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더운 여름날, 드라마 촬영지에서 마주친 남자, 공하현. 보기 좋게 그을린 살갗에 너른 어깨를 지녔지만, 자그마한 키스 하나에 온통 얼굴을 붉히는 남자는 소이의 더없이 소중한 존재가 된다. 하지만 그녀는 불의의 사고로 그 남자를, 그 시절을 그리고 사랑했던 기억을 잃고 도망치고 말았다. 시간이 흐르고, 소이가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내디딘 어느 날. 그녀는 다시 하현을 만나게 되는데……. *** “키스해 줘.” “…….” “그게 우리 사랑의 기준이잖아.” 기억을 땋아 만든 듯한 옷자락을 타고 올라 하현의 목덜미에 팔을 둘렀다. 어둠에 물든 하현의 얼굴이 한층 더 매서워 보였다. 달뜬 호흡을 내쉬는 것마저도 맹수의 탐색전으로 느껴질 정도로. “소이야, 키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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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마약, 자살 시도 등 비윤리적이며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는 상황과 서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자두꽃 피는 계절, 예화의 부친이 죽어 가는 을언 병원도 봄이 한창이었다. 그리고 남자는 그 봄에 도착한 또 하나의 산송장이었다. “야하게 생겨서 꼴리긴 하는데…… 미성년자는 좀 그래.” 남자는 타성에 젖다 못해 썩어 있었다. “참고 있어.” 남자가 눈을 쓱, 내려 가슴께를 바라본다. 예화는 가슴 어딘가가 쿡, 눌린 것같이 간지럽고 또…… 찌릿했다. 남자는 또 한 번 시선을 내려보냈다. “애기 여기저기 덜 컸을 거 같아서.” 이 질 낮은 변태 새끼가. 5년이 지나, “애를 못쓰게 만들었네.” 남자가 아주 느리게 고개를 떨구어 눈을 맞추었다. “연예화 씨, 이혼했어?” “…….” “왜 했어.” 남자는 예화의 뺨을 엄지로 문지르며 물었다. 아, 나의 사랑은 이토록 비루하고 불우한 것. 물기 어린 가슴에 햇볕처럼 내리는 사랑, 병든 자두나무 투병 일지.
-H 항공의 장녀, 망나니로 소문난 도라희. 겉으로는 제멋대로지만 사실상 부모의 뜻은 요만큼도 벗어날 수 없는 숨 막히는 인생에서 라는 책을 만나 그 책의 저자인 차희문의 팬이 된다. 그런데 옆집에 이사 온 결벽증에다 재수 없는 남자가 바로 차희문인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복학한 학교에선 교수와 제자로 마주치게 되는데…. 엉망으로 꼬인 인연, 라희의 정략결혼 상대에 더불어 희문의 과거까지. 두 사람은 역경을 딛고 서로를 제대로 마주볼 수 있을까.
교원 고등학교, 기간제 윤리 교사 탁나나. 수천 가지 불행 속에 딱 한 가지 보통을 행운이라 여기며 살아가던 중, 모두가 기피하는 2학년 3반의 담임을 맡게 된다. 거기서 스물다섯의 복학생, K 그룹 회장 아들 구희성을 만나게 되는데……. 어떻게 해서든 그와 피하려고 하는 상황 속, 나나에게 파격적이고 은밀한 제안이 들어온다. 서로를 미워한 일 년, 사랑한 일 년, 헤맨 이 년. 두 사람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 * * “나 복수고 뭐고 다 버리고, 미친놈처럼 너한테만 붙어 있을까.” 내가 바랐던 대로, 그는 항상 내 앞에서 방패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해 봐.” 내 불안은 그가 끌어안지 못한 조각일 뿐이었는데. 그가 품기에도 벅찬 불안이었는데. 내가 마주한 불안은 그가 짊어진 불안에 비교도 되지 않는 거였는데. “난 너 말고 다 버릴 수 있어.” 그 불안은 내게서 빚어진 건데, 그는 내 불안마저 사랑하겠다고 한다.
