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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준- 원 엔터의 영업이사이자 연희의 이웃사촌. 7년이나 이어온 우정을 자랑하는 남사친. 최근 들어 연희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영 수상하다. 나연희- 영화판 4년차 조감독. 연애무식자에 짝사랑 전문. 구질구질한 짝사랑의 역사를 끝내 자고 결심하던 날 옆집 사는 친구인 태준과 사고를 친다. -본문 중에서- 빈속에 마신 맥주 두 캔 때문인가. 아니면, 태준이 퇴근하길 기다리며 무료하고 답답해서 홀짝거린 장식장 안의 미니 코냑이 문제였나. 술기운 때문에 시야가 흐릿했다.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22 화
연령 등급1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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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작가의 다른 작품54

thumnail

위험한 본부장

경원그룹 전략본부장 황태준. 차기 회장감으로 거론되는 능력자지만 싫은 건 죽어도 못 참는 까칠남. “난 정략결혼 따윈 안 해.” 비서인 아영이 남자친구와 헤어진 걸 계기로 그가 제안을 해왔다. “주 비서가 방패가 돼줘야겠어.” 주주 회의 때까지 귀찮은 맞선을 피하는 대가로 그가 내민 건 아영이 평생 벌어도 갖지 못할만한 것이었다. “모든 것을 포함인가요?” “그 정도는 각오해야지.” “그래도…….”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상사와 거기까지 가도 되는 걸까. “그래도 여긴 직장이고.” 아영의 뒷걸음질에 태준의 입꼬리가 비실대며 올라갔다. “무슨 소리야. 일하다 눈 맞은 연기를 해야 하는데.” 싸늘하게 빛나는 두 눈이 아영을 겁쟁이라고 비난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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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선생의 사생활

마진욱 - 노블레스웨딩 대표. 웨딩산업의 언저리에서 시작해 격전지인 청담동까지 돌파한 열혈남. 배경마저 대단하다는 소문. 은수정 – 노블레스웨딩 제작실의 재단사 3년 차. 친구를 대신해 시작한 알바 때문에 깜짝 놀랄만한 일을 겪고 있는 중. “춤이 멋지던데요.” 그와 마주친 순간 마음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러면 안 되는 거였는데. 결국 호기심이 화근이었다. [미리보기] “은 선생이 나한테 한 짓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 “나한테 왜 그랬어?” 진욱이 물었다. “손부터 좀 놔줘요. 아파요.” 머릿속이 어지러워 생각이 자꾸만 흩어졌다. “싫은데.” 진욱이 이죽거리며 손끝으로 수정의 얼굴 윤곽을 더듬기 시작했다. “은 선생이야말로 왜 그랬어? 나야 몰랐다지만 당신은 처음부터 알았잖아.” 이마를 더듬어 내려온 손끝이 뺨을 따라 내려와 입술을 천천히 덧그렸다.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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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의 편집장

“사는 거 참 치사하지?” 차기석. 교영 그룹 둘째, 업계 1위 전설의 편집장. “직장에서 루머란 골치 아프지.” “…….” “더욱이 그게 상사와의 과거 연애사라면.” 몰랐다. 대학 때 사귀던 사이라는 게 윤수아에게 협박의 빌미가 될 줄은. “바르게 사는 건 가성비가 떨어져서 말이지.” “다 지난 일이잖아요.” “다 지나? 그런 건 누가 결정하는 거지?” “…….” “내가 끝내기 전까진 끝난 게 아냐.”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어쩔 생각인 건지. 제멋대로인 그 모습에 심장은 또 왜 이렇게 떨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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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처음 마주치던 순간부터 그는 은수에게 믿을 수 없는 남자였다. 사람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묘한 분위기에 쏘아보는 듯한 시선. 마주 바라보다 보면 끌려 들어갈 것 같은 새까만 눈동자조차도 그랬다. 그가 지닌 모든 것들이 은수에겐 위험해 보였다. 잘못 가까이 다가갔다간 제가 가진 모든 것이 불에 타 사라질 것처럼 느껴졌다. 그가 한 발짝씩 다가올 때마다 몸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모든 감각 기관들이 경고음을 울려댔다. -본문 중에서- “정말이야?” “제 말을 믿습니까?” 지훈이 다시 물었다. “거짓말이었어?” “…….” 서지훈은 입을 꼭 다문 채 은수의 얼굴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당신 마음에 의심이 있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한 가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어요.” 한참이나 은수를 내려다보던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니. 지나치게 거창한 말이었다. 다른 상황이었다면 웃음이라도 터뜨렸을 테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누가 어떤 말을 해도 웃음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았다. “…….” 은수는 마른침을 삼켰다. “당신을 이 답답한 집에서 구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저 하나뿐이라는 사실, 그것만은 잊지 마십시오. 당신이 무조건적으로 신뢰해야 하는 사람은 저 하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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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엔 늑대가 산다

남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목덜미가 쭈뼛 일어섰다. 마치 늑대와 마주친 것처럼. 가사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만난 집주인은 또래의 젊은 남자. 게다가 깜짝 놀랄 만큼 멋진 외모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알게 됐다. 그가 외. 모. 만. 멋진 남자라는 걸. 그때 재빨리 눈치 채고 도망쳤어야 하는 건데. 결국 운 나쁘게 걸려 꼼짝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내 돈도 갚아야지. 8천만 원.” “언젠간 꼭 갚으려고 생각…….” “언젠가? 그거 안 갚겠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그럴리가요.” “그럼 당장 갚아. 지금부터.” “당장요?” 당장이라니. 이런 말은 없었는데. 갚는 것도 뭐가 있어야 갚지. 이 남자, 또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다. 다인은 골치가 지끈거렸다. “제가 당장은 가진 게…….” “있잖아.” 도혁의 손끝이 다인을 가리켰다. “윤다인이 유일하게 가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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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리스

“정략결혼이라니. 내가 총 맞았어?” 서진그룹 본부장, 기태조. 소은에게 그는 단지 일벌레에 제멋대로인 상사일 뿐이다. 비서인 소은과의 소문을 핑계로 그가 정략혼을 파탄내기 전까지는. “절 해고하라고 했다면서요. 그 때문에 파혼 이야기가 나온 거라고.” 익명의 게시글로 퍼진 스캔들. 소은은 억울했다. “그래. 그 얘길 듣고도 그 결혼을 해야 한다고?” “그야 회사 입장에서 보면…….” “회사 입장은 왜 봐. 당신은 당신 입장만 생각해.” 뭐지. 이 난데없는 생각해주는 척은. “힘도 없는 주제에.” 역시 아니었다. “본부장님하고 저하고……. 그게 어디 말이 돼요?” “지금 나한테 먼저 선 긋는 거야? 나도 아니고 서 실장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 기태조의 입가엔 비웃음이 역력했다. “5년을 함께 일했어. 감정이란 게 싹틀 수도 있지.” 넥타이 매듭을 당기는 굵은 손마디. 손등에 도드라진 시퍼런 핏줄. 난데없는 공격에 심장이 발작하듯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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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뜨거운 순간

공방, 마녀의 구두 대표 강희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청아어패럴에서 날아온 콜라보 제의. 마녀의 구두를 세상에 제대로 알릴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표이사실에서 남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꼼짝할 수 없었다. “왜? 나여서 특별히 안 되는 이유, 있습니까?” 호스트인 줄 알았던 남자가 청아어패럴의 대표였다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설마요. 일인데 공사 구분 정도는 해야죠.” 애써 냉정한 척했지만 간신히 서 있는 게 다였다. 콜라보 대상이 청아만 아니었어도 깨끗이 포기하고 돌아섰을 텐데. 이번 콜라보는 마녀의 구두, 공방의 명운이 달린 일이었다. “오해한 건 죄송해요.” “정작 사과해야 할 건은 다른 문제인 것 같은데.” “……?” “씻으러 들어간 사이에 도망치다니. 그게 무슨 매너지?” 준우의 말에 강희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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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연애코치

최무혁-까칠한 남자. 가출한 여동생을 찾으려다 엉뚱한 여자와 엮이다. 서혜주-연애 이론만 풍부한 모솔 웹툰 작가. 어설픈 연애코치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그날은…….” “토요일은요…….” 두 사람은 동시에 말을 꺼냈다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먼저 해요.” 그녀가 말했다. “아니야. 당신이 먼저 말해.” 무혁은 양보하는 척 혜주에게 우선권을 넘겼다. 짧은 침묵이 흐른 뒤에 혜주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토요일 일은……서로 잊었으면 좋겠어요.” “…….” “너무 충동적이었어요. 제가 현실감각이 떨어져서 실수를 한 것 같아요.” 겨우 마음을 놓으려던 무혁을 충격에 빠트려 놓고 혜주는 잘게 썬 야채를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쓸어 담았다. “미안해요.” 무혁은 할 말이 없었다. 어쩐지 이럴 것 같더라니. 문을 열어준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었다. 반박을 안 한다고 안심하는 게 아니었다. 마음 같아선 누구 맘대로 잊느냐고 묻고 싶지만 깔끔하게 선을 긋는 여자에게 책임지라고 덤벼들 수는 없었다. “아니, 내가 미안하지.” “최무혁 씨가 왜요. 제가 우겼는데요.” 차라리 문을 열지 말지. 밥이 모자란다고 하지. 이 여자는 감당할 수가 없다. 밥을 먹자며 있었던 일을 없던 일로 하잖다. “잠깐 나 급한 일을 잊고 있었던 것 같아.” 무혁은 막 프라이팬에 밥을 넣으려던 혜주에게 말했다. “아, 그래요?” 급히 밥을 내려놓고 가스 불을 끄는 얼굴이 왠지 안심한 듯 보였다. 이 여잔 대체 날 뭐로 보는 걸까 궁금했다. 이제껏 만났던 그 어느 여자와도 다른 여자였다.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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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둠이 지나면

