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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화촌(敎化村). 당금의 천하에서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미 백여 년 전부터 완전히 중원대륙을 통치해온 정도 무림의 태양, 무황성(武皇成)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마인(魔人)이나, 그 후예들을 모아 수용하고 교화하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천하에서 오직 단 한 군데밖에 없는 이곳은 이름 그대로 마인들을 교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후예들을 수용시킴으로써 차후의 혈겁을 방지하자는 데 목적이 있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교화촌이란 말 대신, 또 다른 이름인 금마곡(禁魔谷)이란 호칭을 더욱 많이 사용했다. 그것이 더욱 솔직할 것이므로…. 이제 대륙의 풍운(風雲)이 이곳 황량한 모래바람이 휘날리는 사천의 오지에서 시작되려고 한다. 운명(運命)처럼….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11 권
연령 등급전체이용가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판타지 소설 중 상위 8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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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이용자 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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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플랫폼 평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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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작가의 다른 작품33

thumnail

무당소사숙

"어느 날, 한 장의 편지가 인편에 의해 전달되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부탁의 말씀은 다름이 아니라, 노부에게는 원래 일가친척은 거의 없으나 데리고 있는 한 명의 어린 녀석이 있사온데, 이번에 노부는 특별히 대사를 당하여 미리 혼자 떠나게 되었소이다. 해서, 달리 그 녀석을 맡길만한 곳이 없기에 비록 얼마간이나마 도장께서 그 녀석을 맡아서 데리고 계셔주셨으면 하는 것이외다…. 그렇다고, 감히 도장의 문하에 거두어 달라는 뜻은 아니옵고, 그저 머슴이나 종처럼 부리시되 바라옵기는 끼니만 거르지 않도록 해주시고 방황하지 않도록 해주신다면 감지덕지하겠소이다….] ‘빌어먹을!’ 편지를 읽으면서 그는 내심 투덜거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현진자, 그는 원래 성품이 아주 괴팍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하여 평생 문하에 제자 한 명 두지 않았으며, 홀로 외딴곳에 떨어져 살거나 쓸쓸히 천하를 방황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살아온 노도장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느닷없이 이런 귀찮은 짐을 떠맡게 될 줄이야?"

thumnail

백가신화

이것은, 사람으로 태어났으되, 신(神)의 능력(能力)을 발휘하며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백가신화(白家神話)! 당금에 있어서, 아직도 이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미 사라져버린 신화(神話)이기에……. 그러나, 누구라도 무림사(武林史)에 대해 논하려고 한다면, 가장 먼저 이 이름을 떠올려야 할 것이다. 짧은 일생(一生)을 유성(流星)의 불꽃처럼 살다 간, 찬란했던 그들의 신화(神話)를......

thumnail

지존신화

십오 년 전. 무림에 누구도 되새기기 싫은 끔찍한 혈사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한 사람이 강호에 출도했다.

thumnail

곤륜문하

나 백일맹(白一氓)이 드디어 때를 얻게 되었는가? 천기(天機)의 흐름은 아무런 이상이 없도다. 수라노자(修羅老子)는 나의 말을 믿고 그와 같은 일을 벌인 것이고, 나는 이제 그를 밟고 천하(天下)의 신전(神殿)에 올라 절대(絶對)의 신(神)으로 군림(君臨)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원래 이 일을 많이 망설였었고, 또한 많은 생각을 하여 그 때를 기다려 왔다. 이제 시기는 무르익었고, 나는 천하에 나타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하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고, 또한 나의 이 선택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 하는 점이다……. <본문 중에서>

thumnail

곤륜삼성(崑崙三聖)

궁구가는 이미 가파른 절벽들과 산봉우리들을 지나 어느 험한 낭떠러지 앞에 이르러 있었다. 아마도 너무나도 빠르게 달려왔기 때문에 궁구가로서도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궁구가는 즉각 놀란 듯이 그 낭떠러지 앞에서 몸을 멈추며 납작 엎드렸고, 그 순간 막 퉁소를 불기 위해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잡던 금몽추(金夢秋)는 시위를 벗어난 화살처럼 그 낭떠러지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금몽추의 신형(身形)은 이내 낭떠러지 아래의 구름 속으로 떨어져 자취를 감추고 말았고, 그것을 내려다보던 궁구가는 연달아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건 정말 견디기 어려운 일이야.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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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세가

