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동에 집 하나만 구해.” “네? 갑자기 어떤 집을 말씀하시는지….” “빈집이어야 해. 내일 당장 들어갈 거야.” 전화기 너머로 당황한 비서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태주는 개의치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빠르게 집을 구해서, 그 집에 그녀를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어서 오세요! 어? 여긴 어떻게….” “또 보네요, 정해수 씨. 새로 이사 갈 집의 도배를 좀 맡기고 싶어서.” “이 동네에 사세요?” 해수의 물음에 태주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집이야 당장 구하면 그만인 것을. 해수를 갖기 위해서라면 그게 무엇이든 진실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 “저기… 고객님. 아니, 권태주 씨.” “네, 정해수 씨.” “저한테 왜 이러세요?” 태주는 아주 잠시도 해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고, 자신을 잡아먹을 것 같은 그 눈빛 앞에서 해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자고 싶습니다.” “…네?” “정해수 씨랑 자고 싶어요.” 이상하고, 무서운 남자.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남자. 잔인하고,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마음.그게 태주가 해수에게 가진 마음이었다. [본문 중] 생전 처음 느껴보는 여자의 말랑하고 단단한 가슴의 촉감은 태주를 강하게 자극했다. 더 힘을 줘 주무르고 싶었고, 입으로 가져가 빨고 싶었다. 단맛이 날 것 같았다. 그 단단해진 정점에서 꿀이 쏟아질 것 같았다. “흐읏…!” 그리고 태주는 그 생각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여전히 한쪽 가슴을 가리고 있는 하얀색 브래지어를 완전히 잡아 끌어내렸고, 쏟아지듯 나타난 두 가슴을 잠시 바라보다 입을 가져갔다. 태주는 굶은 사람처럼, 갈증에 미쳐버린 사람처럼, 드러나는 해수의 몸에 입을 가져갔다. 모든 곳을 다 맛보고 싶었다. 달콤한 맛이 혀끝에 머물렀다. “몸에 무슨 짓을 한 거예요.” “…무, 무슨….” “왜 이렇게 달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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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랑 자자.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서연의 앞에 나타나 밑도 끝도 없이 당돌한 고백을 날리던 이태. 이태는 늘 부족했던 애정을 그녀를 통해 채워 나갔고, 서연은 낮아진 자존감과 삶에 대한 애착을 그를 통해 배워 가며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마지막 사랑이라는 확신을 가진다. 그렇게 10년. 강산이 변하고도 남는 시간이었지만 둘은 완전했고, 그들이 천국이라 믿고 있던 작은 섬은 완벽했다. 하지만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오랜만에 한국으로 들어온 이들 앞에 냉혹한 현실의 태풍이 불어닥치기 시작하는데……. “헤어지자, 이태야.” “답지 않게 개소리는.” “개소리 아니야, 알잖아.” “알긴 뭘 알아.” 서로의 구원이자 삶의 이유였던 서연과 이태. 두 사람의 마음은 계속해서 같은 곳을 향할 수 있을까? * * * “서연아.” -응. “신음 소리 내 봐.” -어쩜 그렇게 취했을 때나, 안 취했을 때나 똑같아? “인간이 앞뒤가 같아야지.” -자랑 아니거든? “얼른, 한번 울어 봐. 꼴리게.”
내 약점은 오직 너 하나야. “사랑만 하지 마. 다른 건 다 그대로 해.” 해을은 이헌을 사랑했고, 이헌은 해을을 애증했다. 그렇게 23년. 지난하고 잔인하기만 했던 그 시간의 끝에서, 이헌에게서 벗어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고자 결심하는 해을. “저는, 여길 나가면…… 다 바꿀 거예요.” “…….” “번호도 바꿀 거고, 집도 바꿀 거고, 다 바꿀 겁니다. 그리고…….” “그리고?” “살아서는, 부사장님 뵙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악몽과 같은 그녀의 그런 다짐이, 서이헌이라는 남자의 눈을 뜨게 만드는데……. 세상을 향해, 아니 자신의 세상이었던 해을을 향해 눈을 뜬 남자. 서이헌. 그의 사랑과 집착은 이제 시작이었다. * * * “긴장했네, 우리 을이.” “……부사장님.” “난 가끔 궁금해.” 긴장된 몸을 타고 그의 느른한 목소리가 귓가에 스며들었다. “네가 내 밑에서도 나를 그렇게 깍듯한 경어로 부를지.”
