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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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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설의 본편에는 배뇨플, 애널플 등 호불호가 나뉘는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원래 작은 건 알고 있었지만 어째 가슴팍에서 정수리가 보이는 게, 꼭 방울토마토 같았다. “미안한 거 알면 죽은 듯이 살아. 눈에 띄지 말고.”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거라고 단호하게 돌아서야 했다. 그를 망가뜨리고, 끝내는 모두를 파멸로 이끌었지만 끝내 놓지 못하게 만드는 여자. 영악한 신서원. “됐으니까 그만 가. 이젠 다시 보지 말자.” 사람을 집어삼킬 듯이 깊고 짙은 새까만 블랙홀 같은 눈. 마수다. 자신을 수렁으로 끌고 갈 꼬리 아홉은 달린 여우. 보드라운 털을 가진 작은 아기 여우. 늪이고, 덫이었다. “선오야, 좋아해.” 고백에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더 묻지 않았다.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2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7.47%

👥

평균 이용자 수 3,541

📝

전체 플랫폼 평점

8.85

📊 플랫폼 별 순위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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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결작가의 다른 작품23

thumnail

육감각 (Sensibility)

작가교결

외전 그와 연인이 된 이후론 어느 것 하나 자신의 마음대로 감정이 컨트롤된 적이 없다. 생전 겪어 보지도 못했던 감정이 해일처럼 일어나고, 평소였으면 하지 않았을 말을 서슴없이 하게 되고. 그러니까 이게 다 차이환 때문이다. “넌 뭔데 이렇게 사랑스럽냐. 확 발가벗겨서 잡아먹어 버리고 싶네.” 이것 봐. 실컷 신경 쓰이게 해 놓고 또 말 한마디에 심장이 쾅쾅 뛰게 만들어. “뭐… 잡아먹으면 되지.” 이 혼란스럽고도 쿵쿵대는 속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본편 “차이환.” 뭐 더 얼마나 자신을 갖고 놀 일이 남았나 했는데 덜컥 이름을 부른다. 별거 아닌 이름 석 자가 그를 나락까지 잡아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심장도 함께 툭 꺼져 버린 기분이었다. 그를 불러 세워 준 이가 그녀였기에. 내 모든 감각이 머문 너였기에.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갈래요?” “…뭐, 또 갖고 놀려고?” 쪽팔리게도 말끄트머리가 좀 떨렸던 거 같았다. 이환은 홧홧해져 오는 목덜미를 만지작거리다가 입을 틀어막았다.

thumnail

절대역

작가교결

(※외전의 내용 중에는 육아 중 관계를 묘사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본 소설은 임신 중 관계 등 호불호가 나뉘는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도망갈 시간은 충분히 준 것 같은데.” 그때 도망쳤다면 이 남자와 마주칠 일 같은 건 없었을까. 아니, 마치 피할 수 없는 지독한 악연처럼 또 만났겠지. 그의 뜻도, 자신의 뜻도 아닌 채로. “너도 이 불장난이 해보고 싶어?” 그를 만난 건 우연과 필연, 그 사이 어디쯤이었다. 어쩌면 필연이었을지도. 그러니까 그날을 떠올려보면 겨울의 시작이었기에 추웠고, 그래서인지 기분이 좋지 않았던 날 중 하나였다. “…피임, 하셨어요?” “안에 싸달라고 통 사정을 하길래 본인 원하는 대로 했는데.” “전부 다… 요?” “뭘 묻고 그래. 일어나서 최주미 씨 본인 보지 벌려 봤을 거 아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남자와의 불장난. 그 여파는 너무도 컸다. 삶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치달았다. “그간 나 없는 동안 또 누구랑 붙어먹었어.” 단 한 번도 원하는 대로 흘러가본 적 없는 인생이라지만 이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여기 든 게 내 애가 맞냐고 묻고 있잖아.” 세상 누구보다 위험한 남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영역 안으로 발을 들일 수밖에 없었던 여자의 이야기, 절대역

thumnail

교접점 (Lust)

