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가시나무 성에서, 천일야화』 장세영. 세상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천재적인 극작가이자 히트작 제조기. 윤현승. 단박에 눈에 띄는 화려한 출발은 없었지만 단단한 실력을 갖춘 연출가. “말 하러 왔으면 말해 봐요.” 자신의 데뷔작으로 내 처녀작을 박살내며 8년 동안 열등감이라는 쐐기로 박혀있던 그녀를, 후배의 부탁으로 제작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국립극장 30주년 기념 뮤지컬 의 신임 연출가가 되면서 만나게 된 현승. 마른 몸, 천부적인 재능, 괴팍한 성정, 파랗게 기세만 남은 눈동자, 또한 내겐 전설처럼 강했던 사람. 그런데 어째서 진짜로 함께한 당신은 내 상상과 다른 걸까. 가시나무 성에서, 내가 그녀의 세헤라자드가 될 수 있다면. 『가시나무 성에서, 천일야화』 의 작가 조은애!! 그녀의 강력추천 로맨스 를 이제,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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抽刀斷水更流 칼을 뽑아 물을 베어도 물은 더욱 흐르고 擧杯銷愁愁更愁 잔을 들어 시름을 지우려 해도 시름은 더욱 쌓이기만 하는구나. 나는 이 나라의 대전으로서 곤전을 맞이했소. 처음 간택령을 내릴 때, 과인의 생각과 마음은 그것이 전부였소. 말했다시피, 나는 좋은 남편이 될 능력까지는 가지지 못했으니. 月到紗窓妾恨多 창문 곁에 달빛이 이를 때면 몹시 그립습니다. 若使夢魂行有迹 만약 꿈속의 혼령이 자취를 남길 수 있다면 門前石路半成沙 문 앞의 돌길은 모래가 되었을 거예요. 저는, 무슨 일이든 세상에 아주 늦은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전하
그 숲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정령이 있어 함부로 입구를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경고하지.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덤불 속으로 끌고 들어가 다시는 마을로 돌아올 수 없게 된단다.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 때마다, 집착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여겨질 때마다, 떠올릴만한 것은 다 사라졌다고 생각이 들 때마다, 그럴 때마다 언제나 잊혀지지 않고 떠오르는 단 한 사람이 있었다. 죽는 그 순간에도 어김없이 떠올라 마음 한편을 아련하게 할 아리따운 그림자 하나. 녹색 옷이 참 잘 어울리던 아름다운 머리칼과 밤색 눈동자를 가진 처녀……꿈에서조차 볼 수 없어 사무치던 그리움 앞에서 가로놓인 시간의 넓이는 무의미한 것이었다. “괜찮아 아멜리아……너만 있으면 돼.” 부드러운 눈물이 볼을 적혔다. 파우크는 지난날 그랬던 것처럼 그 눈물에 하나하나 입 맞춰 닦아내었다. 주름진 눈매가 되었어도, 새하얀 머리카락이 되었어도, 그녀는 아멜리아였기 때문이다. “너만 있으면 돼.” “파우크…….” “너만 있으면 괜찮아. 난 괜찮아…….” 38년. 10년 동안의 겨울과 28번의 봄과 28번의 여름과 28번의 가을을 건너뛰어, 다시 만난 연인은 서로를 오랫동안 끌어안았다. 아멜리아와 파우크, 둘 다 알고 있었다. 이제 절대로 헤어지는 일이 없을 것임을. 아무도 생각나지 않았다. 오직 지금 팔 안에 머물고 있는 사람의 온기만이 진실이었다. **본 도서에는 에필로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테마파크 홍보를 맡은 전형적인 도시 여자 한설아. 공사 중 고분(古墳)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경주로 내려간 그녀는 예상치 못한 사람과 대면한다. 허울뿐인 정혼자, 고리타분한 고고학자 정재형. 남녀 간의 감정은 고사하고 서로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조합이기에 사사건건 티격태격하는 설아와 재형. 둘은 결국 고분 안에서 대형 사고를 치게 되는데. “그걸 손에 끼우면 어떡합니까!” “일부러 끼우려고 한 게 아니라니까요!” “그럼 그게 저절로 굴러 들어가기라도 했습니까? 얼른 빼요!” “안 빠져요! 안 빠진다고!” 우연히 발견한 반지 한 쌍을 예기치 않게 나눠 끼게 된 두 사람. 그때부터 묘하고도 알 수 없는 꿈에 사로잡힌다. “어쩜 그렇게 꽉 막혔어요! 꿈에서도 샌님처럼 나오더니!” “한설아 씨, 당신이야말로 왜 자꾸 남의 꿈에 나오는 겁니까!” 서로의 손에서 빠지지 않는 반지를 통해 1300년 전 끊어졌던 씨실과 날실이 다시금 매듭을 짓기 시작한다. 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상야』.