다소 한가로운 듯한 가을날의 오후였다. 창밖에는 누렇게 물든 오동나무 잎들이 하나둘씩 소리 없이 떨어져 내려서 마당 위로 수북하게 쌓여가고 있었다. 제갈신중. 늦게까지 잠을 자다가 일어난 그는 약간 권태로운 표정이었다. 그는 다소 못마땅한 듯이 찌푸린 얼굴로 그와 같은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벌써 가을이로군.” 마치 지금 다시 가을을 맞게 되어서 매우 짜증스럽다는 듯한 말투였다.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삼 년 전인 지금처럼 낙엽들이 떨어져서 뒹구는 가을날에 그는 집을 나왔던 것이다.

thumnail

소림화상

"안녕하십니까, 스님? 오늘부터 장경각의 일을 맡아보게 된 사람입니다. 스님께서는 이곳의 전임자이십니까?" "그렇소. 나는 이미 오랫동안 홀로 이곳에서 지내왔는데…… 이제는, 이제는 그 짐을 덜게 되었군. 좋은…… 좋은 일이야……" "저의 이름은 백리운이라 합니다. 실례지만 스님의 성함은 무엇입니까?" "이름, 이름이라…… 이 육신은 그저 허망한 가죽부대에 불과하거늘 그 이름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냥 무명승(無名僧)이라고 불러주게." "옳으신 말씀입니다." …… "무공에는 관심이 없다고?" "그렇습니다. 저는 우연히 닿아서 이곳에 오게 되었을 뿐, 무공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불도를 닦고 싶을 뿐입니다." "좋네 얻고자하면 얻지 못할 것이지만, 얻고자 하지 않는다면 자연 얻게 될 것이네……"

thumnail

종남사부

십 년 전에 느닷없이 괴이한 일이 하나 벌어졌다. 강호상에서 저마다 뚜렷한 명성을 누리고 있었던 쟁쟁한 실력의 일백 명의 무림고수들이 어느 날 갑자기 거의 동시에 실종되어 모습을 감춰버리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었다. 그 실종된 사람들 가운데에는 심지어 중원무림의 태산북두로 군림해오던 소림사와 무당파를 비롯한 구파일방의 장문인들과 무림오대세가의 가주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대체 그 일백 명의 무림고수들은 어떤 목적으로 누구에 의해 어떤 방법으로 어디로 납치되었던 것이었을까? 세월이 흘러 그로부터 십 년간이라는 기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그러한 의문은 조금도 풀리지 못하고 있었다.

thumnail

절대신화(絶對神話)

“사부님, 저는 사부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세속(世俗)의 일에 깊이 관여하다가 결국은 이렇게 죽고 말았어요. 저는 이제 어쩌지요?” “걱정 마라. 너는 죽지 않는다.” “하지만 보세요. 저는 이미 이렇게 죽어 있는걸요?” “아니야, 너는 죽지 않아.” “그럼,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내가 가르쳐준 것이 있지 않느냐? 뭘 걱정하느냐?” “하지만 제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십팔악마(十八惡魔)는 누가 다스리죠?” “너의 일은 되어가는 대로 될 것이니라.” “예? 무슨 말씀이신지……?” ……. “사부님……!”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라. 그러면 되는 것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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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세가

"남궁세가(南宮世家). 이 남궁세가는 강소성(江蘇省)의 고도인 금릉(金陵)의 외곽 종산(鐘山)의 기슭에 위치하면서 이미 수백 년간이나 강호상에서 드높게 전통과 명성을 누리면서 면면히 전해져 내려온 검문세가(劍門世家)였다. 강호 무림의 오대세가(五大世家) 가운데에서도 수위(首位)를 차지한다고 하는 그곳은 그야말로 명실공히 정파무림(正派武林)을 떠받치는 얼마 되지 않는 기둥들 가운데의 하나라고 아니할 수가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뜻밖에도 이 남궁세가에 하나의 작은 사건이 벌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이 남궁세가의 역사 속에서도 그다지 흔치 않은 일인, 이제 마악 약관(弱冠)의 나이에 들어서 있는 한 명의 세가 내의 소공자(少公子)가 가주(家主)의 지위에 오르는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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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백의제자