작가교결

그의 얼굴이 가까이에서 보였다. 조금 땀에 젖은 듯한 머리칼과 옷깃, 남자의 스킨 향이 섞인 향수 냄새, 그 가운데 미묘하게 나는 담배 냄새까지. 위험스러운 냄새가 났다. 그에게선. 나연은 제가 지금 하려는 일이 미친 짓인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한 번쯤 일탈이 필요하다면 그러고 싶었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라면 일탈의 대상이 되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상한 확신이 들었다. 나연은 두 손으로 그의 어깨를 찬찬히 짚었다. 이 남자에게 풍기는 위험한 페로몬을 헤치고 입술까지 가까이 다가갔다. 떨리는 입을 그의 붉은 입술로 갖다 댔다. 숨이 얽혔다. 분명 그녀가 먼저 가져다 댄 입술인데 꼭 강제로 범해지기라도 하는 듯 강한 중압감이 느껴졌다. 끌어당기는 중력을 벗어나지 못해 그의 궤도에 접어든 소행성이 된 기분이 들었다. 이대로 더 빨려 들어가 버리기 전에 물러서야 하나. 찰나 고민을 하는데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가 위태롭게 웃고 있었다. “잘하네. 제대로 빨아 봐. 반은 섰으니까.”

thumnail

마찰열

※본 소설은 강압적인 관계를 포함하여 호불호가 나뉘거나 키워드 및 관련 내용으로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그의 어깨를 밀쳐 냈지만 그는 흥미로운 얼굴로 더 가까이 달라붙기만 했다. 도회적인 얼굴 가득 띤 불량한 웃음은 그녀를 철저히 희롱하고 있었다. “왜 말이 안 돼. 임신이라도 해서 아버지 기쁘게 해 드려.” 그게 네 임무 아니었어? 하고 덧붙이는 그의 날 선 말에도 항변을 할 여유가 없었다. 일러스트: 엑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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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패도

작가교결

※IF 외전은 소재를 자유롭게 활용하여 집필이 되었기에 본편과 배경 혹은 설정이 다른 부분이 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외전의 내용에는 육아 중 관계를 묘사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본 작품은 강제적 관계 등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작품의 분위기에 맞게 뉘앙스를 살리고자 일부 내용은 표준어가 아닌 표현이 사용되었습니다. “예쁜아, 뭘 보니?” 처음 본 순간부터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촉이 왔다. 이 남자라면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자신을 구해줄 수 있을 거라고. 송아에게는 그 남자, 김종섭이 필요했다. 어떻게든 이 남자를 제 편으로 만들어야 했다. “손님이 존나 꼴려서 이걸 따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랫도리가 근질근질해야지. 그래야 사든가, 씹어 먹든가 택일할 거 아냐.” 그에게도 자신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다. 분명 할 말이 산더미였는데,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온 말들이 깡통처럼 짓눌려 쓰레기통에 처박혀버린 듯 무질서하게 뒤엉켜버렸다. 만난 지 몇 분이나 됐나. 서로 알지 못하는데도 제대로 소개조차 하지 않았다. 평범한 보통의 대화가 오갈 새도 없이 엉망진창이 됐다. “네 후장 상태가 똥 칠갑인 건 알겠는데 네 똥꾸멍 빨아주면 난 뭘 얻을 수 있는데? 여기가 네 후빨이나 해주라고 있는 동네 흥신손 줄 알아?” 대화 속에 논리라는 게 없으니 상식 자체가 통하지 않는다. 이게 바로 벽 보고 얘기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한번 좆도장 찍었으면 누구 하나 뒤지기 전까진 계약 유효한 거야. 파기하고 싶으면 네 모가지 걸어, 얘야.” 제대로 잘못 걸린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김종섭이라는 불구덩이 속에 몸을 던진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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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론

* 본 도서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요청으로 2019년 7월 16일자로 표지 이미지가 교체되었습니다. 이미 구매하신 경우 재다운로드 하시면 변경된 표지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소설은 다소 강압적인 관계를 포함하여 호불호가 나뉘는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손꼽히는 거대 기업 카엘튼의 유력한 후계자, 한태인. 아픈 어머니를 위해 그녀의 유일한 말벗이 되어 주었던 우연수라는 여자를 수소문하기 시작한다. 마피아의 첩으로 내정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냉혹한 홍등가에 갇혀 버린 신세. 작은 몸, 여린 눈동자, 이상하리만치 시선이 가는 여자를 데려 나오지만 그녀는 태인에게 등을 돌린다. “우연수 씨. 난 당신이 내 밑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평소처럼 몸 팔고 다리 벌려 돈 버는 쪽이 좀 더 빠를 거 같다 생각하는데. 그쪽으로 꽤 소질 있어 보이거든. 남자 새끼들이 다 너 못 따먹어서 야단이잖아.” 태인은 잔인하리만치 모질게 말을 쏟아냈다. “돈값, 하고 싶어? 난 다른 건 다 눈감아도 무능력한 직원은 곁에 안 둬.” 그러면서도 그는 그 상처받은 등으로 다가갔다. [외전 2] 사이드 커플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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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도 (Libido)

