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 청화(靑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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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누명으로 멸문지화를 당한 소녀의 복수 – 기생, 청화 아버지의 독살범을 향한 아들의 복수 – 태의친왕, 진명 권력에 맞서는 손주의 복수 - 조선의 왕, 이 헌 -본문 중에서- “중전의 자리를 찾고 싶으냐?” 청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청화는 임금인 이헌 또한 미웠다. 자신을 연모하는 건 이헌의 자유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헌의 책임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러니 이헌의 곁인 중전의 자리 또한 싫었다. “그런 자리 싫습니다. 억만냥을 준다 해도 싫습니다.” “그럼 무엇을 원하느냐?” 진명의 물음에 청화가 가만히 진명을 바라봤다. 이용하려 했다. 하지만 진명에게 미안함이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자를 끌어들여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무엇을 원하느냐 물었다.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어찌하고 싶은 것이냔 말이다.” 진명의 물음에 청화가 머뭇거리다가 마지못해 입을 뗐다. “복수하고 싶습니다. 그들에게 똑같이 되갚아 주고 싶습니다.” “그럼 그리하면 되지 않겠느냐.” “그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신첩이 그럴 힘이 어디 있습니까.” 진명이 청화를 가만히 바라봤다. 말없이 바라보는 진명의 시선에 청화가 시선을 떨구며 말했다. “신첩. 사실은 서방님을 이용하려 했사옵니다. 아무런 힘도 권력도 없는 신첩이 어찌 그들에게 복수할 수 있겠사옵니까. 그리하여 서방님을 이용하려 했사옵니다.” 청화는 솔직히 겁이 났다. 자신을 이용하려 했다는 말에 역정이라도 낼까 싶었다. 하지만 오히려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며 말했다. “그래, 날 어찌 이용하려 했느냐?” 청화는 차분히 묻는 진명에게 조용히 입을 열었다. “태의친왕이란 지위는 조선의 임금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 않습니까. 그리하여 서방님의 그 권력을 이용하려 했습니다. 서방님이라면 그들을 단죄하는 데 차고도 넘칠 권력을 가지신 분이니까요.” 청화가 제 속내를 말하곤 고개를 푹 숙였다. 진명이 손을 뻗어 청화의 작은 턱을 쥐어 제게 시선을 맞췄다. “한데, 뭘 망설이고 있느냐? 날 이용하면 될 것 아니냐. 태의친왕인 날 이용하거라. 내 기꺼이 네게 이용당해주마.” 한 여인을 향한 두 사내의 사랑과 질투, 그리고 분노. 여인을 취한 자의 집착과 질투, 여인을 취하기 위한 사내의 질투와 분노. 비통한 운명에 맞선 여인, 기생 청화의 통쾌한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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