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 다이어리에 위시 리스트를 적는 소윤. 그 위시 리스트에 13년째 올라 있는 간절한 소원! 「선건영과 사랑하게 해 주세요」 곱창을 질겅질겅, 닭발의 발톱을 툭, 소주잔을 거침없이 꺾다가도 건영 앞에서는 ‘조신’ 그 자체로 돌변하지만 그는 여전히 소윤을 여자로 봐 주지 않는다. 그런 쌍둥이 여동생을 보다 못한 오빠 승윤은 소윤이 술에 취했을 때 건영을 불러 그녀의 본 모습을 보여 준다. “진짜 소윤이의 모습을 봐. 그러고 나서 거절하든 말든 해.” “……술 잘 마시고 욕도 할 줄 아는구나, 소윤이가.” 건영이 갑자기 호쾌하게 웃었다. “왜 웃어?” “귀여워서.” 그녀의 앙큼한 내숭이 깜찍해 미소 짓는 사이 그의 마음은 어느새 소윤을 추월하고 마는데……! 당신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위시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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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사내연애 5년차. 제헌과 소아는 꺼내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꺼내면 아프기만 할, 둘 사이가 힘들어지기만 할 이야기가. 그 이야기를 숨기고 오늘도 평범한 연인으로서 지내지만, 시시각각 때는 다가오고 있었다. “사랑을…… 잠깐 쉴래?” 소아의 아픔, 제헌의 후회. 소아를 잃을 수 없는 제헌의 결심으로, 둘을 둘러싼 이야기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헤어지자는 거야? 아니면 헤어지기 전 잠깐 시간을 갖자는 거야?” “둘 다 아니야. 단지 잠시 쉬는 거야. 아무것도 하지 말고 편하게 쉬고 있어.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사랑이 쉬는 날. 그날 동안 우리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바른 생활. 과묵한 언행. 재미없는 연애. 인준을 대표하는 단어들은 그랬다. 그런 인준이 사랑에 빠졌다. 숨기고 싶어도 도저히 숨길 수 없는 짝사랑에. 할 말 다 하는 당돌한 신입사원 김연리. 누구나 무서워하는 고인준 부장이 요즘 이상하다. 눈을 돌리면 시선이 섞이고, 퇴근길 마트에서 마주치고. “부장님, 저 좋아하세요?” 어느 날, 술기운을 빌려 던진 직구에, “좋아합니다.” 고인준은 당황하면서도 담담하게 고백한다. 사랑에 빠진 과묵한 남자, 그 사랑이 부담스러운 여자 부장과 신입사원이라는 관계에서부터 변화해 가는 비밀스럽지만 달달한 사내연애! * <출근해서 만나요 연작 시리즈> 「출근해서 만나요」: 전략기획부의 과묵한 바른 생활 부장 인준. 할 말 다 하는 당찬 신입사원 연리. 짝사랑에 애달파하는 인준과, 그 짝사랑에 점점 물들어가는 연리의 달달한 비밀 사내연애! 「사랑이 쉬는 날」: 오래된 사내연애 커플 제헌과 소아. 평온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연애에 지쳐감에도, 결국 진실된 사랑으로 치유되어 가는 애틋한 힐링 로맨스. 「내 마음 보고서」: 사람을 잘 믿지 않는 서건 주식회사 전무 채진에게 어울리는 비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다애. 그런 그녀가 맘에 들기 시작한 채진. 전무 비서실에서 펼쳐지는 비밀스러운 갑을관계 로맨스. 「내게 너무 나쁜 남자」: 서건 주식회사 이사 채건은 장래를 위한 결혼을 원하지만, 오랜 연인인 세진을 놓지도 못한다. 결국 세진이 이별을 선언한 후에야 채건은 성공보다 소중한 것을 깨닫는데……. 「발렌타인데이의 비밀」: 전략기획부의 한빈은 인사팀에 대학 동창 주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여자에게 다정한 남자, 한빈. 행복하면 안 된다고 되뇌는 주경. 다정함이 사랑으로 변모해 가는 사내 로맨스. 「화이트데이의 비밀」: 조카 세희를 딸처럼 키우는 주완. 그의 비밀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희수는 몰래 돕기만 하지만, 어느 날 세희가 그녀를 엄마로 착각하면서 주완과의 관계가 변해가는데…….
<서건 주식회사> 연작 마지막 이야기! 잘생긴 외모로 뭇 서건 여직원의 선망의 대상인 서주완. 그에게는 비밀이 있다. “아빠!” 부모에게 버림받은 조카, 세희를 자신의 딸처럼 키우는 상사 주완의 비밀을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몰래 돕기만 하던 윤희수. 어느 날 놀이터에서 만난 세희는 그녀를 엄마로 착각한다. “엄마 맞죠? 엄마!” 어린 세희를 위해 시작된 가짜 엄마로서의 생활. 하루하루 지날수록 세희가 사랑스러워지고 매일같이 부딪히던 까칠한 상사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면서……. 상사와 부하에서, 아빠와 엄마로, 가짜에서 시작해 진짜가 되어가는 가족의 사랑스러운 로맨스!
