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
작가별보라
0(0 명 참여)

최초의 인류이며 위대한 기적을 일으키는 아담. 그런 아담의 재림으로 태어난 황제 ‘체사레’. 그리고…. 아담인 황제를 위해 태중부터 그의 아내로 점 처진 이브 ‘잔느’. 황제에게 아내는 그녀가 유일하다. 황제의 자식들을 낳은 여자 또한 그녀가 유일했다. 그런데도 여태 그녀는 황후가 아니었다. “이혼하고 싶어요.” 잔느는 남편을 감내하는 일이 이제 버거웠다. 여섯의 아이를 낳고도 그럼에도 또 그녀의 평평한 배를 더듬는 그를…. “그대를 위하지 않은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어.” “알고 있어요.” “그럼….” “하지만 믿지 않아요. 폐하의 사랑을….” 사랑으로 가득했던 잔느는 아이들을 버리고서라도 도망치려 하고, 체사레는 자신만을 오롯이 바라봤던 잔느가 달라지기 시작한 8년 전의 일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네가 무엇이든 사랑한다는 고백이 왜 너를 상처 입히는지 모르겠어.” 순정이 부서진 잔해 속에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3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판 소설 중 상위 37.19%

👥

평균 이용자 수 536

📝

전체 플랫폼 평점

8.6

📊 플랫폼 별 순위

8.35%
N003
100.00%
N002

🏆명작의 제단

✔️이 작품은 명작👑입니까?

* 100명이 선택하면 '명작' 칭호가 활성화 됩니다.

'명작'의 태양을 라이징 해보세요.

별보라작가의 다른 작품46

thumnail

딥 페일(Deep Pale)

※본 도서는 폭행 및 강압적인 성행위 묘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오빠는 안 무서워. 날 지켜 줄 거니까. 그렇지?’ 아름다운 얼굴에 부유한 집안. JS호텔의 상속녀로 남부러울 것 없이 사는 윤희원. 그러나 현실은 폭력적인 아버지의 감시와 손찌검에 속에 노출된 사생아다. 그러던 어느 날 기억마저 흐릿한 사고 이후로 그녀에겐 경호원이 생기게 된다. 차건혁. 재규어처럼 검고 무감정한 남자. 어디서 무얼 하다 왔는지 베일에 싸인 남자는 희원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질투만큼 선명한 사랑의 반증도 없으니까.” “…….” “저도 질투했습니다.” 넋이 나간 희원을 향해 남자가 시선을 들었다. 기어이 사랑에 빠지는 구나…. 입술을 깨물었다. 희원은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운명에 눈을 감았다. 믿고 있었다. 결코 그의 총구는 자신을 겨누지 않을 거란 걸. 그러나 그 확신은 단 몇 년 만에 보기 좋게 산산조각 나고…. “난 앞으로 너에게 아주 길고 지겨운 벌을 내릴 거거든.” 그녀가 길들이고 버린 짐승은 길고 바닥을 알 수 없는 터널을 지나 그녀 앞에 섰다.

thumnail

가시와 요람의 조각

『기사에게는 수발을 들 하인인 종자와 기사를 보좌해야 할 종 기사. 그리고 그의 밤을 따르며 침상을 데워야 할 계집종이 있어야 한다.』 그웬델의 영주 엔디미온은 자신의 계집종인 마리가 우는 걸 싫어했다. 정말 끔찍이도 싫어해서, 그녀가 눈물을 보일 때마다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했다. 그런 주제에 마리를 괴롭히고 좀먹는 데는 가장 열심이었다. “넌 정말, 타고난 계집이야.” “으, 흐윽…….” 마리는 울음을 터트렸다. 노예이되 아내이며, 종이되 기사의 여자인 계집종이 종잡을 수 없는 사내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눈물 젖은 얼굴을 보여주어야 했다. 흐려진 눈앞에 엔디미온의 얼굴이 보였지만 손등으로 눈물을 닦지 않고 기다렸다. 그가 무너지며 매달리길. 자신의 작은 얼굴을 잡고 속을 끓이길.

thumnail

브로큰 트랩(Broken Trap)

“나랑 결혼한 거 정말로 그 여자를 닮아서예요?” 송현이 물었다. 윤승하는 표정이 없었다. . . . 상사인 윤승하를 짝사랑하는 송현. 부산 출장 이후로 부쩍 가까워진 그와 결국 아이를 가지고 결혼까지 했지만…. ‘그 여자 데리고 도망까지 쳤다고 하더라고. 그 여자랑 같이 살고 싶었다나 봐. 자기 매제의 애까지 낳은 여자인데 말이지.’ 또박또박한 음성이 머릿속을 울렸다. 송현은 그제야 진실을 알게 된다. “나랑 결혼한 거 정말로 그 여자를 닮아서예요?” 그 여자를 가질 수 없어서 대신 가진 거라고. 그 말은 송현에게 윤승하가 이따금 보여 주던 진심들은 전부 그녀의 것이 아니란 말처럼 들렸다. 그러니 그 다정함도 그 자상함도 전부 제 것이 아닌 그 여자의 것…. “그렇다면 어떡할 건데.” 사선으로 시선을 떨어트린 송현의 귓가에 건조한 이죽거림이 흩어졌다. “송현아.” 그가 나직이 그녀를 불렀다. 고개를 들지 않자 커다란 손이 턱을 들어 올렸다. 송현은 멍한 눈으로 남자를 응시했다. 단 한 번도 남편으로 느껴진 적이 없는 남자는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그 여자 대신으로 가진 거라면 어떡할 건데.” 브로큰 트랩 中 표지 일러스트: 진사 타이틀 디자인: 도씨

thumnail

잿더미 황후

아내 아프로사를 잃은 황제 에일렉.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이들을 처단하고도 모자라 황궁을 불 태우고 자신마저 죽음을 맞이했지만 눈을 떠 보니 과거로 돌아와 있다. “하나씩 바꿀 거야.” 너를 위해서. 신이 나를 다시 살게 한 이유는 너를 다시 가지게 하기 위함이니까. 또다시 아내와 아이를 잃지 않기 위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에일렉. 그의 사랑은 어느새 맹목적인 집착으로 변해 간다. “왜 이래. 당신 왜 이러는 거야?” “너야말로.” “내가 뭘?” “너야말로 왜 이래.” “…….” “넌 내 거야. 내 아내니까. 누가 너를 내게서 훔친 계집 취급한다면 그자의 내장을 파헤치고 뼈를 씹어 먹겠어.” 반면, 아프로사는 달라진 남편의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기묘한 꿈을 꾸고는 혼란스러워 하는데... ‘여기에 네 편은 없어. 그러니 달아나지 않으면 똑같은 최후를 맞이할 거야.’ 남편의 곁에 선 낯선 여자, 초라한 자신의 모습... 현실인 듯 생생한 모습에 구역질이 나고 더 이상 남편을 바라보기가 힘들다. 이것은 과연 모두 꿈일까?

thumnail

선셋글로우

‘왕궁이 불에 휩싸인 밤, 왕자는 매음굴로 도망친다‥…!’ 현신한 용이 다스리는 왕국. 아란칼의 매음굴 롯사에서 창부인 어미와 함께 살아가는 소녀 리시는 어느 푸른 새벽 낡은 계단 아래 몸을 숨긴 왕자 이스카미온과 그의 유모를 구하게 된다. 깊은 화상을 입은 왕자를 치료한 리시. 그리고 눈을 뜬 순간부터 제게 매달리는 소녀를 사랑하게 된 드래곤 왕족의 왕자 이스카미온‥…. “서약의 힘으로 묶인 우리의 사랑이 영원히 영화롭기를.” 포주의 계략으로 어머니를 잃은 리시는 살아남기 위해 이스카미온과 혼약을 요구하게 되고 드래곤으로 각성한 이스카미온은 다시 한번 제게 매달려 오는 소녀의 기사이자 남편으로서 살아가리라 다짐하게 되는데‥…. . . . . “황제에게 황후는 하나뿐이야.” “나한텐 당신의 아내가 될 자격이 없는걸.” ‘왜 그를 소유하는 데 자격이 필요하나. 왜……. 이런 모양인 거지?’ 왕위를 되찾은 것으로 모자라 제국의 황제가 된 이스카미온. 그러나 더는 그의 아내로 살지 않으려 도망치는 리시. “이혼해! 이혼해! 어차피 제대로 된 결혼도 아닌 데 없었던 일로 해!” “좋아. 이혼하지. 그럼 내가 너를 잡아둘 명분이 없겠군.” “무슨…….” “앞으로 너는 내 노예다.” “…….” “짐의 가장 총애하는 시첩으로 아껴주마.” 오한이 그녀를 덮쳐 왔다. 희붐한 달빛이 그를 밝혔다. 짓무르도록 뒤얽혔던 입술이 이마에 내려앉았다.