창업 성공으로 이른 나이에 이사 직함을 단 상하. 철두철미했던 비서 혜경이 첫 실수를 한 어느 여름, 소나기처럼 그녀는 그의 마음속에 스며들었으니. 은근한 친절로, 무심한 듯 배려로 다가오는 그에 그녀의 비어 있는 마음이 물들기 시작하는데. “…저는 항상 약자였어요.” 상하의 옆얼굴이 혜경을 돌아보며 정면으로 바뀌었다. 여름의 더운 기가 섞여 있었지만 야외 특유의 상쾌한 기색이 섞인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나한테는 아니야.” 단도직입적이고 정직한 대답이었다. 혜경이 종이컵을 만지작거리는 사이 상하는 벤치에 앉으며 구부렸던 무릎을 앞으로 쭉 폈다. “그럼 류 비서는, 누군가 본인한테 약자가 되면 하고 싶었던 일들 없나?” “어떤 것들이요?” “예를 들면… 전화 한 통에 달려오게 한다거나, 그런 것 있잖아.” “이사님한테 그렇게 하라고요?” “응. 어려워?” 너무 태연한 상하의 반응에 혜경은 그만 자기도 모르게 풉, 하고 웃어 버렸다. 하지만 상하의 표정은 진심이었다. “사실 내 사적인 욕심도 좀 들어가 있어. 그럼 류 비서 목소리 들을 수 있잖아. 볼 수도 있고.” “정말이세요?” “좋아하는 사람한테 다들 그 정도는 해.” 나도 마찬가지고. 혜경은 상하의 말에서 생략된 뒷부분을 들은 것만 같았다. 문득 마음이 오그라들 정도로 쑥스러워졌다. 그 때문인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 입을 통해 튀어나왔다. “바쁘시잖아요?” 혜경의 말에 상하는 자신의 일상을 돌이켜 보고 그렇긴 하다고 답하는 것처럼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대답은 흡사 그의 성격만큼이나 간단하고 간결했다. “야근하지, 뭐.”
키스는 점점 열정적이고 격렬하게 흘러갔다. 에드워드는 이제 그런 건 아무 상관도 없는 것 같았다. 달이 뜨는 동안 버지니아를 소유하고 싶다던 에드워드의 마지막 조건은 진짜였다. 그 무엇보다도. 키스를 끝낸 에드워드는 버지니아의 손을 잡아 그 손등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가느다란 손가락 마디마다, 잉크 자국 남은 굳은살에도 입술을 댔다. 이어 팔목과 어깨로 타고 올라간 에드워드의 숨결은 쇄골을 따라 미끄러지면서….
“그건 이제 그대 것이야. 내가, 그대에게 준 것이다.” 보통 사람처럼 분노하고 경멸하고 눈물을 흘렸다면, 오히려 세연은 가림에게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았을 것이다. 설사 그녀가 절망감에 자결을 하더라도 자신의 계획을 꾸며나가는 것만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림은 자신과 같은 사람이었다. 한쪽에 물감을 바른 다음 반으로 접었다가 펼친 종이처럼 똑같은 무늬를 가진 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곳에서 맞닥뜨려버린. “이상한가?” 가림은 그렇게 묻는 세연을 바라보며 낮게 대답했다. “누가……이유 없이 뭘 준적 없어요.” “그렇다면 내가 처음이로군.” 그렇게 말하며 세연은 한 발자국 다가가 가림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한의 여인들처럼 비녀나 가채를 하지 않고 그냥 빗어 내린 긴 머리카락은 벌꿀에서 뽑아낸 것 같았다. “상처는 다 나았나.” 가림은 대답하는 대신 손을 들어 보여주었다. 나무껍질에 긁혀 까졌던 상처는 이제 다 아물어 딱지만 남아 있었다. “그대는 언제쯤 알까.” 그 중얼거림에 담긴 의미를 가림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주변에 다가와 적요하지만 끊임없이 맴도는 세연이라는 남자의 행동이 궁금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처음이었다. 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세야담 (世野譚) (개정판)』.
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꿈에 이백을 보다』 흔히 여인을 꽃에 비유하지요. 그것은 단순히 여인이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라 그 성정이 꽃과 닮았기 때문일 겁니다. 꽃은 피지요. 자신을 지켜보고 아름답다고 현혹될 사람을 위해서. 또한 꽃은 지지요. 칭송할 그 사람이 없어지면 말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더 이상 피어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거요. 자신이 현혹시키고 싶은 그 사람이 이미 다른 꽃에 현혹되어버려 너무 깊은 상처를 입었으니까. 『가시나무 성에서, 천일야화』 『가을하늘에 여우비』 의 작가 조은애!! 그녀의 강력추천 로맨스 를 이제,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강추!〉도희의 입술에 자신의 것을 포개며 준혁은 손끝을 깊게 밀어 넣으며 도희의 진주를 살짝 쓰다듬었다. 그 순간 억눌린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이러면서 뭘 그만하자고?” 도희가 허리를 뒤틀자 준혁은 비릿하게 웃으며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도희의 눈동자가 열기에 녹는 얼음처럼 흔들렸다. “아! 그, 그만…….” -------------------------------------------------------------------------------- 28살의 도희는 유서 깊은 여성복 기업의 기획부 4년차 직원이다. 하지만 통통한 몸매를 갖고 있는 탓에 자기 회사에서 만든 옷을 입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언제나 해가 바뀌면 결심하는 것이 다이어트이지만,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이젠 다이어트 결심을 하는 것조차 새삼스럽다고 느낄 무렵, 기획부에 본사에서 새로 발령받은 신임 과장 준혁이 짜잔 등장한다. 준혁은 훤칠한 키에 단연 돋보이는 킹카다. 그리고 육 개월 동안 알게 모르게 준혁을 마음에 두고 지내던 도희는 어느 회식 날 내키지 않는 자리에서 몰래 빠져나가려다가 마찬가지로 몰래 빠져나온 준혁과 마주친다. 그리고 준혁과 단둘이 2차를 가진 다음날, 집이라고 생각하며 눈을 장소는 뜻밖에도 사방이 낯선 곳이다. 그 낯선 곳은 바로 준혁의 침대. 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그 여자, 날씬해진 그 남자의 사정 (개정판)』.
