태자와 여백작의 비밀 교제

조아라 미드나잇 공모전 수상작, 그 두 번째 이야기 황태자와 여백작의 비밀 교제 황태자 에이드리안과 여백작 레이라는 회의 때마다 으르렁거리는 앙숙지간이다. 하지만 그들 사이엔 은밀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흐……!” 허리를 한껏 젖히는 바람에 의자가 한 번 불안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거기에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레이라는 배까지 걷어 올려진 치맛자락 아래를 파고들고 있는 은빛 머리칼을 무심코 꾹 그러쥐었다. 날름. 혀를 길게 빼 아래에서 위로 훑어 올린 혀가 야살스러웠다. “벌써 흥건한데. 혹시 기다리고 있었어?” “그럴 리가 없잖… 흐힛!” 말하는 도중에 그의 손가락이 축축이 젖어 있는 틈새 사이로 쿡 파고들었다.

thumnail

마녀의 계약

작가서루

마을이 위기에 처하자 위기에 처한 마녀 리린. 자신을 희생시키려는 마을 사람들을 피해 사악한 악마를 소환하는 마법진을 발동시킨다. 그런데……. “당신 누구세요? 여긴 어디고요? 저한테 왜 이러세요?” “아에기르. 여긴 내 방. 그대와 계약하고 싶다.” “당신, 악마에요?” “아니, 용이다.” “…….” 대뜸 자신을 덮쳐드는 남자와 조우한다. 거기다 악마가 아니라, 용이라고? 사역마가 되고 싶다고? “그럼 사악한 용이에요?” “굉장히 실례되는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군.” “아, 그 죄송…….” “그렇지만 계약자가 원하는 대로 해줄 의향은 있다. 사악한 용이 취향인가?” “…….” 취향까지 고려해주는 친절한 용과 하루아침에 인생 장르가 달라진 마녀. 이젠 다른 의미로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아아, 그래……. 내, 짐승이 되겠다.” 그것이 내 어린 마녀를 소유하는 방법이라면, 그깟 짐승 취급 한 번 받지 못할까. 그의 손이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하니, 내 아래에서만 울도록 해라. 리린.” 이 계약 관계, 정말 괜찮을까.

thumnail

황혼은 수평선을 향한다

세 번의 이혼, 한 번의 사별. 그중 어느 것도 그녀의 이름에 흠집을 내지 못한다. 여왕의 하나뿐인 언니이자 여왕 다음으로 나라에서 가장 큰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자, 뮤리엔 L 첼리스토. ""좋은 여행이 되길 바라."" 여왕의 장기 말로 사교계를 누비며 화려하지만 공허한 나날을 보내던 뮤리엔은 여왕의 호출에 입궁했다가 엉겁결에 계획에도 없던 기차를 타게 된다. 도착지는 근래 귀족들에게 바다가 아름답다며 간간이 언급되기 시작한 휴양지, 글라스덴. 글라스덴에 도착한 뮤리엔은 폭풍우와 함께 그녀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첫 남편, 앨런과 재회하고 마는데……. * 푸른 눈동자가 붉은 눈동자가 서로에게 얽혀들었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시선이 곧 어둠에 의지해 허공을 표류했다. 폭풍이 몰아치는 밤에 갑작스러운 재회. 방금까지 서로를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전히 기뻐할 수 없는 까닭은. 그들이 너무 먼 길을 돌아온 탓일 것이다.

