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바람난 여자의 집에서 죽어 가니 어서 와서 치료해 달란다. 헐레벌떡 달려갔더니 남편은 피 웅덩이 위에 누워 있었다. “브랜든, 정신 차리고 일어나. 집에 가야지. 힐!” 힐이 안 통한다. “야, 이 자식아, 흑, 너 오늘 집에 가면 내가, 가만히 안 있을, 흑. 아냐, 일어나. 나 화 안 낼 테니까, 이번 한 번만 넘어가 줄 테니까 눈 떠…. 제발, 제발….” 분노가 슬픔과 절망으로 바뀌고, 욕설이 절규와 간청로 바뀌었을 때쯤. 그가 눈을 떴다. 이내 그의 입에서 묘하게 낯선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그날부터 남편이 이상해졌다. 새침한 새끼 고양이처럼 아양을 떨던 놈은 어디로 가고 웬 점잖고 고지식한 남자 하나만 남아 있다.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다 느닷없이 '퀘스트'가 어쩌고 하면서 밖으로 뛰쳐나가지를 않나, 밤에 몰래 나가는 것 같길래 새 정부라도 생긴 거냐고 추궁했더니, 이 남자 대답이 가관이다. “전 바람 같은 거 피우는 놈이 아닙니다. 누차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주먹까지 꽉 쥐고 결백을 외치는 꼴이, 누가 보면 평생 지조와 절개를 모토로 살아온 사람인 줄 알겠다. 그런데 묘하게 신뢰가 간다. 철없는 망나니 같던 남편의 몸에 다른 영혼이라도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부탁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다 말해. 지금 기분 같아서는 다 들어줄 수 있을 거 같으니까. “혹시 파티… 가능하시겠습니까?” “파티…?” 갑자기 무슨 파티? 여자를 밝히기는 했어도 파티를 즐기는 남자는 아니었는데. “유능한 힐러가 필요합니다. 당신을 꼭 제 파티원으로 영입하고 싶습니다.” “응?” 그 파티가 아니었나 보다. 표지 일러스트 By 김스타(@the__kimstar) 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
🌟 로판 소설 중 상위 11.46%
평균 이용자 수 6,967 명
* 100명이 선택하면 '명작' 칭호가 활성화 됩니다.
'명작'의 태양을 라이징 해보세요.
좀비가 창궐한 소설 속 세상에 엑스트라로 빙의했다. 세계관 최강자 남주 트리스탄이 초반에 구하는, 변방 영지의 백작 영애 에일린으로. 소설 초반부터 짐만 되다가 남주를 크게 다치게 만들고 나서, 결국 좀비에게 먹히는 고구마 유발 민폐 캐릭터. 200화가 넘는 긴 이야기 속에서 10화도 안 되어 죽고 마는 사망 확정 캐릭터였다. “왜 하필 에일린 화이트우드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원작의 흐름이 시작되기 전이라는 것.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남주가 무사히 성녀를 만나 세상을 구할 때까지 생존물품 미리미리 챙겨놓고 영지에 숨어서 버틸 생각이거든. 그런데 느닷없이 남주가 우리 영지에 나타났다. “좀비를 퍼뜨린 세력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니고?” “네? 무슨 말씀을. 꿈에서 보아 알고 있으니, 미리 대비한 것뿐입니다.” “레이디가 성녀가 아닌 건 확실합니까?” “네? 네! 당연하지요, 저 따위가 성녀일 리가.” “성녀든 아니든, 절 구원자라 생각하신다면 좀 도와주셔야겠습니다. 그 성녀라는 여자를 찾을 때까지 동행 좀 합시다.” 과연 나는 이곳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표지 일러스트 By 설범(@sulbum_03) 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
열일곱 살로 돌아온 게 벌써 일곱 번째다. 소설 속 엑스트라에 빙의된 후, 무슨 짓을 해도 스물일곱이면 비명횡사했다.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끝없는 생의 반복에 정신은 갈수록 건조하고 삭막해졌다. 그래서 이번 생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맛있는 거나 먹고 좋은 것도 보고 평온하게 살려 했다. “마, 마물입니다! 북쪽 숲에서 마물이 몰려오고 있어요!” 그런데 낯선 사건에 휘말리는 것도 모자라, 그동안 만나기도 힘들었던 원작의 인물들까지 눈앞에 등장한다. “당신을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정부가 된다 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그리고 드디어 찾았다. 이 지긋지긋한 무한 회귀를 멈춰 줄 나의 진짜 남주를.
열일곱 살로 돌아온 게 벌써 일곱 번째다. 소설 속 엑스트라에 빙의된 후, 무슨 짓을 해도 스물일곱이면 비명횡사했다.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끝없는 생의 반복에 정신은 갈수록 건조하고 삭막해졌다. 그래서 이번 생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맛있는 거나 먹고 좋은 것도 보고 평온하게 살려 했다. “마, 마물입니다! 북쪽 숲에서 마물이 몰려오고 있어요!” 그런데 낯선 사건에 휘말리는 것도 모자라, 그동안 만나기도 힘들었던 원작의 인물들까지 눈앞에 등장한다. “당신을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정부가 된다 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그리고 드디어 찾았다. 이 지긋지긋한 무한 회귀를 멈춰 줄 나의 진짜 남주를.
