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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고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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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에는 유사 근친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읍!” 혀와 함께 밀려든 하인리의 호흡에 다프네가 숨을 들이켰다. 첫 키스였다. 하인리의 능숙한 혀 놀림에 정신없이 휩쓸리는데 다리 사이로 손이 들어왔다. 다프네는 저도 모르게 허리를 달싹였다. “으읍, 흣!” 두 손가락이 한꺼번에 넣어지자 자기도 모르게 안이 수축해 들었다. 초야를 아빠와 치르고 있다는 사실이 아득하게 느껴졌다. “내년 네 생일에 하려던 일이었는데.” 안에 넣은 손을 집요하게 움직이며 하인리가 일렀다. 다프네는 멍해진 눈으로 아빠를 바라보았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젊고 강건하던 자신의 아빠는 엄마가 죽고 혼자가 된 지금도 여전히 젊고 강인했다. “아, 아빠!” 하인리의 손이 음핵을 건드리는 순간 다프네는 자기도 모르게 펄쩍 뛰면서 소리쳤다. 하인리는 씩 웃었다. “생일…생일에요?” “그래.” 다프네의 음핵은 모양도 색깔도 복숭아꽃 봉오리 같았다. 달싹이는 반응에 하인리는 피터와 아무 일 없었다는 다프네의 말이 진짜라고 판단하기로 했다. 하기야 아니더라도 상관은 없었지만. “지금처럼요?” “더 한 것도 할 생각이었는데.” 다리 사이에서 왈칵 물이 솟자 다프네는 발끝을 세웠다. 소변 실수를 한 것도 아닌데 다리 사이에서 뭔가가 줄줄 샘솟았다.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1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72.49%

👥

평균 이용자 수 3

📝

전체 플랫폼 평점

7

📊 플랫폼 별 순위

79.01%
N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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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희작가의 다른 작품36

thumnail

관용의 집

몰락한 남작가의 여식으로 수녀원에서 조신히 신부 수업을 하던 에블린은 40살 연상인 늙은 후작의 세 번째 재취자리로 팔려가게 된다. 그렇게 도착한 후작가에는 자기보다 나이 많은 의붓아들들과 의붓딸이 기다리고 있었다. 첫 만남부터 노골적으로 경멸과 적의를 드러내는 프레데릭과 록사나와 달리 자신에게 예의를 지켜주는 레오날드. 후작가의 서자로서 가문의 어두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숨은 실력자인 그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의미심장한 뜨거운 눈으로 에블린을 응시한다. 불우한 과거를 짊어진 두 사람의 만남에서 시작되는 집착과 계략, 광기어린 사랑 이야기. *작품 내에 금단의 관계가 담겨 있습니다. 감상하실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thumnail

별의 항로는 달에게로 흐른다

이백 년 동안 수많은 주변 열국들을 지배하던 주제국. 열국 중 하나로 단이라는 이름의 큰 강을 끼고 있는 덕분에 제국의 비호를 받으며 무역으로 부를 쌓은 모수국. 모수국의 첫째 공주인 서연은 십여 년 전 폐비당하고 죽은 자신의 생모를 죽게 만든 사람이 이제껏 어머니라 부르며 따랐던 계비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침 매년 이루어진 친선 유람을 명목으로, 모수국을 찾은 손님이 있는데. “공주의 제안에 응하겠습니다.” “공주와 혼인하겠다, 말씀드렸습니다.” 벽비리국의 왕세자 태하. “우리 황실에서는 강한 자가 모든 걸 갖는다오.” “나는 공주 같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건 세자가 아니라 나라고 생각하오.” 주제국의 황자 서건. 서연은 두 사람을 이용하여 어머니의 복수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을 도와주고 구해주는 태하에게 마음이 더 끌리는데…. “달은 별 주위를 배회하지 않습니다. 그건 별이 하는 일이지.” “…….” “어쩌면 애초에 나의 항로가 당신에게 향하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 “별이 달을 어떻게 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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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첫 연인

*이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콘텐츠입니다. * 키워드 : 가상시대물, 동양풍, 궁정로맨스, 첫사랑, 능력남, 사이다남, 다정남, 절륜남, 상처남, 순정남, 카리스마남, 연하남, 사이다녀, 순정녀, 동정녀, 외유내강, 왕족/귀족, 시월드, 권선징악, 이야기중심 “방금 내가 정했다.” 짧았던 첫 만남만으로 내정자를 뒤로하고 초연을 황태자비로 간택한 태. 그렇게 황태자비가 된 초연은 북방으로 떠나간 태를 독수공방하며 기다린다. 그러나 3년 만에 다시 만난 태는 초연이 기억하던 소년의 모습과 달리 다부지고 관능적인 청년이 되어 있었다. “내가 돌아와서 기뻐?” 달라진 그의 모습에 적응하기도 전에 욕망을 표출하듯 뻗는 그의 손길을 초연은 벅차하면서도 기쁘게 받아들인다. 한편 자리를 비웠던 태를 대신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안옥공주는 태자비를 차지하고 있는 초연을 눈엣가시로 여겨 그녀를 폐비시킬 속셈을 꾸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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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장미 정원

“난 오늘이 특별하다고 생각해. 난 이제 어른이야.” 각 집안의 이득을 위해 유제니와 에드워드가 약혼한 것은 8년 전. 그때 유제니는 스무 살이었고, 약혼식에 나란히 앉은 에드워드는 열두 살이었다. 에드워드의 스무 살 생일 밤, 기다렸다는 듯 유제니의 침실로 찾아든 그의 키스가 너무나 능숙하다……? 너 솔직히 말해봐, 어디서 배웠어? 유제니에게 있어 늘 어린애였던 에드워드는 갑자기 성인 남자가 되어 불쑥 다가드는데……. “내가 이럴 수 있는 게 놀라워?” “의아하긴 하잖아.” “그건 내가 해주는 게 좋아서 그런 거지? 마음에 들고, 만족스럽고. 그렇지?” “어, 그건…….” “기분 좋은데. 유제니, 그렇게 좋으면 매일 해줄게. 정말이야. 나 유제니라면 매일 몇 번이나 할 수 있어.” ※ 가하 디엘은 아찔하고도(Dizzy) 몽환적(Dream)이며 위험한(Dangerous), 일상에서의 일탈(Deviance)과 배덕(Demoralization)을 보여주는 사랑(Love)을 담은 가하의 중단편 로맨스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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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자동차, 창가, 그리고 장난감