젊은 부장 차윤성. 그의 베일 듯한 날카로운 시선에 아영은 언제나 움츠러들고 만다. “일이요. 좋죠. 너무 일만 하지 마시고 데이트도 하고 그러세요.” “나 데이트 하면 한 대리가 대신 일해 줄 겁니까?” “……네?” 먼저 싹싹하게 다가서 보기도 하지만, 윤성은 못마땅한 얼굴로 싸늘한 태도를 고수할 뿐이다. “그런데 부장님이 왜 제 집에…… 있으신 건지요?” “기억 안 납니까?” 회식 다음 날, 그런 차윤성 부장과 함께 자신의 집에서 눈 뜬 아영. 아영을 데려다준 윤성을 자신이 붙잡았다는데, 조금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그렇게 무섭습니까?” 고마운 마음에 사게 된 식사. 그날 이후 두 사람만의 만남이 잦아지고, 아영은 사실은 다정하고 세심한 윤성이 자꾸만 신경 쓰이는데……. “부장님…….” “차라리 이름을 불러.” 냉정, 유능한 상사와의 아슬아슬 비밀스런 사내연애!
“서태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해인 주임님?” 불현 듯 나타난 상상연애 속의 그 남자. 상상과 현실의 경계에 서 있는 남자가 거침없이 다가온다. 해인은 태이가 욕실로 들어가자 손으로 뺨을 감쌌다. 미열이 오른 듯 볼이 뜨거웠다. 그냥 상상이라고 생각하자. 이건 상상이다. 자기 최면을 건 그녀는 침대에서 벗어났다. 거울을 찾았다. 화장대 앞에 서서 거울에 비친 그녀의 모습을 본 해인은 와락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늘 창백했던 피부에는 혈색이 돌았다. 게슴츠레 몽롱하게 잠긴 눈, 흐릿한 동공, 살짝 벌어진 입술, 들뜬 얼굴. 남자를 유혹하면서 잠자리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상상에서는 그저 태이가 벗은 몸을 만진다는 부끄러움이 더 컸다. 고작 그게 다일 줄 알았는데, 실제는 정말 달랐다. 온몸이 예민해졌다. 그의 손, 숨결, 닿는 피부, 몸, 모든 것에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을 느꼈다. 상상보다 더 매혹적인 연애에 빠진 여자. 상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사랑이 깨어난다.
바른 생활. 과묵한 언행. 재미없는 연애. 인준을 대표하는 단어들은 그랬다. 그런 인준이 사랑에 빠졌다. 숨기고 싶어도 도저히 숨길 수 없는 짝사랑에. 할 말 다 하는 당돌한 신입사원 김연리. 누구나 무서워하는 고인준 부장이 요즘 이상하다. 눈을 돌리면 시선이 섞이고, 퇴근길 마트에서 마주치고. “부장님, 저 좋아하세요?” 어느 날, 술기운을 빌려 던진 직구에, “좋아합니다.” 고인준은 당황하면서도 담담하게 고백한다. 사랑에 빠진 과묵한 남자, 그 사랑이 부담스러운 여자 부장과 신입사원이라는 관계에서부터 변화해 가는 비밀스럽지만 달달한 사내연애! * [본문 중] 인준은 연리를 조심스럽게 눕혔다. 그리고 상체를 뗐다. 상반신을 다 벗은 연리는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이 예쁜 몸을 사랑해주고 싶은 갈망에 그의 눈이 탁해졌다. 입술로 목덜미를 애무하고 손으로 가슴을 희롱했다. 작게 터지는 신음에 인준은 아찔했다. 그의 입술이 가슴을 빨고 깨물고 자국을 남겼다. “아응…….” “참 예쁩니다.” 연리의 상체 앞에 그의 입술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인준은 급하지 않게, 하나도 놓치지 않고 연리를 맛보았다. “하응!” 유두를 튕기자 연리의 상체가 들썩거렸다. 허리선에 입을 맞추고 있던 인준은 바르작거리는 연리를 돌려 눕혔다. 그리고 이번엔 움푹 들어간 허리부터 혀로 핥았다. 다리 사이가 촉촉하게 젖어 들어갔다. 깊은 곳이 움찔움찔하면서 허벅지가 저절로 비벼졌다. 희롱당한 가슴 끝은 따끔했고, 입술이 닿은 피부엔 표현하기 어려운 감각이 남았다. 시트에 얼굴을 묻고 있던 연리는 옆으로 고개를 틀었다. 어깨너머로 보니 인준이 튀어나온 날개뼈를 깨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가 눈을 치켜뜨면서 시선이 마주쳤다. 그리고 골반에 손길이 느껴졌다.