작가교결

※본 작품은 마찰열의 연작으로 작중 배경이 같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사랑은 사람을 비이성적이게 만든다. 이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뛰어들게 만든다. 저 역시 사랑이란 걸 하는 바람에, 감정에 휩쓸려 자신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는 기분이었다. “안윤헌. 우리가 친구야?” “친구지 그럼 뭐야.” 그는 너무도 단호하게 친구라고 정의를 내린다. 이 지긋지긋한 관계를 끝내고 싶은데, 정말 그러고 싶은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그와 자신 사이에서. “나 연애할 거야. 그러니까 훼방할 생각도 말고, 참견할 생각도 마. 나 저 남자랑 잘해볼 거야.” “걔랑 재밌을 거 같아?” “뭐?” “네가 나랑 잔 게 얼만데, 좋아하니 마니 그런 시답지도 않는 감정 하나만으로 만날 수 있겠느냐고.” 속궁합, 물론 중요하지. 이렇게 잘 맞는 남자도 다신 없을 거라는 거 안다. 그래서 더 지고 싶지 않았다. 저 오만한 콧대를 꺾어주고 싶었다. “네 마음이 언제까지 갈까. 우리는 또 언제까지 사랑하고. 네가 돌아서면 내 인생이 송두리째 끝날 텐데. 너한테 의지해서 사는 한은 내내 그럴 텐데. 이런 아픔, 한 번으로 족해.”

thumnail

차이역

작가교결

※본 작품에는 다소 폭력적인 장면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그의 오만무도함에는 아래위가 없었고,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아름답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그를 정의하고 싶지만 감히 그릴 수 없는 남자.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선망과 끌림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차언은 어렴풋이 짐작했다. 이 남자는 독이 든 성배다. 감히 마시려 했다간 자신의 모든 것을 파괴할 위험한 남자. 한동안 말없이 맞닿은 손끝을 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차언은 헛웃음이 나와 조금 웃었다. 고개를 드는데 여전히 턱을 기울인 채 자신을 바라보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새벽과 잘 어울리는 남자의 눈이 자신을 향해 있다. “눈깔 간수 잘하라 그랬지. 오해한다고. 단속이 잘 안 돼?” 불현듯 궁금해졌다. 이 남자, 다른 여자들에게도 이렇게 대할까. 남자를 원하는 다른 여자에게도 이렇게……. 툭, 툭. 창밖을 두드리는 미묘한 박자, 빗소리가 숨소리처럼 점점 가빠지기 시작했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가시는가 싶더니 다시 비가 내린다. 끝이 날 것처럼 잦아들던 장마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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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호

철모르는 시절부터 서로에게 서로뿐이었던 장기 연애, 익숙함과 설렘 사이에서 언제부턴가 흐릿해진 관계, 일찍 만나 사랑한 만큼 남들보다 이르게 찾아온 사랑의 아픔에서 고뇌하는 청춘.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 주길 바랐던 여자와 그땐 미처 알지 못했던 남자, 그들의 방황은 어디로 다다를까. 요즘, 전과 같지 않은 민형이 자꾸 외박이 잦아지고 연락 두절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무슨 일인지 물어도 혼자서 해결하면 된다는 말뿐, 휘란은 그가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나눠 주길 바라지만 사소한 것을 공유하며 함께 시간을 나누는 건 연애 초때나 했던 거 같다. 이젠 별것 아닌 일상은 혼자서 해결하고 치우는 게 편한 연애 5년 차. 하지만 휘란은 여전히 그와 작은 것 하나까지 나누고 싶다. 함께 있어도 혼자 있는 것 같고, 외롭기만 한 이 연애를 계속하는 것이 맞는지, 혼란스럽다. 그러던 어느 날 휘란은 민형 근처에 서성이는 여자 하나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우리 정말 권태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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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감대

