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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오믈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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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작품은 픽션이며,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행위 및 제삼자와의 성관계 묘사가 등장하오니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주선율은 꽤 오래 전부터 혼자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신 그에게 남은 건 남보다 못한 친척들이다. 그들을 피해 독립한 곳은 마치 파라다이스인 것만 같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이놈만 곁에 있으면 인생도 잘 풀릴 것 같다. 없는 게 없는 놈이니까. 심지어 먼저 다가와 이것저것 다 해 준다. 놈의 옆 자리가 제 자리였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상상도 해 본다. “너 나 자고 있을 때 몰래 뽀뽀했잖아.” “뭐?” “…….”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점이 있었다. 주선율은 게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살면서 자기가 게이라고 생각한다거나, 게이가 될 낌새를 보인다거나, 또래 남자애에게 설렜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사람의 몸은 참으로 솔직하고 예민하다. 놈의 말이 끝나자마자 얼굴에 모인 피부 혈관이 수축하고 삐질삐질 식은땀이 솟는 걸 느꼈다.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지금 무, 무슨… 너 무슨 소리를….” “나 잘 때….” “…….” “기억 안 나?” 순간적인 충동으로 인해 행동이 이루어질 때가 있다. 왜 그럴 때 있지 않은가. 친구가 키우는 강아지를 보자마자 참지 못하고 안아 들어서 까만 코에 뽀뽀를 쪽쪽 하고 강아지의 축축한 혀가 볼을 핥는 걸 내버려 둘 때. 주선율은 입이 딱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강태강은 그날 밤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었으며. “꼬리는 누가 먼저 쳤는데 발뺌이야.” 그렇게 다시 선율의 인생에 끼어들었다. 잔잔한 물결에 돌멩이를 던지면 돌은 밑으로 잠기지만 주변엔 둥그런 파동이 인다. 파동이 인 물결은 밖으로 퍼져 나가 표면에 떨어진 나뭇잎이나 수초 따위를 멀리 실어 보내고 더욱더 넓게 퍼지며 끊임없이 흘러간다. 걷잡을 수 없이.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4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장르

BL

업로드 날짜

2020년 04월 22일

출판사

비욘드

팬덤 지표

🌟 BL 소설 중 상위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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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이용자 수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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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플랫폼 평점

8.6

📊 플랫폼 별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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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쓰레기 4권

주선율은 꽤 오래 전부터 혼자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신 그에게 남은 건 남보다 못한 친척들이다. 그들을 피해 독립한 곳은 마치 파라다이스인 것만 같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이놈만 곁에 있으면 인생도 잘 풀릴 것 같다. 없는 게 없는 놈이니까. 심지어 먼저 다가와 이것저것 다 해 준다. 놈의 옆 자리가 제 자리였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상상도 해 본다. “너 나 자고 있을 때 몰래 뽀뽀했잖아.” “뭐?” “…….”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점이 있었다. 주선율은 게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살면서 자기가 게이라고 생각한다거나, 게이가 될 낌새를 보인다거나, 또래 남자애에게 설렜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사람의 몸은 참으로 솔직하고 예민하다. 놈의 말이 끝나자마자 얼굴에 모인 피부 혈관이 수축하고 삐질삐질 식은땀이 솟는 걸 느꼈다.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지금 무, 무슨… 너 무슨 소리를….” “나 잘 때….” “…….” “기억 안 나?” 순간적인 충동으로 인해 행동이 이루어질 때가 있다. 왜 그럴 때 있지 않은가. 친구가 키우는 강아지를 보자마자 참지 못하고 안아 들어서 까만 코에 뽀뽀를 쪽쪽 하고 강아지의 축축한 혀가 볼을 핥는 걸 내버려 둘 때. 주선율은 입이 딱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강태강은 그날 밤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었으며. “꼬리는 누가 먼저 쳤는데 발뺌이야.” 그렇게 다시 선율의 인생에 끼어들었다. 잔잔한 물결에 돌멩이를 던지면 돌은 밑으로 잠기지만 주변엔 둥그런 파동이 인다. 파동이 인 물결은 밖으로 퍼져 나가 표면에 떨어진 나뭇잎이나 수초 따위를 멀리 실어 보내고 더욱더 넓게 퍼지며 끊임없이 흘러간다. 걷잡을 수 없이.