28살의 도희는 유서 깊은 여성복 기업의 기획부 4년차 직원이다. 하지만 통통한 몸매를 갖고 있는 탓에 자기 회사에서 만든 옷을 입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언제나 해가 바뀌면 결심하는 것이 다이어트이지만,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이젠 다이어트 결심을 하는 것조차 새삼스럽다고 느낄 무렵, 기획부에 본사에서 새로 발령받은 신임 과장 준혁이 짜잔 등장한다. 준혁은 훤칠한 키에 단연 돋보이는 킹카다. 그리고 육 개월 동안 알게 모르게 준혁을 마음에 두고 지내던 도희는 어느 회식 날 내키지 않는 자리에서 몰래 빠져나가려다가 마찬가지로 몰래 빠져나온 준혁과 마주친다. 그리고 준혁과 단둘이 2차를 가진 다음 날, 집이라고 생각하며 눈을 장소는 뜻밖에도 사방이 낯선 곳이다. 그 낯선 곳은 바로 준혁의 침대였는데! 침대에 앉아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느라 몸을 가렸던 이불이 허리깨로 흘러내렸지만 도희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내 집인데 뭘. “아침부터 유혹하는 거야?” 바로 곁, 말하자면 한 침대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도희는 퍼뜩 고개를 돌렸다. 자신과 똑같이 맨몸인 남자 하나가 언제부터였는지 느긋한 미소를 머금은 채 도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짙은 눈썹 아래 깊은 눈매는 눈에 띄는 미남이었지만 웃고 있는 입매는 지나치게 유들유들했다. “너, 너 뭐야!” “너라니, 당신 상관한테.” 한 침대에서 잠들었다가 까맣게 잊어버린 채 눈을 뜨고 같이 아침을 맞은 이 남자는 도희도 아는 사람이었다. 회사 내 킹카, 모든 여직원들의 판타지 대상이자 남자 직원들의 열등감을 자극시키는 멋진 상관이었던 이 남자. “과, 과장님!” 퍼렇게 질린 채 부르는 호칭을 듣고서야 준혁의 얼굴에 만족스런 미소가 피었다. “옳지, 그래야지.”
떠나는 사람은 언제나 마음 아닌 것만을 두고 간다. 연인을 잃어버린 대군(大君), 영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주인 없는 노리개 하나뿐. 정혼녀를 잃은 슬픔에 사무쳐 조선 팔도를 떠도는 야인이 되었고, 4년 만에 궁으로 돌아와서는 그저 없는 사람처럼 살아가리라 마음먹었다. 이제 단 하나의 일만 마치면, 죽고 없는 그녀를 이야기로나마 세상에 남길 수 있다면 여한(餘恨)이 없으리라 여겼다. 때문에 영은 오늘도 먹을 갈고 손에 붓을 든다. 하나,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비밀을 가지고 궁중에 거하는 저 아이, 결코 전할 수 없는 연심(戀心)을 품고 있는 저 아이가 눈에 들어온 순간, 그 시절의 자신을 보는 듯하여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 “그깟 손수건이 뭐가 소중하냐? 버려라! 버려야 새것이 생길 것 아니야? 뭘 그렇게 끌어안고 있는 것이야! 안고 있어 봤자 아무 온기도 주지 못하는 것을!” 그녀가 사라진 마음 구석에 여자 아이 하나가 살며시 들어서 있었다.
[위버섹슈얼 : 자신감 넘치고 강인한 남성적인 면모와 부드럽고 섬세한 면모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남성성을 일컫는 말.] “작가님, 혹시 현재 애인이나 애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예? 없……는데요.” 승준은 잠시 말을 끊고 뜸을 들였다. 각오가 필요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 말을 듣고 난 혜정의 반응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작가님도 작가님 글에 뭐가 빠진 것 같은걸 알고 있으시죠?” “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작가님이 지침서까지 참고하게 된 것은 그 부분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 아닙니까?” “그, 그렇죠.” “작가님이 이번 글을 쓰면서 알 수 없었던 것…… 그걸 위해 절 이용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무슨 소리인지 선뜻 이해하지 못한 까닭에 혜정의 대답은 상당히 늦게 돌아왔다. “지금, 나, 나랑! 그것들을 해보자고? 그렇게 말 한 거잖아요!” “아뇨, 절 이용하시라고요. 같이 해보자는 것이 아니…….” 마침내 혜정은 격렬하게 솟구치는 울화를 입술 밖으로 뱉었다. “이 미친 변태새끼야!” 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위버섹슈얼 플래너 (Ubersexual Planner)』.