“어리게만 보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 어두워진 속에서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쳤다. “강유철 생각하면서 혼자 한 적도 있는데.” 치마 속에 있는 자신의 손에 중심을 비비는 예소의 속삭임에 유철의 눈이 커졌다. 그의 가슴팍이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었다. 밖에서 맴돌던 유철의 손가락이 얇은 밑자락 속으로 미끄러지듯 파고들었다. 마치 잘 익은 말캉한 복숭아를 손끝으로 헤집는 것 같았다. 속을 어루만지던 유철의 손이 예소의 스커트 자락을 천천히 허리까지 걷어 올렸다. 예소는 숨죽인 채 치마를 걷어 올린 그의 손이 자신이 팬티를 끌어내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촉촉하게 젖은 예소의 중심을 바라보며 유철은 자연스럽게 껍질 벗긴 복숭아를 연상했다. 유철은 꿀을 듬뿍 뿌려놓은 것 같은 예소의 음순 사이를 매만지다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혼자 할 때 보지에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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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유강훤: 과거에 혜선을 지켜주지 못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그녀만의 기사. 주혜선: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처럼 고고한 아름다움을 자랑하지만, 그로 인해 진흙 속으로 끌려가야만 했던 불우한 여성. 불가사의할 정도로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타고난 혜선이었지만, 그 아름다움은 저주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로 인해 불행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야만 했던 혜선에게 유일한 구원자가 된 강훤. 그러나 강훤은 이루지 못한 약속만을 남긴 채 어쩔 수 없이 혜선의 곁을 떠나야만 했다. 타고난 미모 때문에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을 맞이한 프시케 같은 여자 혜선과 언제까지나 혜선을 변함없이 사랑하는 강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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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갔지만 아들이 셋이라

“어머니가 어쨌든 내겐 여전히 사랑스러운 내 약혼녀니까.” 격하게 두근거리던 이디스의 심장이 쿵 떨어졌다. 킬리언은 일어선 이디스를 향해 가까이 다가갔다. “하, 하지만!” “무슨 말이든 해요. 비명을 지르든지.” 킬리언의 손이 이디스의 드레스 앞을 묶고 있는 리본을 잡아당겨 풀었다. “여긴 당신 아버지가 있는 방이에요!” 이디스가 만류를 위해 외친 소리에 킬리언의 표정에 금이 갔다. 갈라진 틈새로 이디스는 그의 해묵은 분노를 엿볼 수 있었다. “바로 그래서야.” 이디스를 바닥으로 넘어뜨린 킬리언은 수월하게 드레스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잠깐만! 안 돼요!” 본인이 뭐라고 말하는지도 모른 채로 소리치면서 이디스는 옷을 벗겨내는 킬리언의 손길이 자연스럽고 거침없음에 놀랐다. 킬리언이 이디스의 하체에서 속옷을 찢어내는 동안 벤자민과 소니아는 거울 뒤에 서서 그 모습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형이 드디어 시작했군.” 소니아는 그렇게 말하는 형 벤자민에게 와인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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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

“새아가.” 권호의 앞에 찻잔을 내려놓던 해수의 손이 파들, 떨렸다. 권호는 해수를 대할 때마다 부러 그 호칭을 쓰곤 했다. “네…네, 아버님.” “왜 그러니? 꼭 내게 혼날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집에서도 베스트가 딸린 쓰리피스 정장을 우아하게 차려입고 있는 권호는 허윤보다도 더 이 저택의 주인 같았다. “아니에요.” 해수는 차마 그의 눈을 바로 볼 수 없었다. 여정의 발인 전날 방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남자가 권호라는 직감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감히 내색할 수 있을까? 정말 그날 밤의 남자가 권호일까? 자신이 망측한 꿈을 꾸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망상마저 들었지만 그날이 꿈이 아니었던 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해수 자신이었다. 지금도 아침에 깨어나 몸을 씻으며 그 남자가 자기 안에 남긴 흔적을 수습하던 기억이 선명했다. 그건 꿈도 아니고 착각도 아니었다. 분명히 일어났던 현실이었다. 허윤인 줄 알았다. 남편이 아닌 줄 알았다면 그렇게 기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젖어 들지도 않았고 자기 안에 사정하는 페니스를 느끼며 달게 신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이 권호가 맞아도, 권호가 아니어도 자신이 남편 아닌 남자와 관계를 맺어버렸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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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첫사랑

황후의 첫날밤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연작으로 황후의 첫날밤 주연들의 아들인 서휘와 그에게 접근한 비밀스러운 여인 린하가 주인공인 이야기입니다. 미리보기 보름을 전후로 사흘 동안 폐룡(廢龍)과 접신해야 한다. ‘폐룡’은 이무기를 달리 이르는 호칭이었다. 린하가 전각에 들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무녀이기 때문이다. 오늘을 준비하며 관상감(觀象監) 도사는 신신당부했다. 무녀의 본분은 접신하는 일이었기에 린하는 수월하게 납득했다. 그러나 막상 실제로 마주하자 뻗쳐 오는 신기와 요기에 소름이 돋았다. 눈앞에 있는 여자가 신의 세계에 속한 존재라는 것을 파악한 이무기는 머리를 낮추고 린하의 주변을 휘돌았다. 천 년을 수행했으나 등용문을 지나는 데 실패하고 땅으로 쑤셔 박힌 이무기의 원한과 분노는 엄청났다. 켜켜이 쌓여 온갖 파국을 일으키는 요기를 뿜어낼 것이 필요했다. 끝이 갈라진 혓바닥이 린하의 냄새를 맡듯이 뺨 주변에서 쉭쉭거렸다. 린하는 어느새 발개진 안색으로 숨을 내쉬었다. 천 년을 수행하여 신격에까지 오른 영물은 무당이라면 모두가 모시고 싶어 하는 신었다. 신기를 갖고 태어난 린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요수(妖獸)가 된 이무기와 사람들 사이에 섞일 수 없는 눈멀고 귀먹은 무녀. 모두 이질적인 존재이자 서로는 상통하는 존재들이었다. 이무기는 머리를 바닥까지 낮추고 린하의 손바닥을 찾았다. 손에 비늘 두툼한 머리가 닿는 순간 린하는 움찔했다. 이무기는 린하가 마음에 들면 그녀와 통하겠지만 아니라면 죽여 버릴 것이다. 목으로 마른침이 넘어갔다. 기묘한 대치 상태가 몇 순간 이어졌다. 이무기는 기색을 살피듯이 몸을 낮춘 채 린하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린하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다시 돌이켜 보았다. 오늘 이곳에 들어온 이유는 할 일을 분명히 알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무기는 신령한 존재 중에 가장 영험한 존재였다. 자신이 아직까지 숨을 쉬고 있을 수 있는 것은 이무기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의미였다. 이무기가 두려웠지만 겁을 먹을 필요는 없었다. 먹어서는 안 되었다. 무녀는 신분 중에서 가장 천한 신분이었다. 어쩌면 맡은 일을 해내지 못하면 그것을 빌미로 벌을 받게 될 것이다. 린하는 천천히 손을 움직여 자기 손에 닿은 이무기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보았다. “아…….” 손바닥에 쓸리는 서늘한 비늘의 감촉에 린하는 저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품에 머리를 수그린 거대한 이무기의 정수리를 쓰다듬고 있는 린하는 언뜻 그것을 길들인 것 같았다. 이무기의 동체가 린하를 휘감기 시작했다. 속적삼 치맛단이 구겨지며 하얀 다리가 드러났다. 몸이 두둥실 떠오르는 감각에 급하게 손을 뻗은 린하는 바닥 대신 근육이 꿈틀거리는 이무기의 동체를 짚고는 튕기듯 손을 말았다. “헉!” 얇은 옷감은 적은 힘에도 쉽게 찍찍 찢어졌다. 허우적대는 무릎 사이로 굵은 동체가 파고들었다. 비늘이 피부를 스칠 때마다 찌릿찌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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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문후궁