“밉고 싫은 감정의 소유의 이유가 되기도 하잖아요.” 그 말은 이한의 심장에 자신이 갖게 된 이상한 감정에 대한 정의가 됐다. 이한은 코끼리를 삼키고 배가 찢어져 죽어 버린 보아뱀처럼, 그렇게 망가져 죽어도 좋으니 자신에게 이유 없는 미소를 짓는 봄하를 꿀꺽 삼켜 버리고 싶었다. 삼켜서 이 세상에서 지우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의 배 속에만, 머무르게 하고 싶었다. 잡아 먹힌 건 자신이었는데, 이한은 그걸 몰랐다. 어느새 이한은, 봄하의 미소에 중독이 되었고 그 미소를 곁에서 볼 수 있다면 그녀의 첫 번째 달이 아니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녀의 두 번째 달이어도 좋으니, 이한은 봄하를 갖고 싶었다. 두 번째 달이면 어떠한가, 결국 자신이 그녀의 마지막 달인데. 죽을 때까지, 죽어서도, 그녀의 마지막 달 자리를 포기할 생각이 없는데. 서봄하의 마지막 남자는, 진이한이다.
“재밌네. 치마가 짧다, 태서야.”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을 가장 보기 싫었던 곳에서 만났다. 10년 전 도현과 헤어지고 그의 눈에 띄지 않게 살아온 태서. 그리고 죽음보다 더 강한 집착으로 그런 그녀를 찾아낸 도현. “열어.” 도현은 태서를 보자마자 청첩장을 눈앞에 던지며 열어보라 종용한다. “안 들려? 귓구멍 막혔어? 열어보라고, 태서야.” 태서가 떨리는 손으로 펼친 흰 종이 안에 적힌 이름. 신랑 : 차 도 현 신부 : 지 태 서 “이게 무슨….” “날짜 보이지? 준비해.” 두 사람의 불온한 계약 결혼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우리 진짜 부부 해요 “차태석입니다. 신주그룹 서자새끼로 더 잘 알려져 있죠.” 마약, 여자, 폭력 등 흉흉한 소문이 파다한 천하의 개망나니 차태석. 선대끼리의 약속 때문에 은성그룹 고명딸 유해주와 선을 보게 되고. 그녀 또한 다른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을 줄로 알았지만……. 무슨 말을 던져도 해주는 웃으며 받았다. 꼭, 어린아이의 투정을 전부 받아 주는 어른처럼. “저는, 재밌을 것 같아요. 차태석 씨랑 사는 거.” 꺾어 보고 싶네. 순간 태석은 그런 생각을 했다. 개차반인 자신의 곁에서 언제까지 저렇게 웃을지. 외박을 하고, 다른 여자를 품고, 속을 뒤집어도 저렇게 웃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재밌네. 치마가 짧다, 태서야.”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을 가장 보기 싫었던 곳에서 만났다. 10년 전 도현과 헤어지고 그의 눈에 띄지 않게 살아온 태서. 그리고 죽음보다 더 강한 집착으로 그런 그녀를 찾아낸 도현. “열어.” 도현은 태서를 보자마자 청첩장을 눈앞에 던지며 열어보라 종용한다. “안 들려? 귓구멍 막혔어? 열어보라고, 태서야.” 태서가 떨리는 손으로 펼친 흰 종이 안에 적힌 이름. 신랑 : 차 도 현 신부 : 지 태 서 “이게 무슨….” “날짜 보이지? 준비해.” 두 사람의 불온한 계약 결혼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사랑만 하지 마. 다른 건 다 그대로 해.” 해을은 이헌을 사랑했고, 이헌은 해을을 애증했다. 그렇게 23년. 지난하고 잔인하기만 했던 그 시간의 끝에서, 이헌에게서 벗어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고자 결심하는 해을. “저는, 여길 나가면…… 다 바꿀 거예요.” “…….” “번호도 바꿀 거고, 집도 바꿀 거고, 다 바꿀 겁니다. 그리고…….” “그리고?” “살아서는, 부사장님 뵙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악몽과 같은 그녀의 그런 다짐이, 서이헌이라는 남자의 눈을 뜨게 만드는데……. 세상을 향해, 아니 자신의 세상이었던 해을을 향해 눈을 뜬 남자. 서이헌. 그의 사랑과 집착은 이제 시작이었다. * * * “가만히, 다치게 만들기 싫으니까.” “하아, 하, 읏……!” 다치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그의 말은, 선전 포고와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선전 포고 앞에서 나는 무력했다. 아니, 무력하기를 내 스스로가 원했다. 다리를 벌리고 오직 그만 본 적 있는, 그만 느낀 적 있는 그곳으로 자신의 중심을 밀어 넣어 주기를 바랐다.