thumnail

잉첩

황제의 정혼녀이자 서국 공부의 고명딸인 수인의 계집종인 연은 이십 년 전 부모를 잃은 어린 황제의 보모 소녀로 입궁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황제는 장성하여 훤칠한 미장부가 되고 연은 하가하지 못한 채 여전히 그의 옆에 머물고 있는데…. “짐을 아직도 네 작은 아기로 생각하는구나.” “폐하.” “네가 짐의 아기를 수태하지 않는 한 수인은 입궁하지 못해.” 류가 비죽 웃었다. 금속의 촉처럼 뾰족하고 날카로운 미소가 입가에 삐뚜름하게 걸렸다. 연은 입술을 말아 물었다. 류의 손끝이 그녀의 턱 아래 닿았다. “짐과 아기를 만들면 더 이상 짐이 네 아기 같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나는 네 아이의 아버지가 될 테니까.”

thumnail

파랑이 흐른다

“벗어 봐요.” “예?” “벗어야 하잖아.” 그가 웃었다. 연수는 귀를 간질이는 중저음에 고개를 들었다. 눈을 크게 뜨고 깜빡임 없이 그를 마주하자 그가 웃음을 지웠다. “나랑 자려고 여기 온 거 아닙니까.” ‘내 애를 낳으려고 여기 왔잖아요.’ 그가 작게 덧붙였다. 연수는 입술을 말아 문 채 그를 바라보았다. 눈두덩이 파르르 떨렸다. 지그시 닿는 시선이 냉담했다. 그가 다시 ‘이연수 씨’ 하고 불렀다. 아버지를 여읜 채 아픈 어머니와 동생들을 대신해 가장이 된 연수. 국내 거물 정치인이자 아버지의 오랜 친구였던 윤 의원의 아내인 손 여사의 부름에서 황당한 제안을 받게 된다. 그 제안은 바로 손 여사의 딸이자 해신 그룹의 전무인 차태건의 아내인 윤혜인을 대신해 그의 아이를 낳는 것. 대리모도 아닌 ‘씨받이’로 전락하라는 말에 연수는 극구 거절하지만 아픈 어머니를 인질 삼아 협박하는 손 여사로 인해 결국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그렇게 마주한 차태건은 그녀가 오랜 시간 마음에 품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남자였다.

thumnail

개정판 | 드라이 로즈

레드 마피아에게 가족 모두를 잃은 후 미몬드 정신병원에 갇힌 채 겁탈과 폭력 속에서 살아가던 린. 그녀에게 한 줄기 구원 같은 남자였다. “이곳을 나가면 양철통에 제라늄이 피는 집에서, 우리 살아가자.” 하지만 어느 날 에드워드는 발길을 끊고 린은 고통 속에서 몸부림친다. 한편 에드워드의 쌍둥이 형이자 살바토레 패밀리의 중심인 자카리는 동생의 주검을 수습하기 위해 미몬드를 찾고 그곳에서 형제의 연인이었던 린과 조우하게 되는데…. “사랑해. 에드. 제발 이제 뭐든지 다 할 테니까. 가지 마.” “가지 않아. 린…. 우린 영원히 함께야.” 더 이상 그 누구도 자신을 해치지 않는 안온한 방에서 그녀는 달라진 제 연인을 손끝으로 더듬으며 떠오르는 의문을 애써 덮는다. “…변하지 않은 거지? 그대로, 그대로 에드인 거지?” 신분을 감추고 살아가는 남자와 신분을 드러낼 수 없었던 여자의 엇갈린 사랑 -Dry Rose

thumnail

황리비가

*[본 도서에는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구매 시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연 제국의 황녀 희녕은 어느 날 숙부인 익왕 위평의 반정으로 모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졸지에 황녀로서의 지위를 잃고 폐서인이 된 그녀는 황제가 된 위평의 손에 꺼내져 그의 후궁으로서 다시 황궁에 살게 된다. 소중한 이들을 모두 잃고 황녀라는 지위까지 박탈 당한 그녀는 숙부였던 황제의 집착과 애정 속에서 서서히 말라가기 시작하고…. 작품 중에서 “거듭 말한 것 같은데…….” 희녕이 젖은 얼굴로 시선을 들었다. 황제는 평온한 얼굴이었다. 눈물에 입을 맞추던 사내가 귓가에 입술을 댔다. 그는 귓바퀴를 이로 살짝 깨문 뒤 좀 전과 꼭 같은 어조로 속삭였다. “비는 양명전을 나오면 안 됩니다.” “…….” “비는 죽어도 양명전 내 침상에서 내 씨물을 받다 죽어야 합니다.” “…….” “왜냐하면 비는 이제 내 계집이니까.” . . . “우리가 부부로 살기 위해서는 그대의 아비가 죽었어야 했습니다. 아니. 그이는 언제고 죽을 이였습니다. 굳이 짐의 손으로 죽이지 않아도……. 모르셨습니까?” “……그리 말씀하지 마세요.” 희녕이 눈을 부릅떴다. 눈동자에 어린 비탄에 위평은 웃었다. “폐하는, 폐하는…….” “처음부터 나를 위한 자리였습니다.” “…….” “내가 황제가 되어야 했습니다.” 희녕이 그를 노려보았다. 황제는 부드럽게 그녀의 눈가를 더듬었다. 더없이 자상하고 다정한 손길이었다. 이윽고 손길보다 다정한 음성이 그녀를 부수었다. “짐은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대의 아비를 죽인 것. 그대의 사람들을 도살한 것. 위평이 가느다란 미소를 거두어들였다. 그리고는 못을 박듯 단번에 뇌까렸다. “나는 어떤 것도 아깝지 않아.” 희녕을 부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thumnail

순정이 부서진 잔해의 끝에서

최초의 인류이며 위대한 기적을 일으키는 아담. 그런 아담의 재림으로 태어난 황제 '체사레'. 그리고…. 아담인 황제를 위해 태중부터 그의 아내로 점 처진 이브 '잔느'. 황제에게 아내는 그녀가 유일하다. 황제의 자식들을 낳은 여자 또한 그녀가 유일했다. 그런데도 여태 그녀는 황후가 아니었다. "이혼하고 싶어요." 잔느는 남편을 감내하는 일이 이제 버거웠다. 여섯의 아이를 낳고도 그럼에도 또 그녀의 평평한 배를 더듬는 그를…. "그대를 위하지 않은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어." "알고 있어요" "그럼…." "하지만 믿지 않아요. 폐하의 사랑을..." 사랑으로 가득했던 잔느는 아이들을 버리고서라도 도망치려 하고, 체사레는 자신만을 오롯이 바라봤던 잔느가 달라지기 시작한 8년 전의 일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네가 무엇이든 사랑한다는 고백이 왜 너를 상처 입히는지 모르겠어.” 순정이 부서진 잔해 속에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thumnail

매리지 앤 압생트(Marriage and Absente)