thumnail

예쁜 쓰레기 3권

주선율은 꽤 오래 전부터 혼자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신 그에게 남은 건 남보다 못한 친척들이다. 그들을 피해 독립한 곳은 마치 파라다이스인 것만 같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이놈만 곁에 있으면 인생도 잘 풀릴 것 같다. 없는 게 없는 놈이니까. 심지어 먼저 다가와 이것저것 다 해 준다. 놈의 옆 자리가 제 자리였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상상도 해 본다. “너 나 자고 있을 때 몰래 뽀뽀했잖아.” “뭐?” “…….”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점이 있었다. 주선율은 게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살면서 자기가 게이라고 생각한다거나, 게이가 될 낌새를 보인다거나, 또래 남자애에게 설렜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사람의 몸은 참으로 솔직하고 예민하다. 놈의 말이 끝나자마자 얼굴에 모인 피부 혈관이 수축하고 삐질삐질 식은땀이 솟는 걸 느꼈다.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지금 무, 무슨… 너 무슨 소리를….” “나 잘 때….” “…….” “기억 안 나?” 순간적인 충동으로 인해 행동이 이루어질 때가 있다. 왜 그럴 때 있지 않은가. 친구가 키우는 강아지를 보자마자 참지 못하고 안아 들어서 까만 코에 뽀뽀를 쪽쪽 하고 강아지의 축축한 혀가 볼을 핥는 걸 내버려 둘 때. 주선율은 입이 딱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강태강은 그날 밤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었으며. “꼬리는 누가 먼저 쳤는데 발뺌이야.” 그렇게 다시 선율의 인생에 끼어들었다. 잔잔한 물결에 돌멩이를 던지면 돌은 밑으로 잠기지만 주변엔 둥그런 파동이 인다. 파동이 인 물결은 밖으로 퍼져 나가 표면에 떨어진 나뭇잎이나 수초 따위를 멀리 실어 보내고 더욱더 넓게 퍼지며 끊임없이 흘러간다. 걷잡을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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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를 품은 나이 2권

진나홍은 남들이 두 다리로 일어설 때 외다리로 일어서야 하는 팔자였다. 두 배는 더 노력해야 똑같이 평균값을 따라갈 수 있었다. 그래도 진나홍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그는 주어진 외다리를 가지고 여기까지 껑충껑충 뛰었다. 끈질긴 노력 탓에 하늘도 감명을 받은 걸까. 진나홍에게는 언제나 좋은 운이 따랐다. 그는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자신이 가진 운과 노력을 밀고 나아가기로 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차공도가 나타났을 때, 처음으로 까마득한 허들을 느꼈다. 그 허들은 뛰어넘거나 부신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앞을 꽉 막고 서서 비켜서지도 않는다. 허들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모든 걸 뒤덮을 정도로 커다랬다. 진나홍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자신이 가진 운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걸. 차공도는 자기가 가진 걸 아주 잘 휘둘렀다. 그는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하는 부류의 인간이었고, 나는 남이 휘두른 무기에 깨갱 하고 다리 사이에 꼬리를 감추는 부류의 인간이었다. 우리 둘은 극과 극이었다. “쉽게 살아.” “…….” “그런다고 누가 알아 주는 거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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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를 품은 나이 3권