*본 작품에는 강제적이고 강압적인 성애신이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완벽한 타인이지만 대외적으로 남매라 알려져 있다. 고아원에서 만나 서로밖에 보지 않았다. 온전한 내 편. 자기만 가질 수 있는 그런 존재. 분명 그랬을 텐데, 채서원 너는 왜 자꾸 내게서 도망가는 거야. [서원이 맞선보러 갔어.] “…….” [H호텔 라운지 카페 6시.] 유진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은영의 말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맞선이라니, 그 좆같은 걸 서원이 왜 한단 말인가.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였으나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스스로도 광적인 애정에 질릴 때가 있었다. 자각까지 하고 있었으나 유일한 걸 놓을 수는 없었다. 다른 놈과 함께 하는 꼴을 보자고 모르는 척한 게 아니었다.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 곁에서 필 꽃이라면, 차라리 자신의 곁에서 시드는 게 나았다. * * * “서원아, 누나. 좀 더 솔직해져보지 그래?” “무슨…….” “내가 질린 거잖아. 널 진짜 누나로 못 보는 내가 지겨운 거잖아. 징그러운 거잖아.” “…….” “같은 부모를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주제에, 널 볼 때마다 안고 싶어서 눈깔이 번들번들한 내가 좆같은 거잖아.” 유진의 노골적인 말에 서원의 입술이 벌어졌다. 유진의 말이 비수가 되어 꽂히는 기분이었다. 단 한 번도,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서원에게 유진은 항상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하는 존재였다. 그 애정이나 애착이 지겹거나, 싫었던 적이 없었다. 다만 걱정이 됐을 뿐이다. “서원아, 네가 옆에만 있어준다면…… 널 안 가져도 괜찮았거든?” “…….” “그러니까 이 좆같은 상황은 다 네가 만든 거야. 내 좆이 네 아래를 찢어발겨도, 네 잘못이야.” 유진은 그 말을 끝으로, 우애 좋던 남매의 탈을 벗어던졌다. 폭풍우가 치는 밤, 그날은 더럽고, 배덕한 밤이었다.
“서평동에 집 하나만 구해.” “네? 갑자기 어떤 집을 말씀하시는지….” “빈집이어야 해. 내일 당장 들어갈 거야.” 전화기 너머로 당황한 비서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태주는 개의치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빠르게 집을 구해서, 그 집에 그녀를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어서 오세요! 어? 여긴 어떻게….” “또 보네요, 정해수 씨. 새로 이사 갈 집의 도배를 좀 맡기고 싶어서.” “이 동네에 사세요?” 해수의 물음에 태주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집이야 당장 구하면 그만인 것을. 해수를 갖기 위해서라면 그게 무엇이든 진실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 “저기… 고객님. 아니, 권태주 씨.” “네, 정해수 씨.” “저한테 왜 이러세요?” 태주는 아주 잠시도 해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고, 자신을 잡아먹을 것 같은 그 눈빛 앞에서 해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자고 싶습니다.” “…네?” “정해수 씨랑 자고 싶어요.” 이상하고, 무서운 남자.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남자. 잔인하고,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마음.그게 태주가 해수에게 가진 마음이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맡겨진 이모네에선 툭하면 욕을 먹고 맞기 일쑤였다. 열여덟에는 나를 쉰 살도 넘은 늙은이에게 팔아먹으려고 했다. “부모 잡아먹은 년! 염치도 없는 년! 네가 누구 덕에 사람같이 사는데!” 팔려 가기 직전에 가까스로 도망쳤지만 구질구질한 인생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한 번만, 한 번만 선처를 해 주시면…….” “누가 보면 사람이라도 죽인 줄 알겠네.” 음식 배달을 하다가 접촉사고가 난 그날.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그’를 만났다. “……한설라?” “오빠……? 재하 오빠, 맞아?” 살아서는 다시는 못 볼 거라고 여겼던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내 편이. 눈앞에 서 있었다. “널 이렇게 만든 새끼들. 그 새끼들을 다시 찾아내서 하나도 남김없이 갈아서 마시고 싶어져.”