thumnail

약혼남과 약혼녀의 비밀 교제

“자고로 연애의 시작은 선제공격이죠.” 짝사랑 상대인 황태자 세르반트와 국혼까지 열흘 앞둔 공작 영애 카니에. 꼬마 시절부터 정해진 혼사였지만 여태껏 거리를 두는 그의 태도에 속앓이만 할 뿐이다. 그러다 새언니의 조언에 용기를 얻어 직진하기에 이르는데. “저, 국혼 전에 연애하고 싶어요.” “상대는, 누구지?” “……당연히 제 앞에 계신 분 외에 누가 있겠어요?” 한편, 국정에 파묻혀 그녀의 의중을 모르는 세르반트는 유사 고백(?)을 계약 연애로 받아들이고. 서로의 일정과 공적인 용무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절도를 지키는’ 것을 조건으로 혼전 연애를 수락하는데……. * “그대가 어린애가 아닌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게 나야.” 그의 손이 카니에의 가녀린 목을 그러쥐나 싶더니, 느릿하게 아래로 미끄러졌다. 카니에가 작게 움찔했다. “그러니 이 살갗 하나 내보이고 싶지 않다고, 한여름에도 꽁꽁 싸매고 돌아다니라 하고 싶은 걸 꾹꾹 참기만 했지. 이제 만족해?” “……?” “그대 약혼자가, 어린 시절부터 본 꼬마를 상대로 더러운 흑심을 품은 놈인 걸 알아서 속이 시원해?” “읏…….” 쇄골 위를 덧그리듯 움직이던 손끝이 가슴골 위에 다다랐다. 카니에는 숨을 참았다. 그의 손길이 닿은 곳마다 열꽃이 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붉어진 그 얼굴을 들여다보며 세르반트가 속삭였다. “그러니까 더 말하지 말랬잖아. 이런 놈이 원하는 ‘다음’이 말로 하는 대화가 아니면, 어쩌려고?”

thumnail

아이가 필요해!

망국의 왕자 율리우스는 자신을 대신해 죽은 여동생의 신분으로 포로가 된다. 평생을 남장한 채로 살아왔던 그녀에게 동생은 ‘평범하게 살라.’는 유언을 남겼다. 갑옷이 아니라 예쁜 드레스를 입고, 좋은 남자를 만나서, 사랑스러운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다시 말해 드레스 입고, 남자 만나서, 아이 낳고 살라는 소리지.’ 여동생의 지침(?)대로 그녀는 적국 황실이 정해준 혼처로 시집가기로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신랑 없는 결혼식에 첫날밤부터 들이닥친 암살자들. 알고 보니 남편은 조국을 무너뜨린 적장 테오 아스톨프라고? …뭐, 어때. 어차피 알아보지도 못하는데. “곁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을 원하오.” “난 아이를 줄 수 있는 남편이 필요해요.” “…뭐?” “아이. 애. 베이비. 도저히 혼자 만들 방법이 없어서. 좀 도와줄래요?” “…….” 평범한 게 무엇인지 모르는 여자와 평범해 본 적이 없는 남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순간. “…흐응, 응! 간지러워.” “그건 좋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계속해도 되겠소?” “아응! 대공, 저, 읏…….” 그들도 모르는 로맨스가 시작되었다.

thumnail

별을 좇는 짐승

작가서루

'애초에 이 저택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었다.' 마녀라 불렸던 어머니가 죽은 뒤 백작가에서 도망친 타라. 한 마을에 정착해 평화로운 삶을 살던 타라 앞에 호화로운 마차가 나타나고,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르카이츠 후작가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다리를 심하게 다쳐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저택의 주인 라이산더. 그 이유가 자신과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 타라는 그에게 안쓰러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낀다. 한편 저택에 점차 녹아드는 타라를 보며 라이산더의 시선은 점점 그녀에게 향하고 어느 날 밤부터 그의 침실에 은빛 머리카락의 인영이 숨어들기 시작하는데…… * “착하지. 그만 일어나. 내 아가씨.” 놀라서 잔뜩 긴장한 내벽이 그의 것을 사정없이 조여 왔다. 손톱을 세워 침상 위를 긁어내리며 우는 소리를 내는 그녀의 뒤에서 그는 긴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구부정하게 오므리는 허벅지를 잡아 다시 벌려 세워 옆으로 돌아누운 채, 다리 하나를 높이 들고 발발거리는 그녀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었다. “좋은 꿈 꾸었습니까?” “그, 흑, 으윽…….” “그렇게 좋아하는 좆을 물고 잤으니, 분명 야한 꿈을 꿨을 것 같은데.” 이 여자가 그의 곁에서 괴로워하는 한이 있더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도망치지 못하도록 가둬 두어야만 했다. 그만이 드나들 수 있는 곳에서 하루가 오롯이 그로 시작해, 그로 끝나게끔. 아, 이 저열한 감정이 사랑일 리 없다. 하지만 어디까지고 저열해질 수 있기에 비로소 사랑이겠지. 하얗게 질리는 얼굴을 눈에 담으며, 그는 그가 지을 수 있는 가장 상냥한 미소를 머금었다.

