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무탈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내게, 일상을 비일상으로 만드는 남자가 다가왔다. 간질이듯 얼굴선을 따라 내려간 손가락이 입가를 지그시 눌러왔다. 하아, 가볍게 문질러지는 감촉만으로도 온몸의 솜털이 오소소 일어났다. “안 밀어내네.” 그의 말에 난 대답하지 않았다. 부드러운 입술이 입술 끝을 간지럽히고, 호흡이 뒤섞였다. “가만히 있는다는 건,” “…….” “승낙이란 뜻인데.” 그 순간 현관을 밝히고 있던 센서 등이 툭 꺼졌다. 주변이 온통 어두워진 탓에 백강현의 윤곽만이 선명하게 보였다. 몸이 옥죄는 것만 같은 느낌과 함께 전신의 솜털이 들고 일어섰다. 난 고르지 않은 숨을 숨기지 못하고 더듬더듬 말했다. “승낙… 아니에요.” “거짓말.” “…….” “넘어왔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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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요구는 간단해요. 그냥 나가서, 차여주기만 하면 돼요. 그 남자가 이 결혼을 거부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해 달라고요.” 재벌 영애에게 약점을 잡혀 대타로 맞선 자리에 나가 차여야 하는 여자, 정하연 “난 사랑에 빠져 넋 놓고 마주 앉아 있을 상대를 찾으러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닙니다. 서로 기운 빼지 말자는 말입니다. 어차피 연애 감정을 기대하고 나온 것도 아니면서.” 어차피 허물뿐인 정략결혼. 누구와 결혼해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냉소적인 남자, 한주원 그런데 이 여자, 이상하다? 첫 만남부터 머리 빈 깡통처럼 행동하는 것도 부족해,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을 마시고 오바이트까지 하질 않나. 거기다 상상 이상의 주사는 이 세계의 것이 아니다. 온 집안을 남자 나체 사진으로 도배해놓고 SM 플레이를 즐긴다니. 진심이세요? 문란한 척 먼저 찾아와 도발하더니, 왜 처녀냐고. 메이드를 가장해 그의 저택에 몰래 숨어들어온 그녀. 그런데 그 손에 쥐고 있는 그건 뭡니까?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예기치 않은 인물들의 등장으로 하연의 앞날은 험난해지기만 한다. 하연은 과연 취향 또라이 그에게 차일 수 있을까. [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3년 전, 기억을 잃은 상태로 발견되어 한 노부부의 보살핌을 받으며 고립된 삶을 살아온 제나. 그녀는 전혀 기대치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과거와 맞닥뜨리게 된다. 마침내 기억을 찾도록 도와줄 수 있는 존재를 만났건만. 제나를 과거와 이어줄 유일한 남자, 데인 헌터는 그녀를 향한 증오심을 숨기지 않는다. *** 데인은 먹잇감을 노리는 우아한 맹수처럼 느릿하게 그녀의 바로 앞으로 다가섰다. 형언할 수 없이 관능적인 체취가 코끝으로 파고들었다. 벨라는 반사적으로 한 발짝 뒷걸음질쳤다. 속이 울렁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감각. 익숙한 듯 낯선 느낌이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헌터 씨……?” 긴장에 굳어 바짝 메마른 목소리로 벨라가 입술을 열었다. 그 순간 그의 눈에서 매서운 불빛이 일렁였다. “너…….” 험악하게 굳어진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던 남자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3년 전, 그녀가 과거를 모두 잃고 세상에 내던져진 것처럼. “네가 대체 여기 왜 있어.” 평온한 일상은 언제든지 예고 없이 파괴될 수 있다.
언더그라운드 가수 엘리스. 유명 여배우 클로이 라나의 차에 사고를 당한 그녀는 사고 가해자 클로이의 몸속에 갇힌 자신을 발견한다. 내리는 사람 없이 다시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으로 카일이 손을 뻗었다. “내려. 너랑 계속 얼굴 마주하는 거 역겨우니까.” “전, 클로이가 아니에요.” 벼르고 별렀던 말을 드디어 내뱉었다. 제발, 조금의 이해라도 받길 바라며 흔들리는 시선을 고정했지만, 고대했던 반응은 돌아오지 않았다. 카일이 입술을 말아 올리며 피식, 소리를 냈다. “미쳤군.” 소속 에이전시 KL Ent. 오너인 카일 리스는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눈빛으로 그녀를 대하는데...
