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연수 때 벌칙게임으로 인해 기획실장 정윤우에게 고백하게 된 채경. 떨리는 마음으로 그저 이건 게임일 뿐이라며 되새긴다. 그러나 그의 고백을 받은 윤우의 반응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그냥 사귑시다, 우리. 이런 고백 받는 것도 지겹고.” 하필 윤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되는 시점에 재수 없게(?) 걸리게 된 채경은 타의 반, 그리고 또 타의 반으로 윤우의 방패막이가 되고 만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완벽한 시스콤의 오빠 신재준이 있었다. 자신은 괴롭혀도 되지만 내 여동생은 절대로 남에게 줄 수 없다는 재준과 채경을 자신의 방패로 사용하기 위한 윤우의 사투가 시작된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똑 닮은 성격의 두 남자와 두 남자 사이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을 완벽하게 깨우치고 있는 사회 초년생 채경의 달달하고 코믹한 러브스토리.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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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고의 그녀! 드디어 종이책 출간! ※ 그 어디에도 없는 사상 최고의 그녀가 나타났다! 외모, 몸매, 능력, 스펙, 비주얼, 모든 게 완벽한 그녀. 그런 그녀 앞에 사상 최강 꼴통 도련님이 등장한다. “그래? 그럼 뭐… 우리 회사 물 좀 좋아졌나, 간만에 한 번 나가볼까?” 과연 사상 최고의 그녀가 유쾌 상쾌 천진난만 꼴통 바람둥이를 어떻게 길들일까? 이제는 그들이 펼치는 상상 그 이상의 티격태격 러브스토리에 빠져 볼 시간. 교육을 빙자한 달콤 살벌 로맨스가 시작된다.
똥차 감별사. 만나는 족족 똥차만 고르는 재인을 향해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 똥차가 가면 벤츠가 온다던데, 재인에게는 해당한 적 없는 말이었다. 재인이 언제나 바라고 또 바랐던 건, 해피 엔딩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연애는 그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배드 엔딩이었다. 새드 엔딩도 되지 못한 배드 엔딩. 또 하나의 똥차를 치운 날, 우연히 만난 한 남자. 반복되는 우연, 피할 수 없는 만남.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밀어내려는데...... “지금 당신한테 온 차는 고작 벤츠가 아니야.” 장담하건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차라고 주장한다. 과연 이번에는 운명처럼 받아들이기로 했던 배드 엔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뭐하는 짓이에요? 놔줘요.” 거지같은 내 결혼식에서 달아나려던 순간, 그가 나타났다. “도망치는 주제에 당당하게 정문으로 나가려고?” 순간, 온 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 같아 움직일 수 없었다. 이 남자 뭐지? 아버지가 나한테 붙인 사람인가? 아직 이 남자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판단이 서질 않는 상황, 그는 나를 벽에 밀어붙이며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속삭였다. “정다인. 나 몰라?” 누굴까. 아주 작은 기억의 편린마저 놓치지 않으려 애써봤지만, 그는 내 기억에 없는 존재였다. 당신, 대체 누구야. 【키워드】 현대소설, 복수, 운명적 만남, 절륜남, 계략남, 소유욕, 도도/무심녀, 고수위
연애도 사랑도 누가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 고차방정식을 풀 때 외우는 공식처럼 연애도 공식이 있다면 좋을 텐데. 연애도, 사랑도 귀찮다. 결혼을 보채는 부모의 독촉도 싫다. 이성으로서의 매력은 둘째 치고 쓸 만한 사람이기나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똑 닮은 두 사람이 만났다. (본문 중) “이거 가져가.” 막 내리려는 재인에게 지환이 서류봉투를 내밀었다. 재인은 이게 뭔지 몰라 커다란 눈만 가만히 깜빡거렸다. “이게 뭔데요.” “원래는 오늘 제대로 한번 얘기해보려고 가져왔는데 얘기할 기회조차 안 주니 어쩔 수 있나. 들어가서 읽어 봐. 난 나름대로 필사적이야.”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와 단둘이 있는 상황을 피해야 했기에 재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차에서 내렸다. 예의상 그의 차가 움직일 때까지 기다리려고 하는데 도통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차창이 내려가며 그의 얼굴이 보였다. 집으로 들어온 재인이 봉투를 집어 들었다. 거꾸로 쏟아 안에 있는 내용물을 살펴보던 재인의 눈동자가 점점 커다랗게 변했다. “이 남자 끝내준다.” 서류봉투 안에는 장장 3장에 걸친 자기소개서, 건강 진단서, 미혼임을 증명하는 가족관계 증명서, 무려 10장에 달하는 윤재인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점, 마지막으로 그와 그녀가 연애하면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효과와 미래에 관한 설계까지. 총 20장에 육박하는 엄청난 보고서가 들어 있었다. “……뭔가 나 엄청난 사람한테 찍힌 것 같은데.” * 본 도서는 제공사가 변경되어 재출간된 작품이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신입사원 연수 때 벌칙게임으로 인해 기획실장 정윤우에게 고백하게 된 채경. 떨리는 마음으로 그저 이건 게임일 뿐이라며 되새긴다. 그러나 그의 고백을 받은 윤우의 반응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그냥 사귑시다, 우리. 이런 고백 받는 것도 지겹고.” 하필 윤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되는 시점에 재수 없게(?) 걸리게 된 채경은 타의 반, 그리고 또 타의 반으로 윤우의 방패막이가 되고 만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완벽한 시스콤의 오빠 신재준이 있었다. 자신은 괴롭혀도 되지만 내 여동생은 절대로 남에게 줄 수 없다는 재준과 채경을 자신의 방패로 사용하기 위한 윤우의 사투가 시작된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똑 닮은 성격의 두 남자와 두 남자 사이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을 완벽하게 깨우치고 있는 사회 초년생 채경의 달달하고 코믹한 러브스토리.