바른 생활. 과묵한 언행. 재미없는 연애. 인준을 대표하는 단어들은 그랬다. 그런 인준이 사랑에 빠졌다. 숨기고 싶어도 도저히 숨길 수 없는 짝사랑에. 할 말 다 하는 당돌한 신입사원 김연리. 누구나 무서워하는 고인준 부장이 요즘 이상하다. 눈을 돌리면 시선이 섞이고, 퇴근길 마트에서 마주치고. “부장님, 저 좋아하세요?” 어느 날, 술기운을 빌려 던진 직구에, “좋아합니다.” 고인준은 당황하면서도 담담하게 고백한다. 사랑에 빠진 과묵한 남자, 그 사랑이 부담스러운 여자 부장과 신입사원이라는 관계에서부터 변화해 가는 비밀스럽지만 달달한 사내연애! * <출근해서 만나요 연작 시리즈> 「출근해서 만나요」: 전략기획부의 과묵한 바른 생활 부장 인준. 할 말 다 하는 당찬 신입사원 연리. 짝사랑에 애달파하는 인준과, 그 짝사랑에 점점 물들어가는 연리의 달달한 비밀 사내연애! 「사랑이 쉬는 날」: 오래된 사내연애 커플 제헌과 소아. 평온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연애에 지쳐감에도, 결국 진실된 사랑으로 치유되어 가는 애틋한 힐링 로맨스. 「내 마음 보고서」: 사람을 잘 믿지 않는 서건 주식회사 전무 채진에게 어울리는 비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다애. 그런 그녀가 맘에 들기 시작한 채진. 전무 비서실에서 펼쳐지는 비밀스러운 갑을관계 로맨스. 「내게 너무 나쁜 남자」: 서건 주식회사 이사 채건은 장래를 위한 결혼을 원하지만, 오랜 연인인 세진을 놓지도 못한다. 결국 세진이 이별을 선언한 후에야 채건은 성공보다 소중한 것을 깨닫는데……. 「발렌타인데이의 비밀」: 전략기획부의 한빈은 인사팀에 대학 동창 주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여자에게 다정한 남자, 한빈. 행복하면 안 된다고 되뇌는 주경. 다정함이 사랑으로 변모해 가는 사내 로맨스. 「화이트데이의 비밀」: 조카 세희를 딸처럼 키우는 주완. 그의 비밀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희수는 몰래 돕기만 하지만, 어느 날 세희가 그녀를 엄마로 착각하면서 주완과의 관계가 변해가는데…….
나는 수많은 착각을 했다. 지금도 하고 있고, 아마 앞으로도 할지도 모른다. 착각의 종류는 당시의 상황과, 그 순간에 느낀 감정에 따라 다양했다. 나는 주로 달콤한 착각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행복해했다. 하지만 현실을 깨우치고 나면 그 반대로 슬픔에 빠졌다. 착각이란 게 그런 거니까. 사실과 다르게 생각을 하는 거니까. 그렇게 혼자 상처를 만들어내고 아파하는 거니까. 오래도록 짝사랑해 온 친구 성훈의 약혼 소식, 그리고 자신을 견제하는 약혼녀 혜연. 그들 사이 번거로운 자신을 치우듯 소개받게 된 성훈의 친구, 도운. 혜연을 안심시키기 위해 부러 어울리기 시작한 도운이지만, 그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점차 마음이 쓰이기 시작하는데. 이번만큼은 착각이 아니길…… 또 기대해본다. - “좋다. 좋아, 인영아.”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나긋한 목소리에 인영은 턱을 세웠다. 그러다 남자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그의 가슴을 짚고 상체를 살짝 일으켰다. 남자는 미려하게 웃고 있었다. 그는 정말 좋아보였다. “뭐가요?” “뭐겠어.” “음…… 기분이?” 잠깐 황당한 웃음을 흘린 그가 인영의 뒷목을 감싸 쥐고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깊은 키스를 했다. 욕심이 가득하면서도 자제가 느껴지는 키스. 마음껏 유린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아끼는 듯한 키스. 그런 키스를 하고 난 뒤 남자는 묘한 눈으로 쳐다봤다. 착각을 일으키는 시선에 인영이 표정을 흐릴 때 남자는 눈을 감아 그 눈빛을 감춰버렸다. ⓒ일러스트 : Aggie.R
서로를 잃기 싫어 ‘친구’라는 이름으로 흘려보낸 10년. 그 10년 동안 시윤과 우리의 시간은 멈춰 있었다. 지금, 두 사람의 초침이 째깍째깍 흐르기 시작한다. *** “우리야, 괜찮아?” “…응.” 시윤이 조심스럽게 볼을 감싸고 묻는데 우리가 그의 손에 볼을 비비며 대답했다. 순간 시윤은 참았던 욕망이 솟구쳐 입술을 내렸다. 가볍게 닿은 입술을 비비는데 우리가 거부하지 않고 가만히 그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키스를 하는 시윤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혀 들어갔다. ‘지금 우리가 뭘 하고 있는 거지? 친구의 선을 넘고 있잖아. 우리 이래도 괜찮은 건가? 왜 너는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거지? 너도 날 원해? 괜찮은 거야? 이러다 다음 날 후회하는 거 아니야? 다시는 날 보지 않는 거 아니야?’ 잃고 싶지 않다. 우리를 잃고 싶지 않다. 그러니 그만두어야 하는데, 미치게 갖고 싶다. 시윤은 가까스로 입술을 살짝 뗐다. “여우리, 지금 우리가 뭐 하는지 알아? 이러고도 너 나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어?” 시윤의 목소리에 간절함이 서렸다. 우리는 그 간절함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호응에 시윤의 고민은 끝났다. “여우리, 날 원망하지 마라. 네가 시작했어.” 시윤은 가운을 벗으면서 우리에게 낮게 속삭였다.