* 밤길을 헤매다 마주쳤다. 잔뜩 털을 세운, 제 상처를 핥기 급급한 맹수와. 외진 시골 마을, 하서(夏署). 늦은 밤, 고장 난 차에 고립된 여배우 채서연은 동네 양아치들에게 둘러싸이는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남자, 도재현의 도움을 받으며 그를 따라가게 된 서연. 도착한 인적 없는, 폐업한 펜션은 그녀가 몸을 숨기고 잠적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곳이었다. “달라는 데로 줄 테니까 여기 2주만 있게 해 줘.” 막무가내로 펜션에 눌러앉은 그녀가 환영받지 못한 손님인 건 분명했다.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서연의 노력에도 불구, 재현은 매사 시큰둥하고 차가운 태도로 그녀를 대한다. “연애하자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나 서울 가고 나면 두 번 볼 것도 아닌데 그냥 쿨하게 즐기면 안 돼?” “넌 계집애가 무슨 그런 말을 뻔뻔하게.” 누구의 시선도 의식할 필요 없는 둘만의 공간. 부담 없이 몸을 나누는 관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돌이킬 수 없는 후폭풍을 불러올, 미친 제안이었다.
7년 전 증발하듯 사라진, 한때 ‘이복 오빠’라 여겼던 첫사랑 강기재. 그와 너무나 닮은 외모를 지닌 해신그룹 차기 승계자, 신이견. 부친 사업 부도의 원흉인 해신그룹을 향한 반감에도 불구, 과거의 상흔을 건드리는 이 남자를 거부할 수가 없다. ***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그를 받아내며 은수는 숨을 붙잡기 바빴다. 잡아먹힌다, 라는 단어가 이토록 실감 나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거칠게 입술이 삼켜지고 매끄럽게 혀가 파고들었다. 으스러뜨릴 듯 허리를 감쌌던 손이 바지춤을 잡아당기고 척추뼈를 더듬어 올라갔다. 조금 전까지 분노를 표해 내던 남자가 달려드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으응, 흐, 잠깐……!” 평생 내본 적 없는 야릇한 소리가 입 밖으로 새나갔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다는 듯 뺨을 감싸고 질척하게 혀를 감아 왔다. 밀착한 몸에서 열기가 느껴졌다. 이제는 물러나지 못한다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스웨터 아래로 과감하게 손이 파고들어 왔다. 그의 손을 막았지만 소용없었다. 틈 없이 달라붙는 몸에 숨구멍이 막혔다. “신이견 씨, 이, 일단 좀 씻고…….” 가까스로 입술을 떼어 내고 할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었다. 그 말이 신호라도 된 듯 번쩍 그녀를 안아 든 신이견이 침실로 향했다. 쿵, 소리와 함께 활짝 문이 열리고 등 뒤로 푹신한 매트리스가 닿았다. “저, 저기, 욕실에 좀…….” “싫어. 마음 바뀔 거잖아.” “아뇨. 그렇지 않아요.” 은수는 채 고르지 못한 숨을 색색대며 신이견의 눈을 올려다봤다. “아직 화났어요?” “씨발, 다 풀렸어.”
3년 전, 기억을 잃은 상태로 발견되어 한 노부부의 보살핌을 받으며 고립된 삶을 살아온 제나. 그녀는 전혀 기대치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과거와 맞닥뜨리게 된다. 마침내 기억을 찾도록 도와줄 수 있는 존재를 만났건만. 제나를 과거와 이어줄 유일한 남자, 데인 헌터는 그녀를 향한 증오심을 숨기지 않는다. *** 데인은 먹잇감을 노리는 우아한 맹수처럼 느릿하게 그녀의 바로 앞으로 다가섰다. 형언할 수 없이 관능적인 체취가 코끝으로 파고들었다. 벨라는 반사적으로 한 발짝 뒷걸음질쳤다. 속이 울렁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감각. 익숙한 듯 낯선 느낌이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헌터 씨……?” 긴장에 굳어 바짝 메마른 목소리로 벨라가 입술을 열었다. 그 순간 그의 눈에서 매서운 불빛이 일렁였다. “너…….” 험악하게 굳어진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던 남자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3년 전, 그녀가 과거를 모두 잃고 세상에 내던져진 것처럼. “네가 대체 여기 왜 있어.” 평온한 일상은 언제든지 예고 없이 파괴될 수 있다.