본 도서의 경우, 호불호가 나뉘는 내용(강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소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부상을 입고 절벽에서 추락한 기사를 구한 스완. 그러나 눈을 뜬 그는 기억을 잃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마을과 떨어져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스완은 조금씩 그를 사랑하게 되고 어느 날 욕정에 사로잡힌 그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시간이 흘러 스완은 아이를 갖게 되고 그의 정체 또한 드러나게 되는데…. *** “저, 저를 버리신 줄 알고….” 그녀를 내려다보는 시선이 납처럼 차가웠다. “들어가십시오. 빗물이 차갑습니다.” 한참 만에 그의 입술이 떨어졌다. 그를 사랑하는 게 불행처럼 여겨졌다. 어쩌면 그녀의 생에 찾아든 불행 중 가장 큰 불행일지도 몰랐다. “이, 임신한 거 같아요.” 뭉쳐 구겨 놓았던 고백이 터져 나왔다. 그를 바라보고 말할 수 없어서 죄인처럼 고개를 숙였다. “다, 달거리를 하지 않, 않은 지 오래돼서…. 아기를 가진 거 같은데….” 두서없이 주절거리는 속삭임이 너저분했다.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스완은 섧게 눈 밑을 닦으며 그의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 아내로 맞아 주세요. 흐윽, 흐으으흑….” 스완이 대답 없는 남자의 손을 잡았다. 버리지 말아 달라는 구걸을 듣는 남자의 얼굴은 여느 때와 같았다. 스완은 감각 없는 남자의 목을 안고 정신없이 반복했다. “제발, 제발 좋은 아내가 될 테니까. 무엇이든지 할 테니까….”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그는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기다란 팔이 그녀를 안는 일도 없었다. *** “테오도르와 혼인했나? 짐과 한 것처럼.” 황제가 담배 연기를 뿜었다. 발끝이 저릴 정도로 시린 감각이 스완을 덮쳤다. 일러스트: 우문

thumnail

선셋글로우

‘왕궁이 불에 휩싸인 밤, 왕자는 매음굴로 도망친다‥…!’ 현신한 용이 다스리는 왕국. 아란칼의 매음굴 롯사에서 창부인 어미와 함께 살아가는 소녀 리시는 어느 푸른 새벽 낡은 계단 아래 몸을 숨긴 왕자 이스카미온과 그의 유모를 구하게 된다. 깊은 화상을 입은 왕자를 치료한 리시. 그리고 눈을 뜬 순간부터 제게 매달리는 소녀를 사랑하게 된 드래곤 왕족의 왕자 이스카미온‥…. “서약의 힘으로 묶인 우리의 사랑이 영원히 영화롭기를.” 포주의 계략으로 어머니를 잃은 리시는 살아남기 위해 이스카미온과 혼약을 요구하게 되고 드래곤으로 각성한 이스카미온은 다시 한번 제게 매달려 오는 소녀의 기사이자 남편으로서 살아가리라 다짐하게 되는데‥…. . . . . “황제에게 황후는 하나뿐이야.” “나한텐 당신의 아내가 될 자격이 없는걸.” ‘왜 그를 소유하는 데 자격이 필요하나. 왜……. 이런 모양인 거지?’ 왕위를 되찾은 것으로 모자라 제국의 황제가 된 이스카미온. 그러나 더는 그의 아내로 살지 않으려 도망치는 리시. “이혼해! 이혼해! 어차피 제대로 된 결혼도 아닌 데 없었던 일로 해!” “좋아. 이혼하지. 그럼 내가 너를 잡아둘 명분이 없겠군.” “무슨…….” “앞으로 너는 내 노예다.” “…….” “짐의 가장 총애하는 시첩으로 아껴주마.” 오한이 그녀를 덮쳐 왔다. 희붐한 달빛이 그를 밝혔다. 짓무르도록 뒤얽혔던 입술이 이마에 내려앉았다.

thumnail

바이올렛 블룸 외전

우연한 기회로 왕자의 목숨을 구하게 된 빈민가의 고아 소녀 ‘안’. 왕자의 각별한 총애로 왕궁의 시녀로서 살게 되는 행운을 얻는다. 그의 오랜 친구로서 그의 곁에 머물기로 했지만 안은 그를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왕이 된 그의 국혼이 다가오고 그녀의 오랜 짝사랑 또한 끝을 맺을 시간이 다가오는데…. “남자가 그렇게 좋아?” “…말씀이 지나치세요.” 안은 낯을 일그러트렸다. 그녀는 눈에 불을 붙인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표정이 몹시도 험악했다. “그렇잖아. 아주 미친 것처럼 이 남자 저 남자….” “선을 보는 게 어때서요? 저도 시집을 갈 나이인걸요.” 안은 입술을 깨물었다. 레녹이 느리게 입술을 열었다. “…대체 뭐가 문젠데?” “무슨 말씀이세요?” 안의 물음에 레녹이 속눈썹을 잘게 떨었다. 이윽고 그물 같은 손이 그녀를 붙잡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안은 악, 하고 소리를 지르며 눈을 감았다. 다행히 벽에 뒤통수가 박히기 전 그의 손이 머리를 감쌌다. 안은 바르르 떨며 그를 노려보았다. “넌 내가 싫다고 했잖아.” “무슨,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어요.” 안은 당혹감에 눈을 깜빡였다. 그때의 일을 말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떠올리기 싫은 일을 파고드는 남자가 당황스러웠다. 호흡이 삐걱거리며 낯이 타올랐다. 그 모습에 레녹이 일그러졌다. “분명히 싫다고 그랬어.” “폐하.” “내가 그렇게 끔찍했어?” 일러스트: Dd

thumnail

늪과 개

작가별보라
CPR

[본 도서의 경우, 호불호가 나뉘는 내용(강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소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약혼자와 결혼식을 앞두고 납치를 당한 연조. 부딪혀 오는 체온과 낯선 신음 속에서 깨어나 자신을 범하고 있는 남자를 바라본다. “깨어났어?” 평온하고 나른한 목소리. 발그스름하게 상기된 얼굴. 긴 시간 곪아간 사랑의 궤적……. 결코 낯설 수 없는 남자다. “연조야.” 낮은 목소리가 목덜미에서 울린다. 두 눈에 깔린 음울함이 짙었다. 연조는 하얀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마음에 안 들어?” “뭐, 뭐가?” “내 키스 말이야.” 비음 섞인 물음이 야릇했다. 혼미한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손등으로 이마와 눈을 비볐다. 다른 사람이 아니다. 한기조. 한기조가 맞다. 얼얼한 낯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느리게 타고 오르는 불안이 맥박치는 중심을 물고 질겅질겅 씹었다. 헐떡이다 말고 비어져 나오는 울음을 삼켰다. 별안간에 한 가지가 궁금하다. 왜 이렇게 된 거지? 뭐가 잘못된 걸까. . . “씨발. 너는 예전부터 사람 하나 아주 병신 만드는 데는 도가 텄어.” 연조는 그가 불룩한 앞섶을 어쩌지 못해 씩씩대는 것을 바라보았다. 사람 하나 병신 만드는 데 도가 텄다고 했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사람을 늘 병신으로 만드는 건 그녀가 아니라 눈앞의 남자였다. 불현 듯 그가 씨근덕거리며 뇌까렸다. “하긴 좆도 상관없으니까 다른 새끼를 만나는 거겠지?” “…….” “말해. 날 사랑한다고. 날 사랑해서 괴롭다고.” 개암 색 눈동자가 쓰라렸다. 울음에 혀가 아렸다. 연조는 그가 앓고 있는 것인지 제 심장이 알알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thumnail

선셋글로우 외전

‘왕궁이 불에 휩싸인 밤, 왕자는 매음굴로 도망친다‥…!’ 현신한 용이 다스리는 왕국. 아란칼의 매음굴 롯사에서 창부인 어미와 함께 살아가는 소녀 리시는 어느 푸른 새벽 낡은 계단 아래 몸을 숨긴 왕자 이스카미온과 그의 유모를 구하게 된다. 깊은 화상을 입은 왕자를 치료한 리시. 그리고 눈을 뜬 순간부터 제게 매달리는 소녀를 사랑하게 된 드래곤 왕족의 왕자 이스카미온‥…. “서약의 힘으로 묶인 우리의 사랑이 영원히 영화롭기를.” 포주의 계략으로 어머니를 잃은 리시는 살아남기 위해 이스카미온과 혼약을 요구하게 되고 드래곤으로 각성한 이스카미온은 다시 한번 제게 매달려 오는 소녀의 기사이자 남편으로서 살아가리라 다짐하게 되는데‥…. . . . . “황제에게 황후는 하나뿐이야.” “나한텐 당신의 아내가 될 자격이 없는걸.” ‘왜 그를 소유하는 데 자격이 필요하나. 왜……. 이런 모양인 거지?’ 왕위를 되찾은 것으로 모자라 제국의 황제가 된 이스카미온. 그러나 더는 그의 아내로 살지 않으려 도망치는 리시. “이혼해! 이혼해! 어차피 제대로 된 결혼도 아닌 데 없었던 일로 해!” “좋아. 이혼하지. 그럼 내가 너를 잡아둘 명분이 없겠군.” “무슨…….” “앞으로 너는 내 노예다.” “…….” “짐의 가장 총애하는 시첩으로 아껴주마.” 오한이 그녀를 덮쳐 왔다. 희붐한 달빛이 그를 밝혔다. 짓무르도록 뒤얽혔던 입술이 이마에 내려앉았다.