다애는 이제 혼자서 전무인 채진을 모셔야 한다. 긴장되는 일이지만, 그의 신뢰를 받는 비서가 되고자 열심히 노력한다. 하지만 노력할수록 오히려 동료들에게서 멀어지고, 혼자 하는 고군분투는 점점 더 그녀를 힘들게 한다. “……죄송합니다.” “사과 좀 그만해. 공 비서가 잘못한 거 없으니까.” 채진은 사람을 잘 믿지 않는다. 그렇기에 처음엔 다애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었다. “박 실장보다 더 나아, 공 비서가. 내가 기대한 이상이야.” 신뢰는 변화가 되고, 변화는 점차 서로를 향하게 만든다. 비서가 아닌 여자로, 상사가 아닌 남자로, 둘밖에 없는 비서실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사내 로맨스. * [본문 중] 긴 키스 뒤에 떨어진 입에서 신음이 나왔다. 키스만으로 머릿속이 아찔해져 정신을 못 차리는데, 채진은 집요하게 입술을 붙여왔다. 다시 입술을 깨물고 사이로 혀를 집어넣으려 했다. 다애는 숨이 막혀 바르작거리며 가슴을 밀어냈다. “숨 막혀요.” “나도.” 숨이 막혀 죽을지언정, 키스는 계속 해야겠다는 의지를 보인 채진은 다애를 더 바짝 끌어안았다. 뺨에 입을 맞추고 턱에도 입을 맞췄다. 어디든 입이 닿는 곳이면 키스를 했다. “다애야.” 언제 꼭 한번 이렇게 불러보고 싶었다. 채진은 애정을 담아 감미롭게 다애를 불렀다.
다투고 나면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잠들기 일쑤. 하지만 다음 날이 되면 서로를 껴안은 채로 눈을 뜨는 연애 7년 차. 오랫동안 익숙해진 것들이…. 태하는 자신의 오랜 연인인 하경이 옆을 스쳐 지나갈 때 그녀의 손등을 살짝 건드려 반갑다는 신호를 주었다. 「난 야근.」 짧은 문자를 보내자 바로 하경한테서 답장이 왔다. 「수고해. 저녁 꼭 먹고.」 분명 갑자기 마주쳤을 때에는 굉장히 반가웠다. 하지만 문자를 할 때는 오래된 만남에 대한 덤덤함과 무료함이 느껴졌다. 가끔 무료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태하를 흔들리는 눈으로 보던 하경은 잠시 혀로 입술을 축이면서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입술을 열었다. “나는 우리 연애에 끝이 오고 있다고 생각했어. 이제 슬슬 지겨워지고 있었잖아.” “지겨워지고 있었다니. 뭐가?” “주말에는 늘 집에만 있고, 기념일에도 매년 다를 거 없이 여행을 가고.” 연인의 입술에서 낯선 말들이 흘러나온다. 익숙함을 파고드는 낯선 것들. 오랜 연인의 끝은 사랑일까.
마치 주문처럼 들려오는 목소리. “날 사랑하게 되나요.” 주문을 외운 소녀와 주문에 걸린 한 소년. 하지만 그 사랑 주문은 길을 잃게 된다. 수년 뒤 다시 사랑 주문이 발현되기 시작되는데…. “제 여자 친구입니다.” “헤어진 거 아니었어요?” “헤어진 적 없습니다. 그동안 서운해서 연락을 안 했습니다.” 헤어지고, 헤어지지 않은 이들의 이별은 아픔을 품고 있었다. 여자와 남자가 되어 다시 만난 두 사람. “내 마음은 가볍지 않아. 시작하면 절대 포기 못 해. 죽을 때까지 안 놓을 거야. 그러니까 그런 각오가 아니라면 이러지 마.” “각오할게요, 지금이라도. 그만큼 오빠가 좋아요.” 이번에는 남자가 사랑 주문을 건다.