짧은 결혼생활과 이혼. 낯선 동네에서 빈손으로 시작하게 된 생활. “별 수 있어? 작정하고 속이려고 들면 속는 거지.” 바보처럼 속았다며 자신을 탓하는 지윤을 유일하게 편들어주는 사람. 지윤이 일하는 카페 ‘동백’의 사장 강석주. “자책할 필요 없어. 스스로를 미워하는 게 제일 고약한 거야.” “죄송해요. 울면 안 되는데.” “괜찮아. 체면 좀 구겼다고 죽지 않으니까.” 그래도 착각하면 안 된다. 그와 자신은 엄연히 다른 처지니까. “말끝마다 사장님이래. 선이라도 그어?” “눈치 채셨어요?” “농담도 하네.” “농담 아닌데.” 어색하게 웃자 그가 지윤을 빤히 들여다봤다. 문득 그의 손이 차가워진 지윤의 손을 감쌌다. “이러면 선긋기 실패지?” “저 동정하시는 거예요?” 쌀쌀한 말투와는 달리 심장은 제멋대로 뛰고 찬바람을 맞은 얼굴은 점점 더 달아오르기만 했다. “사장님 제 취향 아니에요.” 그래도 이건 아니다. 사랑 같은 건 지윤이 가진 선택지엔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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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이야

“빈약할 줄 알았는데 아니네.” “당장 치워요.” “왜? 이런 거 처음이야?” “이…….” 그동안 남자들이 가만 놔두질 않았나 봐. 안타깝게도 죄다 후진 놈들인 것 같지만. 혹시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인가?” 돌아보는 건욱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조용히 꺼져줄 수 있어요?” 도전적인 말투에 건욱이 그녀의 눈을 빤히 들여다봤다. “일은?” “장난쳐요? 일은 해야죠.” “일하는 김에 연애도 좀 하는 건?” 테이블 위로 상체가 기울어졌다. 조금만 더 몸을 기울여도 숨이 닿을 것 같았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좀 하자. 연애.” 건욱의 짙은 눈동자가 바짝 가까워졌다.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성마른 눈빛. 까만 동공 안쪽으로 새파랗게 불빛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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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로즈

“조금만 참아. 내일이면 소문 쫙 퍼질 거야. 네가 내 여자라고.” “왜 그렇게까지 해주는 건데요?” “…….” 창욱이 젓가락질을 멈췄다. “보아하니 마냥 착한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진짜 나한테 반하기라도 했나?” 뜨끔해 쳐다보는 창욱의 얼굴에 당황이 스쳤다. 딱 속마음을 들켰을 때 나오는 표정. “정말요?” “시끄럽고. 그거나 먹어.” “…….” 무서운 남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얼굴을 붉히는 게 어쩐지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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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삼켜지다

태진 가(家)의 혼외자, 태무혁. “무혁이 근황을 내게 보고해줬으면 좋겠어. 아주 상세하게.” 그룹 안주인인 강 여사의 요구였다. 고작 과장인 수연으로선 거부할 수도 없는. 말 그대로 명령이었다. “묵비권이라. 그게 더 불리할 텐데. 날 속일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나?” “현장을 딱 걸렸는데 어떻게 속여요.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요.” 휩쓸리지 않으려는 마음과 그에게 끌리는 속마음. “저보고 이중첩자가 되란 소리예요?” “어차피 지금도 스파이면서 뭐가 다르지?” 그런 수연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무혁은 끊임없이 수연을 흔든다. “그래서 말했지. 내가 류 과장 좋아한다고.” “왜 그런 거짓말을 하신 건데요?” “왜 거짓말일 거라 생각하지?” 무혁의 눈에 위험한 빛이 어른거렸다. 그 눈에 삼켜질 것만 같아 눈을 감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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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 있는 사이

“우리 1년 만인가?” 완벽주의자에 집요한 성격. 예능국 히든카드 심태석. “모르겠어요. 예능국에서 다시 불러줄지도 자신 없고.” 입봉을 말아먹고 라디오국까지 밀려온 오연주. “술 취해서 잔 거 아니라니까요. 가방 이리 주세요.” “조그만 게 고집만 세서 진짜 말도 더럽게 안 듣지.” 오랜 짝사랑을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속도 없이 떨리는 마음이 원망스러웠다. 사심이 없다고 외치는 소리도 온통 공허하기만 했다. “선배는 내가 그렇게 편해요?”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사람 달궈 놓기만 하고 그냥 갈 거야?” 이건 기분 탓일까. 어쩐지 다시 만난 태석은 예전과 다른 표정인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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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도 좋아

친구인 지욱과 하우스메이트로 지내는 은수. 그녀가 갑자기 부탁을 해왔다. "우린 친구잖아. 남녀사인 입장이 또 달라." "치료를 계속 받아보지." 지욱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네가 도와주는 건 어때? 병원비 말고 스킨십 하는 거.” 지욱이라면 믿을 수 있었다. 사귀는 상대가 아니니 자존심 상할 일도, 하기 힘든 이야길 새삼스레 꺼낼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은수에겐 그만이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을 상대였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결국 그 하나에 모든 걸 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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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으로 와

일에 치여 연애할 시간도 없는 영업지원부의 대리, 지연우. 처리할 일만도 산더민데 인턴 교육까지 시키다니 일복이 터졌다. “누나. 저 기억나요?” 다들 기피하는 영업지원부에 떨어진 꽃미남 인턴, 임주혁. 알고 보니 그녀의 그리운 옆집 이웃이었다. “제가 왜 선배님 부서를 택했는지. 그런 건 안 궁금해요?” “별로.” 연우는 관심 없는 척 눈을 내리깔았다.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요. 우리가 어떤 사이였는지.” 잔뜩 낮춘 목소리로 주혁이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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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파라다이스

올해 가장 핫한 디자이너인 서지혁. 그와의 관계라곤 선후배사이뿐인 비정규직 에디터, 주은채. 정규직을 위해 그와 원하지 않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후 생각지도 못한 암초에 부딪쳤다. 그의 사진 촬영 거부. “대신 조건이 있어.” 그의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머릿속이 멍했다. “나하고 한 달만 살아. 그럼 찍게 해줄게.”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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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테이션 와이프

두 집안의 이권이 얽힌 결혼. “많은 게 달라지겠죠. 처음부터 우리가 자게 되면.” “이를 테면?” “그쪽 집안이 제공할 정치자금의 액수 같은 거?” 이 결혼에는 비밀이 있다. “아버지는 손뼉을 치시겠죠. 우리 시장님이 보기보다 돈을 좋아하셔서.” 결혼 후 한 달이면 사라질 이미테이션. 그것이 하연의 정체였다. “맹물인 줄 알았더니.” “순진하지 않아 실망하셨어요?” 30억. 하연에겐 인생을 바꿀 기회였다. “아니. 오히려 좋아.” 태주의 검은 동공에 열기가 일었다. “결혼생활이 재미있어질 것 같군.” 씩 웃는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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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처음이라

녀석과는 오랫동안 친구였다. 어설픈 고백 한 마디에 갑자기 달라질 사이가 아니었다. “말했잖아. 너 좋아한다고. 못 믿는 것 같아서 믿을 때까지 반복하려고.” “세뇌라도 시키겠다는 거야?” “세뇌. 그것도 괜찮고.” “그건 사랑이 아니라 소유욕이지.” “소유욕?” “그래. 소유욕.” 수혁의 입술이 비틀어졌다. 어디서 굴러왔는지도 모르는 검사 나부랭이에게 이대로 은수를 빼앗길 수는 없었다. “뭐, 그것도 나쁘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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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전

남자와는 처음부터 지독한 악연으로 얽힌 사이였다. “당장 집을 비워줘야겠어.” 표정 없는 까만 눈동자가 서연을 응시했다. “얼마 전에 이 건물 샀거든, 내가.” 남자가 갈 곳 없는 서연에게 대안이라며 내민 카드는 집을 고치는 동안 자신의 집으로 들어와 살라는 거였다. “흑심이 아니면 왜 도와주겠다는 건데요?” 따지는 서연을 내려다보며 승욱이 피식 웃었다. “내가 의식 돼? 남자로?” 같잖다는 표정이었다. “말했잖아. 집주인으로서의 책임감. 그거 말고 뭐가 더 있지?” “…….” “솔직히 당신은 내 취향도 아니야.” “잘 됐네요. 나도 그쪽 같은 남자 관심 없으니까.” 이 남자만큼 자신의 밑바닥을 본 사람도 없었다. 5년 전 난리발광을 하던 모습까지 다 본 사이니 이제와 새삼 숨길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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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까이

늘 곁에 두고 가까이 대하면서도 항상 조심스러웠다. 누구보다 좋아하는 친구였기에,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사이였기에 더 그랬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럴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불안하게 찰랑이던 감정이 사랑임을 깨닫자 그녀를 향한 감정에 흠뻑 젖은 자신을 발견했다. “……쏟아진다.” “응?” 수린의 눈이 무슨 소리냐고 묻는 듯 커다래졌다. “술, 쏟아진다고.” 인호가 재빨리 손을 뻗어 수린의 팔꿈치에 밀려 쏟아지는 와인 잔을 잡았다. 이대로 널 안으면 어떨까? 터무니없게도 불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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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후배

몇 년째 같은 팀 팀장을 짝사랑 중인 그녀, '우연수' 그리고 갑작스레 나타나 그녀에게 계속 다가오던 낙하산 부사수, '차강혁' “오늘 이사했어요. 선배네 바로 아래층.” 자신과 같은 오피스텔로 이사 왔다는 말에, 저녁이나 같이 한 번 먹으려던 그녀는 다음날 아침, 자신의 집 욕실에서 나오는 강혁을 보게 된다. “팀장님 포기하겠다고 말한 건 기억납니까? 절 이용해서라도 잊겠다고 했는데.” “제발 아니라고 해 줘.” 한순간 정신이 나갔던 건가, 그녀는 눈앞이 아득해지고…. 까맣고 짙은 눈동자. 그의 검은 동공 안쪽으로 불온한 것이 스쳤다. “저, 선배 좋아합니다.” 강혁의 시선이 연수의 입술에 고정되고, 그의 느릿한 음성은 그녀의 목덜미 솜털이 곤두서게 만들 말을 내뱉는다. “그러니까 나랑 한번 해봐요. 그 연애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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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혈한

미혼 여성들이 뽑은 올해의 가장 섹시한 기업인, 플랫폼 마이더스의 대표, 표강호 그러나 이런 강호조차 지연에게는 단지, 원치 않는 정략결혼의 상대를 피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이 결혼은 너한테도 돌파구가 될 거야.” “무슨 청혼이 그따위야. 낭만이라곤 1도 없네.” 빈정대는 말투. 하지만 그의 눈빛은 지연을 산채로 삼켜버릴 것 같았다. “다른 옵션은?” “뭐든 네가 원하는 대로 맞출게.” “내가 원하는 게 뭔 줄 알고.” “뭐든 다.” “진짜로 뭐든 다?” 까만 동공 안쪽으로 푸른빛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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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오지 않아도

