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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백은 절제된 삶을 살았다. 그 무엇도 욕심내지 않았다. 그래야만 무진 여사의 눈에 들 수가 있을 테니까. 고분고분 매사 순종적이었으나, 가슴 속에 도화선 하나를 품고 살았다. 권도하, 그녀가 그 불씨를 알아봐 준 순간부터 지금껏 그녀 딱 하나만을 원했다. 하지만 인생의 봄은 짧아도 너무 짧다. 결혼식을 불과 몇 시간을 앞두고, 그가 유일하게 원하던 그 하나, 다른 남자의 품에 있다. 그것도 기백의 유일무이하다 할 수 있는 영혼의 단짝, 베스트 프렌드의 품에. “너 용서 받기 위해 무엇이든 어떻게든 한다고 했지? 내가 확실히 그 답을 알 때까지 넌 대기. 내가 무엇을 하든 어떻게 하든 그냥 대기.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 도하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식 당일, 다른 사내의 품에서 깨어났다. 지탄 받아 마땅하다. 이렇게 공공연하게 당해도 싸다. 그러나 나쁜 여자도 아픔은 느낀다. 아무리 죽일 여자라고 해도 딴에는 인간인지라 상처를 받는다. 도하는 어떻게 해도 용서받기 쉽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젠 이쪽에서도 거절이야. 이젠 더 이상 용서를 구걸하고 싶지도 않아. 내가 한 짓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앞으로는 그냥 영원히 용서 받지 못하는 것으로 그 대가를 당당히 치르면 그뿐. “네, 저를 아주 잘 봤어요. 재활용조차 못하는게 바로 나예요. 알잖아요? 그러니까 꿈 깨고, 이 판에서 제발 빠져요, 아시겠어요?”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74 화
연령 등급15세 이상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72.49%

👥

평균 이용자 수 3

📝

전체 플랫폼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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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별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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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하는 연애

“전 사내연애는 정말 해서는 안 된다는 주의거든요?” 취미는 사내연애. 특기는 차기 전에 차이기. 결혼보다 연애가 하고 싶은 여자 송루안. “남자에게 차여서 아무에게나 시비를 걸었다고?” 취미는 비서 괴롭히기. 특기는 로맨스 따윈 없는 드라마 쓰기. 여자보기를 돌같이 하는 남자 유건영. “전 사내연애는…….” “아니, 사귀는 척. 진짜 사귀는 게 아니라 사귀는 척.” 죽어도 너만은 아니라고 외쳤던 그들의 척하는 연애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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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꽃잎이 날아들었다

10년 전 말도 없이 사라졌던 그와 만났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고 생각했던 영후의 행동은 이전과는 다르고, 변한 그의 모습에 인하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영후의 잘생긴 얼굴이 서서히 다가왔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왼쪽 눈두덩에 어쩌다 생긴 상처인지 가늠할 수 없는 희미한 실선이 보인다. 한동안 그 상흔을 보던 인하는 갑자기 현실로 돌아왔다. ‘어쩌지? 어쩌지?’ 어찌할 바를 몰라 그녀의 눈동자가 격하게 요동하는 사이 그의 숨결이 더 가까워졌다. ‘키스할 건가 봐.’ 평범하고 지루하기만 하던 인하의 인생에 어딘가 위험하고 비밀스러운 남자, 영후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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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스며들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읜 동인 앞에 새어머니의 손을 잡고 나타난 앳된 소녀, 연두. “가지 마, 오빠.” “오빠라고 부르지 마. 난 네 오빠가 아니야.” 그저 귀찮기만 한 꼬맹이는 어느새 여자가 되어 그에게 다가오고. “난 오빠가 날 동정하는 것도 정말 좋아.” “내가 언제…….” “오빠, 나 버리지 않을 거지?” 어느 틈엔가 그의 삶에 서서히 스며들어 올가미처럼 옥죄어 오는 그녀. 평범하던 그의 일상이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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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협상

“키스하고 싶다, 네 눈이 그렇게 말해.” 업계 독보적 1위, 코스모스 호텔의 대표 찬후. 성가신 여자 초희를 만났다. “아무래도 저희가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거든요. 그런데 그게 다 아저씨 탓이라니까요?” 하늘을 찌를 듯 당찬 말투에 자신도 모르게 제안이 나왔다. “진짜 연애하자는 것도 아니고, 하는 척만 하자니까. 그게 어려워?” “그럼, 그게 쉬워요?” 누가 먼저 좋아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치열한 눈치싸움 속, 밀고 당기는 연애의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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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