작가교결

*본 작품은 블러드 오렌지와 동일한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내용은 다른 별개의 작품입니다. 피곤이 덕지덕지 낀 재연과 달리 그는 목욕물과 함께 지난밤의 흔적을 깔끔하게 털어 냈다. 뭉쳐 고인 성욕을 뽑아내 매끄러워 보이기까지 한 피부가 유독 훤했다. 집으로 돌아오면 제 구멍을 붙잡고 하루 동안 묵은 성욕을 찌꺼기 한 줌 남기지 않고 빼내는 남자였다. 생각해 보면 미련스럽게도 그게 못내 싫지 않기까지 했다. 다른 여자를 찾아가 털어내는 것보다는 백 번, 아니 만 번 낫다고. 바보 같은 안심을 했다. 적어도 그가 자신을 타인에게 욕보이는 짓은 하지 않는다고.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다 끝내고 싶어요. 우리 말이에요.” 최시백은 말이 없었다. 난데없는 소리에 예상치 못한 말을 들은 사람처럼 언뜻 생각에 잠긴 눈이기도 했다. 그러다 삐딱해진 눈꼬리가 그녀의 생각을 읽으려는지 한동안 깊은 수면에 잠기듯 고요하게 일렁거렸다. 물결이 치지 않는 눈동자, 그래서 오히려 더 읽기 어려웠다. “참 좋겠어, 서재연은. 원하는 거 다 할 수 있어서.” “…….” “이혼을 원하는 거야, 별거를 원하는 거야.” 첫사랑이었지만 잊고 지내는 세월 동안 마음에서 흔적도 없이 비워 냈었다. 다시 그를 만나지만 않았어도 최시백을 다시 좋아하게 될 일 역시 없었을 거다. 이미 한 번 해 본 적 있으니 두 번째도 못 할 거 없었다. 그러니 무엇이든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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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

작가교결

나와는 다른 세계에 발 딛고 있는 조금은 특별한 친구. 하지만 내겐 어릴 때부터 봐왔던 그저 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더구나 연하는 남자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런 친구 같은 동생이 지금 내 앞에서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다. “그래, 누나가 그러고 싶으면 계속 그렇게 부정해.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늘 내가 그렇다 하면 그런가보다 못 이기는 척 넘어가주던 차건주는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건지, 이번의 너는 호락호락 넘어갈 것 같지 않아 보였다. “부정 안 하면 뭐가 달라지냐고? 너랑 내 관계가 달라지겠지. 좋아하면서도 아닌 척, 염병 같은 네 연애 들어주는 것도 집어치울 거고.” 나는 폭격을 맞은 사람처럼 차건주의 고백을 듣고 있었다. 어떻게든 피하려고 해봐도 폭주하기 시작한 차건주는 오로지 직진뿐이었다. “네가 그렇게 볼 때마다 존나 꼴린다고, 솔직하게 말하냐고.” 본심을 드러낸 차건주는 미친 게 분명했다. 나는 그야말로 얼빠진 사람처럼 태연하게 지껄이는 그 낯을 보고 있었다. 움직일 수도, 달아날 수도 없는 덫에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고 걸린 것 같았다. 여느 때와 같았지만 여느 때와 달랐다. 마치 숨겨놓은 발톱을 꺼낸 짐승처럼. 아니, 어쩌면 나는 알지 못하는, 네가 속한 그 세계의 네 모습일지도 몰랐다. 나라서 그저 발톱을 숨기고 있었던 것뿐이었을지도. “내가 깡패 새끼라서 그래? 나는 안 되는 게 그거 때문이야?” 감출 수 없는 욕망과 속상함, 서러움, 그리고 질투. 오만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뒤섞인 눈동자가 나를 얽맸다. “사람을 병X 만들어놓고, 너도 책임은 져야 이게 맞잖아.”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차건주의 삶에 발을 들이는 게 두렵고, 한편으론 그럼에도 네가 영영 멀어져버리는 건 싫다. 우리 그냥 이대로 지내면 안 될까. 내 속마음을 모를 리 없는 네가 이젠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단언한다. 두 번 다시, 허울 좋은 친구 나부랭이는 하지 않겠다고.