한 침대 속에서 벌거벗은 채로 일어난 도연과 유겸. ‘네가 왜? 우리가 왜?’ 서로 다 벗은 몸, 몸에 남은 흔적, 아직도 남아있는 하룻밤의 여운, 잔재들. 뜨거운 쾌락에 빠져 허우적거린 꿈은,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그 하룻밤 일로 약혼을 한 그들은 달달한 연인이 된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이별 준비를 하는데……. 과연 이들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이별주도권을 쟁취하려 눈치싸움을 하는 남과 여. 그런데 그들이 정작 쟁취하고 있는 건 연애주도권인 반전 사랑 이야기. [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시작부터 보이는 끝이 보이는 뻔한 관계. 그 뻔한 관계의 끝이 다가온 순간. “그럼 지금이 마지막이네요. 더 할 말은 없어요?” “…건강하게 잘 지내요.” “주헌 씨도요.” 주헌이 앉아 있는 반대편 쪽으로 지서는 빠져나왔다. 주헌은 그녀가 걸어가는 걸 고요한 눈으로 지켜봤다. 너무 빠르게 지서는 문 앞에 섰다. 순간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뻔했다. 문손잡이를 쥔 지서가 고개만 살짝 틀었다. 그녀는 웃음이 사라진 주헌의 얼굴을 보고 눈가를 샐그러트렸다. “더는 볼 일 없을 테니까… 마지막이니까 하고 싶었던 말을 해도 괜찮을 텐데.” 주헌의 동공이 크게 흔들리는 걸 보고 지서는 문손잡이를 잡은 손에 힘을 실었다. 문이 살짝 열렸다. 그리고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탁. 등 뒤에서 나온 손에 의해 문이 다시 닫혔다. 지서는 문을 밀어 닫은 커다란 손을 응시했다. 등 뒤로 따스한 체온이 느껴졌다. “나 다 잃게 돼요. 가진 거 쥐뿔도 없게 되는데…. 그래도 나 만나 줄래요?” 두 사람의 관계는 뻔한 다른 것으로 바뀌게 된다.
“우리 지금도 사귀면 네 번째야. 나 네 번은 싫어.” “그럼 나랑 섹스는 왜 했는데. 설마 단지 섹스 파트너가 필요했던…. 젠장! 내가 네 욕구를 채워 줄 몸뚱어리였다는 거야? 단지 그거였냐고.”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우리 어떻게 헤어졌는지 잊었어? 네가 헤어지자고 했잖아! 그때 그렇게 헤어졌는데 어떻게 또 우리가 연애를 해! 내가 어떤 상처를 받았는데.” 네 번은 싫은 여자. 그리고… “네 번은 싫다고 했지. 나도 네 번은 싫어.” “무슨….” “널 네 번이나 놓치긴 싫다고. 똑같이 네 번이 싫은 남자. *** 섹스를 모르는 몸이 된 건 아닌지, 지금 민호가 옷을 벗고 있는 상황에 이런 한심한 걱정들이 떠올랐다. 뜨거운 체온이 몸 위에서 느껴졌다. 민호가 이불을 치워 내고 뒤에서 맨살을 붙여 오는 순간 지은은 눈을 질끈 감았다. “하아, 흥.” 귀를 깨물고 혀로 핥았다. 뜨겁고 벌써부터 헐떡이는 숨을 지은의 귓속에 흘리고 민호는 그녀의 어깨를 나른하게 매만졌다. 지은의 위로 냉큼 올라간 민호는 그녀의 다리를 넓게 벌렸다. 이렇게 다 보여 주게 될 걸 알았지만, 막상 그 순간이 오자 어쩔 수 없는 수치심과 창피함에 지은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예뻐. 예쁘다, 지은아.” 온몸에 자신의 흔적을 끈적끈적 묻혀 놓고 내 거라고 자랑하고 싶을 만큼 예뻤다.
결혼이란 어디까지나 장래를 위한 계산에 의한 결과. 그 결과 값을 위해서만 살아온 도채건에게 세진은 언젠가는 끊어 내야 할 사람이었다. 능력 있는 아나운서 주세진. 채건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지만 언제나 한 발을 다가오지 못하는 그를 불안해한다. “넌 내가 행복한 것도 보지 마. 내가 없는 지옥에서 살아.” 결국 떨어진 세진의 마지막 선언에 채건은 자신이 각오한 것보다 더욱 절망한다. “나한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후회의 끝에서부터 세진과 채건 두 사람의 관계가 변화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어지는 세상은 모르는 두 사람의 은밀한 격정 로맨스! * [본문 중] 완벽한 화장에 흠을 남길 수 없어 채건은 여자의 머리칼을 매만지는 것으로 끝냈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여자의 모습은 조금 전까지 채건의 품에서 무너졌던 여자와 정반대였다. 연하게 했지만 틈이 보이지 않는 화장, 청초하고 여린 외모이지만 단호한 인상, 그리고 차분하고 정갈한 옷차림과 분위기까지. 침대 위에서 잔뜩 흐트러져 야한 신음을 흘리고, 남자의 몸을 올라타서 허리를 돌리던 여자라고 볼 수 없었다. 채건과 단둘이 있을 땐 완벽한 여자였지만, 지금은 완벽한 아나운서 주세진이었다. 몇 년째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나운서 주세진. 그녀는 대중들에게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현관문이 닫히면서 세진의 모습이 점차 사라졌다. 달칵, 잠금이 설정되기 전 채건은 현관문을 열어 붙잡고 싶은 충동을 겨우 억눌렀다. 세진을 향한 충동은 아주 오래전, 그녀를 안 무렵부터 지금까지 쭉 지속되고 있었다.