thumnail

마녀의 유혹

작가서루

친절하지만 사악한 용, 아에기르와 여행을 떠나게 된 신출내기 마녀 리린. 얼떨결에 쫓기고 있던 한 늑대 수인을 구해 주고 지극정성으로 치료해 주지만……. “내가 한 번 속지 두 번을 속겠냐. 계약 안 해. 시발, 안 한다고!” “에, 계약?” 뜻밖의 폭언을 듣는다. 알고 보니 동생과 함께 마녀에게서 지독한 학대를 당해 왔던 늑대남. 그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리린은 함께 동생을 구출해 주기로 한다. 마녀답지 않게 이상하면서도 상냥한 리린에게 늑대남은 차차 경계를 풀어간다. 하지만 밤이면 밤마다 들려오는 소음공해에 고충을 겪게 되는데. “하읏! 아엘……! 조금, 만 천천히…… 흐아읏!” “쉬이. 내 마녀, 그러다가 그 개새끼가 들으면 어떡할 거지.” 시발, 어떡하긴 개뿔. 이미 다 들린다고! 잠을 이루기는커녕 발딱 일어난 거시기를 보며 푹푹 한숨만 내쉰다. 종족 불문하고 모두를 사로잡는 마녀의 유혹. 이 협력 관계는 과연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용과 늑대 그리고 《마녀의 유혹》

thumnail

신열

#동양풍, #초월적존재, #기억상실, #첫사랑, #신분차이, #소유욕/독점욕/질투, #능력남, #직진남, #계략남, #집착남, #동정남, #능력녀, #동정녀, #애잔물, #고수위 어려서부터 귀신을 봐 온 무당, 초령은 꿈속의 남자를 쫓다 얼결에 낯선 세상에 떨어진다. 신의 가호를 받는 나라, 북월에서 초령은 신녀로 오해를 받으며 북월의 왕 앞에 끌려가게 되는데……. “예전처럼 불러. ‘태하’라고.” 처음 보는 낯선 남자는 어쩐지 그녀를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지 마요.” “안 통해.” 눈시울이 붉어진 초령을 보고 그가 웃는다. ……그건 무척이나 잔혹하고도 서글픈 웃음이었다. “그 눈물 하나에 절절매던 내가 아니거든, 이제.” * * *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생각했어. 내 밑에 깔려서 우는 당신. 내 이름 부르면서 다리 벌리는 당신.” 그가 거칠게 자신의 옷도 모조리 벗은 뒤 초령을 다시 덮쳐 안았다. “이 모습은 나만 보는 거야. 앞으로도. 알았어?” 좁은 구멍에 그의 것이 비비듯 밀려 들어오자, 초령이 헉, 하고 숨을 삼키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대답해.”

이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보고 있는 작품

천국은 없다

천국은 없다

코드네임 아나스타샤

코드네임 아나스타샤

너의 뮤즈

너의 뮤즈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연애사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연애사

같이가용

같이가용

여러 해를 사는 나무여

여러 해를 사는 나무여

어퍼 사이드

어퍼 사이드

겨울 문방구

겨울 문방구

TOP 100 영애

TOP 100 영애

원수는 약혼식장에서 만난다

원수는 약혼식장에서 만난다

전체 리뷰0 개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