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공무도하』 抽刀斷水更流 칼을 뽑아 물을 베어도 물은 더욱 흐르고 擧杯銷愁愁更愁 잔을 들어 시름을 지우려 해도 시름은 더욱 쌓이기만 하는구나. 나는 이 나라의 대전으로서 곤전을 맞이했소. 처음 간택령을 내릴 때, 과인의 생각과 마음은 그것이 전부였소. 말했다시피, 나는 좋은 남편이 될 능력까지는 가지지 못했으니. 月到紗窓妾恨多 창문 곁에 달빛이 이를 때면 몹시 그립습니다. 若使夢魂行有迹 만약 꿈속의 혼령이 자취를 남길 수 있다면 門前石路半成沙 문 앞의 돌길은 모래가 되었을 거예요. 저는, 무슨 일이든 세상에 아주 늦은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전하. 『가시나무 성에서, 천일야화』 『가을하늘에 여우비』 의 작가 조은애!! 그녀의 강력추천 로맨스 를 이제,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잃어버린 사랑, 안타까운 사연, 어긋난 인연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작고 허름한 가게. 장차 서울의 터주가 되기 위해 올해로 300년 된 여우인 은호가 차린 이 가게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인간들이 찾아와 저마다의 인연이 닿은 물건들을 얻고 떠난다. 그렇게 하나 하나 자신에게 닿은 인간들의 인연을 해결해주던 인두껍을 쓴 여우, 은호에게 어느 날 인연이 닿은 당차고 아름다운 여인, 희진이 다가오는데….
“나는 그러니까……내가 기억할 수 있는 동안에는 남자랑 만난 적도 없는데, 눈뜨니까 선우 씨가 있어서, 남편이 있다니까, 내가.” 불퉁하게 중얼거리는 태희의 뺨은 그것이 마뜩찮다는 듯 부풀어 있었다. 선우는 종알거리다가 제풀에 꺾여 잦아든 태희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저 여자가 내가 사랑하여 결혼한 끝에 아홉 달이 지난 여자인가. 그 순간에서야 선우는 절감했다. 태희의 사라진 기억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태희 혼자만이 아니라 자신까지 포함이었다는 것을. “첫 키스도 못했는데 남편이 있…….” 했지만 잊어버렸으니 없었던 일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끝까지 이르려던 태희의 목소리는 중간에 끊어져 버렸다. 휘적휘적 다가온 선우가 물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서 도리어 피할 길이 없는 동작으로 입을 맞췄기 때문이다.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강추!〉“그건 이제 그대 것이야. 내가, 그대에게 준 것이다.” 보통 사람처럼 분노하고 경멸하고 눈물을 흘렸다면, 오히려 세연은 가림에게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았을 것이다. 설사 그녀가 절망감에 자결을 하더라도 자신의 계획을 꾸며나가는 것만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림은 자신과 같은 사람이었다. 한쪽에 물감을 바른 다음 반으로 접었다가 펼친 종이처럼 똑같은 무늬를 가진 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곳에서 맞닥뜨려버린. “이상한가?” 가림은 그렇게 묻는 세연을 바라보며 낮게 대답했다. “누가……이유 없이 뭘 준적 없어요.” “그렇다면 내가 처음이로군.” 그렇게 말하며 세연은 한 발자국 다가가 가림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한의 여인들처럼 비녀나 가채를 하지 않고 그냥 빗어 내린 긴 머리카락은 벌꿀에서 뽑아낸 것 같았다. “상처는 다 나았나.” 가림은 대답하는 대신 손을 들어 보여주었다. 나무껍질에 긁혀 까졌던 상처는 이제 다 아물어 딱지만 남아 있었다. “그대는 언제쯤 알까.” 그 중얼거림에 담긴 의미를 가림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주변에 다가와 적요하지만 끊임없이 맴도는 세연이라는 남자의 행동이 궁금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처음이었다. 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세야담 (世野譚) (개정판)』.
아름다운 인어 공주야, 만약 왕자가 너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면 너는 아침 해가 뜨는 것과 동시에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릴지니. 한 대에 한 명. 인어의 직계 자손 중 한 명은 반드시 인간과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그 사랑은 언제나 비극으로 끝이 난다. 마지막 남은 인어의 직계 자손이자 인어족 대대로 내려온 저주의 당사자 조지호. 그에게 사랑이란 복수하고 싶을 만큼 지독한 것이지만 그는 사랑을 얻지 않고는 삶을 이어 나갈 수 없는 운명이다. 저주를 풀 방법은 단 한 가지, 인간과의 완전한 사랑뿐. 그 조건을 충족하는 연인은 이미 곁에 있다. 이제 그 마음대로 사랑의 맹세만 하면 되는데. “서진은 나 때문에 변했어. 난 두려워……. 그 아이를 어디까지 바꿔 버릴지 몰라서 두려운 거야.” 하지만 그의 마음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거대한 인어의 성채에 들어와 있는 유일한 인간 여자, 서진의 맑디맑은 눈동자와 다시 마주한 순간부터…….
