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결혼으로 연재되었던 작품입니다 * 오빠의 사채빚에 허덕이며 죽음까지 생각하던 수경은 생을 마감하려던 순간, 우연히 그 장소에 와 있던 영후에 의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것으로 끝날 거 같던 그들의 인연은 영후 친구 상민의 오해로 인해 더 이어지게 되고 영후 할아버지의 옛 추억과 회한으로 인해 더 깊어지게 되었다. 영후가 제안한 계약결혼을 받아들인 수경은 빚과 구질구질한 삶에서 벗어나 화려하고 안락한 부자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데... 갈수록 영후를 사랑하게된 수경은 그가 절대로 버릴 수 없는 여자 석현주에 대한 질투를 느끼기 시작 하고 영후 역시 할아버지에 대한 위안과 효도용으로 삼으려 했던 수경에게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본문 중에서- “그게 나라는 사람에게 얼마나 모욕적인 제안인지 알고 있어요?” 영후가 검지 하나를 세워 수경의 앞에 살살 흔들었다. 수경은 이게 뭔가 싶어 쳐다보았다. “1억이 오고가는데 그 정도면 무리수를 감행해야지, 안 그래?” “…….” “어디 그 뿐인가. 내 와이프로 사는 동안엔 우리 수준으로 소비하면서 살게 될 텐데 여자들 엄청난 쇼핑욕구 충족시켜주는 것만으로도 난 내 할 일 다 한 거 같은데?” 빚을 다 갚고 단 몇 년간이지만 최상의 삶을 누린다. 이거 점점 구미가 당기는데? 아 어떡하지. “강요는 안 해.” 영후가 먼저 일어섰다.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굴리던 수경은 깜짝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이런, 타이밍을 빼앗기고 말았다. 보란 듯이 먼저 일어나서 도도한 표정으로 이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한껏 비웃어 주고 당당하고 폼 나게 걸어 나갔어야 하는 건데……. “생각 있으면 연락해.” 그 한마디를 남기고 차영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 나갔다. 왠지 나는 이 게임에서 진 거 같다. 저 남자는 내게 연락처도 묻지 않고 그냥 나갔다. 말하자면 자기가 이 일로 다시 내게 연락할 생각은 없다는 거다. 내가, 오로지 나만이 그의 연락처를 갖고 있다. 그건 내가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번만 더 권유하면 받아들일까, 이런 생각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따위 제안을 해놓고 내게 더 이상 숙이고 들어오지 않겠다니, 그건 결국 내가 이 제안을 받아들여 자기에게 전화하라는 소리 아닌가. 이건 굴욕이다. 하지만 1억짜리 굴욕, 아니 그보다 더 가치가 있긴 할 거다. 그와 결혼하면…… 사는 동안은 풍족하게 살 수 있을 거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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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여인 디안 드 프아티에, 그리고 가장 냉정하고 영리했던 왕비 카트린 드 메디치. 그들 사이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한 남자, 앙리 2세. 그들의 이야기. 프랑스 국왕 앙리 2세는 소년 시절에 무려 스무 살 연상의 여인 디안 드 프아티에에 대한 연정을 품기 시작했고 그 사랑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았을뿐 아니라 더욱더 깊어져 갔다. 마침내 그 사랑을 받아들인 디안과의 로맨스는 그가 왕위에 올라서도 변함없이 지속되었으며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을 때까지 영원처럼 이어졌다. -본문 중에서- 디안 부인의 침실이 화려하게 꾸며지는 동안 왕비는 몇 번이나 이런 짓을 하는 자신을 책망하고 후회를 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디안의 침실이 완성되고 난 후, 시험 삼아 눈을 갖다 대고 들여다보았을 때 너무 잘 보여서 겁이 덜컥 날 정도였다. 만약 이 일을 들키기라도 한다면 아무리 왕자를 낳은 몸이라 해도 가차 없이 내쫓길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멈추어지지가 않았다. 왕비는 자기 침대의 바로 옆 바닥에 생긴 구멍을 감추기 위해서 작은 탁자를 놓아두었다. 그것을 치우기만 하면 비밀의 문이 열린다. 아무리 가벼운 탁자라 해도 왕비의 몸으로 그것을 직접 옮긴다는 것은 수고로운 일이 분명했고 바닥에 바짝 엎드려서 남의 침실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참으로 볼썽사나운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도 강렬한 호기심과 질투를 이기지는 못했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사랑을 나누는 걸까, 정말로 디안은 그렇게 완벽하게 아름다운 것일까. 겉으로 보이는 외모만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속살까지도 말이다. 디안은 과연 방중술을 써서 왕을 녹이는 것일까. 