떠나고 싶지 않았던 한 여자, 장하은. “너랑 좀 오래 떨어져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걱정하지 마. 내가 너를 찾아갈 거야.” 그리고 떠난 여자를 기다리는 한 남자, 하재경. “기다릴게. 네가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하지만 다시 만난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한눈에도 재경은 그녀를 알아보았다. 하은이 외간 남자에게 안기는 순간, 강한 소유욕으로 그의 심장이 들끓었다. 두 사람의 짧은 이별 그리고 긴 사랑이야기. [본 콘텐츠는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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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로맨스

금수저 오브 금수저, 후덜덜한 외모, 이 나라의 드라마계와 예능계를 평정한 인간 위대한! 그러나 그의 최측근 사이에서는 단연코 성질머리 하나는 ‘진상 오브 진상’으로 더 명성이 더 자자한데. “사표 쓸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했다. “하루는 홧김에 그 인간 갑질이 더럽고 아니꼬아서 제가 지금부터 결혼할 때까지 선을 보겠다, 결혼과 동시에 사표를 내겠다고 했더니 글쎄, 그 속이 밴댕이보다 살짝 위대애애애한 인간이 제 선 자리마다 나타나 그 짓이지 뭐예요?” “우신화.” 상대가 어리둥절해 하고 있던 순간, 마침내 때를 맞춰 대한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드디어, 여태 쭉 말씀드린 게 이런 상황이거든요.” “야, 넌 이미지 관리 안 하니?” 그러고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겨루기의 일환일 뿐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맞선을 보고 있는 건지 알아야만 했다. “내가 왜 해?” “어?” “내가 네 이미지를 이제 왜 관리해야 하는 건데?” “…….” “하긴 아직 퇴직 전이니까. 아직은 내 의무긴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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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나기 몇 미터 전

까칠하지만 서주에게는 다정했던 이웃 오빠 시진. 그는 어린 시절 서주의 첫사랑이었다. 갑작스럽게 고향을 떠났던 첫사랑을 그리워하던 서주는 우연히 유명 셰프가 된 그를 TV 프로그램에서 보게 된다. 본업은 고등학교 교사, 똑똑하고 야무진 데다 운빨이 좋아 매사 자신감 넘치는 그녀는 시진이 진행하는 TV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하지만, 어째서인지 마주한 그는 냉담하기만 한데……. “너에게 곁을 준 걸 진심으로 후회해.” 말도 없이 사라졌던 첫사랑을 만나기 몇 미터 전. 18년 전, 어긋났던 두 사람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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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그대와

바다를 담은 에메랄드, 하늘을 담은 스카이 블루. 신비한 매력의 오드 아이를 가진 그녀를 처음 본 순간, 깨달아 버렸다.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빠지고 말았음을. '마녀야. 눈빛으로 사람을 홀리는.' 그리고 그 눈빛 뒤에 숨어 있는 그녀의 본모습을 알게 된 순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제 난, 저 아이 없음 안 될 것 같아.'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지만 묘하게 닮은 두 사람. 서로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의 운명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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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나비