볼 수 있는 눈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혹은 내보이고 싶은 마음이 닫혀버렸기 때문에 사랑하면서도 온전히 서로를 마주볼 수 없는, 블라인드. 과립성 이영양증이라는 병으로 후천적 시각장애인이 된 상우는 지하철 계단에서 행인에 떠밀려 굴러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가 유일하게 자신을 도와준 여자, 정인을 만나게 된다. 도움에 보답하며 식사대접을 하게 된 것을 시작으로 정인과 인연을 맺게 된 상우. 수의사의 꿈을 키우다가 시력을 잃은 후 언제나 침잠하게 살아왔던 상우에게 늘 적극적이고 밝게 다가오는 정인은 생기가 가득한 요정같다. 정인과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그 마음을 서로 키워가던 어느 날, 상우는 각막이식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다가 차례가 돌아와 기증을 받을 수 있게 되고. 그 소식을 전한 정인은 이전과 다르게 그 앞에서 모습을 감춘다. 수술 후, 시력을 되찾고 다시 예전처럼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상우. 그는 그때서야 정인이 지금까지 자신을 위해 어떤 것을 감내해 왔는지 알게 된다.
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키스는 점점 열정적이고 격렬하게 흘러갔다. 에드워드는 이제 그런 건 아무 상관도 없는 것 같았다. 달이 뜨는 동안 버지니아를 소유하고 싶다던 에드워드의 마지막 조건은 진짜였다. 그 무엇보다도. 키스를 끝낸 에드워드는 버지니아의 손을 잡아 그 손등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가느다란 손가락 마디마다, 잉크 자국 남은 굳은살에도 입술을 댔다. 이어 팔목과 어깨로 타고 올라간 에드워드의 숨결은 쇄골을 따라 미끄러지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천재적인 극작가이자 히트작 제조기. -장세영 단박에 눈에 띄는 화려한 출발은 없었지만 단단한 실력을 갖춘 연출가. -윤현승 "말 하러 왔으면 말해 봐요.” 자신의 데뷔작으로 내 처녀작을 박살내며 8년 동안 열등감이라는 쐐기로 박혀있던 그녀를, 후배의 부탁으로 제작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국립극장 30주년 기념 뮤지컬 천일야화의 신임 연출가가 되면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마른 몸, 천부적인 재능, 괴팍한 성정, 파랗게 기세만 남은 눈동자, 또한 내겐 전설처럼 강했던 사람. 그런데 어째서 진짜로 함께한 당신은 내 상상과 다른걸까. “그래, 당신은 항상 그런 식이었지! 언제 어디서나 자신에게 부끄러울 것 없는 그 태도라니! 그래서 당신 앞에서 난 언제나 엿먹은 기분이었어!” 아니, 그렇지 않았어. 천일야화 속의 상처투성이 샤리야르처럼 혼자만의 가시나무 성에 갇혀있는 당신을 알기 전까지, 내가 얼마나 장 세영이라는 사람을 곱씹으며 살아왔는지 당신은 모를거야. “내 앞에서 언제나 엿먹은 기분이었다고요? 그럼 나는 어땠는지 압니까?!” “날 또 엿먹일 셈이군.” “날 바로 봐요.” 가시나무 성에서, 내가 그녀의 세헤라자드가 될 수 있다면.
남보다 살짝 뚱뚱하긴 하지만, 나는 그동안 내가 열심히 저축하고 자기계발도 하면서 멋진 사람들 못지않게 알찬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이힐을 신은 내 다리를 양념 묻은 족발 같다고 평하는 주변 사람들의 진심에 난 깨달았어. 나같은 사람은 노력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그까짓 살! 확 털어내 주면 되잖아!
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남보다 살짝 뚱뚱하긴 하지만, 나는 그동안 내가 열심히 저축하고 자기계발도 하면서 멋진 사람들 못지않게 알찬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이힐을 신은 내 다리를 양념 묻은 족발 같다고 평하는 주변 사람들의 진심에 난 깨달았어. 나같은 사람은 노력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그까짓 살! 확 털어내 주면 되잖아!
연희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끝낸 휘를 어느 순간부터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곧 스러질 별빛처럼 곡진하여 휘는 애먼 바닥에 시선을 던져둔 채 피식 웃었다. “내 하는 꼴에 지친 전하와 중전께서 혼인을 추진하며 화공을 보내겠다고 하셨을 때, 사실 비뚤어진 마음으로 다짐했던 것이 있었네. 어차피 혼인 따위를 한다고 해서 내가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초상 따위를 그릴 필요 없이 혼인이야 그저 아무하고나 치러버리겠다고……그래서 화공이 오기로 한 날 아침에 나는 눈을 뜨자마자 마루에 나가있었지. 팔순 노파이든 다섯 살 어린아이이든 상관없으니, 오늘 내 집 대문을 첫 번째로 넘어서는 여인을 무조건 배필로 맞이하겠다고. 그러면 그림 따위를 그릴 필요도 없을 테니, 화공이 찾아오면 그대로 박대하여 내쫓을 생각이었어.” 연희의 머릿속으로 중궁전의 분부를 받아 휘의 저택으로 향하던 날의 아침이 반사적으로 떠올랐다. 어쩐 일인지 의자까지 놓고 마루에 나와 앉아있던 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그 의자가 뒤로 넘어지도록 벌떡 일어서서 한동안 노려보기만 했었다. 그때는 그것이 단지 원치 않는 혼인을 위해 파견된 화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그날 대문을 넘어서 들어선 것이 자네였네.” 연희가 그런 것처럼 휘 역시 그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여자로 착각할 만큼 선이 고운 미남화공이 정말로 여인이었을 줄은. 그래서 연희의 정체를 알게 되었을 때 휘는 혼자서 남몰래 웃었었다. 다행이다, 참으로 다행이다 하는 말을 속으로 수없이 중얼거리면서. “나를 그리겠다고 찾아온 화공이자……그날 저택의 문간을 넘어선 첫 번째 여인.” “…….” “그대였단 말이오.”
