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 시대물, 동양풍, 궁정물, OO버스, 오메가버스, 첫사랑, 신분차이, 강공, 냉혈공, 능욕공, 집착공, 광공, 복흑/계략공, 황제공, 순정공, 절륜공, 헌신수, 강수, 단정수, 임신수, 순정수, 짝사랑수, 굴림수, 감금, 왕족/귀족, 피폐물, 집착물, 3인칭시점 오래도록 품어 온 황제를 향한 연심. 하나 지존을 지키는 금군 대장군으로서 가져서는 안 될 그 마음을 황후에게 들키자 지청은 칼을 빼 들어 그를 시해하고 만다. 하여 대역 죄인이 돼 고문받던 지청은 직접 찾아와 연유를 묻는 황제에게 황후를 겁탈하려 했노라 거짓 자백하고 노한 황제에게 처형당할 거라 각오하지만 어째선지 기절한 뒤 다시 눈을 뜬 곳은 가시나무 울타리가 둘러쳐진 낯선 전각이었는데……. “내게서 달아나려 하지 마. ……날 택한 건 예락 그대잖아.” ▶잠깐 맛보기 청의 손끝이 공포로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황제는 잔인하게 보복하는 대신 손가락을 입술 사이에 물었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살갗이 거북하지도 않은지, 망설임 없이 손에 묻은 것들을 빨아 먹었다. 그것으로도 모자랐는지, 황제는 분풀이를 하듯 청의 목덜미를 깨물고 짓씹었다. 탄탄한 근육이 잡힌 몸은 뻣뻣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도 황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분했다. 욕망으로 눈앞이 뻘겋게 물들고 갈증이 났다. 피와 땀에 젖은 청의 목덜미에 머리카락이 들러붙었다. 황제는 손끝으로 머리칼을 살살 쓸어 넘기고 자신이 물어뜯어 놓은 자리에 입술을 눌렀다. 곧 황제의 입가에도 꽃물처럼 희미하게 피가 묻었다. “흐…… 하아, 아, 으윽…….”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끔찍한 고통을 견디다 못해 청의 몸에 점차 힘이 빠졌다. 황제가 움직이는 대로 흔들리며 정신이 가물가물하게 흐려졌다. “청아, 네 분수를 알아야지. 이제 너한텐 나밖에 없다는 걸 잊지 말았어야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 황제는 그저 살포시 웃었다. 어지러이 소용돌이치며 어두워지는 의식 너머로, 나긋나긋한 속삭임이 흘러들어 왔다. “그러게 왜 내가 이렇게까지 하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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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 #일상물 #힐링물 #시골 #재회 #첫사랑 #트라우마 #연하공 #직진공 #대형견공 #수한정다정공 #순정공 #짝사랑공 #존댓말공 #인싸공 #내숭공 #계략공 #대학생공 #연상수 #철벽수 #차분수 #자낮수 #무심수 #단정수 #무기력수 #상처수 #아싸수 #회사원수 어렸을 때 옆집에 포메라니안 같은 애가 살았다. 뭣도 모르고 날 좋아한다고 고백하던, 작고 순진한 꼬맹이. 9년의 세월이 흘러 그 애를 다시 만났다. 그런데……. “시호 형.” 미친. 포메라니안 어디 갔어. “저 기억 안 나세요?” 저건 그레이트 피레니즈잖아. * * * “시호 형.” 뻑뻑한 눈을 억지로 떴다. 시야가 가물가물했다. 서정운이 내 침대 앞에 앉아 있었다. “잘 잤어요?” 그렇게 말하며 한 점 구김 없이 환하게 웃는다. 서정운의 인사에 대답하기 전에 일단 베개 옆을 더듬어 핸드폰부터 확인했다. 「AM 7:11」 에이, 7시라니. 아니겠지. 11시 7분을 잘못 본 거겠지. 하지만 눈을 비비고 봐도 숫자는 똑같았다. “이… 무슨.” 욕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이 시간에 백수를 깨우다니, 가혹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그나저나 쟨 대학생이잖아. 방학을 맞은 대학생은 원래 오전에는 안 일어나는 거 아닌가? “산책하러 갈래요?” “싫어. 안 가…….” “저 산책시켜 주세요.” “뭔 산책을 시켜 줘. 네가 개야?” “형이 시켜 줬으면 좋겠단 말이에요.” “너 혼자 실컷 해.” “그러지 말고요. 네?” 맥이 탁 풀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아침 7시에…….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에서 서정운이 기다렸다는 듯 잔뜩 들떠서 나를 재촉했다. “형, 빨리요.” 꼭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이 된 기분이었다.