사랑이 네가 나를 품은 모양인 줄 알았다면 그것을 미워하지 않았을 것을. 황실을 파멸시킬 뻔했던 반란.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 간 반란은 황제와 반역자가 한 여인을 두고 사랑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인 황제가 사랑을 빌미로 불러온 참화로 인해 사랑을 혐오하던 황태자 자안타. 황제의 회복을 위해 제국 남쪽의 아름다운 땅 남섬부주로 피접을 나갔다가 그곳의 영주이자 공신의 딸인 내은비와 만난다. 순수하지 않았다면 그냥 두었을 것이나 순수한 사람이었기에 자안타는 내은비를 이용하기로 한다. 자기를 사랑하라는 암시를 걸어서. 순수한 여인이니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이다. 사랑하라 걸어 둔 암시는 쓸모가 다하면 깨주면 된다. 미처 소탕하지 못한 반역의 잔당들이 도처에 숨어 있고 언제 어디서 누가 다시 황실을 공격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거짓 없이 행동하게 만들자면 모순적이게도 사랑이 최선이었다. 본인의 사랑이 암시로 인해 싹튼 것인지도 모르고 헌신하고 노력하는 내은비로 인해 자안타는 전쟁의 상흔을 많이 지우고 오랜만의 평안함을 느꼈으나 거기까지였을 뿐, 그에게 사랑은 인정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랑은 감정놀음이다. 암시였으니 깨 버리면 더는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잊어버리고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기를. 하지만 자안타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암시를 깨 주었음에도 내은비의 마음속에 뿌리내린 사랑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 3년 후, 자안타는 내은비를 완전히 잊기 위해 애썼지만 황제의 변덕으로 인해 남섬부주에도 후궁 간택령이 내려지고. 내은비는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망설임 없이 도성으로 떠난다.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자안타에 대한 마음 하나로. * * * 사랑은 그냥 음욕이다. 머리가 돌아서 미친 짓을 벌이게 만드는 실체도 가치도 없는 감정. 그것이 자안타가 정의 내린 사랑이다. 그는 절대 사랑을 자기 인생에 들일 생각이 없었다. 누구를 사랑하지도 않을 것이고 자신을 사랑할 누군가도 바라지 않는다. 지금은 단지 필요할 뿐이다. “네가 어떻게 될 줄 알고?” 어쩌면 내은비는 다칠 것이다. 휘말리는 일에 따라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지. “참을 수 있어요.” 무모하게 이르는 내은비의 말에 자안타는 쓴웃음처럼 보이는 미소를 머금었다. 그게 이 여자의 사랑인가? 인내하는 거? 무엇이든 전부 다? “넌 네가 말하는 게 뭔지 모른다.” 굳은살 박인 손이 상기된 뺨을 쓰다듬자 내은비는 자기도 모르게 그의 손에 얼굴을 기댔다. “내가 널 파괴해도 괜찮다고?” 단정한 입술 사이로 가라앉은 목소리가 짓씹어진 쇳조각처럼 샜다. 내은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원희 작가: ganzosanz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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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의 첫날밤

이무기를 퇴치한 공로로 스물둘에 황제의 데릴사위가 된 이선. 황제의 외동딸이자 신부인 소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낮에는 편전에서 황제를 보필하고, 밤이면 천둥 번개가 무섭다며 처소로 뛰어온 소란을 다독이고 몰래 약과를 쥐여 주며 다정하고 행복하게 보냈던 7년. 황제가 붕어하고 명실상부한 황제로 즉위한 이선과 마침내 완연한 여인으로 성장하여 그의 황후가 된 소란의 ‘진짜’ 첫날밤이 시작된다. 미리보기 봉황 잠 곁에는 오늘 밤을 위해 여러 가지가 준비되어 있었다. 목을 축일 수 있는 물과 깨끗한 수건 여러 장, 그리고 몸에 바를 수 있는 향유들까지. 소란의 손끝이 괜히 꼼지락거렸다. “저…….” “예.” “불을 끄지 않으시나요?”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여전히 방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황촉이 거슬렸다. 소란이 촛대를 곁눈질하자 이선은 눈매가 가늘어지도록 웃음을 머금었다. “하지만…… 나는 황후가 보고 싶은데요.” 은근하게 이르는 어투에 소란은 화들짝 놀랐다. 이선이 이런 기색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평소와 똑같이 다정했지만 어딘가 색다른 이선의 분위기에 소란의 심장이 더 방망이질하듯 뛰었다. 이선이 원앙금침을 휙 걷어 냈다. 소란은 특유의 박력이 깃들어 있는 이선의 손에 숨을 들이켜 심장을 내리눌렀다. 소란은 이제 이선이 자기를 깨끗하게 드러난 요에 눕히겠구나 생각했지만, 이선의 손이 잡은 것은 반투명한 속적삼의 옷고름이었다. “…….” 속적삼 저고리가 벗겨지며 소란의 어깨가 동그랗게 드러났다. 벗겨 낸 저고리를 한쪽에 개켜 내려 둔 이선의 두 손이 소란의 맨어깨를 잡았다. 커다랗고 남자다운 손이었다. 이제 군인이 아닌 지 오래였지만 운동 삼아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덕분에 이선의 손에는 검을 잡았을 때의 굳은살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어 자기 손으로 야장의의 겉옷을 벗던 이선의 시선이 어딘가에 잠시 머물렀다. 그 이유를 깨달은 소란의 귓불이 발개졌다. 이선은 졸라매어 봉긋하게 솟은 소란의 쇄골 아래의 젖가슴을 응시하고 있었다. 서두르는 기색 없는 손가락이 치마를 묶은 매듭을 풀어냈다. 결이 고운 속적삼 옷깃이 부스럭거리며 풀어지는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이선은 반라가 된 소란을 조심스럽게 이불 위에 눕혔다. 이제 소란의 몸에 남은 것은 다리속곳과 발에 신고 있는 버선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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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탈리테

파탈리테는 집시인 어머니를 따라 캐머런 남작가의 하녀로 들어온다. 남작의 아들인 쌍둥이 형제 유피테르와 알렉산더의 ‘시중 하녀’가 되는 그녀. ‘시중’의 의무 중 하나로 형제의 잠자리 교육을 맡게 된다. 하지만 어느새 그들 형제와 파탈리테 사이에는 명목상을 넘어 안온한 유대감이 자리하는데. “파탈리테, 너는 구분하지?” “…….” “나랑 알렉산더 말이야. 너한테 한 번씩 번갈아 먹여줘도 너는 구분하지?” 초점이 사라진 갈색 눈동자에는 어느새 물기가 맺혀있었다. 유피테르는 만족에 겨워 이성이 사라진 파탈리테의 풀어진 모습을 좋아했다. “파탈리테.” 유피테르가 거듭 부르자 파탈리테는 어느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유피테르는 씩 웃었다. “우린 마지막 날까지 함께일 거야.” 정략결혼도 막을 수 없을 만큼 깊어진 이들의 삼각관계는 빈틈없는 자신들만의 세계 안에서 견고해져 가고. 하지만 파탈리테가 간직한 비밀스러운 재주는 그녀를 위험에 빠트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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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밤낮