수수하지만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진한 야래화, 화(花)야. 화려하고 관능적인 붉은 홍매화, 매화랑(梅花娘). 건드리면 수줍게 움츠러드는 감응초, 초아(草兒). 삼청동에 위치한 요정 래화원. 그곳에서 세 기녀의 세 가지 색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강추!〉“왜 자꾸 나를 예전 흉내만 내게 만드는 거야, 왜 예전 흉내만 내라고 하는 거야! 난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았어. 단지 눈을 뜨기 전을 잊어버렸을 뿐이라고! 그게 내 탓도 아니잖아! 그럼 나는 지금의 나대로 하면 안 되는 거야? 예전에 그렇게 살았으니까, 지금도 기억도 못하는 예전 모습을 따라하며 살아가야 해? 그래야만 되는 거냐고!” 다음 순간 정혁은 윤희의 양 팔을 억세게 잡고는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한없이 화가 났고, 그만큼 잔인하게 굴고 싶었다. “다시 말할 수 있어?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고 다시 말 할 수 있어? 있으면 어디 해봐!” 정혁이 손을 확 놓자 힘이 빠진 윤희는 비틀거렸다. 정혁은 비틀거리는 윤희를 향해 착 가라앉은 음성으로 뇌까렸다. “모르는 것 같으니까 말해줄게. 옛날의 내가 당신을 얼마나 절절하게 사랑했는지 몰라도, 지금의 나는 당신 꼭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어.” 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하트리스 (Heartless) (개정판)』.
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그 꽃 이름 야래화』 수수하지만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진한 야래화, 화(花)야. 화려하고 관능적인 붉은 홍매화, 매화랑. 건드리면 수줍게 움츠러드는 감응초, 초아. 삼청동에 위치한 요정 그곳에서 펼쳐지는 세 기녀의 삼색 사랑 이야기. 그녀는 야래화. 그 이름대로 밤에만 피는 꽃. 흰색 작은 꽃송이 야래화는 해가 지면 피었다가 아침이면 오므라든다. 밤 동안 가득 뿌려놓았던 아득한 훈향은 오래도록 남아 남겨진 사람을 추억 속으로 끌고 간다. 그녀는 꽃. 나를 중독시켰던 수수하지만 진한 꽃. 어쩔 수 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벗어날 수 있었는데도 벗어나지 않았던 그 꽃 이름, 야래화. 이제 그녀에게, 간다. 『가시나무 성에서, 천일야화』 『가을하늘에 여우비』 의 작가 조은애!! 그녀의 강력추천 로맨스 를 이제,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조선의 바다, 그곳의 하늘에 기이한 빛을 머금은 달이 떠오르면 아무도 모르는 이(異)세계가 열린다. 미지의 그곳에는 달을 닮은 독룡족과 해를 닮은 야차족이 있었으니, 그들은 여신의 결정(結晶)을 받들며 살아왔다. 한데 커다란 지진 속에 결정은 사라지고, 세계는 점차 무너져 갔다. 차가운 은빛 머릿결을 가진 독룡족의 수장, 후. 결정을 찾고자 정신 교감을 하던 그는 여신의 자취와 닿은 아이가 자신의 세계로 넘어온 걸 느낀다. “드디어 왔어. 이 세계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그 아이가…….” 상단의 내고(內庫)에서 신비로운 진주를 만진 후 기묘한 꿈을 꿨던 아영. 소객주인 아비를 따라 배에 올랐던 그녀는 풍랑에 휘말려 낯선 세상에서 눈을 뜨게 된다. “여긴 어떤 곳이죠? 난 아버지께 돌아가야 해요!” “돌아갈 수 없어. 이곳의 바다는 네가 가라앉았던 그 바다가 아니다.” 아영의 기억 속 장벽 너머에 감춰진 ‘결정’의 단서를 들여다보려면 그녀의 마음을 얻어야만 한다. 오직 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아영을 대하던 후. 하지만 어느새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는 자신을 깨닫는다…….
