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비밀인데. 사실 할아버지는 관악산 호랑이야.” 누구에게든 할 말은 해야 하는 성격인 26살 정지수. 취업은 쉬이 되지 않고 앞길이 막막하던 차에, 지수는 우연히 창고에서 할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세상에. 우리 할아버지의 정체가, 이것이었어? “의자아앙니이이임!” “어이쿠야! 이거 무슨 소리야?” “어디, 뭐, 뭐, 고라니라도 들어온 거야!” 그녀는 할아버지의 일기장을 비기 삼아, 주총꾼 ‘관악산 고라니’로 활약하며 부패한 기업인들을 벌벌 떨게 하는데. 그런 그녀의 앞에 나타난 한 남자, 기업 사냥꾼 석태하. “누구, 세요?” “미스 고라니랑 굉장히, 잘 맞을 사람.” “……네?” “나랑 한번 해 볼래요?” 태하는 SUK 그룹의 부사장인 형, 인석을 사냥하기 위해 그녀를 스카우트한다. 처음엔 그저 수단일 뿐이었는데……. 도무지 예상할 수 없는 지수는 늘 그의 기대 이상의 행보를 보여 준다. 게다가. “석태하. 너, 아무래도 심장에 이상이 생긴 거 같은데.” 어째서, 이 고라니 같은 여자가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까. 현이서 장편 현대로맨스 소설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3.72%
평균 이용자 수 8,682 명
* 100명이 선택하면 '명작' 칭호가 활성화 됩니다.
'명작'의 태양을 라이징 해보세요.
“그래도 도망칠 기회는 한 번 주려고. 그때는 좋았어도 지금은, 아닐 수 있으니까.” 쏴아아아아아. 빗소리와 함께 나지막이 읊조리는 듯한 그 목소리가 가슴을 두드렸다. 눈을 들자 서로의 코가 더 깊이 얽혀들었다. 맞닿는 숨결이 뜨거웠다. 그리고 발기한 성기가 자신에게 맞닿는 것이 느껴졌다. 아랫배가 조여들었다. 이제 이진은 더 이상 10년전의 어린 중학생이 아니었다. 남자를 알고, 섹스를 알고, 그 즐거움을 알았다. 가볍게 입가에 머물던, 그 입술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다. 고작 입맞춤에 불과했음에도 이진은, 늘 그걸 자신의 첫 키스로 여겼다. 그 누구를 만나도 키스보다 더한 짓을 해도, 그 순간만큼 그녀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없었다. 그 입맞춤보다 가슴 뛰고 짜릿했던 순간은 단언코 단 한번도 없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래요. 나는, 박도현이 너무, 짜증나.”
“말했잖아. 우는 건, 내 아래에서만 하라고.” 가장 비참한 것은, 이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아직도 그를 사랑하는, 그에게 말 하나에 반응하는 자신이었다. 어쩌면 이렇게라도 그와 닿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준혁은 그대로 현관 앞에서 그녀를 눕혔다. “그러니까 한번 널 닮은 아이를 낳아봐.” 준혁의 몸을 움직일 때마다, 그 거친 움직임에 그녀의 몸이 조금씩 밀려 올라갔다. 슬픔과 뒤섞인 쾌감이 온몸에 번져나가며 소름이 돋아났다. 혀끝을 채우는 달콤함과 입안을 데우는 온기. 그리고 온몸을 달구는 쾌락. 마치 몇 날 며칠을 굶주린 사람처럼, 지은은 주저 없이 그의 열기를 받아들였다.
“말했잖아. 우는 건, 내 아래에서만 하라고.” 가장 비참한 것은, 이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아직도 그를 사랑하는, 그에게 말 하나에 반응하는 자신이었다. 어쩌면 이렇게라도 그와 닿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준혁은 그대로 현관 앞에서 그녀를 눕혔다. “그러니까 한번 널 닮은 아이를 낳아봐.” 준혁의 몸을 움직일 때마다, 그 거친 움직임에 그녀의 몸이 조금씩 밀려 올라갔다. 슬픔과 뒤섞인 쾌감이 온몸에 번져나가며 소름이 돋아났다. 혀끝을 채우는 달콤함과 입안을 데우는 온기. 그리고 온몸을 달구는 쾌락. 마치 몇 날 며칠을 굶주린 사람처럼, 지은은 주저 없이 그의 열기를 받아들였다.
그림자와 빛의 도시, 영명(影明). 늘 사랑으로 충만해지기만을 바랐던 삶의 끝자락에서, 이안은 언젠가 제게 눈부신 영광을 안겨 주었던 영명으로 돌아왔다. 그저 그 어느 날의 눈부심을 되새겨 제 마지막 위안으로 삼기 위해. “궁금했어요. 그 영화의 주인공은 고독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인물이었으니까.” 당신이 궁금했어요. 당신을 알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배우 이안의 모습이 아닌, 인간 정이안을 진심으로 알고자 하는 남자, 석진을 만난다. “나한테 당신은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워요. 그 어떤 존재도 당신을 대체할 순 없어요.” 석진과 함께하며, 이안은 제 불행이 점점 색을 잃어 가는 것을 느꼈다. 제 삶의 빛깔이 뚜렷해져 가는 것을 보았다. 사랑으로 오롯해진 자신을 마주했다. “사랑해요, 석진 씨.” 이 겨울이 끝이 나고 내게 봄이 오기를. 아니, 봄이 영원히 오지 않고 내 계절이 이대로 멈춰 있기를. 이안은 살고 싶어졌다. 석진과 함께, 오래도록, 찬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