수강신청을 망해 빡세기로 악명 높은 전공수업을 넣었다. 조금이라도 성적을 건져 보고자 스터디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스터디 멤버의 이름이 너무 예쁘다. 아리따운 여학우님과의 알콩달콩한 썸... 아니 스터디를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에 나갔는데... , , , 눈앞에 웬 시커먼 남자가 있었다. 망할!
화서고등학교 복학생, 2학년 5반 천제로. 누나가 갑작스럽게 당한 불의의 사고로 출석일을 채우지 못해 한 학년 유급해서 다시 2학년에 재학 중이며, 그 사고를 계기로 밴드부를 만들 것을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전학생, 2학년 3반 이유원. 해외에서 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한국에 들어오게 된다. 어렸을 때 천재 첼리스트로 유명했으나, 모종의 일을 겪은 이후 트라우마가 생겨 더는 첼로 활을 잡지 못하게 되었다. 그 이후 음악은 앞으로 영영 그만둘 거라고 다짐했지만,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마주친 이상한 녀석이 밴드부 가입을 끈질기게 권유하는데……. *인물 소개 천제로_밴드부장이자 퍼스트기타. 부모님 가게일 돕기, 학교 공부, 동아리 활동, 집안일, 동생 돌보기에 누나 병간호까지 해내는 초인이다. 거기다 심지어 운동도 잘하는 만능 스포츠맨. 이유원의 평가에 따르면 ‘몸으로 하는 거면 뭐든지 잘하는 녀석’. 이유원_자칭 아무 힘없는 일반 부원이자 베이시스트. 악역 같은 외모 때문에 본의 아니게 이런저런 오해를 사지만 사실 알맹이는 선량하고 평범한(?) 십 대 소년. 말 하나로 천 냥 빚도 갚을 가증스러운 말재주의 소유자.
화서고등학교 복학생, 2학년 5반 천제로. 누나가 갑작스럽게 당한 불의의 사고로 출석일을 채우지 못해 한 학년 유급해서 다시 2학년에 재학 중이며, 그 사고를 계기로 밴드부를 만들 것을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전학생, 2학년 3반 이유원. 해외에서 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한국에 들어오게 된다. 어렸을 때 천재 첼리스트로 유명했으나, 모종의 일을 겪은 이후 트라우마가 생겨 더는 첼로 활을 잡지 못하게 되었다. 그 이후 음악은 앞으로 영영 그만둘 거라고 다짐했지만,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마주친 이상한 녀석이 밴드부 가입을 끈질기게 권유하는데……. * * * 퍽! 천제로의 주먹이 내 뒤쪽에 있던 로커를 내려쳤다, 아니, 사실은 그냥 짚은 것에 가까운 동작이었지만 워낙에 힘이 들어가 있어서인지 큰 소리가 났다. 놀란 토끼 눈이 된 급우들의 시선이 일제히 천제로와 나에게 모여들었다. 한쪽 시야가 천제로의 팔로 봉쇄되자, 내 시선이 절로 아직 열려 있는 다른 쪽으로 향했다. 천제로는 곧 다른 한쪽 팔을 마저 짚어 남은 방향을 막아 버림으로써 모든 도주의 가능성을 차단했다. 야, 3반에 싸움 났나 봐. 뭐? 진짜? 누구랑 누가? 글쎄? 몰라, 아무튼 지금 막 벽에 밀어붙이고 분위기 장난 아니야. 존나 살벌해. 복도에서 누군가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나랑, 하자.” “…….” “응? 제발.” 어딘가 목적어가 굉장히 많이 생략되어 있는 말이었다. 나는 어마어마한 불안감이 도저히 피할 길 없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네가 아니면 안 되겠어. 한 번만, 한 번만 해 줘.” 나는 숨이 턱 막혔다. 털썩, 꽈당, 와장창. 누군가가 들고 있던 교과서며 필통을 떨어뜨리는 소리가 요란하게도 울렸다. 누구는 주저앉다가 의자를 넘어뜨렸다. 허억……. 누군가는 숨넘어가는 듯한 소리로 경악했다. 복도 밖의 수군거림은 점차 해괴한 쪽으로 확산되어 갔다. 충격과 흥분으로 들뜬 목소리들이 잔뜩 떠들어댔다. 야, 미친, 방금 들었어? 1년 꿇고 유급한 복학생이 이번에 새로 온 전학생한테, 꼬시는 멘트 한 번 존나 노골적이다……. 둘이 사귀는 거래? 아니면 그냥 한 번? 아 몰라 쟤네 돌았나 봐……. “이런, 씨발…….” 절로 욕이 나왔다. 