진나홍은 남들이 두 다리로 일어설 때 외다리로 일어서야 하는 팔자였다. 두 배는 더 노력해야 똑같이 평균값을 따라갈 수 있었다. 그래도 진나홍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그는 주어진 외다리를 가지고 여기까지 껑충껑충 뛰었다. 끈질긴 노력 탓에 하늘도 감명을 받은 걸까. 진나홍에게는 언제나 좋은 운이 따랐다. 그는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자신이 가진 운과 노력을 밀고 나아가기로 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차공도가 나타났을 때, 처음으로 까마득한 허들을 느꼈다. 그 허들은 뛰어넘거나 부신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앞을 꽉 막고 서서 비켜서지도 않는다. 허들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모든 걸 뒤덮을 정도로 커다랬다. 진나홍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자신이 가진 운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걸. 차공도는 자기가 가진 걸 아주 잘 휘둘렀다. 그는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하는 부류의 인간이었고, 나는 남이 휘두른 무기에 깨갱 하고 다리 사이에 꼬리를 감추는 부류의 인간이었다. 우리 둘은 극과 극이었다. “쉽게 살아.” “…….” “그런다고 누가 알아 주는 거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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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를 품은 나이 4권

진나홍은 남들이 두 다리로 일어설 때 외다리로 일어서야 하는 팔자였다. 두 배는 더 노력해야 똑같이 평균값을 따라갈 수 있었다. 그래도 진나홍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그는 주어진 외다리를 가지고 여기까지 껑충껑충 뛰었다. 끈질긴 노력 탓에 하늘도 감명을 받은 걸까. 진나홍에게는 언제나 좋은 운이 따랐다. 그는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자신이 가진 운과 노력을 밀고 나아가기로 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차공도가 나타났을 때, 처음으로 까마득한 허들을 느꼈다. 그 허들은 뛰어넘거나 부신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앞을 꽉 막고 서서 비켜서지도 않는다. 허들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모든 걸 뒤덮을 정도로 커다랬다. 진나홍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자신이 가진 운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걸. 차공도는 자기가 가진 걸 아주 잘 휘둘렀다. 그는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하는 부류의 인간이었고, 나는 남이 휘두른 무기에 깨갱 하고 다리 사이에 꼬리를 감추는 부류의 인간이었다. 우리 둘은 극과 극이었다. “쉽게 살아.” “…….” “그런다고 누가 알아 주는 거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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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白夜)

#현대물 #첫사랑 #나이차이 #다정공 #능글공 #예술가공 #미인수 #까칠수 #상처수 #외강내유수 #힐링물 눈이 녹지 않는 곳. ‘溫當’으로 오세요. 플랫폼으로 향하던 그는 낡은 포스터를 유심히 바라봤다. 낡은 포스터는 눈길조차 주지 않을 곳에 붙어 있었다. 사방에 풀칠한 자국 주변에 누렇게 때가 붙어 있었고, 위태롭게 붙어 있는 얇은 종이는 손만 대도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았다. 온당(溫當)……. 남자는 색이 바랜 포스터에 적힌 한자를 읊조렸다. * * * 도현은 전시가 끝나고 휴식처를 찾는 중에 우연히 방송에서 온천이 있는 작은 마을 ‘온당’을 발견한다. 이글거리는 탕 속에 머리끝까지 풍덩 담가 온갖 상념을 흘려보내고, 그리하여 영혼의 단짝처럼 달라붙어 있는 물감 냄새를 지우고자 그는 그곳으로 향하는데. “미꾸라지 한 마리가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떠나는 바람에 사람들이 그때부터 발길을 뚝 끊은 거지.” 사사건건 걸려오는 태클을 무릅쓰고 방문한 온당에서 도현은 온당천과 제 가족을 지키는 소년, 해경을 만나게 된다. “저희 집안일에 안 끼어들었으면 좋겠어요.” 도현은 매사 열심히 굴면서도 손님들에게 묘하게 적대감을 보이는 해경이 자꾸만 신경쓰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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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를 품은 나이 외전