“처녀성이라고? 웃기고 있네. 네가 처음일지 어떻게 알아?” “구비오!” “아직도 그 이름으로 날 부르다니, 이 자리에서 입이 찢어져야 정신을 차리겠어?” 다음 순간 날이 퍼런 단도를 뽑는 카이건에 라엘은 자기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내가 여기서 네 얼굴을 난도질해도 넌 아무것도 못 해. 네 아비의 개로 살던 내가 그랬던 것처럼.” 뺨에 칼끝이 닿자 라엘은 가까스로 호흡을 참았다. 속으론 전혀 무섭지 않았다. 빙의자인 라엘에게 이것은 안전한 상황에서 즐기는 플레이 같은 것이었다. 결국 카이건이 어떻게 할지 알았으니까. “다리 벌려.” * * * “꼴좋네.” “놔, 놔줘!” “놔주세요, 라고 해야지.” 그 말에 라엘이 눈을 바로 뜨고 자신을 올려다보자 카이건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 몰골로 그렇게 쳐다봐봤자.” 카이건이 떨쳐내듯 손을 놓자 비틀거리던 라엘은 바닥에 쓰러졌다. 다리가 후들거려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쓰러진 라엘을 내려다보던 카이건은 발로 그녀의 무릎을 툭툭 건드려 다시 다리를 벌렸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는 이내 베개를 가져와 라엘의 머리를 높게 받쳐서 강제로 아래쪽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잘 봐.” 전장을 누비는 동안 쌓인 묵은 정액을 라엘에게 모두 토해낸 카이건의 남근은 수월하게 다시 깨어났다. 카이건은 보란 듯이 제 성기를 그녀의 입구에 태연하게 잇대었다. “네 몸 안으로 뭐가 어떻게 들어가는지. 이제 네가 겪어야 되는 건 이런 거야.” 천천히 제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굵고 긴 기둥을 목도하는 라엘의 입에서 희한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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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남에게서 도망쳤다 잡혀오면 겪게 되는 일

“철우 오빠….” 그의 표정이 기이해졌다. “네가 날 처음으로 그렇게 불렀던 게 몇 살이었지?” 철우는 소해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자기 아버지의 고용주이자 자신을 이렇게 키운 장본인. 발군의 신체 조건과 주먹질에 대한 재능으로 눈에 띈 철우가 처음으로 맡게 된 일은 고용주의 딸을 경호하는 것이었다. 그때의 철우에게 발레 용품이 든 가방을 메고 다니는 여자애를 지키는 건 재미없는 일이었지만, 그는 성실하고 충실하게 그 업무를 수행했다. “어딜 가든 나랑 함께였지. 화장실 빼고는.” “…….” “옛날부터 너한테 박고 싶었어.” 그렇게 뇌까리자 소해가 울음을 터트렸다. 철우는 즐거운 일을 마주한 것처럼 웃었다. “네 아버지만 아니었으면 너는 진작에 나한테 존나 박혔어.” 그렇게 내뱉으면서 철우는 자기 안에서 우그러지는 뭔가를 자각했다. 아마도 다시는 원래 모양대로 돌아올 수 없는 어떤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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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항로는 달에게로 흐른다

이백 년 동안 수많은 주변 열국들을 지배하던 주제국. 열국 중 하나로 단이라는 이름의 큰 강을 끼고 있는 덕분에 제국의 비호를 받으며 무역으로 부를 쌓은 모수국. 모수국의 첫째 공주인 서연은 십여 년 전 폐비당하고 죽은 자신의 생모를 죽게 만든 사람이 이제껏 어머니라 부르며 따랐던 계비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침 매년 이루어진 친선 유람을 명목으로, 모수국을 찾은 손님이 있는데. “공주의 제안에 응하겠습니다.” “공주와 혼인하겠다, 말씀드렸습니다.” 벽비리국의 왕세자 태하. “우리 황실에서는 강한 자가 모든 걸 갖는다오.” “나는 공주 같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건 세자가 아니라 나라고 생각하오.” 주제국의 황자 서건. 서연은 두 사람을 이용하여 어머니의 복수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을 도와주고 구해주는 태하에게 마음이 더 끌리는데…. “달은 별 주위를 배회하지 않습니다. 그건 별이 하는 일이지.” “…….” “어쩌면 애초에 나의 항로가 당신에게 향하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 “별이 달을 어떻게 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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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 지나간 자리

* 키워드 : 현대물, 신데렐라, 재회물, 원나잇, 재벌남, 직진남, 절륜남, 상처남, 상처녀, 능력녀, 외유내강, 애절물, 구원물 “뭐 어때요? 하룻밤도 아니고 길어야 몇 분일 텐데.” “……몇 분?” 화월 아트센터의 큐레이터인 해원은 이탈리아 출장을 갔다가 이름도 모르는 한 남자와 충동적으로 정사를 나누고 헤어진다. 그리고 1년 후, 이탈리아에서의 일을 까맣게 잊고 있던 어느 날. 전시회를 코앞에 두고서는 도박에 미쳐 그림을 담보로 사채를 쓴 화백 때문에 사채업자인 심우진을 찾아가 그림을 빌려달라 말한다. 하지만 우진이 그림을 빌려주는 대가로 세 번의 데이트를 요청하는 그 순간까지도 해원은 꿈에서도 예상치 못했다. 그가 바로 1년 전 원나잇을 한 그라는 사실을……. “그림 갖고 식사 세 번이라니, 개수작치고도 후졌다고 생각하나요?” “아, 아닙니다.” ……그 남자다. 이탈리아에서 만났던 그 남자야. ▶잠깐 맛보기 “우리 세 번째 식사 할래요?” - ……. “삼청동에 지나가면서 봤던 샌드위치 전문점이 있어요. 나무로 만든 문에 하늘색 천막으로 입구를 장식해 놓은.” - 그래? “거기 토마토 샌드위치 먹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문 닫았을 거예요.” 수화기 너머가 다시금 조용해졌다. “어쩔 수 없으면 말고요.” 해원은 답이 돌아오기 전에 전화를 끊었다. 이제 막다른 곳까지 다다랐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처구니가 없어진 우진이 그만두면 다 끝날 것이다. 다 끝나면 더 이상 그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으며 의미를 파악하고 거기에 진심이 있을지 없을지, 있다면 얼마큼일지 헤아릴 필요가 없었다. 누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이런 불안은 겪을 필요가 없다. 마음이 기괴하게 후련했다. 해원은 보고 있던 자료에 다시 집중하려고 애썼다. 그렇게 다시 1시간 정도가 흘렀을 때였다. 책상의 전화가 다시금 큰 소리로 울었다. 해원은 신호가 한참이 울리도록 지켜보다가 느리게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 나야. “…….” - 지금 앞에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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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레시피 Ⅱ