thumnail

춘설

목이 희고 허리가 잘록한 데 비해 얼굴선은 둥글고 눈꼬리는 새침한 계집. 오나라 수방의 궁녀 은환은 태후의 눈에 들어 황상의 하룻밤 여인으로 밀어 넣어진다. “너는 아리따우니까. 황상은 기꺼이 너를 품으리라.” 궁 밖, 돌볼 이 하나 없는 어머니에게로 돌아가고 싶던 그녀는 황제의 동정만을 거둔 뒤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내게 지어미는 너 하나야.” “대혼례를 올린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지어미가 둘이 되겠죠!” 노비 출신인 비첩의 딸이라 번듯한 신분의 사내와는 혼인할 수 없는 몸. 어느 사내의 첩으로 살기 싫어 도망쳤으나 황제의 첩이 되었다. “…싫어.” “입만 살아 지아비의 신경을 박박 긁지.” “흑, 흐윽….” “밑구멍은 이렇게 오물오물 잘 받아먹으면서.” “아, 하윽!” “너만이 짐의 아내다. 짐의 사랑스러운 부인은 그것을 잊으면 안 돼.” 연모해달라 청하던 황제는 지존이 아닌 사내였다. 그런 형편없고 허황된 속삭임에 달콤함을 느낄 만큼 어리석어서는……. 은환은 모든 것을 잊고 싶었다.

thumnail

황리비가

*[본 도서에는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구매 시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연 제국의 황녀 희녕은 어느 날 숙부인 익왕 위평의 반정으로 모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졸지에 황녀로서의 지위를 잃고 폐서인이 된 그녀는 황제가 된 위평의 손에 꺼내져 그의 후궁으로서 다시 황궁에 살게 된다. 소중한 이들을 모두 잃고 황녀라는 지위까지 박탈 당한 그녀는 숙부였던 황제의 집착과 애정 속에서 서서히 말라가기 시작하고…. 작품 중에서 “거듭 말한 것 같은데…….” 희녕이 젖은 얼굴로 시선을 들었다. 황제는 평온한 얼굴이었다. 눈물에 입을 맞추던 사내가 귓가에 입술을 댔다. 그는 귓바퀴를 이로 살짝 깨문 뒤 좀 전과 꼭 같은 어조로 속삭였다. “비는 양명전을 나오면 안 됩니다.” “…….” “비는 죽어도 양명전 내 침상에서 내 씨물을 받다 죽어야 합니다.” “…….” “왜냐하면 비는 이제 내 계집이니까.” . . . “우리가 부부로 살기 위해서는 그대의 아비가 죽었어야 했습니다. 아니. 그이는 언제고 죽을 이였습니다. 굳이 짐의 손으로 죽이지 않아도……. 모르셨습니까?” “……그리 말씀하지 마세요.” 희녕이 눈을 부릅떴다. 눈동자에 어린 비탄에 위평은 웃었다. “폐하는, 폐하는…….” “처음부터 나를 위한 자리였습니다.” “…….” “내가 황제가 되어야 했습니다.” 희녕이 그를 노려보았다. 황제는 부드럽게 그녀의 눈가를 더듬었다. 더없이 자상하고 다정한 손길이었다. 이윽고 손길보다 다정한 음성이 그녀를 부수었다. “짐은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대의 아비를 죽인 것. 그대의 사람들을 도살한 것. 위평이 가느다란 미소를 거두어들였다. 그리고는 못을 박듯 단번에 뇌까렸다. “나는 어떤 것도 아깝지 않아.” 희녕을 부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thumnail

새비지 캐슬

“난 내 계집을 공유할 마음 없습니다. 여자를 나눠 쓰는 건 취향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숙부의 모반으로 인해 왕좌를 떠나 트라바스타의 한적하고 척박한 영지 루그둔으로 숨어든 국왕 시빌 반 리카를로. 그를 노예 삼은 가엽고 아름다운 아가씨 엘제 폰 로아테. 어느 비 내리는 초여름. 영주의 어리고 연약한 외동딸 엘제는 성을 들른 노예 상에게서 아름다운 소년을 얻게 된다. 그의 신분이 추격을 피해 달아난 소년 왕이란 걸 모른 채 그에게 ‘이안’이란 이름을 주고 하염없이 소년을 사랑하게 된 엘제. 그러나 그는……. “내가 그렇게 좋습니까?” 피가 식었다. 엘제가 무너질 것 같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오늘 밤도 와야 해.” 이젠 중요하지 않았다. 이젠 회복될 수 없다는 걸 안다. 엘제는 그의 마음을 영영 얻지 못할 것이고. 그는 엘제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오늘 밤도 날 안아줘야 해.” 기한이 정해져 있는 관계라면, 끝이 멀지 않은 관계라면 엘제는 악착같이 그에게 매달려 있을 작정이었다. 억지로라도 그를 가져 갈취할 예정이었다. 그럼 죽을 때도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다가 죽어도. 이안이 한 자락 내어 준 것을 닳도록 쓰다듬으며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 “누, 누구…….” 비리디언 빛 눈동자가 기억 속 남자의 것이란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다. “내가 정말 누군지 모르겠어?” 다정한 물음이었다. 그가 두려움에 절여진 엘제의 턱을 잡고 들어올렸다. 엘제는 엉거주춤하게 그를 마주 보았다. “짐이 정녕 누군지 몰라?” 턱을 쥔 손을 걷어 내기 위해 바르작거리다 손가락이 움켜잡혔다. 그악스러운 힘이었다. 엘제는 감옥 속에서 그의 얼굴을 더듬었다. 더욱 여물고 단단해진 윤곽은 베일 듯 날카로웠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쉼 없이 눈물이 흘렀다. “나, 나…….” “키스해 봐.” 단조로운 명령이 엘제의 뒷말을 잘랐다. 무거운 몸을 가누지 못한 엘제가 기우뚱 쓰러지려 하자 다시 커다란 손이 다가와 그녀를 움켜쥐었다. ‘아가……. 네가 지금 아비를 찾는 것이 의미 있을까.’ 엘제는 시선을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배 속의 아이가 발을 구르는 듯했다.

thumnail

어나더 투나잇

3년 전 우태한에게 일방적으로 이혼 당한 지은수. 전남편이 뭘 하고 살든 어떤 여자와 재혼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 대상이 유정하라는 걸 알게 되자 생각이 바뀐다. 그녀는 유정하와의 재혼을 파투 낼 생각으로 우태한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 “유정하한테 말할 거야.” “뭘.” “나랑 잔 거.” 새어 나온 정액으로 젖은 팬티를 벗어 그의 앞에 던졌다. 남자의 시선이 엉망이 된 속옷에 닿았다. 그녀는 가슴속 깊이 칼 한 자루처럼 품었던 패를 내밀었다. 애초에 이걸 노리고 달려든 일이었다. 어렵게 달성한 작전이니 원하는 걸 말해야 했다. “유정하는 싫어.” 입술을 말아 물었다. 감히 ‘좋다’ ‘싫다’ 말할 계제가 아니란 걸 안다. 그래도 유정하는 싫었다. 굳이 그 여자여야 한다면 양육권은 그녀가 갖고 싶었다. “알아. 나도 오빠가 원하는 여자를 좋다 싫다 할 권리 없는 거. 그럴 주제 못 되는 거 다 알아. 그럼 양육권이라도 나한테 줘.” 그를 보지 않고 속에 있던 걸 전부 게워냈다. 유정하만큼은 싫다는 말……. 그 말을 하는 게 왜 그렇게 자존심이 상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엄마였다. 엄마라서 자존심보다 아이가 중요했다. 그녀를 끔찍이도 경멸하고 싫어하는 여자에게, 제 아이를 맡기고 싶지 않았다. “말해.” 나직한 음성이 매끄러웠다. 동요하는 기색도 없었다. 차마 마주 보지 못해 시선을 내리깔고 있던 은수가 절망적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나랑 잤다고.”