공개 사내연애 5년차. 제헌과 소아는 꺼내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꺼내면 아프기만 할, 둘 사이가 힘들어지기만 할 이야기가. 그 이야기를 숨기고 오늘도 평범한 연인으로서 지내지만, 시시각각 때는 다가오고 있었다. “사랑을…… 잠깐 쉴래?” 소아의 아픔, 제헌의 후회. 소아를 잃을 수 없는 제헌의 결심으로, 둘을 둘러싼 이야기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헤어지자는 거야? 아니면 헤어지기 전 잠깐 시간을 갖자는 거야?” “둘 다 아니야. 단지 잠시 쉬는 거야. 아무것도 하지 말고 편하게 쉬고 있어.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사랑이 쉬는 날. 그날 동안 우리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6/21 오탈자 수정이 있었습니다. 재다운로드 후 감상 부탁드립니다.
서건 주식회사 연작 마지막 이야기! 잘생긴 외모로 뭇 서건 여직원의 선망의 대상인 서주완. 그에게는 비밀이 있다. “아빠!” 부모에게 버림받은 조카, 세희를 자신의 딸처럼 키우는 상사 주완의 비밀을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몰래 돕기만 하던 윤희수. 어느 날 놀이터에서 만난 세희는 그녀를 엄마로 착각한다. “엄마 맞죠? 엄마!” 어린 세희를 위해 시작된 가짜 엄마로서의 생활. 하루하루 지날수록 세희가 사랑스러워지고 매일같이 부딪히던 까칠한 상사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면서……. 상사와 부하에서, 아빠와 엄마로, 가짜에서 시작해 진짜가 되어가는 가족의 사랑스러운 로맨스! * [본문 중] “라면 먹고 갈래요?” “……뭐?” “들어오라고요.” “집에 남자 함부로 들이면, 큰코다쳐.” “다쳐도 내가 다치는데 뭔 상관이에요? 몸 사리지 말고 빨리 들어와요. 안 잡아먹을 테니까.” ‘이 여자는 대체 뭘 믿고 잔망스럽게 구는 걸까.’ 머리를 거칠게 헤집은 주완은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의 기세에 희수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현관문이 주완의 힘에 확 열렸고, 희수는 뒷걸음질로, 그는 그녀의 발자국을 정면으로 밟으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 주완은 허리를 숙여 희수의 얼굴 앞으로 바짝 다가갔다. “네가 잡아먹힐 걸 걱정해야지.” 일부러 무섭게 굴었다. 이 아가씨가 어디 가서 똑같은 사고를 치지 못하게 혼쭐을 내주려고 했다. 그런데 주완이 간과한 게 있었다. 아니, 모르는 게 있었다. 사랑에 데여본 적이 없는 희수는 남녀관계에 두려움이 없는 여자였다. “나중에 잡아먹히고 울지나 마요.” “뭐…… 읍!” 목에 팔이 둘리더니 입술이 막혔다.
“건우 씨. 제발. 나 결혼…… 못 하겠어.” 건우에게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해준 세희가 그렇게 떠나 버렸다. 이유조차 말해주지 않고…… 미칠 것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건우에게 세희가 다시 찾아온다. 술에 흠뻑 취한 채…… *** 그의 목덜미와 뒷덜미에는 작은 피멍이 띄엄띄엄 있었다. 세희는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푹 수그렸다. “기억나나 보지?” 하나의 기억이 떠오르자 다른 기억들도 연달아 떠오른다. 뒤에서 강하게 밀고 들어오던 그. 자신의 양 가슴을 손에 가득 쥐고 비틀던 강한 그의 손. 귓가에 흩어지던 그의 신음 소리. 그 신음 소리에는 자신의 교성도 섞여 있다. “미쳤나 봐.”
