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모아놓은 돈도, 직업도 없는 불쌍한 남자에게 약간의 동정심을 줬더니 고마운 줄도 모르고 나한테 반했다. ** 서정한은 돌아가신 작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그 존재를 거의 잊고 살고 있던 사촌 이일조와 마주친다. 가진 것 하나 없이 빈털터리인 이일조의 처지를 동정해 충동적으로 자기 집에 들어와 살게 해줬으나, 서정한은 금세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고 만다. 이일조가 잠든 자신에게 몰래 키스하다 그 현장을 들켰기 때문. “너 뭐하는 거야.” “…….” “변명이라도 해.” 동정심에 기대어 빌붙어 사는 주제에, 생각없이 대범한 사고를 친 멍청한 남자. 서정한은 그 순간 이일조를 진심으로 경멸하게 된다. …그런데 짝사랑을 전혀 숨기지 못하는 멍청한 남자가 가끔 욱할 정도로 귀여워 보이는 건 왜일까? “딱 한 번만 키스해줘!” “그걸 해주면 네가 날 덜 좋아하는데 도움이 돼?” 제 마음이 동정심이라고 생각한 서정한은 이일조에게 제 마음을 적선하듯 조금씩 떨군다. 그리고 어느 새 두 사람 사이에는 몸을 대가로 한 적절한 거래 관계가 성립되고, 서정한은 상냥한 말이나 다정한 애무가 필요없는 이일조와의 섹스에 중독되어 버리는데…. “넌 자존심도 없냐.” “있었는데… 이제 없어.” 그렇게 대답하는 이일조의 표정은 온순하기만 하다. 거칠고 난폭한 관계도 마냥 참아내고, 짧은 키스에도 저를 숭배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이일조. 서정한은 언젠가 이 관계를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도무지 멈추기가 어렵다. 그리고 자신을 짝사랑하는 이일조의 마음을 방치하던 서정한의 내면에도, 질투와 독점욕을 일으키는 감정이 서서히 깨어나는데….
🌟 BL 소설 중 상위 3.48%
평균 이용자 수 6,292 명
* 100명이 선택하면 '명작' 칭호가 활성화 됩니다.
'명작'의 태양을 라이징 해보세요.
*본 도서의 1~6권(라 발스, 그랑파)은 재출간된 도서로, 재출간시 인물의 나이 및 에피소드 등 일부 개정된 부분이 있습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러시아의 작은 마을에서 발레에 대한 꿈을 키워 온 사샤 세드린. 재능을 인정받아 뉴욕의 발레 스쿨에 재학하게 되나, 궁핍한 가정환경과 타고난 불안증, 만성적인 애정결핍에 시달리며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사샤에게 있어 유일한 위로란 제 후원자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편지를 써도 답을 해 주지 않던 그에게 서운함을 느끼던 중, 우연한 계기로 후원자와 재회하게 되고 그에게서 뜻밖의 제안까지 받게 된다. 최고의 발레 댄서가 된다고 약속한다면, 원하는 걸 모두 지원하겠다는 것. 사샤는 그의 곁에서 후원을 받으며 발레리노로서 성장하고, 사랑이 고팠던 만큼 점점 더 그가 주는 애정을 갈구하게 된다. 한편 레전드라 불리는 발레 댄서 사샤 세드린의 열렬한 추종자 카렐. ‘사샤’의 환생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닮은 소년을 마주하게 된다. ‘사샤 세드린’과 사샤를 겹쳐 보며, 사샤가 우상인 ‘사샤’만큼 성장하길 바라는 욕심으로 후원을 결심한다. 그러나 이러한 속내도 모른 채 열렬히 그만을 바라보는 사샤를 지켜보며, 카렐은 자기 자신에게 환멸을 느끼고 사샤와 거리를 두려 하는데…. *** “저는 얼마 후에 첫 키스를 할 거예요.” 그 말에 카렐이 쿡쿡 웃었다. 자신이 어떤 반응을 기대했는지는 사샤 본인조차도 몰랐지만, 아무튼 이 반응이 아닌 것만은 알 수 있었다. 키스를 가볍게 여기는 듯한 그 반응에 사샤는 허무감에 휩싸였다.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그런 것도 내게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어요.” “허락해 달라고 말한 건 아니에요.” “그럼?” 카렐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샤를 내려다봤다. 키 차이가 하도 나서 가까워질수록 끝없이 올려다보아야 했다. “진짜 키스해도 괜찮아요?” 