드디어 디안이 그 방에서 잠자리에 들고 왕이 틀림없이 그녀의 방으로 달려갔으리라고 짐작되는 날 밤, 왕비는 심장이 터질 거 같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왕이 습관처럼 불을 끄고 정사를 해서 이 모든 것이 다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싶다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 마저 들었다. 한편으로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강해졌다. 이 얼마나 망측한 짓인가. 한 나라의 왕비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추잡한 염탐이 아니던가. 더 이상 죄를 짓기 전에 여기서 물러서야 한다. 아직은 참회의 기회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렸으나 어느새 왕비의 손은 저도 모르게 탁자를 치우고 있었다. 구멍에 눈을 갖다 댄 순간 왕비는 너무 놀라서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너무 환해서 놀란 것이다. 그들은 방에 있는 여러 개의 촛대들, 그 많은 촛불들을 하나도 끄지 않고 대낮같이 밝은 상태에서 침대에 함께 있었다. 그들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보였다.
아름다운 불문학도 유채린은 집안이 몰락한 이후 처지가 바뀐 사법연수원생 연인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게 되고... 그의 결혼식날, 모든 기억을 지우기 위해 절친과 함께 간 클럽에서 운명의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불행했던 남자 차형도. 삶의 밑바닥에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막 살아버리던 그에게 어느날 갑자기 인생의 등불 같은 그녀가 나타났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 처음이자 마지막 순정을 불태우게 되는데...
어릴적 이웃 친구 토마와 결혼을 약속한 블루문은 초야권을 바치러 성으로 들어갔다가 영주님의 아들 카일과 잊지 못할 밤을 보내게 된다. 둘 다 서로를 깊이 사랑하게 되지만 영주의 아들과 농노의 딸이라는 신분의 한계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블루문은 남편 토마와 함께 성안에서의 일자리를 얻게 되고 이로써 카일의 아내까지 포함한 네 남녀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아침이 되면 이 여자를 보내야한다는 생각이 날 못 견디게 했어. 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이 미치도록 화가 났어.” “그냥……조금만 더 옆에 있어 주세요.” #첫사랑 #첫날밤 #신분의 장벽 #초야권 #마녀사냥 [미리보기] 블루문은 어깨를 들썩이며 울기 시작했다. 바닥엔 블루문이 흘린 눈물이 흥건하게 고였다. “영주님,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입니다. 모든 게 다 제 잘못입니다. 아가씨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아들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제 잘못이 큽니다. 부디 저를 벌하시고 라몬은 용서해주소서. 라몬을 살려만 주신다면 저는, 저는…….” 말을 잇지 못하던 블루문은 막상 아무 것도 내놓을 것이 없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고개를 들어 카일과 눈이 마주쳤다. 저사람, 아직도 나를 원하고 있을까? “그리만 해주신다면, 저를…… 저를 드리겠습니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고 보니 아차 싶었다. 이런 건 함부로 몸을 파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아니 어쩌면 아무 소용없는 객기일지도 모른다. 아들레이드의 말대로 하자면 농노는 영주의 재산이다. 내가 드리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맘대로 취할 수 있는 몸이라는데 이런 제안 같은 게 얼마나 우스울 것인가. 말실수를 한 거 같아 안타까워하며 고개를 들어 카일을 쳐다보는데, 처음으로 입을 연 카일의 짧은 한 마디가 얼음처럼 차갑게 들렸다. “글쎄?” 갑자기 온몸에 힘이 풀리고 와들와들 떨리기 시작했다. 그다음부터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비틀거리면서 겨우 안채를 나와 마당을 걸어가면서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그에게 사정하면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니……. 아직도 그와 내가 뭔가 특별한 사이라고 생각하다니……. 여자로서 비참하고 무능력한 어미로서도 비참했다. 이대로 앉아서 아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초조함에 농노라는 신분의 한이 더해져서 블루문은 서러움이 더해졌다. 토마에게 눈물을 들킬까 봐 쉽게 들어갈 수도 없었다. 아니 어차피 눈물이야 자식 걱정 때문이라고 둘러대면 되겠지만 믿거라 했던 카일에게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이 모욕감을 들키기라도 할까 봐 눈치가 보였다.