thumnail

엑시스

*본 작품은 신체적 폭력 및 강압적 관계, 대가성 관계 등 비윤리적이고 호불호가 나뉘는 키워드가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빚에 매여 갇혔거나, 빚쟁이들을 피해 오갈 곳이 없어 숨었거나. 어떤 경로로 왔든 다른 선택지가 없는 여자들. 이 시궁창 같은 곳에서 살길을 찾아, 어떻게든 사람처럼 살아보려, 매인 목줄을 풀고 족쇄를 벗어던지고 도망가 본 적 숱했다. 도망은 항상 실패를 동반하였고, 실패는 무기력을 낳아 은열에게서 의지를 앗아갔다. “버릇이 씹창이네. 우리 앞으로 오래 볼지도 모르는데 내가 너무 말랑하게 대했나 보다?” 쓰레기 같은 말을 무덤덤하게 지껄이는 깡패에게 도와달라 부탁을 하는 게 말이나 될까. 하지만 은열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림이 가기 전에 침이나 한번 뱉고 가라고 할 걸 그랬네.” 사채업으로 이 바닥을 휘어잡은 거친 성정의 남자와 “도망가.” “…….” “뭐 해, 기회 주잖아. 가.” 무욕한 얼굴로 서늘한 분위기를 풍기는 또 다른 남자. “5분.” 도와달라고 한 게 잘한 선택이었을까. 두 남자 사이에서 더 깊은 구렁텅이로 발을 담근 건 아닐까. 진창 속에서 갖은 오물이 묻어 꾸덕꾸덕해진 심장이 이상하게 자꾸 요동쳤다. 자꾸만 알 수 없는 파동이 은열을 흔들었다.

thumnail

너는 어렵고 나는 삐딱해서

※본 작품은 작품의 특성을 살리고자 맞춤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쓰인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너 걔 좋아해? 남자로 만날 거야? 걜 남자로 만날 생각 하고 있는데 지금 나랑 왜 이러고 있냐, 너.” 우리 사이가 그다지 간단한 사이가 아니란 거, 당사자들이 모를 리 없었다. 그래서 우리 사이가 대체 뭔 사이인데? 따위의 관계 정립을 위한 말을 정해청과는 장난으로라도 나눠 본 적 없었다. 이 관계는 무어라 한 가지로 정의할 만한 그런 속성이 아니라서. “아니 씹, 너 걔랑 만난다는 의미가 뭔지 알아? 지금 나랑 하는 것처럼 걔랑 섹스도 하고, 혀도 섞고, 존나 빨아 주고 하는 거야.” “알아. 그걸 모를까 봐. 넌 지금 나랑 이러고 있으면서도 아직 내가 애로 보여?” “희아야.” “그리고 우린. 우린 사귀는 것도 아닌데 그러고 있잖아.” 꾹 입을 다물고 쥐고 있는 정해청의 팔뚝만 더 꾹 잡았다. 그리고 너도 우리가 이상한 거 알고 있잖아. 정해청 탓을 할 생각은 없었다. 손바닥이 마주쳐 난 박수였고, 우린 1년 가까이 서로 하고 싶을 때마다 찾았고, 이런 관계를 이어 갔으니까. 하지만 언젠가는 결말을 맞이할 관계였다. 그건 변함이 없는 거지. 언제 부딪쳐도 부딪쳐야 할 순간이었다. “내가 다른 남자 만나면, 우리 계속 이렇게 얼굴, 볼 수 있어? 오빠 동생 사이 그때도 유효해?” “그게 하고 싶어?” 그래서 너와 나는 어디로 다다를까. 그게 좀 무서웠다. 아니 많이. 여전히 알 수 없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정해청을 마주 볼 수 없을 정도로.

thumnail

나를 삼켜줘

작가교결

“그 남자랑도 카섹스 해 봤어? 너 좋아하잖아. 카섹스.” “…내가 그걸 왜 너한테 말해야 하는데?” “그 남자, 내 거보다 맛있어?” 송주는 헛웃음을 흘렸다. 너랑은 상종을 말아야 한다. 자존심을 잃지 않으려고 더 독하게 대답했다. “그래. 네 거보다 맛있어.”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내 맛을 아는 네가 다른 남자한테 만족할 리가 없으니까.” 송주는 대꾸 않고 헛웃음을 흘렸다. 이젠 이석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놀랍지도 않다. “근데 정말 어디 가?” “집에 가서 얘기해.” ‘집’이라는 단어에 송주가 움찔거렸다. 묘한 긴장이 일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둘만 남겨져 있는 공간. “집 말고 다른 곳에 가서 얘기하면 안 돼?” “안 돼.” 단호한 말에 자비는 없었다.

