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 줘요.” 마냥 가여웠던 소녀가 자라나 여인이 되었다. 제게는 독이 되었다. 삼키고 나면 내장이 다 녹아내릴, 코끝에서만 달콤한 독. “제정신이야? 너, 내가 대체 누구로 보여?” “은소미로 안 되면, 은이희라고 생각해요. 엄마랑 나, 쌍둥이처럼 닮았잖아요.” 꿈에서도 이루어져선 안 될 소원이었다. 반평생 저를 삼촌이라 부르던, 까마득히 어린 그녀를 수컷으로 바라는 것 따위는. “두 번은 없다는 거, 네가 한 말이니까 반드시 지켜야 할 거야.” 사랑하는 연인처럼 품지 않을 것이다. 꿈에서도 추억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하룻밤. 은소미의 허황된 낭만을 포기시키는 데는 넘치게 충분할 시간이었다. ※이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되었습니다.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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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돌아오면 뵐 수 없기만을 바랐습니다.” 클라리스는 어리둥절했다. 3년간의 전쟁이 햇살 같던 소년을 망가뜨렸나 보다. 그가 출정한 사이, 클라리스가 한 일이라곤 천덕꾸러기 왕녀를 정성껏 돌본 것뿐이었다. 그러나 아리스티드의 이유 모를 분노는 깊디깊었다. “그것이 내가 그 지옥 같은 전쟁 중에 가장 자주 빌었던 소원입니다.” 어쩌면 왕세자는 그 오래된 약속 때문에 절 보기 싫어하는 걸까. 어린 날의 치기 어린 다짐을 기억하는 제가 꼴도 보기 싫은 걸까. * * * “언젠가 제가 전하의 귀가 되기로 하였기 때문인가요?” “나의 귀라고…….” 아리스티드의 황금빛 눈이 희번덕이더니 클라리스의 손목을 불쑥 움켜쥐었다. 그러나 무어라 비난하려던 붉은 입매는 이내 비틀리며 멈췄다. 그가 고개를 숙여 클라리스의 귓가에 속살거렸다. “어릴 때처럼 내 귀가 되어 줘.” 클라리스가 당황하며 뿌리치려 할 때였다. “기왕 내게 오는 것, 다리도 벌려 주면 좋겠어.” 수치심에 몸이 덜덜 떨렸다. 그러나 클라리스는 벌벌 떠는 입술로도 왕세자를 똑바로 올려다보며 말했다. “참…… 많이도 변하셨습니다. 이 손…… 놓으세요.” “싫다면?” 그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지독했다.
※ 본 작품에는 강압적 관계 등 호불호가 갈리는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 바랍니다. 외톨이 소녀 로벨린은 태어나 단 한 순간도 어둠이 두렵지 않았다. 그러한 남다름마저도 결국은 소녀를 더욱더 외로운 존재로 고립시켜 갔지만. “로벨린 네이페르, 그것이 네 이름이 맞나?” 숨겨 온 이름을 불리자마자 끌려간 정치범 수용소, 날 때부터 있었던 손등의 반점은 로벨린을 역병 환자로 오인당하게 하고. 어두운 감방, 죽은 듯 누워 있던 그를 만나게 되는데. “이봐요. 저, 정신이 들어요?” 새카만 속눈썹 아래, 희번덕거리는 노란 눈은 마치 짐승의 것 같았다. 싯누렇게 빛나는 안광이 야릇한 광휘를 뿜으며 로벨린을 쏘아보았다. “왜 이제야 왔지?” “몸을 일으킬 수 있으면 물을…….” “그런 거 말고, 내 것을 다오.” 제 것과 똑같은 반점을 가진 남자. “너는 날 위해 태어났다. 누구든 감히 널 탐한다면 눈이 멀고 귀가 멀게 해 주지.” 남자는 또 다른 절망일까, 아니면 구원일까.
“여기가 헤르젠…… 공작가라고요?” 아이를 사산한 날, 인간 사냥꾼들에게 쫓기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에블린 비체. 폭우 속에 저를 구명해 준 곳이 하필이면 헤르젠이란다. ‘시도 때도 없이 시체가 나온다는 저택…….’ 에블린은 공작가의 괴소문을 다 알면서도, 젖 유모가 되어 달라는 하녀장의 청을 거절하지 못한다. 죽은 제 아기처럼 금발인 공녀를 돌보기도 한 달. 여름밤 정원에서 저택의 주인을 처음으로 맞닥뜨리는데. “넌 누구지?” “처, 처음 뵙습니다. 주인님. 요한슨 공녀님의 유모인 에블린이라고 합니다.” “유모라.” 천천히 그녀의 머리칼을 쓸던 공작의 손이 아래로 옮겨 갔다. “네게서 단내가 난다.” “저, 젖이 종종 샐 때가 있어…….” 볼과 턱을 스친 후, 목을 타고 내려가는 손길에 에블린이 숨을 참았다. “옷을 풀어라.” 제 귀를 의심하며 그대로 서 있던 그녀에게 공작이 한 번 더 말했다. “옷을 풀라 하였다. 아이가 무엇을 먹고 지내는지 궁금하군.”