thumnail

재와 꽃

자신을 원수처럼 여기는 여자, 선유영과 사랑에 빠진 하윤백. 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서남 건설 사장의 딸과 정략결혼을 감행한다. “당신이랑 만나지 말 걸 그랬어. 사랑하지 말걸….” 유영은 그런 선택을 한 윤백을 이해할 수 없다.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그는 절대 놓아주지 않고…. “살아 있는 동안에는 넌 날 못 벗어나.” 일러스트: 추혜연

thumnail

가시와 요람의 조각

『기사에게는 수발을 들 하인인 종자와 기사를 보좌해야 할 종기사. 그리고 그의 밤을 따르며 침상을 데워야 할 계집종이 있어야 한다.』 그웬델의 영주 엔디미온은 자신의 계집종인 마리가 우는 걸 싫어했다. 정말 끔찍이도 싫어해서, 그녀가 눈물을 보일 때마다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했다. 그런 주제에 마리를 괴롭히고 좀먹는 데는 가장 열심이었다. “넌 정말, 타고난 계집이야.” “으, 흐윽…….” 마리는 울음을 터트렸다. 노예이되 아내이며, 종이되 기사의 여자인 계집종이 종잡을 수 없는 사내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눈물 젖은 얼굴을 보여주어야 했다. 흐려진 눈앞에 엔디미온의 얼굴이 보였지만 손등으로 눈물을 닦지 않고 기다렸다. 그가 무너지며 매달리길. 자신의 작은 얼굴을 잡고 속을 끓이길.

thumnail

유실

기억을 잃고 병원에서 깨어난 유원. 열여섯 이후의 삶을 잊어버린 채 고향 산천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런 유원을 맴도는 의뭉스러운 남자. 권승주. 유원은 그에게 속절없는 끌림을 느끼게 되지만…. *** “…어떤 사람이에요?” “누굴 말하는 겁니까.” “당신 아내.” 유원의 눈가에 금이 갔다. ‘아내’라는 단어를 머금을 때 가슴이 아팠다. “내 아내라….” “생각했어요. 당신 아내 말이에요. 사실….” 눈 밑의 도톰한 살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남자의 서랍에서 꺼내 본 액자를 떠올렸다. 얼굴이 잘린 사진…. 누가 그 여자의 얼굴을 도려낸 걸까. “말해요. 계속.” “봤어요.” “무얼.” “사진.” “내 아내의 사진 말입니까.” “…네.” 유원은 고개를 숙였다. 권승주가 ‘아내’란 말을 할 때마다 심장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 정말이지 다른 여자의 남자를 탐하는 기분이란…. “그래서?” “네?” “그래서 어땠는데요?” 권승주가 물었다. 지독히도 무감한 얼굴이었다. 무슨 대답을 바라는지 알 수 없었다. “궁금하지 않습니까. 내 아이의 엄마에 대해서.” 그가 속삭였다. 유원은 다물린 입술을 잘게 떨었다.

thumnail

새비지 캐슬

“난 내 계집을 공유할 마음 없습니다. 여자를 나눠 쓰는 건 취향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숙부의 모반으로 인해 왕좌를 떠나 트라바스타의 한적하고 척박한 영지 루그둔으로 숨어든 국왕 시빌 반 리카를로. 그를 노예 삼은 가엽고 아름다운 아가씨 엘제 폰 로아테. 어느 비 내리는 초여름. 영주의 어리고 연약한 외동딸 엘제는 성을 들른 노예 상에게서 아름다운 소년을 얻게 된다. 그의 신분이 추격을 피해 달아난 소년 왕이란 걸 모른 채 그에게 ‘이안’이란 이름을 주고 하염없이 소년을 사랑하게 된 엘제. 그러나 그는……. “내가 그렇게 좋습니까?” 피가 식었다. 엘제가 무너질 것 같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오늘 밤도 와야 해.” 이젠 중요하지 않았다. 이젠 회복될 수 없다는 걸 안다. 엘제는 그의 마음을 영영 얻지 못할 것이고. 그는 엘제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오늘 밤도 날 안아줘야 해.” 기한이 정해져 있는 관계라면, 끝이 멀지 않은 관계라면 엘제는 악착같이 그에게 매달려 있을 작정이었다. 억지로라도 그를 가져 갈취할 예정이었다. 그럼 죽을 때도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다가 죽어도. 이안이 한 자락 내어 준 것을 닳도록 쓰다듬으며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 “누, 누구…….” 비리디언 빛 눈동자가 기억 속 남자의 것이란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다. “내가 정말 누군지 모르겠어?” 다정한 물음이었다. 그가 두려움에 절여진 엘제의 턱을 잡고 들어올렸다. 엘제는 엉거주춤하게 그를 마주 보았다. “짐이 정녕 누군지 몰라?” 턱을 쥔 손을 걷어 내기 위해 바르작거리다 손가락이 움켜잡혔다. 그악스러운 힘이었다. 엘제는 감옥 속에서 그의 얼굴을 더듬었다. 더욱 여물고 단단해진 윤곽은 베일 듯 날카로웠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쉼 없이 눈물이 흘렀다. “나, 나…….” “키스해 봐.” 단조로운 명령이 엘제의 뒷말을 잘랐다. 무거운 몸을 가누지 못한 엘제가 기우뚱 쓰러지려 하자 다시 커다란 손이 다가와 그녀를 움켜쥐었다. ‘아가……. 네가 지금 아비를 찾는 것이 의미 있을까.’ 엘제는 시선을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배 속의 아이가 발을 구르는 듯했다.

thumnail

데드 독

※본 작품은 강압적 관계 및 선정적인 단어, 호불호를 탈 수 있는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가끔 권무영이 내게 이렇게 가혹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때 일을 전부 되돌려 주고 싶어서 이러는 걸까. 그러나 내 물음에 권무영은 우스운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처럼 담배를 물고 웃었다. “넌 그 옛날 일이 아직도 기억나?” “그래서 날 싫어하는 줄 알았어.” 내가 널 그렇게 망쳐서. 나한테 이렇게 못되게 구는 건 줄 알았어. 그런데…. “라희야.” 담뱃재를 턴 권무영이 나를 돌아보았다. 그는 내 벗은 가슴으로 손을 뻗었다. 내 손을 전부 삼킬 만큼 길고 두툼한 손에 젖가슴이 꽉 찼다. “움직여.”

thumnail

더티 캔디 (Dirty Candy)

‘아쉬운 새끼가 기는 거야. 정세진.’ 그가 탁한 연기를 뱉어 내며 웃었다. 눈 밑이 꿈틀거렸다. 그러니까 건오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세상에 그녀는 없었다. 그런데…. “너 임신했어.” “안 믿겨?” “어?” 정세진이 고개를 들었다. 건오는 봉긋한 아랫입술을 지그시 눌렀다. 문득 세진이 중얼거렸다. “낙태하라고 할 줄 알았는데.” 건오는 낯을 굳혔다. 세진은 그가 생각한 것과 반대의 말을 하고 있었다. “안 낳겠다고?” “왜, 왜 낳아야 해?” 세진이 그를 보았다. 겨우 이런 일로 피가 식을 줄은 몰랐으나 그는 급격히 떨어지는 심장 박동 수에 무표정해질 수밖에 없었다.

thumnail

개정판 | 미망의 연인

본 작품은 피버, 드라이 로즈와 연작입니다. “내가 무서워?” 설렘과 긴장으로 점철된 인천 국제공항, 여대생 윤사월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이모가 있는 시카고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마약중매상이자 이탈리아계 마피아들에게 뒤를 쫓기고 있는 렉시 청을 만나 속임수에 빠지게 되고 그로 인해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발을 붙잡히게 된다. 한편 시카고에 거주 중인 시칠리아 마피아 ‘보르조스 패밀리’의 카포인 안토니오 디 보르조스는 렉시 청을 뒤쫓다 윤사월을 만나게 되고 알 수 없는 이끌림에 그녀에게 집착하게 되는데…….

