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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참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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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처럼 퇴근 후 버스에서 졸다가 눈을 떴더니, 대설원의 한가운데였다. 눈송이가 흩날리고 손발이 얼어붙을 만큼 차갑고 새하얀 겨울의 살풍경. 그 아득하고 비현실적인 설원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선아는 생각했다. ‘내가 조난을… 당했구나!’ 눈밭에 SOS도 써 보고, 인간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으나 나타난 건 구조 헬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세계의 단골 몬스터들, 그러나 선아로선 상상해 본 적 없는 기이한 괴물이었다. 몬스터들에게도 각기 다른 종족명은 있으나, 선아의 눈에는 전부 다 똑같았다. ‘초록괴물(고블린)! 돌괴물(골렘)! 늑대괴물(다이어울프)!’ 그러나 단 하나, 괴물이라 부르기엔 애매한 생명체가 선아의 눈에 들어왔다. 인간이라기에는 너무 크고, 괴물이라기에는 너무 인간다운 생물. 쿵, 쿵, 쿵, 쿵. 사람 같지 않은 거대한 발, 흰 털로 뒤덮인 거구에 푸른 피부. 묵직한 발걸음을 규칙적으로 울리는 저것은, 설화 속의 괴물, 설인이었다. 선아는 거산과도 같은 큼지막한 인영 아래서 그를 올려다보았다. 이 세계에 인간은 없다. 그러나 설인 우툼, 그와 같은 인간형은 있다. ‘그럼 된 거지.’ 선아는 그렇게 납득하기로 했다. * “……그런데 있잖아, 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선아는 얼굴만 빼꼼 쳐들고 말했다. “넌 왜 그렇게 뜬금없이 발기하는 거야?” 그녀는 윗배를 찔러오는 감촉에 대해 말했다. “설인은 원래 좀 성욕이 많은가?” 어차피 우툼은 선아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해도, 이렇게 낯부끄러운 말을 해도 묵묵히 듣고만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선아는 거리낌 없이 물었다. “…애초에, 종족이 다른데 성욕을 느낄 수가 있어?” 그녀는 저도 모르게 힐긋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우툼이 잘 먹인 탓에 전보다 살진 가슴둔덕 사이로, 길게 솟구친 단단한 물건이 끼어 있었다. 심지어는 자아가 있는 양 선아의 시선에 따라 불끈거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이거 어디까지 올라오는 거야?!” 화들짝 놀란 선아가 비명을 지르며 떨어지려 하자, 우툼은 그녀를 번쩍 들어 어깨에 멨다. 실내로 들어가는 내내 선아는 고래고래 소리치고 발광을 했으나, 막상 침대에 눕히고 나니 순한 양이 따로 없었다. 그녀는 벌게진 얼굴로 얌전히 누워 있다가, 마침내 드러난 우툼의 하반신 정중앙을 보고 경악했다. “잠깐만. 장난해? 이게 좆이야, 방망이야?” 처음 보는 두께, 처음 보는 길이다. 인간적… 아니, 종족적으로 너무 크다. 선아는 우툼을 다급하게 붙잡고 말했다. “자, 자, 잠, 잠깐만. 우리… 종족이 다르잖아. 종족이 다른데 이게… 될까?” 물론 선아의 우려는 쓸데없는 것이었다. 잠시 후 선아는 절정과 기절의 무한루프 속에 까무러쳤다가 깨어나고, 잠들었다가 눈을 떴다. ‘이게… 되네.’ 몸소 증명하고 싶진 않았지만 말이다.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1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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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nail