다른 놈들이 떠드는 소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천제로는 몹시도 심각한 표정으로 나직하게 속삭였다. “왜 하필 너냐고 물어봤을 때 대답 못 한 건……. 그냥, 너여야 할 것 같았으니까. 처음 봤을 때부터 그렇게 느꼈어. 그래서 같은 학교인 걸 알았을 때 기뻤어.” “…….” “진짜, 잘 해 줄게. 유원아, 응?”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상대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힘을 전혀 조절하지 않은 탓에, 셔츠 깃이 엉망으로 구겨지고 지퍼로 잠그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청록색 넥타이가 뒤틀렸다. “야, 이 미친 새끼야.” 나는 멱살을 쥔 손아귀를 풀지 않은 채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천제로가 슬쩍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순순히 딸려 내려왔다. 내가 이대로 주먹을 날린대도 순순히 맞아 줄 것만 같은, 무슨 말을 한대도 다 들어줄 것 같은 얼굴이었다. 안 하겠다는 말만 빼고. “알았어, 알았다고. 하면 되잖아. 밴드, 까짓것, 한다고.”
―효후(哮吼): [명사] 짐승이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소리 가문이 싫어서 어렸을 때 일찌감치 집을 뛰쳐나왔다. 인간 세상에서 10년이 넘게 혼자 잘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납치를 당해서 도로 가문에 끌려가고야 말았다. 차기 가주가 되든가, 죽든가.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할 위기에 처했다. 근데 주위에 이상한 놈들이…… 너무 많다. * * * 인물 소개 박연오(공)_출신도 부모도 모르고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다. 까마귀 수인들에게 학대당하고 있던 연오를 어린 하제가 발견해서 데려왔다. 그 이후로 하제를 맹목적으로 따르고 그에게 집착한다. 결국은 가출한 하제를 찾아 강제로 납치해 오기에 이른다. 아메레타트(공)_뱀 수인들의 집단, 아메샤 스펜타의 당주. 상식도 없고 도덕도 없고 양심도 없는 사이코. 비현실적인 미모를 가졌지만, 동시에 비정상적인 짓을 아무 거리낌 없이 저지른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하제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서문하제(수)_늑대 가문의 하나뿐인 후계자였으나, 수인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인간 세상으로 도망친다. 뒷골목을 전전하며 험난하게 살던 와중 연오에게 목덜미를 잡혀 다시 집으로 끌려온다.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고, 받은 건 무조건 배로 갚아 줘야 하는 거침없는 성격.
* 키워드 : 현대물, 판타지물, 추리/스릴러, 미스터리/오컬트, 학원/캠퍼스물, 아포칼립스, 헌신공, 강공, 능욕공, 까칠공, 집착공, 광공, 개아가공, 사랑꾼공, 상처공, 절륜공, 또라이공, 다정수, 외유내강수, 단정수, 능력수, 강단수, 시리어스물, 사건물, 1인칭시점 밤새워 과제를 제출한 뒤 눈뜬 크리스마스 아침. 그날은 캐럴이 울리긴커녕 재앙이 시작된 날이었다. 기숙사는 통신 두절, 밖에는 검은 피를 흘리며 사람을 뜯어 먹는 좀비가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 그에 영문도 모른 채 도망을 치던 호현은 웬 소방 도끼를 들고 좀비를 처치하는 남자, 기영원이라는 기괴한 또라이를 마주한다.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절명의 위기 앞, 아무리 봐도 초면인데 이름을 찍찍 부르는 데다 성격은 지랄맞고 괴팍하기까지 하지만 너만은 죽으면 안 된다 말해 주는 영원과 그렇게 묘한 동행을 시작한 호현. 그리고 삶과 죽음, 정의와 불의가 뒤섞인 미스터리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그런지 그는 자꾸만 이상한 유혹을 해 오는 영원을 저도 모르는 사이 점점 의지하게 되는데……? “나 없인 아무것도 못 하면서, 쓸데없이 오지랖만 넓은 주제에. ……뭐, 괜찮아. 