정재욱- 신성그룹 본부장. 어린 시절의 상처를 가슴에 품은 남자. 이수인-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친구의 죽음 때문에 불면증을 앓고 있는 여자. 친구 민혜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자꾸 당신이 신경 쓰여. 친구의 죽음으로 망가져버린 수인의 삶. 그런 그녀를 일으켜 세운 건 오로지 복수심 하나였다. 하지만 그가 자꾸 그녀의 마음에 스며든다. 자꾸만 그녀를 흔들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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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스캔들

고등학교 시절의 일 때문에 하루아침에 한라 그룹 후계자 낙하산 류강진의 상무이사실 소속이 된 예서은. “아, 진짜 말 더럽게 안 듣지. 둘만 있을 땐 말 좀 편하게 하자니까.” “저는 존댓말이 편합니다만.” 과거의 일로 얻은 부담감과 상사와 비서로서의 위치를 되새기며 필사적으로 선을 긋지만. 다른 사람이 있건 없건 직진하는 상사 때문에 사내 특별취급을 받는 것처럼 되어버려 소리라도 지르고 싶어진다. 무슨 특별취급이 그따위냐고. * “유혹하는 거 아니면 이러지 말지. 사람 괜히 두근거리게.” “방금 넘어질 뻔했다고요.” 안은 게 아니라 부축이라는 거다. 이 싸가지야. “다리에 힘을 더 줘 보세요.” “줬어.” “더 줘야죠. 똑바로 서보라고요.” “어디 세워봐.” 이 자식이 진짜. “비 와. 우산 가져가.” “그렇게 걱정이 됐으면 대리를 부를 것이지 왜 날 불러. 돈도 많으면서.” “자고가라.” 고개를 들자 강진과 눈이 마주쳤다. 술에 취해 흐려진 눈이 아니었다. “너, 안 취했구나.” 나쁜 자식. 더 화가 나는 건 쇼인 줄도 모르고 한심하게 군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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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리스

“정략결혼이라니. 내가 총 맞았어?” 서진그룹 본부장, 기태조. 소은에게 그는 단지 일벌레에 제멋대로인 상사일 뿐이다. 비서인 소은과의 소문을 핑계로 그가 정략혼을 파탄내기 전까지는. “절 해고하라고 했다면서요. 그 때문에 파혼 이야기가 나온 거라고.” 익명의 게시글로 퍼진 스캔들. 소은은 억울했다. “그래. 그 얘길 듣고도 그 결혼을 해야 한다고?” “그야 회사 입장에서 보면…….” “회사 입장은 왜 봐. 당신은 당신 입장만 생각해.” 뭐지. 이 난데없는 생각해주는 척은. “힘도 없는 주제에.” 역시 아니었다. “본부장님하고 저하고……. 그게 어디 말이 돼요?” “지금 나한테 먼저 선 긋는 거야? 나도 아니고 서 실장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 기태조의 입가엔 비웃음이 역력했다. “5년을 함께 일했어. 감정이란 게 싹틀 수도 있지.” 넥타이 매듭을 당기는 굵은 손마디. 손등에 도드라진 시퍼런 핏줄. 난데없는 공격에 심장이 발작하듯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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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협상

“1200억인데, 낼 텐가?” 터무니없는 가격이었다. 하지만 건욱에겐 그 땅이 필요했다. “엿들었나?” “저도 관계자거든요.” 땀에 젖어 반짝이는 얼굴. 겁 없는 시선. “제가 땅 주인이거든요.” 염지윤. 정원사라고 생각했던 여자는 염 씨 영감의 손녀였다. “서건욱 씨가 저하고 결혼하는 건 어때요?” 맹랑한 제안이었다. “계약 결혼도 괜찮아요.” “…….” “취향이 아니면 귀찮게도 안 굴게요.” “당신한텐 뭐가 남지?” “땅이 남겠죠.” 결혼도 하기 전에 시작된 이혼 협상. “굳이 상대가 나인 이유는?” “서건욱 씨는 절대로 자기 걸 뺏길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요.” “보는 눈은 있군.” “이혼할 때 선산 쪽 땅 절반 드릴게요.” “위자료를 주겠다?” “아뇨. 제가 뭐라고 그런 걸 드려요. 감히. 땅값으로 30억만 선불로 내시라고요. 수목원 조성 기금으로.” 야심만만하게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터무니없는 계획에 속절없이 끌려들어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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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상사

재수가 옴 붙은 건지. 운명의 시련이라고 해야 할지. 전멸한 입사원서 중 딱 한군데 남은 곳이 전에 사귀었던 남자가 본부장으로 있는 곳이라니. “합격하면 다닐 건가?” 서민혁. 성연 그룹 본부장이자 회장의 혼외자인 그는 혜영의 전 남친이자 일부러 상처를 주고 헤어진 남자였다. “그래서 절 왜 붙인 건데요? 맘껏 분풀이라도 하려고요?” “뭐, 맘껏은 아니고.” 민혁의 눈이 싸늘해졌다. “기억 나? 나하고 헤어질 때 했던 말.” “그……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내 입으로 뱉은 상처로 뒤통수를 맞을 줄은 몰랐거든.” 다른 곳에 한 군데라도 붙었다면 가지 않았을 자리였다. “어디 해 봐.” 까만 속눈썹. 어딘지 광기가 느껴지는 눈에 한줄기 반짝, 빛이 긋고 지나갔다. “내 밑에서도 꿋꿋이 다닐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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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위로

호기심과 욕망. 본능에 이끌린 하룻밤. 우연히 만난 남자와의 충동적인 원나잇. 단 한번이라고 생각했던 만남은 우연한 재회로 이어졌다. 송도현. 신소재 섬유업체 아라크네의 젊은 대표. “세상 참 좁긴 하네.” 나른한 표정. 길쭉한 눈매가 더 가늘어졌다. “잠든 틈에 가버리다니. 무슨 매너가 그렇지?” “즐겼으면 미련을 남기지 않는 편이 깨끗하죠.” “당신한테는 자주 있는 일이란 건가?” 의외라는 말투였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도현은 이수에게 타협안을 내밀었다. “그날 일은 일단 없었던 일로 합시다.” “…….” 일단? “아라크네에 당신이 꼭 필요하거든.” “…….” “맞춰줄게. 그쪽이 원하는 게 그거라면.” 의미심장한 웃음. 그런 그가 얄밉게도 멋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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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팅 포인트

처음엔 막연한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막상 만나고 나니 더욱 더 절실해졌다. 인간은 이상한 생물이다. 안된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절실해진다. 무슨 수를 써서든 갖고 싶었다. 서은영이란 여자를. “초상화가 필요합니다.” 충동이었다. 다가갈 구실이 필요했으니까. 화가의 작업실에 드나드는 구실로 그림모델이 되는 것만큼 완벽한 건 없을 것 같았다. “사진보다는 그래도 실물 모델이 낫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죠.” “제가 모델을 서죠.” “태현준 씨가요?” “적은 돈도 아니고. 그럴싸한 결과물을 원하니까.” 은영은 전시회를 앞두고 찾아온 손님이 내키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무서워 보입니까?” “강인해 보이길 원하실 거라 생각했는데. 아닌가요?” “충분히 강인한데 굳이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입술을 비틀며 웃는 남자의 표정에 심장이 툭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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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질

도박과 유흥업을 토대로 성장한 대호파. 구역싸움 때 우연히 찍힌 동영상으로 조직 내에서 유명해진 인욱은 구 회장의 명령으로 신지연과 한 팀이 된다. “어떻노. 이놈아는 좀 마음에 드는가?” “뭐, 나쁘지 않네요.” 힘의 논리로만 움직이는 바닥에서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체득한 여자. 당돌한 표정아래 허기진 눈빛이 인욱의 마음을 긁었다. “나한테 왜 맞춰주는 건데?” “예뻐서?” “미친년이란 소문 때문은 아니고?” “그것도 얼마간은 있고.” “미친놈.” 인욱이 씩 웃었다. “미친년한테는 미친놈이 딱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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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몬 이펙트

태어날 때부터 옆집. 초등학교, 중학교를 함께 거친 사이. “너 지금 여자처럼 굴고 있는 거 알아?” 수연은 움찔했다. “질투하는 것도 아니고.” 멋대로 입술을 맞춘 순간 경악으로 커진 은호의 눈동자가 보였다. “……혹시 기분 나빴어?” “너 술 마셨냐?” “싫으면 됐어. 나도 억지로 하자고는 안 해.” “너, 사고 쳐놓고 무책임하게 도망칠 거야?” 굽어보는 눈빛처럼 말투 역시 야멸차기 그지없었다. “……사과 했잖아.” “멋대로 행동하고 사과 한 마디면 끝?” “무슨…….” 표현을 해도 꼭. “그래놓고 다시는 안 볼 생각인 거지? 3년 전처럼.” 독한 놈. 꼭 말을 해도 이렇게 독하게. 수연은 원망을 가득 담은 눈으로 은호를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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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결혼

도원 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도원 패션 대표 도인혁. “닥치고 결혼해.” 철저한 사생활 관리를 자랑하던 인혁은 후계자 다툼에 몰려 조부에게 압박을 받는다. “그게 다야? 다른 말씀은?” “다른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회장님의 수행비서 홍지은. 인혁은 할아버지의 수족인 그녀를 구슬려 회장실의 동태를 파악하려한다. “저녁이나 먹자고. 혼자 갈 수 없는 데라서 그래.” “…….” “홍 비서가 안 가겠다면 포기하는 수밖에 없어.” “왜 저와…….” “뭐가 그렇게 겁나는 건데? 설마 내가 홍 비서를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 “설마요.” 하지만 그 설마가 일어나고 말았다.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보겠다고 했어.” “누, 누구한테요?” “누구겠어. 당연히 할아버지겠지.” 별 걸 다 묻는다는 표정. 그들에게 결혼은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홍 비서도 잘 생각해 봐. 이대로 잘리는 것보다야 그 편이 낫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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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만 다정한