바로 직전에 허락해 달라는 건 아니었다고 한 것과 반대로 사샤는 곧바로 모순되는 물음을 던졌다. “물론이죠.” 그리고 날아갈 듯 가벼운 카렐의 수긍에 사샤는 충격받았다. “왜요…?” “왜라니…. 무슨 의도로 그런 걸 묻는지 잘 모르겠네요.” 카렐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턱을 매만졌다. 턱을 큰 손으로 감싸고 수염이 미세하게 돋아 살짝 거칠어진 표면을 매만지는 게 그의 버릇인 것 같았다. 사샤는 저도 모르게 까치발을 해 손을 뻗어 그의 턱을 같이 만졌다. 불시에 카렐의 턱을 만진 사샤는 만족스러워졌다. 겉보기에는 매끈했지만 밤이 깊어서 그런지 역시나 손끝에 미미하게 돋아난 수염이 만져졌던 것이다. “왜요? 왜요? 왜 키스는 해도 돼요? 훌륭한 무용수는… 하면 안 되는 게 많아요. 저는 인성도 빵점이고 인간관계도 좋지 않고 친구를 패서 프랑스로 보내버렸는데…. 왜 여자랑 키스하는 건 허락해 주시는 거예요? 왜?” 사샤는 그렇게 말하면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카렐의 바위같이 단단한 가슴팍에 이마를 쿵 박았다. 그리고 사샤는 바닥으로 쓰러지기 직전 카렐이 제 양팔을 턱, 하고 받아 드는 것을 느꼈다. 이상하게 시야가 뱅뱅 돌고 어지러웠다. ‘하아….’ 깊이 숨을 내뱉자 더운 한숨이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이런…. 마신 게 진짜 술이었나?” “왜요? 왜 말리지 않으세요? 만약 제가 카렐이고 카렐이 사샤라면 저는 반대했을 거예요. 왜냐면 발레만 해도 모자라니까…! 왜 된다고 하시는 거예요? 왜요?” 이미 취기가 올라 ‘왜요, 왜요.’ 하고 따져 대는 발음은 ‘애오, 애오’에 가까웠지만 사샤는 인지하지 못했다. “왜냐니, 나는 이미 다른 사람과 해치워버렸으니까 그렇죠.” “네…?” 사샤는 ‘에?’ 하고 물으며 카렐을 올려다봤다. 그는 조금 찌푸린 얼굴로 사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난 공평한 사람입니다. 나도 못 지킨 걸 남한테 강요할 수는 없죠.” 사샤는 입을 조그맣게 벌리곤 카렐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거센 충격이 뒤통수를 치고 지나갔다.
29살의 뮤지컬 제작PD 이현. 격무에 시달려 사생활은 조금도 없고, 덕분에 연애는 사치다. 거기에 감정적으로 깊이 얽히는 관계를 싫어하는 성격까지. 자기 세상을 좁게 만든 것은 저 자신이면서도 이현은 종종 참을 수 없이 외롭다. 3년 전 생일도 마찬가지였다. 이현은 홀로 보내는 생일이 싫어 충동적으로 원나잇을 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지금까지 만난 이들 중에 가장 잘난 남자와 마주하게 되는데….
29살의 뮤지컬 제작PD 이현. 격무에 시달려 사생활은 조금도 없고, 덕분에 연애는 사치다. 거기에 감정적으로 깊이 얽히는 관계를 싫어하는 성격까지. 자기 세상을 좁게 만든 것은 저 자신이면서도 이현은 종종 참을 수 없이 외롭다. 3년 전 생일도 마찬가지였다. 이현은 홀로 보내는 생일이 싫어 충동적으로 원나잇을 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지금까지 만난 이들 중에 가장 잘난 남자와 마주하게 되는데….
29살의 뮤지컬 제작PD 이현. 격무에 시달려 사생활은 조금도 없고, 덕분에 연애는 사치다. 거기에 감정적으로 깊이 얽히는 관계를 싫어하는 성격까지. 자기 세상을 좁게 만든 것은 저 자신이면서도 이현은 종종 참을 수 없이 외롭다. 3년 전 생일도 마찬가지였다. 이현은 홀로 보내는 생일이 싫어 충동적으로 원나잇을 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지금까지 만난 이들 중에 가장 잘난 남자와 마주하게 되는데….
29살의 뮤지컬 제작PD 이현. 격무에 시달려 사생활은 조금도 없고, 덕분에 연애는 사치다. 거기에 감정적으로 깊이 얽히는 관계를 싫어하는 성격까지. 자기 세상을 좁게 만든 것은 저 자신이면서도 이현은 종종 참을 수 없이 외롭다. 3년 전 생일도 마찬가지였다. 이현은 홀로 보내는 생일이 싫어 충동적으로 원나잇을 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지금까지 만난 이들 중에 가장 잘난 남자와 마주하게 되는데….
