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리얼리티 관찰 프로그램을 맡게 된 이가을. 프로그램의 성공과 커리어를 위해 반드시 정현우를 섭외해야만 했다. 대학교 때부터 이어져 온 불편하기 짝이 없는 관계는, 마음속에 고이 접어 두고서라도. “우리가 연락하고 지낼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나?” 섭외의 ‘섭’ 자도 꺼내기 전에 들려온 그의 차가운 말.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러지 말고 현우야, 우리 일단 좀 볼래?” 그렇게 성사된 만남. 생각보다 좋은 분위기에 은근슬쩍 본론을 꺼냈지만…. “미안한데 그런 데 관심이 없어서.” 또다시 딱 잘라 거절하는 그에게 가을은 자신의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TV 보는 게 낙인 엄마 때문에라도, 아이디어를 홀랑 뺏어 간 전 남자 친구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현우야. 나 한 번만 살려 주라.” “…….” “나, 출세하고 싶어.” 가을의 간절함이 닿았을까. 그의 입꼬리가 의미심장하게 늘어졌다. 가을 역시 그의 미소를 보며 따라 웃었다. 정현우의 입에서 생각지도 못한 제안이 들려오기 전까지는…. “실은 염두에 두고 있는 사업이 있어.” “…….” “아직 가볍게 생각만 하는 중이라 다른 사람한테 말한 적은 없는데….” “그…래?” 뜬금없는 이야기였지만 가을은 성의를 다해 경청했다. “브라질리언 왁싱 해 봤어?” 가을은 다시 한번 생각했다. 브라질리언 왁싱을 입에 담으면서 산뜻해 보이는 건, 오직 정현우밖에 없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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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네 플래시가 돼 줄게. 앞을 보기 전까지는 불빛이 되어 줄게.” 어느 날, 죽은 첫사랑인 희주와 닮은 여자가 찾아온다. 앞을 못 보던 자신에게 빛이 되어 주고 싶다던 희주. 앞을 못 보던 자신에게 빛이 되어준 희주. “…송태주 씨. 저랑, 결혼하실래요.” 차정연은 희주의 목소리를 하고 결혼을 속삭인다. 밀어내고 싶지만, 애초에 그런 선택지는 없었다. “그래요. 해요.” “송태주 씨. 제대로 들으신 거 맞아요? 제가 지금 그쪽한테 밥 먹자고 말한 게 아니에요.” “제대로 들은 거 맞는데. 프러포즈했잖아요. 차정연 씨가 나한테.” “…….” “결혼. 그거 당신이랑 해 준다고, 내가.” 희주를 포기할 수 없다면, 이 여자를 희주로 만들면 된다.
완벽한 날들이었다. 운명 같던 결혼도, 풍족한 부도, 더할 나위 없는 시댁도, 다정한 남편 역시도. 그리고 믿었었다. 언제까지나 이런 날이 계속될 거라고, 자신의 낙원은 절대로 훼손되지 않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제가 다 잘못했어요. 처음엔 납치된 아기인 줄 몰랐어요.” TV 속 엄마의 모습이 낯설었다. 잘못했다며 비는 모습을 보자, 희주의 피부 위로 소름이 돋아났다. 그리고……. “그 아이가 누군지 알고 있었단 말이네요. 누굽니까?” “…궈, 권도영 사장입니다.” 엄마의 입에서 남편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희주의 낙원은 종말을 맞이했다. 희주가 권도영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듯. *** “환영해. 이제야 지옥에 온 걸.”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듯 남편은 다정한 목소리로 희주를 지옥으로 초대했고. 그녀의 사랑에 값어치를 매겼다. 그러나 그를 원망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될 줄 알았던 덫이었고, 알면서도 발을 내민 건 희주였으니까. 모두 희주를 경멸했다. 그의 옆에 머물길 자처하는 희주를 향해 그 엄마에 그 딸, 더러운 핏줄이라며 손가락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놓고 싶지 않았다. 그가 없는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그를 향한 이 기이한 집착의 이유를 알아야만 했다. 마침내 모든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희주는 웃으며 그를 보내주기로 결심했다. “당신을 사랑했어요. 그러니까 우리 이혼해요.” 비록 이 지옥에 홀로 남을지라도.
“아직도 내 생각 하면서 자위해?” 세상에…. 11년 만에 만난 남자에게 과연 들을 말인가? 아무리 짝사랑 상대라고 하지만 어처구니가 없다. 게다가 이 남자 뻔뻔하기가 말도 못한다. 잘못 들은 걸 거야.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그따위 난잡한 말을 왜 해. “그날 밤 일을 증명해 달라고. 직접. 네 몸으로.” 11년 전 그 밤을 몸으로 증명하라는 협박까지. “나 같은 남자를 자위도구로 쓸 수 있는데.” “…….” “마음껏 쓰게 해 줄 수 있어.” “…….” “어때. 괜찮지 않아?” 자위 도구를 자처하는, 차정우였다. 그런데, 미친 걸까. 저따위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왜 달콤하지?