16년차 친구 사이. 아버지의 일 때문에 어려서는 같은 집 대문 안에서 어른이 된 지금은 같은 방송국에서 피디로 일하는 두 사람. 드라마 종방연이 있던 날 친구의 도발에 흔들렸다. “친구? 정말 그것뿐?” 도겸의 짙은 눈썹이 삐딱하게 기울어졌다. 예리한 송곳 같은 눈빛에 말문이 막혔다. 뚜렷한 이목구비 그린 듯 또렷한 짙은 눈썹. 하얀 얼굴에 어지간한 여자보다 더 예쁜 붉은 입술. 홀린 듯 바라보게 되는 도겸의 관능적인 입술에 시선이 갔다. 발칙하게도 지은은 문득 궁금해졌다. “나도 궁금하네. 우리가 어떻게 될지.” 빤히 내려다보는 눈빛에 목덜미가 따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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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이탈

기사거리를 찾으려 들어간 서문 그룹 창립기념식 서문의 후계자 기승조. “무슨 짓이야.” “눈을 감기에. 이런 걸 원했던 거 아닌가?” “미친 놈.” “그걸 원해?” 하얀 피부에 붉은 입술. 집요하게 빛나는 눈빛. 10년 만에 만난 그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집으로 갈까? 아니면 호텔이 나을까?” “호텔은 왜?” “남녀가 호텔에 가는 이유를 몰라?” 승조가 씩 웃었다. “주다영. 못 본 새 내숭이 늘었네.” “내가 너하고 그런 델 왜 가는데.” 내숭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내가 네 약점을 잡았으니까?” 바짝 다가든 동공 너머 심연처럼 푸른빛이 어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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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가고일

건축사무소 ‘결’의 대표 도강우. 그는 직원들 사이에서 가고일이란 별명으로 통한다. “황 대표 손절하고 나로 갈아탔다고 하면 어때?” 타고난 카리스마와 능력. 건축가들 사이에 천재라고 불리는 남자. 그런 그가 수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버림받았다는 소문보다야 덜 비참하지 않을까?” 좋은 마음으로 자신을 도울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윤수이 인생에 두 번 다시 호구 짓은 없다. “저도 갤러리 공사에 참여시켜 주세요. 공동 디자이너로.” “꿈이 야무진데?” “호구보다야 속물이 낫죠.” “책임자는 어디까지나 나야. 그건 명심해.” 상호합의 하에 이루어진 가짜 약혼. 하지만 속여야 할 상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약혼했다면서 반지는 아직이네?” 만만치 않은 포스를 풍기는 강우의 옛 연인. 하지만 수이 역시 그녀만큼 필사적이었다. “한번 믿어보려고요. 저 지금 강우 씨한테 진심이거든요.” 수이에겐 결코 질 수 없는 싸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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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여자

강주연 중소기업인 송지 어패럴의 후계자이자 디자인팀을 이끄는 일벌레 팀장. 결혼도 사업에 유리한 쪽으로 선택하려다 어느 날 심하게 뒤통수를 맞는다. 약혼자의 외도를 목격하게 되었던 것. 실의에 빠져 들어갔던 S호텔의 바에서 어떤 남자와 마주치게 되는데. “내가 도대체 왜 그랬을까?”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될 줄도 모르고 그녀는 그날 그 남자와 사고를 치고 만다. 한진우 전략컨설팅이 전문분야인 기업분석가. 친구의 부탁으로 잠깐 맡게 된 중소기업의 일 때문에 서울에 머물다가 우연히 한 여자와 원나잇을 즐기게 된다. 그런데 이름도 가르쳐주지 않고 냉정하게 사라져버린 여자가 자신이 의뢰받은 회사의 책임자로 나타난다. “인연이 있었던 거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데.” 여자를 응시하는 그의 시선이 고요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본문 중에서- “여기, 데킬라 한 잔만 주세요.” 호텔 지하에 위치한 어두운 조명의 바는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독한 술이 필요했다. 바텐더가 작고 날씬한 잔과 작은 접시에 라임과 굵은소금을 놓아서 내밀었다. 라임에 소금을 찍어서 먹으란 건가? 바텐더를 흘깃 쳐다보고는 날씬한 잔에 든 투명한 액체를 쭉 들이켰다. “읍!” 목구멍에서 불이 나는 것 같다. 데킬라에 비하면 소주는 칵테일이군. 인상을 쓰며 라임을 집으려는데 “데킬라 처음입니까?” 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드니, 언제 와서 앉았는지 처음 보는 남자가 곁에 앉아서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 남자는. 처음 이 바에 들어왔을 때부터 노골적인 흥미를 담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던 그 남자였다. 일부러 남자와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았는데 이렇게 찾아오기까지 하다니. 못생긴 남자였다면 가만두지 않았을 텐데 생긴 건 일단 훈훈했다. 거기다 목소리까지 죽인다. “지독한 맛이네요. 젠장.” 목이 타들어가는 맛이다. “같은 걸로 두 잔.” 남자는 갈 생각은 안 하고 그냥 주저앉아 데킬라를 시켰다. 그것도 두 잔. 주연은 경계의 눈초리로 남자를 쳐다보았다. 양복 하의에 와이셔츠차림. 올리브그린의 얇은 남성용 캐시미어 스웨터. 타이는 없고. 셔츠 단추를 두 개쯤 풀었다. 손목에 시계는 굉장한 고급품. 구두도 유명 브랜드. 결혼반지는 없군. 정말로 미혼이거나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거나 둘 중 하나지. “제가 한 잔 사는 겁니다.” 스캔하는 눈초리를 느꼈는지 남자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목 안에서 울려오는 부드러운 저음이 마치 피부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기분이었다. 주연은 부드럽고 묵직하게 울리는 그의 목소리에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기분이 왜 이렇지? 요즘 내가 욕구 불만이었나? 남자의 목소리에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며 은밀한 곳이 찌르르 진동을 하는 것 같았다. 바텐더가 두 사람의 앞에 데킬라 두 잔을 내려놓았다. “잘 봐요.” 그가 라임조각을 집어 자신의 손등에 문지른 후 접시에 놓여있던 소금을 집어 라임 즙이 묻은 손등 위에 살짝 뿌렸다. 어쩌려고? 그가 데킬라 잔을 들어 한 입에 털어 넣자 주연은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방금 전 그걸 마셨을 때 느꼈던 목이 타들어갈 듯한 감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는 잔을 채 내려놓기도 전에 자신의 손등에 묻은 소금을 핥고는 손등을 문질렀던 라임조각을 재빨리 입으로 가져가 물었다. 제법 능숙해 보였다. “봤죠? 순서. 어디 한 번 해 봐요.” 그가 시범을 보이듯 다시 소금을 집어 손등의 어느 부분에 뿌리는지 재차 보여주었다. 그리고 당장 해보라는 듯 그녀를 쳐다보며 눈썹을 들어올린다. 주연은 남자의 부추김에 말려 라임 조각을 들고 손등에 문질렀다. 그 다음이……술 이었나? 당황한 나머지 앞에 놓인 데킬라 잔을 들어 올려 한 입에 털어 넣고 말았다. “잠깐, 소금…….” 아차, 소금. 입 안으로 데킬라의 싸한 알코올 향이 느껴지는 찰나, 그녀는 자신이 손등에 소금을 뿌리는 과정을 생략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바보 같은. 남자가 자신의 손등을 내밀었다. 시범을 보이느라 뿌렸던 소금이 그의 손등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에잇, 모르겠다. 주연은 남자가 내민 손등을 핥았다. 분명 앞서 마셨던 데킬라의 취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호텔 바에 앉아서 처음 보는 남자의 손등을 핥고 있다니. 이건 분명히 쇼크로 머리가 어떻게 된 거지. 그가 숨을 몰아쉬며 그녀의 젖가슴을 주물렀다. 손을 속옷의 안으로 집어넣어 살짝 벌린 뒤 천천히 아래로 잡아당기자 검붉은 빛깔의 단단하게 솟아오른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둥처럼 솟은 모양새가 굵은 나무뿌리를 연상시켰다. 툭툭 불거진 핏줄이 팔딱거리며 뛰는 게 보일 지경이었다. “만져줘.” 그녀의 머리카락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헤집으며 그가 헐떡였다. 그가 시키는 대로 그녀는 그의 것을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원기둥의 머리 부분은 송이버섯의 윗부분처럼 약간 부풀어오른 모양이었고,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기둥은 아래로 갈수록 점점 더 단단해지고 뜨거웠다. 손으로 살짝 누르자 반탄력이 느껴지며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것 같았다. 마치 뱀 같다고 주연은 생각했다. “누워.” 그녀의 바지를 다 벗기지도 않은 채 그는 그녀를 침대 위로 천천히 밀었다. 그녀는 바지의 지퍼만 열린 모양으로 침대 위에 누워 그를 쳐다보았다. 침대 위로 올라온 그가 그녀의 입술을 살짝 핥은 다음 목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으읏, 아응.” 그녀의 입에서 달뜬 신음이 흘러나왔다. 몸이 뜨거워 견딜 수가 없었다. “당신을 본 순간 알았어.” “으응.” “이런 순간이 올 거라는 걸.” 말도 안 돼. 그가 그녀의 분홍색 젖꼭지를 입 안에 머금고 세차게 빨았다. “으응, 흐응, 아응, 아…….” 그녀의 허리가 이리 저리 비틀리는 사이 그의 손이 다시 속옷 안으로 파고들었다. 굵은 손가락이 부드럽게 그녀의 샘을 찔렀다. “으응.” 그의 손가락이 혈액으로 팽창되어 달아오른 내벽을 훑자 예전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야릇한 흥분이 몸 곳곳으로 퍼져나가며 전신이 작살에 맞은 물고기마냥 파르르 떨려왔다. “으응, 아, 제발…….” 짜릿하고 야릇한 흥분에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으음.” 그의 손가락이 이번엔 좀 더 위쪽으로 올라와 잔뜩 흥분해 고개를 내민 그녀의 은밀한 돌기를 비비기 시작하자 그녀의 목 안에서 얕은 헐떡임이 시작되었다. “으응, 으응, 아앗, 하으, 응.” 허리를 이리 저리 비틀며 몸부림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색정적이었다. “쉬잇, 조금만 참아. 혼자 가버리면 곤란하지.” 그가 단번에 그녀의 바지와 팬티를 끌어내리고 그녀의 허벅지를 눌러 다리를 벌렸다. 음모로 가려진 그녀의 은밀한 곳이 투명한 물을 쏟아내며 헐떡이는 게 보였다. 뜨겁게 달아오른 자신의 것을 그녀의 샘에 갖다 대자 온 몸으로 고압선이 흐르는 것처럼 짜릿한 감각이 줄달음쳤다. “아!” 자신의 아래에 깔려 숨을 헐떡이고 있는 여자의 표정에도 희열이 스쳐갔다. 허리를 짧게 움직여 그녀의 입구에 자신의 것을 맞물렸다. “아…….” 여자의 좁은 입구가 자신의 것을 단번에 받아내지 못하고 잠깐 저항하는 것이 느껴졌다. 허리를 살짝 돌려 다시 조금 더 밀고 들어갔다. 애가 탈 정도로 전희를 했던 덕분인지 그제야 그의 굵은 기둥이 그녀의 몸 안으로 조금씩 밀려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짜릿한 쾌감에 머릿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하윽, 너무 좋다.” “으응. 하아.” 성난 자신의 것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그녀의 몸 안에 영원히 머물고 싶을 정도다. “으응, 하응……뜨거워.” 여자가 신음처럼 내뱉었다. 열락에 휩싸인 표정. 몽롱하게 취한 눈빛. 찡그린 이마까지도 지독하게 자극적이었다. 그가 허리만을 움직여 그의 것을 그녀의 몸 안에서 미끄러뜨리자 그녀가 저항하려는 것처럼 허리를 비틀었다. “당신. 왜 이렇게……자극적이야?” “하앗. 으응.” 여자가 쾌락을 이기지 못하는 몸짓으로 허리를 뒤틀었다. 그녀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그녀 안의 부푼 피부가 그의 기둥을 누르며 비벼대는 통에 그는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가 다시 허리를 쳐서 그녀의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하악, 하악.” “으, 으읏.” 그가 치고 들어오는 힘에 그녀가 바닥에서 허리를 튕기자 살짝 벌린 입술 안으로 유혹적인 선홍색 혀가 들여다보였다. 얼굴을 내려 그녀의 선홍색 혀를 입 안 가득 빨아들였다. 그가 그녀의 혀를 감아올리자 그녀의 헐떡임이 고스란히 호흡으로 느껴졌다. 혀를 뽑아낼 듯이 세찬 키스였다. 그러나 흥분으로 이완된 때문인지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자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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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딧

