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간절히 바라는 집안에 눈치 없이 태어난 넷째 딸 은남은 어려서부터 차별받고 자라 설움이 많다.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들어간 모델하우스에서 형편에도 맞지 않는 아파트를 덜컥 계약하고 만다. 하지만 부푼 가슴으로 입주한 아파트는 청사진과 달리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일 뿐이고, 설상가상 그녀의 앞집에 이사 온 젊은 남자는 은남이 술에 취해 남자의 집에 잘못 들어갔던 걸 핑계로 자꾸만 그녀에게 밥 좀 달라고 하는데……. 그런데 과연 정말로 밥만? *** 잠시 후 몸을 일으킨 그가 마침내 박혀 있던 페니스를 쑥 뽑아냈을 때 은남이 소스라치며 비명을 내질렀다. “너, 너 또 콘돔 터졌어!” 은남의 손가락질에 아래를 내려다보니 페니스 전체를 감싸고 있던 고무막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고무링만이 달랑 뿌리 쪽에 반지처럼 끼워져 있었다. 허연 액체를 희끗희끗 뒤집어쓴 페니스가 자신은 무고하다는 듯 딴청을 피우며 건덩거렸다. “황기찬 너! 이 짐승 같은 놈아!” 착하고, 다정하고, 그동안 그렇게 귀찮게 굴었어도 화를 내기는커녕 싫은 소리 한 번 하지 않던 순둥이 은남이 진심으로 버럭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고 있었다. 근데 또 그 모습이 너무도 예뻤다. 얼마나 예쁜가 하면 고무 반지를 낀 페니스가 다시 불끈 솟아오를 만큼. 은남이 짐승이라는데 그러면 제대로 짐승이 되어줘야지. 암, 그렇고말고. 침대에서 내려가려다 말고 다짜고짜 다시 은남의 허벅지를 벌려 잡은 기찬이 그녀의 질 속에 손가락을 깊숙하게 집어넣어 터져버린 콘돔의 잔해를 끄집어내었다. 물론 이것은 이전 행위의 마무리가 아니었다. 다음 행위의 시작일 뿐이었다. “황기찬! 콘돔 뺐으면 손가락도 빼! 그만 빼라고! 입은 도대체 왜 또 갖다 대는데, 이 짐승아! 아훗, 아아앗!” “내 거 때문에 지저분해졌으니까 내가 깨끗하게 빨아주려 그러지.” 그녀의 질구에 입술을 바짝 붙이고 혀를 길게 늘어뜨려 안쪽을 마구 휘저어대면서도 기찬은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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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시절 잘못 본 포르노 영화 때문에 심각한 ‘거대 가슴 공포증’에 시달리는 우진형. 늘 밖으로 도는 아빠와 그런 아빠를 닮아 바람기를 주체 못 하는 남동생에, 회사에서까지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되자 남자를 믿을 수 없게 된 김예설. 두 사람은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 기적과 같은 하룻밤을 보내지만, 다음 날 예설은 흔적도 없이 도망가 버리고 만다. 5년 후 두 사람은 [공포증에 시달리는 판타지 작가]와 [사랑을 믿지 않는 로맨스 작가]로 마주치게 되고, 이제 세상에서 단 한 명 자신의 공포증을 잠재워줄 수 있는 여자를 사수하기 위한 진형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그들의 원나잇이 올나잇이 될 때까지 펼쳐지는 짜릿한 롤러코스터 같은 이야기. 몸을 뒤틀며 반항하는 그녀를 가뿐하게 제압하고 그녀의 바지를 끌어내린 순간, 진형은 자신도 모르게 큭 웃음소리를 내고 말았다. 진형은, 서 있는 그녀 앞에 무릎을 접고 반쯤 앉아 있었다. 그런 그의 눈앞에 뿅하고 나타난 것은, 미키마우스가 큼직하게 웃고 있는 캐릭터 면 팬티였다. 그녀가 갑자기 그토록 반항하게 만든 범인이 바로 너였니, 안녕, 미키마우스? 전혀 섹시하지 않은 속옷 위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미키마우스의 입에 촉 입을 맞추었다. 그녀가 꺅 소리를 내질렀다. “질투 난다. 이놈이 계속 여기에 입을 대고 있었다는 게….” 진심으로 기분이 언짢은 듯, 진형은 미키마우스를 한 번에 쭉 벗겨내어 저 뒤로 휙 내던져 버렸다. “이젠 내 차례.” 순식간에 그녀의 한쪽 다리를 자신의 어깨에 올리더니, 성난 혀로 그녀의 중심을 향해 돌격해 들어갔다. ** 본 작품에 나오는 실제 필명과 작품명은 해당 작가님의 동의하에 사용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그 외 모든 명칭은 허구입니다.