“헉! 제 사장님…….” 애액으로 젖은 곳에 차가운 공기가 닿았다. 이환은 다리를 더 벌려 제 어깨 위에 올렸다. 그리고 얼굴 앞에 드러나는 여성에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남자의 호흡을 받은 여성이 더 많은 애액을 흘려보냈다. 갈증이 이는 남자를 위해 끊임없이 젖어들어 갔다. “안 돼……. 아흣!” 이환은 길게 갈라진 곳을 손가락으로 쓱 훑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벌려 클리토리스를 찾아 부드럽게 돌렸다. “아, 아앙…… 아흐흣…….” 가현이 거세게 고개를 흔들며 저항을 했다. 이환은 클리토리스를 손가락으로 끼워서 천천히 흔들었다. 조금씩 속도가 빨라지자 가현이 자지러졌다. 허리를 들썩이며 가쁜 숨을 내쉬는 가현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더 빨리 손을 움직였다. “아아아…… 아응…… 아앗!” 어딘가로 떠밀려 갔다. 추락하는 느낌이 들다가도 허공으로 떠다니는 느낌이 정신을 아찔하게 했다. 더 가다가는 미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갑자기 멈춰 버렸다. 이제는 살 것 같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부족했다. 더 원했다. 몸은 본능적으로 그 이상의 쾌락이 있으니 어서 달라고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제발…….” 이환은 상체를 일으켰다. 몸에 후끈 열이 오르고 등에 땀이 고였다. 그는 상의를 벗어 던지고 다시 가현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가현아.” 그는 잘하고 있다는 듯 그녀의 엉덩이를 토닥이고 다시 중심으로 손을 옮겨갔다. 부풀어 오른 클리토리스를 지나 더 아래 여성 입구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애액으로 축축해진 곳에는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환은 손가락에 애액을 묻히고 입구를 문질렀다. 꽉 다물린 곳을 돌려가며 두드리자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그 작은 틈을 비집고 손가락 하나를 집어넣었다. “아! 아앗!” 처음으로 열리는 통증에 가현이 허리를 튕겼다. 이물감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생경한 느낌에 두려움도 일었다. ***** “내가 안고 싶은 여자는 너뿐이다.” 가현은 빚만 내고 도망간 아버지를 대신하여 무서운 남자들에게 팔려가고 말았다. 그녀가 일하게 된 곳은 어느 고급 술집. VVIP만 받는 그곳에서, 가현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한 남자를 만난다. 가게의 실질적 주인이자 일대를 지배하고 있는 남자, 제이환. 차갑고 냉정해 보이는 그 눈빛에 가현은 얼어버리기만 하지만, 그의 지명만 받으며 일하는 동안 점점 그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고수위 관능로맨스와 고퀄리티 일러스트의 만남! 新 한국 관능로맨스 기획! 대망의 아인 한국 10월 작품 출간!
몇 가닥의 줄이 휠에 비벼지면서 내는 선율이 서희를 감싸고돌았다. 그녀의 주위로 음계가 차분하게, 또는 격정적으로 내려앉았다. 이게 예술가가 가지는 몽롱한 분위인 걸까. “음악을 하는 여자가 이리 섹시할 줄은.” 후원하는 어린 소녀를 제 안에 가둔 남자, 강도헌 도헌이 노골적인 시선으로 서희를 훑었다. 서희가 파르르 떨고 그를 쏘아봤다. 그의 비웃음이 오히려 더 그녀를 자극했다. “아, 그랬구나. 이제 알았네요. 그래요. 제가 오빠랑 한번 자보고 싶은 건가 봐요.” 망나니도련님의 안에 갇힌 소녀, 은서희 비밀스럽고 은밀한 두 사람의 사랑은 화재 속에서 일그러졌다. “아파요. 너무 아파. 그러니까…… 그만해요. 제발…….” 화재는 바이올린 밖에 없었던 어린 소녀를 무너트렸다. 손이 쪼그라들어서 완전히 펴지지 않았고, 손바닥과 손가락은 울퉁불퉁 거칠었다. 이 손이 주는 아찔한 감각을 잘 알고 있다. “만져줘. 어서.” 반면, 화재는 남자의 욕망을 부추겨 그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폭설 속에서 만난 설과 도윤. 그리고 그 폭설에 고립이 된 두 사람. “아직은 안 갔으면 좋겠어요, 오빠.” 귀에 감미롭게 감기는 오빠라는 호칭에 도윤은 난간을 쥔 손에 힘을 가했다. 분명 익숙한 단어다. 자신이 어리숙한 다른 남자들처럼 오빠 소리에 약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붙은 입술 사이로 낮은 욕설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도윤의 손이 움직였다. 그는 설의 목덜미와 허리를 감싸 제가 바짝 끌어당겼다. 