가끔 눈 돌아가게 예쁜 짓을 하니까. 원래 예쁜 것들은 생긴 값 해.” ▶잠깐 맛보기 “선배.” “왜, 예쁜아.” 또 나왔다. 저 경악스러운 호칭. 혹시 선배는 나를 자기 애인으로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세상 어느 미친놈이 애인을 보자마자 도끼를 질질 끌며 쫓아오고, 애인에게 숨 쉬듯이 폭언을 퍼붓는단 말인가. “잠깐만요, 다리 좀.” “응. 꺼져 줄게. 네가 몸으로 나 위로해 주면.” “무슨 말씀이신지 전 도무지.” 내 손을 벽에 찍어 눌러 깍지를 낀 선배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가 허리를 퍽 밀어붙였다. 하체가 빈틈없이 맞붙어 눌렸다. 바깥엔 시체가 뒹굴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데, 물에 쫄딱 젖은 남자 후배와 몸을 맞대며 발기하다니. 미쳤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제껏 수없이 미쳤다, 미쳤다 했지만 이렇게 미쳤을 줄은 몰랐다. 기영원 선배님께서는 진짜 미친 새끼였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 꼴리잖아.” “서, 선배, 헉, 제발 그만.” “와, 야해라. 점점 참을 자신 없어지는데.” 기가 차고 어이가 없었다. 야하기는 개뿔이. 나는 꼴사납게 헐떡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숨이 찼다. 충격과 거북함에 몸서리치는 나를 즐겁게 관찰하다가, 선배가 불쑥 웃음기를 지웠다. 성격 나빠 보이는 얼굴에 표정이 사라지자 한층 서늘한 분위기를 띠었다. “호현아.” 아까와는 어조부터가 달랐다. 반사적으로 움찔 긴장했다. “네.” “약속하자. 나랑. 함부로 죽겠다는 말 안 하겠다고, 함부로 안 죽겠다고.” “…….” “약속해. 그럼 놔줄게.” “……약속할게요.” “약속 꼭 지켜. 네가 기억 못 하게 되더라도 내가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그러니까, 꼭.”
* 키워드 : 현대물, 판타지물, 추리/스릴러, 미스터리/오컬트, 학원/캠퍼스물, 아포칼립스, 헌신공, 강공, 능욕공, 까칠공, 집착공, 광공, 개아가공, 사랑꾼공, 상처공, 절륜공, 또라이공, 다정수, 외유내강수, 단정수, 능력수, 강단수, 시리어스물, 사건물, 1인칭시점 밤새워 과제를 제출한 뒤 눈뜬 크리스마스 아침. 그날은 캐럴이 울리긴커녕 재앙이 시작된 날이었다. 기숙사는 통신 두절, 밖에는 검은 피를 흘리며 사람을 뜯어 먹는 좀비가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 그에 영문도 모른 채 도망을 치던 호현은 웬 소방 도끼를 들고 좀비를 처치하는 남자, 기영원이라는 기괴한 또라이를 마주한다.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절명의 위기 앞, 아무리 봐도 초면인데 이름을 찍찍 부르는 데다 성격은 지랄맞고 괴팍하기까지 하지만 너만은 죽으면 안 된다 말해 주는 영원과 그렇게 묘한 동행을 시작한 호현. 그리고 삶과 죽음, 정의와 불의가 뒤섞인 미스터리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그런지 그는 자꾸만 이상한 유혹을 해 오는 영원을 저도 모르는 사이 점점 의지하게 되는데……? “나 없인 아무것도 못 하면서, 쓸데없이 오지랖만 넓은 주제에. ……뭐, 괜찮아. 가끔 눈 돌아가게 예쁜 짓을 하니까. 원래 예쁜 것들은 생긴 값 해.” ▶잠깐 맛보기 “선배.” “왜, 예쁜아.” 또 나왔다. 저 경악스러운 호칭. 혹시 선배는 나를 자기 애인으로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세상 어느 미친놈이 애인을 보자마자 도끼를 질질 끌며 쫓아오고, 애인에게 숨 쉬듯이 폭언을 퍼붓는단 말인가. “잠깐만요, 다리 좀.” “응. 꺼져 줄게. 네가 몸으로 나 위로해 주면.” “무슨 말씀이신지 전 도무지.” 내 손을 벽에 찍어 눌러 깍지를 낀 선배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가 허리를 퍽 밀어붙였다. 