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가에 사는 쓸모없는 골칫덩이, 그리티아. 가족들의 미움도, 가해지는 고통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어느 날, 기묘한 꿈을 꾸게 된다. “너는 지금도 앞으로도 위대한 길을 걷게 될 거야. 수많은 사람이 너를 존경 어린 눈으로 볼 거고 네가 걷는 길을 의심하지 않게 될 거다.” 꿈 속의 남자는 그라티아에게 대단한 사람이 되리라 말했다. “미래에서 보자. 나의 사랑스러운 그라티아.” 이상하고 아름답던 꿈. 꿈에서 깨어난 후, 열 살의 그라티아는 그것이 곧 현실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 대귀족 루치프알로의 잃어버린 아이, 그라티아. 신전에서 돌아오던 길, 습격을 받고. 그녀의 몸에서 폭발하듯이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은 눈을 감아야 했다. 고함이 가득하던 공간에 적막이 어리고 모든 이들이 멈춘 순간이었다. 조금씩 황금빛 신의 기운이 사라지자 그 자리에 있던 열 살의 그라티아가 사라졌다. 대신 같은 자리에는 선명하게 루치프알로의 특징을 가진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치고 제법 큰 키에 검은색 긴 머리를 하나로 묶었다. 가벼운 티와 바지를 입고 있었지만 키가 커 제법 태가 났다. 하얀 얼굴에 오목조목 들어간 이목구비는 한눈에도 미인이었다. “엄마?” 커다란 눈동자가 네아를 바라보며 천천히 깜박이다가 살며시 웃었다. “역시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었네.” 10 살의 그라티아와 20살의 그라티아가 처음으로 몸이 뒤바뀐 순간이었다. *
2022년 0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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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끝을 지키는 방패, 최후의 요새, 제국의 수문장(守門將). 그 모든 것들이 북부의 지오힐데 공작가를 지칭하던 이명(異名)이었다. "진격하라-!" 적군이 제국의 수도로 진격하지 못하도록, 군사들은 제 목숨을 불살라 용맹히 검을 들었다. 지오힐데의 수장, 하일론 지오힐데 역시도. 이 모든 것이 정해진 수순, 잘 짜인 함정인 줄도 모르고. * * * 아르포네는 하일론과 지오힐데를 배신했다. 귓가에 속삭이던 달콤한 말에 현혹되어. “영애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다면 내 말을 잘 따라주세요.” 그녀가 가장 사랑하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황태자를 위해. 지오힐데로 가게 되었더라도 금방 돌아올 수 있으리라던 연인의 말을 믿고서. 그러나 아르포네는 허무하게도 황태자에게 배신당했고, “그대가 기억하지 못하는 첫 만남부터 나는 그대를 사랑했으니까.” 그녀에게 손을 내민 유일한 이는 하일론이었다. 그랬기에 그녀는 다짐했다. “어떻게든 우리 다시 만나요.” 다시 만나는 날에는, 그때는 자신이 온 마음을 다 바쳐 당신을 사랑하겠노라고.
제국 끝을 지키는 방패, 최후의 요새, 제국의 수문장(守門將). 그 모든 것들이 북부의 지오힐데 공작가를 지칭하던 이명(異名)이었다. "진격하라-!" 적군이 제국의 수도로 진격하지 못하도록, 군사들은 제 목숨을 불살라 용맹히 검을 들었다. 지오힐데의 수장, 하일론 지오힐데 역시도. 이 모든 것이 정해진 수순, 잘 짜인 함정인 줄도 모르고. * * * 아르포네는 하일론과 지오힐데를 배신했다. 귓가에 속삭이던 달콤한 말에 현혹되어. “영애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다면 내 말을 잘 따라주세요.” 그녀가 가장 사랑하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황태자를 위해. 지오힐데로 가게 되었더라도 금방 돌아올 수 있으리라던 연인의 말을 믿고서. 그러나 아르포네는 허무하게도 황태자에게 배신당했고, “그대가 기억하지 못하는 첫 만남부터 나는 그대를 사랑했으니까.” 그녀에게 손을 내민 유일한 이는 하일론이었다. 그랬기에 그녀는 다짐했다. “어떻게든 우리 다시 만나요.” 다시 만나는 날에는, 그때는 자신이 온 마음을 다 바쳐 당신을 사랑하겠노라고.