※본 도서는 2021년 출간된 공작 부인은 하고 싶어도의 개정판입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엘마노 공작과 결혼식을 올린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도 라리엘라는 아직 초야를 치르지 못하고 있었다. 매일 밤 잠옷 차림으로 그녀를 찾아와 짧은 입맞춤과 무미건조한 인사만 던져놓고, 아주 곤하게 잠만 자다가 돌아가는 엘마노 공작의 문제는 도대체 무엇일까. 여자일까, 고자일까, 그것도 아니면 남자일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공작 부인의 고민은 오늘도 하염없이 깊어만 가고 있었다. *** 라리엘라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돌돌 감고 있던 이불을 풀었다. 통짜로 된 잠옷이 말려 올라가면서 그는 굵은 허벅지를 찬 새벽 공기 속에 훤히 드러내 놓고 있었다. 아무리 ‘고자’라도 감기는 걸릴 테니까. 아랫입술을 비죽거리며 그녀의 허벅지보다 족히 두 배는 더 굵어 보이는 허벅지에 이불을 덮어 주려는데, 순간 그의 몸을 따라 평평하게 내려앉은 잠옷 중 유독 부자연스럽게 솟구친 한 부분이 그녀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그것은 검집이나 긴 방망이 따위를 다리 사이에 끼우고 그 위에 잠옷을 덮어 놓은 것 같은 모양새였다. 호신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이딴 걸 다리 사이에 끼우고 자면 불편할 텐데. 라리엘라는 그 검집인지 방망이인지 모를 것을 한쪽으로 잘 치워 놓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불뚝 솟아 있는 잠옷의 가장 윗부분을 조심스레 붙잡았는데……, 순간 그녀는 펄쩍 뛸 듯이 놀라며 손에 쥐었던 것을 확 내팽개쳐 버렸다. 우, 움……, 움직였어! 가뜩이나 놀라 커다래진 그녀의 눈이 더욱 화등잔만 해진 건 바로 그다음이었다. “흐음, 읏…….” 널브러진 채 꼼짝도 하지 않던 공작이 커다란 신음과 함께 제 잠옷을 주섬주섬 걷어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허벅지까지 올라와 있던 잠옷은 그의 손짓 몇 번에 금세 허리께까지 끌려 올라갔다. 그러자 잠옷에 가려져 있던 길쭉한 형체가 묵직한 호선을 그리며 퉁, 밖으로 튕겨 나왔다. 저게…… 뭐야? 소스라치게 놀란 라리엘라는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벌컥 튀어나올 뻔한 비명을 가까스로 들이 삼켰다. 공작은 밖으로 튕겨 나온 것을 강아지 머리 쓰다듬듯 슥슥 쓰다듬더니 커다란 손을 펴 그것의 아래쪽을 살며시 감싸 쥐었다.
※ 본 도서는 2021년 출간된 의 19금 개정판입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엘마노 공작과 결혼식을 올린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도 라리엘라는 아직 초야를 치르지 못하고 있었다. 매일 밤 잠옷 차림으로 그녀를 찾아와 짧은 입맞춤과 무미건조한 인사만 던져놓고, 아주 곤하게 잠만 자다가 돌아가는 엘마노 공작의 문제는 도대체 무엇일까. 여자일까, 고자일까, 그것도 아니면 남자일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공작 부인의 고민은 오늘도 하염없이 깊어만 가고 있었다.
