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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봉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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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작품은 강압적 관계, 노골적인 묘사 등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곤은 나를 싫어한다. 그 애는 나를 볼 때면 늘 화가 난 표정을 지었고, 분에 찬 듯 씩씩거렸다. “등신처럼 구는 것도 존나 꼴 보기 싫어, 너.” 그런데, 어느 날부터 자꾸만 입을 맞춰 온다. 그럴 때면 나는 그 애한테 지고 싶지 않아서 악을 쓰고 곤의 키스를 받았다. 우리는 서로를 향해 적의가 뚜렷한 시선을 던지면서, 전쟁하듯 혀를 섞었다. “내가 괴롭힘을 당하든, 놀림을 당하든, 이제 나한테 신경 꺼.” “싫은데.” “…뭐?” “싫다고. 니가 해 달라는 대로 안 해. 싫어, 이 나쁜 년아.” 우리는 설익은 과일 같아서 떫고, 쓰고, 또 어색하기만 했다. *** “너 너무, 급해….” 입술을 물고 놓아주지 않는 바람에 모자란 숨을 색색 내쉬었다. 곤은 그런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내가 급해?” “아윽, 아!” 곤은 일그러진 내 얼굴에 입술을 맞추었다. 침대 시트를 꽉 거머쥔 손이 새하얗게 질리고, 한 번도 열린 적 없는 길이 타력에 의해 벌어졌다. “난 너 처음 봤을 때부터, 너랑 이러고 싶었어, 경서야.” 침대 위에 벌거벗은 채로 엉킨 우리 모습은 천박하기 그지없는 짐승들 같았다. 묻고 싶었다. 우리의 행위가 가지는 의미를. 하지만 물을 수 없었다. 행여나 사랑일까 겁이 나서.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2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22.38%

👥

평균 이용자 수 611

📝

전체 플랫폼 평점

8.4

📊 플랫폼 별 순위

7.63%
N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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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인 더 머드 (Deep in the mud)

나에게 ‘평범’이라는 단어는 가장 어렵고도 먼 것이다. 남들은 다 받는 부모의 사랑도 어림없었다. 열여덟. 끝없는 진창에 지쳐갈 때쯤, 나는 고아가 되었다. 나를 찾아온 이모의 집에 얹혀살게 되며 드디어 내 삶이 바뀌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곳은 새로운 늪이었다. “아참, 언니. 1층 주방에 내려가서 나 물 좀 가져다줄래?” 나를 아랫것 부리듯 하는 이모의 친딸, 해수. “네가 어디서 어떻게 굴러먹다가 여기까지 기어들어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행동 가짐 똑바로 해라.” 내가 천하다 확신하는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이모부까지. 친딸이 아닌 나는 이곳에서 버티기 위해서 앞에서는 착한 아이의 가면 쓰고 뒤에서 내 설움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씨발년.” 그런데, 이런 내 민낯을 기호열, 그 남자애에게 들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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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밤은 고결하고도 천박했다

※ 본 작품은 강압적 관계, 노골적인 묘사 등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곤은 나를 싫어한다. 그 애는 나를 볼 때면 늘 화가 난 표정을 지었고, 분에 찬 듯 씩씩거렸다. “등신처럼 구는 것도 존나 꼴 보기 싫어, 너.” 그런데, 어느 날부터 자꾸만 입을 맞춰 온다. 그럴 때면 나는 그 애한테 지고 싶지 않아서 악을 쓰고 곤의 키스를 받았다. 우리는 서로를 향해 적의가 뚜렷한 시선을 던지면서, 전쟁하듯 혀를 섞었다. “내가 괴롭힘을 당하든, 놀림을 당하든, 이제 나한테 신경 꺼.” “싫은데.” “…뭐?” “싫다고. 니가 해 달라는 대로 안 해. 싫어, 이 나쁜 년아.” 우리는 설익은 과일 같아서 떫고, 쓰고, 또 어색하기만 했다. *** “너 너무, 급해….” 입술을 물고 놓아주지 않는 바람에 모자란 숨을 색색 내쉬었다. 곤은 그런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내가 급해?” “아윽, 아!” 곤은 일그러진 내 얼굴에 입술을 맞추었다. 침대 시트를 꽉 거머쥔 손이 새하얗게 질리고, 한 번도 열린 적 없는 길이 타력에 의해 벌어졌다. “난 너 처음 봤을 때부터, 너랑 이러고 싶었어, 경서야.” 침대 위에 벌거벗은 채로 엉킨 우리 모습은 천박하기 그지없는 짐승들 같았다. 묻고 싶었다. 우리의 행위가 가지는 의미를. 하지만 물을 수 없었다. 행여나 사랑일까 겁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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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부터 절망까지