thumnail

후배의 여름

작가교결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그의 눈이 매서웠다. 민석의 한 손이 그녀의 목을 감싸 쥐고 확 끌어당겼다. 순식간에 그가 코앞에 있었다. “넌 뭔데 날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묻고 있었지만 그는 답을 요구하지 않았다. “왜 날 나쁜 새끼로 만들어, 왜.” “네가 왜 나쁜 새낀데?” 물어보자마자 스스로 답을 얻었다. 그렇지만 막을 틈이 없었다.

thumnail

영역침범

작가교결

“왜, 흐트러져도 너무 잘생겼어?” “쓸데없는 소리 말고 이제 그만 가.” “이제 이쯤 되면 알 때도 됐는데, 내가 도윤서가 하란다고 하는 남자야? 아니, 도윤서는 날 남자로 보긴 해?” 태한은 입술에 웃음기를 지우고 그녀를 응시했다. 한입에 몽땅 잡아먹을 것처럼 윤서를 눈에 넣었다. 한 발자국이라도 눈 밖에 벗어나면 잡아 삼킬 것처럼. 결국 그 진득한 시선에 눈을 돌린 것은 윤서였다. “7년 전은, 그래, 기억 못 한다 해도 지금은, 지금은 어떤데? 답해 봐. 어려운 거 아니잖아. 내가 도윤서한테 남자야?” 그가 입술을 비틀었다. 윤서는 답을 회피했다. “어떻게 나를 기억하지 못할 수 있을까. 이렇게 잘생기고 매력적인 나를 말이야.” 태한은 윤서를 향해 집요하게 시선을 주었다. 샅샅이 훑는 그의 눈동자에 윤서가 두 팔꿈치를 손으로 감싸 안고 고개를 홱 돌렸다. 태한의 눈이 그런 그녀의 어느 한 지점을 향해 있었다. “이게 답인 건가?” “무슨 말이야?” 알지 못하는 말을 하는 그의 말엔 즐거움이 가득했다. 그에게서 벗어나 있던 그녀의 시선이 단박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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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서 새벽까지

작가교결

해수는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엔 강준을 이기지 못할 거란 것을 확신했다. 노곤한 강준의 눈이 해수에게로 오롯이 향했다. 해수는 자신을 유심히 꿰뚫는 그의 눈빛에 조금 가쁜 호흡을 흘렸다. 그 눈빛에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어 살짝 고개를 돌렸다. “딴 데 보지 마.” 냉담한 목소리가 조금 가라앉아 있었다. “나 아닌 허튼 데다 시선 두지 말란 소리야.” 그의 시선 하나로 범해지는 것만 같은 기분. 피하고 싶을 만큼 잔혹하지만 달아날 수 없는 깊은 시선이 그녀를 옭아맸다. 해수는 괜히 그가 쓸었던 입술을 손등으로 닦았다. 손등마저 뜨거웠다.

thumnail

마찰열 2권

※본 소설은 강압적인 관계를 포함하여 호불호가 나뉘거나 키워드 및 관련 내용으로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그의 어깨를 밀쳐 냈지만 그는 흥미로운 얼굴로 더 가까이 달라붙기만 했다. 도회적인 얼굴 가득 띤 불량한 웃음은 그녀를 철저히 희롱하고 있었다. “왜 말이 안 돼. 임신이라도 해서 아버지 기쁘게 해 드려.” 그게 네 임무 아니었어? 하고 덧붙이는 그의 날 선 말에도 항변을 할 여유가 없었다. 일러스트: 엑저

thumnail

육감각 (Sensibility) 외전

그와 연인이 된 이후론 어느 것 하나 자신의 마음대로 감정이 컨트롤된 적이 없다. 생전 겪어 보지도 못했던 감정이 해일처럼 일어나고, 평소였으면 하지 않았을 말을 서슴없이 하게 되고. 그러니까 이게 다 차이환 때문이다. “넌 뭔데 이렇게 사랑스럽냐. 확 발가벗겨서 잡아먹어 버리고 싶네.” 이것 봐. 실컷 신경 쓰이게 해 놓고 또 말 한마디에 심장이 쾅쾅 뛰게 만들어. “뭐… 잡아먹으면 되지.” 이 혼란스럽고도 쿵쿵대는 속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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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증