“여사님께서는 홍채하 씨가 장례식에 참석하는 걸 원치 않으십니다.” 8년 전 아빠를 빼앗아 갔던 여자는 어느 날 아빠의 부고와 함께 1억짜리 수표를 보내왔다. 조건은 아빠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말라는 것. 빡빡한 형편에 1억은 너무 큰 돈이었다. 채하는 차마 되돌려보내지 못한 수표를 손에 쥐고 한강 다리 위에 섰다. 오늘만 울려고. 그리고 잊으려고. 그런데, “안 돼!”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남자가 다짜고짜 그녀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그러더니 그녀에게 호통을 치기까지 했다. “젊은 사람이 이게 도대체 무슨 짓입니까?” 그녀야말로 묻고 싶었다. 멀쩡하게 생긴 놈이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당신 뭐야? 미친X야, 변태야?” 앙칼지게 따져 묻던 채하는 문득 제 손에 마땅히 들려 있어야 할 것이 사라져 버리고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떡해.” 오른손에 꽉 쥐고 있던 하얀 봉투. 1억짜리 수표가 들어 있는 봉투가 보이질 않았다. 채하는 다리 난간 너머에서 일렁거리는 강물을 쳐다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 내 1억.”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배경 설정은 허구이며 현실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여덟 살까지의 기억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해외입양아 준 맥도웰은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이십 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다. 준을 화면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제현은 술집에서 또 다시 마주한 그녀의 멋진 모습에 정신없이 빠져들고, 자꾸만 그녀의 곁에서 맴돌다 헤어날 수 없는 운명같은 사랑을 느끼게 된다.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숨겨놓았던 이야기들은 모여들면서 더 큰 비밀이 되고 준의 과거는 예상치 못했던 모습으로 두 사람을 혼란스럽게 하는데, 잃어버린 과거, 특정 상황에 대한 극심한 트라우마, 거짓으로 점철된 입양 과정까지 과연 그녀가 찾으려는 과거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제현의 큼직한 손이 다가와 덮이더니 손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두 눈을 살며시 감겨주었다. “보지 말아요. 느끼기만 해요.” 그의 말끝 역시 그의 손처럼 살짝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떨리는 목소리의 진동 끝에서 부드러운 두 입술이 만났다. 아…! 그녀와 대화하는 내내 어쩌면 나는 이 순간만을 기다렸던 것은 아닐까. 고개를 반대로 기울여 더 꼭 맞물리게 포개었다. 그래, 틀림이 없었다. 이렇게 좋을 걸 그녀를 처음 봤을 때부터 이미 알았던 것이다.
요조는 숨기고 싶은 과거 때문에 시커먼 안경과 어두운 화장, 허름한 옷으로 자신의 본모습을 꽁꽁 감추고 산다. 그녀의 유일한 목표는 족쇄와도 같았던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멀리 떠나는 것. 힘들게 모은 돈으로 마침내 미국으로 떠나기 삼 개월 전, 오래전 자신에게 친절했던 단 한 사람인 그가 임시 지점장으로 발령을 받아 그녀의 곁으로 온다. *** “그러면….”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뜨거운 두 시선이 공중에서 얽혔다. 누구도 서로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가슴은 여전히 서로의 것과 꼭 맞닿아 있었다. 한 뼘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두 입술이 얕은 욕망을 토했다. 어떡하지. 완전히 붙들려 버렸다, 그에게. 팔도, 시선도, 마음까지도. 조금만, 조금만 더 기적을 바라도 될까. 무엇 하나 제대로 가져보지 못한 주제에 감히 바라면 안 되지만, 그래도 딱 한 번만 욕심내어 보면 안 될까. 딱 한 번만 미쳐보면 안 될까. “… 안아주실 수도… 있나요?” 그의 눈이 조금 커졌다. 역시 너무 무리한 부탁이었나 보다. 주제를 모르고 탐을 내고 말았다. 그를 언짢게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요조가 다급하게 변명을 붙였다. “한 번만, 딱 한 번이면 되니까…….” 이번에 놀란 눈을 홉뜬 것은 요조였다.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한 그녀의 입술이 겸후에게 통째로 삼켜져 버렸다. 요조의 심장이 비 오는 거리 위로 툭 떨어졌다. 제 궤도를 이탈해버린 심장은 이어지는 뜨거운 키스에 제자리를 찾을 새가 없었다. “하아…, 신요조 씨 부탁 기꺼이 들어줄게요.” 겸후는 그녀의 작은 어깨를 힘있게 꽉 끌어안았다. 긴장한 겸후와 더 긴장한 요조 사이에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그저 날뛰는 심장이, 요동치는 머릿속이, 빨라진 걸음이 그들을 겸후의 오피스텔로 순식간에 옮겨갔을 뿐이었다.