16세기 카리브해를 장악했던 해적 헨리 모건은 실존 인물이다. 영국 웨일즈 출신이었던 그는 카리브해를 지나는 스페인 상선을 공격함으로써 영국 정부의 지지와 성원을 얻었고 마침내 그 공로를 인정받아 자메이카 부총독의 지위에까지 올랐고 영국왕실에서 기사의 작위를 받는 영예도 누렸다. 이런 전설적인 인물의 이야기는 소설로 꾸며보아도 좋지 않을까 싶어 시도해본 작품이며 마침 비슷한 시기에 카리브해에 있다가 하루 아침에 사라져버린 섬 포트로열의 이야기와 맞물려지면서 헨리 모건의 모험과 바다에서의 인생 역정, 그리고 포트로열 영주의 딸과의 로맨스가 펼쳐지게 되었다. 후에 알려진 바로는 포트로열이 섬이 아니라 자메이카의 일부였고 지진으로 가라앉았다고 밝혀지지만 극적인 재미를 위해서 카리브해의 환상적인 섬으로 등장시켰다. -본문 중에서- 선원이 선장에게 칼을 꺼내들었다.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모건도 놀랐는지 잠시 말이 없다가 같이 칼을 빼들었다. 아나벨은 무서워서 누구라도 좀 말려주기를 바랬다. 그러나 놀랍게도 아무도 말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페드로의 눈짓 신호와 함께 대원들이 하나 둘 차례대로 칼을 뽑아든 것이었다. 이건 우발적인 게 아니다. 계획되어 있었던 거다. 해상 반란이다. 모건을 중심으로 빙 둘러서있던 사내들이 조심스럽게 칼을 겨누며 다가서기 시작했다. 모건은 뒷걸음질치면서 부하들과 차례로 검을 겨루었다. 상대가 안되는 놀라운 실력이지만 모건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여태까지 많은 대결을 해왔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달려드는 상대를 처리하는 것은 처음이었고 그 대상이 자기 부하들이라는 점이 그를 당황스럽게 하고 있었다. 비록 자기를 향해 칼을 들었지만 모건은 그들을 차마 제대로 찌를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주로 피하고 방어하는 수준에서 검을 대주면서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뒤로 물러나며 칼을 휘두르던 모건은 더이상 이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다.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야했다. 그의 시야에 루카가 잡혔다. 이제 됐다.루카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다. 이들을 설득시켜줄 것이고 모건호는 다시 평온해질 것이다. 루카라면 할 수 있다. 헤이 루카...모건이 가쁜 숨을 내쉬며 그를 불렀다. 이거 좀 봐,나를 좀 도와달라고...이런 눈빛으로 말이다. 루카가 일어섰다. 그리고 천천히 모건을 향해 다가오며 칼을 뽑아들었다. 믿어지지 않게도 그 칼끝은 모건을 향하고 있었다. 모건의 심장이 철렁했다. 등줄기가 오싹하는 순간이었다. 너도...? 너도냐... 루카...? 그래 유감스럽지만 그렇게 됐어. 모건이 눈으로 묻자 루카도 눈으로 대답했다. 루카의 대답을 들은 모건은 허탈하게 웃고나서 칼을 떨어뜨렸다. 더 이상 싸울 의욕이 나질 않는 것이다. 루카가 돌아섰다. 평생의 친구라고 생각한 그가 등을 돌렸다.나는 철저하게 배신당했다. 이건 완벽한 해상 반란이다. 나는...죽을 것이다. 부하들 앞에서는 처음으로 모건의 눈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모건은 손으로 눈가를 쓱 문지르고 애써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래 나를 죽여라. 난 이제 더 이상 선장이 아니다.