어른 남자 권인후,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여고생 서이진을 만나다. 의뢰인과 수임인으로 만난 두 사람이 ‘지극히 사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이야기. *** “권인후 씨.” 인후의 입에서 헛웃음이 튀어나갔다. 꼬맹이가 많이 컸네. 권인후 씨? 이게 진짜. “술 취했다고 이젠 아예 맞먹기로 한 건가.” “좋아해요.” “그래, 적당히 가지고 놀다가 제자리에만 놔라. 그 전에 일단 다시 집에 들어가.” 인후는 이진을 돌려세우고 어서 들어가라며 턱짓했다. 그러나 이진은 신경질적으로 몸을 홱 틀어 인후를 마주 보았다. “우리, 잘까요?” 이진은 인후의 표정이 확 굳어지는 걸 보았다. “서이진. 진짜 화내기 전에 그만해라.” “나랑 그러면 화날 것 같아요?” “그만해, 취했으면 얌전히 잠이나 자.” “나랑 이제 키스할 생각도 안 들어요?” “그만하라고 했지.” “난 할 수 있어요. 아니, 하고 싶어요. 키스든, 섹…….” 인후가 커다란 손으로 이진의 입을 틀어막고 형형하게 쏘아보았다. “너, 미쳤어?”
언니의 상견례장으로 향하는 길. 하필이면 직장상사이자 앙숙인 이현준 팀장을 만나 한바탕 말다툼을 벌이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상견례장에서 다시 한 번 이현준 팀장을 만난다. 그것도 사돈총각으로. 각자의 형제자매를 위해 잠시간 휴전을 선언한 그들은 무사히 상견례를 마치긴 했지만.... “첫째, 나는 잘생겼어. 눈호강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야. 둘째, 원래 얼굴이 이런 식이면 머리가 나쁘기 마련인데 심지어 난 머리도 좋아.” “그래서요?” “기회 줄 때 잡아.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야.”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던 사이가 연인이 되기까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야기.
차마 놓지도 버리지도 못해 미련스럽게 이어가던 나날, 그에게 그녀가 나타났다. 할 줄 아는 거라곤 수영밖에 없는 두 남녀 이야기.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틀어 올리고 길게 기지개를 켜며 방문을 연 은수는 그 자리에 얼음처럼 굳어 섰다. “……성원 씨?” 어제 옷 그대로. 어제 마지막으로 본 그 자리에. 성원은 꼼짝 않고 앉아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벌떡 일어선 그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은수도 작은 키는 아니었지만, 성원이 원체 큰지라 저절로 고개가 꺾였다. “안 잤어요?” “네.” “왜요?” “생각 좀 하느라.” “무슨 생각이요?” “내가, 박은수를. 진짜 좋아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정에 굶주려서 착각한 건가.” 나직이 읊조리는 그의 목소리에 서늘함이 배어있다. “그래서 결론은 났어요?” “네.” “잘됐네요, 그럼 난 아침 차릴게요.”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나치려는데 그가 발을 옮겨 그녀를 막아섰다. “왜 이래요?”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눈동자가 그녀를 응시했다. 어쩐지 뒷목부터 찌르르 전기가 울렸다. “박은수.” 낮고 굵은 목소리. “자자. 나랑.”