초민감 체질 때문에 남자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대학생 윤이나는 점점 심해지는 치통에 친구의 사촌이 한다는 치과를 소개받게 된다. 차영희라는 이름에 당연히 여자인 줄 알았던 치과 의사는 훤칠하고 잘생긴 남자였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이 남자 절대 놓아주지를 않는다. 전 약혼녀의 배신으로 무성욕자의 길을 걷던 차영희는 자신의 진료 의자에서 민감하게 느끼는 윤이나를 본 후 길었던 무성욕자의 굴레가 단번에 훌렁 벗겨지고 도망치려는 그녀를 악착같이 붙들 수밖에 없다. 손가락이 입속에 들어오는 것조차 참아내지 못할 정도로 민감한 그녀와 한 번 치료를 시작한 환자는 어떻게든 완료하겠다는 치과 의사의 엎치락뒤치락 특별 진료실. 함께 흥분해도 괜찮습니다.
아무리 괜찮은 남자를 만나더라도 라정의 애정은 그의 털과 함께 공존하지 못했다. 가슴 털이 수북해서, 다리털이 빗질해도 될 만큼 길어서, 저녁만 되면 수염이 듬성듬성 올라와서, 여름날 넓은 소매통 안으로 들여다보인 겨드랑이가 무성해서. 그녀의 애정과 흥분이 사그라지는 이유는 늘 ‘털’이었다. 아무리 취향에 맞게 잘 조리된 맛깔스러운 음식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구불거리는 털을 발견한다면 한순간에 입맛이 뚝 떨어져 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그런 그녀에게 오래된 친구 녀석이 아주 덤덤하게 말했다. “내 거라도 털 뽑고 보여줄 수밖에.”
“여사님께서는 홍채하 씨가 장례식에 참석하는 걸 원치 않으십니다.” 8년 전 아빠를 빼앗아 갔던 여자는 어느 날 아빠의 부고와 함께 1억짜리 수표를 보내왔다. 조건은 아빠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말라는 것. 빡빡한 형편에 1억은 너무 큰 돈이었다. 채하는 차마 되돌려보내지 못한 수표를 손에 쥐고 한강 다리 위에 섰다. 오늘만 울려고. 그리고 잊으려고. 그런데, “안 돼!”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남자가 다짜고짜 그녀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그러더니 그녀에게 호통을 치기까지 했다. “젊은 사람이 이게 도대체 무슨 짓입니까?” 그녀야말로 묻고 싶었다. 멀쩡하게 생긴 놈이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당신 뭐야? 미친X야, 변태야?” 앙칼지게 따져 묻던 채하는 문득 제 손에 마땅히 들려 있어야 할 것이 사라져 버리고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떡해.” 오른손에 꽉 쥐고 있던 하얀 봉투. 1억짜리 수표가 들어 있는 봉투가 보이질 않았다. 채하는 다리 난간 너머에서 일렁거리는 강물을 쳐다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 내 1억.”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배경 설정은 허구이며 현실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5세 개정판)
세상에 단 하나뿐이던 남동생을 잃고 그저 건성으로만 살아가던 새연은 오랜 친구까지 외국으로 가버리자 처음으로 연애를 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잘해보고 싶었던 남자친구는 그녀 외에 어린 파트너가 있었고, 실망한 새연은 남동생과의 추억이 있는 제주로 여행을 떠나버린다. 생전 처음 혼자 떠난 여행에서 그녀는 가방도 잃고 지갑도 잃고 미아가 되고 마는데, 남동생의 죽음 이후 연락 한번 없던 남동생의 친구가 느닷없이 그녀의 앞에 나타난다. 