스물한 살 현재에게는 비밀스러운 파트너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차마 설명할 수 없는 관계다. 만나는 목적이 섹스뿐이니까. 섹스에 있어서는 현재가 원하는 방식이라면 뭐든 허락해 주는 상대의 이름은 난영. 침대 위에서만 솔직할 뿐, 숨기는 것이 많은 남자는 만남이 지속될수록 현재를 마음에 두는 것 같다. 그러나 좀처럼 연애를 제안하지는 않는다. 대체 왜일까? 왜 나와 연인이 되고 싶다고는 말하지 않을까……. “현재야, 우리 감정적으로 얽히지 않기로 했잖아.” 넌지시 제 마음을 보인 현재 앞에서 난영은 단지 섹스를 위한 만남이라는 듯이 선을 긋는데. 심지어 실연의 고통을 느끼는 현재에게 큰 액수의 용돈까지 제안한다. 마치 돈으로 상심을 달래듯이. 결국 현재는 난영과 이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 돈을 받고 마는데……. 우리는 대체 무슨 관계일까. 당신이 원하는 건 정말로 나의 몸뿐일까?
집도, 모아놓은 돈도, 직업도 없는 불쌍한 남자에게 약간의 동정심을 줬더니 고마운 줄도 모르고 나한테 반했다. ** 서정한은 돌아가신 작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그 존재를 거의 잊고 살고 있던 사촌 이일조와 마주친다. 가진 것 하나 없이 빈털터리인 이일조의 처지를 동정해 충동적으로 자기 집에 들어와 살게 해줬으나, 서정한은 금세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고 만다. 이일조가 잠든 자신에게 몰래 키스하다 그 현장을 들켰기 때문. “너 뭐하는 거야.” “…….” “변명이라도 해.” 동정심에 기대어 빌붙어 사는 주제에, 생각없이 대범한 사고를 친 멍청한 남자. 서정한은 그 순간 이일조를 진심으로 경멸하게 된다. …그런데 짝사랑을 전혀 숨기지 못하는 멍청한 남자가 가끔 욱할 정도로 귀여워 보이는 건 왜일까? “딱 한 번만 키스해줘!” “그걸 해주면 네가 날 덜 좋아하는데 도움이 돼?” 제 마음이 동정심이라고 생각한 서정한은 이일조에게 제 마음을 적선하듯 조금씩 떨군다. 그리고 어느 새 두 사람 사이에는 몸을 대가로 한 적절한 거래 관계가 성립되고, 서정한은 상냥한 말이나 다정한 애무가 필요없는 이일조와의 섹스에 중독되어 버리는데…. “넌 자존심도 없냐.” “있었는데… 이제 없어.” 그렇게 대답하는 이일조의 표정은 온순하기만 하다. 거칠고 난폭한 관계도 마냥 참아내고, 짧은 키스에도 저를 숭배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이일조. 서정한은 언젠가 이 관계를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도무지 멈추기가 어렵다. 그리고 자신을 짝사랑하는 이일조의 마음을 방치하던 서정한의 내면에도, 질투와 독점욕을 일으키는 감정이 서서히 깨어나는데….
신유명은 연애란 게 해 보고 싶었다. 애들 장난 같은 것 말고 진짜 진지한 연애를. 그러나 고백이 진심 같지 않다는 이유로 차인 날, 그 모습을 하필이면 전학생에게 들키게 된다. 전학생은 신중한 목소리로 차인 이유를 알려 주겠다고 하는데……. “네가 어떻게 알아? 나 왜 차인 거 같은데?” “너 못생겼거든.” “하하……. 저런 미친놈이.” 유명은 그가 단번에 싫어진다. 이후로도 계속된 악연에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 유명이 갚아 주려 할수록 전학생도 지지 않고 사사건건 유명을 도발해 대는데……. 모범적인 품행에 타인에게 배려심 넘치는 태도, 여기저기서 칭찬만 들려오는 전학생이 왜 내게만 이럴까? 혹시 전학생이 이중인격은 아닌지 의심하던 어느 날. 지겹게도 싸워 대던 유명을 향해 전학생이 머뭇거리며 건넨 한마디. “너, 정말 날 기억 못 해?”
