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날 이용하겠다면 기꺼이. 근데, 난 그쪽이 불행하길 바라는 입장이라.” 작위가 필요해 저와의 결혼을 선택했다던 남자가 본색을 드러냈다. “내가 불행하길 바란다고요? 왜죠?” 그의 나른한 시선이 리제트의 가슴께에 닿았다. “제가 괜한 짓을 했군요. 외람된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지금도 충분히 불행해요.” 리제트는 제 불행을 논하면서도 제게 사랑을 갈구하는 남자를 이해할 수 없었다. “자부하는데, 당신을 사랑하는 일 따위는 절대로 없을 거예요.” “당신한텐 밑질 거 없잖아. 공작을 사랑할 바에 남편이 될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 “어차피 팔려 온 김에.” 허공을 가르는 작은 손이 그의 뺨을 향했다. 망설임은 없었다. 맥없이 붙잡힌 손목에 리제트의 눈가가 붉게 달아올랐다. “쓰레기.” “당신도 나와 다르지 않아, 리제트.” 카윈의 얼어붙은 마음에 도사리고 있던 진실을 알게 된 순간, 리제트는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그의 탐욕은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끝없이 이어져 오고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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