"살아서 다신 보지 말자 나비야." 좋은 말을 다 남겨두고, 왜 기억에 남은 건 그 말 뿐일까. 다신 보지 말자던 그 말을 하던 선기의 표정이 어떠했더라. 울고 있었나. 웃고 있었나. 분명한 건, 그 말이 진심이라는 것이었다. "여기가 러시아야?" 제 목덜미를 움켜쥔 채 말을 짓씹어 내뱉는 선기를 보며 나비는 어떤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씨발, 나비야." "흐윽." "묻잖아, 여기가, 러시아야?" 토막토막 끊어지는 숨은 그의 허리 짓을 닮아 있었다. 나비의 안으로 제 몸뚱이를 욱여넣으며 선기는 짐승의 소리를 냈다.
너 나랑 자자.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서연의 앞에 나타나 밑도 끝도 없이 당돌한 고백을 날리던 이태. 이태는 늘 부족했던 애정을 그녀를 통해 채워 나갔고, 서연은 낮아진 자존감과 삶에 대한 애착을 그를 통해 배워 가며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마지막 사랑이라는 확신을 가진다. 그렇게 10년. 강산이 변하고도 남는 시간이었지만 둘은 완전했고, 그들이 천국이라 믿고 있던 작은 섬은 완벽했다. 하지만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오랜만에 한국으로 들어온 이들 앞에 냉혹한 현실의 태풍이 불어닥치기 시작하는데……. “헤어지자, 이태야.” “답지 않게 개소리는.” “개소리 아니야, 알잖아.” “알긴 뭘 알아.” 서로의 구원이자 삶의 이유였던 서연과 이태. 두 사람의 마음은 계속해서 같은 곳을 향할 수 있을까? * * * “서연아.” -응. “신음 소리 내 봐.” -어쩜 그렇게 취했을 때나, 안 취했을 때나 똑같아? “인간이 앞뒤가 같아야지.” -자랑 아니거든? “얼른, 한번 울어 봐. 꼴리게.”
수언과 함께라면 그곳이 에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원이 사랑이라고 세뇌했던 관계는 끔찍한 거래였다. “우리 해원이 나 같은 병신 때문에 바깥 구경도 잘 못 하고, 어떡하지?” 수언의 열등감과 집착으로 해원이 점점 시들어가고 있을 때, “나랑 잘래? 너도 네 스스로가 아깝다는 생각 들지 않아?” “수언 오빠랑 나는 순수하게 서로를….” “지랄하지 말고, 순수는 무슨 순수야. 그 새끼 자지가 안 서니까 강제로 플라토닉 하는 거지.” “…미쳤어요?” “정수언이랑 나, 똑같이 생겼잖아. 싫어?” 정태언. 수언의 하나뿐인 쌍둥이 동생. 에덴의 사악한 뱀이 이브에게 은밀한 유혹을 던진다. *** 널 가두기 위해서 널 내 품에서만 살게 하려고 어느 누구도 나한테서 널 뺏어가지 못하게 하려고 그게 기억을 찾은 너라고 해도. 착한 네가 기억을 찾고 죄책감에 날 버리려고 해도 날 버릴 수 없게 만들 거야. 그러자고 한국에 온 거야. 널 갖기 위해서. 정수언이 살아있던 그때와 달리 낮에도 밤에도 내가 가지려고. 오직 나만 가지려고. 네가 먹은 게 선악과고 내가 뱀 새끼여도 상관없어. 이브를 탐한 뱀이라고 손가락질받아도 그건 내가 받을 거야. 해원이 넌, 그냥 내가 만든 에덴에서 행복하면 돼.