추노하던 노예와 정을 통했다

작가참람

잘난 외모와 수인치고도 상당히 두둑해 보이는 하반신. 한창 잘나가던 검투사 시절에는 인기깨나 많았던 볼프는 은퇴 후 동료들에게 애가 줄줄이 딸릴 동안 아직도 홀아비 신세였다. “일단 아무나라도 만나 봐. 그게 어렵냐?” 어려웠다. 그것도 무척이나 어려웠다. 볼프는 언제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실수’했기 때문이었다. 뜨거운 밤을 보내야 할 타이밍에, 볼프의 그곳은 언제나 말을 듣지 않았다. “거시기도 못 세우면서 날 가지고 놀아?” 아래를 세우질 못하니 매번 걷어차였다, 수컷 구실을 못 하는 수인을 원할 암컷이 있을 리가 없었다. “발기도 안 될 정도로 내가 안 꼴린다는 거야?!” 맞선 자리에 나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암컷들은 하나같이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뛰쳐나갔다. “그런 대물을 가지고서 한갓지게 놀리기나 하다니… 주인을 잘못 만났구나.” “어떻게 멀쩡한 얼굴로 발기 부전이 있을 수 있냐.” “아아. 신께선 정말 공평하시구나.” 인생이 재미없으면 성욕으로라도 살아간다는데 그것이 서질 않으면 뭐로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그런데 방금, 어처구니없게도 볼프의 것이 섰다. “으르르르…….” 그것도 그가 쫓던 인간 노예를 깔아뭉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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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생명이 외계생물뿐이다

작가참람

※본 작품은 강압적 관계 및 일부 신체 훼손과 같이 공포감을 조성하는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 바랍니다. 서기 2080년, 지구가 느릿하고 확실한 죽음을 맞이하는 동안 인간은 종의 말살을 비로소 피부로 체감하게 되었다. 이제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단 두 가지. 지구에 남아 순순히 멸종을 받아들이거나, 지구를 탈출해 새로운 터전을 개척하는 것. 세계는 부족한 자원을 끌어다 탐사 프로젝트에 전력을 기울였으나 2060년부터 2070년까지, 다섯 차례의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그리고 10년 후,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품은 파이어니어 12호가 발사된다. 인류의 존속과 번영을 위해 고향을 등진 그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 ‘알파 센타우리 Bc 행성으로 가는 것.’ 기나긴 항해 끝에 착륙까지 앞으로 한 달, 대원들은 행성과 유사한 토양 환경을 가졌을 위성부터 확인하기로 하는데…. ‘외계인?!’ 고향으로부터 약 4광년이 떨어진 외계 행성의 위성에서, 대원들은 작고 꿈틀거리는 낯선 생명체와 조우하게 된다. “안녕, 미니미. 잘 있었지?” 처음에는 미생물만큼 작아 현미경으로 봐야 했던 그것은, 순식간에 엄지손가락만큼, 생쥐만큼, 토끼만큼 커져 갔다. 그래봤자 그것은 인큐베이터에 갇힌 경이롭고도 꺼림칙한 실험체일 뿐이었다. “미니미가 사라졌다.” 돌연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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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부인

작가참람

예나라 대장군 이일헌의 처, 송가 유란.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어 대하며, 침실에서는 대화가 끊이지 않고, 시집살이도 고되지 않은 편이다. 이 얼마나 행복한 부부 생활인가? 그녀는 분명 그렇게 느껴야 마땅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그녀의 몸에는 태기가 보이지 않았다. 남들은 시집간 지 한 해면 애가 들어서고 두 해면 갓난애를 낳는다는데 네 해가 지나도록 소식이 없는 것은 충분히 흉을 볼 일이었다. “이제 그만 첩을 들이는 게 좋겠다.” 일헌이 출정을 나가고 보름이 채 지나지 않아, 시모는 아이를 잘 낳는다는 집안에서 첩실을 골라 내정을 지었다. 유란은 귀환한 일헌이 두 명의 첩실을 보고 어떤 반응을 할지 궁금했다. 당황스러워할까, 아니면 예상하고 있었을까. 목석같이 굴까, 아니면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다정히 대해 주실까. 그러나 일헌보다 먼저 당도한 것은, “주인님의 군대가, 패했답니다! 성문이 뚫리고, 황궁이 함락되었답니다!” 조국, 예나라가 패망했다는 소식이었다. *** “이런 미인인 줄 진작 알았다면 전쟁을 질질 끌지 말고 후딱 끝낼 걸 그랬소!” 그러자 여기저기서 동의의 목소리가 우스갯소리처럼 터져 나왔다. 중영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한마디를 더 얹었다. “이 미모를 혼자만 즐기다니 너무하지 않소?” 그는 두 손을 항복하듯 들어 올렸으나, 한 발 다가올수록 성큼 커져 오는 그림자는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중영은 얼핏 무해해 보일 정도로 크게 뜬 눈으로 유란을 똑바로 직시했다. “거슬리게 굴지 마시오.” “…….” “앞으로의 일은 전부 내 뜻에 달렸소. 부인, 당신 한 사람뿐만 아니라 노부인과 이 집안의 식솔들, 그리고 이 장군까지 말이오.”