부잣집 외동딸 윤하는 친구의 생일파티에서 무명 가수 상원과 운명 같은 만남을 가진다. 풍족하게 자란 윤하와 달리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그러면서도 노래하는 순간 만큼은 가장 행복해 보이는 그 남자, 상원의 어둡고도 쓸쓸한 분위기에 이끌린 윤하는 어느 순간 그에게 속절 없이 빠지게 되고... 상원 역시 자신이 가질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알면서도 윤하에게 반하고 만다. 두 사람은 걷잡을 수 없는 격정에 휘말리게 되는데……. 어린 연인들의 사랑은 가혹한 시련으로 짧게 끝났지만 그들의 사랑이 꿈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존재가 있었기에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들은 끊임없이 서로 연결되고 있었다. “이름이…… 뭐예요?” 그동안 어떻게 살았느냐, 라거나 왜 그때 이사를 해버렸던 거냐고, 왜 지금까지 연락도 안 했었냐고 따져 물을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그런 건 궁금하지 않아졌다. #배신 #당신, 이런 데서 일해? #되돌아갈 용기가 안 나 #놓쳐 버린 시간만큼 #다시 만난 그대 #그날처럼 내 여자가 들어오고 있다 #목소리라도 있으면
부잣집 외동딸 윤하는 친구의 생일파티에서 무명 가수 상원과 운명 같은 만남을 가진다. 풍족하게 자란 윤하와 달리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그러면서도 노래하는 순간 만큼은 가장 행복해 보이는 그 남자, 상원의 어둡고도 쓸쓸한 분위기에 이끌린 윤하는 어느 순간 그에게 속절 없이 빠지게 되고... 상원 역시 자신이 가질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알면서도 윤하에게 반하고 만다. 두 사람은 걷잡을 수 없는 격정에 휘말리게 되는데……. 어린 연인들의 사랑은 가혹한 시련으로 짧게 끝났지만 그들의 사랑이 꿈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존재가 있었기에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들은 끊임없이 서로 연결되고 있었다. “이름이…… 뭐예요?” 그동안 어떻게 살았느냐, 라거나 왜 그때 이사를 해버렸던 거냐고, 왜 지금까지 연락도 안 했었냐고 내 따져 물을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그런 건 궁금하지 않아졌다.
며칠후에 오레스테스가 에피루스에 왔을때 가장 놀란 사람은 헤르미오네였다. 메넬라우스의 심부름으로 왔다고는 하지만 굳이 올 필요없는 사안이었고 그속셈이 헤르미오네를 못 잊어서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있기에 당사자는 곤혹스러웠던 것이다. 필로스는 처음 보는 아내의 사촌을 형식적으로 환대했다. 잘 오셨다고,편히 쉬어가시라고... 필로스와 잔을 부딪히는 오레스테스의 눈은 증오와 질투와 부러움으로 가득찼다. 따지고보면 아버지 세대에선 오레스테스의 아버지가 상관이었다. 아킬레스가 아무리 뛰어난 용사라지만 결국은 아가멤논 총사령관의 휘하에 있는 장수 아니던가. 지금 2세대들의 처지는...? 화려하게 개선한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피살되고 그어머니와 정부마저 자식들 손에 죽고말았다. 부모와 누이들마저 다 죽고 홀로 떠도는 인생... 그에 비해 이녀석은 어떤가. 잘난 아비의 후광으로 트로이 원정에 가담해서 마지막 공훈을 챙기고 멋지게 귀환해서는 내 약혼녀였던 헤르미오네와 결혼하고 왕국을 잘 다스려 제왕의 자리를 지키고있다. 필로스는 이 새로운 인물이 자신을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보고있건 말건 신경도 안 썼다. 원래 사람에게 별 관심이 없는 차갑고 오만한 성격이었다. 그래서 트로이성에 들어가서 남은 왕족들을 다 해치우고 어린 아기까지 내던져 죽일수 있었다. 그가 유일하게 온마음을 다 쏟아부은 상대는 안드로마케였다. 다른 사람은 그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모르고있었다. 그들의 아버지들이 전쟁중에 전리품 여자 하나때문에 크게 다투고 아킬레스가 전투를 포기했기 때문에 파트로클루스가 가담하여 그것이 결국은 적장 헥토르를 죽이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이 묘하게 얽힌 운명의 실타래가 그들 세대에서도 연결되어지고있음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딱 한 사람 헬레노스만은 그들이 범상치않은 운명인 것을 알았으나 내색하지 않았다. 입을 다물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며칠후에 오레스테스가 에피루스에 왔을때 가장 놀란 사람은 헤르미오네였다. 