진나홍은 남들이 두 다리로 일어설 때 외다리로 일어서야 하는 팔자였다. 두 배는 더 노력해야 똑같이 평균값을 따라갈 수 있었다. 그래도 진나홍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그는 주어진 외다리를 가지고 여기까지 껑충껑충 뛰었다. 끈질긴 노력 탓에 하늘도 감명을 받은 걸까. 진나홍에게는 언제나 좋은 운이 따랐다. 그는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자신이 가진 운과 노력을 밀고 나아가기로 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차공도가 나타났을 때, 처음으로 까마득한 허들을 느꼈다. 그 허들은 뛰어넘거나 부신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앞을 꽉 막고 서서 비켜서지도 않는다. 허들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모든 걸 뒤덮을 정도로 커다랬다. 진나홍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자신이 가진 운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걸. 차공도는 자기가 가진 걸 아주 잘 휘둘렀다. 그는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하는 부류의 인간이었고, 나는 남이 휘두른 무기에 깨갱 하고 다리 사이에 꼬리를 감추는 부류의 인간이었다. 우리 둘은 극과 극이었다. “쉽게 살아.” “…….” “그런다고 누가 알아 주는 거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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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호러에게

쳇바퀴처럼 굴러가던 나날 중 하루였다. 아빠의 부탁으로 여느 때와 같이 남의 집 정원에 물을 주러 갔다. 정수리를 내리쬐는 태양이 몹시 뜨거웠고 목구멍이 타들어 갈 정도의 불볕더위였다. 그런데 이상하다. 여태껏 한 번도 돌아가지 않던 스프링클러가 잔디 속에서 빼꼼 나타나 분수를 뿜었다. 입고 있던 교복은 속이 훤히 비칠 정도로 젖었고 이 꼴로는 학교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렇게 박 완은 호화스러운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거대한 저택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리고 목에는 반짝이는 족쇄가 채워졌다. * 본 작품은 픽션이며, 강압적인 관계와 폭력적인 장면이 등장하오니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문 중] 주르륵 딸려 올라간 얇은 목걸이가 목에 걸렸다. 목에 걸린 목걸이는 거추장스럽게 흔들리지 않았다. 몸의 일부분인 것처럼. 목둘레에 꼭 맞았다. “엄청 가늘어서 착용한 느낌도 안 날 거야. 어때?” “…….” “어떠냐니까.” “응. 아무 느낌도 안 나.” 완은 동의를 구하는 무정후의 채근에 서둘러 대답했다. 목에 걸쳐진 느낌이 생소했다. 한눈에 봐도 값비싸 보이는 목걸이를 의미 없이 주진 않았을 터. 그는 목걸이를 단 순간부터 불안감이 끼쳐 왔다. 무정후는 말했다. 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것도 있는 거라고. 이제부터는 아무 대가 없이 그가 주는 건 없을 터였다. 완은 목걸이를 손가락으로 훑으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고마워.” 무정후가 대답 대신 물을 마시며 웃었다. 그리고 게임을 하나 제안했다. “옥타브 게임 알지?” “옥타브 게임?” “어. 도레미파솔라시도. 그거 하는 거야. 누가 더 높이 올라가나.” “아, 아…. 알아.” 초등학교 때 많이 하던 게임이었다. 게임의 시작은 선물을 준 쪽에서 먼저 끊었다.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레미파솔라시도. 제삼자가 보면 우스운 광경이지만 분위기는 딴판이었다. 반전 영화의 결말을 앞둔 영화 관객들처럼 무겁고 진지했다. 한 바퀴를 돌고 두 바퀴째. 완이 ‘시-’를 말하려 할 때였다. 누가 뾰족한 젓가락 끝으로 예민한 곳을 쑤시는 것처럼 목젖에서부터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오, 진짜네.” 무정후는 깜짝 놀라며 목을 부여잡는 완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필시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완이 눈을 치켜뜨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효과 바로 나타난다.” 높은 옥타브를 내질렀을 때 느꼈던 통증을 잊을 수 없었다. 완은 무정후를 일그러진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태연자약한 얼굴로 말했다. “네가 나한테 악 지를 때마다 두통이 생겨서.” “너, 너….” “버릇 들일 때까지 좀 차고 있자.” 이번에도 이해할 수 없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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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로운 생활