-칵테일 레시피2 본문 발췌- “복수를 하고 싶다고 했죠.” “…….” “봐요. 시작됐잖아요.” 누군가가 터트린 신경질적인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주저앉아 흐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도대체 왜들 저러는 거지. 모두가 제정신이 아니었다. 취하지 않은 이설만이 광기에 휩싸인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빛의 폭포는 계속해서 쏟아져 내렸다. “복수… 내가 하려고 했던 복수는…….” “원수들을 죽이고 감옥에 가는 결말이 복수라고 할 수 있나?” 이설의 가슴이 철렁했다. 술에 청산가리를 탄 것을 마스터는 역시 알고 있었던 것이다. “복수는 성대하고 끔찍하고 이룬 사람이 당당해야 마무리가 좋지.” “…….” “당신이 조금이라도 슬퍼질 결말은 안 돼.” 쾅쾅 터지는 폭죽 소리에 귀가 멀어 버릴 것 같았다. 바 테이블 위의 유리잔들이 가늘게 떨리며 소리를 냈다. “복수는 지금 쏟아지는 저 불꽃처럼.” 이전보다 훨씬 더 가깝게 터지는 쾅 하는 소리에 이설은 섬뜩해졌다. “유혈이 낭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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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매던 펨섭의 주인

자비 없이 뺨을 후려치는 정후에 현주는 나뭇잎처럼 날아가 침실 구석에 처박혔다. 손에 들려 있던 초콜릿 상자가 떨어지며 예쁜 프랄린들이 사방으로 굴렀다. “이런 게 좋아?” 아무렇지 않게 뇌까린 정후는 성큼성큼 다가왔다. 현주는 자기도 모르게 공포에 질려 몸을 웅크렸지만 소용없었다. 커다란 손이 억세게 현주의 머리채를 잡아 일으켜 세웠다. “이런 게 좋아?” 정후는 거칠게 키스했다. 혀뿌리가 얼얼할 정도로 얽혀들다가 입술을 물어뜯으며 떨어지는 그에 현주는 짧게 비명을 질렀다. “이런 게 좋다는 거지?” 원피스의 재봉선이 사정없이 뜯겨 나갔다. 몸 이곳저곳에 벌겋게 자국이 남을 정도로 거칠게 옷을 벗겨낸 정후는 출렁이는 가슴을 뜯어낼 듯이 세게 움켜쥐었다. 작은 유두를 꼬집어 비틀자 현주는 진저리치며 소리를 질렀다. “아악!” “네가 그렇다면야 뭐.” 정후의 손이 웅크린 허벅지를 사정없이 갈겼다. 여전히 팔을 치켜든 채 정후는 벌벌 떠는 현주의 곳곳을 바라보았다. 하얀 몸에는 생겼다가 아문 상처 자국들이 남아 있었다. 자해한 흔적들이었다. 주체할 수 없이 떨리는 현주의 팔다리와 잔뜩 웅크린 등허리를 눈으로 훑던 정후가 짧게 뇌까렸다. “어디서 구라야?” 그의 손이 발목을 잡자 현주는 달군 쇠에 닿은 것처럼 펄쩍 떨었다. 정후는 끌려오지 않으려고 버티는 현주의 무릎을 억지로 벌리고 그 사이로 턱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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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

부모님의 회사를 빼앗아 간 정 회장에게 복수하고 싶었지만 실패한 설희. 그리고 시작된 짓밟히는 나날들. 정 회장의 아들이자 같은 복수심을 갖고 있는 이혁이 설희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쌍둥이 동생 예혁과 함께. ----------------------------- “개새끼라고 안 해?” 이혁의 목소리에 설희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떴다. 그는 미소도 아니고 무표정도 아닌 기묘하게 풀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뒈져 버릴 새끼라고 안 하느냐고.” 이혁의 손이 자기 바지의 버클을 풀었다. 정장을 벗어 던진 그의 육신은 추한 것의 완벽한 대척점에 놓여 있는 모습이었다. 설희를 응시하는 이혁의 눈동자는 머리칼만큼이나 까만색이었다. 몸을 이루고 있는 뼈와 근육들은 예술가들이 미학적으로 연구할 것 같았다. 이혁의 눈이 적나라한 설희를 살폈다. 설희는 길쭉하고 여위고, 창백하게 말라 가기 시작한 산호초 같았다. 처연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어떤 장소는 폐허가 되어도 원래 아름다웠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설희가 그랬다. “하긴 그래도 상관없어.” 그렇게 내뱉고 이혁은 설희 위로 상체를 숙였다. 커다란 손이 힘 있게 가슴을 어루만지는 감촉에 설희의 입술이 벌어졌다. 그러나 그의 손길은 움켜쥐고 비트는 정 회장의 것과는 달랐다. 유두에 닿았던 입술처럼 이혁의 손길은 부드러웠다. 완고했지만 설희를 마음대로 꺾거나 부러뜨릴 듯이 움켜쥐지도 않았고 쑤셔 대지도 않았다. 그러나 설희는 그렇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짐승 같은 새끼!” 이혁이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설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욕지거리들을 모두 끌어모아 이혁의 정수리를 향해 쏘아 댔다. 그러는 사이에 이혁의 입술과 손길은 설희의 이곳저곳에 머물렀다. 가슴과 쇄골, 허리와 허벅지와 배꼽 어림을 잘근잘근 씹고 쓰다듬고 엉덩이를 쥐었다. “짐승이 네 여길 핥을 거야.” 배꼽 아래에 쏟아지는 목소리에 설희는 심장이 철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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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녀의 집에 피폐남이 침입하면

멍키스패너가 수정을 음흉하게 노려보던 남자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풀썩 쓰러지는 남자에 움찔 떠는 수정을 향하는 눈은 사나웠다. 거실에 쓰러진 사람의 머리 쪽에서 꿀렁꿀렁 피가 새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 저택의 주인인 성 회장은 규석을 작정하고 엿 먹인 것이다. 규석에게 수십억의 빚을 지고 상환을 약속하고는 어디론가 증발해 버렸다. 딸만 놔두고 이런 짓을 벌일 줄은 예상 못 했다. 만약 수가 틀어지면 자기 딸이 어떤 일을 겪을지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은 성 회장이었으므로. 저택에 찾아온 후에야 성 회장이 도피했다는 것을 안 남자는 수정을 겁탈하자고 했었다. 그걸 듣고 있던 규석이 욕설과 함께 말을 꺼낸 제 부하의 머리를 깨 놓은 것이다. “어떻게 생각해?” “네?” “내가 널 구해 준 것 같아, 아닌 것 같아?” 턱을 비스듬하게 젖힌 채 씩 웃는 규석의 모습에 수정은 생전 처음 느끼는 종류의 공포를 느꼈다. 이런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앞에 선 남자는 무서웠다. 압도적이었고, 색이 진했지만 무채색이었다. 곤두서 있고 결이 거칠다. 그리고 피폐했다. 구둣발이 피 웅덩이를 밟고 수정에게 다가왔다. 가까워지는 그의 뒤로 붉은 발자국이 남았다. 연장을 휘둘렀던 손이 수정의 팔을 잡아 그대로 일으켰다. 수정이 거부하는 것이 불가능한 힘이었다. 여전히 웃음을 유지하고 있는 규석의 얼굴이 코앞으로 가까워지자 숨이 턱 막혔다. “애인 있냐?” 수정은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심장이 목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진실이 분명한 수정의 대답에 규석의 웃음이 더욱 뚜렷해졌다. “잘됐네. 내가 공유하는 걸 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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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비애사