너무도 짙은 남자의 얼굴을 하고서. *** 새연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엉금엉금 기다시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지욱이 그런 그녀를 뒤에서 덮쳐 안고 그녀의 티셔츠를 찢어발기듯이 벗겨 냈다. 몸이 뒤집히고 훤하게 드러난 양쪽 젖가슴이 내처 빨리고 쇄골과 어깨까지 마구 깨물렸다. 긴 복도를 지나치는 내내 그와 마구 뒤엉켜 서로를 빨고 핥고 깨물고 바닥을 구르고 기었다. 그사이 그녀의 면바지는 안과 밖이 완전히 뒤집힌 채 복도 중간을 나뒹굴었다. 이제 새연에게 남은 건 팬티와 양말뿐이었다. “하아, 하아!” 흥분이 가라앉질 않았다. 창피함이나 이성 따위는 지독한 쾌감에 까맣게 잊힌 지 아주 오래였다. 서로를 끌어안고 한 덩어리처럼 뒹굴다 보니 탁 트인 거실이었다. 한쪽 벽이 전부 통유리로 된 거실은 마룻바닥의 절반까지 밝은 햇살이 들이 비추고 있었다. 눈부시게 환한 공간에서 축축하게 젖은 팬티의 중심을 그의 시선 앞에 고스란히 내보이면서도 부끄럽지 않았다. 흥분감이 창피함을 훨씬 앞질렀다. 아무래도 완전히 미쳐 버린 것 같다. 그녀 자신도, 그리고 지금 그녀의 팬티 가랑이를 한쪽으로 젖히고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붉은 입술을 그녀의 질구에 가져다 대는 지욱도. 새연은 날 밝은 한낮에, 잔뜩 달아올라 흥건해진 아랫도리를 삼 년 만에 만난 남동생의 친구에게 빨리고 있었다. 이 상황의 아이러니를 차분히 생각하기에 그녀는 너무 제정신이 아니었다.
아들을 간절히 바라는 집안에 눈치 없이 태어난 넷째 딸 은남은 어려서부터 차별받고 자라 설움이 많다.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들어간 모델하우스에서 형편에도 맞지 않는 아파트를 덜컥 계약하고 만다. 하지만 부푼 가슴으로 입주한 아파트는 청사진과 달리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일 뿐이고, 설상가상 그녀의 앞집에 이사 온 젊은 남자는 은남이 술에 취해 남자의 집에 잘못 들어갔던 걸 핑계로 자꾸만 그녀에게 밥 좀 달라고 하는데……. 그런데 과연 정말로 밥만? *** “궁금하면,” 조금 느슨해졌던 기찬의 팔에 다시 불끈 힘이 들어갔다. 그녀의 뒷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커다란 손이 그녀의 뒤통수를 그대로 꾹 눌러버렸다. “네가 직접 확인해보든가.” 한 뼘도 되지 않을 거리만큼 떨어져 있던 두 입술이 갑자기 촉, 달라붙었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은남의 두 눈이 눈알을 쏟아낼 듯이 휘둥그레졌다. 기찬의 입꼬리가 길게 늘어지는 것이 그녀의 입술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꼼짝 못 하고 뒤통수가 붙들려 있는 은남의 입술에 대고 기찬은 자신의 것을 아주 꼼꼼하게 비벼댔다. 앙증맞은 입술을 살짝 물었다 놓은 후에 오른쪽으로, 이번에는 다시 왼쪽으로 천천히 움직여 다녔다. 숨이 가빠지고 다물렸던 은남의 입술이 저절로 벌어지려는 찰나에, 기찬의 입술은 갑작스러웠던 접촉만큼이나 갑작스럽게 떨어져 나갔다. “어때?” “뭐, 뭐가?” “내 입술. 어떠냐고.” “괘, 괜찮네.” 물론 입술이 다 나아 이제는 괜찮은 것 같다는 소리였다. 마주 닿은 그의 입술은 보드라웠고 조금도 거치적거리는 곳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대답하고 보니 어째 입맞춤이 괜찮다는 것처럼 들렸다. 그런 의도가 아예 없지는 않았던 듯 기찬이 의미심장하게 씩 웃었다. “그날.” 은남의 뒷머리 깊숙하게 손가락을 찔러넣은 기찬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은남은 심장이 뒤통수에 달라붙어 버린 듯, 심장까지 간질거렸다. “나, 혀도 데었는데.” 기찬이 만지작거리던 은남의 뒷머리를 다시 훅 끌어당겼다.