“내 말을 듣는 것조차 싫다면, 차라리 이혼해줘요.” “안 돼.” 이혼은 그에게 그저 귀찮은 일일뿐이었다. 그들의 결혼 생활은 아내라는 꼭두각시를 하나 곁에 두는 일일뿐. 그녀는 그제야 그가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와 자신 사이에는 할 말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한걸음 앞으로 내딛는 용기조차 가질 수 없었던 그 때,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자신으로부터의 도피였다. “애석하네요. 우리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었다니.” [본문 중에서] “차라리.” 재인은 고개를 떨어뜨린 채,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는 결심한 듯 눈을 떠 고개를 들었다. “차라리 우리 이혼해요.” 순간 영무의 어깨가 더 딱딱하게 굳었다.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녀를 빤히 보았다. 그의 입매는 더 날카롭게 다물려 있었다. “이혼 해줘요.” 체념이었다. “안 돼.” 단호했다.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표정으로 척척 옷을 걸쳤다. “부탁이에요. 이혼 해줘요, 제발.” 이혼 하지 않을 거면 내 말이라도 들어줘. 차마 말을 하진 못했지만 재인은 비참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어떻게 이 난국을 돌파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었던 것이다. 누군가 옆에 있다면, 그랬다면 좀 나을까. 그러나 그녀 옆에는 지금 아무도 없었다. 이 세상에 뚝 떨어진 외딴섬만양 혼자였다. 그런 재인에게 믿고 의지할 사람은 세상에 단 두 명이었다. 한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했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도피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어디로 숨을 수만 있다면, 이런 상황을 회피할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그러고 싶었다. 그러나 눈을 뜨면 또 하루가 시작되고 날이 저물었다. 그 사이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똑 같은 어제와 오늘처럼. “저에게 왜 이래요?” “…….” “그럼, 차라리 화를 내요.” 그래야 말을 할 수도 있을 테니까. “화를 내란 말이야!” 재인은 소리쳤다. 발작적으로 감정이 범람하더니 울음이 났다. 그를 만나 감정적인 소용돌이에 휘말린 순간부터 지금까지 신경은 쉬지 못했다. 그에게 근접한 사람이 되고자 필사적이 되어 치열하게 싸웠다. 결국 신경이 너덜너덜 걸레조각이 되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영무가 격앙 되어 가는 그녀의 젖은 얼굴을 심드렁한 표정으로 굽어보았다. 진저리가 났다. 견고한 바위 같은 그에게 끊임없이 부딪쳐야만 하는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그를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갔으면, 그리 된다면 소용돌이를 만드는 반경 100 미터 이내에는 발도 들이지 않을 작정이었다.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화를 내요.” 흐느낌이 잦아들었다. 그가 등을 돌렸다. 그리고 뚜벅뚜벅 침실에서 걸어 나갔다. 영원히 안 올 것처럼. “제발…….” 재인은 고개를 푹 떨어뜨렸다. 문이 쿵 닫혔다. 그녀의 어깨가 움찔 떨었다. 이대로는 안 돼. 심장이 비명을 질렀다. 더는 견딜 수 없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때, 다리 사이에서 뭉클 정액이 흘러내렸다. 마치 비웃듯이. 정말 이대로는! 재인은 젖은 얼굴을 번쩍 치켜들었다. 끝을 내야만 했다. 이대로, 이렇게 지옥에 혼자 버려져 있을 이유가 없었다. 도망갈 수 없다면, 회피할 수 없다면 부딪치리라. 재인은 결심한 듯 이불을 걷어냈다. 화인이 찍힌 나신에, 실크가운을 걸쳤다. 그리고 영무를 찾아 나섰다. 이혼 할 수 없고, 화를 내기도 싫다면 말이라도 들어달라고 요구할 생각이었다. 듣고 나서 판단은 그의 몫이었다. 그 판단에 따라 추후의 거취를 정해도 정할 것이라 생각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재인은 위층으로 길을 잡아 나갔다. 이 집에 있는 한은 그가 서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달빛에 의존해 계단을 한 발 한 발 신중하게 밟았다. 듣지 않겠다면 놔줄 수밖에 없을 거라는 비장한 각오로 마음을 다 잡고서. 서재가 있는 삼층에 올랐다. 문이 조금 열려 있는지, 삼층 복도에 불빛이 길게 새어나오고 있었다. 재인은 침을 꿀꺽 삼키고 마지막 계단을 올라갔다. 서재 문 앞까지 단 몇 발자국만 떼면 되는데, 이상하게 심장이 널을 뛰었다. 겁이 났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또 그냥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에 이미 좌절을 겪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어쨌거나 재인은 침을 꿀꺽 삼키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문 앞에 섰다. 문을 밀었다.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역시 그곳에 있었다. 영무가 소파에 앉아 위스키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혼도 싫고, 화도 내기 싫다면…….” “꼭 오늘이어야 해?” 그녀의 말을 자르고 영무가 피곤한 기색으로 말했다. “…….” 한 동안 말문이 막혔다. 그가 갑자기 늙어버린 사람처럼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이어야 하냐고.” “…….” “할 말 있다면 어서 끝내.” 그러다가 귀찮아 쳐내는 말투. 차가운 음성이 심장을 두 동강 내었다. 순간 재인은 알아버렸다. 그런 오해가 아니었다고 해도 이런 결과는 당연했을 거라는 사실을. 원래 하이틴 로맨스는 여자들만의 파라다이스였다. 그리고…… 파라다이스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영무가 그런 걸 목도하고도 화를 내지 않았던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이혼은 그에게 그저 귀찮은 일일 뿐이었다. 그들의 결혼 생활은 아내라는 꼭두각시 하나 곁에 두는 일일뿐. 그러고 보니 그가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 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레 짐작했을 뿐이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 그래,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을까? 재인은 그와 자신 사이에 할 말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 공황상태에 돌입했다. 머리가 텅 비었고, 심장은 펌프질을 멈추었다. 현기증이 나고 약간의 구역질도 났다. 무엇보다도 왜 이렇게 그를 찾아 뒤쫓아 왔는지조차 까마득해졌다. “아, 아니에요…….” 재인은 간신히 몸을 돌렸다. “아무 것도.” 그리고 중얼거리듯 말하며 서재에서 나왔다. 한 발 한 발 떼는 발걸음이 몽롱했다. 발밑이 무너져버린 재인의 걸음은 흐느적거리기만 했다. 그리고 뭐가 먼저인지 모른다. 의식을 놔 버린 것, 아니면 계단 아래로 구른 것. ‘숨고 싶어.’ 떠오르는 건 단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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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이혼