"왕자안은 이내 그를 향해 정중히 포권하며 대답했다. “나는 밥을 빌러 온 것이오.” 왕자안은 그저 담담히 웃는 표정으로 가만히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장한은 그의 얼굴에 농담하는 기색이 없는 것을 보고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당신은 개방의 사람이오?” 천하에서 밥을 빌어먹는 사람들은 일단 개방의 방도들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겠지만, 지금 왕자안의 옷차림이나 신색은 다른 개방의 방도들처럼 구차스러워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장한은 다소 의아해하고 있는 것이었다. 왕자안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나는 지금 개방의 정식 제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는 입장이오. 나는 말하자면 개방의 백의 제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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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소사숙

어느 날, 한 장의 편지가 인편에 의해 전달되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부탁의 말씀은 다름이 아니라, 노부에게는 원래 일가친척은 거의 없으나 데리고 있는 한 명의 어린 녀석이 있사온데, 이번에 노부는 특별히 대사를 당하여 미리 혼자 떠나게 되었소이다. 해서, 달리 그 녀석을 맡길만한 곳이 없기에 비록 얼마간이나마 도장께서 그 녀석을 맡아서 데리고 계셔주셨으면 하는 것이외다…. 그렇다고, 감히 도장의 문하에 거두어 달라는 뜻은 아니옵고, 그저 머슴이나 종처럼 부리시되 바라옵기는 끼니만 거르지 않도록 해주시고 방황하지 않도록 해주신다면 감지덕지하겠소이다….] ‘빌어먹을!’ 편지를 읽으면서 그는 내심 투덜거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현진자, 그는 원래 성품이 아주 괴팍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하여 평생 문하에 제자 한 명 두지 않았으며, 홀로 외딴곳에 떨어져 살거나 쓸쓸히 천하를 방황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살아온 노도장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느닷없이 이런 귀찮은 짐을 떠맡게 될 줄이야?

thumnail

점창장문인

지금으로부터 이십 오 년 전의 일이었다. 흡사 낙방수재(落榜秀才)와도 같이 온 몸에 궁때가 가득 흐르는 약관의 서생(書生) 하나가 어느날 점창산(點蒼山)의 동쪽에 있는 이해(?海)의 호숫가에 이르러 여장(旅裝)을 풀었는데, 마치 심한 중병(重病)에 걸려 있는 사람처럼 안색이 좋지 않았고 두 눈에도 총기가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그 호숫가에서 정착을 하고 부근에서 처녀를 맞이하여 혼인을 했는데, 십 년이나 살다가 귀천했다. 사람들은 그의 생전의 재주가 상당히 비상(非常)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를 애석하게 여겼지만, 다시 십 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그 부인마저 세상을 떠나게 되자 점차 그들에 관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그 곳에 역시 불치(不治)의 병에 걸린 서생의 아들 하나가 자라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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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묵가(靑城墨家)

갈 길이 바쁜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이러한 날에는 누구라도 산천경개(山川景槪)를 둘러보기 위해 한가로이 유람을 떠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묵자안(墨子安). 마차의 창문 틈으로 스며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막기 위해 몸에 걸치고 있는 두꺼운 털가죽 외투를 머리 위까지 끌어 올린 그는 창문 밖을 내다보기 위해 그쪽으로 몸을 비스듬히 기울이며 문득 나직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이와 같은 험한 날씨야말로 가장 훌륭한 장관이라는 것을 아마 다른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이와 같은 장관을 두고 그저 험한 날씨를 두려워하여 객점 등에서 노닥거릴 것이라면, 차라리 집안에서 편안하게 잠이나 자고 있을 일이지 무엇 때문에 일부러 강호유람(江湖遊覽)을 나서겠는가?” 비록 그의 몸은 스며드는 추위에 가늘게 떨리고 있을지라도,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의 눈빛은 마치 지금 어떤 근사한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처럼 몽롱해 보였다.