돌아가신 아버지 뒤를 이어 외식 체인 업체 ‘B&S’의 젊은 대표가 된 도찬준. 그는 아버지가 남긴 저주와 같은 유언 때문에 매일매일 더 까칠해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도 안 되는 꼴통 하나가 굴러들어와 자신이 아버지의 숨겨진 딸이라고 우겨 대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냥 확 내쫓아버리면 그만일 텐데, 이 꼴통이 자꾸만 신경 쓰인다. 생각해 보면 간만에 제대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달까. 심지어 예뻐 보이기까지 한다. 이거 도대체… 뭐지? *** 얘가… 이렇게 예뻤나? 갑작스럽게 든 생각에 그는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자꾸만 그에게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머리를 쓰다듬고 싶다는, 얼굴을 만져 보고 싶다는, 그리고 지금은 입을 맞추고 싶다는 충동을. 동그랗게 마주 보던 희윤의 눈꺼풀이 파르르 내리깔리는 순간 찬준은 그녀의 뒤통수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조금의 저항도 없이 끌려온 자그마한 얼굴에 그는 조심스레 입을 맞추었다. 하아, 어쩌자고 이렇게 달고 향기롭고.
강헌은 정상적이지 않은 출생이었지만 지금은 최고의 자리에 있다. 하지만 주변은 온통 그를 씹어 삼키려는 적들뿐이다. 힘겨웠던 과거가 남긴 불면증과 신경증에 시달리던 강헌은 당돌하고 발칙하게 자신을 유혹하는 여민과 위험하리만치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 후 강헌의 불면증과 신경증을 최악으로 몰아가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강헌은 여민을 사건과 연관된 자로 의심하여 덫을 놓는다. 의심하는 남자와 의심을 풀고자 하는 여자가 서로에게 서서히 빠져드는 사이 위험은 다른 모습으로 두 사람에게 다가오고…. *** 지금이라도 아니라고 해야 할까. 잘못했다고 엎드려 빌어야 하나. 여민의 눈동자가 커다란 눈 속에서 어지러이 흔들리는 것을 쳐다보며 남자가 그녀에게로 한 걸음을 내디뎠다. “늦었어.” 남자는 그녀의 갈등을 이미 눈치챈 것 같았다. 조용한 공간에 내려앉는 그의 목소리는 낮고도 묵직했다. “도발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남자의 재킷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 걸음 더 다가서며 남자는 단단하게 매듭지어진 넥타이를 비틀었다. “그 못된 입이 울면서 애걸하게 될 거야.” 집요하게 달라붙는 남자의 시선이 그녀를 태우고 또 다시 얼렸다. 그 눈빛에 사로잡힌 여민이 그를 불안하게 마주 보았다. 다시 한 걸음을 성큼 내밀며 남자가 셔츠 단추를 풀었다. 단단한 근육들이 꿈틀대며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는 벗을수록 더욱 거대해 보였다. “신사라….” 아까 여민이 말했던 단어를 읊조리며 남자가 재미있다는 듯 입술을 더 길게 늘였다. 이제 남자는 침대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여민의 여린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내가 신사인 건 옷을 입었을 때뿐이거든.” (개정판)
여덟 살까지의 기억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해외입양아 준 맥도웰은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이십 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다. 준을 화면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제현은 술집에서 또 다시 마주한 그녀의 멋진 모습에 정신없이 빠져들고, 자꾸만 그녀의 곁에서 맴돌다 헤어날 수 없는 운명같은 사랑을 느끼게 된다.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숨겨놓았던 이야기들은 모여들면서 더 큰 비밀이 되고 준의 과거는 예상치 못했던 모습으로 두 사람을 혼란스럽게 하는데, 잃어버린 과거, 특정 상황에 대한 극심한 트라우마, 거짓으로 점철된 입양 과정까지 과연 그녀가 찾으려는 과거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제현의 큼직한 손이 다가와 덮이더니 손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두 눈을 살며시 감겨주었다. “보지 말아요. 