오갈 곳 없는 스무 살의 지예는 먼 친척의 도움으로 메이드 일을 소개받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남자, 동후. 그만 보면 지예는 언제나 허기를 느꼈다. 그리고 그 허기를 음식으로는 도저히 채울 수 없음을 직감하는데……. “저 배고파요.” “뭐?” “배고프다고요.” 배가 고파진다고 말하는 의미를 알고 있는지, 동후가 침을 꿀꺽 삼켰다. 지예의 세상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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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고 야하게

25년 차의 대한민국의 스타 배우 세빈. 두 달간 임시로 들어온 그녀가 자꾸 눈앞에 거슬린다. “공과 사가 구별 안 되는 애, 내보내라고.” 경력 1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지다인. 어머니의 헤어숍 사활이 걸려 있는데 사랑 따위가 무어냐! “덮치지도, 당하게 두지도, 빠지지도 않겠습니다.” “그럼 네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데?” 대웅은 차가운 어조로 물었다. “네?” “어떤 사람이어야 빠지고 덮치고 할 거냐고.” 있을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되었다. 그녀, 스타와 사랑에 빠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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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는 죽었다

처음부터 그랬다. 가로등 불빛 아래 언니의 볼을 쓰다듬던 그를 본 뒤로 그녀는 열병을 앓았다. 그의 전화를 기다리며, 그의 음성을 들으며 그 병은 증폭되었다. 이 감정을 대체 뭐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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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업

아버지의 명예에 대한 욕구 때문에 재수 중이던 예서의 앞에 나타난 가정교사, 황재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던 예서의 인생에 세상과 자신을 제대로 알기 위한 가정교사의 특별수업이 시작된다. 행복도 잠시, 아버지에게 두 사람의 밀회를 들켜버리면서 예서와 재이의 행복은 억지로 끝이 나버린다. 그로부터 5년 뒤, 여전히 겨울일 것만 같은 시간을 보내던 예서는 완전히 돌변해버린 재이와 의도치 않게 해후하게 되는데……. [본 콘텐츠는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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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신부

“인사해, 태양아. 네 신부야.” “신부가 뭐예요?” 태양은 그녀의 세계에서 남자라는 종족은 단 한 명, 자신만이기를 원했다. 태양의 세계에 여자는 성예빈, 그녀 단 한 사람이듯. “그럼, 네가 꼬드겨. 뭐가 문제야?” 남편을 필사적으로 꼬드기는 아내라니! 예빈의 하늘에는 거의 이십 년 동안 오로지 태양만이 뜨고 졌다. 그렇게 사사건건 태양을 기준으로 그녀가 자전하고 공전했던 것이다. 서로 바라보지만 시선을 부딪치지 못했던 그들의 시선이 드디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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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미치겠군. 어째서 저 녀석에게서 그 미친 고양이의 체취가 나는 거지? “넌 둘 중에 하나일 거다.” 락환은 이를 갈며 말했다. “아주 나쁜 놈이거나, 아주 나쁜 년이거나.” 관능적이고 퇴폐적인 몸짓으로 격정적인 댄스를 추는 미친 고양이 수. 그녀가 분신 같던 쌍둥이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그를 대신해 출근을 시작한다. “너, 수염은 왜 안 나는 거야? 비결이 뭐야?” “네? 그, 그게…….” “다른 남성과 달리 네 몸에는 여성호르몬이 기승하냐?” “네? 여, 여성호르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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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인면수심의 아버지. 사랑으로 혼이 빠져버린 어머니. 그 누구도 닮지 않겠다, 굳이 닮아야 한다면 차라리 아버지를 닮겠다. 절대 사랑따윈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는 순간 자신이 그토록 피하고 싶던 사랑에 빠진 것을 알아버렸다. 그녀에게 사랑은 과분했고, 남자는 사치였다. 가족만을 위해 돈을 벌고 돈을 쓰던 그녀에게 삶은 고통의 연장이었다. 그러나 사랑은 어느순간 곁으로 다가왔고,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이 이전처럼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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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너에게로

7D 환경이 실현 된, 2040년의 대한제국. 진한 연애를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몰라, 진짜 억울해. 고작 밥 몇 번 먹었다고 2012년의 세계로 강제 송출되어 팜므파탈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 사내를 유혹하여 그 남자의 인생을 말아먹으라고? 그렇게 강제 로그인을 당하게 된 여자가 있다. 그의 나이 18살이 되던 해부터 시작 된 안으로 썩어들어가는 자신의 열병을 종식하기 위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 사람을 자신의 황태자비로 세우기 위해. 몰래 찍은 그 사람의 사진 한 장을 품에 안고, 그 사람을 똑바로 보며, 그렇게 접속한 한 남자가 있다. 그리고 2012년의 대한민국. 고등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수능 날, 잠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 한 남자가 있다. 드르렁드르렁 코까지 골면서. 뒷머리가 찌릿해서 눈을 뜨니. 뭐지 이 여자? 왜 이렇게 예뻐? 심지어 예쁜데 섹시해, 가지고 싶게. 왜 자꾸 날 홀려? “너 가지고 싶어, 미치게. 예쁘고 야한데, 향기롭기까지 해서. 그러니까 그냥 네가 예쁘고 향기로워서 가지고 싶은 거야.” 생애 처음으로 패배를 앞둔 한 여자가 있다. 하긴 잠으로 자기 인생을 말아먹든 비벼먹든 내 상관할 바 아니야. 근데 이 인간이 내 인생을 말아먹으려고 하네? 어라? 심지어 빛이 나. 가만, 내가 왜 이래? 남자라면 지긋지긋한데, 근데 이 남자 가지고 싶어. 가져야만 할 것 같아. 그러기 위해 내가 존재하는 것 같아. “나 가질래요? 나 가지고 싶다면서요? 그럼 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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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꽃잎이 날아들었다