#서양풍 #시대물 #오해물 #시리어스물 #재회물 #첫사랑 #다정공 #집착공 #헌신공 #장교공 #후회공 #미인수 #능력수 #후회수 #상처수 #순정수 #팔자기구한수 #눈밑에점찍고돌아오는공 #몸으로하는건다잘하는수 “다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요.” 보수적이고 진실한 청년 카렐은 여행길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난다. 때가 진 몰골로도 아름다운 외모를 숨길 수 없던 도망자, 사샤. 그에게 첫눈에 반한 카렐은 보답받을 수 없는 애정을 퍼붓고……. 그로부터 8년 후. 한때의 도망자는 파리를 열광시키는 성공한 무용수가 되었다. 그러나 수많은 추문이 그의 그림자를 따라 다닌다. 남색가라는 소문, 마약을 하고 무대에 오른다는 소문, 귀족 후원자들의 침대를 덥혀 주고 사치를 누린다는 소문까지……. 그리고 이 소문 중 일부는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사샤에게도 누군가에게 헌신적인 애정을 받던 과거가 있었다. 하지만 사샤는 성공을 위해 그를 버렸고, 그는 전쟁 직후 실종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앞에 잊힌 연인이 다시 나타난다.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 * * “추문이 사실인가 보군.” 처음 사샤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이 자신의 터진 입술, 거세게 쥐어 잡혔던 흐트러진 머리카락, 그리고 풀물이 밴 무릎으로 차례로 향했을 때 단번에 수치심이 몰려왔다. “그런 잔챙이 귀족들을 상대하고 당신은 뭘 얻지요?” 스카의 물음에서 순수한 의문이 느껴졌다. 그게 더 사샤를 버티기 어렵게 했다. 성공, 명예, 돈과 인기… 그리고 수석 무용수의 위치. 모두 스스로의 힘으로 이룩한 것들이다. 몸을 팔아서 얻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 재능을 증명하고 난 후 그다음, 난 뭘 얻으려고 했더라? “얻는 것은, 없습니다.” “얻을 게 없는데 자진해서 남자의 것을 빠는 이유는 뭡니까?” 남자가 천천히 다가왔다. 반듯한 정장에 감싸인 긴 다리를 뻗으며 걷는 모양과, 위에서 내려다보는 눈이 무서울 정도로 카렐과 닮았다. 사샤는 그 품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그에게 매달려 진실을 말하라고 울면 못 이기는 척 정체를 밝힐까? 아니면 내 뺨을 때리며 정신병자 취급을 할까? “설마 ‘그런 행위’ 자체가 목적입니까?” “무슨….” 그의 물음에 사샤의 얼굴은 희게 질렸다. 대가를 바라고 몸을 상납하는 창부 취급을 하는 것이나, 남자의 물건에 안달이 난 변태성욕자 취급을 하는 것 중 무엇이 더 나은지 알 수 없었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날 귀찮게 하는 이유를 설명해 보세요.” 어느새 남자는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의 침착한 목소리에 사샤의 등을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당신이 카렐이 아닐 리가 없어. 사샤는 당장 울며 매달리고 싶어졌다. 그에게 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 눈앞에 있는 것이 카렐이라면… 카렐이 맞다고만 해 준다면. 그 집을 떠나고 내내 외로웠던 사샤의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창밖에서 새어 들어오는 달빛이 위태롭게 흔들리는 눈동자를 여지없이 비추었다. 사샤는 창백해진 채로 그에게 말했다. “…원합니다, 당신을.” 대답 없는 남자의 눈에 스친 것은 경멸이었다.
29살의 뮤지컬 제작PD 이현. 격무에 시달려 사생활은 조금도 없고, 덕분에 연애는 사치다. 거기에 감정적으로 깊이 얽히는 관계를 싫어하는 성격까지. 자기 세상을 좁게 만든 것은 저 자신이면서도 이현은 종종 참을 수 없이 외롭다. 3년 전 생일도 마찬가지였다. 이현은 홀로 보내는 생일이 싫어 충동적으로 원나잇을 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지금까지 만난 이들 중에 가장 잘난 남자와 마주하게 되는데…. “묶이는 거 좋아해?” “묶이는 거…? 응. 괜찮아.” “그럼 여럿이 하는 건?” 다소 격한 취향을 가진 변태인가 했더니, 호텔로 들어서자 도리어 상대는 수줍게 굴었다. 게다가 남자를 부담스러워하는 기색까지…. 이현은 그를 게이에 호기심을 가진 스트레이트라고 결론 내렸다. 그도 그럴 것이 섹스는 결국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너도 너무 밝히는 놈은 취향이 아니구나. 미안.” 그렇게 끝인 줄로 알았다. 그러나 실패한 하룻밤뿐인 줄 알았던 관계는 우연과 우연이 겹치며 3년이나 이어졌다. ‘왜 이런 남자가 나를 만나 줄까.’ 의문을 가지면서도 이현은 석희재와의 관계를 지속해 왔다. 그렇게 나이도, 직업도, 개인적인 취향도 모른 채 서로의 밤만을 공유한 지 3년째…. “신인 배우 석희재입니다.” 신작 뮤지컬의 배우 계약을 위해 나간 자리에 불현듯 ‘그’가 등장했다. 이현의 가장 오래된 섹스파트너, 석희재가. *** 22살의 대학생 석희재. 3년 전 그는 윤간당할 뻔한 남자 한 명을 우연한 기회로 구해주었다. 마주친 순간 첫눈에 반했고,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자각도 없이 속절없이 빠져들었다. 바쁜 그를 위해 아무리 보고 싶어도 참았고, 자신에게 자격이 없는 걸 알아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렇게 순종적인 태도로 짝사랑에 완전히 길들여졌으나….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랑이 3년째, 좋아하는 마음은 갈수록 병처럼 깊어지기만 한다. 이제는 깊은 밤 말고도 그의 낮까지 공유하고 싶어졌다. 가능하면 그를 독점하고 싶었다. 만약, 우리가 연인이 된다면. ‘만약’으로 점철된 망상은 달콤하기만 해서, 결국 석희재는 이현의 영역으로 들어가기로 마음 먹는다. “너 설마, 나하고 연애가 하고 싶다는 건 아니지?” 그러나 돌아온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차가운 얼굴이었다. 단호히 선을 긋고 밀어내는 그의 앞에서 석희재는 어쩔 수 없이 3년간 숨겨 왔던 제 진심을 아프게 토해낸다. “그냥, 챙겨 주고 싶어요. PD님은 제 첫사랑이랑 닮았거든요.”