느끼기만 해요.” 그의 말끝 역시 그의 손처럼 살짝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떨리는 목소리의 진동 끝에서 부드러운 두 입술이 만났다. 준은 놀랐지만, 제현의 입술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그녀가 자신을 밀어내지 않았다는 것에 고무된 제현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보기로 했다. 입술이 닿는 것만으로도 녹아내릴 것 같았지만, 이 입술을 맛본다면 더 좋을 것을 알았다. 그는 그 작고 앙증맞은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비비며 고개를 엇비스듬하게 기울였다. 달보드레한 입술을 스치는 감촉이 아찔했다. 아…! 그녀와 대화하는 내내 어쩌면 나는 이 순간만을 기다렸던 것은 아닐까. 고개를 반대로 기울여 더 꼭 맞물리게 포개었다. 그래, 틀림이 없었다. 이렇게 좋을 걸 그녀를 처음 봤을 때부터 이미 알았던 것이다.
초민감 체질 때문에 남자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대학생 윤이나는 점점 심해지는 치통에 친구의 사촌이 한다는 치과를 소개받게 된다. 차영희라는 이름에 당연히 여자인 줄 알았던 치과 의사는 훤칠하고 잘생긴 남자였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이 남자 절대 놓아주지를 않는다. 전 약혼녀의 배신으로 무성욕자의 길을 걷던 차영희는 자신의 진료 의자에서 민감하게 느끼는 윤이나를 본 후 길었던 무성욕자의 굴레가 단번에 훌렁 벗겨지고 도망치려는 그녀를 악착같이 붙들 수밖에 없다. 손가락이 입속에 들어오는 것조차 참아내지 못할 정도로 민감한 그녀와 한 번 치료를 시작한 환자는 어떻게든 완료하겠다는 치과 의사의 엎치락뒤치락 특별 진료실. 함께 흥분해도 괜찮습니다.
숙취에 시달리며 눈을 떴는데 낯선 호텔 방이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에 턱 하니 올려져 있는 게 잠든 남자의 팔과 다리이고, 심지어 그 팔과 다리의 주인이 지난밤 그녀가 까버린 남자이자 평소 별 관심도 두지 않던 같은 부서의 신입인 것을 깨달았을 때, ‘눈앞이 캄캄하다’라는 표현만큼 이 상황에 잘 어울리는 것이 있을까. *** “미개봉 상품입니다만.” 그는 코끝에 걸려 있는 안경을 벗어 책상 위로 툭 던져버렸다. 안경에 가려져 있던 길고 짙은 눈매가 아무런 가림막 없이 그녀를 똑바로 내리쏘아보자 예주의 눈동자가 흠칫하며 작게 술렁거렸다. “뭐, 뭐가요?” “뭐긴 뭐겠어요. 내 좆대가리지. 딴 여자들이 한 번도 안 까본 새 상품이라고, 이 좆대가리가.” 재킷을 벌리고서 오른쪽 허벅지 쪽으로 길게 늘어져 있는 페니스를 툭툭 건드리며 재후가 상스럽게 뇌까렸다. “시식은 한 입 먹어봤을 때나 시식이지, 새 상품을 포장지 까서 밤새도록 씹고 뜯고 맛보고 불알이 텅텅 빌 때까지 즐겨놓고서 이제 와서 시식이라니. 우 대리님, 생각보다 뻔뻔하시네.” “최재후 씨! 무슨 말을…….” 재후는 허리를 숙여 두 사람의 숨결이 섞일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에 붙이고서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사실대로 말해봐요. 그날 진짜로 별로였어요? 정말로 못 느꼈냐고. 내가 아랫구멍 빨아줄 때 더 세게 빨아달라고 보챘으면서, 나한테 박힐 때마다 숨넘어갈 듯이 헐떡대면서 사람 미치게 조여 대놓고, 내가 구멍 좀 쑤셔줬다고 그렇게나 줄줄 흘려댔으면서, 진짜예요, 우 대리님? 진짜로 그 말, 책임질 수 있겠어요?” 나직하게 속살거리는 목소리에는, 진짜가 아닐 때는 가만있지 않겠다는 협박이 은은하게 배어 있었다. 예주는 자칫 닿을 듯이 가까워진 재후의 입술을 피해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바람에 드러난 가느다란 목덜미가 조금 전보다 확연히 붉었다. “그, 그런 적 없어요. 진짜로, 별로였다니까요. 난 전혀 못 느꼈다고요.” 예주는 마른침을 꼴깍 삼키고는 빠르게 뱉어냈다. 가늘게 뜬 눈으로 그새 조금 더 붉어진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던 재후가 한쪽 입꼬리를 늘리며 피식 웃었다. “거짓말.”