10년 전 말도 없이 사라졌던 그와 만났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고 생각했던 영후의 행동은 이전과는 다르고, 변한 그의 모습에 인하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영후의 잘생긴 얼굴이 서서히 다가왔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왼쪽 눈두덩에 어쩌다 생긴 상처인지 가늠할 수 없는 희미한 실선이 보인다. 한동안 그 상흔을 보던 인하는 갑자기 현실로 돌아왔다. ‘어쩌지? 어쩌지?’ 어찌할 바를 몰라 그녀의 눈동자가 격하게 요동하는 사이 그의 숨결이 더 가까워졌다. ‘키스할 건가 봐.’ 평범하고 지루하기만 하던 인하의 인생에 어딘가 위험하고 비밀스러운 남자, 영후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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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롤러코스터

아내에 대한 집착으로 끝내 죽음을 선택한 아버지. 그녀는 결코 그를 따라서 사랑을 집착으로 만들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어느새 다가온 사랑은 그 맹세를 흔들고 있었다. “싫어요.” 보령은 차갑게 대답하며 장미와 반지를 밀어냈고, 한동안 멍한 얼굴로 그녀를 보던 그가 물었다. “왜?” “난 결혼 같은 건 생각한 적 없어요. 그리고 설사 결혼한다고 해도 오빠랑 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보령은 차마 그를 잃을까 두려워 그렇다는 말은 할 수 없었다. 스물다섯의 겨울. 그녀는 목숨보다 사랑하는 그를 그렇게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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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미치겠군. 어째서 저 녀석에게서 그 미친 고양이의 체취가 나는 거지? "넌 둘 중에 하나일 거다." 락환은 이를 갈며 말했다. "아주 나쁜 놈이거나, 아주 나쁜 년이거나." 관능적이고 퇴폐적인 몸짓으로 격정적인 댄스를 추는 미친 고양이 수. 그녀가 분신 같던 쌍둥이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그를 대신해 출근을 시작한다. "너, 수염은 왜 안 나는 거야? 비결이 뭐야?" "네? 그, 그게......." "다른 남성과 달리 네 몸에는 여성호르몬이 기승하냐?" "네? 여, 여성호르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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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힌 불꽃

아버지의 빚과 트레이드된 가영, 그녀를 원한 남자는 5년 전 딱 한 번 스치듯 만났을 뿐인, 심지어 이미 결혼까지 한 남자였다. “시현 씨, 결혼했어요?” “했다면? 날 죽일 작정이야?” “그렇다면 저, 불시에 머리채 잡히는 거 아닐까 하고.” 왜 이 남자가 그녀를 그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산 것일까. “내연녀, 그게 바로 저잖아요.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불륜녀.” “사람들은 널 두고 손가락질하지 않을 거야. 나라면 몰라도.” 그가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비밀과 거짓말 한가운데에서 격정 로맨스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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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신부

“인사해, 태양아. 네 신부야.” “신부가 뭐예요?” 태양은 그녀의 세계에서 남자라는 종족은 단 한 명, 자신만이기를 원했다. 태양의 세계에 여자는 성예빈, 그녀 단 한 사람이듯. “그럼, 네가 꼬드겨. 뭐가 문제야?” 남편을 필사적으로 꼬드기는 아내라니! 예빈의 하늘에는 거의 이십 년 동안 오로지 태양만이 뜨고 졌다. 그렇게 사사건건 태양을 기준으로 그녀가 자전하고 공전했던 것이다. 서로 바라보지만 시선을 부딪치지 못했던 그들의 시선이 드디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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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커플의 애정 행각