폐비된 후 사약을 받고 죽은 어머니의 비밀을 알게 된 폭군. 어머니에 대한 복수로 매일을 궁궐을 피로 씻으면서도 그는 한결같이 사랑한다. 자신의 양어머니를. “이제껏 기다렸으니 더 참는 것도 못 할 노릇이지만.” “…….” “여하튼, 나는 빈이 오늘을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직하게 발기하여 위로 치솟은 음경을 잡아 내리며 혁이 마저 덧붙였다. “그러자면 고통만 한 것도 없겠지요?” 다정하지만 자비 없는 말에 희가 선뜩해하는 사이 혁은 좁은 질구에 음경 끝을 잇대었다. 희에게 첫 결합일 테니 오늘 전부 넣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잇댄 끝을 조금 담그자 가느다란 몸이 경직되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 느끼는 짜릿함에 잠식될 뻔한 혁은 스스로를 달래며 동그란 눈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희의 몸을 잠시 다감하게 어루만졌다. “읏…… 윽!” 진입을 이어가자 아릿아릿하게 구겨지던 희의 표정이 점점 완연한 고통으로 물들었다. “아악!” 희의 목소리가 교성에서 비명으로 변해가는 동안 혁의 입술에 뜬 웃음은 조금씩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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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가의 미망인

*본 작품에는 유사 근친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아, 안 돼.” “내가 어머니한테 넣는 거랑 내 거가 다 안 들어간다는 것 중에 어떤 거요?” 헥토르는 빙긋이 웃으면서 바지 단추를 풀었다. “헥토르, 헥토르! 난 네 어머니야!” “알아요. 난 어머니의 아들이고.” “그럼…….” “어머니를 이렇게 사랑하는 아들도 있는 거예요.” “…헉!” 잔뜩 발기한 기둥이 밖으로 꺼내지는 순간 아이린은 헛숨을 들이켰다. 두툼하고 무척 컸다. 그 모습이 남자의 성기를 처음 마주하는 여자의 반응 그대로라 헥토르는 웃음을 터트렸다. “뭘 몰랐을 땐 아버지가 부러웠던 적도 있었는데…어머니를 만지고 탐하고 넣을 수 있으니까.” 손끝에 닿는 아이린의 점막은 녹아내릴 듯 부드러웠다. 음핵을 부드럽게 쓸어 올리자 헉, 하는 숨소리가 돌아왔다. 배꼽을 넘어설 정도로 치솟아 꺼떡이는 남근 끝에 투명한 체액이 맺혔다. “내가 알기론 아버지는 어머니를 가진 적이 없어요, 그렇죠?” “그걸 어떻게…….” 헥토르가 씩 웃자 자신이 말재간에 넘어갔음을 깨달은 아이린의 뺨이 붉어졌다. 헥토르는 격하게 뛰려는 심장을 내리누르며 아이린의 뺨을 쓰다듬었다. “못 참겠어요.” “아, 안 돼. 안…!” “걱정 마세요. 첫 경험이시니 배려는 할게요.” 헥토르가 남근을 잡아내려 질구에 잇대자 아이린은 마구 도리질 쳤다. 뜨겁고 무거운 것이 내밀한 곳에 닿는 감촉은 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것이었다. 처음 먹어보는 질감의 음식이 입술에 닿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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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델왕녀의 봉헌식

“하긴 여신들은 가끔 겁탈 같은 걸 당하니까.” “아아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발목이 잡힌 고델은 힘없이 끌려왔다. 얇은 옷 한 겹 안에는 어차피 아무것도 없었다. 지그프리트는 수월하게 고델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의 공간을 차지했다. “고귀한 왕녀님, 예언 속의 정결한 성녀님.” 지그프리트는 고델의 보라색 눈을 마주 보며 자신이 벌려놓은 그녀의 다리 사이로 손을 옮겼다. 눈부시게 흰 피부와 반대로 고델의 중심은 성기에 가까워질수록 붉은빛을 띠었다. 지그프리트는 금방이라도 피가 배어 나올 듯이 맑은 붉은 빛이 가장 진한 질구로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흑……아악!” 지그프리트의 팔이 움직일 때마다 몸이 조금씩 찢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지그프리트는 고델의 질구를 헤집다가 날개처럼 양쪽으로 달려 있는 소음순 꼭대기의 음핵을 찾아냈다. 투명하게 묻어나는 윤활액으로 음핵을 적시고 문지르자 고통스럽던 고델의 신음이 야릇하게 흔들렸다. “으응…….” 고델은 스스로가 그런 소리를 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그것을 눈치챈 지그프리트는 다시 킬킬거렸다. 여신의 딸이라고? 웃기는 소리였다. 신의 딸도 결국엔 그저 여자 하나일 뿐이다. 지그프리트는 지금까지 비어 있던 고델의 자궁을 자신의 정액으로 가득 채울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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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낯선 나라에 떨어진 해외 입양아 수연에게 행복은 찰나일 뿐이었다. 남부러울 것 없던 가정이 무너지고 양부모의 병원비를 위해 마약 딜러로 일하던 중 마피아인 라이너스의 눈에 띈 그녀. “당신이 뭔데 우리 부모님 병원비를 대신 내 줘요?” “눈먼 행운.” 처음 본 순간부터 이상할 만큼 관대했던 그는 그 말을 증명하듯 막대한 재산을 넘긴 채 그녀를 자신의 세계에서 내보낸다. “잘 지내고 있어. 다시 데리러 올 때까지.” 그렇게 10년의 시간이 지난 후 수습 수녀와 성당의 후원자로 재회한 두 사람. “난 네 상상보다 잔인한 사람이야.” “라이너스…….” “너랑 난 떨어져 있다고 잊을 수 있는 사이가 아니잖니.” 신에게 자신의 여생을 바치려는 여자와 그런 여자를 열망하는 남자. 잔인하리만치 다정한 사랑이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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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 순수

지금껏 순수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것은 정결한 흰색이나 우유처럼 부드러운 빛이었다.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섞이지 않은, 다른 무엇은 조금도 섞이지 않은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이었기에 순수라는 것은 선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다른 것이 섞여 들 티끌만큼의 공백도 허용하지 않으며 그 자체로 존재할 뿐 자신을 간직한 사람도, 상대의 순수에 빠져든 사람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순수는 그만큼 강렬한 맹목이기도 하다. 맹목이기에 빠져든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오롯이 스스로의 몫이다. 그 모양이 어떤 것이건, 그 감정이 어떤 것이건 간에. 무엇도 책임지지 않으며 처절하고 서글플 수도 있기에 순수는 마냥 희고 부드러운 색만은 아니다. 때론 강렬한 적색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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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미주의자