thumnail

순정적 포로

정령이 사라진 시대. 황폐화되어 가는 영토로 인한 전쟁에서, 렌은 하이페른의 왕자 알페우스의 포로 신세가 되었다. 게일의 전사로서 수치와 굴욕을 견뎌내던 그때 위대한 샤먼이자 돌아가신 할머니 탈리아로부터 계시가 내려온다. ‘매개자를 낳아 부족을 구원해라. 그것이 네 남은 삶의 몫이다.’ 그리고 부족의 철천지원수인 왕자가 매개자를 잉태하기 위해 필요한 사내임을 직감하는데. * 렌은 자유로운 한 손으로 어깨 끈을 풀었다. 가죽 슬립이 툭하고 떨어졌다. “이걸 원한 게 아니었어?” “누가?” “난 바보가 아니야.” 렌이 말했다. 왕자는 어느 때보다 차가운 눈이었다. 렌은 웅크린 어깨를 펴며 한 걸음 내디뎠다. 왕자는 물러나지 않았다. 손을 뻗었다. 매섭게 내치리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는 손길을 받아들였다. “알고 있어.” “무얼?” “나와….” “피를 질질 흘리며 매 시간 붕대를 갈아야 하는 계집과 무얼 하고 싶어 한다고?” 왕자가 냉소했다. 얼음 같은 벽안이 렌의 벗은 가슴을 훑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싸구려처럼 굴지 마.” “나 따먹고 싶잖아.” “입조심하고.” “맞잖아. 나 따먹고 싶은 거.” “입조심하라고 했어.” “하!” 렌은 뒤틀릴 대로 뒤틀린 심보로 그를 노려보았다. 누구는 좋아서 이러는 줄 아나? 렌으로 말하자면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그래도 해야 하니까. 이건 임무였다. “날 따먹고 싶어서 별짓을 다 하는 주제에!” 렌은 신랄했다. 잘생긴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턱을 살짝 당기고 입술을 깨물자 긴 손가락이 다가와 입술을 쓰다듬었다. 그는 발기한 상태였다. “나하고 저녁 먹자며?” “저녁을 먹잔 거지, 널 엎어 놓고 박겠다는 소리가 아니거든.” “그거나 이거나. 내가 어린앤 줄 알아? 왜 애새끼 취급을…!” “다르지.” 말허리가 잘렸다. 렌은 아랫도리를 세운 채 그녀의 입술만 쓰다듬는 남자를 노려보았다. 살벌한 시선과 달리 손길은 부드러웠다. 그는 입술을 깨문 이를 툭툭 쳤다. ‘깨물지 마.’ 그가 약하게 속삭였다. “나는 널 애 취급하는 게 아니야.” “그럼?” “여자로 대하는 거지. 계집이 아니라 여자.” 왕자가 입꼬리를 당기며 렌의 턱을 들어 올렸다. “한번 따먹고 버릴 거였으면 진작 엎어 놓고 박았어.” 순정적 포로 中

thumnail

임신 속박

※ 본 도서에는 선정적인 단어 및 비도덕적인 인물, 강압적인 행위 묘사 등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누나. 나 안 보고 싶었어?” 남편이 진 빚 때문에 폐창고로 붙잡혀 온 유은은 그곳에서 한 남자와 맞닥뜨렸다. 어린 시절 남매와 다름없이 함께 자랐던 남자, 그러나 가장 완벽한 타인이었던 권범혁을. 오랜만에 마주한 범혁은 이전보다 더한 집착과 광기를 품은, 비리고 차가운 냄새를 풍기는 남자가 되어 있었다. “네 각막부터 콩팥에 심장까지 다 떼다 팔아도 빚 못 갚아.” “나는, 나는….” “그런데 나는 누나 콩팥에는 관심이 없어.”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유은에게 범혁은 예상치 못한 제안을 건넨다. “나는 이게 필요한데.” “무슨….” “네 아기집.” 산뜻한 미소를 머금은 그가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아기가 필요해서. 누나 애면 좀 예쁠 것 같은데.”

thumnail

황리비가

* 본 작품은 강압적 관계 및 노골적인 표현 등 자극적인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연 제국의 황녀 희녕은 어느 날 숙부인 익왕 위평의 반정으로 모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졸지에 황녀로서의 지위를 잃고 폐서인이 된 그녀는 황제가 된 위평의 손에 꺼내져 그의 후궁으로서 다시 황궁에 살게 된다. 소중한 이들을 모두 잃고 황녀라는 지위까지 박탈 당한 그녀는 숙부였던 황제의 집착과 애정 속에서 서서히 말라가기 시작하고…. <작품 중에서> “거듭 말한 것 같은데…….” 희녕이 젖은 얼굴로 시선을 들었다. 황제는 평온한 얼굴이었다. 눈물에 입을 맞추던 사내가 귓가에 입술을 댔다. 그는 귓바퀴를 이로 살짝 깨문 뒤 좀 전과 꼭 같은 어조로 속삭였다. “비는 양명전을 나오면 안 됩니다.” “…….” “비는 죽어도 양명전 내 침상에서 죽어야 합니다.” “…….” “왜냐하면 비는 이제 내 계집이니까.” . . . “우리가 부부로 살기 위해서는 그대의 아비가 죽었어야 했습니다. 아니. 그이는 언제고 죽을 이였습니다. 굳이 짐의 손으로 죽이지 않아도……. 모르셨습니까?” “……그리 말씀하지 마세요.” 희녕이 눈을 부릅떴다. 눈동자에 어린 비탄에 위평은 웃었다. “폐하는, 폐하는…….” “처음부터 나를 위한 자리였습니다.” “…….” “내가 황제가 되어야 했습니다.” 희녕이 그를 노려보았다. 황제는 부드럽게 그녀의 눈가를 더듬었다. 더없이 자상하고 다정한 손길이었다. 이윽고 손길보다 다정한 음성이 그녀를 부수었다. “짐은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대의 아비를 죽인 것. 그대의 사람들을 도살한 것. 위평이 가느다란 미소를 거두어들였다. 그리고는 못을 박듯 단번에 뇌까렸다. “나는 어떤 것도 아깝지 않아.” 희녕을 부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thumnail

애니멀 엔딩

행성의 충돌로 에스퍼라 불리는 신인류의 신세계가 열린 지 120년. 어느 날 지구에서 가장 핫한 남자이자 걸어 다니는 살상 무기라 불리는 S급 에스퍼인, 웨스턴의 국왕 트로이 하워드가 이스턴의 왕궁을 방문한다. 이스턴 왕녀 잔의 시녀로 일하던 르웬 브로디는 그의 야릇하고 관능적인 시선 속에서 아찔한 유혹을 받게 되는데…. *** “…여긴 어쩐 일이세요?” “브로디 양이 돌아올 것 같지 않아서 기다렸습니다.” 벽에 기댔던 몸을 바로 한 그가 한 걸음 다가왔다. 르웬은 불편한 얼굴로 걸음을 물렸다. 왕이 하얗게 굳은 르웬의 얼굴을 움켜잡았다. 르웬이 털어 내듯 그의 손을 걷어 냈다. “무슨, 무슨….” “뭘 거 같아요?” 고개를 비스듬히 돌린 채 시선을 떨어트리고 있던 르웬이 놀라 고개를 들었다. 일그러질 줄 알았던 왕은 여전히 나긋하고 부드러웠다. “비켜 주세요.” “싫은데.” “제게 더 볼일이 남았단 말인가요?” “예.” “무슨 일인데요?” 르웬이 낯을 굳힌 뒤 차갑게 쏘아붙였다. 왕이 입술 끝을 움직여 매끄럽게 미소 지었다. “나랑 잘래요?”