#서양풍 #시대물 #오해물 #시리어스물 #재회물 #첫사랑 #다정공 #집착공 #헌신공 #장교공 #후회공 #미인수 #능력수 #후회수 #상처수 #순정수 #팔자기구한수 #눈밑에점찍고돌아오는공 #몸으로하는건다잘하는수 “다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요.” 보수적이고 진실한 청년 카렐은 여행길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난다. 때가 진 몰골로도 아름다운 외모를 숨길 수 없던 도망자, 사샤. 그에게 첫눈에 반한 카렐은 보답받을 수 없는 애정을 퍼붓고……. 그로부터 8년 후. 한때의 도망자는 파리를 열광시키는 성공한 무용수가 되었다. 그러나 수많은 추문이 그의 그림자를 따라 다닌다. 남색가라는 소문, 마약을 하고 무대에 오른다는 소문, 귀족 후원자들의 침대를 덥혀 주고 사치를 누린다는 소문까지……. 그리고 이 소문 중 일부는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사샤에게도 누군가에게 헌신적인 애정을 받던 과거가 있었다. 하지만 사샤는 성공을 위해 그를 버렸고, 그는 전쟁 직후 실종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앞에 잊힌 연인이 다시 나타난다.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 * * “추문이 사실인가 보군.” 처음 사샤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이 자신의 터진 입술, 거세게 쥐어 잡혔던 흐트러진 머리카락, 그리고 풀물이 밴 무릎으로 차례로 향했을 때 단번에 수치심이 몰려왔다. “그런 잔챙이 귀족들을 상대하고 당신은 뭘 얻지요?” 스카의 물음에서 순수한 의문이 느껴졌다. 그게 더 사샤를 버티기 어렵게 했다. 성공, 명예, 돈과 인기… 그리고 수석 무용수의 위치. 모두 스스로의 힘으로 이룩한 것들이다. 몸을 팔아서 얻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 재능을 증명하고 난 후 그다음, 난 뭘 얻으려고 했더라? “얻는 것은, 없습니다.” “얻을 게 없는데 자진해서 남자의 것을 빠는 이유는 뭡니까?” 남자가 천천히 다가왔다. 반듯한 정장에 감싸인 긴 다리를 뻗으며 걷는 모양과, 위에서 내려다보는 눈이 무서울 정도로 카렐과 닮았다. 사샤는 그 품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그에게 매달려 진실을 말하라고 울면 못 이기는 척 정체를 밝힐까? 아니면 내 뺨을 때리며 정신병자 취급을 할까? “설마 ‘그런 행위’ 자체가 목적입니까?” “무슨….” 그의 물음에 사샤의 얼굴은 희게 질렸다. 대가를 바라고 몸을 상납하는 창부 취급을 하는 것이나, 남자의 물건에 안달이 난 변태성욕자 취급을 하는 것 중 무엇이 더 나은지 알 수 없었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날 귀찮게 하는 이유를 설명해 보세요.” 어느새 남자는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의 침착한 목소리에 사샤의 등을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당신이 카렐이 아닐 리가 없어. 사샤는 당장 울며 매달리고 싶어졌다. 그에게 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 눈앞에 있는 것이 카렐이라면… 카렐이 맞다고만 해 준다면. 그 집을 떠나고 내내 외로웠던 사샤의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창밖에서 새어 들어오는 달빛이 위태롭게 흔들리는 눈동자를 여지없이 비추었다. 사샤는 창백해진 채로 그에게 말했다. “…원합니다, 당신을.” 대답 없는 남자의 눈에 스친 것은 경멸이었다.