대양홀딩스 대표 차건. 투자자로 참석한 제작발표회에서 마주친 수연이 자꾸만 신경 쓰인다. 오기만 가득한 그 모습이 꼭 예전의 저 같아서. “감독까지 때리던 기세는 다 어디 가고 겁먹은 척이지?” “제가 무슨 겁을……. 그리고 때리진 않았거든요.” “이수연 씨는 내가 무서워?” 건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안 잡아먹어.” “……누가 뭐래요.” “지금 당장은.” 킥. 놀리듯 새어나오는 웃음. “영화에 투자하신 이유 저 알아요.” “동생이 그런 소리까지 해?” “담보로 맡긴 지분 꿀꺽하려는 거라면서요.” 이런 남자에게 두근거리다니 수연은 주책없는 심장이 원망스러웠다. “절 이용할 생각이면 관둬요. 영화 잘못되면 제일 손해 볼 사람이 저니까.” “수연 씨를 이용한다? 나쁘지 않군.” 동생이 수연을 제게 보낸 이유를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뭘까. 이 마음은. 미끼인 줄 다 알면서 삼키고 싶어지다니. “그럼 반대로 그쪽에서 날 이용해보는 건 어때? 쓸모가 아주 많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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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초대

차강석 홍대에서 ‘스윗 드림’이라는 디저트 카페를 운영 중인 유명 쉐프. 어느 날 갑자기 지하의 연습실로 굴러들어온 ‘미남 밴드’라는 떨거지들과 부딪친다. 죄다 사내자식들인 줄 알았는데 하필이면 그 중에 주먹질에 맞은 녀석이 여자였다. 윤이나 대학 4학년. 집에는 취업준비 중이라 속이고 밴드에 들어가 드럼을 연주중이다. ‘밴드대첩’에서 입상하는 것만이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요 꿈이었다. 거짓말이 나쁘다는 건 알지만 이건 정말 불가항력이었다. 게다가 이건 꼭 누군가를 해코지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본문 중에서 “어쭈. 이 자식이. 해 보자 이거냐?” 오준도 덩달아 강석의 셔츠 가슴팍을 움켜쥐었다. 스타일리시한 진 위에 걸쳐 입은 검은색 셔츠가 단번에 말려 올라가자 방금 화보에서 빠져나온 것 같던 남자의 매끈한 옷맵시가 구겨지고 말았다. 서로의 멱살을 잡은 두 남자의 팔뚝에서 힘줄이 불끈 솟았다. “아이. 진짜 좀 말려들 봐요.” 오준과 강석 사이에 끼인 이나가 멀찍이 서 있는 두 사람에게 구원요청을 했지만, 미남은 괜히 끼어들었다가 쓸 데 없이 휘두른 주먹에 맞을까 몸을 사리는 중이었고 은혁도 이런 생산적이지 못한 일엔 끼어들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무식하게 저게 뭐하는 짓인가? 돕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는 그저 서로 얽혀 멱살을 잡은 남자들을 경멸 섞인 시선으로 쳐다 볼 뿐이었다. “말로 할 때 이거 놔라.” 강석이 눈을 부라렸다. 척 보아도 자신보다 한참 아래인 것 같은데. 초면에 멱살잡이라니. 기가 막혀서. “그쪽이 먼저 놓지?” 오준도 지지 않았다. 키야 엇비슷했지만 뼈대는 자신이 저치보다 훨씬 굵다.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아니, 진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맞붙어야하는 순간이었다. 사내자식이 돼서 대놓고 자신을 모욕하는 상대에게 고개를 숙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 누가 먼저 놓는지 볼까?” “왜들 이래요? 계약서 보여드릴 테니 그만들 해요.” “필요 없어.” 강석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야. 그걸 왜 보여줘?” 오준도 덩달아 화를 냈다. “아. 진짜 좀 그만들 해요.” 이나가 강석의 멱살을 잡은 오준의 손을 풀려고 애를 쓰자 이번엔 오준이 으르렁대었다. “야. 윤이나. 너 뭐야? 그거 안 놔? 너 누구 편이냐?” 오준이 이나의 손을 뿌리치려고 팔을 흔들어대자 강석의 몸이 휘청거렸다. 오준은 뼈대가 굵고 힘이 좋았다. 생긴 것도 곰이었지만 힘도 곰 같았다. “뭐야? 너. 땅꼬마까지 2대 1이야? 이런 비겁한 자식들.” 강석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어린놈이 흔드는 대로 몸이 휘청거리는 바람에 자존심이 상해 참을 수가 없었다. “이씨. 뭔 아귀힘이 이렇게 세요? 얼른 못 놔요?” 찌익. 옷 찢어지는 소리에 세 사람은 순간 정지상태가 되었다. 강석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강석의 셔츠 가슴팍이 오준의 손아귀에 잡힌 채 찢어지는 바람에 맨살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이 자식들이.”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난 강석이 오준을 잡았던 손을 놓고는 이나에게 펀치를 날렸다. ‘퍽’ 하는 소리가 제대로 났다. 가늘가늘한 몸이 휙 날아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놀란 남자들의 입에서 제각각 비명이 터졌다. “와악.” 미남이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이나야.” 오준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헉.” 혹시 죽은 거 아닐까? 은혁은 속으로 생각했다. 강석을 제외한 세 남자의 얼굴이 경악으로 굳어졌다. “이 자식. 너. 여자를…….” “여자를.” “여자를 쳤어.” 세 남자가 동시에 강석에게 달려들었다. 여자? 여자라니. 억지를 부려도 정도가 있지. 강석은 순간 머릿속이 엉키는 기분이었다. “뭐? 여, 여자?” 강석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말도 안 된다. 저게 어딜 봐서. “……잠깐만요. 동작 그만.” 저만치 날아가 쓰러졌던 이나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래. 여자. 이 짐승아.” “여자잖아.” “여자를 치다니.” 세 남자가 동시에 호통을 치며 강석을 몰아붙였다. 세 사람은 강석의 찢어진 셔츠를 번개 같이 훑었다. 저 정도 간지면 분명 상당한 고급품이다. 저런 걸 물어줄 돈 따위, 자신들에겐 결단코 없다. “어, 어딜 봐서 저게 여자야?” 강석은 억울했다. 아직 어리긴 하지만 저 비주얼은 분명 남자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이 여자와 남자도 구분을 못할 리는 없다. 그 목소리나 표정, 움직임은 사내애가 분명했다. “뭐? 척 봐도 여자구만. 무슨 소리야?” 오준이 먼저 억지를 썼다. “그래. 윤이나는 우리 밴드의 마스코트란 말이야.” 미남이 재빠르게 덧붙였다. 졸지에 이나는 미남밴드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그, 그래. 어쨌든 자세히 보면 여자야.” 은혁은 달리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는 임기응변이 부족한 남자였다. “어쨌든 여자라고.” “그래. 어쩔 거야?” “어쩔 거냐고.” 세 사람은 자해 공갈단이라도 되는 것처럼 호흡이 딱딱 들어맞았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서도 이나는 이 세 남자가 진정으로 부끄러웠다. *** “겨우살이 나무 아래서 싸우면 되겠어요? 전쟁 중에 적군하고 마주쳤을 때도 싸우지 않는다면서.” “그건 남자끼리의 관습이지. 우리는 남녀잖아.” 남녀. 그건 설마 키스라도 하겠다는 말인가? 이나가 웃음을 터뜨렸다. “에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어디 한 번 해볼래?” 강석이 성큼 앞으로 다가서자 이나의 얼굴이 그가 드리우는 그림자로 어두워졌다. 아차 하는 사이 강석이 몸을 굽혀 이나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초콜릿 냄새. 순간 강석의 몸에서 초콜릿 향이 풍겼다. 부드럽고 깊은 달콤한 향기가. 그 때문이었을까? 이나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인가 싶었지만 생각과는 달리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강석의 입술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그저 입술이 마주 닿았을 뿐인데 온몸의 피가 단숨에 들끓는 기분이었다. 덜컹. 부엌의 비상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바람 때문인가? “강석 씨. 그렇게 계산만 하고 가버리는 법이 어딨어요? 그러면 우리가 너무 미안하잖……어, 어맛.” 주나경의 목소리였다. 강석이 이나에게로 기울였던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자 강석의 몸 너머로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주나경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정작 당사자인 두 사람보다 더 놀란 표정이었다. “죄, 죄송해요.” 주나경은 그러지 않아도 큰 눈을 활짝 뜨고는 혼이 쑥 빠진 표정을 짓고는 몸을 돌려 열려있는 문 밖으로 나가려하고 있었다. 볼이 발그레 한 건 술을 마신 건지 방금 본 장면 때문에 얼굴을 붉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나는 전자이길 바랬다. “아니에요. 생각하시는 그런 거 절대, 절대 아니에요.” 이나가 나경을 향해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네?” “이건 그냥 접촉사고 같은 거예요. 입술끼리 부딪친 거. 무슨 말인지 알겠죠?” 강석이 이마를 찡그렸다. “쉐프 님이 발을 삐끗해서 그만. 아하하.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 “따뜻한 거 한 잔 줄 테니까 잠깐 올라와.” 그가 눈으로 위층을 가리켰다. 따뜻한 거. 첫날 그에게 대접 받았던 민트 핫 초콜릿이 떠올라 마음이 흔들렸지만 간신히 혹하는 마음을 다잡았다. 애도 아닌데. 먹을 거에 넘어갈 수는 없지. “제가 뭘 믿고 거길 올라간답니까?” 저도 모르게 남자애 같은 말투가 툭 튀어 나왔다. “뭐?” “그렇잖아요. 저 번에도. 허락도 없이. 음, 그 뭐시냐. 그래놓고는 사과도 안 하고 이제야 나타나가지고선. 사과하실 거예요?” 사실. 이나는 그 후로 며칠간이나 강석이 뭔가 말을 하러 오지 않을까 기다렸다. 적어도 사과라도. “사과? 왜?” 차이나 칼라가 달린 검은 쉐프 자켓에 검은색 모직 팬츠를 입은 강석은 멋짐멋짐 열매라도 먹었는지 브로마이드에서 쏙 빠져나온 모델처럼 멋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CHA KANG SEOK. 영문으로 수놓은 그의 이름조차 왼쪽 가슴팍에서 당당하게 빛을 발한다. 빨간색 수실로 새겨진 그 이름은 마치 ‘나는 내가 차강석인 게 자랑스러워.’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와. 뻔뻔하긴. 진짜 최강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을 좀 해 봐요. 왜 사과를 해야 되는지.” “그쪽도 싫지 않았잖아.” “뭐욧?” 아. 혈압. 이나는 오른 손으로 뒷목을 잡았다. “그, 그거야. 너무 당황스러워서 꼼짝을 못한 거거든요?” 사실. 그건 억지다. 싫지 않았다는 그의 말이 어쩌면 더 진실과 가깝다. 하지만 그렇다고 솔직히 인정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왜? 그게 부끄러워? 그리고 도대체 사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데? 사과하면 있었던 일이 없었던 게 되나?” “그, 그야.” 물론.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다. 지금도 입술에 와 닿던 그의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과 은근히 입술을 눌러오던 그 느낌이 생생하다. 사과를 받는다고 그 선명한 기억이 사라질 리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도둑키스를 하고도 사과도 않는 남자를 뭘 믿고 따라가요? 또 그럼 어쩌려고.” 저번엔 방심하다가 당했다지만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할 생각 따윈 없다. 이나는 눈에 힘을 ‘팍’ 주고 강석을 노려보았다. “그 얘기를 하자는 거야. 지금.” 진지하게 눈을 맞추고 강석이 말했다. “사과는요?” 이나는 고집스럽게 물었다. “아. 거 참. 사과 되게 좋아하는 여자로군.” “그렇지만 물어보지도 않았잖아요. 나한테.” “여자 남자가 일일이 입을 맞출 때마다 서로에게 물어봐야 된다고 생각해? 혹시 지금 키스 괜찮으시겠어요? 아, 키스는 좀 그렇고 입술만 살짝? 이렇게? 얼마나 깨고, 또 얼마나 없어 보여? 그런 질문이나 해대는 머저리를 누가 좋아해? 나 같으면 싫을 것 같은데. 이나 씬 안 그래?” “그건 그렇지만…….” 그래. 일일이 물어보는 것도 이상하긴 하네. 이나는 생각하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설득당하는 건가, 지금? “그리고 아직 잘 모르나본데 그날 우리가 한 건 키스가 아니라 뽀뽀였다고. 그냥 뽀뽀. 혹시 그 차이 몰라? 내가 지금 키스와 뽀뽀의 차이도 모르는 여자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가?” 키스와 뽀뽀의 차이. 이나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자 강석의 입 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뭐. 아예 모르는 건 아닌가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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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목적