“양 비서.” 서유의 입술 끝이 바르르 떨렸다. 저 인간 또 시작이네. 그러나 그녀는 귀찮음과 짜증을 싹 지워낸 얼굴로 공손하게 대답했다. 남의 돈 먹기가 어디 쉬운 일이던가. “네, 본부장님.” “나 오늘 어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서유는 높낮이가 전혀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멋지십니다.” “헤어 스타일이 좀 올드하지 않아?” “멋지십니다.” “오늘은 특별히 스리피스로 입어봤는데 더워 보이진 않고?”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서유가 낮게 한숨을 흘렸다. 시간 없어 죽겠는데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하나.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윤의 질문은 계속됐다. “얼굴은?” “퍼펙트하십니다.” “양 비서, 칭찬에 영혼이 없어.” 처음부터 끝까지 고저 없는 말투에 윤이 불만을 표했으나 서유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제 영혼은 고용계약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양심이 좀 있어 봐라. 뒷말을 꾹 삼킨 서유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어쨌든, 좋아. 오늘이 스물아홉 번째, 맞지? 가지.” 벌써 스물아홉 번째 맞선. 대체 어쩌다가 상사 맞선 자리를 따라다니게 된 걸까?
구미호. 아홉 개의 꼬리를 가졌고 불로영생(不老永生)이며 신묘한 능력 때문에 언제나 인간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던 존재. 그러나 고대 문헌에 따르면 구미호를 ‘호선(狐仙)’이라 칭하며 신선 같은 존재로 숭배한 적도 있었고, 구미호를 보면 상서로운 일이 생길 징조로 여기기도 했다. 이것은 구미호가 되기 위해 처절히 몸부림치던 팔미호들의 이야기다. 본문중 “고맙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비령은 당장에라도 끌어안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잠재우며 파르르 떨리는 손끝을 꽉 말아 쥐었다. 애써 참아왔던 눈물이 비령의 깊은 눈동자에 매달렸다. 잊을 수 없는 연인을 앞에 두고도 만질 수 없는 처지가 한스럽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시 만났다는 것만으로 지나간 시간을 보상받는듯했다. “길가에 차이는 돌멩이가 아니어서. 들판의 이름 모를 잡초가 아니어서.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금수가 아니어서.” 은주는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아프도록 심장에 박혀 더 당황스러웠다. 별말 하지 않았음에도 무언가 울컥 치밀어 오르는 기분이었다. “어? 이, 이상하다. 왜 이러지…….” 후두둑. 은주의 눈에서 느닷없는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전혀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흐르는 눈물에 당황스러운 건 오히려 그녀였다. 비령은 긴 소매 끝으로 은주의 눈가를 닦아주며 빙긋 웃었다. “사람으로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고맙다.” -본 도서의 원제목은 “천년여우”입니다. -
로맨스 코미디 “왜 저 남자가 여기에 있는 거지?” 시작은 살벌하게. 그러나 그 끝은? 연애의 주도권은 과연 누구에게로? (본문中) 생각지도 않게 갑작스러운 출장을 가게 된 준현은 아직 불편한 엉덩이를 이끌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지금 당장 출발하라는 지시가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어도 위에서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게 샐러리맨의 고충이 아니겠는가. 준현은 구석에 처박아둔 캐리어를 시영의 앞에 툭 내던졌다. “짐 싸.” “제가요?” “몸이 불편해서 못 싸겠으니까 윤시영 씨가 해. 누구 때문에 내가 이 지경인데. 거기 가방 안쪽에 보면 싸야 하는 순서 있으니까 그대로 하면 돼. 한글만 읽을 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야. 바보도 해. 뭐해, 안 움직이고.” 듣는 그녀의 입장에서 보자면 재수 없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지만, 어디까지나 일의 연장선이라며 마음을 굳게 다진 뒤 묵묵히 짐을 싸는 시영이다. “팀장님, 대충 다 쌌는데요. 이제 속옷만 넣으시면 될 것 같아요. 속옷은 어디에 있어요?” “됐어, 그건 내가 할 테니까 놔둬.” “그냥 한 김에 제가 다 할게요. 제가 팀장님 수발들기로 했잖아요.” “윤시영 씨는 남자 속옷을 막 만져도 괜찮은가 보지?” “위로 오빠들이 둘이나 있어서 남자에 대한 환상이 별로 없는 편이에요.” 그녀의 말에 준현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 그래. 