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커즈 아이 러브 유 (Because I Love You)
작가감자바보
0(0 명 참여)
“그래서 그 고자 놈이 요 꼬라지를 만들어 놨다고?” “엄마는 왜 자꾸 선배더러 고자래? 엄마가 봤어?” “그걸 봐야 알아? 고자 아닌 놈이 널 이제까지 그냥 둬? 틀림없이 고자야.” “그건 나를 사랑하니까 내가 허락할 때까지 기다려 준거지. 고자라서 그런 게 아니란 말이야. 선배가 키스도 얼마나 잘하는데.” “염병하고 있네. 사랑 두 번만 했다가는 성불하겠다.” “하아…… 선배랑 진짜 끝났어.” “하이고. 그 끝났다는 말 백번도 넘게 들었네요.” “이번에는 진짜야. 상황이 정말 거지 같이 꼬였어. 너무 복잡해. 이번에는 지인짜로 헤어졌어.” “너는 그놈이랑 처음부터 결혼을 생각하고 이것저것 다 따지면서 시작했잖아. 너한테 푹 빠져서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는 놈이니까 적당히 네 마음대로 요리하기도 편하고 그 정도면 능력도 좋고 장래성도 있다 싶어서.” “…….” “오랜 시간 같이 있어서 편하기도 하고 정도 들었겠지. 안 보면 섭섭하고, 보면 반갑고. 하지만 딱히 몸을 섞고 싶지는 않고.” 엄마 지선의 말에 하진의 인상이 구겨졌다. “선배가 결혼 허락받으면 하려고 했어.” “그러니까 그놈은 고자고, 넌 나쁜 년이야.” “칫.” “이하진. 사랑은 너처럼 따지고 계산을 하는 게 아니야. 이 사람과 결혼을 못 할 수도 있으니 나는 내 걸 지키고 있겠다.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니?” “모르겠어.” “하진아. 엄마는 아빠를 처음 봤을 때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가슴이 뛰었어. 너는 그 남자를 만날 때, 한 번이라도 그런 적이 있니?” “…….” “식당에서 아빠와 부딪쳐 넘어졌는데, 아빠가 엄마 손을 잡고 일으켜줬어. 그때 엄마는 온몸에 전율이 인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 넌 그 남자가 네 손을 잡거나 키스할 때 한 번이라도 그런 느낌을 받은 적 있어? 뭔가 알 수 없는 이상한 느낌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로 짜릿한 적이 있니?” “…….” “처음부터 남자가 아니라 좋은 선배로 다가왔기 때문에 익숙함에 이끌린 것이지, 사랑은 아니었던 거야. 그래서 너는 그 남자에게 몸을 주고 싶지 않았던 거고.” “하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런 거 같아. 역시 우리 엄마야. 엄마랑 얘기하면 결론이 나올 줄 알았다니까.” “사랑은 생각하고 계산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소나기처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거야. 단 한 번의 눈빛만으로도 깊이 빠져들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고.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아지는 거. 사랑은 그런 거야.” 지선의 말을 듣는 순간 하진의 머리에 그녀의 손을 잡고 놓아 주지 않던 싸가지 없는 놈이 떠올랐다. 자신을 잡아먹을 듯한 강렬한 시선에 머리가 쭈뼛 서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에, 하진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으으으. 이상해, 이상해. 이건 아니지. 왜 갑자기 그 개싸가지가 생각나는 거야. 훠이. 악귀야 물러가라!” 하진이 자신의 머리를 두드리다 손을 휘휘 저으며, 악귀야 물러가라를 크게 외쳤다.
이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는 작품
전체 리뷰0 개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