국가의 감시망을 피해 몰래 흑표 수인을 돌봐오던 세라. 갑작스럽게 닥친 그의 발정기로 둘의 관계에 큰 변화가 인다. 소갯말: 당신한테서 맛있는 냄새가 나요. 본문 발췌: 불기둥 같은 것이 속살을 반복해 찔러댔다. “으읏, 아! 캘런, 제발!” 어떤 식으로 애원해도 그는 행위를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흑, 아프다고, 이 새끼야…….” 충혈된 눈에 핏줄이 툭툭 불거진 몸. 말 한마디 없이 성기를 쑤셔대는 비이성적인 모습. 캘런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엔 한 가지 이유밖에 없었다. 발정기. 세라는 다 놓아버린 표정으로 맥없이 그의 몸짓을 따라 흔들렸다
* 본 도서는 2016년에 전자책으로 출간되었던 작품입니다. 인칭 통일 및 윤문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몇몇 에피소드가 가감되었으나 주 내용 변화는 없습니다. 성관계를 통해 정기를 흡수하는 몽마와 캄비온 캐릭터들의 특성상 씬 묘사가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강제적이고 폭력적 성관계 묘사를 불호하시는 독자님들은 도서 구입에 유의 바랍니다 대체 뭐지. 구슬점을 보는 여인에게서 다짜고짜 멀리 떠나라는 말을 듣지를 않나, 믿고 있었던 남자친구에게 뒤통수를 맞지 않나. 연이어지는 이상한 사건들과 배배 꼬이는 내 인생. 왠지 자꾸 불안해진다. 본문 발췌 “읏, 하으…….” 이안은 무너져버릴 것 같은 그녀의 가는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았다. 그녀는 이안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숨을 허덕였다. 이마에서 시작된 촉촉한 느낌이, 눈, 코, 뺨, 그리고 입술까지 내려왔다. 부드러운 입맞춤 뒤로, 녹아버릴 듯 몽환적인 느낌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뭔가에 홀린 듯한 기분으로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그의 입술을 받아들이자, 기다렸다는 듯 깊숙이 파고드는 숨결. 감미롭고 부드러운, 벨벳 같은 입맞춤에 온몸이 사르르 녹아버렸다. “이것 봐.” 잠시 떨어진 입술 사이로, 조금 느릿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울지 말고…….” 내가 널 처음 만난 순간 넘어갔던 것처럼, 너도 나에게 넘어오면 돼. “그냥 나한테 와.” 탐스러운 네 입술은 매번 내 이성을 잃게 할 만큼 유혹적이고. 너란 여자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격이거든. “널 받으러 온 거니까.”
정자 기증을 받고자 미국행을 택하며 퇴사를 통보한, 한종 그룹 전무 비서 설아인. 비혼 임신을 감행하려는 그녀에게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 들어왔다. 명실상부 최고의 유전자를 보유한 그녀의 상사, 차승재에게서. 승재는 습관처럼 입술을 매만지며 헛웃음을 흘렸다. 웃고 있는 입꼬리와 달리 서늘한 눈이 아인을 향했다. 본문 중 “만약,” “…….” “내가, 도움을 건네면 받을 의향이 있습니까.”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기증자가 되겠다면요.” 아인은 누가 들었을세라 눈을 굴리며 주위를 확인했다. 다행히 그들의 이야기에 딱히 귀 기울이는 이는 없어 보였다. 모양새 좋은 눈썹이 명백한 의도를 담고 휘었다. 솔직히 이 어리석은 여자를 속이는 데 죄책감은 없다. “농담이, 지나치시네요.” 그래서 가짜 미끼를 던졌다. 저주처럼 태어난 제게서 또 다른 생명을 탄생시키고 싶지 않아 정관 수술을 받은 것이 3년 전. 간절함에 눈이 먼 그녀가 지금 던진 미끼를 문다면, 모두에게 win-win이다. 그는 절실히 원하는 유능한 비서를 되찾을 수 있고, 그녀는 미혼모가 되지도 않을 거고, 불행한 생명을 만들어 내는 과오 따위도 저지르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여자는 당황하면서도 단칼에 거절했다. 잔에 남은 액체를 단숨에 목 안으로 털어 넣은 승재가 훗, 우습다는 듯 혀로 입술을 쓸었다. “어째서?” “전무님은 여러모로 대단한 분이시지만, 제가 기증자에게 원하는 요건을 갖추지 않으셨습니다.” “무슨 뜻이죠?” “저는 다정다감하고 유머 감각을 지닌 기증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 연예인 여주, 국가대표 남주, 경험녀, 동정남, 연하남, 까칠남, 직진남, 쌍방구원물 * 밤길을 헤매다 마주쳤다. 잔뜩 털을 세운, 제 상처를 핥기 급급한 맹수와. 외진 시골 마을, 하서(夏署). 늦은 밤, 고장 난 차에 고립된 여배우 채서연은 동네 양아치들에게 둘러싸이는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남자, 도재현의 도움을 받으며 그를 따라가게 된 서연. 도착한 인적 없는, 폐업한 펜션은 그녀가 몸을 숨기고 잠적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곳이었다. “달라는 데로 줄 테니까 여기 2주만 있게 해 줘.” 막무가내로 펜션에 눌러앉은 그녀가 환영받지 못한 손님인 건 분명했다.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서연의 노력에도 불구, 재현은 매사 시큰둥하고 차가운 태도로 그녀를 대한다. “연애하자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나 서울 가고 나면 두 번 볼 것도 아닌데 그냥 쿨하게 즐기면 안 돼?” “넌 계집애가 무슨 그런 말을 뻔뻔하게.” 누구의 시선도 의식할 필요 없는 둘만의 공간. 부담 없이 몸을 나누는 관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돌이킬 수 없는 후폭풍을 불러올, 미친 제안이었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