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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박시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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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신드롬(signature syndrome)’. 이는 전 세계 인구 중 약 1%의 사람들이 겪는 어떤 특별한 증후군으로, 다른 말로는 ‘운명의 장난’이라고 한다. ……사실 말이 좋아서 장난이지. 항간에서는 운명의 ‘지랄’이라고 많이들 부른다. *** 설마. 설마 그럴 리가. 전 세계에서 겨우 1%의 사람만이 걸린다는, 말도 안 되는 확률의 희귀병인데. 어째서, 어째서 내가……! 선우현은 고개를 빠르게 가로저었다. “이거 잘못 본 거 아니야? 설마 이름일 리가……!” 그는 손등으로 눈가를 비볐다. 속눈썹이 뽑힐 정도로 거칠게 비비고 나서는 다시 눈을 부릅뜨고 제 아래를 쳐다봤다. “……지혜.” 이름이 더욱 또렷하게 보였다. 맥없이 덜렁거리는 아랫도리에 선우현은 더더욱 얼이 빠졌다. 외출한 정신이 제자리로 돌아올 즈음에야 그는 간신히 중얼거렸다. “……뭐가 묻은 걸 수도 있잖아.” 그래. 뭐가 묻은 거겠지. 묻은 걸 거야. 애원에 가깝게 빌면서 선우현은 이름이 쓰인 자리를 손가락으로 벅벅 문질러보았다. “안 지워지네…….” 주변 피부가 벌겋게 올라올 뿐, 이름은 지워지지 않았다. 선우현의 등줄기로 주르륵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재차 중얼거렸다. “펜인가…….” 물을 끼얹어 다시금 문질러보았다. “유성 펜일 수도 있잖아…….” 지워지지 않는 이름을 보며 그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래, 맞아. 유성 펜이면 물만 가지고 지워질 리 없지. 그리 생각하며 선우현은 비누를 끌어다 거품을 잔뜩 내 성기에 대고 문질렀다. 어디 그뿐이던가. 바디워시에 샴푸, 린스, 폼 클렌징, 급기야는 치약까지. 화장실 안에 있는 모든 걸 총동원해 열심히 문댔는데……. “……왜 안 지워져!” 턱도 없었다. 운명인지 나부랭인지 하는 것으로 박음질 된 이름은 겨우 그깟 몸부림에 지워질 리가 없는 낙인이었다.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1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장르

BL

업로드 날짜

2020년 09월 15일

출판사

떨림

팬덤 지표

🌟 BL 소설 중 상위 72.98%

👥

평균 이용자 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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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플랫폼 평점

7.6

📊 플랫폼 별 순위

6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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