막 완결한 로판 여주, 나탈리 페레이라에 빙의했다. 그런데 가문이 망해 이상한 놈에게 팔려 갈 처지에 처했음에도, 진즉 계약 결혼을 제안했어야 할 이놈의 남주가 원작대로 하질 않는다. 초조한 마음에 한동안 남주 맥클레인을 미행했는데, 이 남자 어딘가 이상하다. 꼭 인벤토리라도 사용하는 것 같질 않나, 한국인들만 알 법한 단어들을 혼자 중얼거리지를 않나. 그런데 세상에. 알고 보니 이 남자, 로판 원작의 게임에 빙의했다고 한다. 나탈리는 마음이 급해졌다. “파티원, 아니 전투원. 그거 제가 할게요. 저 이래 봬도 꽤 잘나가는 마법사예요.” 그러나 남자는 그녀의 간청을 냉정히 거절하며 선언했다. “단언컨대, 내가 당신과 로맨틱한 엔딩 같은 걸 만들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 * * 그랬던 그가, 그녀의 원정대 합류 이후 돌변했다. 마침 나탈리는 다섯이나 되는 미남 원정대원들을 보며 원 앤 온리에서 역하렘물로 갈아탈 고민을 하던 차였다. 맥클레인이 그녀의 팔을 잡아끌며 으르렁거리듯 따져 물었다. “이봐요, 나탈리 페레이라. 당신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뭘 하긴요, 마물 토벌하고 있는 거죠.” “내가 보기에는 토벌이 아니라 나 대신 연애할 남자를 구하러 온 거 같은데?” “이봐요, 린드하르트 경!”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반박하려는데, 남자가 험악한 얼굴로 말했다. “나하고 합시다!” “뭐, 뭘요?” 나탈리의 반문에 남자가 악문 잇새로 짓씹듯 내뱉었다. “당신이 그토록 원했던 로맨스!”
남편이 바람난 여자의 집에서 죽어 가니 어서 와서 치료해 달란다. 헐레벌떡 달려갔더니 남편은 피 웅덩이 위에 누워 있었다. “브랜든, 정신 차리고 일어나. 집에 가야지. 힐!” 힐이 안 통한다. “야, 이 자식아, 흑, 너 오늘 집에 가면 내가, 가만히 안 있을, 흑. 아냐, 일어나. 나 화 안 낼 테니까, 이번 한 번만 넘어가 줄 테니까 눈 떠…. 제발, 제발….” 분노가 슬픔과 절망으로 바뀌고, 욕설이 절규와 간청로 바뀌었을 때쯤. 그가 눈을 떴다. 이내 그의 입에서 묘하게 낯선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그날부터 남편이 이상해졌다. 새침한 새끼 고양이처럼 아양을 떨던 놈은 어디로 가고 웬 점잖고 고지식한 남자 하나만 남아 있다.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다 느닷없이 '퀘스트'가 어쩌고 하면서 밖으로 뛰쳐나가지를 않나, 밤에 몰래 나가는 것 같길래 새 정부라도 생긴 거냐고 추궁했더니, 이 남자 대답이 가관이다. “전 바람 같은 거 피우는 놈이 아닙니다. 누차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주먹까지 꽉 쥐고 결백을 외치는 꼴이, 누가 보면 평생 지조와 절개를 모토로 살아온 사람인 줄 알겠다. 그런데 묘하게 신뢰가 간다. 철없는 망나니 같던 남편의 몸에 다른 영혼이라도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부탁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다 말해. 지금 기분 같아서는 다 들어줄 수 있을 거 같으니까. “혹시 파티… 가능하시겠습니까?” “파티…?” 갑자기 무슨 파티? 여자를 밝히기는 했어도 파티를 즐기는 남자는 아니었는데. “유능한 힐러가 필요합니다. 당신을 꼭 제 파티원으로 영입하고 싶습니다.” “응?” 그 파티가 아니었나 보다. 표지 일러스트 By 김스타(@the__kimstar) 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
불의의 교통사고로 정신을 잃은 채경. 다시 눈을 뜬 이후,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해, 해모수 님이요? 주몽 신화에 나오는?” “네, 천제의 아들이신 해모수 님이요.” 깨어난 곳은 저승이 아닌 천계 해모수의 집. 해모수의 집에 머물러야 하는 채경은 맛있는 음식으로 그를 매료시키고자 하고, 그녀의 요리를 맛본 신들은 신기한 변화를 느끼는데…. “맛보고 싶군.” “네? 대체 뭘…?” “그대가 해 준 요리, 그리고 그대의….” 유혹이라고는 해 본 적 없었지만, 요리라면 자신 있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 은밀한 레시피로 신들의 마음을 녹이는 천계의 스타 셰프가 되다! 《무심한 신을 사로잡는 은밀한 레시피》 #요리물 #동양풍 #신화로맨스 #무심남 #능력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