하느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 정말로 잘 살고, 잘 이혼할게요. 약속드려요. 정략결혼 상대와의 첫 만남. 모든 예상을 깨고, 이현이 마주한 건 자신이 10년째 좋아하는 배우 ‘서안’이다. 자신을 맞선 상대라 밝힌 그는, 저 역시 이현과 마찬가지로 결혼과 이혼이 필요하다 말하고, 이현은 그 말에 결혼을 승낙한다. 최애가 원한다는데, 최애가 원하는 걸 내가 해 줄 수 있는데, 결혼이 문제고 이혼이 문제인가? 어차피 바보 천치가 나왔어도 할 결혼과 이혼이었는데. 그 상대가 내 최애라니? 이게 로또가 아니면 뭘까. “나랑 결혼할 거예요?” “…할 거예요.” “이혼은?” “배우님이 원한다면….” 배우님이 원한다면 하늘에 별은 못 따다 주겠어요? 그깟 이혼? 열 번도 해 줄 수 있어요. 내가 지금보다 더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려도, 꼭 해 줄게요. 이혼. . . . “갈 거잖아, 가버릴 거잖아.” “안 가요, 안 갈게요. 영원히 윤조 씨 옆에 있을게요.”
“차태석입니다. 신주그룹 서자새끼로 더 잘 알려져 있죠.” 마약, 여자, 폭력 등 흉흉한 소문이 파다한 천하의 개망나니 차태석. 선대끼리의 약속 때문에 은성그룹 고명딸 유해주와 선을 보게 되고. 그녀 또한 다른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을 줄로 알았지만……. 무슨 말을 던져도 해주는 웃으며 받았다. 꼭, 어린아이의 투정을 전부 받아 주는 어른처럼. “저는, 재밌을 것 같아요. 차태석 씨랑 사는 거.” 꺾어 보고 싶네. 순간 태석은 그런 생각을 했다. 개차반인 자신의 곁에서 언제까지 저렇게 웃을지. 외박을 하고, 다른 여자를 품고, 속을 뒤집어도 저렇게 웃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밉고 싫은 감정의 소유의 이유가 되기도 하잖아요.” 그 말은 이한의 심장에 자신이 갖게 된 이상한 감정에 대한 정의가 됐다. 이한은 코끼리를 삼키고 배가 찢어져 죽어 버린 보아뱀처럼, 그렇게 망가져 죽어도 좋으니 자신에게 이유 없는 미소를 짓는 봄하를 꿀꺽 삼켜 버리고 싶었다. 삼켜서 이 세상에서 지우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의 배 속에만, 머무르게 하고 싶었다. 잡아 먹힌 건 자신이었는데, 이한은 그걸 몰랐다. 어느새 이한은, 봄하의 미소에 중독이 되었고 그 미소를 곁에서 볼 수 있다면 그녀의 첫 번째 달이 아니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녀의 두 번째 달이어도 좋으니, 이한은 봄하를 갖고 싶었다. 두 번째 달이면 어떠한가, 결국 자신이 그녀의 마지막 달인데. 죽을 때까지, 죽어서도, 그녀의 마지막 달 자리를 포기할 생각이 없는데. 서봄하의 마지막 남자는, 진이한이다.