테마파크 홍보를 맡은 전형적인 도시 여자 한설아. 공사 중 고분(古墳)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경주로 내려간 그녀는 예상치 못한 사람과 대면한다. 허울뿐인 정혼자, 고리타분한 고고학자 정재형. 남녀 간의 감정은 고사하고 서로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조합이기에 사사건건 티격태격하는 설아와 재형. 둘은 결국 고분 안에서 대형 사고를 치게 되는데. “그걸 손에 끼우면 어떡합니까!” “일부러 끼우려고 한 게 아니라니까요!” “그럼 그게 저절로 굴러 들어가기라도 했습니까? 얼른 빼요!” “안 빠져요! 안 빠진다고!” 우연히 발견한 반지 한 쌍을 예기치 않게 나눠 끼게 된 두 사람. 그때부터 묘하고도 알 수 없는 꿈에 사로잡힌다. “어쩜 그렇게 꽉 막혔어요! 꿈에서도 샌님처럼 나오더니!” “한설아 씨, 당신이야말로 왜 자꾸 남의 꿈에 나오는 겁니까!” 서로의 손에서 빠지지 않는 반지를 통해 1300년 전 끊어졌던 씨실과 날실이 다시금 매듭을 짓기 시작한다.
[이 도서는 의 15금 개정본입니다] “승준 씨는……날 어떻게 생각해요? 진지하게는 생각하고 있어요?” “뭐라고요?” 승준은 나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인가? 그냥 가끔 만나서 자는, 그 정도의 관계로만 여기고 있는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혜정은 자기도 모르게 손이 떨려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난 혜정 씨를 충분히 진지하게 여기고 있어요.” 승준이 한 발 늦게 그렇게 말했지만 혜정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결국 혜정은 그동안 참아왔던 말을 털어놓았다. “예전에는 승준 씨를 아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잘 모르겠어요.” “…….” “지금의 승준 씨는……꼭 닫힌 책 같아요. 너무 좋아하고 읽고 싶은데 도대체 열 수가 없는 닫힌 책이요.”
사람은 모두가 섬과 같은 존재다. 하지만 처음부터 혼자였던 사람은 없으리라. 그렇기에 지금 혼자인 사람 모두는 사랑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둘이었던 시절이 남긴 기억이 추억일 수도, 아픈 환멸일 수도 있기에 사랑이 끝난 후 혼자 남게 된 사람의 해변은 종종 삭막해진다. 그러나 각자 존재하는 섬들의 공통점은 그들 모두가 하나의 바다에 떠 있다는 것. 섬들 사이를 흐르는 해류에 밀려온 야자수 열매가 싹을 틔우는 것처럼 적막하고 고요한 섬의 해변에는 때론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 그곳으로 가는 다리도, 정박할 항구도 없는 모래사장에 필연처럼 다가오는 생기 어린 일. 그것의 이름이 사랑이 아닐까.
출사할 수 없다는 금제에 묶여 재능을 감춘 채 한량으로 살아가고 있는 대군, 휘. “초상을 그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네만, 내가 사죄한다고 했지 언제 자네를 내치겠다고 했는가?” 그리고 왕비의 명으로 휘의 혼인초상을 그리기 위해 그의 저택으로 찾아온 도화서의 화공, 연성. “남들 앞에 설 수 없다고 다 대군처럼 자신에게도 부끄럽게 사시는 줄 아십니까? 그렇게 남들에게 보일 것만 생각하면서 사시니 대군은 스스로에게도 떳떳하지 못하신 겁니다!” -본문 중에서- 그리고 그렇게 조우하게 된 두 사람이 공유하게 된 비밀. “자네는 역시 묘한 사람이었네.” 어리둥절 하는 연성을 지켜보며 그렇게 이르는 휘의 입술에는 내리누르려고 해도 눌러지지 않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고대하던 작품이나 손에 넣기를 바라마지 않던 수집품을 마침내 수중에 넣었을 때 지어지는, 뿌듯하고 흐뭇하여 기쁘기 그지없을 때에만 지어지는 그런 미소였다.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아. 솔직히 말하자면 말일세.” 반대쪽 손목도, 두 다리의 발목도, 모두 침상의 기둥에 비단으로 묶여있다는 것을 깨달은 연성의 안색이 희게 질렸다. 휘는 공복차림이 아니라 편한 자리옷 차림이 되어 새 찻상을 가져다놓고 침상 곁에 앉아서 연성을 감상하고 있던 참이었다. “저, 저하!” 침상 곁에 붉은 주칠이 된 탁자에는 휘가 직접 거두어 벗겨낸 연성의 의복이 곱게 개켜진 채 놓여 있었다.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연성은 힘껏 손을 뻗었다. 휘는 연성이 손을 뻗는 옷을 한 번 돌아보았다가 다시 시선을 움직여 연성을 바라보았다. 옷을 모두 거두어 냈으니, 연성은 지금 당연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였다. 그리고 연성의 나신은, 단지 휘의 입장에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나의 화공이……여인이었다니.”