신유명은 연애란 게 해 보고 싶었다. 애들 장난 같은 것 말고 진짜 진지한 연애를. 그러나 고백이 진심 같지 않다는 이유로 차인 날, 그 모습을 하필이면 전학생에게 들키게 된다. 전학생은 신중한 목소리로 차인 이유를 알려 주겠다고 하는데……. “네가 어떻게 알아? 나 왜 차인 거 같은데?” “너 못생겼거든.” “하하……. 저런 미친놈이.” 유명은 그가 단번에 싫어진다. 이후로도 계속된 악연에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 유명이 갚아 주려 할수록 전학생도 지지 않고 사사건건 유명을 도발해 대는데……. 모범적인 품행에 타인에게 배려심 넘치는 태도, 여기저기서 칭찬만 들려오는 전학생이 왜 내게만 이럴까? 혹시 전학생이 이중인격은 아닌지 의심하던 어느 날. 지겹게도 싸워 대던 유명을 향해 전학생이 머뭇거리며 건넨 한마디. “너, 정말 날 기억 못 해?”
29살의 뮤지컬 제작PD 이현. 격무에 시달려 사생활은 조금도 없고, 덕분에 연애는 사치다. 거기에 감정적으로 깊이 얽히는 관계를 싫어하는 성격까지. 자기 세상을 좁게 만든 것은 저 자신이면서도 이현은 종종 참을 수 없이 외롭다. 3년 전 생일도 마찬가지였다. 이현은 홀로 보내는 생일이 싫어 충동적으로 원나잇을 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지금까지 만난 이들 중에 가장 잘난 남자와 마주하게 되는데…. “묶이는 거 좋아해?” “묶이는 거…? 응. 괜찮아.” “그럼 여럿이 하는 건?” 다소 격한 취향을 가진 변태인가 했더니, 호텔로 들어서자 도리어 상대는 수줍게 굴었다. 게다가 남자를 부담스러워하는 기색까지…. 이현은 그를 게이에 호기심을 가진 스트레이트라고 결론 내렸다. 그도 그럴 것이 섹스는 결국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너도 너무 밝히는 놈은 취향이 아니구나. 미안.” 그렇게 끝인 줄로 알았다. 그러나 실패한 하룻밤뿐인 줄 알았던 관계는 우연과 우연이 겹치며 3년이나 이어졌다. ‘왜 이런 남자가 나를 만나 줄까.’ 의문을 가지면서도 이현은 석희재와의 관계를 지속해 왔다. 그렇게 나이도, 직업도, 개인적인 취향도 모른 채 서로의 밤만을 공유한 지 3년째…. “신인 배우 석희재입니다.” 신작 뮤지컬의 배우 계약을 위해 나간 자리에 불현듯 ‘그’가 등장했다. 이현의 가장 오래된 섹스파트너, 석희재가. *** 22살의 대학생 석희재. 3년 전 그는 윤간당할 뻔한 남자 한 명을 우연한 기회로 구해주었다. 마주친 순간 첫눈에 반했고,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자각도 없이 속절없이 빠져들었다. 바쁜 그를 위해 아무리 보고 싶어도 참았고, 자신에게 자격이 없는 걸 알아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렇게 순종적인 태도로 짝사랑에 완전히 길들여졌으나….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랑이 3년째, 좋아하는 마음은 갈수록 병처럼 깊어지기만 한다. 이제는 깊은 밤 말고도 그의 낮까지 공유하고 싶어졌다. 가능하면 그를 독점하고 싶었다. 만약, 우리가 연인이 된다면. ‘만약’으로 점철된 망상은 달콤하기만 해서, 결국 석희재는 이현의 영역으로 들어가기로 마음 먹는다. “너 설마, 나하고 연애가 하고 싶다는 건 아니지?” 그러나 돌아온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차가운 얼굴이었다. 단호히 선을 긋고 밀어내는 그의 앞에서 석희재는 어쩔 수 없이 3년간 숨겨 왔던 제 진심을 아프게 토해낸다. “그냥, 챙겨 주고 싶어요. PD님은 제 첫사랑이랑 닮았거든요.”
스물한 살 현재에게는 비밀스러운 파트너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차마 설명할 수 없는 관계다. 만나는 목적이 섹스뿐이니까. 섹스에 있어서는 현재가 원하는 방식이라면 뭐든 허락해 주는 상대의 이름은 난영. 침대 위에서만 솔직할 뿐, 숨기는 것이 많은 남자는 만남이 지속될수록 현재를 마음에 두는 것 같다. 그러나 좀처럼 연애를 제안하지는 않는다. 대체 왜일까? 왜 나와 연인이 되고 싶다고는 말하지 않을까……. “현재야, 우리 감정적으로 얽히지 않기로 했잖아.” 넌지시 제 마음을 보인 현재 앞에서 난영은 단지 섹스를 위한 만남이라는 듯이 선을 긋는데. 심지어 실연의 고통을 느끼는 현재에게 큰 액수의 용돈까지 제안한다. 마치 돈으로 상심을 달래듯이. 결국 현재는 난영과 이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 돈을 받고 마는데……. 우리는 대체 무슨 관계일까. 당신이 원하는 건 정말로 나의 몸뿐일까?