양딸과 친딸을 구분 없이 키웠다는 양부의 말이 무색하게 호연은 두 번의 이혼 경력이 있는 세정과의 맞선 자리로 떠밀렸다. 변태, 폭력범, 미친놈. 남자를 둘러 싼 무수한 소문과 달리 그는 타고난 여유를 가지고 손짓 한 번에 공기를 바꾸는 지배적인 남자였다. “열 살 많은 남자랑 관계 맺는 건 괜찮겠어요?” “…….”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 “어린애라 이런 대화는 어렵겠네.” 좁은 어깨가 수치심으로 떨릴만큼 치욕스러웠지만, 간절한 호연은 필사적으로 매달려 그와의 결혼을 성사시킨다. 그리고 사랑 없는 시한부 결혼이 죽는 날. “이혼, 못 해요.” “…….” “좋아해요.” “…….” “세정 씨를 좋아해요.” 이 결혼은 다시 살아났다.
양딸과 친딸을 구분 없이 키웠다는 양부의 말이 무색하게 호연은 두 번의 이혼 경력이 있는 세정과의 맞선 자리로 떠밀렸다. 변태, 폭력범, 미친놈. 남자를 둘러 싼 무수한 소문과 달리 그는 타고난 여유를 가지고 손짓 한 번에 공기를 바꾸는 지배적인 남자였다. “열 살 많은 남자랑 섹스하는 건 괜찮겠어요?” “…….”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 “어린애라 이런 대화는 어렵겠네.” 좁은 어깨가 수치심으로 떨릴만큼 치욕스러웠지만, 간절한 호연은 필사적으로 매달려 그와의 결혼을 성사시킨다. 그리고 사랑 없는 시한부 결혼이 죽는 날. “이혼, 못 해요.” “…….” “좋아해요.” “…….” “세정 씨를 좋아해요.” 이 결혼은 다시 살아났다.
“이제 도망칠 곳이 없어.” 지난날, 나를 휘청거리게 만든 사랑을 피해 도망친 서울 외곽 오르막길의 끝, 옥탑방. “그러면 비 그칠 때까지만 있다가 가도 돼요?” 그리고 그곳으로 찾아온 아름답고 어린 남자. 지난 사랑이 찾아옴으로 도피처의 의미를 잃고, 남자를 들임으로 은신처의 의미를 잃은 옥탑방에서, 오로지 남자의 탄탄한 허리만 담아내는 시야, 고개를 들면 왠지 가까워진 듯한 밤하늘, 남자가 계단을 오를 때마다 낮게 끌리는 신발 소리와 높게 스치는 비닐봉지 소리, 후텁지근한 바람과 여름 특유의 냄새, 소담한 봉선화와 피자두의 향을 모두 이기는 남자의 체향. 내 모든 감각이 남자에게 휩쓸리던 여름날도 있었노라고. * * * “글쎄. 벤츠가 와도 내가 탈 생각 없으면 끝 아닌가. 나는 이제 별로 차 타고 싶지 않은데.” 사랑을 길바닥에 버리고 돌아선 여자와, “깊이 다 계산하고 뛰어들었는데 생각보다 수심이 깊어요, 서님이. 내가 허덕여.” 여자의 망한 궤적을 좇는 것조차 꿈이 된 남자의, 애틋한 여름.
“이제 도망칠 곳이 없어.” 지난날, 나를 휘청거리게 만든 사랑을 피해 도망친 서울 외곽 오르막길의 끝, 옥탑방. “그러면 비 그칠 때까지만 있다가 가도 돼요?” 그리고 그곳으로 찾아온 아름답고 어린 남자. 지난 사랑이 찾아옴으로 도피처의 의미를 잃고, 남자를 들임으로 은신처의 의미를 잃은 옥탑방에서, 오로지 남자의 탄탄한 허리만 담아내는 시야, 고개를 들면 왠지 가까워진 듯한 밤하늘, 남자가 계단을 오를 때마다 낮게 끌리는 신발 소리와 높게 스치는 비닐봉지 소리, 후텁지근한 바람과 여름 특유의 냄새, 소담한 봉선화와 피자두의 향을 모두 이기는 남자의 체향. 내 모든 감각이 남자에게 휩쓸리던 여름날도 있었노라고. * * * “글쎄. 벤츠가 와도 내가 탈 생각 없으면 끝 아닌가. 나는 이제 별로 차 타고 싶지 않은데.” 사랑을 길바닥에 버리고 돌아선 여자와, “깊이 다 계산하고 뛰어들었는데 생각보다 수심이 깊어요, 서님이. 내가 허덕여.” 여자의 망한 궤적을 좇는 것조차 꿈이 된 남자의, 애틋한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