행복했던 엄마와 아빠, 자신의 일상을 파탄 낸 외할아버지와 그 식솔들을 파멸시키는 것으로 복수하고 싶은 유주. 그러나 아무 힘도 없는 자신은 무력할 뿐이다. 외가 식구들이 단장시켜 밀어 넣은 파티장에서 유주는 자기에게 필요한 만큼의 힘을 가진 사람을 찾기로 한다. 그렇게 찾아낸 남자, 니콜라이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지만 살아 있는 인간에겐 관심 없이 미술품에만 애정을 느끼는 탐미주의자였다. 본 작품은 '성당에서'와 연작인 작품입니다. -발췌- “아름다운 걸 좋아하니까 자기 손으로 망가뜨리는 짓은 안 하겠죠.” 유주를 돌아보던 니콜라이의 어깨가 온전히 그녀를 향해 돌아섰다. “당신이 그럴만하다고 생각해?” “네.” “왜?” “그날 나를 기억했으니까.” 니콜라이의 턱에 잠깐 힘이 들어갔다. 유주는 천천히 움직여 도로시 딘의 그림 앞에 섰다. 니콜라이를 정면 가까이서 바라보는 위치였다. “당신한테 나는 살아있는 이 그림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니콜라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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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의 섬

“당신 안에 항상 내가 고여 있었으면 좋겠어.” 어린 시절은 수녀원에 갇혀, 팔려가듯 백작가의 차남과 결혼한 후엔 저택에 갇혀 살아온 아그네스. 부인인지 간병인인지 알 수 없던 생활을 이어가던 중, 여름휴가로 떠난 바닷가 별장에 남편의 형 카이건과 고립된다. 사람을 홀리는 노래를 부르는 세이렌이 출몰하는 그곳. 낯선 그에게 끌리는 것은 처음 겪는 수컷의 냄새 때문일까, 아니면 세이렌의 노래에 미혹됐기 때문일까. “날 사랑해요?” “남편의 형이 사랑한다고 하면 믿어줄 건가?” “당신이 사랑할 사람은……. 희한한 사람일 것 같아요.” “당신이야말로 내 평생 알았던 중에 가장 희한한 여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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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종달새

“금화살이 없었대도 성사될 사랑이었을까?” 페르세포네는 우연히 들어선 저승에서 하데스와 마주친다. 무심한 듯 다정한 하데스에게 마음을 빼앗긴 그녀는 죽은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하데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큐피드의 금화살로 그를 찌르고 마는데……. 금화살로 시작된 사랑, 그것은 과연 진짜 사랑일까? 사랑에 서툰 여신의 어리석은 선택은 그녀에게 진짜 사랑을 가져다줄까? “종달새.” “어디? 어디?” “널 두고 한 말이다.” “나? 왜?” “종달새처럼 쉴 새 없이 지저귀잖아.” ※ 가하 디엘은 아찔하고도(Dizzy) 몽환적(Dream)이며 위험한(Dangerous), 일상에서의 일탈(Deviance)과 배덕(Demoralization)을 보여주는 사랑(Love)을 담은 가하의 중단편 로맨스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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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에서

오랜 세월 곁에 있었지만 사랑인 줄 몰랐다. 정략결혼 후에야 서로에 대한 감정을 자각하게 되는 두 사람, JK금융의 외동딸 허유나와 아버지 허 회장의 사냥개 이무혁 실장. 허 회장의 목숨을 구하며 거두어진 무혁은 트러블 메이커 유나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으며 무던히 그녀의 곁에 있었다. “옷 벗었을 때 너는 내 거야. 다른 여자한테 갖게 했다간…….” “했다간?” 묵묵한 무혁과 그를 끊임없이 도발하는 유나 사이 미묘한 감정들이 비로소 발현되기 시작한다. “네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 “사실은 처음부터 늘 그랬어. 지금까지.” 서로의 존재는 더욱 특별해지고 외면해 왔던 상처를 들여다보며 애틋함과 이해는 깊어진다. 하지만 연인이 된 부부 앞에는 어느새 음험한 계략이 기다리고 있는데. *작가의 다른 작품인 성당에서, 탐미주의자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연작 소설입니다. 미리보기 무혁은 셔츠와 베스트까지 모두 검은색 한 가지인 자기의 옷 중에서 재킷을 벗었다. 딱 벌어진 어깨와 긴 팔이 겉옷을 벗는 움직임은 어떤 일의 전조처럼 느껴졌다. “다른 사람한테 전화할 거라면 가면 안 되겠네.” “뭐, 뭐야? 나랑 잘 거 아니면…….” 이어 금속으로 된 손목시계를 탁 푸는 몸짓에 유나는 움찔 놀랐다. 심연처럼 검고 깊은 눈동자가 어느새 나른해진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게 해 줄게.” “뭐? 뭘!” 시계를 내려놓은 무혁의 손이 넥타이를 길게 잡아 뽑으며 일렀다. “성능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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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남에게서 도망쳤다 잡혀오면 겪게 되는 일

“철우 오빠….” 그의 표정이 기이해졌다. “네가 날 처음으로 그렇게 불렀던 게 몇 살이었지?” 철우는 소해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자기 아버지의 고용주이자 자신을 이렇게 키운 장본인. 발군의 신체 조건과 주먹질에 대한 재능으로 눈에 띈 철우가 처음으로 맡게 된 일은 고용주의 딸을 경호하는 것이었다. 그때의 철우에게 발레 용품이 든 가방을 메고 다니는 여자애를 지키는 건 재미없는 일이었지만, 그는 성실하고 충실하게 그 업무를 수행했다. “어딜 가든 나랑 함께였지. 화장실 빼고는.” “…….” “옛날부터 너한테 박고 싶었어.” 그렇게 뇌까리자 소해가 울음을 터트렸다. 철우는 즐거운 일을 마주한 것처럼 웃었다. “네 아버지만 아니었으면 너는 진작에 나한테 존나 박혔어.” 그렇게 내뱉으면서 철우는 자기 안에서 우그러지는 뭔가를 자각했다. 아마도 다시는 원래 모양대로 돌아올 수 없는 어떤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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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백작부인

한정인: 대학을 막 졸업하고 가장 예쁠 스물여섯 나이에 재벌 3세 민석과 결혼한 그녀는 이상적인 며느리와 아내로서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황희태: 11년 만에 다시 만난 정인의 모습에 과거의 감정이 다시 불타오르게 된다. 그때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 청담동 백작부인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우아하고 완벽한 삶을 살아오던 현모양처 전업주부 한정인. 까다로운 시부모를 모시고 사회활동으로 바쁜 남편을 내조하는 것이 그녀의 삶의 모든 것이었다. 하지만 완벽한 며느리, 이상적인 아내로써 살아온 그녀의 삶을 뒤흔든 것은 다름 아닌 그녀의 절친과 남편의 불륜. 그리고 모든 것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재회하게 된 과거의 인연 황희태는 그녀의 폭풍 치는 인생에 한 줄기 등대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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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관람불가