나랑 똑같군.” “팀장님은 누나가 계세요?” “넷이나.” 쯧쯧, 장가가긴 다 틀렸네. 시영이 다소 안쓰러운 눈으로 준현을 쳐다보았다. “팀장님 결혼하기 힘드시겠다.” “남의 결혼을 왜 윤시영 씨가 신경 써.” “신경 쓰는 게 아니라 그냥 딱 들어도 손위 시누이가 넷이면 어떤 여자가 덥석 물겠어요. 그건 좀…….” “신경 꺼. 그 자리 윤시영 씨는 아니니까.” 하여간 한 마디도 곱게 나오는 법이 없다. 시영은 도톰한 입술을 비쭉 내밀며 저도 모르게 툭 내뱉었다. “감사하죠.” 묘하게 기분이 상하는 준현이 대답을 듣자마자 한쪽 눈썹을 올렸다. “뭐?” “아니에요, 혼잣말이에요.” “무슨 혼잣말이 밖으로 다 들려.” “쓸데없이 귀는 밝아서.” “뭐가 어째?” “혼잣말입니다.” 너무도 능청스럽게 대답하는 시영을 향해 준현이 실소를 터뜨렸다. “다 들린다고 몇 번을 얘기해. 윤시영 씨 지금 나한테 시위하나?” “설마요. 아니에요, 기분 탓이겠죠.” “묘하게 신경이 거슬려.” “기분 탓이에요.” “기분 탓이라니. 내 기분을 왜 윤시영 씨가 판단해. 내 기분은 내가 판단해.” 두 사람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끊이질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준현은 갑작스럽게 내려온 출장지시가 어딘지 모르게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고, 시영 역시 세이셸 군도에 가는 것은 좋았지만, 출장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계속 이 성격 안 좋은 상사와 함께 붙어있어야 한다는 건 당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각기 다른 생각으로 아직 비행기도 타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다 됐으면 들고 따라 나와.” “저 혼자요?” 시영이 큰 캐리어 하나, 작은 캐리어 하나, 그리고 등에 메는 배낭까지 가리키며 되물었다. 그러나 준현은 뭘 그리 당연한 것을 묻느냐는 듯 한껏 턱을 추어올렸다. “나는 몸이 아주 대단히 불편한 사람이야. 윤시영 덕에 말이지.” 갈수록 기가 막히는 시영이 주섬주섬 짐을 챙겨 들며 준현을 쏘아보았다. “팀장님.” “왜.” “아주 잠깐만 사적인 대화해도 될까요?” “또 무슨 소리를 하고 싶어서.” “팀장님, 여자 친구 없죠?” “있어야 하나?” 그의 말에 시영이 피식 바람을 새어 내보내며 읊조렸다. “그럼 그렇지.” “뭐?” “혼잣말이에요.” 【키워드】 현대소설, 사내연애, 갑을관계, 뇌섹남, 능력남, 계략남, 쾌활발랄녀, 사이다녀, 달달물, 로맨틱코미디
구미호. 아홉 개의 꼬리를 가졌고 불로영생(不老永生)이며 신묘한 능력 때문에 언제나 인간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던 존재. 그러나 고대 문헌에 따르면 구미호를 ‘호선(狐仙)’이라 칭하며 신선 같은 존재로 숭배한 적도 있었고, 구미호를 보면 상서로운 일이 생길 징조로 여기기도 했다. 이것은 구미호가 되기 위해 처절히 몸부림치던 팔미호들의 이야기다. <본문중> “고맙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비령은 당장에라도 끌어안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잠재우며 파르르 떨리는 손끝을 꽉 말아 쥐었다. 애써 참아왔던 눈물이 비령의 깊은 눈동자에 매달렸다. 잊을 수 없는 연인을 앞에 두고도 만질 수 없는 처지가 한스럽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시 만났다는 것만으로 지나간 시간을 보상받는듯했다. “길가에 차이는 돌멩이가 아니어서. 들판의 이름 모를 잡초가 아니어서.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금수가 아니어서.” 은주는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아프도록 심장에 박혀 더 당황스러웠다. 별말 하지 않았음에도 무언가 울컥 치밀어 오르는 기분이었다. “어? 이, 이상하다. 왜 이러지…….” 후두둑. 은주의 눈에서 느닷없는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전혀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흐르는 눈물에 당황스러운 건 오히려 그녀였다. 비령은 긴 소매 끝으로 은주의 눈가를 닦아주며 빙긋 웃었다. “사람으로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고맙다.” -본 도서의 원제목은 “천년여우”입니다. -
*본 도서에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 설정은 모두 허구이며 현실의 인물이나 단체, 상황과는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처음엔 분명, 호기심이었다. “한 손은, 여기에.” 사헌은 은조의 오른손을 끌어당겨 제 어깨에 얹었다. “다른 한 손은, 여기.” 나머지 한 손을 가져온 사헌이 그 손바닥에 입을 맞추곤 자신의 얼굴을 감싸게 했다. “유은조 씨.” 은조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가만히 들여다보던 그가 오래전에 해야 했던 말을 내뱉었다. “이제, 연애합시다.” 뒤늦은 고백이었다.