하체가 빈틈없이 맞붙어 눌렸다. 바깥엔 시체가 뒹굴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데, 물에 쫄딱 젖은 남자 후배와 몸을 맞대며 발기하다니. 미쳤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제껏 수없이 미쳤다, 미쳤다 했지만 이렇게 미쳤을 줄은 몰랐다. 기영원 선배님께서는 진짜 미친 새끼였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 꼴리잖아.” “서, 선배, 헉, 제발 그만.” “와, 야해라. 점점 참을 자신 없어지는데.” 기가 차고 어이가 없었다. 야하기는 개뿔이. 나는 꼴사납게 헐떡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숨이 찼다. 충격과 거북함에 몸서리치는 나를 즐겁게 관찰하다가, 선배가 불쑥 웃음기를 지웠다. 성격 나빠 보이는 얼굴에 표정이 사라지자 한층 서늘한 분위기를 띠었다. “호현아.” 아까와는 어조부터가 달랐다. 반사적으로 움찔 긴장했다. “네.” “약속하자. 나랑. 함부로 죽겠다는 말 안 하겠다고, 함부로 안 죽겠다고.” “…….” “약속해. 그럼 놔줄게.” “……약속할게요.” “약속 꼭 지켜. 네가 기억 못 하게 되더라도 내가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그러니까, 꼭.”
* 키워드 : 가이드버스, 애증, 다공일수일공일수, 미인공, 강공, 능욕공, 까칠공, 미남공, 츤데레공, 집착공, 광공, 연하공, 짝사랑공, 상처공, 절륜공, 존댓말공, 자낮공, 미남수, 단정수, 강수, 단정수, 무심수, 상처수, 굴림수, 능력수, 초능력, 시리어스물, 피폐물, 사건물, 3인칭시점 약자에 대한 긍휼과 연민이 사라진 시대. 13년 전 한 가족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고 세상의 심연에서 기어 나온 변이종. 오래된 재앙, 가장 강력한 별 알무텐(Almuten). 다시 조우한 그것에 하나뿐인 형마저 잃게 생긴 유건은 때마침 나타난 S급 헌터 우신제에게 목숨을 구명받는다. “에레혼의 가이드가 되어 내 명령에 복종할 것. 어떤 일이라도 감내할 것. 그리고……. 나를 따라 게이트 안에 들어갈 것.” 그리고 그는 제 숙원을 속삭이며 자신의 오더, ‘에레혼’에 들어와 같이 죽을 것을 강제하고 유건은 저를 공들여 망치겠다는 이들의 틈에서 신제와 제게 접목돼 자라난 애증을 확인하는데……. “죽음으로 도망치려 하지 마십시오. 제가, 당신의 가이드로서, 그렇게 두지 않을 겁니다.” ▶잠깐 맛보기 “알무텐(Almuten).” 남자가 몸을 낮추어 유건의 귀에 속삭였다. “당신이 마주한 재앙의 이름입니다.” 움켜쥐고 있던 팔목을 느긋하게 놓아주었다. 하지만 유건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초점을 잃은 눈을 반쯤 감은 채 헐떡일 뿐이었다. 이제껏 혼절하지 않고 버틴 것만으로도 용했다. “놈은 언젠가 다시 찾아올 거예요. 한번 눈에 든 먹잇감을 결코 그냥 보내 주는 법이 없거든.” 그는 입가에 묻은 피를 혀끝으로 만족스레 훑고 몸을 일으켰다. 언제 질척하게 달려들었냐는 듯 담백한 태도였다. 여기까지 찾아온 목적은 모두 달성했다. 아니, 목표한 것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이런 더러운 골목에서 더 미적대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우리도 곧 다시 만나게 될 거고.” “그, 흐읏, 그게 무슨…….” “안녕, 총 든 가이드 씨. 다음엔 총알 말고 다른 걸 먹여 주면 좋겠는데.” 남자는 뒤돌아 자리를 떴다. 뚜벅뚜벅 구둣발 소리가 점차 멀어졌다. 웃음기 어린 마지막 말 한마디만 귓가에 남았다. 멀리서 어렴풋이 사이렌과 헬기 소리가 들렸다. 각성자 관리 본부가 드디어 출동한 모양이었다. 하여간 저 엉덩이 무거운 에스퍼들은 제때 오는 법이 없었다. 그게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지만 지금은 후자였다. 유건은 스르르 눈을 감았다. 온몸이 바위에 깔린 듯 아팠고, 피를 많이 흘린 탓에 너무 추웠다. 더 이상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제 옆에 쓰러진 형에 대한 생각조차도. 곧 의식이 까맣게 가라앉았다.
