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
작가샤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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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작품은 1940년대 중반의 영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현대의 기준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강압적인 관계 및 범죄적 행위에 대한 묘사가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동성애가 범죄시 되던 1940년대 영국, 첫사랑이 죽은 후 절반이 죽은 채 숨만 쉬며 살아가던 도리언 그레이 왈츠는 갑작스럽게 아버지까지 잃는다. 방황하던 그 앞에 나타난 신비한 남자, 킬리안 헤이스팅스. 독일계 영국인으로 묘한 차별을 겪으며 가문을 지켜야 하는 책임감에 무너지기 직전이었던 도리언에게 킬리안은 새로운 세상의 관문이 되는데……. *** “씨발, 이거 안 풀어?” “당신이 얌전히 있었으면 나도 이렇게 안 했어요.” “똑똑히 들어. 난 네가 싫어.” 그가 내 말에 코웃음을 쳤다. “언젠 좋은 적이 있었고요?” “하하, 없어서 다행이네, 더러운 호모 새끼야.” “…….” 그의 시선이 한순간에 차갑게 변했다. 마치 지금까지는 선을 지키고 있었지만, 그 선이 붕괴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미 쏟아버린 물, 시위를 나간 화살이었다. “……뭐라고 했습니까?” 이미 나는 내가 위험해졌음을 깨달았지만, 극도로 흥분한 입술은 뇌의 통제를 벗어난 지 오래였다. “더러운 호모 새끼라고 했어. 왜? 찔려? 너, 그 라이언이라는 새끼랑 붙어먹었잖아.” 순간 공기의 질감이 변했다. 내내 성난 짐승처럼 눈을 날카롭게 뜨고 있던 킬리안의 표정이 서서히 부드럽게 풀려갔다. 이내 그는 즐겁다는 듯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순간 그가 미친 건 아닌지 생각했다. “하하하!” 그는 그 상태로 몇 분을 더 웃더니 나를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어쩐지 어제 라이언 태도가 평소랑 달라서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본 거예요? 나랑 라이언이 뭘 했는지.” “…….” “난 우리 고용주님이 관음증까지 있는 줄은 몰랐는데.” 그는 여전히 빙글거리는 웃음을 지은 채 허리를 숙여 내 귓가에 속삭였다. “그래서 어땠어요? 당신의 구미를 당겼나요? 나와 라이언 사이에 끼고 싶진 않았고요?” 킬리안의 태도는 들켜도 상관없다는 듯이 보여서 오히려 내가 당황스러웠다. “신고하고 싶으면 해 보세요. 궁금하네요. 요직에 있는 제 고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리고…….” “너!” 바지 앞섶으로 압박감이 느껴졌다. 그의 손이었다. 순간 목덜미부터 머리끝까지 열이 올랐다. “씨발, 뭐 하는 짓이야!” 그의 손은 옷 위에 닿아 있었지만, 정확히 페니스가 있는 곳을 문질렀다. “헤이스팅스!” 벗어나려고 버둥거렸지만, 역부족이었다. 나를 압박하는 그의 힘이 중력처럼 강해졌다. 그 환멸의 순간에도 자극받은 페니스는 딱딱하게 부풀어 올라 빳빳해졌다. 어제 그의 체온이 닿자마자 발기했던 것처럼. “커졌네. 내 손길이 그렇게 좋으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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