서양풍. 왕족/귀족. 첫사랑. 비밀연애. 갑을관계. 신분차이. 몸정맘정. 조신남. 뇌섹남. 능력남. 직진남. 계략남. 다정남. 유혹남. 절륜남. 짝사랑남. 순정남. 철벽남. 존댓말남. 유혹녀. 순정녀. 까칠녀. 도도녀. 우월녀. 고수위. 베일리 공작가의 주인이 될 아가씨, 아리아나에게는 말 못 할 비밀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집사장 비숍을 짝사랑한다는 사실! 그러나 충성스러운 집사장 비숍 그린우드는 아리아나를 위해 목숨을 바칠지언정 몸을 바쳐 주지는 않는데……. * * * “아래가 가려워, 비숍.” “정확히 어디가 가려우신가요, 아가씨?” 그가 자못 안타까운 듯 아리아나를 올려다봤다. “도와드리려면 자세히 봐야 할 것 같은데, 괜찮으십니까?” 아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뒤로 풀썩 누워 버렸다. 벌린 다리 사이로 비숍이 기다시피 엎드렸다. 남자치곤 부드러운 손끝이 애액이 빛나는 음부의 살갗을 열어젖히며 끈질기게 관찰했다. 그가 한참 만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겉쪽에는 문제가 없어 보여서요. 가려운 부위가 혹 더 안쪽이십니까?”
의료 사고의 트라우마로 매일 똑같은 악몽에 시달리는 정하.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어도 지독한 악몽에서 벗어날 수 없던 어느 날, 달콤하고 아름다운 남자가 악몽 대신 나타나 황홀한 하룻밤을 선사한다. 몽정이라도 겪은 듯 낭패한 기분으로 눈뜬 아침, 병원에서 꿈속 남자를 마주치고 마는데……. “좀 전에는 죄송했습니다. 새로 오신 대표 원장님이신 줄은 모르고, 아는 사람을 좀 닮아서 놀랐거든요.” “달아날 정도로 놀라는 걸 보면, 그 아는 사람이랑 잠이라도 잤나 봅니다.” 그런데 이 남자, 병원에 새로 부임한 순간부터 정하의 삶을 미친 듯이 파고들기 시작한다. 어느 밤 갑자기 나타나 정하의 꿈을 잠식한 그 남자처럼.
“여기가 헤르젠…… 공작가라고요?” 아이를 사산한 날, 인간 사냥꾼들에게 쫓기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에블린 비체. 폭우 속에 저를 구명해 준 곳이 하필이면 헤르젠이란다. ‘시도 때도 없이 시체가 나온다는 저택…….’ 에블린은 공작가의 괴소문을 다 알면서도, 젖 유모가 되어 달라는 하녀장의 청을 거절하지 못한다. 죽은 제 아기처럼 금발인 공녀를 돌보기도 한 달. 여름밤 정원에서 저택의 주인을 처음으로 맞닥뜨리는데. “넌 누구지?” “처, 처음 뵙습니다. 주인님. 요한슨 공녀님의 유모인 에블린이라고 합니다.” “유모라.” 천천히 그녀의 머리칼을 쓸던 공작의 손이 아래로 옮겨 갔다. “네게서 단내가 난다.” “저, 젖이 종종 샐 때가 있어…….” 볼과 턱을 스친 후, 목을 타고 내려가는 손길에 에블린이 숨을 참았다. “옷을 풀어라.” 제 귀를 의심하며 그대로 서 있던 그녀에게 공작이 한 번 더 말했다. “옷을 풀라 하였다. 아이가 무엇을 먹고 지내는지 궁금하군.”
명문 미대를 졸업했지만 생활고 탓에 누드모델 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은수. 어느 날, 크로키 수업에서 만난 후배로부터 황당한 제안을 듣는다. “선배를 사고 싶어요.” “미안해요, 제대로 못 들어서……. 다시 말해 줄래요?” 그러나 틀림없이 잘못 들었으리라 생각한 남자의 말은 은수가 들은 그대로였다. “지금 구하지 못해 아등바등하는 오백이라는 돈, 내가 줄게요.” “……그럴 순 없어.” 은수는 회당 오백이라는 큰돈이 걸린 계약을 가까스로 거절하지만, 당장 해결해야 할 현실의 문제들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내미는 계약서에 서명하고 나자 일은 점점 더 걷잡을 수 없이 흐르는데……. “빨아 보고 싶다. 그래도 돼요?”
“안아 줘요.” 마냥 가여웠던 소녀가 자라나 여인이 되었다. 제게는 독이 되었다. 삼키고 나면 내장이 다 녹아내릴, 코끝에서만 달콤한 독. “제정신이야? 너, 내가 대체 누구로 보여?” “은소미로 안 되면, 은이희라고 생각해요. 엄마랑 나, 쌍둥이처럼 닮았잖아요.” 꿈에서도 이루어져선 안 될 소원이었다. 반평생 저를 삼촌이라 부르던, 까마득히 어린 그녀를 수컷으로 욕정하는 것 따위는. “두 번은 없다는 거, 네가 한 말이니까 반드시 지켜야 할 거야.” 사랑하는 연인처럼 품지 않을 것이다. 꿈에서도 추억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하룻밤. 은소미의 허황된 낭만을 포기시키는 데는 넘치게 충분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