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둡고 습한 곳에서 태어났다. 날 때부터 가장 천했고, 빛 한 점 들지 않는 인생이었다. “어린애네.” 온통 새카만 사람이었다. 검은 머리, 검은 슈트. 잘 빚어놓은 석고상처럼 매끈한 얼굴만이 눈에 띄게 창백했다. 남자는 미소를 유지한 채로 그런 동이의 얼굴을 빤히, 아주 빤히 응시했다. 꼭 뜯어 먹기 직전의 사냥개처럼. “말해 봐.” “..네?” “목소리도 예쁘네.” 멍청하게 눈꺼풀이 올라갔다.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 “미성년자야?” “아뇨, 저 성인이에요.” “거짓말이면 혼나.” 남자를 만난 건 인생 최대의 행운일지도 몰랐다. 섣불리 마음을 줘선 안 됐다. 《뒷골목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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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은 우정, 7년은 연애, 3년은 이별. 모든 건 찬란한 과거로 사라지고, 남은 건 없었다. 그런 줄 알았다. “은하야, 자신은 있어?” “……어?” “나랑 같이 일할 자신.” 그가 직장 상사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 “은하야.” “……” “대답하기 싫어, 우리 은하?” 우리란 말에 구부정하게 땅을 바라보던 상체가 파드득 떨려 왔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낮은 웃음소리가 그녀의 머리 위로 흩뿌려졌다. “우리 할래?” 술기운으로 홍조가 발갛게 오른 은하의 볼이 큰 손아귀에 폭 감싸져서 올라왔다. “……싫어요. 후회할 짓 하지 마세요.” 다시 한번 낮게 웃은 그가 이번엔 그녀의 어깨 언저리로 고개를 폭 파묻었다. 얇아진 외투를 타고 그의 숨과 차디찬 향이 훅 끼쳐 왔다. “누가 후회를 해.” 옆으로 쭉 찢어진 눈이 사납게 생겼고, 입술은 어울리지 않게 새빨간. “그리고 존댓말 집어치워.” 나의 보스, 나의 친구, 나의 정은태. #현대물 #능력남 #친구에서 연인 #재회물 #사내연애 #갑을관계 #후회남 #재벌남 #상처녀 #순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