어른 남자 권인후,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여고생 서이진을 만나다. 의뢰인과 수임인으로 만난 두 사람이 ‘지극히 사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이야기. *** “권인후 씨.” 인후의 입에서 헛웃음이 튀어나갔다. 꼬맹이가 많이 컸네. 권인후 씨? 이게 진짜. “술 취했다고 이젠 아예 맞먹기로 한 건가.” “좋아해요.” “그래, 적당히 가지고 놀다가 제자리에만 놔라. 그 전에 일단 다시 집에 들어가.” 인후는 이진을 돌려세우고 어서 들어가라며 턱짓했다. 그러나 이진은 신경질적으로 몸을 홱 틀어 인후를 마주 보았다. “우리, 잘까요?” 이진은 인후의 표정이 확 굳어지는 걸 보았다. “서이진. 진짜 화내기 전에 그만해라.” “나랑 그러면 화날 것 같아요?” “그만해, 취했으면 얌전히 잠이나 자.” “나랑 이제 키스할 생각도 안 들어요?” “그만하라고 했지.” “난 할 수 있어요. 아니, 하고 싶어요. 키스든, 섹…….” 인후가 커다란 손으로 이진의 입을 틀어막고 형형하게 쏘아보았다. “너, 미쳤어?”
언니의 상견례장으로 향하는 길. 하필이면 직장상사이자 앙숙인 이현준 팀장을 만나 한바탕 말다툼을 벌이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상견례장에서 다시 한 번 이현준 팀장을 만난다. 그것도 사돈총각으로. 각자의 형제자매를 위해 잠시간 휴전을 선언한 그들은 무사히 상견례를 마치긴 했지만.... “첫째, 나는 잘생겼어. 눈호강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야. 둘째, 원래 얼굴이 이런 식이면 머리가 나쁘기 마련인데 심지어 난 머리도 좋아.” “그래서요?” “기회 줄 때 잡아.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야.”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던 사이가 연인이 되기까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야기.
※ 사상 최고의 그녀! 드디어 종이책 출간! ※ 그 어디에도 없는 사상 최고의 그녀가 나타났다! 외모, 몸매, 능력, 스펙, 비주얼, 모든 게 완벽한 그녀. 그런 그녀 앞에 사상 최강 꼴통 도련님이 등장한다. “그래? 그럼 뭐… 우리 회사 물 좀 좋아졌나, 간만에 한 번 나가볼까?” 과연 사상 최고의 그녀가 유쾌 상쾌 천진난만 꼴통 바람둥이를 어떻게 길들일까? 이제는 그들이 펼치는 상상 그 이상의 티격태격 러브스토리에 빠져 볼 시간. 교육을 빙자한 달콤 살벌 로맨스가 시작된다.
“양 비서.” 서유의 입술 끝이 바르르 떨렸다. 저 인간 또 시작이네. 그러나 그녀는 귀찮음과 짜증을 싹 지워낸 얼굴로 공손하게 대답했다. 남의 돈 먹기가 어디 쉬운 일이던가. “네, 본부장님.” “나 오늘 어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서유는 높낮이가 전혀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멋지십니다.” “헤어 스타일이 좀 올드하지 않아?” “멋지십니다.” “오늘은 특별히 스리피스로 입어봤는데 더워 보이진 않고?”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서유가 낮게 한숨을 흘렸다. 시간 없어 죽겠는데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하나.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윤의 질문은 계속됐다. “얼굴은?” “퍼펙트하십니다.” “양 비서, 칭찬에 영혼이 없어.” 처음부터 끝까지 고저 없는 말투에 윤이 불만을 표했으나 서유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제 영혼은 고용계약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양심이 좀 있어 봐라. 뒷말을 꾹 삼킨 서유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어쨌든, 좋아. 오늘이 스물아홉 번째, 맞지? 가지.” 벌써 스물아홉 번째 맞선. 대체 어쩌다가 상사 맞선 자리를 따라다니게 된 걸까?
차마 놓지도 버리지도 못해 미련스럽게 이어가던 나날, 그에게 그녀가 나타났다. 할 줄 아는 거라곤 수영밖에 없는 두 남녀 이야기.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틀어 올리고 길게 기지개를 켜며 방문을 연 은수는 그 자리에 얼음처럼 굳어 섰다. “……성원 씨?” 어제 옷 그대로. 어제 마지막으로 본 그 자리에. 성원은 꼼짝 않고 앉아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벌떡 일어선 그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은수도 작은 키는 아니었지만, 성원이 원체 큰지라 저절로 고개가 꺾였다. “안 잤어요?” “네.” “왜요?” “생각 좀 하느라.” “무슨 생각이요?” “내가, 박은수를. 진짜 좋아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정에 굶주려서 착각한 건가.” 나직이 읊조리는 그의 목소리에 서늘함이 배어있다. “그래서 결론은 났어요?” “네.” “잘됐네요, 그럼 난 아침 차릴게요.”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나치려는데 그가 발을 옮겨 그녀를 막아섰다. “왜 이래요?”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눈동자가 그녀를 응시했다. 어쩐지 뒷목부터 찌르르 전기가 울렸다. “박은수.” 낮고 굵은 목소리. “자자. 나랑.”