도윤은 폭설 때문이 아닌, 한설에게 빠져 고립되었다. 본문 중에서 “미안한데, 나 남자거든? 한 공간에 여자랑 있으면서 예의 지킬 사람이 못 돼.” “네?” “우리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 뭐, 이런 거야? 그거 아니면 나 잡지 마라.” “오……빠? 라면?” 뜬금없는 이야기에 이해하지 못한 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윤은 이 산속에 처박혀 있으니 모를 수도 있기는 하지만, TV 광고에도 나오는데 알아듣지 못하니 답답해 제 머리를 헝클었다. “같이 자자고 유혹하는 거 아니면 붙잡지 말라고. 남자들은 다 그렇거든? 여자가 자신의 집에 초대하면 콘돔 챙겨가는 게 남자야.” 유혹, 콘돔이라는 단어에 설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순진한 반응이 도윤은 짜증이 났다. 그는 지금 그런 순진함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주 관능적이고, 섹시하고, 퇴폐적이기까지 한 반응이 필요했다. 하아. 깊게 한숨을 내쉰 그는 바닥에 깔린 인내심을 끌어모았다. “남자라는 족속은 여자들의 호의에도 흑심을 품는다고. 혹시나 누군가 도와달라고, 문 열어달라고 하면 절대 열어 주지 마.” 부드럽게 경고를 해 주는 대신 그는 노골적으로 설의 몸매를 훑었다. 탐욕스러운 남자의 시선에 그녀가 몸을 움츠렸다. 본능적으로 도윤이 하는 경고를 알아차린 그녀의 몸이 잘게 떨었다. 도윤은 성급한 손길로 캐리어에 짐을 담았다. 카메라 가방과 등에 메고 왔던 가방까지 챙기는 그를 설이 그렁그렁한 눈에 담았다. 이대로 가면 도윤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설은 그를 볼 수 없다는 불안감과 그가 자신을 어리숙한 여자로 치부하는 것에 대한 오기가 뒤섞여 울컥 무언가가 치솟고 올라오는 걸 느꼈다. “저도 알아요. 전, 도윤 오빠에게 예의 차리라고 한 적 없어요.” 마지막으로 지퍼를 잠그고 가방을 세운 도윤이 그녀의 말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의 손에 힘이 빠져나가면서 가방이 툭, 넘어졌다.
“나, 너 혼자 못 보내. 지켜 줄게.” 누나만 다섯인 한빈은 그 영향으로 배려가 몸에 배었다. 모든 여자에게 다정하여 카사노바라는 오명을 쓴 한빈이 드디어 마음을 흔드는 여자를 만났다. “난 행복하면 안 돼.” 씻을 수 없는 죄책감을 지닌 채, 행복해지면 안 된다는 말을 되뇌며 살아가는 여자, 주경. 대학 시절 유일하게 호감을 느낀 한빈을 회사에서 만나지만, 그녀에게 씐 주박은 깊고 깊었다. “행복해라, 문주경.” 주경의 오래된 저주를 끊어내듯 마음을 정한 한빈은 물러섬 없이 밀고 들어온다. 행복해질 수 없는 여자와, 그녀를 행복하게 하고 싶은 남자. 다정함이 아닌 사랑으로 물들여가는 힐링 로맨스!
제주도에서 야외 웨딩, 그것도 바닷가에서 결혼식이라니. 로맨틱해야 했던 친구 결혼식이 비와 태풍으로 엉망이 되는 중, 은하는 그곳에서 친구의 친구, 건우를 만난다. “신예나 친구. 맞지?” 그저 공통 지인의 결혼식에서 이루어진 우연한 만남 그 정도로만 여겼는데, 비가 거세지고, 바람이 세질수록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 또한 점점 더 강해진다. “그 젖었단 말 좀 하지 마.” “젖었다고 하지…… 말라고? 왜?” “왜냐니. 미치겠으니까.” 비에 서로 젖은 오후. 그리고 비행기가 뜨지 못한 그날. “미친 소리 해도 돼?” “계속 네 옷 벗기는 상상만 하고 있어, 나.” “진짜 돌기 직전이라고.” “너랑 하고 싶어.” 거절하지 못한, 아니 거절하기 싫었던 그날 밤은 제주도에서 서로가 헤어진 날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다. “내가 그 말 하지 말랬잖아.” “무슨 말?” “젖었다는 말.” “…….” “그러니 이러려고 초대한 거 아니면, 지금 밀어내.” 하지만 둘은 이미 너무 젖어 있었다. 그 비와 함께, 서로에게.
낮에만 존재하는 낮의 황제. 그리고 그의 황후. “약속하지. 황비는 들이지 않을 거다. 내 옆에 오로지 그대뿐이다. 모든 권력을 다 그대에게 주지.”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황제. 그녀를 고국으로 데려와 황후로 만들고 소중하게 대한다. “내 침실은 아무도 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절대 밤에 자신을 찾아오지 말라고 하는데……. 밤에만 존재 하는 낮의 황제. 그리고 그의 황후. “그럼 내가 누구라는 거지. 황후.” 명을 어기고 밤에 침실로 찾아온 황후를 품은 밤의 황제. 황후를 괴롭히지만 제 존재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해. 그 녀석 못지않게.” 사랑하는 황후를 위해 밤의 황제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