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끼리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금기는 무엇일까. 새벽에 연락하지 말 것. 술 마시고 이름 부르지 말 것. 함께 쓰던 물건들은 깔끔히 버릴 것 등등이 있겠지만, 개중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금기는 이것 아닐까. 헤어진 연인과 절대로 몸을 섞지 말 것. …한데. “당신이 ‘네임’ 저주에 걸렸다고?” “그래.” 네임. 온몸을 돌처럼 굳게 만드는 저주. 저주받은 대상자의 가슴 부근에 ‘누군가의 이름’이 새겨진다는 특징이 있다. 증상을 없애는 방법은 오직 둘 뿐이었다. 저주를 해주하는 것, 혹은 그 이름의 주인공과 관계를 갖는 것. “그래서. 당신의 ‘네임’은 누군데?” 불길한 예감을 만끽하며 베아트리체는 남자를 똑바로 응시했다. 그녀의 시야엔 몇 년 전 헤어진 연인이 삐뚜름하게 웃고 있었다. 에리히가 손을 들어, 그녀를 정확히 지목했다.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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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정부라 오해하고 조롱했으면서, 이제는 자신의 정부로 만들려 하다니. 5년만에 재회한 공작은 여전했다. 그 누구보다 오만하고, 더없이 이기적이었다. * 부모님의 죽음 이후 선대 공작의 후원을 받아들인 클레어. 화가로서 새로운 인생을 꿈꾸지만, 정작 후원자의 아들을 만나면서부터 평온이 깨지는데. “당신이 아버지의 정부이든 말든 난 상관없습니다.” 그가 유쾌하게 건넨 조롱과, “그러니 영리하게 굴어요. 처신 잘하시고.” 그보다 더 신랄한 조언. 결국 공작저를 도망치듯 떠났던 클레어는 5년 뒤 잔혹하고도 아름다웠던 남자와 재회한다. 그녀를 알아본 공작이 돌아버릴 줄 꿈에도 모르고. 변함없이 귀족적인 남자가,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내밀 줄 상상조차 못하고. “영리해져, 클레어. 한번 사는 인생 편히 살아야 하지 않겠어?” “당신은 결혼할 거잖아. 다른 여자랑.” “그게 중요해?” 왜 당신은 내게만 이토록 잔인한가. “내 곁이 그렇게 싫어, 클레어?” 그래서 클레어는 결심했다. 저 지독하게 아름다운 남자에게 언젠가 패배를 안겨주겠노라고. 공작이 가장 방심한 순간, 클레어는 이를 악물고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