#현대물 #캠퍼스물 #바람둥이 #재회물 #라이벌/앙숙 #직진남 #능글남 #집착남 #나쁜남자 #철벽녀 #무심녀 #로맨틱코미디 여자를 만나는 건 쉬우나 여자를 사랑하는 건 어려운 바람둥이 장동후. 그런 그에게 자꾸만 신경쓰이는 여자가 생겼다. 자신과 같은 대학의 영문학과 철벽녀, 오서진. 그러나 첫 번째 만남에서는 룸에서 쫓겨나고, 두 번째 만남에서는 코피 흘리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최악의 인상만 심어주는데. “그쪽이 매를 적립하는 스타일이라는 뜻이죠.” “뭐?” “받아서 피나 닦아요, 옷 버리지 말고.” “아, 빌어먹을!” 하지만 묘하게 그리운 눈빛을 지닌 그녀는 자꾸만 과거의 한 여자아이를 떠오르게 하고. “아르바이트 시간 당 얼마야?” “그건 그쪽이 상관할 바 아닙니다. 주문 받게 옆으로…….” “장동후, 그쪽이 아니라 장동후.” 사랑을 모르는 남자와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 두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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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나기 몇 미터 전

하루하루 아슬아슬했던 서주의 어린 심장을 늘 설레게 하던 풋풋한 첫사랑. 그러나 한순간 연기처럼 사라져 버리고 18년이 지나 멋진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그, 시진. “맛이 없어도 잡채에 독 안 넣었으니 걱정 마, 오빠. 그리고 멀리서도 응원할게.” 그런 시진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흑심으로 그가 멘토로 있는 Challenge Star Chef K에 출연하게 된 서주는 의도치 않게 본선에 진출하게 되면서 제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미련과 마주하게 되는데…. “내 관심 끌자고 몸 함부로 혹사시키지 마.” “어떻게 알았어요? 오빠 관심 끌고 싶었는데. 우와, 성공이네.” “…….” “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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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롤러코스터

아내에 대한 집착으로 끝내 죽음을 선택한 아버지. 그녀는 결코 그를 따라서 사랑을 집착으로 만들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어느새 다가온 사랑은 그 맹세를 흔들고 있었다. “싫어요.” 보령은 차갑게 대답하며 장미와 반지를 밀어냈고, 한동안 멍한 얼굴로 그녀를 보던 그가 물었다. “왜?” “난 결혼 같은 건 생각한 적 없어요. 그리고 설사 결혼한다고 해도 오빠랑 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보령은 차마 그를 잃을까 두려워 그렇다는 말은 할 수 없었다. 스물다섯의 겨울. 그녀는 목숨보다 사랑하는 그를 그렇게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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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유혹에 젖다

*이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콘텐츠입니다. 지금보다 더 원한 적 없어요. 지예의 옆엔 어릴 적부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항상 은성이 함께였다. 그런 은성을 사랑하고 있었지만 법적으로만 자매인 소연의 약혼자인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내보일 수 없던 지예.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향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던 어느 날 그녀는 소연, 그리고 은성의 형제와 함께 놀러 간 별장에서 갑작스럽게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은성을 받아들이게 되고, 걷잡을 수 없는 유혹에 빠져들게 되는데……. ▶잠깐 맛보기 지예의 보폭을 맞추어 천천히 걷다 보니, 그의 허벅지가 지예의 옆 엉덩이 부위에 살짝 부딪쳤다. 묘한 전류가 흐른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나에게 빠진 건 아니지?” 무형의 무엇인가를 감지한 은성이 희미하게 미소 띤 얼굴로 그녀를 굽어보며 물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그는 늘 그렇게 물었다. 무심함을 가장하고, 그러나 아주 장난스럽게, 도무지 그 파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말이다. “무슨 그런 큰일 날 소리!” 지예 역시 언제나 그랬듯이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아직도 날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야?” 그를 사랑했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모든 재료가 잘 섞이도록 골고루 비비는 것에 영 소질이 없는 여자에게 자장면, 혹은 비빔밥을 비벼 주고, 손을 꼭 잡고 걸어가다가 비틀거리면 언제든 등을 내어 주는 사내를. *해당 작품은 15세이용가로 편집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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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는 죽었다

“화…… 안 나세요?” 도운에게 안긴 채, 연수는 눈을 감았다. “응?” 그가 웅얼거렸다. “제가…….” 연수는 뭐라고 말해야 하나 주저했다. “화내야 하는 건가?” 역시나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우린 어차피 처음부터 비정상적이었어.” 처음부터 그랬다. 가로등 불빛 아래 언니의 볼을 쓰다듬던 그를 본 뒤로 그녀는 열병을 앓았다. 그의 전화를 기다리며, 그의 음성을 들으며 그 병은 증폭되었다. 이 감정을 대체 뭐라고 해야 할까? [본 콘텐츠는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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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연인