※본 소설의 본편에는 배뇨플, 애널플 등 호불호가 나뉘는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원래 작은 건 알고 있었지만 어째 가슴팍에서 정수리가 보이는 게, 꼭 방울토마토 같았다. “미안한 거 알면 죽은 듯이 살아. 눈에 띄지 말고.”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거라고 단호하게 돌아서야 했다. 그를 망가뜨리고, 끝내는 모두를 파멸로 이끌었지만 끝내 놓지 못하게 만드는 여자. 영악한 신서원. “됐으니까 그만 가. 이젠 다시 보지 말자.” 사람을 집어삼킬 듯이 깊고 짙은 새까만 블랙홀 같은 눈. 마수다. 자신을 수렁으로 끌고 갈 꼬리 아홉은 달린 여우. 보드라운 털을 가진 작은 아기 여우. 늪이고, 덫이었다. “선오야, 좋아해.” 고백에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더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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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한

작가교결

“왜, 따로 남자라도 구해 보게? 너희 어머니 꽤 절실한 얼굴이던데.” 급격하게 굳어 가는 은호의 얼굴이, 떨고 있는 그 자그마한 손이 부정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긴 너만큼 절실하겠냐마는.” 핏기가 없을 만큼 그녀가 입술을 다잡아 물고 있었다. “그냥 필요한 대로 써. 나도 당분간은 애인 만들 생각 없으니까.” “…아냐. 어떻게 그래.” “그게 싫으면 선인지 소개팅인지 계속하든가. 혹시 알아? 또 나갔다가 눈이라도 맞을지.” “…오빠.” “나도 시간이 남아돌아서 너희 집 소꿉장난에 동참하는 거 아니니까 그럴 필요 없어.” “…그럼?” 감기 기운을 동반한 열에 금세 촉촉해진 그녀의 눈동자가 느리게 깜빡였다. 도경은 그 눈을 가만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느릿하게 문질렀다. 조그마한 혀가 이물감을 밀어내듯 기어 나와 그의 손가락을 핥고 지나갔다. 꿀꺽 침이 넘어가는 그녀의 목을 따라 스윽 훑자 흠칫하는 몸이 눈에 띄게 긴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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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오렌지

작가교결

아무리 휘황찬란한 수식어를 덧붙여 봤자 근본은 깡패. 수틀리면 사람의 목숨을 대가로 받는 그런 남자. 어쩌면 완벽한 이 남자에게 오점은 그가 발을 딛고 선 세계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위태로워 보이며, 그래서 더 눈길이 가는 이율배반적인 존재. 그런 남자에게 끌렸고, 눈길이 갔던 건 부정하지 않지만 그래서 멀어지고 싶었다. “나 내일 약속 있어.” “…알아.” “호텔에서 남자 만나.” 정확하게는 호텔 카페에서 보는 맞선이었다. “…근데.” “마음에 들면 이번엔 바로 방 잡는다. 이제 진짜로 퇴짜 안 놓을 거야.” 이게 최시백에게 하는 소린지 나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인지 나조차도 헷갈렸다. “지랄해, 자꾸. 헛소리할 거면 잠이나 자.” 오늘 잠깐 하다가 말 투쟁이라면 이렇게 서글픔이 사무치진 않았을 텐데. 나는 이 길고 지루한 감정의 마침표를 언제 찍을 수 있을지 짐작조차 못 하겠다. 얼마나 길어질지, 또 그 사이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을지, 겪어봐야 아는 일이다. 지금은 안다 해도 어찌하지 못할 일. 알면서도 견뎌내야만 하는 일. 내 손안에 들어온 것 중 쉬운 건 단 하나도 없었다. 사랑이라고 예외일 리가. 망할 사랑, 아니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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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열 1권

※본 소설은 강압적인 관계를 포함하여 호불호가 나뉘거나 키워드 및 관련 내용으로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그의 어깨를 밀쳐 냈지만 그는 흥미로운 얼굴로 더 가까이 달라붙기만 했다. 도회적인 얼굴 가득 띤 불량한 웃음은 그녀를 철저히 희롱하고 있었다. “왜 말이 안 돼. 임신이라도 해서 아버지 기쁘게 해 드려.” 그게 네 임무 아니었어? 하고 덧붙이는 그의 날 선 말에도 항변을 할 여유가 없었다. 일러스트: 엑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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