“이젠 그만할래. 안 해. 더는 못 해” 반복되는 생, 언제나 같은 결말. 스토커라 불릴 만큼 사랑한 남자와의 마지막은 항상 잔혹동화로 끝을 맺었었다. 아무리 악을 쓰고 노력해 봐도 도진에게 자신은 언제나 지긋지긋한 여자였을 뿐. “하지만 같은 건 없어. 우린 끝났어.” 도진은 언제나 이혼 서류를 내밀었고 연우는 버려졌다. 그렇게 세 번째 회귀 끝에 되돌아온 이번 생에선, 이제는 그만 그를 놔주고 싶었다. 나를 외면하는 도진을 위해, 그의 행복을 빌어주면서. “이혼 서류입니다. 사인해 두었으니까 필요할 때가 오면 쓰세요” 상견례 자리에서 그에게 건넨 결혼 선물. 그리고 시작된 예상치 못한 변수. “일 년간 채연우 씨는 권도진의 아내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주기를 바랍니다.” “네?” “당신과 나. 완벽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겁니다. 결혼 생활이 뭡니까? 같이 밥 먹고, 한 침대에서 잠드는 거. 뭐 그런 거 아닐까요?” 사소한 변수를 맞았다고 해서 우리의 결말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안다. 계절이 차례대로 지나고 당신의 연인이 나타날 때쯤이면 언제나 그랬듯 우리의 시간도 끝나있겠지. 순간, 연우는 다짐했다. 서글픈 결말 끝에 혼자 남고 싶지 않다고. 미치도록 사랑하는 당신의 아이를 어떻게 해서든 갖겠노라고. 당신이 모르는 곳에서 그렇게라도 당신의 가족으로 남아야겠노라고. 나를 외면하는 당신이지만, 여전히 내 전부였으므로.
연애 리얼리티 관찰 프로그램을 맡게 된 이가을. 프로그램의 성공과 커리어를 위해 반드시 정현우를 섭외해야만 했다. 대학교 때부터 이어져 온 불편하기 짝이 없는 관계는, 마음속에 고이 접어 두고서라도. “우리가 연락하고 지낼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나?” 섭외의 ‘섭’ 자도 꺼내기 전에 들려온 그의 차가운 말.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러지 말고 현우야, 우리 일단 좀 볼래?” 그렇게 성사된 만남. 생각보다 좋은 분위기에 은근슬쩍 본론을 꺼냈지만…. “미안한데 그런 데 관심이 없어서.” 또다시 딱 잘라 거절하는 그에게 가을은 자신의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TV 보는 게 낙인 엄마 때문에라도, 아이디어를 홀랑 뺏어 간 전 남자 친구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현우야. 나 한 번만 살려 주라.” “…….” “나, 출세하고 싶어.” 가을의 간절함이 닿았을까. 그의 입꼬리가 의미심장하게 늘어졌다. 가을 역시 그의 미소를 보며 따라 웃었다. 정현우의 입에서 생각지도 못한 제안이 들려오기 전까지는…. “실은 염두에 두고 있는 사업이 있어.” “…….” “아직 가볍게 생각만 하는 중이라 다른 사람한테 말한 적은 없는데….” “그…래?” 뜬금없는 이야기였지만 가을은 성의를 다해 경청했다. “브라질리언 왁싱 해 봤어?” 가을은 다시 한번 생각했다. 브라질리언 왁싱을 입에 담으면서 산뜻해 보이는 건, 오직 정현우밖에 없을 거라고.
사랑하면 안 되는 사람을 사랑해 버렸다. 금메달을 딴 기쁨도 잠시. 의장의 가드를 맡아달라는 총리의 협박에 혜원은 A 구역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의장 민재하, 대한민국의 실질적 주인은 싸늘한 낯으로 혜원을 대한다. “귀찮게만 하지 말아요. 적당히, 알아서. 영광스럽다는 그 커리어 쌓을 때까지 쉬엄쉬엄 놀다 가시라고.” 처음 싸늘한 남자의 반응에 당황했던 것도 잠시. “조만간 결혼을 해야 합니다. 아내를 만족시키는 건 남편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 “날 가르쳐 봐요. 반골이자 예민한 한혜원 씨가 잘하는 거.” “…” “섹스.” 그의 제안을 차마 거부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와 시작된 동거는 혜원의 마음을 온통 흐트러트렸다. 그의 다정이 거짓이어도 상관없었다. 그의 곁에 머물 수만 있다면 그까짓 거짓쯤은 참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선 그의 곁에서 도망쳐야만 한다.
삶은 정해 놓은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궤도를 따라 이치에 맞게. 그러나 퇴사를 보름 앞둔 어느 날. 직장동료 고주언의 어머니가 혜성을 찾아왔다. “우리 주언이랑 헤어져요.” 오해를 풀고자 했으나 먹히지 않았고, 헤어지는 대가로 얼떨결에 받게 된 1억. 돈을 돌려주기 위해 만난 고주언은 더더욱 황당한 제안을 한다. “1년간 결혼 생활을 한 후에 바로 이혼하는 거예요. 10억 줄게요, 정 대리님.” 그렇게 틀어진 궤도, 충돌처럼 하게 된 고주언과의 결혼. 그리고 1년. 계약 결혼의 만기가 도래했다. 이 계약 결혼을 끝내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젠 제자리를 찾아가야 했다.
“내가 네 플래시가 돼 줄게. 앞을 보기 전까지는 불빛이 되어 줄게.” 어느 날, 죽은 첫사랑인 희주와 닮은 여자가 찾아온다. 앞을 못 보던 자신에게 빛이 되어 주고 싶다던 희주. 앞을 못 보던 자신에게 빛이 되어준 희주. “…송태주 씨. 저랑, 결혼하실래요.” 차정연은 희주의 목소리를 하고 결혼을 속삭인다. 밀어내고 싶지만, 애초에 그런 선택지는 없었다. “그래요. 해요.” “송태주 씨. 제대로 들으신 거 맞아요? 제가 지금 그쪽한테 밥 먹자고 말한 게 아니에요.” “제대로 들은 거 맞는데. 프러포즈했잖아요. 차정연 씨가 나한테.” “…….” “결혼. 그거 당신이랑 해 준다고, 내가.” 희주를 포기할 수 없다면, 이 여자를 희주로 만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