thumnail

백가신화

이것은, 사람으로 태어났으되, 신(神)의 능력(能力)을 발휘하며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백가신화(白家神話)! 당금에 있어서, 아직도 이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미 사라져버린 신화(神話)이기에……. 그러나, 누구라도 무림사(武林史)에 대해 논하려고 한다면, 가장 먼저 이 이름을 떠올려야 할 것이다. 짧은 일생(一生)을 유성(流星)의 불꽃처럼 살다 간, 찬란했던 그들의 신화(神話)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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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화상

"안녕하십니까, 스님? 오늘부터 장경각의 일을 맡아보게 된 사람입니다. 스님께서는 이곳의 전임자이십니까?" "그렇소. 나는 이미 오랫동안 홀로 이곳에서 지내왔는데…… 이제는, 이제는 그 짐을 덜게 되었군. 좋은…… 좋은 일이야……" "저의 이름은 백리운이라 합니다. 실례지만 스님의 성함은 무엇입니까?" "이름, 이름이라…… 이 육신은 그저 허망한 가죽부대에 불과하거늘 그 이름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냥 무명승(無名僧)이라고 불러주게." "옳으신 말씀입니다." …… "무공에는 관심이 없다고?" "그렇습니다. 저는 우연히 닿아서 이곳에 오게 되었을 뿐, 무공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불도를 닦고 싶을 뿐입니다." "좋네 얻고자하면 얻지 못할 것이지만, 얻고자 하지 않는다면 자연 얻게 될 것이네……"

thumnail

제갈세가

다소 한가로운 듯한 가을날의 오후였다. 창밖에는 누렇게 물든 오동나무 잎들이 하나둘씩 소리 없이 떨어져 내려서 마당 위로 수북하게 쌓여가고 있었다. 제갈신중. 늦게까지 잠을 자다가 일어난 그는 약간 권태로운 표정이었다. 그는 다소 못마땅한 듯이 찌푸린 얼굴로 그와 같은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벌써 가을이로군.” 마치 지금 다시 가을을 맞게 되어서 매우 짜증스럽다는 듯한 말투였다.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삼 년 전인 지금처럼 낙엽들이 떨어져서 뒹구는 가을날에 그는 집을 나왔던 것이다.

thumnail

하북팽가

“벌써 봄이로군.” -백자안. 그는 실로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곳은 그가 태어난 곳이지만 그러나 아버지의 고향은 아니다. 말하자면 그는 지금 아버지의 고향에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관외에서 중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해당되는 이곳은 비록 아직 잔설이 땅을 가득 뒤덮고 있기는 해도 오후의 햇살은 제법 따스했다. “이제 머지않아 저 눈들이 모두 녹고 이곳에는 다시 새로운 풀잎들이 돋아나겠지.” 그는 본래 시를 즐기는 편이 아니었고 게다가 술을 특히 좋아하는 주당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는 술을 즐기며 취흥에 젖어 시를 읊조리는 시선처럼 흉내를 내고 있었다. 술은 비록 조금 전에 주막에 들러서 산 값싼 죽엽청이요, 그 양도 얼마 되지 않는 것이지만, 그러나 그는 마치 그것을 음미하기라도 하듯이 조금씩 입 안에서 굴려 가며 마시고 있었다.

thumnail

화산문하

그는 지금 절벽을 돌아 내려와 자신이 손수 만들었던 그 무덤의 앞에 서 있다. 형식적인 작별의 대례 같은 것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너무도 초라해 보이는 무덤의 곳곳을 어루만지듯 손질해보다가 멍하니 생각에 잠기고, 그렇게 몇 번을 거듭하다가 그는 비로소 몸을 일으켰다. 앞으로 그에게 해야 할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와서 본 면벽동의 내부는 여전히 황량하리만큼 단조로웠다. 눈에 띄는 것은 아무렇게나 깎아 만든 돌침상과 돌탁자, 그리고 빈 그릇들과 여벌의 수저들, 그리고 다 낡아 떨어진 옷가지 등이 전부였다. 그곳에 있는 것들 중 그의 물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마치 지난 삼 년간의 세월을 다시 더듬어보기라도 하듯이 잠시 동안 가만히 그곳의 내부를 둘러보다가, 이윽고 그는 신형(身形)을 돌려 밖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화검상(華劍傷). 그는 이제 다시 세상(世上)에 나가게 되는 것이다.