#현대물 #일상물 #힐링물 #시골 #재회 #첫사랑 #트라우마 #연하공 #직진공 #대형견공 #수한정다정공 #순정공 #짝사랑공 #존댓말공 #인싸공 #내숭공 #계략공 #대학생공 #연상수 #철벽수 #차분수 #자낮수 #무심수 #단정수 #무기력수 #상처수 #아싸수 #회사원수 어렸을 때 옆집에 포메라니안 같은 애가 살았다. 뭣도 모르고 날 좋아한다고 고백하던, 작고 순진한 꼬맹이. 9년의 세월이 흘러 그 애를 다시 만났다. 그런데……. “시호 형.” 미친. 포메라니안 어디 갔어. “저 기억 안 나세요?” 저건 그레이트 피레니즈잖아. * * * “시호 형.” 뻑뻑한 눈을 억지로 떴다. 시야가 가물가물했다. 서정운이 내 침대 앞에 앉아 있었다. “잘 잤어요?” 그렇게 말하며 한 점 구김 없이 환하게 웃는다. 서정운의 인사에 대답하기 전에 일단 베개 옆을 더듬어 핸드폰부터 확인했다. 「AM 7:11」 에이, 7시라니. 아니겠지. 11시 7분을 잘못 본 거겠지. 하지만 눈을 비비고 봐도 숫자는 똑같았다. “이… 무슨.” 욕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이 시간에 백수를 깨우다니, 가혹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그나저나 쟨 대학생이잖아. 방학을 맞은 대학생은 원래 오전에는 안 일어나는 거 아닌가? “산책하러 갈래요?” “싫어. 안 가…….” “저 산책시켜 주세요.” “뭔 산책을 시켜 줘. 네가 개야?” “형이 시켜 줬으면 좋겠단 말이에요.” “너 혼자 실컷 해.” “그러지 말고요. 네?” 맥이 탁 풀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아침 7시에…….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에서 서정운이 기다렸다는 듯 잔뜩 들떠서 나를 재촉했다. “형, 빨리요.” 꼭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이 된 기분이었다.
―효후(哮吼): [명사] 짐승이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소리 가문이 싫어서 어렸을 때 일찌감치 집을 뛰쳐나왔다. 인간 세상에서 10년이 넘게 혼자 잘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납치를 당해서 도로 가문에 끌려가고야 말았다. 차기 가주가 되든가, 죽든가.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할 위기에 처했다. 근데 주위에 이상한 놈들이…… 너무 많다. * * * 인물 소개 박연오(공)_출신도 부모도 모르고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다. 까마귀 수인들에게 학대당하고 있던 연오를 어린 하제가 발견해서 데려왔다. 그 이후로 하제를 맹목적으로 따르고 그에게 집착한다. 결국은 가출한 하제를 찾아 강제로 납치해 오기에 이른다. 아메레타트(공)_뱀 수인들의 집단, 아메샤 스펜타의 당주. 상식도 없고 도덕도 없고 양심도 없는 사이코. 비현실적인 미모를 가졌지만, 동시에 비정상적인 짓을 아무 거리낌 없이 저지른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하제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서문하제(수)_늑대 가문의 하나뿐인 후계자였으나, 수인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인간 세상으로 도망친다. 뒷골목을 전전하며 험난하게 살던 와중 연오에게 목덜미를 잡혀 다시 집으로 끌려온다.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고, 받은 건 무조건 배로 갚아 줘야 하는 거침없는 성격.