전쟁은 린데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부모님, 귀족의 지위, 그리고 고국마저도. 그렇게 타국으로 쫓겨난 일곱 살 린데에게 어느 날 새로운 가정 교사가 찾아오는데... “반갑습니다. 헨리 카터라고 합니다.” “저는 린데예요. 부모님이 안 계셔서 성은 없어요.” 사려 깊은 철학 교사 ‘카터’는 자신을 희생해가며 린데에게 따뜻한 애정을 가르쳐주고, 새로운 가족이 되어준다. 그리고 사춘기가 찾아오기 무섭게 린데는 제 마음의 열병을 깨닫는다. 저에게 헌신한 선생님의 벗은 몸을 상상하고, 욕정하는 린데. 결국 참지 못하고 내뱉어버린 린데의 고백을, 카터는 단호히 거절한다. 실연당한 상처. 찢어질듯한 가난. 지병으로 나약해진 카터를 고쳐줄 수 없다는 죄책감. 그를 범하고 싶다는 상상. 린데가 이 모든 것들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 되었을 때... “고국에서 당신을 통령으로 추대하려고 합니다.” 갑자기 찾아온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린데에게 한 가지 제안을 건넨다. 잃어버린 부와 명예, 그 모든 것을 찾아주겠다며. ‘내가 통령이 되면 카터를 가질 수 있을까?’ 결국, 린데는 그 위험한 제안에 응하고 만다.
*본 도서는 기존 오메가버스 차용 작품들과는 달리 변형된 설정이 있으며, 해당 설정이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불호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구매 전 책 소개글을 꼭 참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명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평범한 삶이었다. 9년 전, 이 세상에 아직 알파와 오메가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을 때이다. 심한 열감기를 앓고 난 15살 이명의 몸에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겼다. 남성적인 그의 몸, 성기와 항문 사이 회음에 작게 갈라진 틈이 생긴 것이다. 육신을 찢는 통증과 함께 태어난 그 틈은 무척 작았지만, 이명의 생을 통째로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5년 전, 이명이 19살 때에 세상이 한 번 크게 뒤바뀌었다. 인류는 알파와 오메가가 신인류임을 받아들였다. 이명 역시 사춘기 시절 자신이 겪었던 혼란의 정체를 깨달았지만, 이제 와 변하는 것은 없었다. 산더미 같은 빚은 여전했고, 쉽게 나아질 길 없는 현실이 숨이 막혔다. 이명에게는 세상의 소란이 와닿지 않았다. 그렇게 변화한 신체를 무시하며 살던 이명의 앞에 나타난 덫, 한지완. “이명 씨는 경호할 대상이 범죄자여도 괜찮아요?” “고용주 개인의 도덕성은 제가 판단할 게 아닙니다.” 대답이 마음에 든다는 듯, 한지완은 채용을 확정했다. 그리고 이명이 그의 저택에 발을 들인 순간 그는 쉽게 제 속셈을 드러냈다. “이런 걸 숨기고 있었어? 형, 오메가야?” 들키고 말았다. 약과 술에 취한 채로 매서운 폭행을 당해 힘을 잃은 이명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저조차 잊고 살던 비밀을 손가락으로 쿡, 짚은 맹수가 이를 빛냈다. “나랑 실컷 놀아 주면 형 빚 한 큐에 갚아 줄게. 잘 생각해 봐. 손해 보는 장사 절대 아니니까. 내가 질릴 때까지만 놀아 주면 돼.” 이명의 손발에 구속을 채우고, 한지완은 가증스러운 목소리로 부드럽게 속삭였다. 결국 이명은 강압적인 제안에 체념하듯 응하고 말았다. 말 그대로 ‘매춘’이었다. 그러나 이명은 이것이 제 선택이 아닌 협박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부정해왔다. 천천히 허물어지는 제 도덕성에서 눈을 감았다. 그렇게 어느덧 완벽히 한지완의 정부가 된 이명의 앞에 한 사람이 나타난다. “명아. 너 명이 맞지?” 잊고 있던 첫사랑, 권설영이었다.