※ 본 도서는 감금 및 자해 등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자, 오늘부터 함께 지낼 새 친구, 윤상하예요.” 열둘, 우리는 보육원에서 만났다. 윤상하는 꾀죄죄한 얼굴을 한 애들과는 달랐다. 표정이랄 것이 거의 없는 그 애를 나는 자주 훔쳐보곤 했다. 왜일까. 그 애가 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뿌리부터 썩고 뒤틀린 인간이다. *** “너 걔랑 잤어?” “누가 그래.” “……걔 거 빨아 줬어?” “…….” “대답해.” 열여덟, 다시 만난 네가 내게 윽박질렀다. 우리는 서로를 씩씩대며 노려보았다가, 소리를 질렀다가, 서로를 모르는 체했다. 심장이 터질 듯 뛰어 대는 것을 감히 사랑이라 속단할 수는 없었다. 결단코 그런 사치스러운 감정이 용납되지 않았기에. *** “돈 좀 빌려줄래?” “갚는 건 필요 없어. 몸으로 때워. 내가 원할 때, 언제든.” 그리고 스물일곱,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휘몰아친 사건들이 침전되고 난 자리에 남은 것은 적개심뿐이었다. 어디까지 무너져 내려야만 내 침몰은 끝이 날까. 뒤엉킨 감정은 잘라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너랑 나는 절대로 안 끝나. 절대 못 끝나, 적어도 내가 그만둘 때까지는.” 술래와 승자가 정해진 이 숨바꼭질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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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칼과 애선

“사람을 죽였어요, 제가.” “하…….” 뼈칼은 피가 튀어 엉망이 되어 있는 얼굴을 다시 한번 대강 닦았다. 긴 한숨에는 그간의 피로와 약간의 짜증이 잔뜩 묻어 있었다. 항상 덤덤한 표정이 이토록 구겨진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는 지독한 피 냄새가 코점막에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야.” “제대로 살고 싶을 것 같다면서요, 제가.” “…….” “…제대로 살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애선의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매서운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드는 소리가 퍽 을씨년스러웠다. 뼈칼은 차가운 바닥에 얼굴을 처박은 채로 엉엉 우는 작은 뒤통수를 빤하게 내려다보았다. 죽은 누이의 말이 귓전에 맴도는 것만 같다. 왜 이 계집애에게 그딴 소리를 지껄였을까. 주제넘게 굴었다. 제 인생도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면서 왜 남의 인생에 함부로 참견했지. 누구보다 제대로 살지 못하면서 무슨 선민의식으로 건방지게 충고를 했을까. 그러지 않았어야 했다. 그는 후회하고 있었다. * * * 그가 어둠 속에서 몸을 치올릴 때마다 애선의 몸이 흔들렸다. 길현의 입술은 집요하게 애선을 핥고, 빨고, 머금기를 반복했다. 목덜미의 여린 살을 살짝 깨물 때마다 애선은 제 몸 아래에 아무렇게나 펼쳐진 이불을 꽉 쥐었다. “아읏! 흐응! 으!” 애선의 손가락이 뼈칼의 어깨를 꽉 쥐었다. 손톱이 박혀 울긋불긋한 생채기가 남았지만, 그 상처를 알아차리는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 처음에는 애선이 으스러지기라도 할까 조심스러웠지만, 치미는 쾌감에 완전히 달아오른 두 사람의 신체는 서로를 더 가깝게 끌어당기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아윽!” “하…….” 쾌락에 완전히 젖은 남자의 입술이 정신없이 애선의 살갗을 빨았다. 땀으로 젖어 미끈거리는 살결에 불긋한 열꽃이 피었고, 애선의 신음은 점점 더 높아 갔다. “아.” “으응! 오빠하….” 들이치는 그의 몸은 파도 같았다. 자꾸만 제게로 쏟아졌고, 쉴 새 없었고, 그칠 새가 없었다.상대가 이 남자라면 괜찮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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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뜻대로

※ 본 작품은 노골적인 묘사, 트라우마 요소 등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진창 속에서 도망쳐 나온 지 4년. 나는 작디작은 섬, 나향에 숨어들어 죽은 듯 살아왔다. 쓰레기 같은 삶은 모두 잊어버린 채. “사지 멀쩡하게 잘 살아 있네.” 하지만 그를 다시 마주했을 때, 그것은 착각임을 깨달았다. 깊은 곳에 묻어 둔 불행은 순식간에 수면으로 고개를 빼 들었다. “또 나왔네, 내가 존나 싫어서 죽고 싶다는 그 표정…….” “네, 싫어요.” 주인은 태연자약하게 내 과거를 들쑤셨다. 해사하기 짝이 없는 얼굴과 장난스러운 태도로. “내가 뭐 하나 예견해 볼까?” 나는 그런 그가 미웠다. 어떤 심정으로 이곳, 나향에서 버텨 왔는지 이해하지 못할 그가 싫었다. “너 걸레한테 다리 벌리게 될걸.” 그러니 당연하게도. 주인의 뜻대로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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