키다리아저씨를 자처한 아버지 덕분에 팔자에도 없는 다 큰 처녀를 떠맡게 된 남자 최현후. “그런 말 있잖습니까, 왜…….” [무슨 말?] 문장 하나가 머릿속에서 뱅뱅 돌았다. “그러니까……. 저는 남자고, 쟤는 여자고. 그러니까 왜 그런 말 있잖습니까?” 역시 입 안에서 뱅뱅 돌기만 한다. [그런 말 없다.] 그러다가 그 문장이 너무 늦게 기억났다. 이미 사랑에 빠진 후에. “그렇지, 남녀칠세부동석.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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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인면수심의 아버지. 사랑으로 혼이 빠져버린 어머니. 그 누구도 닮지 않겠다, 굳이 닮아야 한다면 차라리 아버지를 닮겠다. 절대 사랑따윈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는 순간 자신이 그토록 피하고 싶던 사랑에 빠진 것을 알아버렸다. 그녀에게 사랑은 과분했고, 남자는 사치였다. 가족만을 위해 돈을 벌고 돈을 쓰던 그녀에게 삶은 고통의 연장이었다. 그러나 사랑은 어느순간 곁으로 다가왔고,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이 이전처럼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본문 첨부] 열차 소리가 철커덕철커덕 빗장을 거는 듯 느껴졌다. 기차는 빠른 속력을 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한곳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듯 특별해 보이지 않고 그저 한결같은 풍경이었다. 산이 지나면 산골짜기에 낀 마을이 나오고, 마을이 지나는가 싶으면 말라가는 내[川]가 나왔다. 그러다가 다시 산, 마을, 계곡…… 끊임없이 이어지는 같은 풍경들은 성은의 취향이 아니었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동대구에 당도했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을 때, 자는 것 같던 재현이 뜬금없이 물었다. 자못 심각한 물음이었는데, 야릇하게도 그녀의 귀에 심각하게 들리지는 않았다. 성은이 시선을 그에게로 서서히 돌렸다. 그의 표정에 동요가 스쳤다. 그러더니 슬그머니 그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순간 어색해진 성은이 담담한 표정을 지으려 애를 썼다. 정말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첫눈에 두려움을 느끼다니, 성은은 자신이 이럴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단 세 번의 만남으로 마치 억겁의 시간에 무언가를 켜켜이 쌓아놓은 관계이기라도 한 듯, 아무리 눌러도, 눌러도 참아지지 않는 무엇이 심장을 뚫고나오게 하는 강렬한 힘을 느끼게 될지도 몰랐다. 열차가 서자 사람들이 바삐 움직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주변은 조용하고 어색한 침묵만 감돌았다. “저를 무서워하시는군요?” 덜컹, 열차가 요동을 하며 차가 출발하자 몸이 약간 흔들렸다. 그때 재현이 결심한 듯 입을 떼었다. 그의 따스한 눈빛에 이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해 보려는 장난스러운 일렁임이 보였다. “그새 소문을 들었군요.” 재현의 의도를 알아채고 그에 발맞춰 농조로 말하고도, 성은은 평소 안하던 짓을 한지라 괜히 머쓱해졌다. 성은은 매사 심각하기만 하고 익살맞은 사람이 아니었던 터라 말해놓고도 민망했던 것이다. “지금 웃음이 나오십니까?” 그의 말에 성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 철렁, 간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가 가슴을 움켜쥐고 얼굴이 허옇게 질려서는 심각하게 말했다. 그녀는 너무 심각하게 바라보니 정말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하는 얼굴로 그를 보았다. 성은은 왠지 무작정 말려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사람 앞에서 그렇게 웃지 마십시오.” “…….” “저, 오늘 무슨 날입니까?” “네?” 아무런 요점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툭툭 던지는 재현의 말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한 성은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세 시간이나 걸리는 지루했을 열차여행을 저에게 한눈에 반한 여자와 동석하다니, 확실히 오늘 무슨 날인 게 틀림없습니다.” 성은은 재현을 빤히 쳐다보았다. 어디까지 하나 보자는 심보일지도 몰랐다. “그러고 보면 성은 씬 눈이 참 낮아요, 낮아. 아니 이런 별 볼 일 없는 저에게 그렇게 담뿍 빠지시다니요. 사람 보는 눈이 낮다니까요. 이거 정말 큰일입니다.” 그가 뱉는 말 하나같이 정말 뜬금없었다. “제가 뭘?” 성은은 기가 막혀 재현을 멀뚱하게 바라보았다. “지금 저에게 홀딱 빠진 표정인 거 아십니까?” 부드럽게 휘어져 올라가는 눈매와 입매, 그리고 심장을 파고드는 관능적인 눈빛. 공중에 부유하는 먼지 알갱이들마저 그의 어깨에 떨어지면 반짝이가루가 되는 착시현상과 함께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위가 조여졌다. “저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성은은 멍하니 말을 흘리듯 대꾸했다. “ditto.” 그가 불쑥 말했다. “무슨?” “동감, 요즘 밤이면 밤마다 대바늘로 허벅지를 찌르며 로맨틱 영화를 섭렵하는 중입니다. 로맨틱 영화의 클래식이죠. 사랑과 영혼.” “아!” 성은도 그 영화가 기억이 났다. 영화를 본 뒤 사흘밤낮을 울었던 기억도 있었다. “거기서 패트릭 스웨이지가 말하더군요.” 그리고는 재현이 껄껄 웃었다. “언젠가 꼭 써보고 싶었습니다.” 성은은 눈만 깜빡이며 그가 하는 양을 보았다. “유유상종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리곤 마치 공모하는 사람처럼 은밀한 표정으로 성은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 말은?” “저도 홀딱 반했다고.” 이 사람, 지금 날 가지고 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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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마음