신의 축복이 깃들어 있는 땅, 성국. 그곳에는 신의 이름 아래 신의 뜻을 행하는 자 중에서도 가장 큰 성력을 가지고 태어난 이가 있었다. 신의 첫 번째 종이라 불리며 신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여인, 아리아 그레이스. 성국의 가장 고귀한 성녀였던 그녀가 어 날, 저주받은 나라라 불리는 카이노스 제국의 황태자를 만나게 되는데. “당신에게 목숨을 구걸하러 온 비루한 인간이지.” 저주의 상징인 검은색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를 가진 그는 마치 짐승과도 같았다. “나는 지금 그대에게 살려달라 애원하고 있는 걸세.” 당장이라도 아리아를 집어삼킬 것처럼 잔인하고 섬뜩한 눈동자로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가 신의 저주를 받아 죽기까지 남은 시간은 2년. “궁금하지 않나? 신의 대리인이라 불리는 그대의 선택으로 누군가가 죽는다면 그것은 인간의 뜻인가, 아니면 신의 뜻인가?” 그는 끝없이 아리아를 시험에 들게 했고 흔들리게 했다. 오로지 신에 대한 믿음만으로 신실했던 그녀에게 그가 보여준 것은 신앙에 가려졌던 추악 함이었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거짓이었다는 진실, 그 속에 감춰져 있던 성국의 추악함. 수많은 혼란 속에서 아리아는 대륙의 판도를 바꿀 열쇠를 쥐게 된다. “제가 꼭… 헤이든 님을 살려드릴게요….” 수많은 목숨을 앞에 두고 그녀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마호세르디의 막내딸과 노헤스카 대공의 결혼이 사교계를 강타했다! 황제파 수장의 막내딸과 황가를 박차고 떠난 대공의 결혼식이라니, 정치적 결합인지 세기의 로맨스인지 따지려 사교계의 모든 눈이 그들을 주시했으나 어째 이 두 사람, 일반적인 결혼과는 좀 다르다? “혹시 마호세르디와 노헤스카의 계약에 대하여 알고 있는가?” “세기의 로맨스, 이런 소문이 필요하십니까?” 결혼 첫날부터 계약의 내용을 묻는 체드란이 너무해 보일 법도 한데 연약한 꽃 같다던 나엘라는 되레 한 술 더 뜬다. 대공가 관리 차원에서 필요한 자료들은 그렇다 쳐도 대체 왜 온갖 군사 기밀 문서들을 요청한단 말인가? 이제 막 시집온 대공비가 첩자일지도 모른다니! 집사는 물론이고 체드란까지 그녀의 의도를 고심하던 그때, 일이 터졌다. 나엘라가 가신 가문의 영식을 줘 팼단다. 심지어 한다는 말이, 뭐? 그녀가 기사라고? 하루가 멀다 하고 폭풍처럼 몰아치는 사고들에 머리는 날로 아프고, 심지어 뒷수습도 전부 그의 몫이 되었다. 심지어 체드란을 당당히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는 나엘라에게 그는 여우에게 홀린 듯 속절없이 끌리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일생을 황실과 전쟁터에서 보내며, 목숨만 간신히 부지해 왔지. 난 사랑을 잘 몰라.” “그럼 왜 제 곁에서 맴도셨습니까?” 어차피 사랑을 모르긴 피차 마찬가지. 역으로 치고 들어오는 말에 체드란은 그녀에게 칼자루를 건넸다. “그러니 묻겠네. 그대의 감은 내가 그대를 사랑한다던가?”
신의 축복이 깃들어 있는 땅, 성국. 그곳에는 신의 이름 아래 신의 뜻을 행하는 자 중에서도 가장 큰 성력을 가지고 태어난 이가 있었다. 신의 첫 번째 종이라 불리며 신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여인, 아리아 그레이스. 성국의 가장 고귀한 성녀였던 그녀가 어느 날, 저주받은 나라라 불리는 카이노스 제국의 황태자를 만나게 되는데. “당신에게 목숨을 구걸하러 온 비루한 인간이지.” 저주의 상징인 검은색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를 가진 그는 마치 짐승과도 같았다. “나는 지금 그대에게 살려달라 애원하고 있는 걸세.” 당장이라도 아리아를 집어삼킬 것처럼 잔인하고 섬뜩한 눈동자로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가 신의 저주를 받아 죽기까지 남은 시간은 2년. “궁금하지 않나? 신의 대리인이라 불리는 그대의 선택으로 누군가가 죽는다면 그것은 인간의 뜻인가, 아니면 신의 뜻인가?” 그는 끝없이 아리아를 시험에 들게 했고 흔들리게 했다. 오로지 신에 대한 믿음만으로 신실했던 그녀에게 그가 보여준 것은 신앙에 가려졌던 추악함이었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거짓이었다는 진실, 그 속에 감춰져 있던 성국의 추악함. 수많은 혼란 속에서 아리아는 대륙의 판도를 바꿀 열쇠를 쥐게 된다. “제가 꼭… 헤이든님을 살려드릴게요….” 수많은 목숨을 앞에 두고 그녀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