thumnail

아미속가제자

"아미산으로 돌아가겠다고?" "예, 어머니." "할아버님께서 허락을 하시더냐?" "그렇지 않습니다. 저 혼자서 내린 결정입니다." "······." "허락해 주십시오." "그것은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누가 결정을 하는 것입니까?" "아미산(峨嵋山)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아미산에는 너를 받아들일 만한 여유가 없다. 너는 너 하나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너는 감히 할아버님을 노하시게 해서 아미파를 멸망시킬 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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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신화

십오 년 전. 무림에 누구도 되새기기 싫은 끔찍한 혈사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한 사람이 강호에 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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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문하(崑崙門下)

나 백일맹(白一氓)이 드디어 때를 얻게 되었는가? 천기(天機)의 흐름은 아무런 이상이 없도다. 수라노자(修羅老子)는 나의 말을 믿고 그와 같은 일을 벌인 것이고, 나는 이제 그를 밟고 천하(天下)의 신전(神殿)에 올라 절대(絶對)의 신(神)으로 군림(君臨)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원래 이 일을 많이 망설였었고, 또한 많은 생각을 하여 그 때를 기다려 왔다. 이제 시기는 무르익었고, 나는 천하에 나타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하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고, 또한 나의 이 선택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 하는 점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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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검성(華山劒聖)

오늘 한 여인(女人)이 세상을 떠났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그리움에 가슴을 태우다가 그렇게 슬픈 운명을 다하게 된 것이다. 자식에게만은 그와 같은 불행이 이어지지 않게 되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강호행도(江湖行道)가 자식의 숙명이라면, 그가 가야 하는 길이라면 어떨까? 인간의 미래라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그녀의 남편이 집을 떠난 지 팔 년(八年)이 되는 해의 일이었고, 영호량(令狐良)의 나이 십구 세 때의 일이었다. 한 젊은이가 부친을 찾아 화산파(華山派)로 떠나면서 벌어지기 시작하는 이야기. 인간의 야망(野望)과 중첩된 음모(陰謀)를 추리적인 기법을 통해 선보이는 작가 백상(白象)의 또 다른 야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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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도성

한 사람. 일신에 백색의 도포를 단정하게 걸치고 바닥에 넙죽 엎드린 목상 도장(木桑道長)은 백발이 다 된 머리를 조아리며 아주 간곡하고도 공손한 음성으로 입을 열고 있었다. “…그리하여 지금 천하는 신주팔패(神州八覇)의 무리들이 득세를 하고 본파를 비롯한 명문정파의 자제들은 마침내 그 설 땅마저 없어지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되고 말았습니다. 실로 이것은 과거에 우리 명문정파들이 이루었던 업적과 그 명성에 비하면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서 그야말로 어이없는 결과라고밖에 말할 수가 없는 일이지요. 아마도 그러한 사정은 태사숙조께서도 능히 잘 알고 계시리라고 믿습니다….” 태사숙조(太師叔祖). 이제까지 조용한 표정으로 묵묵히 목상 도장의 얘기를 듣고 있던 그는 문득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어 물었다. “그래, 당신이 나를 찾은 것은 대체 무엇 때문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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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검가

열혈무림 혹은 비정무림이라고도 한다. 온갖 무수한 영웅호걸들이 불꽃처럼 나타났다간 이슬처럼 명멸해간 그곳. 유성의 혼…. 혹은 불나비인가. 오늘도 중원이라는 대륙 곳곳에선, 영예와 무도를 향한 철인들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무림-. 그것은 한마디로 강남련, 강북맹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 말은 장강을 사이에 두고 강렬하게 대치한 두 초거력을 말함이니, 이렇게 무림이 두 개의 거대세력으로 완전히 나뉘게 되었음은 극히 드문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오래 갈 것인가. 그 대치상태는 마치 화약고와 같아 언제 터질지 모르는 것이거늘…. 따라서, 이 일에 대해 사람들은 다 같이 입을 모으는 것이다. 풍전등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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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방장