* 싸패공, 개아가공, 계략공, 연하공, 능욕공, 순진수, 연상수, 굴림수, 도망수, 피폐물 ‘순조롭게 살길 바라며.’ 김순조, 26세. 고아원에서 부모도 모른 채 자라난 순조의 인생은, 이름이 무색하리만치 조금도 순조롭지 못했다. 365일 생활비와 등록금에 허덕이는 매일. 아무리 돈을 벌어도 비어 있는 주머니. 그러던 중 순조는 우연히 친해진 후배에게서 ‘쏠쏠한’ 과외 자리 하나를 소개받는다. 한 달에 2백. 여장한 채로 문제아 하나를 가르치면 얻을 수 있는 대가. 낯선 긴 머리 가발이든 만들어 낸 가짜 가슴이든 현실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돈이라면 뭘 못 해. 몸 파는 거 빼고 다 하지.’ 그렇게 호화로운 아파트에서 처음으로 녀석을 마주했다. 천제림, 22세. 나이보다도 훨씬 성숙한 분위기와 묘하게 천연덕스럽고 짓궂은 태도. 첫 대면의 인상은 최악이었음에도, 순조는 수영을 ‘했었다’는 제림에게서 애처로운 또래의 모습을 발견한다. “누나는 공부 얼마나 잘했어요?” “엄청 열심히 했지. 너는?” “저는 수영했어요.” “수영?” “그런데 누가 제 어깨로 볼링공을 던졌거든요. 뼈는 조각나고, 붙을 때까지는 모든 운동 금지였어요. 솔직히 재활을 해도 예전 속도로 돌아갈 수 없었고요…….” 시무룩한 얼굴이 안쓰러워 마음의 벽을 조금 허문 순간. 천제림은 그 허물어진 벽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김순조의 삶을 하나씩 부수기 시작했다. “편하게 살고 싶다면서요, 형. 내가 그렇게 해 줄게요.” 어느샌가 어설픈 여장은 벗겨져 알몸이 드러나 있었다. 처음부터 제림은 속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조. 잘못 걸렸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는, 이미 케이지 속에 갇힌 뒤였다. Copyrightⓒ2017 오믈랫 & M Blue Illustration Copyrightⓒ2020 안경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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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동그라미

※ 본 도서에는 강압적인 행위 묘사가 등장하오니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소문을 몰고 다니는 사람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조교 생활 중인 지우는 교내 유명 인사인 기철주를 피하려 하지만, “우리 어제부터 사귀기로 했는데 기억 안 나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누굴 사귈 생각이 없다니까.” 놈은 아슬아슬하게 지켜 오던 선을 손쉽게 넘어 침범한다. “밑으로 남자 받아 본 적 있어요?” “…후회할 짓 하지 마.” “닥쳐 봐요, 좀. 어떻게 벗겨 먹을지 고민 중이니까.” 태생부터 다르다. 생활 수준도 다르다. 어느 것 하나 맞는 게 없다. 지우는 자신과 전혀 다른 놈과 깊이 닿고 싶지 않아 거리를 두고 싶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드라마틱하지 않을 것 같은 인생은 어느새 전개와 절정이 뒤죽박죽되어 있고…. 강압적인 관계와 협박으로 시작된 일그러진 연애. 비정상적인 관계와 비상식적인 언행들에 점차 지쳐 가던 지우는 결국 도망을 결심하는데. “넌 늘 확신으로 가득 찼잖아. 지금은 어떤데. 쫓아와서 날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싶어?” - 선배, 근데…. 잠잠하던 전화기 너머에서 상대의 입술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오래된 철문이 세월이 지나 가까스로 열린 것처럼 기철주의 목소리는 스산했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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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우울한 실루엣