정후가 음부에 붙여둔 테이프를 떼어내기 시작하자 지안은 심장이 철렁했다. 정후의 손길은 의도가 너무나 명확했다. “아, 안 돼.” 지안이 도리질 치며 애원했다. 영화에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지안처럼 주인공을 버리고 떠난 여주인공에겐 남편이 있다. 주인공들이 처음으로 얽혀드는 장면이었다. 지안은 정후의 복수심을 뒤늦게 눈치챘다. “하지 마?” 정후는 수려해서 더욱 서늘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지안의 질구에 제 성기 끝을 들이밀었다. “계속 외쳐봐. 하지 말라고. 내가 끝낼 때까지.” 정후가 자비 없이 허리를 내리누르자 몸이 둘로 갈라지는 충격에 지안의 등허리가 허공으로 들렸다. “흐……윽!” 지안이 몸을 뒤틀 때마다 물방울 같은 가슴이 출렁였다. 그 살덩이를 잡아 함부로 주무르며 정후는 단번에 지안의 안으로 전부를 들였다. “아악!” 남자의 성기가 속을 꽉 채우는 순간의 아픔과 충족감이 섞인 지안의 비명은 야릇했다. 정후의 가슴팍이 뿌듯하게 부풀었다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지안의 모습이 카메라에 낱낱이 담기리라 생각하니 흡족했다. 애초에 최 감독에게 원테이크로 가겠다고 했을 때부터 이럴 작정이었다. 자신이 가장 애정하는 순간의 지안을 영원히 박제해놓고 싶었다. 그녀가 다시 떠나도 언제든 회상할 수 있도록. 정후는 자신의 것을 꽉 물고 있는 지안의 음부를 내려다보며 입술을 끌어올렸다. 두툼한 남성기가 깊게 박혀 있는 예쁘장한 곳의 모습은 머릿속의 이상한 부분을 긁어 깨우는 구석이 있었다. “그동안 많이 하진 않았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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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녀의 집에 피폐남이 침입하면

멍키스패너가 수정을 음흉하게 노려보던 남자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풀썩 쓰러지는 남자에 움찔 떠는 수정을 향하는 눈은 사나웠다. 거실에 쓰러진 사람의 머리 쪽에서 꿀렁꿀렁 피가 새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 저택의 주인인 성 회장은 규석을 작정하고 엿 먹인 것이다. 규석에게 수십억의 빚을 지고 상환을 약속하고는 어디론가 증발해 버렸다. 딸만 놔두고 이런 짓을 벌일 줄은 예상 못 했다. 만약 수가 틀어지면 자기 딸이 어떤 일을 겪을지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은 성 회장이었으므로. 저택에 찾아온 후에야 성 회장이 도피했다는 것을 안 남자는 수정을 겁탈하자고 했었다. 그걸 듣고 있던 규석이 욕설과 함께 말을 꺼낸 제 부하의 머리를 깨 놓은 것이다. “어떻게 생각해?” “네?” “내가 널 구해 준 것 같아, 아닌 것 같아?” 턱을 비스듬하게 젖힌 채 씩 웃는 규석의 모습에 수정은 생전 처음 느끼는 종류의 공포를 느꼈다. 이런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앞에 선 남자는 무서웠다. 압도적이었고, 색이 진했지만 무채색이었다. 곤두서 있고 결이 거칠다. 그리고 피폐했다. 구둣발이 피 웅덩이를 밟고 수정에게 다가왔다. 가까워지는 그의 뒤로 붉은 발자국이 남았다. 연장을 휘둘렀던 손이 수정의 팔을 잡아 그대로 일으켰다. 수정이 거부하는 것이 불가능한 힘이었다. 여전히 웃음을 유지하고 있는 규석의 얼굴이 코앞으로 가까워지자 숨이 턱 막혔다. “애인 있냐?” 수정은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심장이 목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진실이 분명한 수정의 대답에 규석의 웃음이 더욱 뚜렷해졌다. “잘됐네. 내가 공유하는 걸 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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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 순수

지금껏 순수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것은 정결한 흰색이나 우유처럼 부드러운 빛이었다.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섞이지 않은, 다른 무엇은 조금도 섞이지 않은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이었기에 순수라는 것은 선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다른 것이 섞여 들 티끌만큼의 공백도 허용하지 않으며 그 자체로 존재할 뿐 자신을 간직한 사람도, 상대의 순수에 빠져든 사람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순수는 그만큼 강렬한 맹목이기도 하다. 맹목이기에 빠져든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오롯이 스스로의 몫이다. 그 모양이 어떤 것이건, 그 감정이 어떤 것이건 간에. 무엇도 책임지지 않으며 처절하고 서글플 수도 있기에 순수는 마냥 희고 부드러운 색만은 아니다. 때론 강렬한 적색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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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과 적의 주인

직접 쓴 소설 속 주인공과 영혼이 뒤바뀌었다. 전지전능한 신녀이자 절대적인 초월자의 몸으로. 무한한 신뢰와 맹목적인 애정을 보내는 황자들 중에서 황제를 간택해야 하는 운명에 놓인 소이. “간단한 유희가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요사스럽고 부드러운 첫째 황자, 백. “내 지금 소원은 그거야. 어서 빨리 남자가 되고 싶어.” 천진하고 활달한 셋째 황자, 적. “신녀면, 신의 딸이면 그렇게 넘겨짚어도 됩니까?” 무감하고 정중하지만, 격정적인 둘째 황자, 흑. 제가 만든 세계지만, 그것은 현실이고 실제였다. 늘 외로웠던 삶에서 유일한 빛이 되어 준 그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영원히. ------------------------------------------------------------- “황위는 여전히 생각 없습니다.” “하면 여전히 다시 북해로 가고 싶은가?” “…….” 흑의 입꼬리가 미소를 그릴 듯 움직였지만 웃지는 않았다. “그건 아닙니다.” “하면? 원하는 게 무엇도 없어?” “있고 싶은 곳은 정했습니다. 정한 것 같습니다.” “어디로?” “가능한 것이라면, 당신 곁으로 정하고 싶나이다.” “…….” 소이는 잠시 말을 잃었다. 흑은 더 이상 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소이는 옅게 웃으며 일렀다. “황위를 탐내는 것보다 욕심이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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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레시피

각양각색의 이유로 상실을 간직한 사람들이 손님으로 찾아오는 신의 공간 니사. 각자의 입맛에 맞는 칵테일처럼, 상실이 채워지면 다시는 들어올 수 없는 니사의 손님들을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각기 다른 색깔의 이야기. [1. 씬 레드라인] “우리 망가지지는 말기로 했잖아.” “…….” “그럼 우리한테 서로가 없어도 잘 살아야지. 이러는 게 다 뭐야.” 어떤 관계는 각자에게 문제가 없더라도, 감정이 남아 있어도 끝난다. 마치 끝과 과정은 상관이 없는 것처럼. 엄밀하게 따진다면 경계를 나누지 못할 것도 없겠지만 온전히 나눠지지 못하는 지경에서 마침표가 찍혀 버리는 것이다. [2. 매직 아워] “…예쁘게 굴게요. 내가 마음에 들게 굴게요. 그럼 되잖아요.” 두 번째 속삭임이 들려왔을 때 승희는 자신이 도경에게서 스스로를 떼어 놨던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그를 운명적으로 치장하지 않았기에 승희는 도경 역시 그러할 것이라고 속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도경은 자신을 열병처럼 앓고 있었다. “좋은 데 이유가 어디 있어요? 한눈에 꽂히는 거지. 취향이니까.” [3. 네그로니] 상대가 철옹성처럼 완고할 때 끊임없이 애쓰던 심정이 이런 것이었을까. 분노와 고독으로 굳어져 있던 자신을 지킬 때 해린이 감내했던 것이 이런 감정들이었을까.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은 사람의 벽을 두드리는 것이 이런 것이었다면 해린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용기를 냈던 것일까. “너도 이런 마음이었던 거니.” “…….” “네가 이런 마음이었던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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