thumnail

세계 제일의 보통 연애

CIA의 어수룩한 인턴 송아리. 복사기만 돌리기를 몇 달째, 드디어 일다운 일이 주어지나 싶더니. “리암이 카불로 갔다. 인력 보충을 위해 너희가 투입된다.” 방아쇠의 ‘방’자도 당길 줄 모르는 그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무장 괴한을 마주하게 되고. “아악! 아저씨……! 죽이지 마세요!” “살려 주시면 뭐든지 다 할게요! 제발요.” 총구가 이마에 닿고 시린 눈이 목덜미를 향하며 한 발만 더 가면 죽음. 그런데, 입술을 비집고 들어오는 이 물컹한 느낌은……? “가자. 병아리야.” 용병 회사 ADOS의 회장이자 로레이가의 후계자, 클라크 로레이. 그는 그녀를 자신의 안전가옥으로 홀랑 옮겨 놓는데……. “내 여자라느니 그런…… 이상한 말 자꾸 하지 말아요.” “주운 사람이 임자란 말 몰라? 은인에게 좀 더 상냥해져 봐.” 결코 평범해질 수 없는 특별한 남자의 보통 사람처럼 사랑하고픈 이야기. 「세계 제일의 보통 연애」

thumnail

유실

기억을 잃고 병원에서 깨어난 유원. 열여섯 이후의 삶을 잊어버린 채 고향 산천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런 유원을 맴도는 의뭉스러운 남자. 권승주. 유원은 그에게 속절없는 끌림을 느끼게 되지만…. *** “…어떤 사람이에요?” “누굴 말하는 겁니까.” “당신 아내.” 유원의 눈가에 금이 갔다. ‘아내’라는 단어를 머금을 때 가슴이 아팠다. “내 아내라….” “생각했어요. 당신 아내 말이에요. 사실….” 눈 밑의 도톰한 살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남자의 서랍에서 꺼내 본 액자를 떠올렸다. 얼굴이 잘린 사진…. 누가 그 여자의 얼굴을 도려낸 걸까. “말해요. 계속.” “봤어요.” “무얼.” “사진.” “내 아내의 사진 말입니까.” “…네.” 유원은 고개를 숙였다. 권승주가 ‘아내’란 말을 할 때마다 심장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 정말이지 다른 여자의 남자를 탐하는 기분이란…. “그래서?” “네?” “그래서 어땠는데요?” 권승주가 물었다. 지독히도 무감한 얼굴이었다. 무슨 대답을 바라는지 알 수 없었다. “궁금하지 않습니까. 내 아이의 엄마에 대해서.” 그가 속삭였다. 유원은 다물린 입술을 잘게 떨었다.

thumnail

바이올렛 블룸

우연한 기회로 왕자의 목숨을 구하게 된 빈민가의 고아 소녀 ‘안’. 왕자의 각별한 총애로 왕궁의 시녀로서 살게 되는 행운을 얻는다. 그의 오랜 친구로서 그의 곁에 머물기로 했지만 안은 그를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왕이 된 그의 국혼이 다가오고 그녀의 오랜 짝사랑 또한 끝을 맺을 시간이 다가오는데…. “남자가 그렇게 좋아?” “…말씀이 지나치세요.” 안은 낯을 일그러트렸다. 그녀는 눈에 불을 붙인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표정이 몹시도 험악했다. “그렇잖아. 아주 미친 것처럼 이 남자 저 남자….” “선을 보는 게 어때서요? 저도 시집을 갈 나이인걸요.” 안은 입술을 깨물었다. 레녹이 느리게 입술을 열었다. “…대체 뭐가 문젠데?” “무슨 말씀이세요?” 안의 물음에 레녹이 속눈썹을 잘게 떨었다. 이윽고 그물 같은 손이 그녀를 붙잡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안은 악, 하고 소리를 지르며 눈을 감았다. 다행히 벽에 뒤통수가 박히기 전 그의 손이 머리를 감쌌다. 안은 바르르 떨며 그를 노려보았다. “넌 내가 싫다고 했잖아.” “무슨,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어요.” 안은 당혹감에 눈을 깜빡였다. 그때의 일을 말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떠올리기 싫은 일을 파고드는 남자가 당황스러웠다. 호흡이 삐걱거리며 낯이 타올랐다. 그 모습에 레녹이 일그러졌다. “분명히 싫다고 그랬어.” “폐하.” “내가 그렇게 끔찍했어?” 일러스트: Dd

thumnail

개정판 | 파랑이 흐른다

“벗어 봐요.” “예?” “벗어야 하잖아.” 그가 웃었다. 연수는 귀를 간질이는 중저음에 고개를 들었다. 눈을 크게 뜨고 깜빡임 없이 그를 마주하자 그가 웃음을 지웠다. “나랑 자려고 여기 온 거 아닙니까.” ‘내 애를 낳으려고 여기 왔잖아요.’ 그가 작게 덧붙였다. 연수는 입술을 말아 문 채 그를 바라보았다. 눈두덩이 파르르 떨렸다. 지그시 닿는 시선이 냉담했다. 그가 다시 ‘이연수 씨’ 하고 불렀다. 아버지를 여읜 채 아픈 어머니와 동생들을 대신해 가장이 된 연수. 국내 거물 정치인이자 아버지의 오랜 친구였던 윤 의원의 아내인 손 여사의 부름에서 황당한 제안을 받게 된다. 그 제안은 바로 손 여사의 딸이자 해신 그룹의 전무인 차태건의 아내인 윤혜인을 대신해 그의 아이를 낳는 것. 대리모도 아닌 ‘씨받이’로 전락하라는 말에 연수는 극구 거절하지만 아픈 어머니를 인질 삼아 협박하는 손 여사로 인해 결국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그렇게 마주한 차태건은 그녀가 오랜 시간 마음에 품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남자였다.

thumnail

상사몽 외전

相思相見只憑夢 서로 그리워 만나는 건 다만 꿈에 의지할 뿐 儂訪歡時歡訪儂 내가 임 찾으러 갈 때, 임은 날 찾아왔네 願使遙遙他夜夢 바라노니, 아득한 다른 날 밤 꿈에 一時同作路中逢 동시에 함께 일어나 길에서 만나지기를 상사몽相思夢, 황진이黃眞伊 어느 여름, 평범한 여대생 송하진은 계절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분위기가 묘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남자이지만 하진에게 유독 다정한 남자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뒤돌아서고. 하진은 그를 뒤쫓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눈을 떠보니 왕자에게 소박맞은 여자가 되어 있다. 과연 하진은 무사히 현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thumnail

상사몽 下

相思相見只憑夢 서로 그리워 만나는 건 다만 꿈에 의지할 뿐 儂訪歡時歡訪儂 내가 임 찾으러 갈 때, 임은 날 찾아왔네 願使遙遙他夜夢 바라노니, 아득한 다른 날 밤 꿈에 一時同作路中逢 동시에 함께 일어나 길에서 만나지기를 상사몽相思夢, 황진이黃眞伊 어느 여름, 평범한 여대생 송하진은 계절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분위기가 묘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남자이지만 하진에게 유독 다정한 남자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뒤돌아서고. 하진은 그를 뒤쫓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눈을 떠보니 왕자에게 소박맞은 여자가 되어 있다. 과연 하진은 무사히 현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thumnail

상사몽 上

相思相見只憑夢 서로 그리워 만나는 건 다만 꿈에 의지할 뿐 儂訪歡時歡訪儂 내가 임 찾으러 갈 때, 임은 날 찾아왔네 願使遙遙他夜夢 바라노니, 아득한 다른 날 밤 꿈에 一時同作路中逢 동시에 함께 일어나 길에서 만나지기를 상사몽相思夢, 황진이黃眞伊 어느 여름, 평범한 여대생 송하진은 계절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분위기가 묘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남자이지만 하진에게 유독 다정한 남자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뒤돌아서고. 하진은 그를 뒤쫓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눈을 떠보니 왕자에게 소박맞은 여자가 되어 있다. 과연 하진은 무사히 현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thumnail

미망의 연인

〈본 작품은 〈피버〉, 〈드라이 로즈〉와 연작입니다.〉 “내가 무서워?” 설렘과 긴장으로 점철된 인천 국제공항, 여대생 윤사월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이모가 있는 시카고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마약중매상이자 이탈리아계 마피아들에게 뒤를 쫓기고 있는 렉시 청을 만나 속임수에 빠지게 되고 그로 인해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발을 붙잡히게 된다. 한편 시카고에 거주 중인 시칠리아 마피아 ‘보르조스 패밀리’의 카포인 안토니오 디 보르조스는 렉시 청을 뒤쫓다 윤사월을 만나게 되고 알 수 없는 이끌림에 그녀에게 집착하게 되는데…….