수언과 함께라면 그곳이 에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원이 사랑이라고 세뇌했던 관계는 끔찍한 거래였다. “우리 해원이 나 같은 병신 때문에 바깥 구경도 잘 못 하고, 어떡하지?” 수언의 열등감과 집착으로 해원이 점점 시들어가고 있을 때, “나랑 잘래? 너도 네 스스로가 아깝다는 생각 들지 않아?” “수언 오빠랑 나는 순수하게 서로를….” “지랄하지 말고, 순수는 무슨 순수야. 그 새끼 자지가 안 서니까 강제로 플라토닉 하는 거지.” “…미쳤어요?” “정수언이랑 나, 똑같이 생겼잖아. 싫어?” 정태언. 수언의 하나뿐인 쌍둥이 동생. 에덴의 사악한 뱀이 이브에게 은밀한 유혹을 던진다. *** 널 가두기 위해서 널 내 품에서만 살게 하려고 어느 누구도 나한테서 널 뺏어가지 못하게 하려고 그게 기억을 찾은 너라고 해도. 착한 네가 기억을 찾고 죄책감에 날 버리려고 해도 날 버릴 수 없게 만들 거야. 그러자고 한국에 온 거야. 널 갖기 위해서. 정수언이 살아있던 그때와 달리 낮에도 밤에도 내가 가지려고. 오직 나만 가지려고. 네가 먹은 게 선악과고 내가 뱀 새끼여도 상관없어. 이브를 탐한 뱀이라고 손가락질받아도 그건 내가 받을 거야. 해원이 넌, 그냥 내가 만든 에덴에서 행복하면 돼.
*본 작품에는 강제적이고 강압적인 성애신이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완벽한 타인이지만 대외적으로 남매라 알려져 있다. 고아원에서 만나 서로밖에 보지 않았다. 온전한 내 편. 자기만 가질 수 있는 그런 존재. 분명 그랬을 텐데, 채서원 너는 왜 자꾸 내게서 도망가는 거야. [서원이 맞선보러 갔어.] “…….” [H호텔 라운지 카페 6시.] 유진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은영의 말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맞선이라니, 그 좆같은 걸 서원이 왜 한단 말인가.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였으나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스스로도 광적인 애정에 질릴 때가 있었다. 자각까지 하고 있었으나 유일한 걸 놓을 수는 없었다. 다른 놈과 함께 하는 꼴을 보자고 모르는 척한 게 아니었다.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 곁에서 필 꽃이라면, 차라리 자신의 곁에서 시드는 게 나았다. * * * “서원아, 누나. 좀 더 솔직해져보지 그래?” “무슨…….” “내가 질린 거잖아. 널 진짜 누나로 못 보는 내가 지겨운 거잖아. 징그러운 거잖아.” “…….” “같은 부모를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주제에, 널 볼 때마다 안고 싶어서 눈깔이 번들번들한 내가 좆같은 거잖아.” 유진의 노골적인 말에 서원의 입술이 벌어졌다. 유진의 말이 비수가 되어 꽂히는 기분이었다. 단 한 번도,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서원에게 유진은 항상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하는 존재였다. 그 애정이나 애착이 지겹거나, 싫었던 적이 없었다. 다만 걱정이 됐을 뿐이다. “서원아, 네가 옆에만 있어준다면…… 널 안 가져도 괜찮았거든?” “…….” “그러니까 이 좆같은 상황은 다 네가 만든 거야. 내 좆이 네 아래를 찢어발겨도, 네 잘못이야.” 유진은 그 말을 끝으로, 우애 좋던 남매의 탈을 벗어던졌다. 폭풍우가 치는 밤, 그날은 더럽고, 배덕한 밤이었다.
“차태석입니다. 신주그룹 서자새끼로 더 잘 알려져 있죠.” 마약, 여자, 폭력 등 흉흉한 소문이 파다한 천하의 개망나니 차태석. 선대끼리의 약속 때문에 은성그룹 고명딸 유해주와 선을 보게 되고. 그녀 또한 다른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을 줄로 알았지만……. 무슨 말을 던져도 해주는 웃으며 받았다. 꼭, 어린아이의 투정을 전부 받아 주는 어른처럼. “저는, 재밌을 것 같아요. 차태석 씨랑 사는 거.” 꺾어 보고 싶네. 순간 태석은 그런 생각을 했다. 개차반인 자신의 곁에서 언제까지 저렇게 웃을지. 외박을 하고, 다른 여자를 품고, 속을 뒤집어도 저렇게 웃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