화서고등학교 복학생, 2학년 5반 천제로. 누나가 갑작스럽게 당한 불의의 사고로 출석일을 채우지 못해 한 학년 유급해서 다시 2학년에 재학 중이며, 그 사고를 계기로 밴드부를 만들 것을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전학생, 2학년 3반 이유원. 해외에서 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한국에 들어오게 된다. 어렸을 때 천재 첼리스트로 유명했으나, 모종의 일을 겪은 이후 트라우마가 생겨 더는 첼로 활을 잡지 못하게 되었다. 그 이후 음악은 앞으로 영영 그만둘 거라고 다짐했지만,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마주친 이상한 녀석이 밴드부 가입을 끈질기게 권유하는데……. * * * 퍽! 천제로의 주먹이 내 뒤쪽에 있던 로커를 내려쳤다, 아니, 사실은 그냥 짚은 것에 가까운 동작이었지만 워낙에 힘이 들어가 있어서인지 큰 소리가 났다. 놀란 토끼 눈이 된 급우들의 시선이 일제히 천제로와 나에게 모여들었다. 한쪽 시야가 천제로의 팔로 봉쇄되자, 내 시선이 절로 아직 열려 있는 다른 쪽으로 향했다. 천제로는 곧 다른 한쪽 팔을 마저 짚어 남은 방향을 막아 버림으로써 모든 도주의 가능성을 차단했다. 야, 3반에 싸움 났나 봐. 뭐? 진짜? 누구랑 누가? 글쎄? 몰라, 아무튼 지금 막 벽에 밀어붙이고 분위기 장난 아니야. 존나 살벌해. 복도에서 누군가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나랑, 하자.” “…….” “응? 제발.” 어딘가 목적어가 굉장히 많이 생략되어 있는 말이었다. 나는 어마어마한 불안감이 도저히 피할 길 없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네가 아니면 안 되겠어. 한 번만, 한 번만 해 줘.” 나는 숨이 턱 막혔다. 털썩, 꽈당, 와장창. 누군가가 들고 있던 교과서며 필통을 떨어뜨리는 소리가 요란하게도 울렸다. 누구는 주저앉다가 의자를 넘어뜨렸다. 허억……. 누군가는 숨넘어가는 듯한 소리로 경악했다. 복도 밖의 수군거림은 점차 해괴한 쪽으로 확산되어 갔다. 충격과 흥분으로 들뜬 목소리들이 잔뜩 떠들어댔다. 야, 미친, 방금 들었어? 1년 꿇고 유급한 복학생이 이번에 새로 온 전학생한테, 꼬시는 멘트 한 번 존나 노골적이다……. 둘이 사귀는 거래? 아니면 그냥 한 번? 아 몰라 쟤네 돌았나 봐……. “이런, 씨발…….” 절로 욕이 나왔다. 다른 놈들이 떠드는 소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천제로는 몹시도 심각한 표정으로 나직하게 속삭였다. “왜 하필 너냐고 물어봤을 때 대답 못 한 건……. 그냥, 너여야 할 것 같았으니까. 처음 봤을 때부터 그렇게 느꼈어. 그래서 같은 학교인 걸 알았을 때 기뻤어.” “…….” “진짜, 잘 해 줄게. 유원아, 응?”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상대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힘을 전혀 조절하지 않은 탓에, 셔츠 깃이 엉망으로 구겨지고 지퍼로 잠그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청록색 넥타이가 뒤틀렸다. “야, 이 미친 새끼야.” 나는 멱살을 쥔 손아귀를 풀지 않은 채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천제로가 슬쩍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순순히 딸려 내려왔다. 내가 이대로 주먹을 날린대도 순순히 맞아 줄 것만 같은, 무슨 말을 한대도 다 들어줄 것 같은 얼굴이었다. 안 하겠다는 말만 빼고. “알았어, 알았다고. 하면 되잖아. 밴드, 까짓것, 한다고.”
*본 작품은 가정 폭력, 학대, 성희롱 등 트리거 요소를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섯 살. 보여선 안 될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열아홉 살. 닿아선 안 될 것을 달고 다니는 애를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허울뿐인 가족이 되었다. *** 탁! 몸이 먼저였다. 그 다음에 의식이 반응했다. 그가 잡은 곳에서부터 전율이 쭉 퍼졌다. 그의 팔뚝에 거미처럼 도사린 검은 손자국. 산 자가 아닌 존재의 흔적. 저것에서부터 번져 나온 독이 언젠가는 나를 죽일 것이다. 권민오가 잡았던 팔목이 빠르게 차가워졌다. “……하.” 권민오의 입매가 비뚜름하게 어긋났다. 깨진 거울에 맺힌 상처럼. “너, 내가 가까이 가는 걸 싫어하는 게 아니라. 나랑 ‘살이 닿는 게’ 싫구나.” 번들거리는 갈색 눈동자로 한 번의 깜빡임조차 없이 나를 응시하며, 그가 엷게 웃었다. “딱 걸렸다……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