“정말로 세상에는 너무 똑똑한 것도 죄가 되는구나. 사실 네가 무슨 신통한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노릇이지. 단지 대업이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너는 앞으로 가능하면 바보처럼 살아가는 것이 좋다.” 순간 느닷없이 누워있는 백방생의 몸에서 연신 퍽퍽퍽, 하는 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기실 그것은 바로 홍의노인이 백방생의 단전을 파괴하고, 내공을 완전히 소멸시키며, 게다가 전신의 중요한 경락들을 가닥가닥 끊어 놓는 소리였다. “너는 앞으로 전혀 무공을 익힐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생각도 너무 많이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즉 한평생을 바보같이 살아야 하는 것이니, 실로 그렇게만 살아간다면 생활하는 데는 그다지 큰 불편은 없게 될 것이다.” 백방생은 너무나도 많이, 그리고 너무나도 참혹하게 처지가 변해 있었다. 그저 운이 나빴기 때문에 길을 가다가 날벼락을 맞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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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신화

절대신화 위지황. 그는 수천 년 무림사에 있어서 결코 존재할 수 없었던 무림황제. 그 지고무상한 자리에 올랐던 최초의 인물이었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고금제일의 절대무인이었다. 마침내는 무림 초유의 거대한 악마 세력이었던 대운광명각을 궤멸시키고 무림을 멸절의 암흑 속에서 기사회생하게 만들었던 이 시대의 진정한 초인. 그는 무림의 절대적인 수호자인 동시에 완전한 우상이었으며, 또한 강호인의 뇌리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멸의 신이었다. 그런데 그가 죽었다. 이 돌연한 소문에 무림천하는 경악하여 일시에 발칵 뒤집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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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창장문인

지금으로부터 이십 오 년 전의 일이었다. 흡사 낙방수재(落榜秀才)와도 같이 온 몸에 궁때가 가득 흐르는 약관의 서생(書生) 하나가 어느날 점창산(點蒼山)의 동쪽에 있는 이해(洱海)의 호숫가에 이르러 여장(旅裝)을 풀었는데, 마치 심한 중병(重病)에 걸려 있는 사람처럼 안색이 좋지 않았고 두 눈에도 총기가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그 호숫가에서 정착을 하고 부근에서 처녀를 맞이하여 혼인을 했는데, 십 년이나 살다가 귀천했다. 사람들은 그의 생전의 재주가 상당히 비상(非常)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를 애석하게 여겼지만, 다시 십 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그 부인마저 세상을 떠나게 되자 점차 그들에 관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그 곳에 역시 불치(不治)의 병에 걸린 서생의 아들 하나가 자라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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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사부

십 년 전에 느닷없이 괴이한 일이 하나 벌어졌다. 강호상에서 저마다 뚜렷한 명성을 누리고 있었던 쟁쟁한 실력의 일백 명의 무림고수들이 어느 날 갑자기 거의 동시에 실종되어 모습을 감춰버리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었다. 그 실종된 사람들 가운데에는 심지어 중원무림의 태산북두로 군림해오던 소림사와 무당파를 비롯한 구파일방의 장문인들과 무림오대세가의 가주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대체 그 일백 명의 무림고수들은 어떤 목적으로 누구에 의해 어떤 방법으로 어디로 납치되었던 것이었을까? 세월이 흘러 그로부터 십 년간이라는 기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그러한 의문은 조금도 풀리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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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신화

"절대신화 위지황. 그는 수천 년 무림사에 있어서 결코 존재할 수 없었던 무림황제. 그 지고무상한 자리에 올랐던 최초의 인물이었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고금제일의 절대무인이었다. 마침내는 무림 초유의 거대한 악마 세력이었던 대운광명각을 궤멸시키고 무림을 멸절의 암흑 속에서 기사회생하게 만들었던 이 시대의 진정한 초인. 그는 무림의 절대적인 수호자인 동시에 완전한 우상이었으며, 또한 강호인의 뇌리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멸의 신이었다. 그런데 그가 죽었다. 이 돌연한 소문에 무림천하는 경악하여 일시에 발칵 뒤집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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