메넬라우스의 심부름으로 왔다고는 하지만 굳이 올 필요없는 사안이었고 그속셈이 헤르미오네를 못 잊어서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있기에 당사자는 곤혹스러웠던 것이다. 필로스는 처음 보는 아내의 사촌을 형식적으로 환대했다. 잘 오셨다고,편히 쉬어가시라고... 필로스와 잔을 부딪히는 오레스테스의 눈은 증오와 질투와 부러움으로 가득찼다. 따지고보면 아버지 세대에선 오레스테스의 아버지가 상관이었다. 아킬레스가 아무리 뛰어난 용사라지만 결국은 아가멤논 총사령관의 휘하에 있는 장수 아니던가. 지금 2세대들의 처지는...? 화려하게 개선한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피살되고 그어머니와 정부마저 자식들 손에 죽고말았다. 부모와 누이들마저 다 죽고 홀로 떠도는 인생... 그에 비해 이녀석은 어떤가. 잘난 아비의 후광으로 트로이 원정에 가담해서 마지막 공훈을 챙기고 멋지게 귀환해서는 내 약혼녀였던 헤르미오네와 결혼하고 왕국을 잘 다스려 제왕의 자리를 지키고있다. 필로스는 이 새로운 인물이 자신을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보고있건 말건 신경도 안 썼다. 원래 사람에게 별 관심이 없는 차갑고 오만한 성격이었다. 그래서 트로이성에 들어가서 남은 왕족들을 다 해치우고 어린 아기까지 내던져 죽일수 있었다. 그가 유일하게 온마음을 다 쏟아부은 상대는 안드로마케였다. 다른 사람은 그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모르고있었다. 그들의 아버지들이 전쟁중에 전리품 여자 하나때문에 크게 다투고 아킬레스가 전투를 포기했기 때문에 파트로클루스가 가담하여 그것이 결국은 적장 헥토르를 죽이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이 묘하게 얽힌 운명의 실타래가 그들 세대에서도 연결되어지고있음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딱 한 사람 헬레노스만은 그들이 범상치않은 운명인 것을 알았으나 내색하지 않았다. 입을 다물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빠의 사채빚에 허덕이며 죽음까지 생각하던 수경은 생을 마감하려던 순간, 우연히 그 장소에 와 있던 영후에 의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것으로 끝날 거 같던 그들의 인연은 영후 친구 상민의 오해로 인해 더 이어지게 되고 영후 할아버지의 옛 추억과 회한으로 인해 더 깊어지게 되었다. 영후가 제안한 계약결혼을 받아들인 수경은 빚과 구질구질한 삶에서 벗어나 화려하고 안락한 부자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데... 갈수록 영후를 사랑하게된 수경은 그가 절대로 버릴 수 없는 여자 석현주에 대한 질투를 느끼기 시작 하고 영후 역시 할아버지에 대한 위안과 효도용으로 삼으려 했던 수경에게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본문 중에서- “그게 나라는 사람에게 얼마나 모욕적인 제안인지 알고 있어요?” 영후가 검지 하나를 세워 수경의 앞에 살살 흔들었다. 수경은 이게 뭔가 싶어 쳐다보았다. “1억이 오고가는데 그 정도면 무리수를 감행해야지, 안 그래?” “…….” “어디 그 뿐인가. 내 와이프로 사는 동안엔 우리 수준으로 소비하면서 살게 될 텐데 여자들 엄청난 쇼핑욕구 충족시켜주는 것만으로도 난 내 할 일 다 한 거 같은데?” 빚을 다 갚고 단 몇 년간이지만 최상의 삶을 누린다. 이거 점점 구미가 당기는데? 아 어떡하지. “강요는 안 해.” 영후가 먼저 일어섰다.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굴리던 수경은 깜짝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이런, 타이밍을 빼앗기고 말았다. 보란 듯이 먼저 일어나서 도도한 표정으로 이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한껏 비웃어 주고 당당하고 폼 나게 걸어 나갔어야 하는 건데……. “생각 있으면 연락해.” 그 한마디를 남기고 차영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 나갔다. 왠지 나는 이 게임에서 진 거 같다. 저 남자는 내게 연락처도 묻지 않고 그냥 나갔다. 말하자면 자기가 이 일로 다시 내게 연락할 생각은 없다는 거다. 내가, 오로지 나만이 그의 연락처를 갖고 있다. 그건 내가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번만 더 권유하면 받아들일까, 이런 생각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따위 제안을 해놓고 내게 더 이상 숙이고 들어오지 않겠다니, 그건 결국 내가 이 제안을 받아들여 자기에게 전화하라는 소리 아닌가. 이건 굴욕이다. 하지만 1억짜리 굴욕, 아니 그보다 더 가치가 있긴 할 거다. 그와 결혼하면…… 사는 동안은 풍족하게 살 수 있을 거 같으니까.