“까딱하면 사기 결혼을 당할 뻔했군요.” “그, 뭐…. 그렇게 거창하게 받아들일 이유가 있습니까. 요즈음에는 대리 오메가를 들이는 추세이니 그렇게 하시는 편이….” 아까 전부터 느껴졌던 기묘한 감각이 찌르르 등골을 타고 올랐다. 집안사람들이 남자에게 묘하게 쩔쩔매는 분위기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잘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보다 한참 어린 남자를 앞에 두고 좌불안석인 걸 보니 기분이 미묘했다. “그럼.” 남자가 붉은 포도주를 머금었다가 짧게 삼켰다. 그 찰나의 시간, 모두가 그에게 집중했다. 남자에게는 그런 힘이 있었다. “제 씨받이는 이미 정해진 것 같은데요.” 남자가 나를 바라봤다. * * * “아이를 낳고 나면 저는 어떻게 돼요?” 남자가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무슨 말이죠?” “그러니까 아이를 낳아서, 제 본분을 다 마치게 되면….” “…….” “저는 이 집을 나가게 되나요?” 내 물음에 남자는 잠시 어안이 벙벙한 것 같았다. 그가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요….” “…….” “내가 몸을 풀 틈도 없이 괴롭힐 수도 있다는 건 생각 못 해 봤어요?” “…네?” “한시도 쉬지 못하게, 체명 씨 배를 내내 부르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이에요.” 여전히 고상한 목소리였지만 내뱉는 말의 뜻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부른 배가 몇 년간 꺼지지 않을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니 울대가 콱 막혀버렸다. 싱그럽게 웃는 남자의 얼굴이 잔인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찰랑거리는 얼그레이 찻물 위에 엉망으로 일그러진 내 얼굴이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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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를 품은 나이

※ 본 소설에는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행위 및 관계 묘사, 신체에 관련된 저속한 표현이 다수 등장하오니 주의 바랍니다. 또한, 작중 배경과 설정은 모두 허구이며 실제 인물 및 지명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 진나홍은 남들이 두 다리로 일어설 때 외다리로 일어서야 하는 팔자였다. 두 배는 더 노력해야 똑같이 평균값을 따라갈 수 있었다. 그래도 진나홍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그는 주어진 외다리를 가지고 여기까지 껑충껑충 뛰었다. 끈질긴 노력 탓에 하늘도 감명을 받은 걸까. 진나홍에게는 언제나 좋은 운이 따랐다. 그는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자신이 가진 운과 노력을 밀고 나아가기로 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차공도가 나타났을 때, 처음으로 까마득한 허들을 느꼈다. 그 허들은 뛰어넘거나 부신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앞을 꽉 막고 서서 비켜서지도 않는다. 허들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모든 걸 뒤덮을 정도로 커다랬다. 진나홍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자신이 가진 운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걸. * 차공도는 자기가 가진 걸 아주 잘 휘둘렀다. 그는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하는 부류의 인간이었고, 나는 남이 휘두른 무기에 깨갱 하고 다리 사이에 꼬리를 감추는 부류의 인간이었다. 우리 둘은 극과 극이었다. “쉽게 살아.” “…….” “그런다고 누가 알아 주는 거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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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동그라미

※ 본 도서에는 강압적인 행위 묘사가 등장하오니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소문을 몰고 다니는 사람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조교 생활 중인 지우는 교내 유명 인사인 기철주를 피하려 하지만, “우리 어제부터 사귀기로 했는데 기억 안 나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누굴 사귈 생각이 없다니까.” 놈은 아슬아슬하게 지켜 오던 선을 손쉽게 넘어 침범한다. “밑으로 남자 받아 본 적 있어요?” “…후회할 짓 하지 마.” “닥쳐 봐요, 좀. 어떻게 벗겨 먹을지 고민 중이니까.” 태생부터 다르다. 생활 수준도 다르다. 어느 것 하나 맞는 게 없다. 지우는 자신과 전혀 다른 놈과 깊이 닿고 싶지 않아 거리를 두고 싶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드라마틱하지 않을 것 같은 인생은 어느새 전개와 절정이 뒤죽박죽되어 있고…. 강압적인 관계와 협박으로 시작된 일그러진 연애. 비정상적인 관계와 비상식적인 언행들에 점차 지쳐 가던 지우는 결국 도망을 결심하는데. “넌 늘 확신으로 가득 찼잖아. 지금은 어떤데. 쫓아와서 날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싶어?” - 선배, 근데…. 잠잠하던 전화기 너머에서 상대의 입술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오래된 철문이 세월이 지나 가까스로 열린 것처럼 기철주의 목소리는 스산했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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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를 품은 나이 1권

