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된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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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여인 디안 드 프아티에, 그리고 가장 냉정하고 영리했던 왕비 카트린 드 메디치. 그들 사이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한 남자, 앙리 2세. 그들의 이야기. 프랑스 국왕 앙리 2세는 소년 시절에 무려 스무 살 연상의 여인 디안 드 프아티에에 대한 연정을 품기 시작했고 그 사랑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았을뿐 아니라 더욱더 깊어져 갔다. 마침내 그 사랑을 받아들인 디안과의 로맨스는 그가 왕위에 올라서도 변함없이 지속되었으며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을 때까지 영원처럼 이어졌다. -본문 중에서- 디안 부인의 침실이 화려하게 꾸며지는 동안 왕비는 몇 번이나 이런 짓을 하는 자신을 책망하고 후회를 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디안의 침실이 완성되고 난 후, 시험 삼아 눈을 갖다 대고 들여다보았을 때 너무 잘 보여서 겁이 덜컥 날 정도였다. 만약 이 일을 들키기라도 한다면 아무리 왕자를 낳은 몸이라 해도 가차 없이 내쫓길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멈추어지지가 않았다. 왕비는 자기 침대의 바로 옆 바닥에 생긴 구멍을 감추기 위해서 작은 탁자를 놓아두었다. 그것을 치우기만 하면 비밀의 문이 열린다. 아무리 가벼운 탁자라 해도 왕비의 몸으로 그것을 직접 옮긴다는 것은 수고로운 일이 분명했고 바닥에 바짝 엎드려서 남의 침실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참으로 볼썽사나운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도 강렬한 호기심과 질투를 이기지는 못했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사랑을 나누는 걸까, 정말로 디안은 그렇게 완벽하게 아름다운 것일까. 겉으로 보이는 외모만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속살까지도 말이다. 디안은 과연 방중술을 써서 왕을 녹이는 것일까. 드디어 디안이 그 방에서 잠자리에 들고 왕이 틀림없이 그녀의 방으로 달려갔으리라고 짐작되는 날 밤, 왕비는 심장이 터질 거 같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왕이 습관처럼 불을 끄고 정사를 해서 이 모든 것이 다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싶다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 마저 들었다. 한편으로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강해졌다. 이 얼마나 망측한 짓인가. 한 나라의 왕비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추잡한 염탐이 아니던가. 더 이상 죄를 짓기 전에 여기서 물러서야 한다. 아직은 참회의 기회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렸으나 어느새 왕비의 손은 저도 모르게 탁자를 치우고 있었다. 구멍에 눈을 갖다 댄 순간 왕비는 너무 놀라서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너무 환해서 놀란 것이다. 그들은 방에 있는 여러 개의 촛대들, 그 많은 촛불들을 하나도 끄지 않고 대낮같이 밝은 상태에서 침대에 함께 있었다. 그들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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