thumnail

파랑이 흐른다 특별외전

“벗어 봐요.” “예?” “벗어야 하잖아.” 그가 웃었다. 연수는 귀를 간질이는 중저음에 고개를 들었다. 눈을 크게 뜨고 깜빡임 없이 그를 마주하자 그가 웃음을 지웠다. “나랑 자려고 여기 온 거 아닙니까.” ‘내 애를 낳으려고 여기 왔잖아요.’ 그가 작게 덧붙였다. 연수는 입술을 말아 문 채 그를 바라보았다. 눈두덩이 파르르 떨렸다. 지그시 닿는 시선이 냉담했다. 그가 다시 ‘이연수 씨’ 하고 불렀다. 아버지를 여읜 채 아픈 어머니와 동생들을 대신해 가장이 된 연수. 국내 거물 정치인이자 아버지의 오랜 친구였던 윤 의원의 아내인 손 여사의 부름에서 황당한 제안을 받게 된다. 그 제안은 바로 손 여사의 딸이자 해신 그룹의 전무인 차태건의 아내인 윤혜인을 대신해 그의 아이를 낳는 것. 대리모도 아닌 ‘씨받이’로 전락하라는 말에 연수는 극구 거절하지만 아픈 어머니를 인질 삼아 협박하는 손 여사로 인해 결국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그렇게 마주한 차태건은 그녀가 오랜 시간 마음에 품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남자였다.

thumnail

세계 제일의 보통 연애

CIA의 어수룩한 인턴 송아리. 복사기만 돌리기를 몇 달째, 드디어 일다운 일이 주어지나 싶더니. “리암이 카불로 갔다. 인력 보충을 위해 너희가 투입된다.” 방아쇠의 ‘방’자도 당길 줄 모르는 그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무장 괴한을 마주하게 되고. “아악! 아저씨……! 죽이지 마세요!” “살려 주시면 뭐든지 다 할게요! 제발요.” 총구가 이마에 닿고 시린 눈이 목덜미를 향하며 한 발만 더 가면 죽음. 그런데, 입술을 비집고 들어오는 이 물컹한 느낌은……? “가자. 병아리야.” 용병 회사 ADOS의 회장이자 로레이가의 후계자, 클라크 로레이. 그는 그녀를 자신의 안전가옥으로 홀랑 옮겨 놓는데……. “내 여자라느니 그런…… 이상한 말 자꾸 하지 말아요.” “주운 사람이 임자란 말 몰라? 은인에게 좀 더 상냥해져 봐.” 결코 평범해질 수 없는 특별한 남자의 보통 사람처럼 사랑하고픈 이야기. 「세계 제일의 보통 연애」

thumnail

어나더 투나잇 외전

3년 전 우태한에게 일방적으로 이혼 당한 지은수. 전남편이 뭘 하고 살든 어떤 여자와 재혼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 대상이 유정하라는 걸 알게 되자 생각이 바뀐다. 그녀는 유정하와의 재혼을 파투 낼 생각으로 우태한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 “유정하한테 말할 거야.” “뭘.” “나랑 잔 거.” 그녀는 가슴속 깊이 칼 한 자루처럼 품었던 패를 내밀었다. 애초에 이걸 노리고 달려든 일이었다. 어렵게 달성한 작전이니 원하는 걸 말해야 했다. “유정하는 싫어.” 입술을 말아 물었다. 감히 ‘좋다’ ‘싫다’ 말할 계제가 아니란 걸 안다. 그래도 유정하는 싫었다. 굳이 그 여자여야 한다면 양육권은 그녀가 갖고 싶었다. “알아. 나도 오빠가 원하는 여자를 좋다 싫다 할 권리 없는 거. 그럴 주제 못 되는 거 다 알아. 그럼 양육권이라도 나한테 줘.” 그를 보지 않고 속에 있던 걸 전부 게워냈다. 유정하만큼은 싫다는 말……. 그 말을 하는 게 왜 그렇게 자존심이 상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엄마였다. 엄마라서 자존심보다 아이가 중요했다. 그녀를 끔찍이도 경멸하고 싫어하는 여자에게, 제 아이를 맡기고 싶지 않았다. “말해.” 나직한 음성이 매끄러웠다. 동요하는 기색도 없었다. 차마 마주 보지 못해 시선을 내리깔고 있던 은수가 절망적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나랑 잤다고.”

thumnail

상사몽

相思相見只憑夢 서로 그리워 만나는 건 다만 꿈에 의지할 뿐 儂訪歡時歡訪儂 내가 임 찾으러 갈 때, 임은 날 찾아왔네 願使遙遙他夜夢 바라노니, 아득한 다른 날 밤 꿈에 一時同作路中逢 동시에 함께 일어나 길에서 만나지기를 상사몽相思夢, 황진이黃眞伊 어느 여름, 평범한 여대생 송하진은 계절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분위기가 묘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남자이지만 하진에게 유독 다정한 남자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뒤돌아서고. 하진은 그를 뒤쫓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눈을 떠보니 왕자에게 소박맞은 여자가 되어 있다. 과연 하진은 무사히 현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thumnail

드라이 로즈

레드 마피아에게 가족 모두를 잃은 후 미몬드 정신병원에 갇힌 채 겁탈과 폭력 속에서 살아가던 린. 그녀에게 한 줄기 구원 같은 남자였다. “이곳을 나가면 양철통에 제라늄이 피는 집에서, 우리 살아가자.” 하지만 어느 날 에드워드는 발길을 끊고 린은 고통 속에서 몸부림친다. 한편 에드워드의 쌍둥이 형이자 살바토레 패밀리의 중심인 자카리는 동생의 주검을 수습하기 위해 미몬드를 찾고 그곳에서 형제의 연인이었던 린과 조우하게 되는데…. “사랑해. 에드. 제발 이제 뭐든지 다 할 테니까. 가지 마.” “가지 않아. 린…. 우린 영원히 함께야.” 더 이상 그 누구도 자신을 해치지 않는 안온한 방에서 그녀는 달라진 제 연인을 손끝으로 더듬으며 떠오르는 의문을 애써 덮는다. “…변하지 않은 거지? 그대로, 그대로 에드인 거지?” 신분을 감추고 살아가는 남자와 신분을 드러낼 수 없었던 여자의 엇갈린 사랑 -Dry Rose

thumnail

니어 앤 디어 (Near and Dear)

우리 친하게 지내자. 어른이 되어도 잊지 않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나중에 찾아오는 거다? 바닥을 뒹구는 햇빛 한 조각을 손 안에 쥔 기분을 준 소년에게 각인된 태희. 난 누나가 내 누나가 아니라서 더 좋아. 말하고 움직이는 사람은 오직 태희 한 사람인 남자 승도. 서걱거리며 올라오는 연약한 감정들. 묵직한 울림들. 속수무책으로 부피를 늘려 가는 감정들이 사랑이란 걸 알게 된 소년이 17년 만에 그녀의 인생에 들어오는데……. 빛바랜 사랑이 불러온 그림자, Near and Dear.

thumnail

바로크

“……주인님은 잔인한 사람이에요.” 듀락 공작 라르크의 여종, 엘라는 그와 슬하에 어린 아들을 두고 있다. 그의 여종으로 살아가기 시작한 이래 언제나 그를 흠모하는 엘라. 그리고 엘라만큼 그녀를 사랑하고 욕망하는 라르크. 기사와 여종이되 한 아이의 양친이란 관계 속에서 살아가던 그들에게 언제고 부딪치게 될 시련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thumnail

개정판 | FEVER

“맞는 게 좋아?” 레드 마피아인 로바노크 패밀리의 정부 나나. 조악하고 빈곤한 그녀의 삶에 어느 날 마가리타의 약혼자 알렉세이가 다가온다. 저열하면서도 고귀한 남자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희롱하듯 다정하고 나나는 그가 내비치는 호감이 위선 따위라 생각하면서도 그에게 빠져들게 된다. 한편 그녀를 원하면서도 증오하는 이반은 나나를 두고 알렉세이와 충돌하게 되는데…. . . . “네가 표트르의 아이를 임신하면 널 죽여 버릴 거야.” “…….” “이반의 아이도 마찬가지야.” 먹을 머금은 구름처럼 흐릿한 눈이 악을 품고 있었다. 문득 그에게 매달려 씨근거리고 있는 나나의 귓가에 차분한 음성이 울려 퍼졌다.

이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보고 있는 작품

아찔한 신혼

아찔한 신혼

용살자의 클래스가 다른 회귀

용살자의 클래스가 다른 회귀

엄마 남편 아들

엄마 남편 아들

로켓 사이언스 러브

로켓 사이언스 러브

침대 위의 대표님

침대 위의 대표님

어긋난 결혼

어긋난 결혼

완전무결의 원칙

완전무결의 원칙

뭣이 굵은디?

뭣이 굵은디?

에그 베네딕트

에그 베네딕트

아기 황태자비의 아틀리에

아기 황태자비의 아틀리에

전체 리뷰0 개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