어이없는 결별로 끝난 비밀 사내연애. 불운은 홀로오지 않는다더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내 체육대회가 있던 날 같은 팀의 신입사원과 사고를 치고 말았다. 불편해지기 싫다며 깨끗하게 없었던 일로 하자고 약속을 했지만 다진은 그날 이후 녀석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게다가 처음부터 다진이 좋았다고 말해오는 녀석에게 자꾸만 흔들린다. 이를 어쩌면 좋지? -본문 중에서- 체육대회가 있던 날. 그녀는 조금 위태로워보였다. “마지못해 따라오는 거면 관두고.”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내게 혼자 있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두고 가기엔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술에 취한 그녀를 업고 돌아가는 길에 바람이 불 때마다 꽃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등에 보물이라도 짊어진 것처럼 가슴이 뿌듯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여자를 업고 이런 기분이 되다니. 그런 자신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녀가 불러주는 대로 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침대에 그녀를 눕힌 후 신발을 벗기고 나오려할 때였다. “물.” 목이 타는지 그녀가 갑자기 물을 찾았다. “목말라요? 잠깐만요.” 냉장고에 있던 생수를 가져다주자 물을 다 마신 그녀가 이번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왜, 왜 그래요?” 그녀의 뽀얀 가슴팍으로 가는 눈길을 간신히 참으며 그녀에게 이불을 둘러주었다. 속옷만 입은 여자와 한 방에 있으려니 정말로 죽을 맛이었다. “나, 더워.” “저 갈 테니까 얼른 자요.” 간신히 이불을 덮어주고 나오려는데 그녀가 내 옷소매를 잡았다. “혼자 있기 싫어.” “…….” “나랑 같이 있어. 응? 윤찬.” “내가 누군지는 아네요?” 아주 술이 엉망으로 취한 건 아니었던 건가? “윤찬이잖아. 예쁜 윤찬이.” 그녀가 하얗고 가느다란 팔로 나를 잡아당겼다. “내가 예뻐요?” 내가 물었다. 그녀가 나를 예쁘다고 표현한 건 처음이었다. 침대의 가장자리에 걸터앉자 그녀가 내게로 몸을 기대왔다. 목까지 끌어올려 덮었던 이불이 흘러내리자 속옷만 입은 그녀의 뽀얀 나신이 나를 사로잡았다. “우리 키스할까?” 그녀가 내 목에 팔을 둘렀다. 꽃향기 같은 체취가 훅 밀려들어오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이 그녀의 입술이 점점 내게로 다가왔다. 촉. 부드럽게 입술을 누르고 떨어지는 소리. 눈을 뜨자 살짝 벌어진 그녀의 촉촉한 입술 사이로 분홍색 혀끝이 살짝 들여다보였다. 나는 그녀의 목 뒤로 손을 넣어 받친 후 그녀의 입술 안으로 깊이 들어가 그녀의 혀뿌리를 감고 집요하게 빨아들였다. “으응…….” 숨이 차 몸을 비트는 그녀에게서 잠시 입술을 떼었다가 다시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갔을 때 이번엔 그녀 쪽에서 내게 혀를 감아왔다. 두 사람의 혀가 서로를 탐닉하는 동안 그녀의 등을 더듬어 내려간 손이 속옷 안으로 들어갔다. 무성한 수풀 아래 촉촉하게 젖은 비밀의 샘에 손끝이 닿자 온몸이 짜릿해졌다. 손가락을 움직여 그곳을 만지자 찰박거리는 소리가 침실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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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처음 마주치던 순간부터 그는 은수에게 믿을 수 없는 남자였다. 사람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묘한 분위기에 쏘아보는 듯한 시선. 마주 바라보다 보면 끌려 들어갈 것 같은 새까만 눈동자조차도 그랬다. 그가 지닌 모든 것들이 은수에겐 위험해 보였다. 잘못 가까이 다가갔다간 제가 가진 모든 것이 불에 타 사라질 것처럼 느껴졌다. 그가 한 발짝씩 다가올 때마다 몸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모든 감각 기관들이 경고음을 울려댔다. -본문 중에서- 은수는 그의 행동을 멈추게 하려 있는 힘껏 팔을 뻗었지만 물에 빠진 사람처럼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마사지라도 받는다고 생각하면 편할 거예요. 눈을 감고 감각에 집중해 봐요.” 허둥거리는 은수와는 달리 지훈의 태도는 느긋하기 짝이 없었다. 지훈은 일어나려는 은수의 상체를 한 팔로 누르고는 허벅지 안쪽을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그의 손바닥이 쓸고 지나갈 때마다 허벅지가 화끈거리고 다리 사이 은밀한 곳이 점점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만둬요.” 기분 탓인가. 분명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 왈칵, 무언가 다리 사이로 쏟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반신에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한 게 벌써 몇 년인가 되었고 상담 치료를 그렇게 받아도 아무런 진전이 없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감각이 돌아온다는 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건 분명 상상력이 만들어 낸 속임수임이 분명하다. 시각이 만들어 내는 가짜 감각. 허벅지에 남자의 체온이 느껴지는 건 남자의 손이 허벅지를 더듬고 있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 조금 더 진도를 나가 볼까요?” 그는 은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알고 있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 지훈의 손가락이 점점 더 위로 올라와 긴장으로 팽팽해진 은수의 아랫배를 더듬었다. “뭐, 뭘 하려는 거야? 그 손 치워.” 은수는 상체를 누르고 있는 그의 팔을 할퀴며 몸부림쳤다. 은수의 손톱이 지나간 자리마다 길게 생채기가 생겼지만 지훈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어둡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누워서 버둥거리는 은수를 가만히 굽어볼 뿐이었다. “쉬. 조금만 참아 봐요. 한 가지 확인만 끝나면 놔줄 테니까.” 두려울 정도로 매혹적인 목소리로 그가 속삭였다. 은수의 상체를 누르고 있는 그의 팔뚝에서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이 상황을 효과적으로 벗어나기 위해선 소리를 질러 미스 정을 부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게다가 미스 정이 서지훈과 어떤 내통을 하고 있을지도 역시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은수는 거친 숨을 헐떡이며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목적이 뭐야? 당신.” “당신을 깨우는 것.” 그가 나직이 말했다. “깨워?” “잠들어 있는 당신의 감각.” 배꼽 주위를 더듬던 그의 손가락이 조심스레 그 아래를 더듬었다. “이, 이러지 마.” 팔다리를 허둥거린다고 생각했지만 그저 팔만 휘둘렀을 뿐, 쓸모없어진지 오래된 은수의 다리는 꼼짝을 하지 않고 있었다. “미스 정이 휠체어를 가지고 올라올 거야. 당신이 이러는 걸 보면 가만있지 않을 거야.” 한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일단 접어 두기로 했다. 지금으로선 미스 정에게라도 의지할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아마 그녀는 한동안 2층에 올라오지 않을 겁니다. 상담을 시도해 볼 테니 방해하지 말아 달라고 미리 부탁을 해뒀거든요.” 지훈이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래로 내려가던 손이 멈춘 채 배꼽 주위를 더듬으며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 “나쁜 자식.” 은수는 이를 갈았다. “그보다, 솔직하게 말해 보세요. 여기서 당신이 소리를 지르면 정말로 미스 정이 당신을 구하러 달려올 거라 믿습니까?” 그거야말로 은수가 가장 걱정하던 지점이었다. 미스 정과 서지훈이 이미 한패가 되기로 작정을 한 거라면 은수 혼자의 힘으론 두 사람을 당해 낼 수가 없었다. 간밤의 폭우로 저택은 고립된 상태인 데다 집 전화도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상태였다. 당장 목숨이 위험하다고 한들 아무도 모를만한 상황이다. “왜 그런 걸 묻지?” 당황하지 않으려 기를 쓰며 은수가 물었다. “혹시 나와 그녀가 한패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진 않는지 궁금해서요.” “그건 내가 물어야 할 말인 것 같은데.” “지금 제가 하는 대답에 은수 씨의 생각이 바뀔까요?” 은수의 눈엔 요리조리 말을 돌리며 대답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였다. “한패인지 아닌지 그것부터 말해.” 그녀는 열이 잔뜩 오른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 “아닙니다.” 태연한 목소리로 그가 대답했다. “정말이야?” “제 말을 믿습니까?” 지훈이 다시 물었다. “거짓말이었어?” “…….” 서지훈은 입을 꼭 다문 채 은수의 얼굴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당신 마음에 의심이 있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한 가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어요.” 한참이나 은수를 내려다보던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니. 지나치게 거창한 말이었다. 다른 상황이었다면 웃음이라도 터뜨렸을 테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누가 어떤 말을 해도 웃음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았다. “…….” 은수는 마른침을 삼켰다. “당신을 이 답답한 집에서 구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저 하나뿐이라는 사실, 그것만은 잊지 마십시오. 당신이 무조건적으로 신뢰해야 하는 사람은 저 하납니다.” 그의 손이 잠옷 안에서 스르르 빠져나갔다. “혼자 있는 동안 생각해 보세요. 방금 전 허리 아래에서 느껴지던 감각들이 그저 기분 탓이었는지. 아니면 정말로 실재하는 감각이었는지 말입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서지훈은 조용히 방을 빠져나갔다. 문이 닫히자 은수의 침실은 무섭도록 고요해졌다. 은수는 혼자 남겨진 채 지훈이 남기고 간 말들을 몇 번이나 다시 곱씹었다. 이 집에서 자신을 구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자신 하나뿐이라고 말하던 그의 표정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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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 줘