이혼의 상처를 딛고 아들 하나를 키우며 살아가던 서연에게 어느날 가슴설레는 사랑이 찾아온다. 그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이혼이라는 과거와 아들이라는 현재에 묶여버린 터라 망설이는데.... 아르마니, 구찌, 프라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그리고 빅토리아 시크릿... 강지하라는 남자가 관심을 갖는 요소들, 혹은 그의 일상 생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들이다. 그렇다. 부티, 럭셔리,안락함, 상위 1%의 고상함, 거기다 더불어 키 크고 댄디하고 잘 생겼다. 차갑고 도도하다. 패션에 지대한 관심이 있고 환상적인 바디라인을 가진 미인이 아니면 사귀지 않는다. 결혼은 싫고 적당히 연애나 즐기면서 우아하게 인생을 즐기자는 주의다. 물론 애는 진저리나도록 싫다. 어찌 어찌 해서 결혼까지 하고 싶은 여자가 생겨도 애는 갖지 말자고 할 생각이다. 더블 인컴 같은 건 안 해도 좋다. 그냥 애 없이 취미 생활하면서 늘그막까지 함께 살아갈 연인같은 아내가 이상형이다. 그랬던 그가.........! 연인과 결별하고나서 심신이 매우 피곤해있던 어느날, 꽃바구니 하나를 배달받게 되는데... -본문 중에서- “엄마, 엄마, 이것 봐, 인형이 말을 해.” 서연은 재훈의 외침에 뒤를 돌아다보았다. 정말 인형같이 예쁘게 생긴 여자아이가 울고 있었다. 서너 살이나 되었을라나. 굽실거리는 갈색머리에 푸른 기가 도는 쌍꺼풀진 눈, 오뚝한 콧날, 맑고 하얀 피부……. 혼혈아구나. 서연이 살짝 미소를 짓고 있는데 갑자기 윤서야! 하는 남자의 날카로운 음성이 들린 것과 동시에 아이가 튀어나갔다. 아빠아아 하면서. 그리고 서연이 고개를 돌렸을 때 아이를 껴안은 그 사람이 보였다. 그 사람! 서연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거 같았다. 앗 엄마 아저씨다, 재훈이가 외치자 지하가 돌아다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30초였나, 1분이었나. 그들에겐 마치 영원 같은 시간이었다. 지하는 안아 올렸던 윤서를 내려서 손을 잡은 채로 서연을 바라보았다. 당신, 여기 있었네. 내가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너무 보고 싶었어. 그동안 어떻게…… 잘 지냈어요? 이 아이가 당신 딸? 정말 예쁘네요. 수천 가지 말이 머리와 입속에서 맴돌았으나 안타깝게도 단 한마디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런 경험이 실제로 있구나. 몸이 굳어버린 거 같다. 입도 열리지 않고 내 의지대로 몸이 움직여주질 않는다. 당신인데, 분명히 내가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사람인데…… 왜 말이 안 나올까. 말이 안 되면 몸이라도 움직여줘야 하는데……. 그냥 몇 발짝만 다가가서 손이라도 내밀고 악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냥 너무 놀란 체로 그렇게 우뚝 서서 바라보고만 있었다. 간절한 말들은 입속에서 뱅뱅 돌기만 했다. 마치 원래부터 말을 할 수 없었던 사람이었던 것처럼 그렇게 서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5월의 화창한 햇살은 내리쬐는데, 꽃잎은 나부끼는데, 왁자지껄 사람들은 떠들어대는데 그 멋진 봄날에 그들 두 사람만이 한겨울처럼 얼어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