*** 해당 도서는 단편집 [음밀한 여름 잠비]에 수록되었던 [털털하지 않은 그대]를 캐릭터, 관계, 키워드, 에피소드 전체를 개정하여 재출간한 [완전 개정판]입니다. 구매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괜찮은 남자를 만나더라도 라정의 애정은 그의 털과 함께 공존하지 못했다. 가슴 털이 수북해서, 다리털이 빗질해도 될 만큼 길어서, 저녁만 되면 수염이 듬성듬성 올라와서, 여름날 넓은 소매통 안으로 들여다보인 겨드랑이가 무성해서. 그녀의 애정과 흥분이 사그라지는 이유는 늘 ‘털’이었다. 아무리 취향에 맞게 잘 조리된 맛깔스러운 음식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구불거리는 털을 발견한다면 한순간에 입맛이 뚝 떨어져 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이러다가는 정말 남자랑 섹스는커녕 고추 구경도 한 번 못 해보고 죽을 것 같았다. 그런 그녀에게 오래된 친구 녀석이 아주 덤덤하게 말했다. “내 거라도 털 뽑고 보여줄 수밖에.” *** 그가 상체를 굽히며 검은 천 조각을 단번에 쭉 벗어 내리자 라정은 두 손을 겹쳐 방정맞은 비명이 튀어나오려는 입을 얼른 틀어막았다. 하이고, 규현아. 넌 대체 다리 사이에 뭘 달고 다니는 거니. 완벽하게 균형 잡힌 몸 한가운데에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거대하게 매달려있는 그것. 잘 익은 복숭앗빛을 띤 그것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아래로 길게 내려와 있었는데, 그 길이가 한 뼘도 넘어 보였다. 게다가 균일하게 잘 빠진 몸통부터 버섯갓처럼 아래가 두툼하게 퍼진 귀두까지 그 굵기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하물며 뒤쪽에 늘어져 있는 두 개의 고환까지도 그 크기며 묵직함이 상당해 보였다. 주변에 털이 없어서 더 거대해 보이는 건지, 아니면 그나마 털이 없어서 덜 위협적으로 보이는 건지. 아무튼 엄청난 크기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이 정도면 바지에 가랑이를 하나 더 만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어떻게 저런 걸 바지 속에 욱여넣고 다닌 건지 그 방법이 궁금할 정도였다. 규현의 사타구니를 홀린 듯이 쳐다보던 라정은 위를 흘끔 올려다보았다. 눈꺼풀에 주름이 잡히도록 두 눈을 꽉 감고 있는 규현을 확인한 그녀는 고개를 한껏 앞으로 빼 내밀었다. 그러고도 성에 차지 않아 더 가까이 보겠다고 허리를 깊게 굽히는 순간, 책상다리로 앉아있던 몸이 기우뚱, 균형을 잃으며 라정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엄마야!” 입을 틀어막고 있던 그녀의 두 손이 뭐라도 잡아보겠다고 허공을 허우적거렸다. 그러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돌출물이 손에 걸리자 그것을 힘주어 꽉 붙잡았다. “으윽!” 그러니까 라정이 바로 조금 전까지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던 바로 그것. 규현의 다리 사이에 거대하게 매달려있는 그의 페니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