그동안 수호를 보면 늘 두근거렸던 심장이 다른 의미로 방망이질 쳤다. 채수에게 수호는 지금껏 함부로 다가가지 못할 존재였고 어떤 빛나는 선 너머에 있는 존재였다. 자신이 선망하는 것을 이미 가진 존재이기도 하였고, 그래서 온당치 못한 대접을 받으면 자기가 먼저 가슴이 아팠었다. 하지만 이제 알게 된 수호는 소진에게 완전히 속은 것도 아니었고 막연하게 예상했던 성격의 소유자인 것도 아니었다. 자신의 환상에서 현실로 걸어 나온 수호와 눈을 마주하고 있는 순간, 채수의 마음에 불쑥 뭔가가 치솟았다. 여주 친구1이 여기서 깽판을 친다면 앞으로 어떻게 되려나. “그렇게까지 내 생각해 주는 줄 몰랐네.” 말을 마친 채수는 수호의 어깨를 잡으며 그대로 발뒤꿈치를 들었다. 단박에 입술이 닿았다. 잠시 후 닿았던 입술이 떨어졌을 때, 수호의 손은 채수의 허리를 잡고 있었다. “너한테 이런 면이 있는 줄 몰랐는데.” 수호에게서는 알싸하고 시원한 향기가 났다. 남성용 향수 중에서도 처음 맡아보는 냄새였다. 향수인지 아닌지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수호에게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나도 여태 너에 대해서 몰랐는데 뭐.” 채수의 대답에 수호의 입술이 씩 웃었다.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는 미소였다. 하지만 채수는 상관없었다. 이건 일종의 분풀이라는 생각이 언뜻 스칠 따름이었다.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숲의 주인』 그 숲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정령이 있어 함부로 입구를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경고하지.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덤불 속으로 끌고 들어가 다시는 마을로 돌아올 수 없게 된단다. 38년. 10년 동안의 겨울과 28번의 봄과 28번의 여름과 28번의 가을을 건너뛰어, 다시 만난 연인은 서로를 오랫동안 끌어안았다. 아멜리아와 파우크, 둘 다 알고 있었다. 이제 절대로 헤어지는 일이 없을 것임을. 아무도 생각나지 않았다. 오직 지금 팔 안에 머물고 있는 사람의 온기만이 진실이었다. 『가시나무 성에서, 천일야화』 『가을하늘에 여우비』 의 작가 조은애!! 그녀의 강력추천 로맨스 을 이제,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조은애의 로맨스 장편 소설 『하트리스(Heartless)』[개정판] “왜 자꾸 나를 예전 흉내만 내게 만드는 거야, 왜 예전 흉내만 내라고 하는 거야! 난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았어. 단지 눈을 뜨기 전을 잊어버렸을 뿐이라고! 그게 내 탓도 아니잖아! 그럼 나는 지금의 나대로 하면 안 되는 거야? 예전에 그렇게 살았으니까, 지금도 기억도 못하는 예전 모습을 따라하며 살아가야 해? 그래야만 되는 거냐고!” 다음 순간 정혁은 윤희의 양 팔을 억세게 잡고는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한없이 화가 났고, 그만큼 잔인하게 굴고 싶었다. “모르는 것 같으니까 말해줄게. 옛날의 내가 당신을 얼마나 절절하게 사랑했는지 몰라도, 지금의 나는 당신 꼭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어.” 『가시나무 성에서, 천일야화』 『가을하늘에 여우비』 의 작가 조은애!! 그녀의 강력추천 로맨스 를 이제,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출사할 수 없다는 금제에 묶여 재능을 감춘 채 한량으로 살아가고 있는 대군, 휘. “초상을 그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네만, 내가 사죄한다고 했지 언제 자네를 내치겠다고 했는가?” 그리고 왕비의 명으로 휘의 혼인초상을 그리기 위해 그의 저택으로 찾아온 도화서의 화공, 연성. “남들 앞에 설 수 없다고 다 대군처럼 자신에게도 부끄럽게 사시는 줄 아십니까? 그렇게 남들에게 보일 것만 생각하면서 사시니 대군은 스스로에게도 떳떳하지 못하신 겁니다!” -본문 중에서- 그리고 그렇게 조우하게 된 두 사람이 공유하게 된 비밀. “자네는 역시 묘한 사람이었네.” 어리둥절 하는 연성을 지켜보며 그렇게 이르는 휘의 입술에는 내리누르려고 해도 눌러지지 않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고대하던 작품이나 손에 넣기를 바라마지 않던 수집품을 마침내 수중에 넣었을 때 지어지는, 뿌듯하고 흐뭇하여 기쁘기 그지없을 때에만 지어지는 그런 미소였다.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아. 솔직히 말하자면 말일세.” 반대쪽 손목도, 두 다리의 발목도, 모두 침상의 기둥에 비단으로 묶여있다는 것을 깨달은 연성의 안색이 희게 질렸다. 휘는 공복차림이 아니라 편한 자리옷 차림이 되어 새 찻상을 가져다놓고 침상 곁에 앉아서 연성을 감상하고 있던 참이었다. “저, 저하!” 침상 곁에 붉은 주칠이 된 탁자에는 휘가 직접 거두어 벗겨낸 연성의 의복이 곱게 개켜진 채 놓여 있었다.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연성은 힘껏 손을 뻗었다. 휘는 연성이 손을 뻗는 옷을 한 번 돌아보았다가 다시 시선을 움직여 연성을 바라보았다. 옷을 모두 거두어 냈으니, 연성은 지금 당연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였다. 그리고 연성의 나신은, 단지 휘의 입장에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나의 화공이……여인이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