thumnail

살아남은 인류가 남매뿐이다

#남매근친 #형제덮밥 #판타지로맨스 #판타지물 #현대물 #근미래물 #가상시대물 #아포칼립소 #생존물 #씬중심 지구 멸망을 앞둔 근미래. 무슨 이유에서인지 생존한 인류는 단 셋, 최씨 집안 삼 남매 윤건, 윤한, 윤조뿐. 종말을 맞은 세상에서 삼 남매는 10년을 보냈다. 살아남은 인류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하지만, 10년을 돌아다녀봤자 더 이상의 생존자는 없었다. 이제 더는 방법이 없었다. 인류 멸망을 막음과 동시에 오랜 시간 참아왔던 욕망을 실현할 방법이. 단 하나, 여동생 윤조만이 희망이었다. “정말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어. 네가 어른이 되는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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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로 선교하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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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한복판. 견습 수녀 아미나는 길을 잃었다. “거, 거기 누구 계세요…? 아무도 없어요?” 탐험가들에 의해 신대륙이 발견된 지 십수 년, 신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악마의 소굴에도 선교는 필요한 법. 모두가 꺼리는 정글 선교단에 선정된 아미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정글로 들어서게 되는데. “다들 대체 어디로 간 거예요오…….” 정글 입성 삼 일째 되는 아침, 눈을 떠보니 일행들은 온데간데 없고 홀로 남아버렸다. 두려움에 떨던 아미나가 조우한 것은 너무나도 형형해 시퍼렇게까지 느껴지는 노란 눈의 짐승, 아니 인간. ‘사, 사람…? 사람이라고?!’ 상체를 낮게 숙인 채 한 손은 땅을, 다른 한 손은 수풀을 꺾는 모습은 꼭, 수녀원에서 배웠던 악마의 형상 같았다. 더구나 낮게 숙인 다리 사이에 보이는 저건 분명…. ‘내 눈은 순결을 잃어버렸어……!’ 아미나는 생전 처음 보는 남성의 하반신에 기절초풍한다. 그러나 문명인에게 야만인이, 견습 수녀에게 남성이 낯선 것처럼, 이 남자도 마찬가지인 걸까? 남자는 그녀를 탐색하듯 킁킁거리고 할짝거리기 시작한다. 문명인을 신기해하는 야만인처럼, 암컷을 갈구하는 수컷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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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찾아 입대했습니다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 자신은 없습니다. 그래도 나와 결혼해 주겠습니까?” 나의 구원자, 나의 칼. 당신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나는 사랑에 빠져있었다. 당신과 결혼해 가족을 이루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 리가 없다. 전장에 나가 있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얼굴 보기가 더욱 힘들어지더라도, 당신과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언제나 행복할 것이다. 당신의 부고장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당신이 영영 내 곁을 떠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당신이 없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내가 당신 없이 홀로 살아갈 수 있을 리 없다. ‘칼, 당신을 되찾고 싶어.’ 그 소박한 바람으로 당신을 따라갔을 뿐인데, 눈을 뜬 내 앞에 펼쳐진 것은 천국도 지옥도 아니었다. 이곳은 저세상이 아니다. 나는 죽은 남편과 재회하는 대신, 살아있는 남편과 다시 시작할 기회를 부여받았다. ‘금방 찾으러 갈 테니까 딱 기다려요.’ 이번 생은 달라질 것이다. 전쟁이 터지고 나라가 뒤흔들려도 당신이 돌아오기만을 가만히 기다리고 있진 않을 것이다. 나는 지금 그를 찾으러 가는 긴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사관학교 입학으로서, 입대로서! *** 그런데 저 남자는 누굴까? 나의 칼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서 어깨에는 별을 달고 있는, 저 시커멓고 험악한 남자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까마득히 높은 계급도, 개차반 같은 성격도, 나만 보면 인상을 찌푸리는 얼굴도 생경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나의 칼과 똑같은 습관, 똑같은 입맛, 똑같은 말버릇을 가지고 있는 저 남자에게 눈을 뗄 수 없다. 그와 다시 만나면 다시금 사랑에 빠질 줄 알았으나 착각이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은 전에 없이 차가웠다. *** 괜찮아. 당신 곁을 내게는 허락해주지 않더라도, 예전처럼 다정하게 웃어주지 않더라도 나는 괜찮아. 당신이 살아만 있어 준다면, 그래서 먼발치에서나마 바라볼 수 있다면, 그러면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당신이라 해도 괜찮을 것 같아. 앞으로 펼쳐질 어떤 일들도, 당신에게 청혼받던 그 순간보다 행복하진 못할 테니까. 표지 일러스트: chacolita 타이틀 디자인: 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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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섞이지 않은 남자에게 시집가야 한다니