단 한 번의 일탈이 가져온 엄청난 결과. 다분히 계획적인 재회. 고작 하룻밤 보낸 거로 연애하자니, 머리가 좀 이상한 남자가 아닌가. “내가 그쪽을 선택했던 이유는 이런 문제로 지저분하게 질척거릴 것 같지 않아서였어요. 두 번 다시 만날 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태연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목소리가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동자를 가만히 들여다보던 그가 고개를 기울이며 웃었다. “공부 많이 한 여자는 말귀를 잘 못 알아듣나? 내 말을 전혀 이해 못하고 있잖아.” 지환은 자꾸만 뒤로 물러나는 해연의 작은 손을 덥석 움켜잡았다. 그날처럼 파들파들 떨리는 손끝이 그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 이거 놔요. 진짜 경찰 부를......” “나랑 연애 해. 원나잇이고 투나잇이고 다 잊어. 난 에브리나잇을 원해.” 이상한 남자. “싫어요.” 특이한 여자. 그 일탈의 결말은? -바람직한 일탈 【키워드】 현대소설, 원나잇, 운명적 만남, 계략남, 절륜남, 자상녀, 달달물, 로맨틱코미디
가슴이 떨리지 않는 프러포즈. 10년이라는 긴 연애를 뒤로하고 거절하는 여자. 한동안 누구도 만날 생각 없다는 그녀에게 막무가내로 다가오는 남자.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남자는 애 아니면 개다.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 똥차 가고 벤츠 온다. etc. 누구나 알고 있는 연애 불변의 법칙. 남의 일이면 다 거기서 거기인 얘기지만, 막상 자기 얘기가 되면 늘 새로운 '연애'. 그 어렵고도 단순한 이야기. 본문 중 재현은 집어 든 초밥을 내려놓고서 물끄러미 주아를 바라보았다. 옭아매듯 바라보는 그 시선은 한참 동안 이어졌다. “그러니까 요컨대, 사람의 감정이 변하는 게 싫다. 이거죠?” “그렇죠. 좋은 쪽으로만 변하면 좋겠지만 그렇지가 않잖아요. 상대가 변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고 있다는 건, 생각보다 힘들어요.” “잘 알아들었어요.” 그가 식사를 마쳤는지 냅킨으로 입가를 닦아냈다. 뭘 알아들었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주아는 이 원치 않는 화제의 대화가 끝났다는 것만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데려다줄까요?” “나도 차 있어요.” “그래요, 그럼. 잘 가요.” 재현은 쿨하게 손을 흔들고 먼저 돌아섰다. 주아는 황망한 시선으로 재현의 등을 보았다. 저 남자의 속을 알 수가 없어 더 그랬다. 그러나 그의 속을 한가하게 헤아릴 정도로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당장 집에 가서 들들 볶일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체기가 올라왔다. “아…….” 건물을 빠져나가 주차한 곳으로 걸어가는 동안 발가락 사이로 찬바람이 스며들었다. 문득 아래를 내려다본 주아는 아직 재현이 사다 준 슬리퍼를 신었다는 걸 깨달았다. 저도 모르게 입가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한 가지는, 완전히 시궁창으로 떨어질 것 같았던 기분이 그 남자 덕에 조금은 상쇄되었다는 것이었다. 차에 오른 그녀는 가방을 뒤적여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이틀 동안 충전을 시키지 않았더니 휴대폰은 전원도 들어오지 않았다. 어쩐지 조용하더라니. 집에 가면 욕을 바가지로 먹겠지만, 덕분에 한나절 평온함을 얻었으니 괜찮은 등가교환이었다. 주아는 그다지 급할 것도 없는 터라 느릿느릿 차를 움직여 집 앞에 도착했다. 잠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목소리가 들렸다. “왜 이렇게 늦어요. 한참 기다렸네. 딴 데 들렀다 오는 겁니까?” 최재현이었다. 대체 우리 집은 또 어떻게 알고. 주아는 기가 막힌 얼굴로 그 남자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왜 여기 있어요?” “잊은 게 있어서.” “뭘 잊어요? 무슨 말이에요?” 코앞까지 다가온 그는 싱긋 웃으며 주아의 뺨을 가볍게 쥐었다. 당황스러운 그녀가 얼굴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았다. “누가 그러던데, 원래 위로와 키스는 세트라고.” 무슨 말인지 가늠하기도 전에 재현의 입술이 주아의 입술을 뒤덮었다.