작가홍영

호텔조리학과에 재학 중인 유진에게 같은 빌라의 옆방으로 이사 온 태민은 봄볕처럼 찾아온 사랑이었다. 하지만 태민의 정체를 알게 된 유진은 더 이상 그와 함께할 수 없었고. 그녀 없는 방에서 홀로 기다리던 태민도 결국 뒤돌아선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 재회하게 된 둘. “학교 졸업하고 호텔 쪽 일을 맡았어. 호텔 체인 본부장.” “나? 난 여기 식음료부 소속. 양식부에.” “그럼 가 봐. 반가웠다.” 한층 남자다워진 모습으로 나타난 태민의 속내를 알 수가 없는 유진. 그의 앞에 설 때마다 발밑이 무너지는 것만 같다. “다른 사람 같은 거 생각할 여유 따윈 없었어. 너 때문에. 널 다시 찾아야 하니까.” 한 여자만 바라보고 달려온 남자와 도망쳐야 하지만 사랑에 묶인 여자. 둘 사이에 다시 봄볕이 깃들 수 있을까. * [본문 중] 머릿속이 멍해질 정도로 감각이 밀려들었다. 유진의 안이 꽉 조이더니 그의 것을 비틀어 짰다. “아……!” 태민이 허리를 밀며 유진의 몸을 꽈악 끌어안았다. 우람하고 굵직한 기둥이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다. 빠르게 진동하는 근육이 그의 것을 꽉 물며 거센 힘으로 떨기 시작하자 안에 박혀 있던 기둥이 폭발할 듯 몸을 부풀렸다. “아아.” 태민의 눈동자가 유진을 또렷이 응시했다. 환희에 떨리는 시선이 한순간도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의 눈 속에 제 얼굴이 보였다. 절정의 순간. 완벽하게 날것 그대로의 감각. 벅찬 감정이 밀려왔다. 말로 설명되지 않는 묘한 기분이었다. 그의 목을 안고 깊숙이 입맞춤을 했다. 태민 역시 입술을 열고 그녀를 맞았다.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오랫동안 서로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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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계약

연극을 그만두고 카페에서 알바 중인 은수에게 건물주 지혁이 낯선 제안을 한다. “거짓말은 곧잘 합니까?” “네?” “함께 할아버지를 속여야 하는데 가능하겠습니까?” 결혼을 강요하는 조부를 속이기 위해 가짜 약혼녀가 필요한 지혁. “착수금으로 3억 주시면 생각해 볼게요.” 3억. 카페를 인수할 수 있는 돈이었다. 그리고 거절의 의미이기도 했다. “합시다, 계약.” 설마 그가 단번에 승낙할 줄은 모르고. # 위장 결혼 #동거부터 하는 사이 #첫눈에 반한 #거짓말은 좀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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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의 비밀

영 앤 리치. 게임 회사 네오 소프트의 대표 마진우. 화려한 배경에 후덜덜한 재능.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출생의 비밀을 가진 남자. “방금 들었잖아. 내가 혼외자라는 말.” 늦은 저녁 혼자 사무실에 있던 수습직원 연희는 얼떨결에 대표의 비밀을 듣고 만다. “떠들고 다녔다간 평생 벌어도 못 갚을 만큼 거액을 물게 될 거야.” 당연히 잘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전혀 다른 제안이었다. “당신이 내 약혼녀가 돼 줘야겠어.” “……제가요?” “대가로 내가 뭘 주면 좋을지 말해 봐.” 다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된 이상 기회를 그냥 날릴 수는 없었다. “아이디어가 있어요.” 연희는 뻔뻔해지기로 했다. 터무니없는 요구라는 것도 알지만 어차피 인생 모 아니면 도 아닌가. 바보처럼 이대로 손 놓고 물러날 수는 없었다. “그걸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물론 제가 그 기획에 참여한다는 전제하에.” #다 들었잖아. 내가 혼외자라는 말#재벌가의 사정#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그러니까 내 편이 돼 줘# 대신 원하는 걸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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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사수

너무 잘나 부담스러운 사수, 서기혁. 어느 날 그가 은영에게 개인적인 부탁을 해왔다. “은영 씨가 딱 적임자야.” “제가 비밀리에 지원자를 모아 볼까요? 은밀하게.” “쓸데없는 짓 말고 도울지 말지나 결정해.” “집에서 믿을까요? 제가 팀장님 여자 친구라고.” 하루만의 여자친구. 과연 가능할까. “그 대신 저도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면 돼요.” 은영은 이번 일이 자신의 빼앗긴 기본권을 되찾기 위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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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팅 포인트

처음엔 막연한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막상 만나고 나니 더욱 더 절실해졌다. 인간은 이상한 생물이다. 안된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절실해진다. 무슨 수를 써서든 갖고 싶었다. 서은영이란 여자를. “초상화가 필요합니다.” 충동이었다. 다가갈 구실이 필요했으니까. 화가의 작업실에 드나드는 구실로 그림모델이 되는 것만큼 완벽한 건 없을 것 같았다. “사진보다는 그래도 실물 모델이 낫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죠.” “제가 모델을 서죠.” “태현준 씨가요?” “적은 돈도 아니고. 그럴싸한 결과물을 원하니까.” 은영은 전시회를 앞두고 찾아온 손님이 내키지 않았다. 게다가 300호짜리 초상화라니. 지나치게 큰 사이즈가 부담스럽기만 했다. “내가 이렇게 무서워 보입니까?” “강인해 보이길 원하실 거라 생각했는데. 아닌가요?” “충분히 강인한데 굳이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입술을 비틀며 웃는 남자의 표정에 심장이 툭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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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다시