#가상시대물 #서양풍 #근친 #역하렘 #계략남 #형제덮밥 #순진녀 #촉수플 #도구플 #절륜남 #몸정맘정 #다각관계 #라이벌 #소유욕 근친상간이 당연한 부족 출신의 라루타, 혈연이 아닌 생판 남에게 시집가야 한다니! 형제들 중 한 명에게 시집갈 예정이었던 라루타. 부족장의 장녀인 언니가 죽고서 대신 다른 부족으로 시집을 가야 한다. 형제들도 반대하고 라루타도 내키진 않지만, 전쟁을 막으려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그 부족의 결혼식이 뭔가 이상하다...? *여주/ 라루타 그라친 부족장의 딸로, 형제들 품에만 있다가 처음으로 바깥으로 나가게 된 순진녀. *남주들 그라친 족의 형제들(4형제)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으나 라루타를 차지하기 위해 반강제로 연합하게 되었다. 도바족의 형제들(4+3형제)은 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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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줄 보호자가 살인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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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악스러운 살육의 현장에서 만났다. 사방에 흩뿌려진 사람의 피. 발 디딜 틈 없이 겹쳐 있는 사람의 육체. 모든 것을 끝낸 살육자가 떠나려는 순간, 냄새나는 고깃덩이 사이에서 웅크리고 있던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제발 절 데려가 주세요!” 비쩍 마른 몸뚱이와 산발이 된 머리, 꼬질꼬질한 옷차림의 곧 쓰러질 듯한 여자애. 그러나 그녀의 차림새가 어떻고, 사연이 얼마나 기구하든 남자가 상관할 바 아니었다. 마체테를 든 남자가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가 풀기를 반복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는 어색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리면서 남자의 두건 안 눈동자를 올려다보았다. 넘어와라, 넘어와라. 속으로 간절히 외며, 회심의 대사를 날렸다. “대가는 두둑이 치를 수 있어요.” 여자는 그에게 대가를 두둑이 치르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원하는 만큼 두둑하게, 대가를 받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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