한때 화려하게 놀았던 전직 군인 게오르크 하켄슈미트는 몸은 쉽게 허락하지만 마음만은 쉽게 주지 않는 남자다. 마라케시로 휴가를 떠난 그는 목 위의 얼굴만큼은 완벽하게 이상형에 부합하는 남자, 로즈를 만나게 된다. 문제는 얼굴까지만 취향이었다는 것. ‘정말 아름다운 생명체지만…. 역시 못 하겠어.’ 헤테로 성향이 강한 게오르크는 로즈의 벗은 몸을 보고 섹스를 포기한다. 제 물건보다 더 큰 것을 가진 남자를 안을 마음이 도저히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반신반의하며 시도했던 원나잇은 그렇게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그러나 왜인지 로즈에게서는 연락이 끊이질 않고… [전 어제 마라케시를 떠났습니다. 미리 알려주지 못한 건 미안해요. 일이 너무 바쁜 바람에.] 그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게오르크는 다시 만날 일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로즈를 차단해버린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건만. “마라케시를 떠난 거 아니었어요?” “보시다시피 아직 있네요.” “뻔뻔하긴.” 우연한 기회에 게오르크는 로즈와 재회하게 된다. 문제는 게오르크의 새 데이트 상대인 파멜라가 로즈의 지인이었다는 것. 복잡하게 꼬인 삼각관계 속에서 로즈는 뜻밖의 제안을 해온다. “이럴 바엔 셋이 하는 건 어때요?” 도전적인 그의 제안을, 게오르크는 흥미롭게 받아들인다. 그 뒤로 무슨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 한 채. “내가 거절할 줄 알았습니까?” “…….” “난 그런 거 좋아해요.” *** “로즈, 쓰리썸에서 남자 둘이 이러는 건 규칙에 어긋납니다.” “웃기지 마요. 그런 법이 어딨어요.” “파멜라가 알면 얼마나 어이없겠어요.” “지겨우니까 그만 말해요. 당신이 빌어먹을 신사인 건 나도 알아요.” 로즈가 멱살 잡은 옷깃을 들어 올리며 다시 억지로 입을 맞추려 했다. “파멜라가 볼 텐데.” 게오르크의 말에 로즈가 입술을 짓이기며 말했다. “보라고 해요.” “…….” “보라고 하는 거니까….” 지금 로즈는 왜인지 무척 감정적이었다.
*본 도서는 2020년 발행되었던 울어라 마왕의 외전증보판입니다. 본편 수정 및 외전 증보하여 재출간되었으니 구매 및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도서에는 주인공과 제삼자와의 관계에 대한 서술이 있습니다. 구매 및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 오랫동안 짝사랑한 동창 녀석이 요즘 따라 이상합니다. 기대해도 부질없는 거 알아서 마음 접고 싶은데 잘 안돼요. 미친 척 고백이라도 해 볼까 싶지만, 평생 친구로 남는 게 현명한 거겠죠. *** 스물 두살의 대학생, 백연건은 자신의 절친한 친구 윤이화를 5년째 몰래 짝사랑하고 있다. 비극은 윤이화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 여자를 좋아하는 게 분명한 윤이화와 이루어질 가능성이 0%라는 사실에 좌절하면서도, 한없이 다정한 윤이화에게 설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처럼 기대와 좌절을 반복하는 백연건에게는 실연을 당할 때마다 제 몸에 피어싱을 뚫는 애처로운 습관만이 남았다. 그러던 어느날, 가망 없는 짝사랑에 지친 백연건은 마음을 접기로 결심하며 윤이화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데.... '연건아, 네가 나 일방적으로 피하는 거, 너무 힘들어.' 윤이화는 그렇게 말하며 잠적한 백연건을 몇 번이고 끈질기게 찾아온다. 게다가, '사랑은 언젠가는 식지만 우린 평생 갈 거잖아.' 사랑보다 우정이 소중하다는 지론을 펼치며 백연건을 흔들어대기도 한다. 그걸로 모자라 다른 사람을 만나 보려 노력하는 백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소개팅에 훼방을 놓고 첫 연애는 물론, 첫 경험까지도 간섭하기 일쑤다.
내 친구 인하는 중학교 2학년 때 아이돌 기획사에 캐스팅이 됐다. 애초에 아이돌이 꿈도 아니었고, 춤이나 노래에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니까 제풀에 지쳐 금방 그만둘 거라고 생각했던 것도 벌써 5년째. 모두가 각자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이 연습실에 처박혀 청춘을 낭비한 녀석은 이제 곧 스무 살이 된다. 5년의 연습 끝에 얻은 건 완전히 망가진 무릎과 공황장애뿐. 그리고 또 한 번의 데뷔가 무산된 날, 녀석은 울적한 눈으로 충격적인 말을 전해 왔다. “넌 어떻게 할 거야? 내가 만약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면….” 어떻게 하긴. 무기력과 우울감으로 잔뜩 물든 생기 잃은 얼굴을 보면서 하필 네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어야만 하는지에 대해 생각했어. 그러니까 아이돌 같은 거 안 하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