진나홍은 남들이 두 다리로 일어설 때 외다리로 일어서야 하는 팔자였다. 두 배는 더 노력해야 똑같이 평균값을 따라갈 수 있었다. 그래도 진나홍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그는 주어진 외다리를 가지고 여기까지 껑충껑충 뛰었다. 끈질긴 노력 탓에 하늘도 감명을 받은 걸까. 진나홍에게는 언제나 좋은 운이 따랐다. 그는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자신이 가진 운과 노력을 밀고 나아가기로 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차공도가 나타났을 때, 처음으로 까마득한 허들을 느꼈다. 그 허들은 뛰어넘거나 부신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앞을 꽉 막고 서서 비켜서지도 않는다. 허들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모든 걸 뒤덮을 정도로 커다랬다. 진나홍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자신이 가진 운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걸. 차공도는 자기가 가진 걸 아주 잘 휘둘렀다. 그는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하는 부류의 인간이었고, 나는 남이 휘두른 무기에 깨갱 하고 다리 사이에 꼬리를 감추는 부류의 인간이었다. 우리 둘은 극과 극이었다. “쉽게 살아.” “…….” “그런다고 누가 알아 주는 거 아니잖아.”

thumnail

예쁜 쓰레기 1~2권

주선율은 꽤 오래 전부터 혼자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신 그에게 남은 건 남보다 못한 친척들이다. 그들을 피해 독립한 곳은 마치 파라다이스인 것만 같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이놈만 곁에 있으면 인생도 잘 풀릴 것 같다. 없는 게 없는 놈이니까. 심지어 먼저 다가와 이것저것 다 해 준다. 놈의 옆 자리가 제 자리였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상상도 해 본다. “너 나 자고 있을 때 몰래 뽀뽀했잖아.” “뭐?” “…….”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점이 있었다. 주선율은 게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살면서 자기가 게이라고 생각한다거나, 게이가 될 낌새를 보인다거나, 또래 남자애에게 설렜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사람의 몸은 참으로 솔직하고 예민하다. 놈의 말이 끝나자마자 얼굴에 모인 피부 혈관이 수축하고 삐질삐질 식은땀이 솟는 걸 느꼈다.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지금 무, 무슨… 너 무슨 소리를….” “나 잘 때….” “…….” “기억 안 나?” 순간적인 충동으로 인해 행동이 이루어질 때가 있다. 왜 그럴 때 있지 않은가. 친구가 키우는 강아지를 보자마자 참지 못하고 안아 들어서 까만 코에 뽀뽀를 쪽쪽 하고 강아지의 축축한 혀가 볼을 핥는 걸 내버려 둘 때. 주선율은 입이 딱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강태강은 그날 밤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었으며. “꼬리는 누가 먼저 쳤는데 발뺌이야.” 그렇게 다시 선율의 인생에 끼어들었다. 잔잔한 물결에 돌멩이를 던지면 돌은 밑으로 잠기지만 주변엔 둥그런 파동이 인다. 파동이 인 물결은 밖으로 퍼져 나가 표면에 떨어진 나뭇잎이나 수초 따위를 멀리 실어 보내고 더욱더 넓게 퍼지며 끊임없이 흘러간다. 걷잡을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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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리뷰1 개
스포일러 포함
  • 제로

    스토리가 현실성 없어서 읽는 내내 집중이 안 됐네요 시간도 돈도 아까웠던 작품임... 제목값합니다

    2024-10-2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