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림아, 그 사내를 조심해라. 그놈이 찾아오거든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가야 한다. 알았지? 절대 그놈과 엮여서는 안 돼.’ 살아생전, 할머니가 예림의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셨던 말씀이셨다. 하지만 예림은 기묘한 인연으로 ‘그놈’과 얽히게 되고 만다. * * * 눈앞에 그 남자가 나타났다. 그의 눈동자는 불꽃처럼 새빨갛게 타오르며 일렁거렸다. 찰나였지만 모든 게 느려지는 순간, 예림은 남자의 눈동자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자가 예림을 향해 길쭉한 팔을 뻗었다. 자신을 붙잡으라는 듯이. 머릿속에 할머니의 당부가 떠올랐지만, 지금 예림에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남자의 손을 붙잡는 것밖에는. 예림이 남자의 팔을 맞잡는 순간, 그가 중력에 반하는 무서운 힘으로 예림을 잡아당겨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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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에는 노골적인 표현 등 자극적인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매 시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리나 레만은 가난한 남작가의 영애였다. 그러다 그녀의 영지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상황은 급변하게 된다. 탐욕스러운 국왕은 레만 남작가의 금괴와 아름다운 이리나를 노리고 함정을 판다. 탑에 갇힌 이리나가 절망에 빠졌을 때, 아름다운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곤경에 빠진 이리나를 도와주는 대신, 이리나에게 아이를 낳아 달라고 하는데……. *** “내가 도와줄까요?” 남자가 물었다. “……그럴 수 있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그가 경비가 삼엄한 이 탑 안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지, 없는지만 중요할 뿐이었다. “내가 도와주면, 당신은 뭘 줄 수 있어요?” “뭐든 줄게요.” 이리나의 간절한 대답에 남자는 만족한 듯 입술을 길게 늘였다. 이윽고 남자의 도톰한 입술이 열렸다. “그게 당신의 아이라고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