로맨스 코미디 “왜 저 남자가 여기에 있는 거지?” 시작은 살벌하게. 그러나 그 끝은? 연애의 주도권은 과연 누구에게로? (본문中) 생각지도 않게 갑작스러운 출장을 가게 된 준현은 아직 불편한 엉덩이를 이끌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지금 당장 출발하라는 지시가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어도 위에서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게 샐러리맨의 고충이 아니겠는가. 준현은 구석에 처박아둔 캐리어를 시영의 앞에 툭 내던졌다. “짐 싸.” “제가요?” “몸이 불편해서 못 싸겠으니까 윤시영 씨가 해. 누구 때문에 내가 이 지경인데. 거기 가방 안쪽에 보면 싸야 하는 순서 있으니까 그대로 하면 돼. 한글만 읽을 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야. 바보도 해. 뭐해, 안 움직이고.” 듣는 그녀의 입장에서 보자면 재수 없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지만, 어디까지나 일의 연장선이라며 마음을 굳게 다진 뒤 묵묵히 짐을 싸는 시영이다. “팀장님, 대충 다 쌌는데요. 이제 속옷만 넣으시면 될 것 같아요. 속옷은 어디에 있어요?” “됐어, 그건 내가 할 테니까 놔둬.” “그냥 한 김에 제가 다 할게요. 제가 팀장님 수발들기로 했잖아요.” “윤시영 씨는 남자 속옷을 막 만져도 괜찮은가 보지?” “위로 오빠들이 둘이나 있어서 남자에 대한 환상이 별로 없는 편이에요.” 그녀의 말에 준현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 그래. 나랑 똑같군.” “팀장님은 누나가 계세요?” “넷이나.” 쯧쯧, 장가가긴 다 틀렸네. 시영이 다소 안쓰러운 눈으로 준현을 쳐다보았다. “팀장님 결혼하기 힘드시겠다.” “남의 결혼을 왜 윤시영 씨가 신경 써.” “신경 쓰는 게 아니라 그냥 딱 들어도 손위 시누이가 넷이면 어떤 여자가 덥석 물겠어요. 그건 좀…….” “신경 꺼. 그 자리 윤시영 씨는 아니니까.” 하여간 한 마디도 곱게 나오는 법이 없다. 시영은 도톰한 입술을 비쭉 내밀며 저도 모르게 툭 내뱉었다. “감사하죠.” 묘하게 기분이 상하는 준현이 대답을 듣자마자 한쪽 눈썹을 올렸다. “뭐?” “아니에요, 혼잣말이에요.” “무슨 혼잣말이 밖으로 다 들려.” “쓸데없이 귀는 밝아서.” “뭐가 어째?” “혼잣말입니다.” 너무도 능청스럽게 대답하는 시영을 향해 준현이 실소를 터뜨렸다. “다 들린다고 몇 번을 얘기해. 윤시영 씨 지금 나한테 시위하나?” “설마요. 아니에요, 기분 탓이겠죠.” “묘하게 신경이 거슬려.” “기분 탓이에요.” “기분 탓이라니. 내 기분을 왜 윤시영 씨가 판단해. 내 기분은 내가 판단해.” 두 사람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끊이질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준현은 갑작스럽게 내려온 출장지시가 어딘지 모르게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고, 시영 역시 세이셸 군도에 가는 것은 좋았지만, 출장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계속 이 성격 안 좋은 상사와 함께 붙어있어야 한다는 건 당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각기 다른 생각으로 아직 비행기도 타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다 됐으면 들고 따라 나와.” “저 혼자요?” 시영이 큰 캐리어 하나, 작은 캐리어 하나, 그리고 등에 메는 배낭까지 가리키며 되물었다. 그러나 준현은 뭘 그리 당연한 것을 묻느냐는 듯 한껏 턱을 추어올렸다. “나는 몸이 아주 대단히 불편한 사람이야. 윤시영 덕에 말이지.” 갈수록 기가 막히는 시영이 주섬주섬 짐을 챙겨 들며 준현을 쏘아보았다. “팀장님.” “왜.” “아주 잠깐만 사적인 대화해도 될까요?” “또 무슨 소리를 하고 싶어서.” “팀장님, 여자 친구 없죠?” “있어야 하나?” 그의 말에 시영이 피식 바람을 새어 내보내며 읊조렸다. “그럼 그렇지.” “뭐?” “혼잣말이에요.” 【키워드】 현대소설, 사내연애, 갑을관계, 뇌섹남, 능력남, 계략남, 쾌활발랄녀, 사이다녀, 달달물, 로맨틱코미디