“처음도 아니잖아. 우리.” 그의 손이 뻗어와 그녀의 가냘픈 어깨를 잡았다. 커다랗고 뜨거운 손바닥. 그녀가 흠칫 몸을 떨었다. 피아노를 치면 딱 좋을 것 같은 긴 손가락이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얇은 원피스 옷감을 통해 느껴지는 열기가 생생했다. “서른일곱 번.” 승찬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서른일곱 번이라. 그게 무슨 숫자였더라? 윤희가 멍한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덫에 걸린 짐승의 것 같은 힘없는 시선에 어깨를 잡았던 그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내가 너를 안았던 횟수.” 한순간 그의 눈빛이 젖어드는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그의 그런 표정을 좋아했다. ‘애수가 깃든 눈동자’라는 표현이 종종 그를 설명하는 데 쓰이곤 했다. “이제 서른여덟 번이 되나?” 그의 눈동자에 비웃음이 비쳤다. 과거의 추억까지 조롱당하는 기분이었다. “아니.” 그녀가 대답했다. “이번 건 그것들과 다르잖아.” 그땐 적어도 이렇게 사고파는 관계는 아니었다고 그녀의 눈이 말하고 있었다. “자신을 사달라고 제 발로 온 주제에…….” 그가 자신의 앞에 선 그녀의 어깨를 거칠게 당겼다. 윤희의 무게중심이 흐트러지며 몸이 그가 당기는 방향으로 쏠렸다. 그 탓에 어깨에 걸치고 있던 작은 백이 바닥에 ‘툭’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그의 단단한 가슴팍이 뺨에 느껴졌다. 익숙했던 체취에 애써 닫아놓았던 과거의 기억들이 물밀듯이 달려들었다. 거친 숨소리. 뜨거웠던 체온. 그녀를 어루만지던 그의 손길. 몸이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손길이 그녀의 피부 아래 잠자고 있던 과거의 기억들을 단숨에 깨웠다. “언제까지 그렇게 고고한 척 할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볼까?” 승찬은 왼팔로 단단히 그녀를 옭아맨 다음 오른 손을 그녀의 원피스 치맛자락 아래로 쑥 집어넣었다. 첫눈처럼 부드러운 허벅지가 손바닥에 느껴졌다. 서늘하고 부드러운 살결. 승찬의 손이 윤희의 허벅지를 천천히 더듬어 올라갔다. “아…….” 억눌린 신음이 윤희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스타킹도 신지 않은 맨 다리에 그의 손이 닿자 온몸의 신경이 곤두섰다. 허벅지의 연한 살에 닿은 그의 손바닥은 데일 듯이 뜨거웠고 배꼽 아래가 긴장감으로 바짝 일어서는 기분이었다. “하아.” 그녀의 반응에 승찬이 본능적으로 눈을 감으며 혀끝으로 자신의 아랫입술을 축였다. 그녀의 비단 같은 살결을 쓰다듬는 것만으로 쾌감이 등줄기를 타고 머리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중심이 이미 단단하게 곤두선 느낌이었다. 부드러운 속살을 헤집고 안으로 들어가는 상상에 순간적으로 허리에 힘이 들어갔다. 부드럽게 감아오던 긴 다리의 느낌이 지금도 생생했다. 그녀의 속살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던 촉감. 자신의 것을 빡빡하게 감싸고 무섭게 조여들던 그 감촉. 눈시울이 붉어진 채 환희에 찬 표정으로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살며시 미소 짓던 그녀의 표정. 부드러운 입술의 온기. 절정에 다다를 때면 더욱 짙어지던 그녀의 체향. 달짝지근한 꽃향기. 그 모든 것들이 이상하리만치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울면서 내게 매달려 봐.” 둔부로 올라간 그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감싸고 있던 속옷을 단번에 아래로 끌어내렸다. “아…….” 다리 아래로 끌어내려진 팬티가 발목에 걸렸다. 발목까지 끌어내린 팬티를 마저 다 벗겨내지도 않고 그의 손이 다시 그녀의 원피스 안으로 들어갔다. “……승찬 씨.” 헐떡이며 애원하는 윤희의 목소리는 더욱 더 그를 자극할 뿐이었다. 그녀의 동그란 엉덩이를 감싼 손이 다시 허벅지의 안을 더듬어 젖어있는 다리 사이를 훑었다. 찰박이는 소리가 들렸다. “젖었어. 즙이 많은 과일처럼.” 소름끼칠 만큼 차분한 말투였다. “승찬 씨. 제발…….” 어깨를 떨며 바르작거리는 윤희의 저항은 훅 불면 꺼져버리는 촛불처럼 힘없이 느껴졌다. “제발 뭐? 빨리 넣어달라고?” 그의 말에 윤희의 헐떡임이 잠시 멈추고 그녀의 온몸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잔인하고 무자비한 말이었다. 그래도 한때는 뜨겁게 사랑하던 사이였다. 3년. 생각지도 못할 만큼의 성공이란 게 그를 이렇게까지 변화시킨 건가. “그만…….” 떨리던 목소리가 끊어졌다. 그의 길쭉한 손가락이 젖은 속살을 밀고 안으로 들어오자 윤희가 몸을 굳히며 숨을 멈추었다. 한마디 정도가 안으로 들어왔을 뿐이지만 윤희가 느끼는 자극은 등이 저릿할 정도였다. 그의 것이 자신의 안으로 들어왔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터질 것 같았다. “흐읏.” 쿵. 쿵. 쿵. 관자놀이에서 심장 뛰는 소리가 들렸다. 터질 것처럼 뛰어대는 심장에서 서서히 독이 퍼져나가는 것처럼 꼼짝을 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내부가 조여들며 그의 손가락을 꽈악 쥐는 게 느껴졌다. 그녀의 몸이 그를 원하고 있는 것처럼 부드럽게 열리기 시작했다. 〈미리보기〉 “거기에 날 추천해 줘.” “역할 청탁을 할 정도로 사정이 딱해진 건가?” 동영상 파문이 있고 일 년. 그녀는 철저히 사람들에게 외면당했다. 터부.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서 터부가 되었다. “이쪽으로 와.” 느릿한 그의 목소리가 가라앉은 공기를 흔들었다. “다 각오하고 온 거 아닌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참담한 기분이었다. “처음도 아니잖아.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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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목적

어이없는 결별로 끝난 비밀 사내연애. 불운은 홀로오지 않는다더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내 체육대회가 있던 날 같은 팀의 신입사원과 사고를 치고 말았다. 불편해지기 싫다며 깨끗하게 없었던 일로 하자고 약속을 했지만 다진은 그날 이후 녀석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게다가 처음부터 다진이 좋았다고 말해오는 녀석에게 자꾸만 흔들린다. 이를 어쩌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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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로즈

“조금만 참아. 내일이면 소문 쫙 퍼질 거야. 네가 내 여자라고.” “왜 그렇게까지 해주는 건데요?” “…….” 창욱이 젓가락질을 멈췄다. “보아하니 마냥 착한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진짜 나한테 반하기라도 했나?” 뜨끔해 쳐다보는 창욱의 얼굴에 당황이 스쳤다. 딱 속마음을 들켰을 때 나오는 표정. “정말요?” “시끄럽고. 그거나 먹어.” “…….” 무서운 남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얼굴을 붉히는 게 어쩐지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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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초대

차강석 홍대에서 ‘스윗 드림’이라는 디저트 카페를 운영 중인 유명 쉐프. 어느 날 갑자기 지하의 연습실로 굴러들어온 ‘미남 밴드’라는 떨거지들과 부딪친다. 죄다 사내자식들인 줄 알았는데 하필이면 그 중에 주먹질에 맞은 녀석이 여자였다. 윤이나 대학 4학년. 집에는 취업준비 중이라 속이고 밴드에 들어가 드럼을 연주중이다. ‘밴드대첩’에서 입상하는 것만이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요 꿈이었다. 거짓말이 나쁘다는 건 알지만 이건 정말 불가항력이었다. 게다가 이건 꼭 누군가를 해코지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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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의 편집장

“사는 거 참 치사하지?” 차기석. 교영 그룹 둘째, 업계 1위 전설의 편집장. “직장에서 루머란 골치 아프지.” “…….” “더욱이 그게 상사와의 과거 연애사라면.” 몰랐다. 대학 때 사귀던 사이라는 게 윤수아에게 협박의 빌미가 될 줄은. “바르게 사는 건 가성비가 떨어져서 말이지.” “다 지난 일이잖아요.” “다 지나? 그런 건 누가 결정하는 거지?” “…….” “내가 끝내기 전까진 끝난 게 아냐.”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어쩔 생각인 건지. 제멋대로인 그 모습에 심장은 또 왜 이렇게 떨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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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의 취향

그가 돌아왔다. 말 잘 듣는 인턴이 아니라 카리스마를 장착한 이사가 되어. “단순히 술이 과했을 뿐이다?” 인욱의 한쪽 눈썹이 꿈틀했다. “네. 실수였어요.” “그래서 도망을 간 거군. 휴대폰도 꺼놓고.” “…….” 하필이면. 하필이면 그라니. 하룻밤 실수라고 생각했던 일이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 “1팀 인원이 어떻게 되지?” “열둘입니다.” “두 사람 차출해서 보내라고 하지.” 인욱이 연아에게 시선을 맞추며 사악하게 웃었다. “하나는 주 팀장 대신. 또 하나는 인턴이었던 나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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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밤

“설마, 제가 당신을 덮친다거나 그런 일은…… 없겠죠?” 작은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다정과 인기 수의사 김현. 다정은 번식기의 새를 배달하는 고액 알바를 하던 중 일의 의뢰인인 그와 마주친다. “다정 씨가 필요하다면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도와요? 뭘요?” 불쑥불쑥 아는 사이처럼 구는 그의 태도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와 막 자고 그런 취미 없어요.” “그냥 참으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할 겁니다.” “보기보다 헤프시네요.” “상대에 따라서는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 잘난 남자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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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훔치다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레시피를 훔치는 수밖에. “너 천재구나?” 하얀 얼굴에 붉은 입술. 진욱이 입술을 비틀며 비스듬히 웃을 때마다 은소는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셰프는 절 왜 좋아하는데요?” “낸들 아냐. 내 마음이 그런걸.” “왜 짜증이에요?” “넌 내 스탭이잖아 인마.” 요리 프로에 합류하게 되면서 상황은 점점 더 꼬여갔다. “셰프 나랑 잘래요?” “너 미쳤어?” 은소 역시 모르지 않았다. 이것이 잘못된 선택임을. “연애를 하자는 건 아니고요.” “좋은 말할 때 후회할 짓 하지 마.” 그래도 어쨌든 살아야 했다. 그러니 다른 방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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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한 청혼

“난 결혼할 여자 찾으러 나온 겁니다. 자선사업 하자고 없는 시간 쪼개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라.” 늦는 친구 대신 시간을 끌려고 나간 선 자리였다. 선 상대인 남자는 거침이 없었다.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멋진 남자란 이런 것이다.’ 미친 존재감을 뿜어대는 남자였다. “저는 여기서 그만 일어서죠. 아무래도 제가 원하는 사람을 찾은 것 같아서.” 남자가 연홍의 손을 잡은 순간. 연홍의 앞길엔 가시밭길이 펼쳐졌다. “그렇게 겁먹은 얼굴 할 거 없어. 진짜로 뭘 하자는 게 아니니까.” 처음엔 분명 가짜 약혼이었다. “들려? 이 소리.” “무슨.” “내 심장 뛰는 소리.” “……!” “이거 나한테만 들리는 거 아니지?” 재열이 한 쪽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어때?” “뭐가요?” “나랑 잘해볼 생각 없어?” “…….” “난 연홍 씨하고 잘해보고 싶은데.” 잘생긴 남자는 이게 문제였다. 조금만 무게를 잡아도 멜로 필이 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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