여리는 복수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들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 망가뜨리고, 그들을 지탱시키는 마음의 기둥을 허물어뜨릴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을 알아버렸다. 제국은 그녀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해도, 그녀를 곁에 두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랑은 그의 곁을 떠나버렸다. 떠난 여자와 기다리는 남자. 그러나 사랑하기에 너무 늦은 시간은 없다. [본 콘텐츠는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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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미 명작 로맨스 세트

명작 로맨스를 선보이는 동아 「BEST PREMIUM COLLECTION」 시리즈. 작가 이나미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세트는 신작《태양의 신부》, 《특별수업》, 《산타클로스는 죽었다》를 엮었다. 태양의 신부 “인사해, 태양아. 네 신부야.” “신부가 뭐예요?” 태양은 그녀의 세계에서 남자라는 종족은 단 한 명, 자신만이기를 원했다. 태양의 세계에 여자는 성예빈, 그녀 단 한 사람이듯. “그럼, 네가 꼬드겨. 뭐가 문제야?” 남편을 필사적으로 꼬드기는 아내라니! 예빈의 하늘에는 거의 이십 년 동안 오로지 태양만이 뜨고 졌다. 그렇게 사사건건 태양을 기준으로 그녀가 자전하고 공전했던 것이다. 서로 바라보지만 시선을 부딪치지 못했던 그들의 시선이 드디어 마주쳤다. 특별수업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예서는 그제야 재이의 입술에서 시선을 떼어내고 눈을 맞추었다. 심한 갈증이 났다.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그대로 목구멍이 타들어갈 것만 같아 침을 꿀꺽 삼키고 들뜬 열로 바짝 말라오는 입술을 축였다. “날 핥아대잖아.” 재이의 말에 화들짝 놀란 예서의 눈이 커다래졌다. “넌 왜 그렇게 탐스러운 거니? 어린애가.” 다른 어떤 생각도 뇌리에 떠오르지 않았다. 누군가 자신의 머리를 후려갈긴 것 같았다. “키스…… 해줘요.” 예서는 고양이처럼 나른하게 그를 올려다보았다. “절 안아주세요.” 신분상승의 도구로만 길러지던 아가씨에게 세상과 자신을 제대로 알기 위한 가정교사의 특별수업이 시작된다. 산타클로스는 죽었다 “화…… 안 나세요?” 도운에게 안긴 채, 연수는 눈을 감았다. “응?” 그가 웅얼거렸다. “제가…….” 연수는 뭐라고 말해야 하나 주저했다. “화내야 하는 건가?” 역시나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우린 어차피 처음부터 비정상적이었어.” 처음부터 그랬다. 가로등 불빛 아래 언니의 볼을 쓰다듬던 그를 본 뒤로 그녀는 열병을 앓았다. 그의 전화를 기다리며, 그의 음성을 들으며 그 병은 증폭되었다. 이 감정을 대체 뭐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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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그타임

장마가 시작되던 초여름. 그의 비밀을 알게 된 순간부터 그들의 사랑은 시작되었다. 아스라한 향기가 먼저 밀고 들어와 대한의 등을 가만히 쓸어안았다. 그랬다. 그러고 보니 힘들 때 위안이 되어주는 사람이 그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아주 오래전, 대한이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 바로 그날 자장가를 불러주었고, 왜 이렇게 사는 것이 엿 같은가 좌절하고 있는 그의 등을 안아주던 단 한 사람. “걱정 말고 자. 내가 지켜줄게.” 그녀는 세상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그에게 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본 콘텐츠는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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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일곱 번째 남자

[강추!]그녀의 입술이 저절로 벌어졌다. 그러자 그 벌어진 입술 사이로 나직이 신음을 흘러나왔다. ‘감촉이…… 좋아.’ 기다렸다는 듯이 승현의…. ---------------------------------------- 승률 100%를 자랑하는 잘 나가는 변호사 진승현. 현 취준생 설이현. 어린 시절 코흘리개 승현이 180도 달라진 것도 적응 안 되는데, 귀신같이 이현이 힘들 때마다 나타나 다독여준다. 그는 그녀의 7번째이자 마지막 남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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