*** 글 : 김세연작가, 사투리번역: 여니작가의 로맨틱코미디 완전판*** 로맨틱, and 코미디! 오메, 환장하겄네! 술만 취하믄 사투리가 터져 나와블어야. 이 일을 어쩌믄 좋다냐! 서울로 상경한 시골아가씨가 완벽한 커리어우먼으로 변신하려했으나 여의치 않고 설상가상 집에서는 선보라고 난리. 당장 남자를 데려오지 않으면 꼼짝없이 이발소집 아들과 결혼해야할 상황. 큰일이다, 지금 당장 남자가 필요해! (본문中) “어젯밤에 당신 엄청나게 귀여웠는데.” 남자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 그냥 떨어져서 얘기해도 심장이 벌렁벌렁 일었는데 딱 민망한 자세에서 고막을 관통하니 오그라든 발가락을 펼 수가 없었다. “저, 저기요…….” 힘겹게 입을 달싹이며 고개를 들어보려 했지만, 그랬다간 그의 얼굴과 너무 심히 가깝게 붙을 것 같아 차마 들지도 못한 채 더듬더듬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저는요. 전혀 기억에 없는지라 그냥 가고 싶은 생각밖에는…….” 무엇보다도 그의 허리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저 수건이 자꾸만 신경 쓰여 미치겠다. 흘러내리면…… 코끼리가! 아니야, 상상하지 마. 나 진짜 미쳤나 봐. “……기억에 없어?” 남자의 말투가 순간 서늘하게 바뀌었다. 그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정색 작전으로 가자. “그러니까 이거 좀 풀어주시고 문도 좀 열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이틀 주지.” 어리둥절한 눈으로 번쩍 고개를 드니 그 남자의 얼굴이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이젠 고개를 돌리기도 어려울 만큼 가까운 거리. 금방이라도 덮쳐올 것 같은 사나운 눈을 하고서 그 남자는 내게 가만히 읊조렸다. “기억해.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틀이야, 더는 못 기다려.” 뭐야.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어젯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키워드】 현대소설, 사내연애, 비밀연애, 갑을관계, 뇌섹남, 능력남, 계략남, 순진녀, 달달물, 로맨틱코미디
다른 회사에 주기에는 아깝고 내가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톱배우 윤강재를 돌보느라 365일 정신이 없는 매니저 지안. 8년간 이 슈퍼 ‘갑’의 성질머리와 깐깐한 성미를 감당하느라 보살이 될 지경이건만 어느 날부터인가 녀석이 한층 더 처치 곤란해지고 있다. “이제 슬슬 연애해 볼까?” 기자들에게 매번 똑같은 질문을 듣는 게 질리기라도 했나. 뜬금없는 소리긴 해도 계약서에 연애하면 안 된다는 조항은 없으니 괜찮겠지. “하고 싶으면 하세요. 상대는 있으세요?” “있지. 일단 산뜻하게 반지부터 맞추는 게 좋겠지? 선호하는 브랜드 있어?” 강재에게 들어온 대본을 찾던 지안이 되물었다. “그걸 왜 저한테 물으세요? 상대분과 상의를 하셔야죠.” “그러니까 묻잖아.” 너무 황당한 소리를 들어서인지 머리가 띵했다. “……설마 연애할 상대가 저라는 건 아니겠죠?” “왜 아니야. 맞아.” 우리가 그럴 만한 사이였나요? 대체 왜요! “미치셨어요?” 로맨스를 논하기에는 불건전한 히스토리가 너무 긴 두 사람… ‘갑’이 뒤늦게 깨달은 순정은 ‘을’에게 닿을 수 있을까?
그녀, 송윤서. “이제 인정하자, 우리. 예전과 같을 수 없어. 성별이 다른 친구라는 건 그런 거야.” 오랜 친구였던 그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흐른다. 그, 서이준. “그래, 인정할 수밖에.” 오랜 친구였던 그녀는 여자가 아니라고 수없이 되뇌었다. 그러나 이제 더는, 안 되겠다. 이준은 그를 피해 나가려는 윤서의 손목을 거칠게 끌어당겼다. “……왜 이래?” 다시 소파에 끌어 앉힌 이준은 윤서의 어깨 옆을 단단히 짚고 선 채 나직이 읊조렸다. “친구, 그만하자.” 무너졌다. 아슬아슬하게 세워두었던 경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